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야간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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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4 00:52:57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차 with no high beams on
하늘을 닮은 아스팔트에 쳐박은 나의 시선
무심코 운전대를 꽉 쥔 손과 지나친 속도
제한 카메라를 향해서 씁쓸한 미소
Nothing's on my radio, 단지 소음과 진동이
엉켜 내는 음침함만이 배경음으로 깔리고
이곳, 최면에 걸린듯, 부유하는 여기는
어디서부터 어디론가의 그 어디쯤
둔감해, 습관에 맡긴, 자동 운항에
지나지 않는 이 흐름이 불안해, 그냥 매일
하던대로 하면 어쩌다 끝은 나있겠지 근데
그저 그렇게 예측을 해, 찍은대로 낸
답에 언제까지고만 기댈지, 문제를
틀리는 순간 책임은 회피를 못할테지 goddamn it
지긋지긋해, 눈 감은게 더 나을까
막연한 도착까지 그저 날아갈뿐인 오발탄
[ㅊ]
어디 한군데쯤 다치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어느 곳이든 찌그러지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죽을 뻔, 십년 감수하고 나서야
정신 차리겠지, 정신 차리겠지
그러지 말자 다짐하고 되새기겠지
이틀쯤 지나 전부 잊고 제자리겠지
가속 페달 위 놓인 오른발의 무겐 마치
세상이 어깨를 누르는 정도, 대단치
않은 존재감이 점차 내 등을 떠밀어
어쩌다보니 빠르게 굴러 떨어지는 속도
본 적도 없는 숫자와, 환경의 변화, 점차
통제가 어려워지는데 실은 그러건 말건간에
날 빗댈 기준조차 없는 이 야심한 밤엔
난폭함마저 비교적 안전하게 평갈 해
꾸짖을 이도 없어 간간히 각막을
찌르는 반대 차선의 빛 아마 실제로 난 blinded
내비를 껐으니 뭐 그리 크게 다를까
단서로 삼을만한 건 촘촘한 암흑과
수백 번 같은 길을 오가다보니 마음 안에
굳건히 자리잡은 빌어먹을 안도감, 내 길게 쓴
여러 성공담들의 따분한
신화를 반증하는데 필요한 건 다만 한 순간의 실패 뿐
[ㅊ]
뒷차가 가까이 다가서도
앞바퀴는 과속 방지턱에 닿아 덜컹
저 빨간 신호등 light마저 달리 뜻을 갖지 않고
난 달릴뿐, 그저 너무나 쉬운 이 삶은
중앙선처럼 이어지지 노랗게
최대한 넘지 않도록 차를 몰았네
칭찬받을 구석 없는 이 여정
하지만 뭘 더 해야할지 몰라서 곤란해
[ㅊ]
MR: Pete Rock - Smooth Sai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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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이제 내일이나 모레 쯤에 공개하게 될 제 새 믹테 "항상성"에 넣으려고 했으나
원래가 지루하고 따분한 랩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제일 지루하고 따분한 곡이길래 빼버린 곡입니다.
"항상성" 사클 공개는 내일 또는 모레, 그 중 창작 비트로 된 곡 5곡이 스트리밍 사이트에 10월 7일 공개됩니다!
나오면 또 홍보하러 올게요ㅋㅋ
PS 당연히 리플 달아주시는 분에겐 저도 리플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달아주시는 분들 원하신다면 제가 들어봤으면 하는 곡 링크도 같이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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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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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편안해서 좋았던것같아요ㅎㅎ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