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구매음반인증 꺄핳

사놓고 비닐도 안 깐 음반들이 그득그득합니다

한국힙합에 환멸을 느껴 그대로 팔아버리...긴 개뿔

귀차니즘 + 바쁨 + 스트리밍으로 대부분 들어봄

이러한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이 이 사단을 초래했습니다..

미개봉음반이 이쯤되니 무서워집니다

근데 오늘 올리려는 음반은 얘네가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할 음반은 이 세 장입니다.

이센스의 이방인과 같이 주문한 음반이 먼저 배송이 왔습니다

모두모두 나의 소중한 피와 살과 콜렉션이 될 것들입니다

하나하나 디벼볼게요

루피 & 나플라 'Loopla' 

메킷레인의 뮤지션 나플라와 루피의 합작 EP입니다. 루플라라는 네이밍은 정말 잘 지어진 것 같습니다. 발음하기도 좋아요. 루피 대신 나플라가 앞으로 오면 나피라는 요상망측한 네이밍이 되겠죠. 전체적인 앨범 분위기는 그간 루피가 보여준 음악색에 나플라가 올라탄 느낌이라 작품 내 두 뮤지션의 비중은 반반무많이지만 루피의 입김이 더 커 보이는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나저나 표지의 저 캐릭터는 아무리 봐도 록맨10의 블레이즈맨을 닮았습니다. '블레이즈맨이 뭔데 이 쉽덕아'라고 하는 당신. 우리는 이 힙합씬에 발을 디딜 때부터 쉽덕이었습니다. 지금 한창 핫한 디스전을 바라보며 와! 올티! 와! 언에듀케이티드키드! 해도 주변 인싸들은 우리 보고 '걔네가 누군데 이 쉽덕아'라고 할 겁니다. 그때 우리는 "ㅋㅋㅋ 인싸쉑들 지들이 모르는 뮤지션 나왔다고 당황했죠?"라고 하면 됩니다. 자신감이 중요한 법입니다. 그러나 부디 '와! 모르시는구나! 이번 디스전 겁.나.핫.합.니.다! 이사건을이야기하려면먼저일년전으로돌아가언에듀케이티드키드가올티를향해도발을했던이야기부터시작하는데..(후략)' 식의 멘트로 모두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헤이즈 'We don't talk together'

헤이즈가 새로이 발표한 싱글 We don't talk together가 피지컬 형태로 발매되었습니다. 프로듀싱에 BTS의 슈가가, 피쳐링으로 기리보이가 참여했습니다. 세계구급 뮤지션인 BTS가 참여한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저는 이 싱글을 들으면서 계속 기리보이 앨범에 있던 '교통정리'가 생각났네요. 아무래도 기리보이와 헤이즈가 호흡을 맞추고 두 곡 사이의 발매 텀이 그리 길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이야기도 묘하게 이어져요. 'We don't talk together'에서는 소통의 부족으로 헤어지기 직전인 연인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교통정리'에서는 헤어진 이후 서로 쌩까고 싶으니까 누가 우리 둘 좀 만나지 않게 교통정리를 해달라는 이야기인데.. 이거 두 사람 사이에 끼인 친구만 힘들어지게 생겼습니다. 둘이 대화는 죽어라고 안 하면서 서로 보기 불편하다고 친구에게 대리커뮤니케이션을 맡기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런 커플 진짜 개피곤하거든요? 친구의 스트레스성 탈모를 조기에 방지하기 위해 하루빨리 두 사람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식석상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은지원 'G1' 

약 10년 만의 솔로 정규앨범입니다. 그동안 연예계 활동뿐 아니라 클로버, 젝스키스의 멤버로 보여준 모습 덕인지 음악 면에서도 큰 공백기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사이렌으로부터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음반은 블랙버전과 레드버전, 두 가지로 나뉘어 발매되었습니다. 요즘 아이돌만 할 수 있다는 피지컬 음반을 여러 버전으로 나누어 판매하는 모습을 태연하게 저지르는 것을 보아하니 역시 아이돌계의 대선배님 답다는 인상을 줍니다. 은지원이 뮤지션적 면모로 가지는 위치는 굉장히 독특하기에 그 어떤 음악을 보여줘도 좋은쪽으로나 나쁜쪽으로나 은지원이니까... 하면서 납득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그나저나 앨범 타이틀이 G1이니만큼 G2와의 콜라보를 내심 바랐는데 아깝게도 그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단 이 세 장 

나머지는 차차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

.

이번 주 목표는 미개봉 음반 싹 개봉하고 리핑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