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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Freestyle Rap Battle 2007 [4차 예선]with Sool J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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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8 19:04:23



4.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프리스타일 원 (club.cyworld.com/freestyleone) 외에 정기적인 클럽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가 없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더욱 많은 대회가 열리길 바라며 이 글을 통해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를 준비 하시는 모든 분들께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제작진 분들, 선수 분들, 심사위원, 사회자, DJ, 관객 분들께 드리는 약식의 편지글 형식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제작진 분들에게.

먼저 이 문화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있으셨으면 합니다.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단순하게 흥미나 끌기 위한 끼워 넣기 식의 대회로 생각하지 않길 바라며 무엇보다 Host MC(사회자)와 DJ 그리고 3명의 심사 위원이 갖춰진 ‘기본’ 형식을 꼭 지켜주길 바랍니다. 기본을 바탕으로 최대한 랩 배틀 선수의 입장에서 대회를 진행해야합니다. 상금의 액수보다 질적으로 수준이 높은 대회가 되길 바랍니다. 선수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며 그것을 검증할 확실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운영진과 제작진이 갖춰지면 다음으로 공연진을 섭외합니다. 프리스타일 랩 배틀 경기만으로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없으며 행사의 흥행을 보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프리스타일 랩 배틀이 주가 되는 대회이기에 공연진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도 됩니다. 공연과 프리스타일 랩 배틀 경기를 합쳐 행사의 시간이 약 2시간 정도면 좋겠습니다. 대회의 규모가 클 때에도 3시간을 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촬영 진을 섭외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리스타일의 특성상 결과물을 남기기가 힘이 드는데 영상으로 제작을 해서 남겨 놓으면 자료로써도 가치가 있으며 홍보하기에도 좋습니다. 보고 들을 수 있는 남겨진 결과물들이 있어야 관심이 생기고, 그 관심을 바탕으로 문화가 자랄 수 있습니다. 또 선수들이 영상을 보고 자신이나 다른 선수들의 실력을 참고하며 꿈과 실력을 키워 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상 제작은 정말 힘이 드는 부분입니다. 전문팀이 없으면 촬영을 해놓고 편집을 하기에도 시간이 꽤 걸리고, 손이 많이 갑니다.(프리스타일 타운에서도 2007 밀러 랩 배틀 영상을 자체 제작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공개가 됐고, 2006년 영상도 사정에 의해 아직 공개를 못하고 있어 그 힘겨움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클럽에 직접 오지 않은 분들께도 현실을 보여줄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촬영 팀이 꼭 함께 하길 바랍니다.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 수 있다면 UCC 회사에 연락을 해서 기획안을 제출하고 이야기를 나눈 후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분명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공연진까지 갖춰지면 포스터를 제작해 홍보를 시작합니다. 포스터나 홍보 내용에는 행사명, 장소, 일시, 참가 신청, 참가 자격, 신청 방법과 함께 대회의 취지와 목표를 밝히며 적어도 대회 날의 2주 전부터 랩 배틀 선수 신청을 받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도록 합니다. 공지 사항, 참가 신청, 랩 배틀 질문 게시판은 필수로 만들어 두세요.

많은 문화가 그러하겠지만 프리스타일이나 힙합에서 10대의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그들은 실질적 움직임입니다. 나이나 성별의 제한이 없는 것이 좋습니다. 신청 양식은 본인을 알아볼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이름(출전 랩 네임), 나이, 성별, 사는 지역, 연락처, 하고 싶은 말을 기본으로 하면 됩니다. 사진과 기본 정보를 알리게 하는 이유는 선수들의 배틀 준비를 위해서입니다. 프리스타일이기에 말 그대로 즉석에서 뱉는 랩만을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건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싸우기 위해 하는 대회입니다. 작은 정보라도 놓치지 않고 공격이나 방어를 준비한다면 배틀의 수준을 높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진은 꼭 선수 본인의 사진이어야 합니다. 기본 양식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선수는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신청자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되는데 그 이유는 경기 전 사전 심사를 통해 16강 혹은 8강부터 토너먼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조정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신청의 마감은 대회 이틀 전 24:00면 됩니다. (예를 들어 대회가 7월 26일이면 7월 24일 24:00시에 최종 신청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참가비를 받습니다. 참가비는 대회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약 5000원에서 10000원 정도가 됩니다. 일종의 책임감을 주기 위해서이며 무료로 할 경우 공연을 공짜로 보려는 나쁜 사람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대신 참가비를 걷어 상금으로 돌리거나 우승자에게 확실한 혜택이 있어야하겠죠.

참가 신청자에게는 따로 연락을 돌리지 않습니다. 대신 비상 연락처를 남기고, 대회 홈페이지에 확실하게 공지 글을 작성해 선수 분들이 꼼꼼하게 읽어 오도록 합니다. 질문이 있으면 전화가 아니라 게시판을 통해 모두가 함께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공정성과도 연관이 됩니다.) 많은 선수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돌리기란 사실 너무 힘이 들고, 배틀에 참여할 각오가 있다면 공지에 정해진 규칙 정도는 잘 따라 줄 것입니다. 공지 내용들은 프리스타일 원(club.cyworld.com/freestyleone)의 클럽 게시판을 참고 하시면 되겠지만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종 랩 배틀 선수 신청 날짜까지 신청을 하신 분들은 반드시 대회에 참여하여야 하며(대신 최종 신청일 전에 사유를 남기면 신청 취소가 가능합니다.) 어떠한 사정이 있었더라도 최종 신청일 이후 참여를 번복하거나 대회 당 일 모습을 보이지 않는 분은 다음 2번까지 대회에 신청조차 하실 수 없게 엄격한 규제를 적용해야합니다. 또한 지각을 하신 분도 당 일 대회를 참가 할 수 없습니다. (다음 대회에 신청은 하실 수 있습니다.)

선수 관리를 담당하는 운영진은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만 선수의 출석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행사가 6시 시작이라면 클럽 입구에서 1시간 전인 5시 까지 선수를 모이게 하고, 5시 10분 후에는 클럽 안으로 이동을 합니다.) 지각을 한 선수는 자동적으로 선수가 아닌 관객으로 입장해야하며 따로 선수 관리 운영진을 찾아가 지각했음을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참으로 확인되어 다음 대회 신청권이 박탈됩니다. 선수 관리 운영진은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클럽 입장 도장을 손에 찍어주고, (혹은 띠를 둘러주고) 참가비를 걷습니다. 그리고 몇 시부터 사전 심사나 대회가 시작되는지를 알리고, 그 시간에 다시 한 번 인원 확인을 해야 하므로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는 대기실이나 알아볼 수 있는 자리에 있게 합니다. 또 사전 심사를 할 경우 심사 후 결과를 바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대진표를 심사위원과 운영진이 임의로 작성한 후 경기가 시작되면 한 경기씩 진행을 하며 누가 떨어지고 붙었는지를 그 순간에 알 수 있게 합니다.(사전 심사의 방법은 동일한 비트에 한 선수당 30초씩 자유 주제로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것입니다.) 인원수가 맞아서 사전 심사가 필요 없이 8강이나 16강이 바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선수들이 제비를 뽑게 해서 대진표를 작성합니다.

대회가 시작하면 Host MC(사회자)가 시작을 열고 공연으로 대회를 알립니다. 1부 공연, 2부 랩 배틀이 되어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연과 랩 배틀 대회를 적절히 섞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연만 보고 가는 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공연 2팀 - 랩 배틀 4강 - 공연 1팀 - 랩 배틀 결승 후 결과 발표와 같은 순서인데 공연진의 수나 기획에 따라 조금씩 조정하면 되겠죠.

사실 정기적인 랩 배틀 대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론 참가 선수가 없어 대회 진행조차 불가능 할 때가 있고, 적자에 힘겨워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자본과 제대로 된 기획이 바탕이 된다면 프리스타일이란 문화가 가진 엄청난 힘과 재미를 통해 밝은 전망이 보일 것입니다. 뛰어 노는 것은 선수 분들이지만 그 이전에 판을 갈고 닦아 만드는 것은 바로 제작진 분들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선수 분들에게.

여러 분은 전쟁터에 뛰어든 것입니다.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정도의 각오로 임하셔야합니다. 패배는 생각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경련이 일어납니다. 단순하게 경험으로 참가하기 보단 무언가 한 가지를 꼭 챙겨가겠다는 목표를 세우시고, 그 목표가 우승을 통한 자신의 증명이길 바랍니다. 또 평소에 꾸준하게 연습을 하셔서 멋진 실력을 보여주세요. 제작진이 힘겹게 대회를 만들어도 선수 분들의 배틀이 재미가 없다면 이 판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그런 책임감까지 짊어질 필요는 없지만 사랑하는 이 문화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선수 분들의 실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합니다. 자신과 똑같이 고민하며 배틀에 출전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경기 후에 알아서 서로 친해집니다. 몇 몇 사람들은 격렬한 욕을 주고받던 선수들이 게임이 끝났다고 해서 서로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는지 의아해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 몇 몇 분들이 모르는 점이 있습니다. 선수들은 서로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용서할게 없기 때문이죠. 랩 배틀 중 내 뱉었던 그 라임들은 단지 타당한 행위에 불과합니다. 선수들의 적대적인 행동은 그저 게임의 일부 불과 합니다. 일단 게임이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적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통해 상대편과 친구가 되는 법을 알아야합니다. 랩 배틀은 (자신의 자존심을 거는 의미가 깊은 게임이지만) 게임일 뿐이라 적이었던 상대가 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편을 친구로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겐 적만이 가득한 게임이 되겠죠.

랩 배틀에서의 목적은 가장 단순하게 우선 상대편을 이기는 것입니다.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상대편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면 공격적인 행동도 타당한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니까요. 하지만 게임에서 당신의 상대편을 경쟁자가 아닌 개인으로 대하며 치명적이고 인격적인 모욕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셔야 합니다.
랩 배틀은 주먹이 아닌 언어를 주고받고 싸우며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분노를 담은 디스곡이나 비프가 되는 배틀도 있지만 그 모든 \"랩 배틀\" 역시 \"평화와 문화\" 안에서 즐거운 \"게임\"으로 끝맺길 바랍니다.

진부하거나 너무 심한 욕설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야동 그만 봐라, 엄마가 기다린다, 젖 좀 더 먹어라, 차비는 얼마 줄까, 입구는 저기다, 입 냄새가 심하다 등 2006년부터 랩 배틀 심사위원을 하며 끝없이 들었던 말들은 이제 그만 나왔으면 합니다. 얼마 전 칼럼에서 리튼 프리스타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리튼 프리스타일은 평소에 써 둔 라임들을 이용하는 것이라 순수한 프리스타일은 아니지만 프리스타일과 함께 섞어서 잘 활용하면 실력을 향상 시키는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프리스타일을 어떻게 연습 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프리스타일 타운의 세미나 글의 프리스타일 놀이 부분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프리스타일 랩 배틀 또한 준비하셔야 합니다. 사진이라도 보고 상대를 파악해야하며 상대의 정보를 알 수 없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세요. 상대가 나에 대해 공격할 부분이 어떤 것이 있을까 파악해서 미리 방어책을 마련하고 상대를 공격할 재치 있는 표현이나 라임을 구상해두세요. 이렇게 하면 무조건 이길 것 같나요?! 미리 생각해 두면 프리스타일이 아니므로 나쁜 짓 같나요!? 아닙니다. 결국 대회에서 배틀을 붙어 이기는 사람은 준비와 함께 순간을 잡아내는 프리스타일 자체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연습을 바탕으로 하되 자신의 순수 프리스타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진부한 표현과 너무 심한 욕설이나 대중이 듣기에 인상을 찡그리게 하는 더러운 표현은 자제해주세요. 이 문화가 성장하려면 방송에서도 진행 될 수 있어야합니다. 이 말은 대중도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고칠 것은 고치고, 비판하며 발전 시켜 나가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도 과거 배틀에서 뱉었던 부끄러운 표현과 욕설이 많은데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지 마시고, 깨 부셔 나가길 바랍니다.) 너무 심한 욕설을 해서 이 문화를 쓰레기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무대에 서는 선수만큼 대회를 보는 사람의 인식 또한 좋아야합니다.

옷차림과 함께 보여주는 면에도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랩 배틀은 퍼포먼스 적인 요소도 필요합니다. 상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침을 뱉거나, 상대방의 몸을 건들거나, 입 냄새를 풍기는 행위는 안 됩니다.) 전화 받는 척을 하든, 소품을 이용하든 관객이 보기에 흥미를 유발시켜 이 문화에 관심을 높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퍼포먼스를 순간적으로 지적해서 공격하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 되겠죠.

관객을 함께 이길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어야합니다. 배틀을 잘하는 선수들이 (상대방이 아니라) 관객을 보면서 랩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공연이며 상대나 심사위원에게 강한 인상을 심는 것만큼 관객의 웃음이나 환호성을 유발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관객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면 상대를 이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본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상대방의 재치 있는 펀치라인 한방과 관객의 호응으로 패할 때가 있습니다. 프리스타일 랩 배틀은 기본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보다 라임이나 박자감이 뛰어나도 패할 수 있습니다. 절대 승자가 없기에 더욱 프리스타일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챔피언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야합니다. 한 대회의 우승이라 할지라도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순간을 뚫고 모든 상대를 이겨낸 챔피언은 존경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입니다. 또 그 챔피언이란 이름을 내려놓고 재도전하는 MC가 있다면 그 다음 결과에 상관없이 그는 정말 프리스타일을 즐기고 있는 것이며 이미 자신을 이겨낸 승자입니다. 몇 몇은 이 말의 의미를 알겠지만 몇 몇은 모르겠죠. 랩 배틀을 참가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입니다.

배틀이야말로 진짜배기 프리스타일입니다. 당신이 바로 진짜입니다.


심사위원 분들에게.

먼저 감히 제가 심사위원 분들에게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프로가 아닌 분들도 심사를 맡게 될 경우가 있을 테니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권위 있는 분들께서 심사를 맡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랩을 어느 정도 알고 정해진 규칙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사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둘 중 승자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각오를 하고 뛰어든 선수 중 한 명을 떨어뜨려야 하는 고통스러운 자리입니다. 승리한 선수의 기쁨보다 패배한 선수의 아픔이 먼저 더 크게 다가 올 것입니다. 패배한 선수의 슬픔과 탄식과 비참함을 느낄 수 있어야 더욱 신중하고 냉정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배틀에서의 패배란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쓰라렸던 경험에서 느꼈던 그 감정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무대에서의 실수, 친한 친구와의 다툼 등과 비슷합니다. 정말 최악이죠.)

매 경기 선수들의 기본 실력을 배제해야하며 편견은 절대 금물입니다. ‘아, 저 선수는 원래 잘하지. 이 전 경기에서 저 친구 죽여줬어.’등의 생각은 바로 바로 지워야합니다. 매 경기 마다 처음 선수를 대하듯 경기를 지켜봐야합니다. 프리스타일 랩에도 실력이 있지만 배틀에서는 실력보다 순간의 흐름에 의해 승패가 결정 납니다. 실력이 조금 떨어져도 재치 있는 펀치 라인 한 방에 관객들이 열광하고 분위기를 휩쓸면 기본 실력을 뒤 짚을 수 있습니다.

선수들과의 친분은 당연히 배제해야하며 경기 당일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 출전했더라도 인사 이상의 대화를 나누어서는 안 됩니다. 공지를 통해 선수들이 심사위원이나 DJ에게 대화를 못하게 하세요. 대회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뒷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프리스타일 배틀에서 생길 수 있는 예측 불허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정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합니다. 애매한 결과가 나왔다면 재 경기를 해야 하고, 그 방식과 순서를 잘 조정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재 경기 때 무반주 배틀을 하게 해 비트 없이 순수한 랩만을 들어보는 것도 좋으며 배틀의 순서는 선공을 했던 선수가 재 경기에서는 두 번째에 공격을 하는 게 좋습니다.)

심사위원은 3명이 있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그리고 심사 기준을 먼저 밝혀 각각의 심사 위원의 기준을 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1.라임과 스킬, 2. 상황에 맞는 내용과 전달력, 3. 관객 반응을 한명씩 정해서 나눠 심사를 하고, 한 표씩을 던져 승자를 정하면 됩니다. 또 심사위원장이나 중간에 앉은 심사위원이 결과를 조정해서 발표하는 것도 좋습니다.

심사위원이 없이 관객 반응만으로 배틀의 결과를 정하는 대회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 반응이란 승부의 결과를 결정하는 방법으로는 정확치 않습니다. 라임이나 플로우와 같이 랩의 요소를 모르는 분들도 많고, 자극적인 단어나 표현에 더 크게 반응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안 좋은 예로 관객 중에 참가 선수의 지인이나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요. 공정한 반응을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심사위원은 힘든 자리인 만큼 대회의 수준을 가장 확실하게 보증하는 위치이기도 합니다.

‘기본’을 바탕으로 ‘기준\'을 세워 주는 심사 위원 분들이 꼭 있어야만 합니다.


Host MC(사회자)에게.

Host MC(이하 사회자)는 선수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와 함께 대회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농담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인터뷰를 하며 무대에서 선수의 정보를 관객과 상대 선수에게 흘릴 수 있습니다. 선수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해선 안 되겠지만 대회의 분위기나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정도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프리스타일의 일부가 됩니다. 규칙을 어기는 선수가 있다면 바로 통제해주시고, 양 선수가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시면 됩니다. 자유롭게 무대를 조정해주세요.

사회자는 대회에서 지켜야 할 부분을 관객과 선수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에 다음 공지를 반드시 숙지 하셔야합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참고해야합니다.)

* 심사 기준 (배틀에서 확실한 심사 기준이란 없습니다. 하지만 규칙이 있습니다.)

플러스 부분 - 멋진 라임, 펀치 라인, 재치, 비트에 맞는 플로우와 박자 감각, 전달력,
그 순간에 맞는 논리 적인 표현과 내용, 자신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스타일

마이너스 부분 - 써온 가사, 심한 신체적 터치, 너무 심한 욕설과 비방
(예-부모님과 관련된 욕설이나 욕만으로 이루어진 랩)

* 참고 사항

마이크의 볼륨은 사람에 따라 바뀌지 않고, 세팅해놓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진행에 관한 부분은 전적으로 사회자의 권한입니다. 욕설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재미를 위한 적절한 표현정도론 인정됩니다. 시간을 다 못 채워도 내용이 알차다면 상관없지만 -5초 정도의 선에서만 유효합니다. 관객은 친분과는 관계없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호응해야 바람직합니다. 관객호응도가 결국 승패를 좌우하지만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심사위원이 관여합니다. 비트는 전적으로 디제이의 권한입니다. 어려운 비트가 나오든지 중간에 비트를 끊었다 가든지 MC는 당연히 그 위에 랩을 얹을 수 있어야합니다. 상대방이 랩을 할 때 딴청을 피우거나 관심 없는 듯 행동을 하셔도 상관은 없지만 상대방의 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행위(침 뱉기나 신체 터치 등)는 안 됩니다. 배틀의 참여자로써 상대를 이기기 위해 출전을 하지만 자신과 똑같은 용기를 내 참여한 상대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기 후에는 악수와 포옹으로 감정을 다스리고 배틀은 재미있는 게임이었음을 보여주세요. 프리스타일 랩을 잘하는 것과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본 대회는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잘하시는 분을 뽑습니다. 내용과 라임을 중심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살려 상대를 놀리는 랩을 잘하시면 이깁니다. 상대와 관객 그리고 심사 위원까지 공감하고 탄성을 지를 수 있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십시오.

* 대진표 작성

-당일 제비뽑기 혹은 임의로 대진표를 작성하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한명씩 숫자를 뽑아 1번 2번 / 3번 4번 / 5번 6번 / ... 의 식으로 작성합니다.)

* 배틀의 방식과 시간

선수가 무대로 올라온 후 동전 던지기를 통해 공격 순서를 정합니다.

16강부터 경기가 진행 될 경우에는 8강까지 (A 공격 30초) (B 공격 30초) 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4강에서부터 (A 공격 30초) (B 방어 30초)(A 공격 30초) (B 방어 30초) 의 순으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결승에서는 공격, 방어 시간이 더욱 늘어납니다. (또한 배틀의 방식이 위처럼 A/B/A/B 인 경우도 있지만 A/B/B/A의 방식으로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8강부터 경기가 진행 될 경우에는 (A 공격 30초) (B 방어 30초)(B 공격 30초) (A 방어 30초) 의 순으로 경기의 수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30초란 시간은 비트가 시작된 직 후부터의 시간이며, 30초 후에는 비트와 마이크가 함께 꺼집니다. (혹은 사회자가 선수들의 랩의 시작과 동시에 시간을 재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도 됩니다. 무반주 랩 배틀 같은 경우에는 사회자가 30초란 시간을 재야합니다.)

참여자의 숫자나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경기 방식이나 시간이 조금씩은 (30초 / 45초 / 1분) 유연하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

* 심사 결과

심사 기준과 관객의 호응도를 바탕으로 심사위원이 최종 발표합니다.

사회자는 경기의 시작을 열고, 멋진 배틀 후 선수를 포옹시키며 경기를 마무리 합니다.
사회자는 관객을 움직이는 또 한 명의 MC입니다.


DJ에게.

전문 분야가 아니기에 역시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프리스타일 비트는 우선 기본적인 8비트(하이엣)가 좋습니다. 선수들이 랩을 하기에 편해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해주세요. 순간적으로 내뱉기에 힘들 정도로 빠르거나 느린 비트는 결승전이나 재 경기 때만 필요합니다. 사실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호전적인 느낌이 나는 비트가 좋습니다. 하지만 꼭 힙합 비트가 아니어도 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트도 좋습니다. 기본 적인 규칙만 지켜진다면 비트의 선정과 플레이 방법은 전적으로 DJ이의 권한입니다. 플레이가 되고 난 후에는 누구도 간섭하지 못합니다. 가끔 DJ가 비트의 소리를 줄였다가 키워서 선수들이 당황할 때도 있는데 신경 쓰지 마세요. 어떠한 비트가 나오든 그 비트에 맞게 랩을 하는 것이 선수들의 역할입니다. 중간에 비트를 끊었다 가거나 스크래치를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랩이 주가 되어야 하기에 너무 과도하게는 안 됩니다. 반드시 지켜주셔야 할 점은 양 선수 모두에게 동일하게 플레이 해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성을 위해서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똑같은 비트여야 합니다.

A/B 한 경기만 진행될 때는 한 비트면 됩니다. 하지만 1.(A/B)2.(A/B)처럼 두 경기가 진행 될 경우에는 2번째 A/B 에는 첫 번째와는 다른 비트를 주셔야합니다. 두 비트가 필요한거죠. 경기 방식과 시간에 대해서는 사회자와 함께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하며 정해진 시간만큼만 비트를 주시면 됩니다.

DJ가 있기에 MC가 탄생했습니다. 프리스타일과 함께 DJ문화도 더 크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멋진 비트 위에서 MC들의 랩이 날라 다닐 수 있게 잘 부탁드립니다.


관객 분들에게.

관객은 부담 없이 즐겨 주시면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하게 반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선수가 랩을 못하면 야유를 퍼부어 주시고, 잘 하면 환호성을 질러주세요. 여러분의 표현과 행동이 심사와 대회 분위기에 커다란 영향을 줍니다.

관객은 또 한 명의 심사위원입니다. 그러니 랩에서 라임의 중요성이나 심사 기준을 알아 두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가끔 친분이나 자극적인 표현에만 반응하는 관객이 있어 선수들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멋진 라임을 쓰거나 펀치라인을 터뜨려도 몰라준다면 프리스타일 랩 배틀은 당연하지 게임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랩’입니다.

참가 선수들을 단순한 아마추어가 아니라 랩 배틀 참가 선수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아마추어 랩퍼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를 하고 있는 동안 그들을 공연자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MC들입니다. 그 점을 인정해 주길 바랍니다. 선수들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즉흥 랩을 나누며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긴장이 안 되겠습니다. 자신을 뛰어 넘는 순간도 있겠지만 평소 잘 되던 랩이 제대로 안 나올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국 그걸 이겨낸 선수가 프로가 되는 것이지만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프리스타일 랩이라는 장르가 자리 잡히려면 앞으로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할 것이며 비관적으로 말해 그 날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방관자처럼 행동한다면 무너지기만 하겠죠. 이 문화가 뒷걸음질치길 바라시나요.

현실은 누구보다 뼈아프게 잘 알고 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땅에서 제대로 하기 위해 모두가 뛰고 있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찾아주시는 관객이 있기에 대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 정말 감사드립니다. 몇 시간 동안 적었지만 사실 이런 내용을 얻기까지 몇 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던 부분, 빼먹은 부분,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이제 여러분이 더 멋지게 채워 나가길 바랍니다.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함께 원을 그립시다.


기사작성 | Sool J

관련링크 | 프리스타일 타운 club.cyworld.com/SOOLJ
프리스타일 원 club.cyworld.com/freestyleone
랩 어택 club.cyworld.com/rapattack
6
Comments
2008-07-28 19:42:48

으아.. 멋지네요

2008-07-28 20:54:16

으 조회수 7의 따끈함

2008-07-29 19:32:46

음..솔직히 주세준이분보다 검정오타쿠ㅋㅋㅋ님이 더 잘하신거같은대

2008-07-29 23:48:33

긴장하셔서 다들 저러시는건가 쩝

2008-07-30 15:22:17

가볍게 준비해도 상관없는거였구나,,?

2008-08-02 16:52:41

재미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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