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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9 리뷰] Episode 9. 세미파이널 (Semi-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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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18:32:22

마지막 생방송 파이널을 앞두고 펼쳐지는 세미파이널. 이번 시즌에는 총 8명의 지원자가 세미파이널에 나서게 됐다. 총 4개 라운드로 래퍼 8명이 1:1 맞대결을 펼치는 형식이다. 1:1 대결에 패배한 래퍼는 즉시 탈락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팀 탈락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단두대 매치다. 지면 이 무대를 떠나야 하고 이기면 생방송 파이널까지 살아남는다. 우승 후보가 많은 이번 시즌 특성상 세미파이널도 재밌는 라인업이 많았다. 한편 세미파이널의 시청률은 1.7%였다. 1화를 1.1%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상승세다. 이와 같은 인기를 반증하듯 출연 래퍼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물론 음원 차트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 이제 이번 세미파이널을 거쳐 마지막 관문은 생방송 파이널 뿐이다. [Episode 9. 세미파이널 (Semi-Final)]을 리뷰한다.

 

- 세미파이널 라인업

 

세미파이널은 MC인 김진표의 추첨으로 뽑힌 래퍼가 상대를 지목하는 식으로 라인업을 이뤘다.

 

1) 언텔(Untell) vs 머쉬베놈(MUSHVENOM)

2) 래원(Layone) vs 원슈타인

3) 미란이(Mirani) vs 릴보이(lIlBOI)

4) 스윙스(Swings) vs 쿤디판다 (Khundi Panda)

 

◇ '음악이 결이 다른' 언텔, 그리고 '고독한' 머쉬베놈의 맞대결

 

- 언텔의 이야기

 

다이나믹 듀오와 비와이 팀의 마지막 생존자인 언텔. 그는 16살에 힙합을 시작했던 '오동환'의 이야기를 꺼낸다. 늘 작업실에서 음악을 하다가 힘들 때면 한강에 나오곤 했던 날들을 말하기도 했다. 쇼미더머니에서는 한강에서 비와이를 만나는 구도로 방송을 촬영했다. 언텔은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곡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고 프로듀서들도 이를 존중했다. 랩만 잘하고 가사만 잘 쓰는게 아니라 음악 자체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무대 구성에 힘을 쏟는 언텔의 모습이 그려졌다. 리허설에도 열심히 조명에 대한 요청을 하는 모습, 그리고 몬스터 우 팸이라는 최고의 크럼프 댄서 팀과 합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무대가 시작됐다. 언텔은 '음악의 결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직접 프로듀싱한 무대와 음악'이라고 곡을 설명했고 '결'이란 곡을 불렀다. 맨 처음에는 아카펠라로 인트로를 시작하더니 마치 무도회에 온 것 같은 사운드와 함께 곡이 시작된다. 자신감 넘치는 언텔의 모습. 이내 코러스로 등장한 아티스트는 다이나믹 듀오였다. '나는 어떤 면에서 우월해, 그건 너도 똑같애, 순위가 매겨지는 건 초월해, 등급 안에 있지 않게'. 솔직한 언텔의 벌스 2에 이어 등장한 피처링은 비와이. '급을 나누기 전에 여긴 다른 결'. 다들 양복을 차려 입었고 무도회에서 무대를 꾸민듯한 룩이 그려졌다. 마지막에는 프로듀서들과 언텔이 조화를 이뤘다. 돋보이진 않았지만 깔끔한 무대였다.

 

- 머쉬베놈의 이야기

 

머쉬베놈은 '자신은 있는데 확신은 없다'라며 세미파이널을 준비했다. 그는 고독한 인생처럼 심오하지만 재밌는 테마를 잡으면 좋겠다는 그루비룸의 주문에 끄덕였다. 이어 머쉬베놈 집에서 모인 친구들. 음악을 하면서 얻은게 많은 만큼 잃은 것도 많은 머쉬베놈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름 뜻이 깊은 가사도 써보고 싶다며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리허설까지도 많은 것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무대 동선과 오케스트라 세션 등 신경 쓸 것이 유독 많아 보였던 머쉬베놈이다. 리허설에서는 가사를 실수하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왜인지 모를 불안감이 조성됐다. 비트도 버전을 두 가지로 만든 다음 리허설 직전에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고독하구만' 무대가 시작됐다. 마치 뮤지컬처럼 '또각또각' 소리에 맞춰 걸어나온 머쉬베놈. 리허설에서 얼마나 발을 맞추고 연습했을지가 눈에 보인 장면이었다. 오케스트라 세션과 함께 무대 중앙에 앉은 그. 다소 올드하게 보일 수 있는 훅 파트는 아쉬웠지만 머쉬베놈이었기 때문에 멋으로 소화가 가능했다. '앞으로 '고'하기 위해 '독'해진 곡'이라는 곡 소개의 진짜 의미가 느껴지기도 했다. 평소 머쉬베놈의 곡들보다도 비교적 타이트하게 구성된 벌스들이었다. '성공 그래 인생은 선공, 작년에 등장해 두둥, 앞으로 고 하기 위해서 더욱 더 독해지거라 고독'. '고독하구만'에서는 포인트를 주며 진짜 고독해보이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등장한 피처링은 수퍼비였다. 쇼미더머니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피처링은 '경험자'다운 노련미가 보였다. 어떤 래핑과 퍼포먼스가 주목받을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듯 했다. '머쉬야 쳐봐 여 더블링', '아 여깄습니다 더블링'은 센스가 돋보였던 파트다. 한편 '고독하구만'에 맞춰 고독한 연기를 하는 두 연기자의 모습이 재밌는 포인트였다. 머쉬베놈의 마지막 벌스는 유독 더 타이트했다. 진심이 담긴 가사들과 고독함이 담긴 플로우, 아름다웠다.

 

- 최종 결과

: 머쉬베놈 3,847,290 vs 언텔 2,784,420

 

1차 투표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최종 합산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언텔 무대가 완성도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머쉬베놈 무대의 퍼포먼스가 화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백만원 이상의 차이로 머쉬베놈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 디스전 이후 리벤지 매치가 된 래원과 원슈타인의 맞대결

 

- 래원의 이야기

 

래원은 장난기보다 진심으로 음악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통통 튀는 발 스텝과 수려한 라임이 난무하는 벌스로 인기를 얻었지만 진심은 음악의 본질에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빠가 직장을 다니고 계신 울산으로 떠났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반대가 심했다며 지원이 없어서 알바를 열심히 해 장비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진심으로 그를 응원하는 아빠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래원.

 

'iii'는 평행 우주 이론에 맞춰 자신을 설명하는 곡이었다. 평행 우주 이론이란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선택지가 있는 가운데 한 세계에서는 A를 선택한 자신이 있다면 다른 세계에서는 B를 선택한 자신이 있을 것이란 이론이다. 즉, 평행하게 흘러가는 우주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선택한 자신들이 각자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는 가상의 이론이다. 현재 래원은 음악가로서 잘 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다른 세계의 래원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모습이 최선의 선택지였다면 다른 세계의 래원은 잘 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즉, 다른 세계의 자신과 경쟁을 펼쳐가고 있는 지금 현재의 래원을 그린 곡이다. 지금처럼 늘 올바른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내가 사는 지구와 동떨어진 네가 사는 지구엔 낭떠러지', 'Plan A 정복, Plan B 반자동으로 다른 별의 불행'

 

팔로알토의 훅에 이어 등장한 피처링은 베이식이었다. 래원의 회사인 'Outlive'의 수장이기도 한 베이식. '내 자신한테도 질 생각은 추호도 없지'라며 '가장 뜨거운 참가자 of 쇼미 10'이라는 그. 매년 도전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한 가운데 쇼미 10 출연 선언일까, 도전의 의미일까. 한편 다음 피처링은 키드밀리였다. 래원처럼 끊어치는 플로우의 대표 주자인 그의 피처링은 무대를 완성했다. 큰 퍼포먼스의 무대는 아니었지만 가사 속 의미에 맞춰 감동이 밀려온다.

 

- 원슈타인의 이야기

 

원슈타인은 처음 비트를 받은 뒤 '날카롭고 뭔가 낮게 비장함을 갖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결코 착한 모습만 있지는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한다. 한편 자신의 고향인 청주로 떠난다. 자신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존재. 이들을 만나고 예전 이야기를 꺼냈다. 음악 처음 시작할 때는 반대가 있었지만 '음악인으로 죽겠다'는 원슈타인을 꺾지 못한 어머니. 이제는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원슈타인은 집안 사정으로 홍대에서 음악을 할 수 없었다. 홍대에서 음악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자신의 힘으로 올라오는데 성공했다. 그런 자신을 '시골 잡종'이라고 말하며 무대를 준비했다.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니고 날카롭기도 한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1차 본선 무대와는 다소 결이 다른 곡이었다. 첫 벌스에서는 타이트한 랩을 뱉었고 프로듀서들 역시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동시에 댄서들과 합을 맞춰 춤까지 추며 힙합보다는 예술적인 무대가 그려졌다. 랩에 이어 노래도 하는 모습. 스타일 자체로 '원슈타인'이 그려지는 무대였다. 그가 아니라면 할 수 없을 무대이기도 했다. '난 시고르자브종, 시고르자브종'. 한편 피처링으로 등장한 YDG, 그는 특유의 톤과 플로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삐 처리'에서는 센스 있는 고음 처리로 무대를 매끄럽게 만들었고 이어 자이언티가 등장했다. 하나의 아름다운 공연과도 같았다. 다만 현장 반응이나 일부 리스너들로부터는 난잡하기도 했다는 평. 어쨌든 '원슈타인' 자체를 잘 보여준 무대였다.

 

- 최종 결과

: 래원 3,233,520 vs 원슈타인 3,068,850

 

1차 투표에서 래원이 앞섰다. 원슈타인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최종 합산 결과로도 래원의 승리였다. 소폭 앞선 승리였고 래원은 좋아하면서도 당황한 모습이기도 했다. 원슈타인은 이내 '자신의 실력을 믿고 고개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래원을 격려했다. 패자부활전에서부터 올라온 래원의 파이널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 '파트타임' 미란이와 '하프타임' 릴보이의 세미파이널

 

- 미란이의 이야기

 

미란이는 트리플 크루 배틀부터 꾸준히 외쳤던 '엄마'와 '포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힘들게 포차를 운영하는 엄마가 그만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한다. 중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했고 이화여대까지 진학했던 그녀. 한때 빨간 딱지로 압류까지 당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엄마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늘 마지막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무대를 하겠다는 미란이의 'Part Time'. 그동안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어머니에게 무대를 보여준 적이 없었지만 이번 세미파이널에는 그를 초청했다. 그의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I got no time, 내 하루를 쪼개 살아, For my life, 꿈 위해 하고 있던 Part time'. 그동안 시간을 쪼개 공부와 음악을 해왔던 그녀의 이야기. 작은 독서실 안에서 패배감을 느끼며 높은 집을 쳐다만 봤던 이야기는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그러나 이 시간만 버티면 꿈을 이뤄내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피처링으로는 퀸 와사비가 등장했다. 이화여대에서 함께 힙합 동아리에 몸을 담기도 했던 두 래퍼의 무대는 처절함 속에서 느껴지는 희망과 성공한 지금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퀸 와사비의 라이브가 불안정하고 무대 구성이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들어맞아 개연성이 좋았다. 곡을 들으면 두 아티스트의 성공과 멋진 미래를 기원하게 된다.

 

- 릴보이의 이야기

 

다른 아티스트들이 마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며 아픔과 진실된 이야기를 꺼내는 사이 릴보이는 다른 결의 무대를 준비했다. 그동안 경쟁 의식이 없이 무대를 즐겨왔던 [쇼미더머니 9]에서 '힙합' 그 자체의 마인드셋을 꺼내고자 한 것이다. 지난 [쇼미더머니 4]에서 보여준 'ON IT + BO$$' 이상의 빡센 무대를 준비했다. 경쟁 의식을 불태우기 위해 그는 서진수의 체육관을 찾았다. 복싱을 하면서 자존감을 올리고 아우라를 강하게 만들고자 한 것이다.

 

등장부터 남달랐다. 천막 뒤에 숨겨진 릴보이의 그림자만으로 나오는 아우라가 상당했다. 이어 천막이 거둬지면서 등장한 검은색 패거리. 릴보이는 그들을 이끄는 보스처럼 무대를 휘어잡았다. 그는 특유의 발성으로 'Bad News'를 외치며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마이크 없이도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발성이 대단했다. [쇼미더머니 9] 전체 무대를 통틀어 '힙합'이라는 명사에 가까운 무대였다. 힙합이 결코 하나의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릴보이의 무대를 보며 '이건 힙합이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수 있었다.

 

이어 모자를 뒤집어 쓴 피처링의 등장. '그래서 아직 내가 누군지 못 알아봤다면 It's TAKEONE'. 릴보이와 하프타임 레코즈를 이끌고 있는 테이크원이 지원 사격을 나온 것이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와 존재감은 릴보이와의 시너지를 배로 증가시켰다. 검은 패거리와 함께 마치 무대를 사냥하러 나온 느낌이었다. 둘은 던말릭, 저스디스와 vv2 remix를 통해 Bad News Cypher vo.1을 함께하기도 했다. 두 아티스트는 힙합이 무엇인지 대중에게 알려줬고 결국 릴보이가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증명했다.

 

 

- 최종 결과

 

: 미란이 1,946,100 vs 릴보이 4,131,720

 

생각보다도 큰 차이였다. 그러나 릴보이의 화려한 무대를 고려했을 때 2차 투표를 거의 휩쓸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란이도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시청자와 관객들은 세미파이널이 끝난 뒤 릴보이의 곡을 기다렸을 것이다. 글을 쓰는 동안도 'vv2 remix'가 듣고 싶어졌다. 마지막 라운드를 쓰기에 앞서 듣고 와야겠다.

 

◇ '악역' 조커 스윙스와 'Hero' 쿤디판다의 맞대결, 마지막 세미파이널

 

- 스윙스의 이야기

 

스윙스는 힙합 씬의 '악역 중 악역'으로 꼽힌다. 구설수는 물론 가장 많은 수식어와 화제를 몰고 다니는 아티스트였기 때문이다. '악동'으로써 컨트롤 비트 디스 대란을 일으켰을 때부터 그는 꾸준히 악역을 자처했다. 삶을 마치 쇼처럼 살아오며 악역으로써 힙합 씬의 파이를 넓혀준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그는 악역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20%의 헤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그냥 스타가 아닌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지론. 이 지론은 그를 슈퍼스타로 만들어줬다. 베트맨 영화를 본 뒤, 조커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스윙스도 사랑받는 악역을 꿈꾼다. 한편으로 그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집에 온 딘딘은 강해보이지만 여린 면도 가진 사람이라고 스윙스를 설명한다.

그렇게 무대가 시작됐다. 이번 시즌 내내 스윙스는 흥분을 가라앉힌 목소리로 랩을 해오고 있다. 흥분한 채로 랩을 하면 역효과가 나곤 했기 때문인지, 유독 본선 무대에서는 잔잔한 무드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번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잔잔하지만 그 속에는 뼈가 있다. 솔직함을 무기로 삼아 대중에게 진심을 건낸다. '악플 받기 1등 연예인 해도 난 못 변해, 코쿤 팔로 형이 말해, 이제 좋게 해보자, 아직 모르겠어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서른이 넘어서도 여전히 악동의 삶을 살고 있는 스윙스. 그러나 오히려 쇼를 이끌고 있는건 이 악동이다. '사랑해달라 부탁하고 싶지만 괜찮아, 봐봐 시청률을 담당하는 애는 누굴까'

 

흥분된 야수의 모습 없이도 잔잔한 무드와 가사에 '스윙스' 자체가 담겨있다. 이어 이하이의 피처링은 최고였다. 적절하게 무대에 등장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벌스 2 역시도 훌륭했다. 무대를 끝장낸건 두 번째 피처링이었다. 한때 컨트롤 비트 디스 대란에서 스윙스와 가장 다퉜던 사이먼 도미닉의 등장. 둘이 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로 힙합 씬이 요동쳤다. 이번에도 입증된 것은 스윙스는 누구보다 '쇼'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점. 한편으로 같은 악역을 자처했던 사이먼 도미닉과 화합하며 쇼의 주인공은 '악역'임을 강조한다. '잘 지냈지 문지후이, 오랜만이데이'.

 

- 쿤디판다의 이야기

 

쿤디판다는 디젤에게 요리를 해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 진짜 재미없냐'라며 무대 속 자신을 본 경험을 털어놓는다. 편집돼 티비에 나오는 모습은 쿤디판다의 일부일 뿐이다. 그런 쿤디판다의 존재를 바라보는 복현의 마음은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바랐던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일부만을 보고 좋아해주는 많은 팬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신의 전체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그런 마음을 담아 'Hero'라는 트랙을 꾸몄다.

 

골든의 도입부, 규정의 연주와 함께 시작되는 무대. 쿤디판다는 스무살부터 인정에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감에 노려져'. 많은 음악인들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음악은 자신만을 충족시켜 성립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쿤디판다도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면 어떡하지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씹은 세상이 되려 날 씹어', '술이 나를 마신 밤이 늘어'. 그럴 때면 자신을 잃지 않은 가사 페이지를 다시 읽었다고. 결국 다시 뿌리부터 불이 붙은 쿤디판다는 [쇼미더머니 9]을 통해 대중 앞에 섰다. 어쩌면 이 많은 감정들은 그의 정규 1집인 [가로사옥]에 담겨 있는 감정들일 수도 있다. 쿤디판다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대중들에게 내비친다.

 

'어제에 무너져도 일어나면 오는 그 오늘이 널 만들어 Hero로'. 가스펠 요소가 섞인 코러스와 함께 골든의 훅이 이어진다. 그리고 등장한 저스디스. 지난 '뿌리' 무대처럼 쿤디판다와 벌스를 비슷하게 구성하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무언가 감동이 밀려오는 후반부. '근데 서있어 여기 지독하고 강하게, 나를 보고 이제 너를 봐, 약해 보이니 거울 안에, 이겨내 그리고 대면해, 전에 쓰러져있던 너의 예전을, 널 구할 수 있는 너를 구해줘, 그리고 다시 봐 너의 예전을, 오늘 이곳에서 난 불러 I will be my own hero'. 히어로의 존재는 나를 위한 것이었다.

 

- 최종 결과

: 스윙스 3,502,980 vs 쿤디판다 3,158,670

 

큰 차이는 아니었다. 스윙스 무대가 조금 더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즉, 쌈디를 내세운 스윙스의 배포와 쇼맨십이 또 한 번 승리로 이끈 것이다.

 

한편 네 명의 파이널 무대 진출자가 모두 가려졌다. 이제 더 이상의 리뷰는 필요하지 않다. 마지막 피날레를 지켜본 뒤 [쇼미더머니 9] 전체 리뷰에서 자세한 리뷰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오는 18일 밤 11시,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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