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Logic (로직) - No 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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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4 19:25:42

 

No Pressure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Logic의 행보를 되짚어 봐야합니다.

 

2010년 초반 인터넷 믹스테이프 광풍이 불 때 Logic은 촉망 받던 루키였습니다. Young Sinatra 믹스테이프 시리즈는 지금까지도 양과 질을 모두 잡았다는 훌륭한 평가를 받고, 데뷔작인 Under Pressure 2010년대 최고의 데뷔작을 논할 때 장르 팬들 사이에서 상당히 많이 언급됩니다.

 

당시의 Logic은 뛰어난 언어유희와 문장력, 촘촘한 라이밍, 에너지 넘치는 플로우, 그리고 여러 가지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는 다양성도 갖춘 래퍼였습니다. 많은 팬들은 상업성과 예술성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슈퍼스타의 탄생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Logic은 추락합니다. 커리어 초반부터 동료 래퍼들의 음악에 지나치게 영향 받는다는 지적이 2 The Incredible True Story를 기점으로 더 대두됐습니다. 랩 오페라를 표방했던 이 앨범은 Logic의 창작적 야망을 과시했지만 형식 면에서 동기들을 참고한다기보다는 그들의 영향력에 묻혀 질식하는 듯 했습니다.

 

3 Everybody부터는 한 술 더 떠서 기본적 역량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가사의 질은 곤두박질 쳤고 플로우는 전형적인 속사포의 재탕이었습니다. , 시사하고 싶었던 거대한 서사에 비해 그를 담아낼 능력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혼혈의 입장에서 다루는 인종 문제와 정신건강을 소재로 채택했지만 정작 음악은 부실해 듣기 민망하고 교조주의적인 음악이 양산되었습니다. 내러티브가 강조된 음악이었지만 음악 자체는 물론 스토리까지 조잡한 앞뒤가 안 맞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도 떨어지는 정규 앨범들과 의미 없는 믹스테이프들이 계속 발매되면서 Logic에게 기대를 걸던 장르 팬들은 점차 등을 돌렸고 주위에는 가장 충실한 팬들만 남았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싱글들은 늘어났지만 반대로 예술가로서의 실력 기반은 약해지는 모순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Logic은 래퍼가 아니라 혼혈임을 계속 쓸데없이 어필하는 광대로 밈화 되었고, 이는 Logic을 끊임없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커리어 초기와 후기에 받는 평가의 괴리감은 상업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Logic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듯 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패기 넘치던 래퍼를 수비적인 셀럽으로 변모시켰습니다. 경솔한 언행과 디스전이 이어졌고 세간의 인식은 점점 안 좋아져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어적인 태도로 가득 채워졌던 5 Confessions of a Dangerous Mind는 역대 최악의 Logic 앨범이었습니다. 완성도 떨어지는 노래들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던 민망한 라인들은 Logic이라는 래퍼의 시한부가 다한 인상을 줬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Logic은 은퇴를 결심합니다. 소재의 고갈을 인정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으니 가족에 더 신경 쓰겠다는 일념으로 래퍼로서의 삶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그리고 인생 마지막 앨범인 No Pressure를 발매합니다.

 

이번 No Pressure는 자신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대표하는 데뷔작 Under Pressure의 속편입니다. Under Pressure의 총괄을 맡았던 프로듀서 No I.D.가 다시 지휘를 맡았고 트랙리스트 안에도 속편 격인 노래들이 실려있습니다.

 

발매 당시에 기대감이 반, 회의감이 반이었습니다. 가장 완성된 Logic의 앨범 Under Pressure에 걸맞은 속편이 과연 나올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도저히 5집보다 더 나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앨범의 관건은 단순히 전작보다 나을 것인지가 아니라 Logic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을 지였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No Pressure Under Pressure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Logic은 이 앨범에서 뛰어난 비트들 위에 날카롭고 치밀하게 구성된 벌스들을 연달아서 보여줍니다. 트랙을 넘길 때마다 Logic이 다시 해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 뿌듯합니다. 좋은 비트, 뛰어난 퍼포먼스, 그리고 곡 별 뚜렷한 주제의식까지 모두 챙겼습니다.

 

Logic의 가장 큰 장점은 랩을 프리스타일 하듯이 마구 뱉어내는 것처럼 보여도 들여다보면 벌스가 굉장히 잘 짜여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스킬 충만한 플로우를 구사하는 동시에 가사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덕에 강력한 문장력과 뛰어난 라임 배치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앞서 말했듯이 한동안 Logic의 가사는 이러한 개연성이 없었고 라임 배치는 너무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No Pressure에서 Logic은 다시 눈에 불을 킨 듯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No Pressure (Intro)부터 자명합니다. 단순한 재즈 랩 비트 위에 차분한 플로우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랩 실력을 과시합니다. 빈민가의 상황과 이겨냈던 고난을 재밌는 비유들을 사용하며 담아냅니다. 뛰어난 암기력을 바티칸 신부에, 언더그라운드 정신을 담은 구절을 흑인 노예들의 탈출 네트워크였던 Underground Railroad에서 활동했던 Harriet Tubman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특히 “Over possessions like an apostrophe” 같은 구절은 위트와 신념을 동시에 담아내는 영민함이 빛납니다.

 

No Pressure에서는 이런 번뜩이는 비유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강렬하고 고무적인 소울 샘플이 탑재된 브레이크 비트가 인상적인 Celebration은 성공을 자축하는 내용을 담은 곡인데, 여기서 자신을 향한 비난을 받아 칩니다. 본인의 성공을 바늘땀으로 표현하면서 결국 배 아파한 사람들의 피부에 스며든다는 가사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태도 자체도 멋있지만 이를 뛰어난 문장으로 치환시킨 좋은 예입니다. 방어적인 태도는 없어졌고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긍정적으로 새어나옵니다.

 

 

5 Hooks에서도 좋은 가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LogicToro Y Moi Grown Up Calls를 샘플한 비트 위에 자신의 첫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립니다. 앨범 전체에 훅이 5개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예전에 하던 음악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시작합니다. 유출곡 사태를 말장난으로 뒤집은 “Who gives a fuck about the leak when you got the well?”은 잘 뽑힌 펀치라인의 표본입니다. 이외에도 자신을 갑자기 사라졌었던 Dave Chapelle에 비유하거나 09년도 J. Cole 가사 레퍼런스는 반가운 감정을 들게 했습니다. MPC를 마구 두들기는 듯한 전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앨범의 수많은 좋은 가사들을 통째로 리뷰에 실을 수 없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No Pressure의 또 다른 장점은 서사의 단순화입니다. 그동안 Logic은 앨범의 컨셉을 지나치게 크게 잡았습니다. 거대한 서사가 있는 컨셉 앨범을 만들었지만 소재에 비해 이를 실행하는 디테일이 엉성하고 정리가 안 되어있어 완성도를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No Pressure는 가상의 시나리오보다는 자신의 삶과 경험을 짧게 곡 단위로 다루는 선택을 했고 결과적으로 훨씬 완성되고 안정된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DadBod은 서사를 잘 담아낸 트랙의 훌륭한 예시입니다. 아버지가 됨으로 인해서 오는 평범한 일상을 묘사하면서 옛날의 자신과 달라졌다는 면을 강조하는데, 일상 묘사에서 시작해서 자신이 변화한 사실에 대한 당당함을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과 유머로 깔끔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비트가 좀 평범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오히려 랩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역시 스토리텔링이 위주인 트랙 Dark Place는 제목 그대로 이 앨범에서 가장 어두운 곡입니다. Logic이 지금까지 받았던 헤이팅으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에 관한 트랙인데 솔직한 태도와 훌륭한 표현으로 몰입감 있는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곡의 마지막에서 청자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공간감 있는 비트가 가사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명확한 변주가 있었다면 더 극적인 효과를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Hit My Line도 좋았습니다. SunnyWe Got Love에서 따온 건반 루프와 강한 베이스가 장착된 비트에 싱잉 코러스를 탑재한 트랙인데 멜로디 라인도 좋고 벌스들이 탄탄했습니다. Logic은 여기에서 어지러운 시대상을 그리며 신에게 조언과 개입을 갈구하는데, 목이 메는 듯한 딜러버리와 호소력 있는 문장들이 합쳐져 정말 아름다운 노래가 완성됩니다. 상업적인 노선을 택했을 때 매번 결과가 갈리는 Logic이지만 Hit My Line은 전혀 신파적이지 않았습니다.

 

Open Mic//Aquarius III에서는 The Roots A Peace of Light을 샘플한 공간감 있는 비트 위에 불우한 유년과 그 이후의 성공까지의 과정, 그리고 따라오는 공허감을 다룹니다. 자신을 임신한 채로 코케인을 복용한 부모의 이야기를 Crack baby 세대와 엮은 언어유희와 같이 훌륭한 라인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회상의 애틋함과 어두운 과거의 절망이 섞여 있는 묘한 트랙인데, 보컬 샘플이 따뜻하면서도 뭔가 섬뜩한 인상을 주어 잘 어울립니다. 암울한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표현하다가 비트가 더 밝은 분위기로 바뀌며 자신의 아들에게 집중할 것임을 시사하는데, 그 전환의 쾌감이 대단했습니다. 제목인 Open Mic답게 벌스가 끝날 때마다 관중이 환호하는 소리를 넣어놓은 것도 재밌는 장치였습니다.

 

No Pressure에는 Logic의 개인적인 서사도 많이 담겨 있지만 그에 연동된 오마주도 그만큼 많습니다. 이미 위에 언급한 곡들도 포함해서 사용된 샘플들에서 평소 Logic이 어렸을 때부터 즐겨 듣던 음악과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OutKast의 명곡인 Elevators (Me & You)를 재해석한 GP4도 이에 해당됩니다. Growing Pains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데 (GP4Growing Pains 4를 줄여서 쓴 겁니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라면서 느낀 역경을 세밀하게 다룹니다. 여동생과 같이 뛰어 놀았던 얘기부터 경찰에게 쫓기는 이야기까지 특정 지명을 언급하면서 랩을 하는데 디테일이 뛰어나 몰입이 됐습니다.

 

Man I Is GP4와 여러모로 비슷한 트랙입니다. OutKastSpottieOttieDopalicious의 관악 모티프와 Erykah Badu가 사용한 적 있는 Tarika Blue Dreamflower 샘플로 이루어진 비트를 다루는데, 가사에서도 이를 언급하며 오마주로 활용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 트랙에서 Logic은 과거를 묘사한다기보다는 현재와 비교하며 묘사해 현재에 대한 감사함을 드러냅니다. 훅 없이 앞서 언급한 관악 모티프로 브릿지를 처리하는데 워낙 두드러지는 멜로디라 구조가 단순해도 문제 없었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오마주를 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큽니다. 원곡과의 비교는 당연히 있을 것인지라 곡마다 자신의 개성을 담아내야 실망감이 없습니다. 위에 제가 언급한 트랙들 모두 좋은 예시들입니다. 가사가 있고, 비트의 완성도가 있었고, 성공적으로 자신의 서사를 대입시킵니다.

 

Heard Em Say 같은 경우도 비슷한 맥락에서 훌륭합니다. Manfred Mann Lies (Through the 80s)라는 곡을 샘플하는데, 특정 곡을 재해석하지는 않았지만 보컬 샘플을 활용한 방식이나 제목부터 Kanye West 오마주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이 샘플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 No Pressure에서 최고 비트 중 하나가 완성됩니다. 자신이 Kanye West와 계약했어도 계속 미움 받았을 거라면서 청자에게 비난을 받아도 자신의 길을 가라는 것을 설파합니다. 소외되더라도 고개를 들라는 가슴 따뜻해지는 메시지였습니다.

 

유일하게 오마주를 실패한 트랙은 멤피스 랩 그룹 Three 6 Mafia가 많이 떠오르는 Perfect였습니다. 건조한 드럼 위에 단순한 신스를 살려 비트는 비슷하게 잘 구현되어 있지만 훌륭한 가사도 없었고 플로우도 단순해 이렇다 할 만한 쾌감이 없었습니다. 앨범 전체에서 유독 얄팍한 기믹으로 다가왔습니다. 길이도 이상하게 짧고 Three 6 Mafia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훅도 없어 애매했습니다.

 

여러 장점 중에서도 No Pressure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는 팬 서비스입니다. Logic을 처음 듣는 분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면이겠지만, No PressureLogic의 행보를 따라온 사람이라면 알아채고 큰 감동과 쾌감을 얻을 포인트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Soul Food II입니다. Under Pressure에 실렸던 Soul Food의 속편인데, 원곡의Alkebulan1970’s 샘플을 다시 사용합니다. Soul Food II가 샘플을 더 투박하게 해석해서 치열한 인상을 줘 오히려 원곡보다 좋게 들었습니다. 여기서 첫마디를 원곡과 몇 단어만 바꿔서 시작하는데 촌철살인의 위트가 보였습니다. 그 당시 가사에서는 자신의 영웅들과 만난 사실에 자랑스러워 했지만, 지금의 가사는 오히려 그 영웅과 같은 위치가 된 자신을 다시 낮춥니다. Logic이라는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은 변했지만 음악을 만드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습니다.

 

이후 비트가 바뀌는 부분은 원곡과 다르지만 여기서도 팬들이 반가워할 내용이 실립니다. 2 The Incredible True Story의 등장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는데, 멸망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No Pressure는 전체를 아우르는 서사가 없어 더 심도 있는 해석을 못하겠습니다. 팬들을 위한 가벼운 언급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팬 서비스는 음악이 아닌 다른 장치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Under Pressure에서 앨범의 가이드 역할을 한 인공 지능 내레이터를 수행했던 Thalia가 다시 등장해 곡이 끝날 때마다 앨범 녹음 과정에 대한 트리비아를 제공해줍니다. 앨범 시작과 동시에 청자를 환영하는데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청자에게 바로 앨범의 방향성을 언질해주는 탁월한 배치였습니다.

 

Thalia 인공지능이 Heard Em Say 이후에 주는 내레이션이 흥미롭습니다. No Pressure 프로그램이 끝났다고 하면서 동시에 Ultra 85 프로그램으로 청자를 다시 환영합니다. 원래 Ultra 85No Pressure 이전에 나오기로 한 앨범이었지만 은퇴 결정을 한 이후로 폐기된 듯합니다. 일종의 미안한 마음인지 미련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으나 이어지는 Amen은 팬들을 향한 감사함이 주제인 트랙임을 미루어 보아 아마 팬들에게 느끼는 미안함이 아닐까 합니다.

 

Amen 자체는 예쁜 트랙입니다. 아이들의 환호 소리를 넣는 면이나 Hit My Line과 비슷한 건반 진행은 진부한 면이 있지만 취지는 좋았고 결과적으로 진심이 전달됐습니다. Logic의 퍼포먼스도 큰 문제 없어 무난했습니다.

 

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장치는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앨범의 시작과 끝을 모두 Citizen Kane의 감독이자 War of the Worlds의 라디오 각색으로 유명한 Orson Welles의 음성으로 장식합니다. 첫 곡에서는 라디오 에피소드 The Hitchhiker를 샘플하는데, Logic이 여기서 특정 단어들만 바꾸고 음성을 그대로 싣습니다. 전작들의 어색한 연기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스킷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샘플의 마지막 문장과 가사의 첫마디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마지막 곡에서는 백인 경찰의 폭행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흑인 참전용사 Issac Woodard Jr.의 이야기를 다룬 Orson Welles Commentary1946년 에피소드를 삽입합니다. Logic이 사회적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는 래퍼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긍정과 정진의 의미를 남기고 싶었던 듯 합니다.

 

No Pressure는 완벽과는 거리가 먼 앨범입니다. 하자는 없더라도 다소 평범한 몇몇 비트들과 A2Z Perfect 같이 아이디어는 좋아도 실행에 의문이 생기는 지점도 있었습니다. 특히 A2ZNo Pressure에서 눈에 띄게 가사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알파벳을 모두 사용한다는 테마로 스킬을 과시하는 트랙이지만 주제 의식도 없었고 컨셉에 충실하느라 급급해 기본적인 문장력을 챙기지도 못한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No Pressure는 완벽하려고 노력하는 앨범이 아닙니다. 자신의 행복과 취향을 희생시키며 작업했던 Logic은 이번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 같습니다. 랩 게임에 10년 가까운 시간에 투신하면서 많은 것을 겪었고 자신을 증명하려는 강박을 버리고 본질로 돌아왔습니다. 감상을 방해하는 스케일만 비대했던 컨셉도 없고 굳이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앨범도 아닙니다. Logic은 이 앨범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직설적이고 단순하게 접근합니다.

 

빌보드 1위 아티스트의 앨범이 아닌 지하실에서 혼자 녹음하는 래퍼의 앨범 같습니다.

 

No Pressure는 교조적인 설파보다는 형식적인 재미를 챙긴 앨범입니다. Logic은 계산보다는 진심을 따랐고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이 가장 잘하던 것을 합니다. 그냥 신나게 랩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Logic이 가장 자연스럽고 듣기에도 좋았습니다.

 

No Pressure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송가입니다.

 

Best Tracks: No Pressure (Intro), Hit My Line, GP4, Celebration, Open Mic//Aquarius, Soul Food II, man I is, 5 Hooks, Heard Em Say

 

Worst Track: Perfect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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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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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9 12:15:12

의미있는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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