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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음반 살펴보기 010. 페노메코 [Dry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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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8 00:32:32

 

페노메코(PENOMECO) [Dry Flower]

2021. 04. 20

 

 

구성품 별거 없겠지 하고

호기롭게 개봉한 후

울면서 사진 찍었다는 그 음반

 

 

 

지퍼 형태로 잠겨있고

절취선이 보이는군요

 

 

밀봉으로 두고프지만

음반 리뷰를 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띠고

눈물을 삼키며 잘라버...

 

 

리면 안됩니다

위에서 그냥 열려요

 

 

개잘열림 ㅎ

 

 

밀봉상태로 들어있는 본체

찍고 알았는데 이게 후면이더라고요 ㅎㅎ..

 

 

이게 전면임

그래 사인 있는데가 앞이지..

초판 예약 한정 전부 사인반이랍니다

페노메코의 손 안녕하십니까..

 

 

 

한 20번 연습해보면

나도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고무밴드로 고정할 필요 있나 했는데

여는 순간 내용물이 와장창 쏟아지더라고요..

필수입니다..

 

 

와장창 쏟아진 내용물

주섬주섬 주워 담아 다시 촬영

 

 

보기만 해도 배부릅니다

 

 

인케이스 구성품

연필 / 포스터 / 시디 &부클릿

 

 

시디와 부클릿이 들어있는 패키지도 밀봉입니다

애두 잘라야됨

왤케 밀봉하는거 좋아함 얘네...

 

 

여러 번 접혀있는 특이한 형태의 부클릿

 

 

CD와 같이 들어있는 부클릿은

아코디언처럼 쭈-와-와-와왁 늘어나는 형태입니다

 

인서트 페이퍼와 접지 포스터

 

 

이 접지 포스터가

굉장히 악랄한 구성입니다

 

트랙별로 한 장씩 총 10장이고

이렇게 10장의 포스터가 접혀진 형태로

겹겹이 들어있는 방식입니다

이거 원래대로 넣어두기 개빡셈..

페이지 일일이 확인하고 넣어야댐

물론 순서 상관없이 대충 집어넣어도 상관없긴 합니다

 

 

 

각각의 수록곡을 이미지화한 포스터

 

 

나머지 포스터는 직접 사서 보셈 ㅎ

 

 

 

호기롭게 펼치고

후회하며 정리하는 중에 한 컷..

 

 

동봉된 연필

원래는 인서트 페이퍼랑 세트인데

섬세하지 못한 나는 함께 하게 해주지 못했어

 

 

.

.

.

 

 페노메코가 레이블 피네이션에 입단함과 동시에 새로이 발표한 EP입니다. 이런 깜짝 앨범드랍 아주 좋아합니다. 앨범 타이틀은 지난 앨범 <Garden>과 대비되는 <Dry Flower>. 건화(乾花). 보통 영문 그대로 드라이플라워라고 부르는데 생화를 가져다가 자연건조를 하거나 특수한 처리를 해서 말린(드라이한) 상태로 보존하는 꽃입니다. 그렇기에 정원(Garden)에 피어난 꽃들이 말 그대로 생생하게 피어있는 생화(生花)라면 드라이플라워(Dry Flower)는 '죽은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죽은 꽃이라고 하니까 뭔가 되게 섬뜩하고 그로테스크할 것 같아서 이번 컨셉은 미저리인가? 미라로 만드나? 생각이 들 법 하지만 안심하시길? 드라이플라워도 나름의 어여쁜 매력이 있답니다?

 

<Dry Flower>는 시간이 빚어낸 추억의 흔적을 노래합니다.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하여 주조해낸 비트 위에서 페노메코는 사랑과 관련한 감정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앨범의 컨셉에 맞춘 듯 일부 곡에서는 굉장히 건조하고 톤-다운된 보컬을 선보이는데. 작품의 분위기와는 잘 어울리지만 다채로운 플로우를 보여줬던 그의 예전 곡들을 생각하면 심심하다 생각할 정도로 담백합니다. 다소 드라이한 퍼포먼스가 페노메코가 지니고 있는 매력을 희석시키긴 했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이러한 감정의 절제가 이번 앨범의 컨셉을 더 효과적으로 살리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앨범은 첫 곡 "Rain Drop"과 마지막 곡 "불면증" 사이에 지난 이야기들을 배치함으로써 옛사랑을 반추하는 전개로 이뤄집니다. 전체적인 큰 틀은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과 사랑, 갈등과 헤어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Interlude"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두 구간으로 나누어지며 전반에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후반부에는 사랑하는 이외의 갈등과 헤어짐, 그리고 이후의 아픔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각각의 파트에 있는 트랙인 "JAJA"와 "불면증"이 대비가 눈에 띕니다. 더불어 재밌는 장치가 하나 있는데 이것 또한 앨범의 구성을 흥미롭게 만듭니다. 바로 피처링진의 유무입니다. 전반부에서는 페노메코 혼자서 곡을 이끌어나가지만 후반부의 곡들은 모두 객원 뮤지션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롯이 그녀와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한 전반부는 나와 상대방의 관계에만 집중하겠다는 듯 페노메코만의 목소리가 가득 차 있습니다. 데이트를 조지고 돌아와 이불킥을 날리는 "You Up"에서도, 야외 데이트는 포기했는지 함께 집 안에서 뭉개기로 한 "JAJA"나 지코의 "걘 아니야"의 '걔'가 되어 역공을 날리는 "걘 아니야 Pt.2"까지 온전히 페노메코의 목소리로만 채워져 있으며  사랑하는 그이와의 사건을 이야기하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후반부부터 점차 다른 뮤지션들의 목소리가 둘 사이의 빈 공간을 메우기 시작합니다. "했을 걸"의 후디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대변하기도, 소금과 VJ처럼 페노메코의 감정을 심화시키거나 부연하기도 합니다. 열렬히 사랑한 순간이 생화와 같은 상태였다면 그녀와의 갈등과 헤어짐은 그가 드라이플라워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셈이고 객원 뮤지션들은 꽃이 단순히 시들지 않도록, 건화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바람이나 시간과 같은 역할을 한 것입니다.

 

 첫 곡 "Rain Drop"에서 이야기하듯 <Dry Flower>는 페노메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메마른 감정', '푸석해진 내 하루'가 이야기하듯, 사랑을 떠나보낸 자신의 일상과 모습을 드라이플라워에 빗대었습니다. 생화와 같이 생동감 넘쳤던 사랑의 순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잊히고 이제는 그 형태만이 남아 마른 꽃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생기를 잃었을지언정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진 드라이플라워처럼 이렇게 지나간 사랑의 상처 안에는 그리움과 성숙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Dry Flower>는 이런 성숙함이 빚어낸 페노메코의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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