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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상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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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2-21 16:45:44

2021 상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앨범들은 발매일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1. 죽을힘을 다하여 - Ourealgoat

2021.02.22

곡을 듣기도 전부터, 트랙리스트에 적힌 열세 개의 제목들이 아우릴고트(Ourealgoat)의 작품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제목들을 한데 묶으면, 그의 투사체가 될 지도 모른다. 아우릴고트는 무작정 ‘판돈 키우기’의 보여주기식 싸움이 아니라, 자신이 행하는 싸움의 목적을 정확히 인지하고서 움직여온 인물이다. 그래서 더욱이 그의 동공과 스텝은 쉴 틈이 없고, 타격은 매우 정밀하고 날카롭게 꽂혀들어온다. 괜히 겁이나 먹으라는 둥의 헛발질이나 때리는 시늉 따위의 여유로움은 사치다.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쉐도우펀치를 수백 번 날리다가 결국 홀로 지쳐쓰러지는 이들보다 훨씬 통쾌한 그의 태도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앨범임에 틀림없다.

추천트랙 : Track 5. 처방책 

 

 

 

 

2. ISLAND - ASH ISLAND

2021.03.05

끊임없이 ‘경로의 재탐색’을 반복하며 가던 길을 되돌아오던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유독 흔들림없이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던 애쉬 아일랜드(Ash Island)는 이제 길을 넓히기 위한 고의적인 ‘경로의 이탈’을 꿈꾼다. 그의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구축해온 ‘애쉬 아일랜드’를 다시금 천천히 비춰내면서도, 앞으로는 이를 기점삼아 실험적 시도들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고자 하는 선포이자, 예고편 격이었다는 점에서 복합적인 의미를 가진다. 트랙마다 가득 담긴 잠재력과 당당한 제스처는 향후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그에게 경로이탈의 비프음 따위는 소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추천트랙 : Track 1. 멜로디


 

 
 

3. CIRCLE - Mind Combined

2021.03.11

재생버튼을 누르고 ‘둥그러니’ 둘러앉아, 피제이(PEEJAY)와 진보(JINBO)의 혀끝과 손끝에서 탄생되어 흘러나오는 곡들에 대해서 치열하게 논해보자. 그러한 방식으로 향유할 가치가 충분하니 말이다. 제각기 떠오르는 단어들을 입밖으로 던져내야만 한다. 세상을 이루는 수많은 원형들의 무질서한 배열처럼, 우리들의 논의가 어지럽게 오고가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마인드 컴바인드의 혁신적인 시도로 시작한 이야기는 광활한 우주와 허무한 지폐더미, 그리고 우리들의 정신 한 구석을 유쾌한 템포로 관통한다. 그렇게 제자리로 돌아온다. 무엇 하나 달라진 듯 없어 보이는 현실의 공간과 나의 보폭이 무척이나 넓어진 듯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추천트랙 : Track 3. Waterfalls


 

 

 

4. F.O.B. - Don Mills

2021.03.11

단단한 정체성이 슬금거리며 스며들어오면 그때는 약도, 답도 없다. 그대로 빠져들어야 한다. 국내힙합 씬에서 던밀스(Don Mills)는 마치 그런 ‘교주’와 같은 존재이다. 실력과 캐릭터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하는 건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황마’ 던밀스는 그것을 보란듯이 이루어낸 뒤, 당당하게 ‘복귀’ 했다. 앨범 안에 펼쳐진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반경을 던밀스라는 캐릭터가 직접 누비고 다님으로써,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서사를 마치 GPS 좌표처럼 빠짐없이 찍어냈다. 그렇게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내 home sweet home’ 이라는 마지막 구절이 끝나면, 던밀스 특유의 위트와 함께 의미 모를 묵직한 무언가가 메아리치듯이 남는다.

추천트랙 : Track 10. 다이나믹 듀오 (Feat. 넉살)

 

 

 


5. Curtain Call – TOIL

2021.04.04

멜로디라인이 귀에 들어온다 싶은 곡들의 크레딧에는 토일(TOIL)의 이름이 올라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토일은 작년 양과 질, 모두에서 합격점을 거둔 몇 안되는 아티스트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한 그의 첫 번째 정규앨범은 자신의 전작들에 대해서 쏟아지는 ‘커튼콜’에 대하여 그가 내놓은 응답이자,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다는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한 이번 앨범을 통해 실력이 준수한 아티스트를 넘어서, ‘믿고 듣는 토일’ 이라는 태그를 달아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입증해냈다. 다시 한 번 데이토나(Daytona)의 안목은 탁월했다.

추천트랙 : Track 6. Horrible Night (Feat. ASH ISLAND, BLOO)


 

 

 

6. 그물, 덫, 발사대기, 포획 – unofficialboyy, HAIFHAIF

2021.04.12

다시금 변곡점의 탄생. 정신없이 뒤흔들어놓고는 이내 모습을 감춘다. 혼이 쏙 빠진 청자의 모습을 보며 악동처럼 즐거워하더니, 곧바로 자신만의 아지트에 들어와 홀로 몰입한다. 매일 다른 이미지의 파사드(facade)가 출입문 앞에 내걸리고, 단지 ‘오늘’의 이수린을 몸소 실행하는데 주력할 뿐,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언오피셜보이(unofficialboyy)는 하이프하이프(HAIFHAIF)가 탄생시킨 다중적인 사운드 간을 마치 얼음판 위에서 미끄러지듯 오가며, 유연하게 이어붙인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그려지는 선의 종점에서, 스스로가 몸담은 이 판의 특이점은 얼마 못 가서 자신이 될 것임을 명확하게 예고한다.

추천트랙 : Track 8. ?X3


 

 

 

7. P.O.E.M. III – Owen

2021.04.13

숙련공에게는 직업병이 뒤따른다. 미세한 오차마저도 쉬이 용인하기가 어렵다. 오왼(Owen)은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세 번째 동명의 작품을 만들어 내면서, 더욱 까다로워진 기준 아래에서 자신의 오차를 검증받는 시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의 이번 ‘시집’은 청자로 하여금 푹 꺼진 소파 위에 털썩 앉는 행위를 연상케한다. 나뭇가지에 목덜미라도 걸린 마냥, 종일 온몸에 들어가있던 힘이 빠지며 비로소 편안해진다. 이처럼 오왼은 [P.O.E.M] 시리즈를 통해서 매번 새로운 서사와 그에 동반되는 감정들을 멈추지 않고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의 ‘품질관리’ 능력은 죽여주게 깔끔하다.

추천트랙 : Track 6. 오늘 (Prod. The Quiett)

 

 

 

 

8. Cliché - Kid Milli, dress

2021.04.27

키드밀리(Kid Milli)와 드레스(Dress)는 정교하면서도 고의적인 솜씨로, 서사와 사운드를 파편처럼 배치했다. 마치 호텔 안에서 숨겨진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찾아내듯이, 청자로 하여금 직접 출발지를 설정하고, 기착지의 순서를 각자 고민해보게끔 만든다. 일종의 자율성 부여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품 내부를 오가는 노선의 가짓수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어떤 트랙에서 출발하더라도 사운드로 구현한 긴장감은 끝없이 맴돌도록 설계한 부분은 두 사람이 고안해낸 ‘고의적 미완성’의 핵심이다. 만약 당신이 세련된 예술에 대하여 회의적이라면, 본작으로 응답을 대신한다.

추천트랙 : Track 5. Citrus

 

 

 


9. 상업예술 - 김태균 (TAKEONE)

2021.05.04

심장의 맥박소리를 듣는 일과 심방과 심실에 혈액이 쉴새없이 뿜어지는 심장을 두 눈으로 쳐다보는 일은 현격하게 다르다. 솔직하고 과감해질수록, 인상을 찡그리며 눈을 감는 이는 많아진다. 테이크원(TAKEONE)은 자신의 깊은 내면상태를 한꺼풀 더 벗겨냈고,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러니 청자는 자연스러운 본능에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작품과 거리를 두기도 한다. 세밀한 묘사와 바늘과 같은 감정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랙이 넘어갈수록, 스케치가 선명해지는 과정을 두근거리며 지켜볼 가치는 충분하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살며시 실눈을 뜨고 그가 하는 어쩌면 모든 갈래의 사랑을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내는지 살펴보아도 좋다.

추천트랙 : Track 3. 홍대 (Feat. Son Simba)

 

 

 

 

10. 오보에 – 양홍원

2021.06.19

혹여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청자들과 함께 바라보며 공유하고자는 의도였다면, 양홍원은 아주 선명한 필체를 보여주며 동참을 유도하였을 것이다. 그는 실력이 확고하며, 완급조절마저도 능한 아티스트이니 말이다. 이번에는 오로지 ‘그림자놀이’를 하듯이 가물어지는 실루엣으로 나타남에는 그 이유가 필히 존재하지 않으려나 생각한다. 일렁거림과 혼동, 그 자체가 메세지임을 전면에 드러낸다. 누군가는 26분 동안 서사를, 누군가는 사운드를 찾으며, 본작을 접하는 이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지만, 양홍원은 파도처럼 부서지면서 그 간극을 메운다. 무채색만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오색찬란하다.

추천트랙 : Track 5. 탈

 


 

이외의 들어보면 좋을 주요 앨범들

 

Epik High Is Here 上 - 에픽하이(EPIK HIGH) / 2021.01.18

추천트랙 : Track 2. Rosario (Feat. CL, ZICO)

 

UNDER SEONGSU BRIDGE -UNDER SEONGSU BRIDGE / 2021.01.25

추천트랙 : Track 1. 대교 아래 한강 위에

 

Forever Young Lil tachi / 2021.02.04

추천트랙 : Track 1. Forever 0 (Feat. Kid Milli, unofficialboyy)

 

Berry Loves My Mood - Skinny Brown / 2021.03.13

추천트랙 : Track 4. Misfits (Feat. MELOH, Kid Wine)


변곡점 - 버벌진트 / 2021.04.06

추천트랙 : Track 5. 나는 하수다 (Feat. curv moon)

 

LOCALS ONLY - 제이호 / 2021.05.20

추천트랙 : Track 9. 동해


WATERFALL - B.I / 2021.06.01

추천트랙 : Track 5. 꿈결 (Illusion)

 

전설 - Viann, Son Simba (손심바) / 2021.06.27

추천트랙 : Track 3. 죽어야만이

 

 

 

당신이 생각하는 올해 상반기 주요앨범은 무엇인가요?

 

 

2021 상반기 주요앨범 추천트랙 플레이리스트 

멜론 (Melon) : https://bit.ly/3kNTTPR

유튜브 재생목록 (Youtube)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Hx5TEnIXaVFH2JozTgko09IvLxMtAjAu


본 주요앨범들은 담당에디터와 힙합플레이야 에디터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선정했습니다.

 

기획 및 작성 : Studio

 

 
이 게시물은 힙플님에 의해 2022-01-10 22:35:10'리뷰'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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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1-10-08 01:20:27
쿤디판다 MODM도 좋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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