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타임] 쇼미더머니, 재능, 천재, 증명, 힛 앤 원더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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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16 14:20:49




많은 사람들이

1)쇼미더머니에 나가서

2)내 천재성과 재능을

3)증명하고

=>성공

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근데 방송을 기획하는 입장을 보자면

증명이 안된 인물을 캐릭터로 사용하는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하나의 오픈소스, 클라우드 소싱으로

여러명이 각본에 참여하는 영화제작 같은건데


그 주인공과 조연급 캐릭터를

서울 한복판에서 아무나 한명 뽑아서 정할순 없다

 


물론 참가하는 한명한명은 다 자신을 주인공급 재능러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나는 천재인데 방송이 나를 못 발견하는거야'

'여기에 참가자가 수만명이니까 나를 표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

'니가 나를 못알아본거야'

등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근데 개중 대부분은

"니가 그래서 왜 천재인데?"

라고 물었을때

100명중에 90명을 납득시킬 수 있는 증거를

바로 면전에 대고 보여줄 수 있을까?

 


이센스의 독

빈지노의 2426

등등

(예시가 편협해서 미안하다)

 


들이밀었을때

'아 x팔 이건 진짜배기다'

'얘는 진짜 천재다'

'앞으로 100번 연속으로 들어도 질리지 않고 들릴거다'

하는 걸 바로 들이밀수 있냐는 얘기다.



결국 쇼미더머니도 하나의 특수한 이벤트일 뿐이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신데렐라 호박마차처럼 짜잔 하고 변신시켜서

스타로 만들어주는 메테오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도 그런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서

자고일어나면 슈퍼스타가 돼있을수 있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기적같은 이벤트로 한순간에 원힛 원더가 된 사람들은

(물론 일부 아닌사람도 있겠지만)

그 기적이 일어난 그 순간에

자기가 천재인 걸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연히 인생에서 1번 있을까 말까한

(그렇지만 의외로 흔히 소중한줄 모르고 스쳐지나가는) 기회가 왔을때

아직 많은 사람이 알아봐주진 못해서

먼지쌓이고 볼품없지만

한번만 듣자마자 내가 천재인걸 알아차릴 수 있는

증거를 꼬깃꼬깃 들고다니다가

호박마차가 지나갈때 보여줬을거다



사실 누구나 그런 명작,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는 있지만

왠지 조금 미루고 싶어진다

어차피 지금 내 팔로워가 200도 안되는데, 1000도 안되는데

20년 30년 인생에서 제일 잘 만든 음악을

하필 지금 순간에 만들면

너무 저평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게된다.

 


그런 곡은 모름지기

내가 어느정도 유명세가 붙고 나서

내 성공이 어느정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할때 터트려야

가장 극한의 효율로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찍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인생을 갈아넣은 역작은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찾아오면 만들자

비싼 술과 무언가에 취한 상태로

영감이 가득할때 나올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혼을 갈아넣어 만든 딱 하나의 명곡

그런 명곡을 지금 만들어봤자

내 영혼의 가치만큼

절대 제값을 매겨서 팔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천재인데 무명인 나 만큼이나 저평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데

모순적이게도

그런 시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비싼걸 헐값에 팔아야 하는

다시는 안나올 명작을 먼지쌓인 싸클에 조회수 50으로 박아둘 각오로

 


가성비와 시간성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는

인생에서 가장 젊은나이인 지금에

 

 

누가 내 명함을 달라고 할때

자신있게 내가 천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서

만들겠다는 각오 하나로

돈 한푼 못벌어도 밤샐수있는

 


지금 만들지 않으면 영영 만들어질 수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값이 비싸진다

천재의 시간은 범재의 시간보다 더 비싸다

(그래서 흔히들 아직까지 증명되지 못한 내 자신에 초조함을 느끼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대의 명작은

그런 천재가 그렇게나 비싼 시간을 무작정 갈아넣어서 만들었기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명품이라고 인정받는다.

 

 


본인이 천재라고 진심으로 믿는다면

그나마 가장 수지타산이 잘 맞는 시기는

지금이다

 


세상의 모든 천재는

첫 명작을 평가절하 당하면서 시작한다.

아무 빽도 성과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첫 작품을 내자마자 빌보드 1위를 찍을 무명가수는 없다.

 

 

 


누구나 처음엔 희대의 명작을 내고서도 평가절하 당해야 한다.

평가절하 당하는 게 무서워서 명작을 내지 못하면 영원히 만들수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났을때도

영영 무명으로 남더라도

내가 술한잔 마시면서 들려줬을때

또는 혼자서 다시한번 들었을때

'이걸 들었는데 천재인걸 못알아본다고?ㅋㅋ 어우야'

라고 생각할만한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건 진짜 미쳤다'

라는 생각에 스스로 밤잠 줄여가면서

'제발 나도 끼어줬으면 좋겠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처럼

몰두하게 될 게 분명하다.



쇼미더머니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다.

이벤트를 통해 내가 증명될 생각을 갖는 것은 하수다.

팔 물건도 정하지 않은 채 시장바닥에 나가는 것은 장사꾼이 아니다.

 


장사꾼은 철이 오기도 전부터 내 상품을 고민한다.

 


1)천재가 먼저다.

그다음 2)증명이 먼저다.

아직 아무도 듣지 않았지만

들었을때 내가 천재인걸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이 먼저다.

3) 쇼미더머니가 그 다음이다.

쇼미더머니라고 퉁쳤지만

모든 힛은 그 증명보다 다음이다.

 


그 다음에야 원더가 되는게 아닐까 싶다.

 

 

 

이상

어떻게 보면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

 

본인이 천재라고 믿는 젊은 천재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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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2-08-18 02:46:22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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