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9 리뷰] Episode 8. 1차 본선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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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20:25:01

역대 쇼미더머니 시즌 중 가장 최고의 본선 경연이었다. 개개인의 무대 하나하나가 모두 뛰어났으며 서사적인 흐름까지 완벽했다. 무대적 장치와 기본기, 실력은 물론이다. 무대를 보고 가사를 들으며 감동을 느꼈던 게 오래전의 일 같았는데 이번 본선 경연에서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수준급 무대들의 연속은 음원 차트를 쇼미더머니로 도배시켰다. 음원 발매 직후 '내일이 오면'과 'Achoo', '뿌리', '적외선 카메라' 순으로 차트에 올랐다. 지니에서는 '내일이 오면'이 1위를 차지했으며 벅스는 'Achoo'가 정상을 찍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쇼미더머니가 아직 건재함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예고편부터 뜨거웠던 이번 화는 시즌 내 최고치인 1.9%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쇼미더머니9]는 전설이 되어가는 중이다. [Episode 8. 1차 본선 경연]을 리뷰한다.

 

◇ TEAM 'CODE KUNST X Paloalto' vs TEAM 'Dynamic Duo X BewhY'

 

- 코팔 팀의 마지막 무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MASK ON'

 

지난 방송에서 언텔과 스윙스의 개인 무대, 그리고 마이크 선택을 받은 가오가이까지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코팔 팀의 마이크 선택 파트부터 방영됐다. 스윙스가 개인 무대에 나섰기 때문에 자동으로 마이크 선택의 대상은 래원과 맥대디다. 이들은 같은 비트를 두고 경쟁해 무대 직전에 한 명만이 마이크를 전달받게 된다. 둘은 팔로알토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비트는 카페에서 나올 것 같은 무드의 스타일이었다. 'MASK'라는 확고한 주제를 전달받았는데 래원과 맥대디 모두 자신이 가진 것과 다른 스타일로 무대를 꾸미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래원은 이영지를 만나, 맥대디는 주비트레인을 만나 무대에 대한 팁을 전수받고 코로나 시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허설에서는 맥대디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반면 래원은 안정적으로 무대를 마쳤고 이를 본 개코는 "래원 가사 내용이 이해가는 게 처음인데"라며 웃음 지었다. 전날까지 맥대디가 훌륭한 무대 소화력을 보였기 때문에 코드 쿤스트와 팔로알토는 고민에 잠겼다. 이들은 래원에게 무대 포인트가 더 많은 반면 맥대디가 무대에서 더 능숙하다며 고민을 이어갔다. 과연 누가 마이크를 손에 쥐었을까. 그렇게 무대가 시작됐고 팔로알토가 먼저 등장했다. '소독제로 손을 씻으면 소독될까 나의 기분도, 이 긴 싸움 언제쯤엔 나아질까'.

이어 등장한 래퍼는 래원이었다. 웃음 짓는 베이식과 '래퍼의 지인에게는 투표권이 없습니다'라는 자막. 래원은 지금 현재의 상황을 '불행'으로 표현한다. 대인공포증이 생긴 동기들과 마스크가 쓰기 싫어진 자신.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꿈을 꿔, 숨 막혀 하늘이 까매 온통, 일어나 보니까 작은 마스크를 꼈고 Palo 형은 What'. 꿈처럼 묘사됐지만 실제에서도 숨이 막힌 채 마스크를 쓰고 있는 현실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피처링으로는 쿠기가 등장했다. 쿠기는 밖에 나가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의욕이 떨어진 채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자신을 이야기한다. '이불에 스쿠버다이빙, 하루종일 내려봐 인스타 아님 유튜브'. 사실 '집콕'은 많은 이들의 일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래퍼들에게 코로나는 치명적이었다. '정규를 냈어 set go, 하나도 몬 했어 홍보', '정산 날이 내 유일한 위로', '비대면 공연 어색해'처럼 일상이 바뀌어버렸다. 영감은 물론 의욕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자신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문제임을 깨달은듯하다. '쨌든 이것도 지나가 삶은 계속돼'라는 쿠기와 '미소를 머금어서 내게로 와'라고 말하는 래원. 우리들의 기분은 소독될 수 있을까. 긴 싸움은 끝날 수 있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싸움이지만 이 노래로 위로를 얻은듯하다.

 

- 차이가 크지 않았던 최종 합산 결과, 어쨌든 스윙스가 결정 지었던 판세

 

래원과 가오가이의 경연은 차이가 크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는 래원이 앞섰지만 최종 합산 결과 가오가이의 승리였다. 9만 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편 스윙스와 언텔의 경연은 1차 투표 결과와 최종 합산 결과가 같았다. 스윙스의 31만 원 차이 승리였다. 결과적으로 코드 쿤스트와 팔로알토 팀이 22만원 정도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다와이 팀에서는 한 명의 탈락자를 선택해야 했고 가오가이가 탈락됐다. 언텔이 스윙스를 상대로 혼자서도 잘 버텼던 것이 포인트였다. 또 그가 팀 내에서 음악적인 기여를 많이 하고 있고 최대한 멋있는 무대를 하기 위해 뛰어난 순발력을 가진 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래원 : 가오가이

1차 투표 | 1,013,430원 - 976,610원

최종 합산 | 1,442,540원 - 1,533,840원

스윙스 : 언텔

1차 투표 | 1,040,820원 - 812,570원

최종 합산 | 1,597,750원 - 1,278,200원

 

◇ TEAM 'Groovy Room X JUSTHIS' vs TEAM 'Zion. T X Giriboy'

 

- 굴젓 팀의 선두주자, 탈락 위기에서 본선 무대까지 오른 미란이의 'Achoo'

 

굴젓 팀은 쿤디판다와 머쉬베놈에게 개인 무대를 맡겼다. 자동으로 미란이와 먼치맨 중 한 명이 마이크 선택을 받게 됐다.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네 친구인 미란이와 먼치맨의 서사가 그려졌다. 그루비룸과 함께 식사하면서 서로 적이지만 응원하는 동료임을 보여줬다. 리허설에서는 미란이가 고음 파트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머쉬베놈과 쿤디판다의 칭찬을 받았지만 계속 불안해했다. 한편 먼치맨은 리허설에서 동선을 체크하는 과정에 완전히 어긋나버렸다. 동선을 계속 벗어났고 저스디스의 피드백을 받아도 이내 다시 벗어나버렸다. 결국 무대에 오른 것은 미란이였다. 먼치맨은 쇼미더머니에서 버텨오며 지쳤고 멘탈적으로 흔들린 모습이었다.

DJ SMMT와 미란이의 등장. 차가웠던 과거를 떠나 이제는 꿈을 이루겠다는 자신의 바람을 담은 'Achoo'. '바뀔 시간이 됐어, We go up with party, 벌어 Cash fame 이젠 이뤄 내 자리'라며 '얼어 붙은 삶을 바꿔, 더이상 더이상 떨지 않지'라고 말한다. 탈락 위기를 본선 경연 진출까지 바꿔 이뤄낸 미란이의 당참이 느껴진다. 사실 뻔한 서사일 수도 있다. 음악을 하고 싶었던 소녀가 꿈을 이루고 원했던 목표에 다가가는 것은 이젠 너무 진부하다. 그러나 [쇼미더머니9]를 통해 비춰진 미란이의 등장은 전혀 진부하지 않았다. 단지 노력으로 탈락 위기에서 살아돌아왔고 머쉬베놈과 무대를 즐겼던 'VVS'까지. 마치 그녀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쉬어 엄만 곧 내 노래가 들려올 테니까 걱정하지마'

 

'난 기억해 How we live'의 고음 파트는 이 노래의 킬링 파트였다. 곡을 더 섬세하고 아름답게, 한편으로는 그녀의 간절함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이어 등장하는 pH-1과 김하온. '기억도 못 할 만큼 많아 할 일이'의 pH-1과 '숫자 세 개 마다 붙어있는 쉼표, 아디다스가 보낸 신발을 신고', '아버지의 차는 독일로 국적이 바뀌고'의 김하온. 아마도 미란이가 꿈꾸는 미래이자 현재일 것이다. 더 이상 떨지 않을 미란이의 'Achoo'. 그리고 아츄를 부르는 언텔과 실시간으로 그를 지켜보는 비와이.

 

- 공황 장애가 심해진 칠린호미와 기회를 얻은 스카이민혁의 '번쩍'

 

칠린호미는 공황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라비와 나눴다. 20살 이후 없어졌다가 음원 배틀부터 다시 찾아온 공황에 당황하고 어려워했던 그의 서사가 그려졌다. 라비는 그에게 이겨내려고 할수록 무너졌다며 차라리 내려놓고 자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몸살에 중간 점검에도 가지 못했다. 그리고 본 무대 녹화 전날, 기리보이를 찾아 부담감과 공황에 무대에 서지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은 팀전이었기 때문에 버텼지만 이제 한계를 느낀다고 말한 것이다. 기리보이에게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진심으로 힘든 상황임을 전달한다. 결국 칠린호미는 하차했다.

 

한편 스카이민혁은 부산으로 음악하기 위해 혼자 떠났던 열정의 청년으로 서사를 그렸다. 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더 잘 쓰고 멋있게 랩을 하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는 그. 이번 본선 무대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을 쏟았다. 기리보이와 자이언티에게 여러 차례 피드백을 받으며 열심히 수정했다고 한다. 12번에서 13번을 가사 수정에만 쏟았고 발전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몸소 표현했다. 하차한 칠린호미로 인해 스카이민혁은 무대에 섰다.

'번쩍'은 스카이민혁의 꿈에 대한 이야기다. 래퍼라는 꿈을 꿨지만 모두가 안된다고 말했던 과거를 지나 이 무대에 서기까지를 말한다. 스카이민혁의 최대 장점은 솔직함과 허물없는 모습,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가사다. 이번 무대에서도 세 가지가 잘 드러났다. '이번 주 학교에서 할 공연 준비 중이지', '아직은 비밀로 했으니까 내일은 꼭 보여주고 싶지'. 그러나 '나의 첫 번째 공연이 시작됐지만 그저 내 노랜 친구들 비웃음거리'였던 과거. 음악 선생님은 재능이 없다며 포기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꿈을 이뤄낸 그의 무대. 이어 꿈을 이뤘다면 빠질 수 없는 한요한의 훅이 시작된다. 'Dreams come true, 명예와 부 다 가져가구', '내 모든 것이 번쩍'.

 

다음 벌스는 오르내림의 몫이었다. '안 될 거라 했던 애들 눈이 번짐'이라며 꿈을 이룬 자신을 이야기한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스카이민혁의 실력이었다. 그러나 그는 학교 친구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됐던 과거에서 쇼미더머니 본선까지 왔다. 쇼미더머니에서도 많은 비웃음에 둘러싸였지만 결국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아마도 지난 세월보다는 지금의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미 한 번 이겨낸 것을 보았고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안 믿었지만 걱정 마 내가 믿으니까, 그렇게 혼자만의 싸움 내 열정은 불타니까', '꿈을 위해 청춘을 다 바쳐서라도 할 거니까', '누가 뭐래도 이 모습이 진짜 이민혁이라니까'.

 

'포기 하지 마 너의 꿈, 힘들 때면 이걸 들어줘, 분명 너도 이룰 거라고, 꼭 너만의 기회가 온다고'

 

- 쇼미더머니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듀오, 쿤디판다와 저스디스의 '뿌리'

쿤디판다와 저스디스는 한국 힙합 씬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타고 있는 리릭시스트들이다. 힙합이라는 문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며 가사 한줄에 정성을 들여 쓰기로 유명하다. 쿤디판다는 그루비룸과 저스디스로부터 비트를 받은 뒤 피리소리부터 '본격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저스디스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그도 흔쾌히 수락했다. 쿤디판다처럼 랩으로 '조질 수' 있는 아티스트는 자신이라며 다른 피처링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뿌리'는 아티스트의 근간이 무엇인지를 강조한 내용이었다. 가사와 한국 힙합의 OG로부터 흘러나온 역사를 중시하는 쿤디판다와 저스디스. 둘은 각각 보석집과 도플갱음의 멤버로 한국 힙합 문화의 정신을 이어 받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쿤디판다와 저스디스가 서로 주고 받는 티키타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한다. 무대 장치도 빨간색의 쿤디판다와 파란색의 저스디스로 상당히 감각적인 배치가 인상에 남는다.

 

사실 가사적인 부분에서는 '뿌리' 한 트랙으로만 글 하나가 나올 수 있을 정도다. 쿤디판다와 저스디스가 가사에 정성을 많이 쏟아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퍼포먼스와 무대 장치가 주목을 더 받았으니 이번엔 가사에 주목을 쏟을 차례다. 먼저 '뿌리' 트랙의 근간은 'DOPPELGÄNGEM Freestyle 2'다. 해당 곡에서 저스디스가 '난 뿌리 그 뿌리 깊숙이 뿌리까지 뿌리'라고 말했었는데 이를 차용해 훅을 짰다. '뿌리부터 불이 붙어, 우린 뿌리 그 뿌리 깊숙이 뿌리까지 뿌리'라고 말하는 둘. 깊숙이 놓인 뿌리에서부터 근간이 생겼던 자신들에게 불을 붙인다.

 

이어 쿤디판다의 벌스는 저스디스의 가사 인용이 많다. 저스디스의 '노원(No One)', 'Portrait', 'Cooler Than the Cool' 등을 인용해 가사를 완성했다. 그리고 뛰어난 자신의 실력에 대해 모든 회의감을 잠재워버리고 사랑으로 힙합을 하겠다고 말한다. 한편 '난 최고 되려 왔어 니 처음처럼', '너의 왕관을 넘겨 whoa'라 말한 쿤디판다에게 맞불을 놓는 저스디스. '난 최고 한 번 찍고 다시 처음처럼', '아직 배고파 왕관 못 넘겨 whoa'라고 말한다. 이어 증명했던 자신에게 돈을 벌어오라 했던 사람들, 그리고 하나도 도움 되지 못하면서 악플 다는 사람들에게 'fact'를 기반으로 가사를 썼다. 사회비판적인 가사는 덤이다. '말 한 번 잘못하면 다음 날 사형대에 목이 있네, 꿈만 꿨다 하면 악몽이네, 모든 걸 바칠 만큼 사랑했던 힙합, 이제 소음이네, 돈이네 결국 남은 것은 돈이네, 근데 또 이런 트랙 쿤디 같은 애랑 만들고 있을 땐 뿌리부터 불이 붙어'. 결국 이 문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돈에 밀릴 수도, 이 판을 떠날 수도 없다.

 

불이 붙은 둘의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서로 가사를 주고 받고 티키타카를 하며 저스디스는 손으로 직접 킥을 찍는다. 그리고 마치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처럼 아우라가 흘러나오는 둘의 모습. 이어 마이크 드롭. 찢었다.

 

- 쿤디판다와는 다른 순한 맛의 릴보이와 기리보이, 피처링 빅나티보이

 

릴보이는 예상되는 쿤디판다의 무대에 맞불을 놓지 않았다. 기리보이와 10년 지기 사이인 만큼 오랜만에 한 무대를 하기로 한 것이다. 함께 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홍대 거리를 찾았다. 과거 좁은 방에서 여럿이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나날을 회상하고 가사를 썼다. 쿤디판다의 무대와는 정반대가 되는 무대였다.

'우리가 10년 뒤에도 음악을 하고 있다면, 과연 없어질까 너와 내 Problems'라며 시작되는 무대. 잔잔한 무드에서도 잘 어울리는 릴보이의 모습이다. 모두가 잘 되면 좋겠다며 더 이상 상처 주기 싫다고 말한다. 그동안 상처도 많았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아'라는 한 마디. 그동안 오랜 시간 동안 방에서 시간을 보낸 릴보이의 고찰이 담긴 가사처럼 느껴졌다. 이어 '그래도 말이야 더는 걱정하지 말아, 모든 게 지나면 웃으면서 보자'라고 말한다. 여러 객체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보고 싶은 팬일 수도 있다.

 

기리보이의 훅이 역대급이었다. '내일이 오면'이라며 잔잔하지만 힐링을 주는 사운드가 들려온다. 기리보이의 예전 곡들 감성처럼 사람들에게 흥을 가져다주지만 잔잔한 타격감을 주는 곡이다. 릴보이는 두 번째 벌스에서 외로웠던 시간들과 후회되는 시간들을 회상한다. '하루하루가 숨 막히지만 어제가 오늘이 될 순 없으니까'. 곡의 완성은 서동현이 맡았다. 훅 파트를 감미롭게 부르며 무대의 뒤편에서 등장한다. 세 명의 '보이'가 함께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모든 고난을 떨치고 결국 내일을 기다리는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 잔잔한 감동이 오는 무대였다.

 

-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머쉬베놈의 '부어라 비워라 (Tricker)'

 

마지막 대결은 머쉬베놈과 원슈타인의 구도였다. 둘은 각자 하고 싶었던 무대를 프로듀서들에게 어필했고 개인 공연으로 꾸미게 됐다. 머쉬베놈은 그루비룸으로부터 경연 느낌의 강렬한 비트를 받았다. 그렇지만 진지한 모습도 보이고 싶고 가사적으로나 무대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바가 있었다. 그루비룸은 '다 찢는 랩과 퍼포먼스를 필요로 하는 우승 전용 비트'라고 표현했으며 이에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홀로 아티스트로서 살아가고 있는 머쉬베놈의 모습이 그려졌다. 인디펜던트이기 때문에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그는 이제 '혼자'에 익숙하다. 프로듀서들의 도움을 크게 받지 않고도 스스로 무대 구성과 조명 배치까지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관객들이 '북을북을' 끓을 수 있도록 북을 무대에 올리고 코러스를 배치했다. 마치 뮤지컬처럼 무대를 준비했다.

'부워라 비워라'는 세상을 속이는 자가 아닌 나아가는 사람이 되자는 곡이다. 한편으로는 머쉬베놈 이전에 이태민이라는 사람으로 독립투사에 대해 꼭 담고 싶었던 내용을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마치 독립 열사의 당찬 모습과 한국적인 비트 구성이 잘 느껴진다. '자유에서 태어나 자유를 위해서 깨어나 보이는 태연함'으로 시작하는 가사. 북 소리와 함께 여러 플로우를 한 곡에 담아냈다. '일곱번을 넘어져도 여덟번을 오뚜기로', '무릎 꿇을 일 전무후무, 가면 선글라스로 가린 내 분노'. 이어 훅 파트는 자신이 말했듯 뮤지컬과 같은 분위기다. 뒷편에서 들린 북소리와 함께 웅장하다.

 

 

마지막 벌스는 선글라스에 가렸던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이다. 'Freedom, Let's Go'라는 신호와 함께 속사포로 가사를 쏟아낸다. '약이나 팔아라 난 악으로 살아, 나의 적들에게 Trauma', '난 개무시, 널 개무시 찢어발겨 버려 너네 부심', '작지만 커지는 투쟁의 힘, 생성시켜 아이들 이끌 힘을'.

 

- '포스트말론 내한공연 개최?' 갑자기 예술적 공연이 되어버린 원슈타인의 경연

 

마지막 무대는 원슈타인이었다. 그는 자이언티와 대화를 하며 무대를 준비한다. 오래전, 대학교 축제에서 만났던 자이언티에게 원슈타인은 데모 테이프를 내밀었었다. 자이언티는 꼭 들어보겠다며 답했고 그에게 감사함을 느꼈던 원슈타인. 그를 쇼미더머니에서 만날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번 무대에서 하고자 하는 방향성의 음악을 무대로 승화시키고 감동이 담긴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피처링도 없이 자신의 무대를 준비했다.

'적외선 카메라'는 팬데믹 시대에 흔해진 적외선 카메라에 비유해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가사나 이야기보다는 무대 자체가 훌륭했던 곡이었다. 적외선 카메라에 담긴 원슈타인의 모습이 무대 뒤편에서 나오는데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걸어놓은 듯했다. 이어 'Look at your jeans hot stuff, 너의 소프트한 Knee socks'라는 멜로디가 담긴 라인 하나로 자신의 천재성을 입증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이 아름다운 무대였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끝나자 '포스트말론의 내한공연이 아니었냐'며 쇼미더머니 무대가 실종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이상의 첨언은 필요하지 않다.

 

- 모두가 잘했던 대결, 차이는 미란이와 스카이민혁의 대결에서

 

10개 무대가 전부 좋았던 전무후무한 시즌이 돼버렸다. 모두가 잘했기 때문에 굴젓팀과 자기팀 중 누가 이길지 예측이 쉽진 않았다. 다만 차이가 벌어진 대결은 미란이와 스카이민혁의 경연이었다. 미란이는 이번 1차 경연에서 가장 많은 무대 금액 차이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어 쿤디판다와 릴보이의 대결은 정반대의 마치 다른 장르 곡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큰 주목을 받았다. 1차 투표는 쿤디판다가 이겼지만 최종 합산에서 릴보이가 역전했다. 근소한 차이였다. 마지막으로 머쉬베놈과 원슈타인의 대결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대략 60만 원 차이로 굴젓팀의 승리였다. 스카이민혁은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탈락자로 선정됐다.

 

미란이 : 스카이민혁

1차 투표 | 미란이 승

최종 합산 | 1,743,830원 - 1,141,250원

쿤디판다 : 릴보이

1차 투표 | 1,186,900원 - 1,168,640원

최종 합산 | 1,789,480 - 1,835,130원

머쉬베놈 : 원슈타인

최종 합산 | 1,734,700원 - 1,689,050원

 

◇ 마이크 선택은 이번 시즌 최대 실수, 그러나 모든 무대가 써내린 전설 [8화 총평]

 

지난 리뷰에서 마이크 선택은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지만 스스로를 찌를 검이 더 뼈아팠다. 방송에 긴장감을 줄 수 있으나 무대를 준비했던 아티스트의 노력과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 팬들의 간절함은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이번 화를 보면서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이렇게 패배한 팀에서 한 명만 탈락하는 구조로 적은 탈락자가 발생할 미션이었다면 차라리 마이크 선택을 없애고 탈락자를 늘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맥대디는 이번 8화가 끝난 뒤 인스타그램 방송을 켜 아쉬움을 크게 밝혔다. 특히 코드 쿤스트와의 합방에서 밝은 목소리로 대화했지만 표정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는 탈락 이후 며칠간 아쉬움에 사로잡혀 살았다고 말했다. 음원은 곧 발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어쨌든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시즌은 물론 전 시즌을 통틀어 역대급인 본선 무대가 만들어졌다. 시청자들이 원했던 마구잡이로 때리는 랩(뿌리)은 물론 듣기 좋은 음원(내일이 오면), 무대적 장치가 대단했던 무대(부어라 비워라)와 예술적으로 완성된 무대(적외선 카메라)까지. 그리고 각 무대마다 개연성과 스토리가 한가득이었다. 우승 후보도 5명 정도로 추릴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 이번 시즌이 역대급인 이유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시청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이번 본선 경연 역시 경연다웠고 무대가 무대 다운 무대였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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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12-07 21:16:33

쿤디판다 뿌리의 훅 가사는 더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본킴의 뿌리부터 불이 붙어 와
재지 아이비의 Organic Props 가사 오마쥬라고 합니다

WR
2020-12-07 22:41:15

앗 하나만 알고 둘을 몰랐네요 :) 배워서 갑니다 !

2
2020-12-07 21:17:41

방송에서 이런 곡들을 봐서 행복했습니다. 가슴 뜨거워지는 곡들 본게 얼마만인지

WR
2020-12-07 22:41:57

저도 예술성에 가사와 스토리까지 모든 걸 갖춘 쇼미 무대ㅜㅜㅜ 오랜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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