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스킬

오늘 쓰기로 약속드렸던 음악 추천 글은 이 글로 대신합니다!

김효은 추천글이 될 것 같은데

제가 평소에 글 쓰는 습관과는 다르게 생각 없이 중구난방으로 쓸거라 글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 시간이 열한시 조금 넘었는데 새벽에 메일 보낼 곳이 있는데 12시 넘어서 다 쓸 판ㅋㅋㅋ

 

 

1.

하농해님과 랩스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첫 으막추천글은 랩스킬 특집으로 구상해봤는데

일단 랩스킬에 대한 제 생각부터 말씀드리자면

스킬풀한 랩과 랩스킬이 뛰어난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랩스킬이 뭔지 추상적인 의미로만 이해하는데

사실 힙합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게 그루브...

그루브는 정말 설명하기 힘들고 이해하기도 힘드네요.

플로우와 랩스킬 역시 못지않게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플로우와 랩스킬을 떨어뜨려놓고 이해하시는데

사실 어느정도 힙합을 들으셨다 하는 분들은 이를 완전 관계없는 영역이라 보지는 않을거라 생각해요.

라임 플로우 스킬 이 세가지는 래핑에 있어서 굉장히 조직적으로 잘 얽혀있어요.

라임과 플로우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랩에 대해 먼저 말하자면

랩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악이에요. 보컬.

당연히 음악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랩으로의 의미가 없죠.

라임이 그 첫단추예요.

거기서 래퍼는 음가의 움직임, 정보량의 조절, 음절의 유연성, 박자의 성격으로 플로우를 결정해요.

이게 기본적으로 랩이 음악성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에요.

 

플로우가 한결같다고 욕먹는 래퍼들이 있는데요

전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요.

래퍼의 플로우는 한결같을 수 밖에 없어요.

자칭타칭 킹 오브 플로우 버벌진트도 듣다보면 10년째 자신의 습관이 묻어나와요.

플로우는 래퍼가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지 않는 한 지문처럼 따라다녀요.

그게 그 래퍼의 개성이 되기도 하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fEs77Pv_Fqc

블랙넛의 랩을 들어보면

마디별로 복사 붙여넣기한 음가에

4마디만 들어도 곡 전체 글자 수를 유추할 수 있는 제한된 정보량에

음절의 변화도 없고

박자의 화려함과 밀고 당김도 찾아볼 수 없어요.

기본적으로 음악적인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님들이 플로우가 단조롭다고 욕하는 래퍼들과는 기본적인 성격이 달라요.

2.

물론 플로우 역시 래퍼들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하는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래퍼가 자신의 개성으로 가져가는게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래퍼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간직하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이는건

플로우의 변화보다는 개개인의 랩스킬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랩스킬은 랩의 배치예요.

텍스트의 배치를 치밀하게 조정하면서 랩의 퍼포먼스를 조절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JnWe86AcZp4

요즘 가장 핫한 뮤지션 비와이입니다.

다들 비와이가 화려하고 플로우가 독특해서 대중들에게 꽃힌다고 생각하는데

비와이는 플로우가 전혀 독특하다 말할 수 없어요.

본인 나름 시도를 여러가지 한다고 하는데 그게 다 거기서 거기... 의도에서 벗어나 애꿎은 랩 배치도만 희한해지죠.

비와이는 위의 블랙넛과 같은 상황이라 말하기는 뭐하지만 적어도 제가 언급한 텍스트의 문제점은 그대로 안고있어요.

 

그럼에도 비와이의 랩이 화려하게 들리는 이유는 톤과 정보량보다도 랩스킬에 있어요.

비와이가 이 쪽으로 존나 타고났다고 느껴지는게

한 번 비와이가 급식충일때 만든 작업물을 들어봤는데

구려서 바로 끌뻔했지만 그때도 본인이 텍스트를 어디에 배치해야 효율적일지 정확히 아는 느낌이었어요.

그 때에 비해 훨씬 노련해진 지금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감각이었죠.

그 노래가 어디있는지는 몰라서 링크를 못드리겠네요;;

 

비와이는 자기가 텍스트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본인이 강조하고자 하는 파트와 강세를 두고자하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대로 이행하기 때문에

다른 래퍼들이라면 바로 휴지통에 쳐박아둘 벌스도 본인 스타일로 승화시킬 수 있어요.

이게 왜 비와이의 랩이 저런 플로우로도 새롭게 들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예요.

실제로 비와이의 랩은 다 들어보면 모두 비슷한 정보량에 비슷한 전개과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화려하게 새로운 방식으로 래핑을 진행시키는건 저 이유겠죠. 아마.

짱.

 

 

3.

https://www.youtube.com/watch?v=YyqdbMUcYrQ

이센스 똥망벌스.

이센스는 굉장히 독특한 플로우를 가지고 있는데요

결국 아무리 화려하고 독특한 플로우도 아티스트가 평생 가져갈 확률이 높아서 플로우=다채로운 랩의 공식이 성립하지 않거든요.

이센스 역시 마찬가지예요.

에넥도트에서 결점이 없는 국힙최종보스의 포스를 보여줬지만

사실 이센스의 다른 랩을 들어보면 플로우때문에 말아먹는 경우가 은근 많아요.

 

위의 곡이 대표적.

이센스의 가장 큰 단점은

본인의 화려한 플로우가 결국 텍스트의 배치를 해쳐요.

이런 말 함부로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센스의 랩은 라임의 배열까지 망가뜨려서

결국 본인의 화려한 플로우가 랩의 퍼포먼스를 망가뜨리는 주범이 돼요.

랩에서 음악성이 느껴지지 않게 되는것이죠.

물론 이건 이센스의 플로우의 맹점만 두고 말했지만

이센스 역시 이를 치밀한 랩스킬로 메꾸기에 이센스의 랩은 대체적으로 듣기 좋은 편이죠.

다만 종종 위의 곡 같은 벌스가 나오는게 문제.

 

자신의 주무기인 플로우때문에

랩이 전체적으로 지루하게 흘러간 대표적인 곡이죠.

이센스에게 랩스킬의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준 곡이에요.

 

 

4.

https://www.youtube.com/watch?v=V3yg4URMVXA

빈지노가 이센스에게 개쳐발린 트랙입니다.

빈지노의 단점보다 이센스의 노련함이 드러나는 트랙이죠.

 

에넥도트는 사실 벌스 하나하나 그렇게 재미있는 앨범은 아닌게

사실 저 암굿이나 이 트랙이나 평소 이센스의 래핑이나

플로우에 그렇게 큰 변화를 주지도 않았고 의도적으로 화려하게 연출하지도 않았거든요.

본인의 의도에 따라 철저히 재미있는 요소를 배제한 체 이 모든걸 탁월한 랩스킬로 순식간에 꾸며버립니다.

아마 국힙 앨범 중 가장 랩스킬이 두드러지는 앨범을 꼽으라면 이 앨범을 꼽을거예요.

 

빈지노 역시 평소 보여주던 화려한 플로우로 랩을 진행시켜 나가지만

랩스킬이 뛰어났나 하면 글쎄?

사실 빈지노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에 안일하게 정착한 체로 랩을 진행시켜나갔어요.

라임풀하고 화려한 플로우로 응수했지만, (거기에 빈지노 특유의 그루브함까지)

결국 퍼포먼스를 연출해내는데 실패한 패인은

전혀 텍스트를 배치하고 화려하게 연출을 해내려는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은 점이예요.

 

 

5.(망한 문단. 쓰다 말았어요 걍 들어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MOaqoeJFYeQ

https://www.youtube.com/watch?v=4tdOzlB6I7w

씨잼 노잼에서 꿀잼 되었다는 계기.

다들 플로우 바꾼 씨잼 꿀잼!을 외쳤지만

음절을 격하게 흔든 것 말고는 플로우에 큰 차이는 없어요.

랩스킬의 발전이 보인 트랙.

근데 이후에는 별로 랩스킬의 고민 없이 플로우만 변화를 주려다 다시 노잼됨.

 

 

6.

그래서 김효은이 랩을 못하나...

일단 이걸 들어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t3ULhmadHkg

지드래곤이 굉장히 스킬풀한건 사실이지만

그게 랩스킬이 뛰어나다는 말과 같은건 절대 아니에요.

스킬풀하지만 라임풀하지는 않은데

전혀 라임 배치와 텍스트 배열에 고민이 느껴지지 않으니

퍼포먼스가 화려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저게 랩스킬이 좋다? 라는 말에는 의문이 남는게 사실입니다.

 

사실 지코, 도끼 등등 스킬풀하기로 유명한 래퍼들

저런 의미에서 랩스킬이 두드러진다고 느낀 래퍼가 그리 많지는 않았아요.

물론 지드래곤급은 아니고 분명 랩스킬 존나 좋은건 사실이지만

스킬풀해보여도 븨제이, 이센스와 가치 랩이 조직적으로 잘 얽혀있다고 보기는 힘들죠.

 

 

 

김효은 글인데 김효은 노래가 없네요.

한시간 넘게 썼더니 조루돼버림.

나중에 다시 추가할게요 김효은 분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