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dev-둥지 안의 둥지로/1. 1712-1809. 선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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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14:36:42

https://soundcloud.com/user-1709094/oc7qbaug3pos

 

 16.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비에 젖은 아인 안쪽 자리를 주기로


타지에서 살다 가끔 혼자 쉴 때쯤

훅 덮쳐질 때 있어 긴장 풀고 기대도

아무 문제 없을 포근한 그 침대로

슬며시 들어가 잠들래 어떤 핑계로

두꺼운 이불을 뚫고 들어올 순 없게

엄마가 깨워준대 알람 맞출 필요 없대

쿨 자고 일어나 여섯시 저녁 먹게

둘째 아들 위해서 등갈비 좀 사올게

알겠어요 엄니 조심히 다녀오세요

아 그리고 올 때 비피더스 사주세요

방문은 그냥 두세요 제가 닫을게요

혼자가 되더라도 둥지 안이 나아 백 번

몰아치는 불안감을 오래는 못 참겠어

한 번씩은 꼭 덮어놓고 쉬어 애써

너 아물ㅣ 강하다해도 더

오타 봐 좀 있다 올게 잠와서 안 되겠어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비에 젖은 아인 안쪽 자리를 주기로


음악 목록에 날 위로해줄 곡 없어

반경 100m 안 털어놓을 놈 없어

철저하게 격리된 느낌 들어

이건 아냐 둥지 문을 열긴 싫어

폭풍우 속 참새가 되지 않길 빌어

나를 덮는 그림자를 지우고 또 지워

둥지 밖에서 놀다 들어온 둥지 안

그치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야

둥지 안의 둥지로 잠시만 나 숨 쉬러

둥지 안의 둥지로 나중에 다시 보기로

지금 내게 필요한건 내 방 아닌 둥지

이불, 베개, 혼자만의 시간 아닌 둥지

충전 없는 고갈로 지친 영혼은 숨지

이대로는 지킬 수가 없는 자존감의 품위

대책 찾지 못하면 죽지 않고 죽지

호흡곤란으로 죽기 전 묶인 숨 좀 풀기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비에 젖은 아인 안쪽 자리를 주기로


우린 외로움으로 뭉친 사람들인가보오

라고 말했던 적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 망할 놈의 독이 차오르기 전

무슨 수라도 써야해 차라리 알코올

제발 나도 좀 여기서 꺼내달라고

옷으로 말고 속으로 멋내볼라고

둥지로 가기 전엔 어쩔 수 없어

넓은 그릇을 마음껏 채울 때까지 버텨줘

이 곡도 끝나가는데 나도 좀 더 참을게

일부로 사람 만나 크게 떠들고 더 잘 웃네

한 줌의 한숨에 앉은 내 마음엔

다리에 힘 없어 더 이상 못 걸어도 참을게

하늘에서 내리는 비 정돈 맞아도 돼

머리 몇 개 빠지는 것 말곤 별 일 없네

너의 머릿결은 소중하니 막아줄게

둥지를 찾는 내 더듬인 겁이 없네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둥질 잃은 새는 둥지 안의 둥지로

비에 젖은 아인 안쪽 자리를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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