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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뷰터 Daytona의 2020년 힙합 곡 Top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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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08 09:52:40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던 2020년, 그래도 돌아갈 건 다 돌아가던 한 해입니다. 힙합 씬도 예외가 아니었죠. 가장 대중적인 쇼미더머니부터 언더그라운드까지 2020은 아티스트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 중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덕에 집에 갇혀버린 신세에도 귀는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날고 기는 래퍼들이 연달아 곡을 쏟아낸 2020, 최고의 15곡을 추려봤습니다. .   


 

The Quiett - BENTLEY 2 (Feat. 염따)

 

Illionaire의 마무리이자 Daytona의 시작을 알린 곡이죠. Noisemasterminsu가 담당한 전반부와 Doplamingo가 담당한 후반부까지 반전 있는 구성과 뛰어난 퍼포먼스는 역시 베테랑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염따의 독특한 멜로디와 The Quiett의 정석적인 플로우가 주는 케미는 환상적입니다. 후반부에 비트 바뀌면서 Bentley 원곡에 대한 오마주는 덤. 제발 The Quiett 정규에 실렸으면…

 

 

Loxx Punkman - 108 Afflictions (Prod. by Viann)

 

폭격처럼 쏟아지는 108 마디의 랩. 정확히 108 마디인지는 솔직히 세보지 않았지만 제목 믿고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하지만 마디 수는 이 트랙의 가장 덜 중요한 요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 다 조져버리는 Loxx Punkman의 퍼포먼스는 올해 최고 중 하나입니다. Viann의 글리치 같은 독특한 비트와 뭉치면서 Matrix의 총격전이 연상됩니다.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전부 다 갈겨써버리는 시원함. 덜 떨어지는 래퍼부터 정부까지, 자비는 없습니다. 

 

 

C Jamm, 양홍원 – 불러

 

현악기가 두드러지는 Jay Kidman의 비트 위에 중독적인 C Jamm의 멜로디. 킁보다 더 스케일을 키운 음악에 양홍원의 성공적인 진화도 엿보입니다. 훅은 Code Kunst의 정규 앨범 People에서 JOKE!라는 곡에서 다시 한번 등장했죠. JOKE!도 멋진 곡이지만 아무래도 ‘불러’의 임팩트가 더 강합니다. Stranger에 아쉬움이 컸던 입장으로서 양홍원의 더 다듬어진 스타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층 더 매끄러워진 느낌? 역시는 역시지만 대체 어디는 어디에?

 

 

viceversa - @ferrari (Prod. by Ian Ka$h)

 

쇼미에서는 절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 viceversa. Ian Ka$h의 강력한 트랩 위에 올해의 가장 정신 나간 듯한 페르소나를 담아냅니다. 박자를 어떻게 타는지 종잡을 수 없으면서도 결국 타고야 마는 아슬아슬함이 일품입니다. 페라리가 외줄 타기 하는 기묘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쇼미에서의 기회는 날려버린듯하지만 개성 하나만으로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래퍼입니다.  

 

 

Brown Tigger - 세대 (Feat. Don Malik & Tiger JK)

 

무브먼트의 향수가 진하게 풍기는 곡. 고무적인 소울과 레게의 중간 어딘가를 보여준 Brown Tigger와 말이 필요 없는 Don Malik과 Tiger JK의 랩. 옛날을 노래하는 곡이지만 결국 그 옛것이 잘 살아 숨쉰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무적 아이러니. 절망할 이유도 회의할 이유도 없습니다. 작년의 막바지에 낸 앨범도 좋은만큼 꼭 들어보세요. 한국 레게의 큰 축을 담당하실 분입니다. 

 

 

염따 - BENTLEY 1.5

 

그는 금이빨을 낀 천재입니다. 어떤 등신이 따거보고 바보라고 욕한거야?


 

미란이, 먼치맨, Khundi Panda, 머쉬베놈 - VVS (Feat. JUSTHIS) (Prod. By GroovyRoom) 

 

올해의 차트를 정면 강타한 힙합 곡. 그루비룸의 록 영향이 짙은 비트, 그리고 참여한 멤버 전원의 개성 있는 벌스들까지 완벽했습니다. Sik-K가 주조해낸 훅도 제대로 한 몫을 합니다. 흠이 있어서 더 의미 있는 성공을 잘 표현한 가사도 잘 선정했습니다. 비록 머쉬베놈과 미란이만 참여한 버전이 시급하지만 이 곡도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Deepflow –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대한민국에서 사업자를 내는 고충을 007이 미션을 수행하는듯한 긴박함으로 풀어낸 Deepflow. 오로지 힙합 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장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아닐까 싶습니다. Van Ruther와 1등급 세션들이 제공한 풍부한 사운드와 한 단어를 낭비하지 않는 명징한 라이밍이 올해 가장 특이하면서도 몰입도 있는 곡을 만들어냈습니다. 

 

 

Don Malik – Red

 

빨강이라는 색깔 하나를 주제로 예술혼과 대중의 반응,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매체인 소셜 미디어까지 완벽히 다룬 힙합 작사 방식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입니다. 날렵하고 부드러운 붐뱁 리듬에 Don Malik의 노련한 박자 감각은 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허를 찌르는 창의적 작사와 빈틈 없는 퍼포먼스의 기가 막힌 조화. 

 

 

Lil Cherry & GOLDBUDDA - 하늘천따지 1000 Words

 

표면 상 맥락도 의미도 없어 보이지만 동시에 올해 가장 울림을 전해준 트랙입니다. 없는 과거를 회상하고 그리워하게 만드는 향수가 담긴 아름다운 곡. CHEF TALK의 광기 한가운데 배치되어 있어 더 울림을 남기는 듯하기도 합니다. 말로 설명을 들을 시간에 바로 들으러 가는게 빠를겁니다. 당장 들어보시길. 

 

 

B-Free - 현상금 사냥꾼 (Feat. COKE JAZZ)

 

멤피스를 치밀하게 구현한 FREE THE BEAST 앨범이지만, 구현을 넘어서 색다른 시도를 접목시킨 게 보입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트랙이 현상금 사냥꾼. 멤피스의 박자 감각을 서부극 감성과 섞어 참으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곡입니다. 유령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듯한 침침함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미친 감각은 대체 어떻게 해야...

 

 

Mckdaddy - 모래시계 (Anticlockwise)

 

곧 신보가 나올듯한 Mckdaddy. 최근에 EP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 곡은 실리지 않았습니다. 안타깝지만 뭐 그 만의 사정이 있었겠죠. 어두운 비트에 퇴폐적인 톤과 종잡을 수 없는 유연한 플로우를 구사하는 Mckdaddy가 가장 잘하는 것들을 다시 한번 해낸 느낌. 본인의 무기를 잘 아는 래퍼가 주조해낸 날카로운 곡입니다. 

 

 

Khakii - 시동

 

증명할 것은 오직 작업량 밖에 남지 않은 Khakii. 짧고 굵은 EP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곡입니다. APRO와 Beautiful Disco가 제공한 펑크적 패기가 느껴지는 비트 위에 짜증날 정도로 여유로운 플로우는 올해 최고의 퍼포먼스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 효과음을 아무렇지 않게 삽입해 놓은 뻔뻔함은 덤. 이 분... 자신이 멋있다는 걸 너무 잘 압니다. 진정한 의미로 기분 좋아지는 밥맛. 


 

넉살 - AKIRA

 

BUGGY의 중독적이면서 고무적인 프로덕션, 넉살의 촌철살인 가사와 끈적한 플로우, 개코의 냉소적인 훅의 환상적인 삼위일체. 게임처럼 망해버린 2077의 미래적인 훵크는 어쩌면 올해 시작된 걸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아침에 라떼나 쳐 마시면서 출근할 때 들으면 아주 기분이 묘해지는... 미쳐버린 2020의 사운드트랙으로 제격. 

 

 

E SENS - 쉬게

 

 

드디어 세상에 나온 악명 높은 미공개 트랙. 이렇게 느긋한 E SENS는 오랜만입니다. 이방인의 냉소 이후에 간만에 느껴지는 여유. 90년대의 매끄러운 파티잼처럼 들리는 면이 왜 The Anecdote에 수록되지 않았는지 알 것 같지만 오래된 팬들이라면 당연히 반가울 듯 합니다. 공식 발매가 시급한 여러 국힙 트랙들이 여럿 있는데 ‘쉬게’가 일종의 신호탄이었으면 합니다. 매년 여름 플레이리스트에 고정될 명곡.

 

 

몰아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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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2-03 05:59:20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이 데이토나님의 글을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le에는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하셨을 때는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만해도 한창 리뷰를 작성하던 때에, le에도 올려줬으면 좋겠다는 여러 뮤지션들의 요청에 결국 le를 시작하게 되었죠.

힙플에 올리는 것 만으로도 많은 조회수가 나올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물론 힙플도 인스타에 홍보도 해주시고, 이렇게 리뷰 게시판을 따로 분류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주고 계시다는걸 잘 알고있습니다마는..
아쉬워서 그렇죠.
좋은 글들이 알려져야되는건데..

2021-02-05 17: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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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1-02-06 15:11:46

여러모로 고민을 하긴 했습니다ㅋㅋㅋㅋ 그래도 일단 여기서 활동하는만큼 충실히 해보려고요ㅎㅎ 최근에 바빠서 리뷰를 못 쓰고 있다가 이제 겨우 여유가 나서 담주부터 다시 올리려는데 일단 해봐야 방향성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ㅋㅋ

2021-02-21 10:47:55

바이스벌사랑 카키는 작년 처음 접한 아티스트들 중 가장 좋았네요. 던말릭은 Rainy Day 정말 좋아합니다.

WR
2021-02-21 19:01:43

저는 카키 씨 정규가 특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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