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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황성옛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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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1 18:43:37

버려진 황성옛터 위 눈 감은 초승달

버려진 찬란을 생각한다.

턱을 괸 채 한참을 멍하니 바라본다.

애꿎은 시간만 죽인다.

 

까마귀 울음소리에

빈 껍데기와도 같은 나는 고개를 든다

 

찬람함을

소중함을

물어가버린 욕심 많은 새는

하늘로 날아가버린다.

 

빈 껍데기만 남은 나는 여기에 남아있다.

 

까마귀가 물어간 내 것은 별이 되고

나는 고개를 떨군다.

 

 

황성을 뒤로

하염없이 걷는다.

 

남긴 발자국에 고인 

달빛은

미련에

약간의 잔향이 더해져 남겨진 듯하다.

 

버려진 별들이 비쳐 고개를 돌린다.

일이 안 풀리고

생각이 차고 넘칠 때

곧 잘 걸었다.

 

걷다보면

하나하나

버릴 수 있어서.

 

다리는 아프지만 머리는 맑다.

 

버린 것들의 이름을

입으로 뱉어낸다.

 

뱉어낸 것들을 바라보면

공허함이 차오른다.

그래도 미련은 떨칠 수 있다.

 

새로움이 공허를 녹이고

자라나 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떠오르는 여명

보라부터 노랑까지.

별들을 녹이고

달은 자리를 내어준다.

 

환하게 피어난 여명에 다를 때까지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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