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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 [The Quiett - Nothing] 회고,그리고 회현적 성공과의 마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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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23:41:59

힙합만을 바라보고 힙합만을 향해 살아온, 뼛속 깊이 힙합으로 무장하여 이제는 국내 힙합의 갑부로 자리잡은 도끼(DOK2)와 함께 자회사 \'일리네어 레코즈\'를 설립한 전(前) 소울 컴퍼니(Soul Company)의 심장과도 같았던 프로듀서 더 콰이엇(The Quiett)이 이 달에 발표한 본 싱글은 사실상 그의 커리어에 있어 상위를 점하는 싱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인 앞날을 걸어온 (햇수로) 지난 5년의 시간을 거슬러 더 콰이엇은 30년을 넘은 그의 현재를 본 곡을 통해 목도하고 있다.

소울 컴퍼니의 와해 이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더 콰이엇의 인생 이야기와 지속될 의지의 피력은 이번 싱글에서도 가사의 전 부분을 점하고 있다. 사실 더 콰이엇의 인생 이야기는 일리네어의 설립 전과 후 앨범을 이루는 일면의 테마로서 자리매김한 바 있지만, 일리네어의 계속되는 상승 기류를 타고 더 콰이엇이 얘기하는 주된 테마는 일리네어의 고유한 상징과도 같은 \'부\'라는 요소였기에 일리네어를 접하는 많은 이들에게 더 콰이엇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가사는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아니었다. 단지 계속되는 돈 얘기에 신물이 난 몇몇 매니아층이 \'이런 게 본래 더 큐의 초심\'이라는 이유롤 귀를 기울였을 뿐, 근래 일리네어를 접한 많은 이들 중 더 콰이엇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많지가 않았다는 점에 적잖은 충격을 받곤 했다. 물론 본 곡에서도 스스로가 이뤄낸 성공에 대한 자부심은 \'더하지 않고 곱한다\'는 가사로 드러나있다. 그러나 본 곡은 멜로디 라인이 형성하는 몽환적인 무드로 볼 때나, \'시내버스를 함께 탔다\'는 과거의 고백과도 같은 솔직담백한 구절만 봐도 이 곡이 \'부\'라는 테마로 단정지어질 수만은 없는 곡임을 여실히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부\'가 부차적인 가사의 부분이라는 점은 아니다. 더 콰이엇이 본 세상은 곧 그의 열망과 의지를 내보이게 했으며, 그것은 곧 \'부\'와 함께 도약하여 그로 하여금 금전적인 성공을 내보인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은 그러한 성공에 비추어 풀어낸 더 콰이엇의 짤막한 회고와 회현(回見)의 모음이라 해야할 것이다.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 두드러지는 지점은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지만, 뭇 인상적인 멜로디와 비트의 전개는 곡의 가사가 품은 테마의 구체성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까만 하늘을 수놓는 시원한 새벽 공기를 머금은 듯한 멜로디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더 콰이엇과 함께 목소리를 보탠 보컬 샛별과의 짧은 훅(Hook) 메들리가 귀 기울일만한 부분이다. 이어지는 정박의 붐 뱁(Boom Bap)은 청자들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간 더 콰이엇\'을 연상케 하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트랩의 BPM을 잠시 내려놓고 정박으로 떨어지는 비트 위에서 \'표현\'하는 더 콰이엇의 랩이 실로 반갑게 느껴지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가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이제 그가 성취한 금전적 과업은 그의 삶에 투영된 투명한 빛과도 같다.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그림자라 칭하는 이들은 분명 \'비뚤어진 과거 타령\'을 멈추지 않는, 그에게서 등을 돌린 골수들일 것이다. 그런 골수들이 재단시키는 더 콰이엇의 모습은 진실된 더 콰이엇의 모습이 아니다. 재차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이 존재감 짙은 싱글은 성공을 위해 달려 왔고, 달려가는 그를 향해 스스로가 떠받치는 의지의 면면 그 자체일 것이다. 그 의지를 위해 이번 싱글만큼은 그는 좀 더 담담해질 수 있었다. 일리네어의 행보가 매번 시린 가슴을 짓누르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항상 할 일을 하면서 성공한다는 더 콰이엇을 비롯한 일리네어의 뜨거운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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