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3회, 병동 6개월, 음악에 인생 박은 썰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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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2 15:58:39

 

99년생 태어났네 99년생, 세기말의

아이들이라 부르면서 놀던 것도 잠시

다 자르고 시작할 얘긴 인생에 대한,

조금 깊은 생각과 억울함에 대한 울분을 토할

몇 분이 필요했기에 


난 비트를 골랐고 지금 감정은 조금 High

라고 말할 순 있어도 실제로는 매우 낮게

깔린 텐션, 새벽 안개, 밤의 공기 차갑게

날 감싸네, 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했던

17살에 난 드럼 스틱을 꽉 쥐었지


음대 입시생, 그게 날 설명하던 몇 글자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불합격'이란 세 글자로 결정된

내 미래, 그때도 난 그저 웃고 있었지

인생이란 게 이렇게 비참할 줄 몰랐기에


첫 자살 시도는 20살이 되기 전의 문턱

통합 횟수 3회, 정신병원 감금 경력 6개월

밴드하고 합주하고 다니는 생활이 싫었기에

선택한 건 힙합, 난 피트 락이 좋았네


처음엔 좋았지 그저 내가 누르는 몇 개의 음 만으로

음악이 생기고 누군가 위에 랩을 해주고

정말 좋았었지 누군가 나를 걱정해주고

근데 대체 언제부터 모든 게 다 숫자가 됐지


돈 안되는 일 전부 때려쳐야 하는 것

난 커리어도 없어서 한 곡에 3만원 받고 뺑이 치네

하다가 도저히 못할 것 같더라, 결국 못하겠다 선언하고

욕 잔뜩 쳐먹고 뛰쳐 나온 작곡계


그래도 난 아직 포기 안했어 이 빌어먹을 힙합

씬에 기생해서라도 살아남고 말테니까

근데 대체 왜 여기가 다 죽어가는거냐?

힙플 엘이 컨타 씨발 전부 시궁창


중고 서점에서 집은 한권의 책 "How to Rap"

래퍼 친구들은 그런거 읽지 말고 랩을 더 하래

근데 난 지금 조급해서 미칠 것 같아서 그래

책이라도 읽어서 뭔가 된다면 참 좋겠네


책에 담긴 문장은 "호소력"? 그거 하난 내가 또 쩔지

인생 얘기 다 우겨넣으면 뭔가 될 것 같지

근데 결국 이것도 다 내 자기 만족 아닌가?

이 책 산 사람들 모두가 성공하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난 오늘도 믹싱과 잡기술로 내 랩 실력을 감추고

메세지만 온전하게 전달되길 빌어

이건 21세 엠창 인생 음악가의 한탄이야

내 목소리가 하늘에 닿기를 간절히 빌어


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빌어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간절히 빌어

목표는 크지 않아, 한달에 월 100만원

중간 아닌 최종 목표, 간단하지? 그러니 제발 내게


SHOW ME THE MONEY, 나보다 아무리 랩을 다 잘해도

결국 알바에 랩레슨에 회사 다니는 현실에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진짜로

힙합이란 게 이런 거였나 회의감이 들어 진짜로


이 곡을 듣는 당신만은 행복하길

근데 행복은 결국 돈이 만들어주는 것 같아

여기는 물질주의, 네가 음악을 잘 하던 뭘 하건

세상은 너에게 아무런 신경 쓰지 않으니까

당장 일자리나 알아봐


염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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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로듀서 Jasin이라고 합니다.

뭐 가사 그대롭니다.. 음악에 인생 그대로 박아버렸죠.

주변에 열심히 업 삼고자 음악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힘내라고 해주세요.

부러워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면

특히 그걸 좀 일찍 시작한 친구들이라면

음악 실력을 댓가로 중요한 무언가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만 아는 바보가 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돈도 안 되고.. 남들은 자격증 따고 직업 얻어서 돈 벌면서 취미로 음악 하고 하는거 보면

참 부럽기도 합니다. 

참고로 현재 제 음악 수입은 월에 10~30정도를 왔다갔다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제가 믹스마스터 다 하면서 퀄리티를 포기해가면서 했기에 가능한 것이구요.

부모님 등골 빨아먹으면서 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들 행복해보인다고 다행이라는 아버지가

뒤에서 한숨 쉬실 거 생각하면

정말 힘들고 괴롭습니다

음악.. 전업으로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성공이 정말 하늘의 별따기인 시대입니다.

웬만큼 큰 래퍼들도 랩레슨으로 겨우 살고 있고

뱃사공이 알바 뛴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사클에서 그나마 성공한 스몰키드나 식보이같은 래퍼들도

오픈마이크스웨거, 수퍼비랩학원에 신청넣는 개같은 씬입니다.

그냥 오늘따라 많이 억울해서요.

힙합씬이 좀 더 살아있을때 시작했으면 좋았을텐데.

그 전에 악기 전공자로서 연주자 세계가 죽어버려서

저한텐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기에 더욱 억울합니다.

죽을 각오로 기술 하나 닦았더니

그 기술이 미디로 전부 대체되는 걸 제 손으로 해보면서 알았으니까요.

그냥 너무 암울해요.

같이 이겨내고 음악하실 분들 계시면,

사클이나 유튜브에 Jasin 검색해서 들어보시고 카카오톡 pipo0920으로 연락 주셔요.

힘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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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9-12-02 16:22:22

씨발인거 인정합니다.

저도 음악은 취미로만 하란말 들을때마다 좆까라고 하고싶거든요

음악갖고 본업으로 먹고 사는게 좆빠지는게 현실이니깐요..

무튼 잘듣고 갑니다 곡 내주셔서 감사해요 !

WR
2019-12-02 16:32:14

화이팅 화이팅.. 모두 제발 위에서 봅시다 :)

1
2019-12-02 20:52:01

 가자가자

WR
2019-12-02 21:44:13

아닛.. 형님.. ㅋㅋㅋㅋㅋ

2019-12-03 14:26:19

 공감입니다..

WR
1
2019-12-04 16:34:22

성공합시다 성공! :)

2019-12-03 21:39:57

얼마만에 들어본 raw함이냐. 되게 반갑네요. 호소력은 탑

WR
2019-12-04 16:34:32

감사합니다!! :)

2019-12-04 00:34:06

호소력이 좋으시네요

WR
2019-12-04 16:34:42

감사합니다! :)

2019-12-04 18:37:45

 누군가에게 잘 전달되었습니다

WR
2019-12-04 22:25:23

에구 감사합니다ㅜㅠ 

2019-12-05 16:25:22

리얼쉿이네요

WR
2019-12-06 13:18:43

감사합니다 리얼씥 :)

Updated at 2019-12-07 09:35:25

 가사에 진심과 한이 담긴 스토리가 있어서 듣고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잘 듣고 갑니다.

WR
2019-12-07 19:09:10

에구 감사합니다 ㅠ :)

2019-12-09 01:39:52

 사랑이 보여요 

WR
2019-12-09 12:07:28

사랑이요..? 무성애자입니다 :)

2020-01-13 11:49:20

노래 좋구마잉 동상

언제 컬라버 벙개쏭이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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