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 ca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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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12:27:35
https://soundcloud.com/9624/base-camp
발이 많이 상했네
발바닥의 통증은 무뎌지고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걸음은 되려 느려지고
예전과 다른 위치와 따라주지 않는 몸이 지워가는 느낌
본인의 의지일까
아마도 한 발자국 더
그들이 기다리는 곳
거동을 위해서는 무게를 더 줄이는 것
작별을 고할 시간 없이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우선순위를 나눌 틈도 없이 구멍을 뚫었어
가벼워진 만큼 허기 져 쓰러질 때쯤
진동하는 밥 내
존경이 담긴 놋그릇 세트
가끔은 자신보다 커 보이는 아내와의 눈 맞춤
새벽을 걷네
그리고 여전한 흔적들
쫓아오기를 바랄 생각도 하지 못했지
그건 불가능한 일이잖아
눈이 먼 인간이기에 역시
‘본능’ 두 글자로 표현하는 건 여기서 예의 없지
스스로 튕겨낸 혹시
스스로 튕겨낸 자신
아득한 거리의 불씨
어느새 보이지도 않던 것이
온기를 느낄 만큼 불린 건지
누가 기다린 건지
땀에 젖은 옷가지를 말리고
큰 숨을 내쉬며
갈 곳 잃은 시선을
고정시키던 발자국
젊은 날의 패기
또 그 패기로 인한 상처 똑같이
기쁨 슬픔 분노 또 사랑하는 사람 똑같이
그 흔적 위에 살던 피붙이는 자신과 닮아있지
많이도 챙긴 책임감은 좋은 장작 거리지
쉬면 돼
아픈 게 없어질 때까지
지도를 태워버렸어
눈과 손은 자유롭지
구멍을 메꾼 주머니는 가득
무거우니까 두고 가
가벼운 상태를 유지해
밟았잖아
Base camp
아부지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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