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9 리뷰] Episode 5. 트리플 크루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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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8 02:49:31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는 트리플 크루 배틀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지난 1화부터 4화까지 매 화마다 하나의 예선만을 조명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5화는 오직 '트리플 크루 배틀'만으로 구성됐다. 트리플 크루 배틀을 비롯한 3차 예선은 성공적인 기획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3차 예선에 '리더 선발 싸이퍼'와 '트리플 크루 배틀'을 동시에 배치하면서 아티스트들이 객관적으로 겨룰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따로 카테고리를 빼서 리뷰하도록 한다. 한편 이번 3차 예선을 통해 각 팀 별로 4명씩 탈락했다. 따라서 6명씩 총 23명이 살아남은 상황. 다음 4차 예선으로는 음원 미션이 예고된 가운데 누가 4차 예선에 진출했을까. [Episode 5. 트리플 크루 배틀] 리뷰.

 

◇ 두 번째 3차 예선, '트리플 크루 배틀' 진행 결과

 

지난 화에서는 자이언티 & 기리보이 팀의 트리플 크루 배틀이 먼저 선공개됐다. 해당 화에서 리더 원슈타인 크루의 배틀 공연이 완벽했고 깔끔한 무대 구성으로 극찬을 받았다. 이번 화에서는 나머지 팀의 크루 배틀이 방영됐고 코드 쿤스트 & 팔로알토 팀을 마지막으로 방송이 끝났다. 오랜만에 본 깔끔한 편집과 마무리였다.

 

- 다이나믹 듀오 & 비와이 팀

 

디젤과 김모노, 차메인이 리더로 선발됐다. 지난 화에 등장했던 자이언티와 기리보이 팀에 비해 리더가 나름 균형이 맞았고 팀 구성도 밸런스가 적절하게 이뤄졌다. 고민을 하던 디젤은 이로한과 언텔을 불렀다. 한편 리더 차메인은 자신이 준비한 BPM에 맞춰 참가자들의 벌스 BPM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맞지 않는 참가자는 과감하게 놓아주고 맞는 참가자들을 잡았다. 그 결과 가오가이와 브루노 챔프맨이 팀원으로 선택됐다. 비교적 무명이고 선택받지 못한 리더는 김모노였다. 허성현과 벤자민이 함께하게 됐고 마지막으로 팀원이 완성됐다.



리더 디젤의 크루는 디젤의 주도 하에서 무대를 구성했다. 디젤이 벌스를 맞추고 비트를 선정하는데 가장 열심히 이끌었고 이로한과 언텔은 군말 없이 따랐다. 각자의 벌스도 꽤 잘 준비된 모양. 다만 차메인 팀에 비해 흥이 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서로 의견을 내지 않는 성격처럼 묘사됐다. 따라서 훅이 잘 준비가 되지 않았고 막바지에 합을 맞춘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프로듀서들 역시도 이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모습이었다. 무대는 예상대로였다. 준비 막바지에 합을 맞춘 것이 드러났다. 다만 빠르게 피드백을 수용하고 합을 맞춘 것은 셋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각자의 벌스는 깔끔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적합한 벌스를 뱉었다.

리더 차메인의 크루는 이번 예선을 통틀어 완성도 높은 무대 중 하나였다. 차메인의 주도로 '맵고짜고단거' 비트에 벌스를 뱉었으며 셋의 합이 가장 빛났다. 무대 연습 때부터 흥을 끌어올리더니 본무대에서 절정이었다. 가오가이와 차메인, 브루노 챔프맨의 벌스 역시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완벽했다. 1등을 하기에 충분했던 무대. 서로 더블링이나 무대 장악, 이동 경로 등이 깔끔하게 맞았다. 애초에 서로의 BPM을 묻고 크루를 만들면서 마치 약속한 무대를 보여준 것 같았다. 한편 김모노의 크루는 최선을 다해 합을 맞췄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벤자민의 가사 실수와 개성이 없다는 평의 김모노. 무대 자체도 아쉬웠다. 각자의 기량 부족보다는 멤버간의 조화가 타 크루에 비해 떨어졌다.

 

차메인 크루가 1위, 디젤 크루가 2위, 김모노 크루가 3위를 기록했다. 김모노 크루는 목소리가 희귀한 허성현을 남기고 김모노와 벤자민이 탈락했다. 한편 디젤 크루는 한계를 넘지 못한 이로한이 탈락됐다. 디젤 크루를 두고 이로한 탈락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가 있었던 탈락이라고 생각된다. 언텔과 디젤은 캐릭터적으로 아직 소비될 가치가 크지만 이로한은 지난 2년 간의 캐릭터와 크게 달라진 면이 없었다. 실력은 충분히 좋아졌고 서사적으로도 <NEVERLAND> 발매 등이 있었지만 나머지 둘에 비해 아쉬웠다. 이번 예선에서는 'Webster B' 벌스를 뱉었지만 프로듀서들의 평처럼 '기대치를 넘지 못했다'라는 말이 이해가 갔다. 합당한 탈락이었다.

 

- 그루비룸 & 저스디스 팀

 

지난 리더 선발 싸이퍼에서 머쉬베놈과 블라세, 쿤디판다가 리더로 선발됐다. 이 팀은 유독 크루원 선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저스디스와 그루비룸이 긴급 투입돼 크루원 선발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블라세는 통통 튀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할 수 있는 키드킹과 먼치맨을 선발했다. 쿤디판다는 랩적으로 '공연' 같은 무대를 할 옌자민과 디아크를 뽑았다. 머쉬베놈은 스타일이 맞을 미란이, 그리고 오왼을 선택했다. 네 팀 중에서 가장 밸런스가 맞는 팀 구성이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예측이 안됐다.

머쉬베놈과 블라세 크루는 같은 '인디고' 비트를 선택했다. 머쉬베놈은 특유의 센스 있는 가사와 방언 플로우로 신박한 무대를 구성해냈다. 미란이, 오왼과 함께 주도하여 무대를 만들었고 자신만의 무기를 이용했다. 이 무기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프로듀서의 중간 점검에도 응하지 않았다. 마치 위기처럼 묘사됐지만 결과는 1위였다. 미란이가 가사를 절었음에도 머쉬베놈이 커버했고 오왼은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랩을 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블라세 크루는 키드킹의 아이디어로 훅을 짜며 가장 기세 넘치게 무대를 준비했다. 블라세가 의도했던 것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가 나왔고 깔끔하게 마쳤다. 그러나 머쉬베놈 크루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탈락자는 무대 내내 겉돌았던 블라세였다. 블라세 크루가 2위를 차지하며 방송에 나오지 않은 오왼이 얼마나 잘했는지 재평가되기도 했다.

한편 쿤디판다 크루는 비트 선정부터 어려웠고 가장 조용히 무대를 준비했다. 쿤디판다가 디아크와 옌자민을 이끌고 책임감을 다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나 비교적 에너지가 부족하기도 했고 디아크가 가사를 절며 무대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3위를 차지했고 리더인 쿤디판다를 제외한 나머지가 탈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프리스타일로 무대를 만든 디아크에 '천재'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코드 쿤스트 & 팔로알토 팀

 

스윙스와 맥대디, 주비트레인이 리더로 크루 선발권을 가졌다. 스윙스는 크루 선발 시작과 동시에 카키와 래원을 불러 팀을 결성했다. 둘에게 미리 언질을 준 뒤 올지 말지 선택권을 넘겼다. 리더로서의 자질이 충분히 보였던 장면이기도 했다. 카키와 래원은 마치 1등 팀에 뽑힌 듯이 기분 좋아했다. 한편 맥대디는 안병웅과 365lit을 데려갔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비트레인은 킬라그램과 잠비노와 팀이 됐다. 주비트레인은 안병웅을 영입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였지만 마음대로 팀 구성이 이뤄지지 못했다.

리더 스윙스 크루는 가장 안정적으로 무대를 구성해 나갔다. 스윙스가 주도하여 비트를 선택하고 서로의 벌스 순서를 조정하면서 15분 만에 조율에 성공했다. 무대에서도 스윙스는 'Keep Going', 카키는 'Lazy Remix', 래원은 '이모힙합'의 벌스를 자신 있게 불렀고 호평을 받았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훅이 처음에 정했던 대로 잘 흘러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스윙스가 재치와 위기 대응 능력을 이용해 무대를 이끌었고 성공적으로 마쳤다. 결국 1위는 리더 스윙스 크루의 몫이었다.

 

한편 리더 맥대디 크루는 코드 쿤스트의 'People' 비트를 선택해 잔잔한 바이브로 밀고 나갔다. 안병웅은 자신의 크루가 가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자부하기도 했다. 중간 평가에는 안병웅이 극찬을 받은 반면 맥대디가 가사를 절었다. 그러나 본무대에서는 안병웅이 훅 타이밍을 자꾸 놓치며 위기에 놓였다. 이어 자신의 벌스를 절면서 아쉬움을 샀다. 365lit은 무난하게 도입부를 했고 맥대디가 가사를 절지 않고 무대를 잘 마쳤으나 안병웅의 실수가 아쉬웠다. 자연스럽게 박한 평가가 이어졌다. 3위를 기록했고 리더인 맥대디를 제외한 두 명이 탈락하게 됐다.

주비트레인 크루는 크루 선발 과정만큼 무대 준비도 어렵게 이뤄졌다. 주비트레인이 운영하던 한식당의 폐업일이었던 녹화날. 그는 초조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녹화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모든 비트에 자신의 벌스가 맞지 않았고 준비된 벌스도 2개에 불과했던 상황이었다. 킬라그램과 잠비노가 무난하게 무대를 준비한 반면 주비트레인은 중간 점검에서 벌스를 뱉지 못했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본무대에서는 급하게 쓴 가사를 다 외운 채로 임했다. 이어 가장 인상적인 훅 파트를 맡아 부르며 '연륜'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도 했다. 프로듀서들은 '힐링되는 무대'라고 극찬했다. 2위를 차지했고 탈락자는 가장 무난했던 잠비노였다.

 

◇ <쇼미더머니9>에서 처음 선보인 '트리플 크루 배틀', 기획에 합격점 주고파


사실 이번 <쇼미더머니9>는 앞으로 힙합 프로그램이 존속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수도 있는 시즌이었다. 그만큼 힙합 프로그램의 흥행과 관심도가 떨어지기도 했고 방송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지난 '쇼미더머니777'부터 계속 방송 진행 방식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여러 예선전 진행 방식이 변경됐고 새로운 예선전이 도입됐다. 가장 큰 변화는 이번 3차 예선이었다. 보통 1대1 배틀을 해왔던 예년과는 달리 '리더 선발 싸이퍼'와 '트리플 크루 배틀'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처음 보는 3차 예선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을 다 보고 난 뒤에는 박수를 치고 싶었다. 해당 기획안이 충분히 마음에 들었고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크게 두 가지가 마음에 들었다. 하나는 어쨌든 '팀전'이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변수'가 많았다는 것. 우선 팀전은 그동안 쇼미더머니에서 보기 어려웠던 색채를 냈다. 그동안 쇼미더머니는 팀을 구성하긴 했으나 결국 개인으로서의 경쟁이 대부분이었다. 합을 맞춘다면 음원 미션과 본선 첫 무대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트리플 크루 배틀'의 경우 팀워크가 매우 중시됐다. 리더가 얼마나 흥을 이끌어내고 에너지 넘치게 무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지, 또 팀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의견을 내고 따르는지가 포인트였다. 리더십 넘치는 리더가 있어도 팀원이 따라주지 못하거나 리더십이 떨어지는 리더의 팀은 결국 패배하기 마련이었다.

 

두 번째로 '변수'가 많았다. 얼마나 팀원끼리 BPM이 맞는 벌스가 준비됐는지부터 세 가지 비트 안에 적합한 벌스를 갖고 있는지까지. 그 외에도 세 명 모두 밸런스 있는 벌스를 가졌는지, 단기간에 훅은 얼마나 잘 짤 수 있는지 등이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팀원 간의 합도 중요했고 얼마나 흥을 내고 친화력 있게 팀을 모을 수 있는지도 중요했던 예선이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무대를 따랐다. 그동안은 쇼미더머니가 무대에 맞춰 스토리를 억지스럽게 짜낸 부분이 비판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예선에서는 주비트레인이 벌스를 많이 준비하지 못했지만 '연륜'을 보인 장면처럼 무대를 통해 스토리가 쓰이는 예선이 치러졌다. 또 무대에 집중된 편집도 괜찮았다.

 

물론 옥의 티는 있었다. 리더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결국 낙오되는 팀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참가자들이 원슈타인과 조순영 리더 중 원슈타인을 선호했고 릴보이와 칠린호미, 원슈타인으로 '밸런스 붕괴' 팀이 나왔던 것이 예시다.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되는 싸움이었기 때문에 김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밸런스도 '변수'로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나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조순영 크루나 차메인 크루처럼 '언더독'의 반란이 나오기도 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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