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년의 관록,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설립 10주년 컴필레이션 <Leg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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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30 15:59:22

00. "번쩍 들어 Hi-Lite Sign", 10년을 버틴 하이라이트 레코즈

 

지난 10년의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지난 10년은 매우 짧은 시간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10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지난 2010년, 10살이었던 한 소년은 올해 20살이 되어 이 글을 쓰고 있기도 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변하고 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존재들은 결국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왔다. 변화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한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년의 관록을 쌓아온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지난 2010년 3월, 팔로알토의 주도 하에 처음 설립됐다. 정글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관계로 출발해 허클베리피, 오케이션, 비프리, EVO 등을 영입하고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10년의 시간은 하이라이트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시기별로 다른 색채들을 입혀왔다. 여러 시간들을 거치고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하는 멤버들도 달라졌다. 그러나 여전한 것은 그들이 가진 다양한 개성과 음악적 색채다. 공통적으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갖고 뭉쳤으며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팔로알토를 중심으로 사랑과 평화에 대한 무드가 짙어졌으며 래퍼가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이처럼 이번 컴필레이션 <Legacy>는 과거 3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HI-LIFE>와는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10주년, 그 사이 쌓여 온 하이라이트의 관록이 잘 묻어났다.

 

10년의 시간은 '변화'에 많은 존재들을 굴복시킨다. 그 속에서 하이라이트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하이라이트는 다른 레이블에 비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인지,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다. 팔로알토는 최근 "사람들은 래퍼가 되면 나라는 사람을 잊고 래퍼처럼 행동한다"라고 말해왔다. 하이라이트는 래퍼가 아닌 사람, 자기 자신을 말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에게 솔직해왔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당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영입했고 자연스럽게 하이라이트 레이블의 색채는 아티스트들로부터 선명해졌다.

 

한편 레디는 <Legacy>를 준비하면서 앨범 컨셉을 토이스토리에서 생각해냈다고 한다. 마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장난감으로부터 떠나간 <토이스토리> 내용처럼 오랜 시간 동안 주변에서 떠나가고 새로 찾아온 존재들을 중심으로 앨범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들이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고수하면서도 변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떠나가는 아티스트와 팬들에 애써 갇히려고 하지 않았다. 또 어느 한 시대와 트렌드에 갇히지 않고 주변에 몸을 맡겼다. <삼국지>의 유비는 잘 싸우는 자가 승자가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승자임을 증명했다. 이처럼 팔로알토의 하이라이트는 오래 살아남는 법을 배웠고 살아남았기에 '트렌디'하다고 할 수 있다.

 


01. 앨범 <Legacy>, 과거의 유산이자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

 

'Legacy'란 '유산'을 의미한다. 이 앨범은 지난 10년의 하이라이트 레코즈가 남긴 유산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제목이다. 하이라이트라는 레이블의 역사를 보았을 때 하나의 큰 챕터이기도 하다. 유산은 곧 전승되고 다음 세대로 계승된다. 유산은 누군가의 마지막을 뜻하기도 하지만 다음으로의 전달, 즉 세대적인 교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니 '새로운 출발'의 기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Legacy>는 하나의 큰 마침표이자 느낌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쉼표다.

 

이번 앨범은 기존 구성원과 새로운 구성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마치 새로운 하이라이트로 다시 태어난 느낌을 준다. 이는 10주년의 현주소를 알리는 역할은 물론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2년 전 스월비를 시작으로 올해 초 오웰무드와 수비, 저드를 영입했는데 <Legacy>에서는 이들의 비중이 컸다. 지난 2010년대를 접어두고 2020년대의 막을 여는 느낌도 든다. 오웰무드와 수비, 저드는 R&B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도 뛰어나며 스월비는 다방면 아티스트로서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는 지금 하이라이트와 함께 하고 있지 않지만 늘 일원과도 같은 G2, EVO 등과 함께 작업한 곡도 포함되어 있다. 즉,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앨범이 <Legacy>다.

 

02. 하이라이트의 10주년 기념, 동시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Legacy>

 

'이 앨범을 왜 들어야 할까?'

 

대부분의 명반과 수작들은 Intro와도 같은 첫 트랙에서 리스너들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팬들이 곡을 들음으로써 앨범이 완성되고 유기성에도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Legacy>의 첫 트랙인 'Simple Things'은 너무나도 중요했다. 놀랍게도 Simple Things는 이 앨범을 왜 들어야 할지에 명확한 답을 남겼다. 앨범의 방향성에 힌트를 남겼고 남은 트랙들도 듣고 싶게 만들었다.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 트랙이다. 하이라이트의 10주년을 기념하면서도 <Legacy>를 왜 들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동시에 <Legacy>를 향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우선 10주년을 이끌어 온 팔로알토의 첫 가사가 인상적이다. '어쩌면 우린 잊혀질 수도, 영원히 기억될 수도, 누구로 대체될 수도 있지만 쫄보처럼 안 숨어'. 아티스트는 잊히는 게 가장 무서운 직업이다. 잊히기 싫어서 뭐라도 하게 되고 누군 간 지쳐서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움직였던 원동력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는다. 언젠가 잊힐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 하이라이트의 기반이 단단한 이유다. '누군 추억하지만 누군가에겐 현재이고 누군 털어냈다 하고 누군 여전히 얽매이고', '뒤를 안 보고 앞으로'

 

이어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허클베리피의 벌스. '이대로 굴러가 모난 모습인 채로, 그 마찰음이 울려 퍼지길 니 귀에도'. 한편 앞서 언급한 것처럼 <Legacy>를 향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삶이 너를 너무 괴롭힌다 싶을 땐 이 앨범의 1번 트랙 들어봐, Simple Things'. 싱글에 비해 여러 트랙으로 나온 앨범을 잘 듣지 않는 리스너들이 있다. 진입 장벽을 느끼고 10곡 이상의 앨범 트랙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다. 그러나 <Legacy>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한 마디다. 단지 삶이 너무 힘들 때, 네가 너무 괴로운 것 같을 때 쉽게 찾아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한편으로는 보컬에도 장점이 있는 저드의 훅과 오웰무드의 벌스가 인상적이다. 첫 트랙은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이 역시 앨범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이라이트의 기존 구성원인 팔로알토와 허클베리피의 회상, 그리고 새로운 구성원인 저드와 오웰무드의 'Simple Things'

 

03. 각자 하고 싶은 말이 달라도 같은 하이라이트, 이들의 화음 <Legacy>

 

<Legacy>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내용'보다는 '음악'이었다. 실제로 허클베리피는 "각자 하고 싶은 말이 다 달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성은 무엇보다 중시했다. 여러 벌스를 쓰고 곡에 지원을 했어도 어울리지 않다면 다 뺐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번 앨범은 사운드적으로 잘 완성이 되었고 리스너들에게 듣기 좋은 앨범으로 꼽힌다. 이처럼 앨범의 음악적 완성도는 높지만 컨셉이나 트랙 내용들이 완전히 유기적이지는 않다. 허나 분명한 것은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고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컴필레이션에서 풀어냈다.

 

팔로알토와 허클베리피는 주로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나 걱정이 있는 사람들을 향해 조언을 건넨다. 특히 허클베리피는 새로운 멤버들에게 더욱더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적었다. 'Ooh La La'에서 그는 '널 보니 갑자기 생각났어 왜, 그때의 나를 완전 빼다 박았기에'라며 누군가를 향해 조언을 하고 있다. 열등감과 조급함, 자기 비하와 강박까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를 향해 '나는 이해하지 못했던 거야 각자의 때가 따로 있다는 걸'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그러면서 씨잼의 '원래 난 이랬나'를 인용해 참을성이 없던 자신도 공연장을 채웠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다.

 

      

허클베리피는 '그래도 역시 힙합은 꼰대가 틀어야 돼'와 같은 가사처럼 센스 있는 가사도 적었다. '축구 덕후' 답게 '가만히 앉아 야유나 듣고 있는 좆두가 아니지 난' 같은 가사도 인상적이다. 팔로알토는 평소 평화와 당당한 자신의 무드를 그대로 가져왔다. 'Trynna Be'에서 '생긴 대로 살아 이게 지금 나야'라며 남보다 자신을 중시하는 삶을 말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가사들처럼 하이라이트의 과거를 회상하고 '나쁜 일은 더이상은 겪고 싶지 않아'라며 미래를 향한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스웨이디와 레디 역시도 평소 말하고 싶었던 바를 가져왔다. 스웨이디는 '맘대로 해, 내 맘 가는 대로 해'라며 '노빠꾸'를 주창했다. 한편 '송석현 vs. 송석현'에서처럼 감탄사를 이용하거나 '삐거걱 삐걱 삐걱 삐걱'과 같은 재밌는 가사를 만들었다. 레디는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가사를 썼다. 'Bad Bad Bad'에서 '걱정은 하지 마 no worries'라며 친구들, 가족들, 동료들을 향해 말하고 있다. 또한 '밤을 샌 날들이 밝혀 내일을'이라며 열심히 사는 삶을 이야기하고 'Ain't Got Time'에서는 '시간이란 건 돌아오질 않어 지금은 지금이 지나면 안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내를 삼켜야 해서 목 마르지', '세상의 기준은 나랑 다르지'라며 기다리는 삶도 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에 새로 들어온 멤버들도 각자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저드는 '편견은 꺼졌으면 해'라며 카메라 속에서의 연기와 과대포장되는 것들을 말하기도 한다. 조원우는 눈치를 살피는 자신을 말하며 자신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라고 전했다. 스월비는 '타는 끝 맞이해도 나로 살고 싶어'라며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삶을 강조한다. 또한 'U DUNNO'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패션과 엮어서 말하기도 했다. 수비는 'Why you acting like a referee'라며 자신에 점수 매기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으며 'Kid Rock'에서는 'You'll see the sunlight all right'이라며 희망찬 메시지를 주로 전달했다. 오웰무드는 '나 같이 특별한 놈 respect'라며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내고 사랑 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를 말했다.

  

하고 싶은 말들이 달라도 같은 하이라이트였다.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냈지만 결국 <Legacy>라는 앨범으로 뭉쳤다.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로 비슷한 뜻을 가지기도 했다. 'Ain't Got Time'에서 수비의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방향은 직진으로'나 'Trynna Be'에서 스월비의 '가끔 나로 살곤 했지, 가끔 바보짓을 했지', '타는 끝 맞이해도 나로 살고 싶어'와 같은 가사는 모두가 같은 마음을 가진 주제라고 생각된다. 또 'Trynna be special'이나 'U DUNNO'(You don't know), 'Organization'과 같은 가사, 곡 제목은 하이라이트 전체가 말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04. 'Yezzir' & 'Cool Kids, Part 3', <Legacy>를 만든 하이라이트의 옛 시절들

  

앨범에 앞서서 두 명의 반가운 아티스트가 컴필레이션에 참여했다고 팔로알토가 예고했었다. 그리고 앨범 트랙리스트가 나왔을 때 그 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명은 팔로알토와 합작으로 <Behind The Scenes>를 발매하는 등 하이라이트에 몸을 담았던 Evo였다. 다른 한 명은 텍사스 출신으로 <쇼미더머니 5>에 출연했고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음악을 하던 G2였다. 이들은 각각 'Cool Kids, Part 3'와 'Yezzir'에 참여하며 하이라이트의 <Legacy>라는 서사에 참여하게 됐다.

 

이보와 팔로알토는 앞서 언급된 <Behind The Scenes>에서 'Cool Kids'라는 곡을 작업했다. 당시 허클베리피가 피처링을 하기도 했고 이후 허클베리피의 <gOld> 앨범에서 'DO !T(Cool Kids Pt.2)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무려 8년의 시간이 지난 상황 속에서 'Cool Kids, Part 3'가 나오게 됐다. 이번 트랙 제목은 유독 'Part 3'라며 세 번째 파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보와의 옛 추억이 있으며 여러 차례 나온 시리즈임을 강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특징에 맞게 이보와 팔로알토, 허클베리피는 옛 추억들을 회상한다. 이보는 'Yeah 방배동에서 Uh 삶의 반을 뽕 뺐어'라며 'Palo가 술 먹자는 소리에 솔깃해 짱가 형과 Huck P 모집해'라고 말한다. 이어 팔로알토는 '알잖아 각자 삶이 조금 달라도, 오랜만에 만나면 익숙하단 걸'이라며 여전한 인연을 이야기했다.

  

'시간은 참 빨라, 유행도 몇 번 갈려, 우리 Soul은 여전하고 소맥을 계속 말어', '우린 쿨해 그때처럼 안녕 안녕 안녕, 반가 반가 반가'

  

한편 'Yezzir'에서는 G2와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레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곡에서는 서로 옛 추억을 주고받으며 실제로 대화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단지 G2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하이라이트의 첫 시작점부터 레디와 G2가 팔로알토와 하이라이트를 만났던 이야기, 그리고 10년의 추억이 담겼다. 팔로알토는 처음에 자신들을 '형제'라고 말하며 '기분이 어땠니 우리 처음 만났을 때'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허클베리피는 '사실 이미 Paloalto의 팬이었는데, 당연히 뭐 꿈만 같았지'라며 '홍우 넌 어때'라고 레디에게 토스했다. 레디는 군대에서 들었던 P&Q(Paloalto & The Quiett)를 회상하며 팔로알토가 자신의 믹스테이프를 들어줬음에 감사했던 날을 회상한다.

  

 

 

05. 하이라이트의 '새 식구', 그리고 여전한 그들의 소울

  

하이라이트 멤버들은 이번 <Legacy>를 두고 이구동성으로 '이 앨범은 힙합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지난 시절과는 달리 보컬적인 능력을 가진 아티스트들도 영입됐고 환경적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장르적 변화도 생겼다. 이제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랩과 디제잉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EMO 힙합도 있고 락 사운드와도 많이 결합되고 있다. 이런 시도에 힙합의 한계적인 장벽들이 무너졌고 앞으로의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해졌다.

  

이 가운데 새로운 멤버들의 합류로 하이라이트 역시도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대부분의 곡에서 보컬 파트가 들어갔으며 힙합이라는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음악적으로 최선의 사운드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당연히 새 멤버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편 이 멤버들은 보컬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오웰무드는 2번과 7번 트랙 등에서 랩을 했으며 저드 역시도 3번 트랙 등에서 랩을 했다. 수비를 비롯해 다들 작곡에도 적극 참여하며 음악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송석현 vs. 송석현'에서는 팔로알토와 스웨이디가 재미있는 가사들로 랩을 주고받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한 것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팔로알토의 훅 실력은 놀라울 정도다. 모든 곡에서 다른 멜로디를 가졌지만 하나같이 좋다. 원조 '훅잽이'라는 별칭에 맞게 활약했다. 'u dunno'와 'Ooh La La', 'Kid Rock' 등의 곡은 팔로알토의 훅 비중이 매우 높다. 또한 과거 'Break Bread'라는 곡에서 '우린 대식구 변한 거 없잖아 우리 attitude, 늘어가는 새 식구'라는 가사처럼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아티스트들의 소울은 여전하다. 하이라이트는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적으로 큰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었다.

 

 

마지막 곡인 'Kid Rock'이 끝나고 나면 하나의 대서사를 마친 감정이 든다.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10년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마무리가 아닌 시작의 감정도 들고 있다. 마치 <토이스토리> 영화를 다 보고 엔딩 크레딧을 보는 기분이다. 그러나 <토이스토리>의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들듯이 그 이후가 더 기대된다. 하이라이트는 이제 쉼표를 찍고 다시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 어쩌면 이미 <Legacy>를 기점으로 출발을 했을 지도 모른다. 국내 힙합 씬에서의 전무후무한 10년 레이블, 하이라이트의 10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한다.

 

'인생 별거 없지, 걍 살아가 맛있는 걸 먹지 ooh yeah, 대체 뭘 걱정해 난 겁도 없이 저질러 놓고 봐 고장이 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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