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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하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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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05 00:38:53

2020 하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앨범들은 발매일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1. 가로사옥 - Khundi Panda

2020.07.26
‘가로사옥’은 뼈대와 외벽으로 이루어진 건축적 존재를 넘어서는 일종의 ‘세계’ 구축이었다. 쿤디판다는 그곳의 설계자이자, 거주자라는 이중적인 형상을 동시에 취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빠뜨림없이 지배했다. 기억의 기억들까지 서사의 구성요소로 삼기 위해 치열하게 절취해올만큼 공들인, 그의 시간들을 감히 우리는 가늠할 수 없다. 과거를 구성하던 감정과 사건들을 한 결로 엮어내는 광경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바삐 움직이는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경험과는 미묘한 다름을 선사한다. 트랙을 모조리 듣고서야, 정녕 쿤디판다가 아닌 이가 들어도 되었던 것인지 아차 싶었다. 어이없을만큼 나 스스로가 쿤디판다가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추천트랙 : Track 7. 어덜트금고 (Feat. JINBO) 

 

 

 

 

2. Legacy - Hi-Lite Records

2020.08.16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시도’가 무조건적인 ‘환대’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둘은 철저하게도 별개의 관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의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는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냈을 뿐만 아니라 세련되기까지 한 도전의 행보를 보여주었다. 어쩌면 쉬이 상충할지도 모르는 ‘기분좋은 낯섦’을 아주 준수하게 실현해냈다. 음악 스타일의 변화가 아티스트의 실력과 합을 맞추어 움직였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레이블의 뉴페이스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건 놓칠 수 없는 포인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Legacy’ 라는 제목은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현재진행형’ 유산들과 ‘미래형’ 유산들을 동시적으로 뜻하는 것이 아닐까.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새로운 영역에 당당히 그들의 ‘파란 손수건’을 깃발삼아 꽂았다.

추천트랙 : Track 5. Bad Bad Bad


 

 

 

3. BLACK OUT – 우원재

2020.08.18

걷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넘어짐’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넘어지던 그때를 떠올리고 있으면, ‘걷고있음’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우원재는 그 과정들을 이번 앨범들 속에 빼곡히 담아냈다. ‘BLACK OUT’ 이 가져다주는 메세지는 무엇도 아닌, 우원재 그 자체였다. 우리는 그대가 자신의 성장기를 기꺼이 세상에 보여주었음에 감사하다. 우리는 당신이 넘어지던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안타까워했고, 한 발씩 내딛을 때에는 제 손을 질끈 쥐었다. 첫번째 트랙 속의 끊겨 들리던 멜로디가 이어붙여짐에 숨을 얕게 쉬었고, 아홉번째 트랙이 끝나면서는, 나지막이 ‘암전 속’ 에서 돌아왔다고 말해주는 듯하여 안도했다. ‘흔들리되 가라앉지 않는다’ 라는 말이 이따금씩 머릿속을 스친다.

추천트랙 : Track 8. CANADA


 

 

 

4. H1GHR : RED / BLUE TAPE - H1GHR MUSIC

2020.09.02 / 09.16

강렬하게 대비되는 두 앨범 사이를 수도 없이 오가면서, 하이어뮤직(H1GHR MUSIC)의 ‘정점’에 대해서 논하는 일이 그닥 무의미한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턱을 넘어오는 순간부터, 퍼포먼스에 압도당하도록 설계해놓았으니 속수무책이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면, 그제서야 ‘RED TAPE’과 ‘BLUE TAPE’ 사이를 잇고 있던 가느다란 빛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이어뮤직의 구성원들 개개인의 정체성은 뚜렷하며, 에너지는 강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조화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것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는 더없는 가치를 지닌다. 노선이 불분명하다는 사견들을, ‘도착’하는 방식의 가짓수가 넓다는 인식으로 송두리째 바꿔놓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결코 그들은 그들끼리의 성장만을 거두어 낸 게 아니다.

추천트랙 : Track 14. 도착 / Track 8. oscar

 

 

 


5. 1Q87 – 넉살

2020.09.30

수백 개의 생각들이 빗발치듯 쏟아져내렸지만, 신경쓸 겨를은 없었다. 수십년 째 계속되는 전쟁통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 성가셔오기 시작했다. 귀찮다는 표정 혹은 실성했다는 웃음을 내보이며 포성 사이를 거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렇게 넉살은 오랜 기간 걸어왔다. ‘작은 것들의 신’ 이라던 그가 기어코 한 번은 털어냈어야 할 ‘해온 것과 해낼 것들에 대한 불안감’들 위에는 켜켜이 먼지마저 내려앉았다. 그의 이번 서사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세상까지 찬찬히 확장하면서, 그것들이 가진 모든 ‘양면성’에 대해서 논한다. 비행인가. 추락인가. 단순히 한 가지의 모습으로 정의되어있던 모든 것들을 해체하고서 다시금 기지개를 편다. 넉살은 가벼운 몸짓으로 자신을 향해 쌓여있던 먼지를 쓸어낸다.

추천트랙 : Track 10. 거울 (Feat. 화지)


 

 

 

6. The Dragon Warrior – Fisherman

2020.10.18

Fisherman이 말하는 ‘모험’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출 때, 열아홉 개의 트랙은 그저 하나로 묶인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음악가가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는 따스함을 받는다. 오후 두시 쯤, 마치 설렁거리는 잎사귀들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햇볕을 받아내는 모습과도 닮았다. 잠깐이나마 우리는 몸을 축 늘어뜨리고, 그러한 햇살 속을 둥둥 헤어다닐 수 있기에 다행이다. 그는 지금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에서, 확고하게 자신의 마음 속 비정형의 대상을 향해서 쉴새없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나도 홀린듯이 따라갈 것만 같다.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어디로든 여정을 시작하라는 것마냥 발끝을 툭툭 건드린다. 마지막 트랙의 제목, ‘Ghost’를 쉽사리 지워낼 수가 없다.

추천트랙 : Track 1. 디버프 (Feat. Darin)


 

 

 

7. 살아숨셔 3 – 염따

2020.11.28

염따는 놀랍게도 음악적 영역과 비음악적 영역, 모두에서 자신의 기량을 가감없이 드러내다 못해 폭발시켜버린 뮤지션이다. ‘염따의 성공시대’ 시놉시스는 극적이기까지 하다. 세번째 ‘살아숨셔’ 에서는 보편적 주제와 감정이더라도 염따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재해석을 해내는 기존의 특기를 다시금 훌륭하게 뽐냈다. 또한 이번 앨범은 스스로의 성취에 대한 기념비와도 같았다. 불현듯이 ‘기택’의 ‘넌 다 계획이 있구나.’ 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살아숨셔의 시리즈 넘버가 계속되고, 염따가 입지를 넓혀갈수록 그의 음악이 상징해내는 것들은 많아진다. 이후 모든 살아숨셔 앨범들을 줄세우는 때가 오면, 비로소 가쁘던 들숨과 여유로운 날숨이 혼재하던 염현수의 지난 시간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추천트랙 : Track 6. 그녀와 나의 느와르

 

 

 

 

8. Dog - Kim Ximya

2020.11.29

그는 자신의 이름처럼 ‘극한의 밤’을 다시금 그려냈다. 삼켜버릴듯이 밀려들어 살갗에 몰아치는 폭풍우보다는, 서서히 다가와서 가둬버리는 이안류(離岸流)에 가까웠다. ‘UAINREALLI’ 에서는 온몸을 완벽히 묶어냈다. 그 이후로는 손아귀에 들어온 대상을 향해서 주술문을 퍼붓듯이 읊조린다. 그러나 그는 강력하게 경고하였다는 제스처만을 취할 뿐, 죽이지도, 훔치지도 않는다. 고스란히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DON’T KILL. DON’T STEAL. ‘충동’ 이라는 이름으로 가장되었지만, 이처럼 계산적일 수 있을까. 이번에도 그의 음악은 난해했을지 모르나, 목표는 아주 선명했다. 아직까지 우리는 가려진 장막을 덜 걷어냈을 뿐이다. 김심야의 개는 그저 ‘본보기’일 뿐이다.

추천트랙 : Track 6. UAINREALLI (Feat. Y2K92) 

 

 

 


9. CHEF TALK - Lil Cherry, GOLDBUUDA

2020.12.04

이들을 ‘남매 듀오’ 라고만 소개하는 건 크나큰 실례다. 릴체리와 골드부다는 소리의 태생점에서부터 개입한다. 즉, 음악을 만들어내기 전에, 소리를 먼저 창조한다. 이후 소리조각들을 고유한 방식으로 재결합시키기 때문에, 조그마한 ‘제작공정’ 이더라도 흉내낼 수도, 범접할 수도 없다. 파란 빛이 발산하는 ‘조리실’에서 모두를 홀려버릴 비밀 레시피를 완성하는데 여념이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이 ‘CHEF TALK’ 의 첫 트랙이 재생되는 순간부터 자연스레 그려진다.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형형색색의 플레이트들은 오히려 요리를 맛봐야 할 우리들을 압도한다. 그렇게 두 셰프는 디너 테이블을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다. 대체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강점으로 극대화시키고 있는 이들의 미래에 끊임없는 기대를 던진다.

추천트랙 : Track 3. MUKKBANG!

 

 

 

 

10. 돈숨 – QM

2020.12.12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고 해서 ‘돈숨’ 이라고 한다. ‘김신’ 처럼 몸에 칼자루가 꽂힌 사람은 없어도, 돈이 몸뚱아리를 관통한 이들은 널렸다. 가만히 보면 반대로 돈에다가 온몸을 들이박아넣은 것처럼 보이는 듯한 맥락적 모순까지도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돈 얘기만 나오면 숨이 턱 막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또한 쓰디쓴 욕설을 아주 기교있게 한 움큼씩 토해내는 그가 너무나 반갑게 느껴진다. 돈은 아주 희한한 놈이다. 손에 들고 있어도 뭣같은 허상처럼 다가온다. 어쩌면 돈을 물처럼 쓴다는 진짜 이유는 이것일지도. 오래 전 누군가는 죽은 자의 폐를 갈라내고서 호흡의 원리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나 숨마저도 인공적으로 쉬게 만드는 이 시대의 자락에서, QM은 진짜 호흡의 ‘원리’를 기어코 찾아냈다. 무언가를 갈라낸 그의 두 손은 초록색 피로 범벅이 되었다.

추천트랙 : Track 6. 돈숨

 


 

이외의 들어보면 좋을 주요 앨범들

유사인간 - 빈첸(VINXEN) / 2020.07.09

추천트랙 : Track 5. IMOK

 

The Starex Tape - STAREX / 2020.07.16

추천트랙 : Track 9. WYGD (Feat. GGM BabyGoat)


Plan A - Osshun Gum / 2020.07.25

추천트랙 : Track 7. By My Side


가족애를 품은 시인처럼 - 아우릴고트(Ourealgoat) / 2020.08.01

추천트랙 : Track 3. 가족애


FLOCC - ZENE THE ZILLA / 2020.08.05

추천트랙 : Track 9. 내가 왜 (Feat. Rakon)


Pale Blue Dot - Fredi Casso / 2020.08.09

추천트랙 : Track 5. Pixel (Feat. 화지)


Spill - 서출구 / 2020.08.13

추천트랙 : Track 10. They Be Like


WATER - G2 / 2020.08.17

추천트랙 : Track 5. Drowning (Feat. OWEN)


Garlic - Omega Sapien / 2020.09.22

추천트랙 : Track 5. WWE (Feat. Abdu Ali)


LOVE-HATE - 김효은 / 2020.09.28

추천트랙 : Track 1. 너에게돌아가고있어이노래로


Bad or Good - Biglightbeatz / 2020.10.04

추천트랙 : Track 7. LA-LA-LA (Feat. Loopy)


소년 - 오왼(Owen) / 2020.10.08

추천트랙 : Track 6. 맥밀러 (Mac Miller)


CC - 최엘비(CHOILB) / 2020.10.16

추천트랙 : Track 2. 사랑은 위대해!


암순응 - 조광일 / 2020.10.16

추천트랙 : Track 4. 암순응


The Town - 기린(KIRIN) / 2020.10.23

추천트랙 : Track 1. The Town


FREE THE BEAST - 비프리(B-Free) / 2020.11.15

추천트랙 : Track 4. 드라큘라 2020


YFGOD - FUTURISTIC SWAVER / 2020.12.05

추천트랙 : Track 2. 2020 P. DIDDY


Bomb Head - 재달(Jaedal) / 2020.12.05

추천트랙 :  Track 3. 빙글빙글 2


낮에밤에 - Yescoba / 2020.12.12

추천트랙 : Track 6. 엔젤링


777 - 뱃사공 / 2020.12.17

추천트랙 : Track 5. LET IT FLOW


accent fried - Mokyo / 2020.12.21

추천트랙 : Track 8. Kontrol


9컷 - 기리보이 / 2020.12.23

추천트랙 : Track 8. 라식


HOODSTAR 2 - UNEDUCATED KID / 2020.12.27

추천트랙 : Track 9. Full of Pain 

 

 

당신이 생각하는 올해 상반기 주요앨범은 무엇인가요?

 

 

2020 하반기 주요앨범 추천트랙 플레이리스트 

멜론 (Melon) :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Youtube) : 

유튜브 재생목록 (Youtube) : 


본 주요앨범들은 담당에디터와 힙합플레이야 에디터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선정했습니다.

 

기획 및 작성 : Studio (csi0120@hiphopplaya.com) / @0212_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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