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상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3
  2671
Updated at 2020-08-02 22:35:02

2020 상반기 국내힙합 주요앨범 결산

앨범들은 발매일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1. IS ANYBODY OUT THERE? - DPR LIVE

2020.03.03

DPR의 등장은 한국 힙합 씬에게 '푸른 피'의 수혈과도 같았다. 신선하면서도 매끈했다. 당시부터 내놓은 음악들은 이곳에 이런 생명체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새로운 에너지를 가진 무언가가 있다고 알렸으니 다음 단계에서는 조금 더 자세하게 스스로를 알릴 필요가 있었을 터. 'IS ANYBODY OUT THERE?'은 그에 대한 대답이었다. 끊임없이 변주하는 트랙들 사이에서 잠시 다른 생각을 했다가는 그들이 이야기하려는 것들을 놓쳐버릴 것 같았다. 33분 간의 러닝타임에 집중함으로써 '거기 누구 있냐'는 물음에 답을 대신 하고 싶었다.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관에서 홀로 앉아 단편영화를 보고 있는 듯 했다. 거대한 스크린에 우주공간이 나오자, 내 몸은 붉은 극장 좌석 사이를 유영했다. 

추천트랙 : Track 10. LEGACY

 

 

 

2. 선인장화 : MALIK THE CACTUS FLOWER - DON MALIK

2020.03.06

마치 앨범의 완성형을 보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아주 치밀한 수작(Masterpiece)이었다. 지하철 안에서 듣고 있으니 몸의 중앙점까지 무언가 차오르는 듯해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멈춰놓았던 그 앨범. 사막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선인장에게 삶은 '누리는 것'보다는 '살아가는 것'에 가깝게 여겨진다. 그래서 그 선인장이 피워낸 작은 생명체는 자기 몸뚱이보다 더 크고 많은 것들을 담아낸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도록 만든 건 던말릭(Don Malik)이라는 사람이 가진 '언어'와 '정체성'이다. 그가 앨범 안에 장치해놓은 아주 작은 요소들 하나하나에도 저마다의 존재이유가 있었다. 이렇게나마 그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 감사하다.

추천트랙: Track 9. 전염 (Til Infinity) 

 

 

 

3. PEOPLE - CODE KUNST

2020.04.02

코드 쿤스트(CODE KUNST)의 앨범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면 괜시리 마음이 든든해진다. 플레이리스트가 새 식구들로 채워질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그만큼 그는 '믿고 듣는 아티스트'이다. 이번 4집의 이름은 'PEOPLE'. 열여섯 개의 곡에 이르면서도 잃어버리지 않는 유기성과 잔잔한 물결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듯한 코드 쿤스트 특유의 느낌은 언제나 우리를 편안하게 만든다. 매일 아침이면, 무의식적으로 구두를 구겨신고 현관을 나서는 생(生)들이 놓치고 살았던 것들을 '조성우'가 짚어낸다. 아스라이 사라질 꽃의 잎사귀들이, 이제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음악으로써 승화했다. 코드 쿤스트는 이를 이루어 낸 장본인이다. 

추천트랙: Track 7. Set me Free (Feat. Loopy, Jvcki Wai) 

 

 

 

4. DETOX - BILL STAX

2020.04.08

바스코(VASCO)에서 빌 스택스(BILL STAX)로 과감하게 이름을 바꿨듯이, 이번에도 빌 스택스는 '이쯤하면 됐다'는 말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Side A : SATIVA'의 카세트 테이프 버튼이 눌리면서 방 안이 뿌연 연기로 가득 찼다. 금세 사라지는 '연기'를 수단삼아 메세지를 명징하게 표현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자꾸만 현실성을 착각하게 만드는 음악들이었다. 거울이 깨지면 조각들을 버려내고 새 거울을 들이지만, 그는 조각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키고 전시했다. 자연스레 자신의 다음 작품을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이제 그는 작은 몸짓으로도 수백, 수천 개의 눈동자를 움직인다. '섭이아빠'의 멋스러운 넥스트 스텝을 기대한다.

추천트랙: Track 11. Price Tag 

 

 

 

5. FOUNDER - Deepflow

2020.04.13

'양화'와 비교하지 않게 된다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류상구' 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바이오리듬을 아무런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우려들은 전부 기우였다. 딥플로우(Deepflow)는 '세상에 내어놓기 위함'보다는 '나 자신에게 들려줄' 음악을 한 듯이 보였다. 아주 매끄럽게 다듬거나, 끝없는 여과를 통해 정제수를 만드려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욱 클래식이었고 깊숙했다. 딥플로우는 부서질지도 모르는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숨죽이며 조심스레 들어냈고, 트랙 위에 내려놓았다. '마포세무서 민원봉사실' 안에서 서류더미를 쥐고 서있는 그의 뒷모습이 눈 앞에 있는 것마냥 선하다.

추천트랙: Track 5. 대중문화예술기획업 

 

 


6. BEIGE 0.5 - Kid Milli

2020.04.17

키드밀리(Kid Milli)는 음악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에 있어서 독보적인 아티스트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매 순간 다른 감정상태를 깊이 들여다보고 그려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키드밀리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감정의 면면들을 관찰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번 'BEIGE 0.5' 또한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감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드러냈기에 호불호가 갈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키드밀리의 실력의 하향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력의 전제 아래에서 다양한 자신의 페르소나를 보여주려는 키드밀리의 다음 움직임을 기대하게 된다. 

추천트랙: Track 6. Timmy Holiday (Feat. Paul Blanco) 

 

 

 

7. X - pH-1

2020.05.08

식케이(Sik-K)의 앨범이 자신이 '잘하는 것'에 대한 증명이었다면, pH-1의 'X'는 '보여주지 않던 것'에 대한 증명이었다. 무언가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들은 항상 매섭고도 견고하다. 앨범의 컬러가 파란색인 이유도 주황색의 반대되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본인이 직접 말했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들이 탄탄한 래핑을 만나서 앨범 전체를 휘어잡았다. 매번 해오던 것들과 상반되는 시도를 한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얼룩'이 되거나, '상징'이 되거나. 따라서 그러한 시도의 이행은 향후 쏟아질 평가에 대한 각오를 마쳤다는 'OKAY' 사인이기도 하다. 마지막 트랙을 듣고나서 드는 생각은 단 하나다. 왜 앨범의 부제가 'THE WORST MIXTAPE' 인가.

추천트랙: Track 4. BLAME MY CIRCLE (feat. JUSTHIS, Owen) 

 

 

 

8. Undercover Angel - Swervy

2020.05.24

단순한 '신예의 강렬한 데뷔앨범' 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쉽다. 문장 앞에다 자꾸만 무언가 수식을 붙여주고 싶다. 누군가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그늘을 드리운다고 했다. 스월비(Swervy)의 '그림자'를 온전히 바라보고, 느껴볼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 급격한 상승과 하강이 반복되는 '감정의 두근거림'이 스월비의 앨범 전체를 관통했다. 그러한 트랙들 한 곡 한 곡이 모이니 자연스레 '몽환과 각성의 순환'을 자아냈다. 열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파랑(Blue)'이 끝날 때쯤이면 무언가를 쥐고 있던 마냥 손끝에 들어가 있던 힘이 풀린다. 스월비의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추천트랙: Track 6. Trapped in the Drum (Feat. JUSTHIS)

 

 

 

9. HEADLINER - Sik-K

2020.06.11

이제는 당당하게 허슬러의 대열에 합류한 식케이(Sik-K)의 두 번째 정규. 앨범 제목이기도 한 '헤드라이너(HEADLINER)'는 해당 공연의 메인 아티스트를 칭한다. 1번 트랙 'DARLING'부터 차례차례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아티스트 '권민식'의 진솔한 자전(自傳)을 기대하고 있던 팬들이라면 조금은 아쉬워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이번 식케이의 앨범은 그가 한국의 음악공간 안에서 가장 '세련된' 음악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실하게 입증시켰다. 이 또한 그의 성장과정. 준비된 때가 오면, 식케이는 자신만의 언어로 서사를 풀어보일 것이다. 그 때까지 느긋하게 그의 음악을 들으며 고개를 움직여보자.

추천트랙: Track 5. TOO PICKY

 

 


10. NEO CHRISTIAN - BewhY, Simba Zawadi

2020.06.15

종교적 서사가 담긴 작업물임에도, 사운드에 먼저 매료되었다. 사실상 이 앨범이 어느 장르로 분류되어야 하는가와 같은 논쟁은 불필요하다. 그러한 소모를 유지하기에는 트랙들 하나하나가 다시 음미하고 싶은 '웰메이드'이기 때문이다. 가스펠 혹은 크리스천이라는 주제가 전면에 나서서 앨범을 이끌어 나간 적은 씬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획기적인 시도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비와이(BewhY)와 심바 자와디(Simba Zawadi)는 리스펙트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그렇게 '종교와 신앙'이라는 택(Tag)을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부분을 동시적으로 충족시켰다는 생각을 맴돌게 한다.

추천트랙: Track 2. 힘

 

 


 

이외의 들어보면 좋을 주요 앨범들

  • 4 - 펜토(PENTO) / 2020.06.28

    추천트랙: Track 6. raw forever (Feat. Kim Ximya)

 

  • 심현보 - 디보(Dbo) / 2020.06.18 

    추천트랙: Track 13. Done With You (Feat. CokeJazz)

 

  • DPR ARCHIVES - DPR LIVE, DPR IAN, DPR CREAM / 2020.06.18 

    추천트랙: Track 4. our last dream

 

  • 소년챔프 - 김농밀(오담률) / 2020.06.05 

    추천트랙: Track 6. 브레쓰 (Feat. BILL STAX)

 

  • BIPOLAR - 창모(CHANGMO), 폴 블랑코(Paul Blanco) / 2020.06.03

    추천트랙: Track 5. BEBE

 

  • NEVERLAND - 이로한(Rohann) / 2020.05.19 

    추천트랙: Track 1. 도금 (Feat. DJ Wreckx)

 

  • 500000 - 레디(Reddy) / 2020.05.17 

    추천트랙: Track 8. 수면 위 (The Surface)

 

  • Ghetto Kids - 호미들 / 2020.05.15 

    추천트랙: Track 6. 사이렌

 

  • 2MONTHS - 웨이체드(Way Ched) / 2020.05.05 

    추천트랙: Track 2. REC (Feat. 쿠기(Coogie), The Quiett)

 

  • NO FEAR - 루피(Loopy) / 2020.04.29 

    추천트랙: Track 5. GO! SHOPPING! (Feat. PH-1)

 

  • TOYSTORY2 - 릴러말즈(Leellamarz), 토일(TOIL) / 2020.04.21 

    추천트랙: Track 6. 아가씨 (Feat. ZENE THE ZILLA, 머쉬베놈)

 

  • BARTOON 24 - 안병웅 / 2020.04.13 

    추천트랙: Track 2. Click Clack (Feat. Chillin Homie, 딥플로우, 사이먼 도미닉)

 

  • THUNDERBIRD MOTEL - 지올 팍(Zior Park) / 2020.03.30 

    추천트랙: Track 2. TOMORROW

 

  • UP! - 쿠기(Coogie) / 2020.03.29 

    추천트랙: Track 9. NONO (Feat. Dive In Purple)

 

  • 원기옥 - 한요한 / 2020.03.28 

    추천트랙: Track 1. 400km (Feat. Kid Milli)

 

  • Officially OG - 식케이(Sik-K) / 2020.03.24 

    추천트랙: Track 2. NO HOOK (Feat. Paloalto & The Quiett)

 

  • u n u - 나플라(nafla) / 2020.01.06, 2020.03.24 

    추천트랙: Track 1. 아이스 커피 (ice coffee)

 

  • Rap Legend 2 - 수퍼비(SUPERBEE) / 2020.03.13 

    추천트랙: Track 3. MUD BOY

 

  • drugonline - 언오피셜보이(Unofficialboyy) / 2020.03.13 

    추천트랙: Track 6. 

 

  •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 - JJK / 2020.03.11 

    추천트랙: Track 5. 웃어! (Feat. ACACY)

 

  • FLAME - 블랭(BLNK) / 2020.03.05

    추천트랙: Track 5. Rollercoaster Ride (Feat. 넉살, 염따)

 

  • Upgrade IV - 스윙스(Swings) / 2020.03.04 

    추천트랙: Track 10. 라익 어 복서

 

  • Please Wipe My Versace Tears Away Without Gloves - Yammo / 2020.02.12 

    추천트랙: Track 5. We Don’t Exist

 

  • 20 Acapellas - 버벌진트(VerbalJint) / 2020.02.07 

    추천트랙: Track 17. VJ in 3월의 업무보고 (BPM110)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 2020.02.09 

    추천트랙: Track 1. Rockstar!

 

  • Silence of the REM - 해쉬 스완(Hash Swan) / 2020.02.05 

    추천트랙: Track 2. IlovedyouevenwhenIsmoked

 

  • 기린 - 뱃사공 / 2020.01.16 

    추천트랙: Track 6. 다와가

 

 

당신이 생각하는 올해 상반기 주요앨범은 무엇인가요?

 

 

2020 상반기 주요앨범 추천트랙 플레이리스트

멜론(Melon) :  | http://kko.to/…  

유튜브(Youtube) :  | https://url.kr/…  


본 주요앨범들은 담당에디터와 힙합플레이야 에디터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선정했습니다.

기획 및 작성 : Studio (csi0120@hiphopplaya.com)

 

 

    1
    Comment
    2020-08-02 21:17:51

    올 상반기 진짜 치열했죠.
    그렇다해도 저 리스트에 jjk와 수퍼비가 없다니..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