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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음반 살펴보기 023. 최엘비 [독립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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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3-28 23:56:29

 두 달 만입니다

이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최엘비(CHOILB) [독립음악]

2021. 11. 7

 

최엘비의 세 번째 정규 <독립음악>

피지컬은 데자부스토어에서 수량 한정으로 예약

..을 받았는데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재판에 재재판에 재재재판까지 했습니다

이런 그의 모습 사랑해버릴지도 몰라

 

피지컬의 후면

뒤의 브로콜리와 콜리 형이 짱기엽내오...

그리고 퍼그 갱 앞줄에서 하하호호 떠들면서

팝콘을 먹고 있는 이들은

 

 

소속 크루 짱

 

소속 레이블 짱

 

어.. <걘> 짱

 

 

독립팝콘

팝콘 혼자 다 먹을 수 있는데 왜 울어!!!

앞에 세 명은 팝콘 하나 나눠먹는단 말야!

 

 

오픈 케이스

 

CD 프린팅의 주인공은

엘비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삼칠이

삼칠아.. 용궁에선 행복하지?

두 종류로 나누어진 부클릿

 

작은 부클릿은 커버 아트 낱장입니다

후면에는 땡스투와 엘비쿤의 사인

사인 없는 음반이 더 희귀하다 생각될 정도로

빡세게 사인해 준 최엘비와 그의 손목에 리스펙트

 

접이식 포스터

 

전 <독립음악>의 아트워크를 정말 좋아합니다

 

꽃길을 나아가는 차, 이 안에서 웃고 계신 부모님

보닛의 율무, 이들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삼칠이

차 위에 올라탄 퍼그 갱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정말

 

데헷

 

뒤집으면 가사집

 

돔황챠!

돔황친곳에 낙원은 없다지만

우리의 삶은 베르세르크가 아닌걸

 

.

.

.

 

 

 '내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모두 한 번쯤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저 말은 거짓말이라고. 소망, 노력과 상관없이 주인공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심지어 이 조명은 우리를 향해 한 번도 빛을 비추지 않을 수도 있다. 강하게 내리쬐는 빛 주변은 더욱 어둡기에 주인공 주변에 있는 자들은 더욱 존재감이 흐려져만 간다. 최엘비의 세 번째 이야기 <독립음악>은 주연을 비춘 빛의 경계 너머에 있는 조연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최엘비의 음악적 발자취를 따라온 장르팬이라면 그는 결코 평범한 뮤지션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겪은 실화를 기반으로 꾸려나가는 이야기들은 다른 앨범에서는 느끼지 못한 솔직함과 순수함, 때로는 찌질함까지 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호소력 짙고 힘차게 뻗어나가는 그의 랩 퍼포먼스, 일상어를 통해 꾸려나가는 가사와 이에 기반한 참신한 비유들은 최엘비의 랩을 더욱 생생하고 몰입감 있게 만들어준다. 아는 사람은 아는 숨겨진 보석과 같은 뮤지션이다. 하지만 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는 '숨겨진 보석'에서 머물 수만은 없었다.

 

 <독립음악>은 뮤지션 최엘비가 가상의 인물 '최엘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한 편의 영화이다. 나아가 '타인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주인공이 되고픈 열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동료/친구 뮤지션들의 유명세에 의존하지 않으며 오롯이 자기 음악을 보여주고픈 것. 여기는 지금껏 세상의 주연이 되지 못한 채 무대의 중심에서 겉돌고만 있는 자신의 열등감이 응어리져 있다. 앨범의 중심곡 중 하나인 "독립음악"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비대해지며 죽음과 맞닿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최엘비는 이 곡의 최후반부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되새기며 삶에 대한 열망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부정적인 감정의 능선을 넘어 마음속 나쁜 생각들을 하나하나 뒤집어 나가는 것이다.

 

 여태껏 최엘비는 삶에 대한 포커싱을 성공이라는 기준에 맞추었기에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은 흐릿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선의 초점을 자기에게 맞춘 순간, 새로운 것을 보게 되며 깨달음을 얻기 시작한다. 세상의 조연이라 여겨졌던 자신의 이야기 역시 또 다른 매력이 있음을 인지하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의 주연이자 감독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더욱이 다른 시공간에서 지금의 최엘비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또 다른 자기 자신들과, 동경하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응원을 받으며 현실로부터 멀찍이 도망가는 최후반부의 모습은 음악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그의 완전한 독립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껏 부끄럽게만 여겼던 과거의 모습을 인정하고 다른 각도에서 바라봄으로써 얻게된 깨달음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서사는 <독립영화>의 매력이다.

 

 수많은 프로듀서들이 주조해낸 따뜻한 감성의 사운드는 <독립음악>의 중심이 되는 '열등감'이라는 소재를 결코 무겁지 않게 만들고 있다. 마치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 길의 끝에는 꽃밭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앨범의 주인공을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다. 최엘비 역시 이에 호응하듯 이런 비트 위에서 자기만의 솔직한 화법으로 주제에 천천히 다가가며 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슈프림'은 일상의 단순한 소재에서 이끌어낸 깨달음이 청자에게 소소한 놀라움을 가져다준다.

 

 최엘비는 자신의 부족함을 강박적으로 메꾸려 하지 않았다. 자기가 서 있는 곳과는 다른 위치에 내리쬐는 스포트라이트를 좇는 대신, 지금까지의 자신을 만들어준 자기 자신과 부모님, 동료들과 과거에 감사하며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새로이 비추는 조명을 만들었다. 그것이 <독립음악>이다. 비록 화려하진 않더라도 많은 사람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자기만을 오롯이 비추게끔 하는 작품이다. 쇼미더머니 현장 카메라의 불빛, 그가 백업을 해주었던 동료 뮤지션들의 모습만을 담은 핸드폰 카메라 플래시 대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사기이기도 하다. 최엘비는 예전과 변함없이 자기 자리에 서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본 그의 모습이 여느 때보다 빛나고 있는 것은 비단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https://blog.naver.com/okonechu/22268554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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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2-03-29 08:11:23

작년 앨범중에 가장 많이 돌리며 즐겻네요

2022-03-29 08:47:02

아멘

2022-03-29 08:47:46

딥플로우 파운더와 더불어 저에게 양대산맥인 앨범입니다.

아트워크부터 트랙의구성이며...모든게저에게 완벽한 앨범... 

2022-04-10 13:34:51

사인이 들어있었어요??안 뜯어서 몰랐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03-22
 
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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