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전화왔네요...

보이스피싱 전화 수기입니다.

끝없이 막혀있는 서울 외각 순환도로 출근길을 달리던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 중앙지검 장재호 수사관입니다."

"네?"

꽉 막혀 정지된 제 차 처럼 제 뇌도 정지합니다.

'지난주에 본 야동인건가.. 아니면 토렌트 이용한거가 문제인가... 과거에 중고거래?? 판적이 없는데'

'근데 왜 서울 중앙지검분이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시지?'

"혹시 전라도 광주 출신의 38세 박인재씨를 아십니까?"

"아.... 아니요 모르는데요..."

"하나 은행이나 우리은행 거래하시지요?"

"글쌔요... 제가 통장을 개설한 기억은 없네요"

"제가 이렇게 연락을 드린거는 Swany씨 명의 통장으로 2500 사기에 연루되었습니다."

뚜둥.....

"2019년 2월 19일 박 인재씨가 Swany씨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하여 사기행위에 이 통장을 사용하였습니다."

'뭐?!'

"현재 스와니씨의 통장은 동결 압수되며 해당계좌의 금액은 국고로 환수됩니다. 이에 대하여 수사 협조 부탁드립니다"

'진짜?'

"지금부터 스와니씨의 진술에 따라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으며 사실대로만 말씀해주시기바랍니다.

어쩌고 저쩌고 법 몇조에 의해서 뭐할수있고 뭐시기 법으로 뭐할수 있고 뭐할수도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뭐 알아들을수도없어서 겁나 동의하기싫엇는데 일단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이미 보이스피싱이라고 많이 의심중이엇는데 이렇게 뭐 법이니 뭐니 하고 경찰처럼 동의 받고 수사한다고하니깐 당황해서 계속 통화하게됫습니다.

이 분이 이제 제 통장 정보를 받아서 돈을 뺴내려고하다보니깐 통장개설된 은행과 사용 목적 액수를 물어보네요...

"신한은행 통장의 사용 용도가 어떻게 됩니까?"

"그거 군 입대할때 군대에서 만들어준 통장입니다"

"아 그럼 다른 통장 물어보겟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 없는거는 바로 패스

"기업은행통장은요?"

"그건 월급통장이요?"

"월급통장이요??? 얼마나 들어있습니까?"

이놈들 월급통장이라고하니깐 바로 눈 반짝

"자 지금부터 중요사안을 담당 검사님께 전달하여야하니 메모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운전중인데요... 10분후에 도착하거든요?"

"잠시 차 주차시키고 협조부탁드립니다"

"안되는데요 그냥 녹음 누를게요 나중에 받아적으면되죠 뭐"

"아뇨 녹음하시는것보다 받아 적는게 더 좋습니다"

이 놈들 녹음한다니깐 갑자기 당황

"자 이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알려주셔야합니다. 만약 나중에 조사과정에서 금액이 다를시 법적으로 처벌받으십니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무슨 ATM도아니고 내 보유 자산을 정확하게 알고있나

"저 정확하게 모르는데 이거 자꾸 법적으로 처벌받는다고 겁주시니깐 무서워서 그러는데 전화좀 잠시 끊고 다른 어른들이랑 상담좀 하고 다시 통화할게요"

이렇게 말하니깐 갑자기

"아니 지금 의심하시는겁니까? 네?!?!!!!!!!!!!!!!!!!!!! 아까부터 녹음하신다고 하시고 의심하시는겁니까?" 

이 놈이 갑자기 제발 저렷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의심하는게아니라 자꾸 법적으로 어쩐다 저쩐다 겁주니간 무섭잖아요"

"그럼 서에 방문하셔서 직접 조사 받으시던지요? 지금 본인 편의를 봐주려고 제가 직접 전화해서 조사 진행하는건데 그런식으로 하실거면 서에 직접 오세요."

'뭐지;.... 내가 조사 협조해주는 입장아닌가? 왜 내가 을이됏지?;;;;'

"그 그러죠...."

끊고선 혹시모르니 아버지랑 통화하고

112에 바로 전화했는데

경찰 아찌는 

"차단하고 무시하세요"가 끝이네요

뭔가 매뉴얼화된 인스트럭션이라도 말해줄줄알았는데...

일단 녹음본이랑 연락처를 사이버 수사대쪽에 온라인 민원 넣어야겟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