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인터뷰] 빈첸, 유사인간이 우울함을 이겨내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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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29 20:43:45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빈첸이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반갑습니다.

 

Q. <유사인간> 첫 번째 정규앨범 발매하셨습니다.

네. 어제 7월 9일 6시에 발매가 됐습니다.

 

 

Q. 기분이 어떠신가요?

기분이요? 그냥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Q. 어떤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나요?

저도 그런 피드백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오토튠에 과한 활용도나, 오토튠을 조금 많이 사용했다고 하고요. 믹싱도 일부로 많이 wet 하게 만진 게 있어서, 전단력이 많이 뭉개져서 좀 걱정이 됐는데, 역시나 그런 피드백을 주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Q. 오토튠이나 믹싱 같은 부분에서 오히려 사운드랑 같이 섞여서 잘 어울리게 된 것들도 있는데, 그런 사운드를 의도한 것들이 있다면?

제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일부러 과하게 만진 것도 있고, 좀 wet 한 음악을 즐겨 듣기도 해서 그런 식으로 많이 만졌던 것 같아요.

 

Q. 2000년대 초에 유행했던 이모코어 밴드 느낌을 살린 건가요?

딱히 이모라는 장르를 들으면서 (작업) 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아요.

 

Q. <유사인간>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진 트랙이 있다면?

제일 먼저 만든 게 아마도 ‘불시착’ 일 거에요, 1번 트랙이었던 것 같아요.

 

Q. 이게 의도한 건 아닌데 1번 트랙이 된 거네요?

초안에 엄청 구성했는데, 계속 구성을 하다가 그게 1번 트랙에 오면 잘 잡히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쭉 만들었던 것 같아요.

 

Q. 혹시 ‘불시착’을 만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 있나요, 이걸 1번 트랙으로 해야겠다고 하게 된?

원래 ‘불시착’이라는 제목을 무조건 1번으로 해야겠다 했어요. 근데 가사가 안 나오던 와중에 갑자기 삘이 온 날에 쓴 거에요. 원래 생각하던 제목이랑 내용이 딱 나와줬을 때 만들어졌어요.

 

Q. ‘불시착’이라는 노래를 1번으로 하기에는 조금 우울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 앨범을 대표한다고 생각을 하신 건가요?

네, 컨셉트를 잡고 한 건 아니지만 <유사인간>이라는 제목과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서 그냥 1번에 박기로 했어요.

 

Q. '유사 인간'이라는 말이 되게 자주 나오는데, 어떤 뜻인가요?

뜻은 듣는 사람이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은데, 제가 왜 '유사 인간'이라고 자칭을 했냐면 그 당시에는 인간이라는 종이 너무 싫었어요. 인간이 느끼는 감정도 싫었고, 인간이란 종 자체를 혐오해서. 근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는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유사 인간'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아요.

 

Q. 유사와 명사를 쓰게 되면 어떤 것을 조금 높이는, 가령 물고기보고 유사 인간 갔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낮출 때 “인간도 아닌 것 같다” 이렇게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럼 스스로를 낮추는 의미로 쓴 건가요?

그냥 유사한데 뭐가 더 높고 낮다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쓴 명사에는.

 

Q. 겉도는 느낌인 거군요, 인간의 범주에서?

사실 제목 <유사인간>을 Os Noma라고 같이 하는 프로듀서가 있는데, 그 형이 제목을 상당히 막 보내주는데 그중에 하나가 <유사인간>이었어요. 그 비트는 아니지만, 단어가 와닿더라고요, 저한테.

 

Q. 혹시 다른 제목 후보 어떤 게 있었어요?

무슨 버거 먹고 싶다, 제로제로, 이런 거요.

 

Q. 이번에는 시청자가 주신 질문인데, MBTI 검사해 보셨나요? 유형이 어떠신가요?

저는 INTP가 나왔던 것 같아요. 아이디어 뱅크형인가, 근데 신기하게 주변에 음악 하는 사람들이 그 영어 4개 중에 최소 한두 개는 무조건 겹치더라고요.

 

Q. 앨범 커버는 어떤 내용인가요?

과거형의 인류가 미래도시에 가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되게 모순적인 게 많거든요, 앨범 노래도 그렇고 커버도 그렇고. 사실 아예 반나체로 찍고 싶었어요 실루엣처럼, 근데 거기가 반나체로 있기엔 조금 그런 장소라 그렇게 갔는데, 진짜 ‘불시착’을 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Q. 반나체로 했으면 많은 화제가 됐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복근만 보여줬을 뿐인데도 되게 화제가 됐잖아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잘 모르겠어요.

 

Q. 공개하게 된 이유가 내면이나 민낯을 보여주려는 거였나요?

우리가 지금 인간을 생각하면 이런 도시에 살고있는, 옷을 걸치고 있는 인간을 생각하잖아요. 저한테 인간이라고 하면 인간 그 종 자체를 생각하게 돼서 그런 느낌을 더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유사 인간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옛날에는 맨몸의 인류였으니까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Q. 이것도 시청자분 질문인데, 표지를 촬영한 위치가 어디쯤인가요?

 서울로 위쪽이었어요.

 

Q. 이건 프로듀서 판다곰님의 질문인데, “즐거우셨는지?”라고 질문이 왔어요.

네, 엄청 즐거웠습니다. 매일 즐겁게 녹음하고, 판다곰 형이랑 저랑 둘 다 술을 좋아해서, 다음 날 일어나면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많아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Q. <유사인간>이라는 앨범 자체에 슬픈 노래들이 많은데 즐겁게 작업하셨다고 했잖아요. 힘들게 꾸역꾸역 만들었다 하는 트랙이 있나요? 저는 들으면서도 되게 힘들었다고 느껴졌거든요.

즐거웠다는 것이 안 우울했다는게 아니라 억지로 한 게 없어요. 억지로 한 게 없어서 즐거웠고, 왜냐면 하고 싶은 일이니까, 좋아하는 일이니까 즐거웠고 진짜 억지로 만든 노래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억지로 만드는 순간부터 가공이 된 거지 제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억지로 한 건 없어요.

 

Q. 빈첸님이 곡을 많이 발표하시는 편에 속하시는 것 같은데, 어쩌다 이번 거는 정규앨범으로 발매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신 건가요?

정규앨범 한 장쯤 만들고 싶었고, <유사인간>이라는 타이틀도 꽂혔고, 그래서 만들게 된 것 같아요.  

 

Q. 전에 팬분들한테 하셨던 얘기인 것 같은데, <유사인간>을 만들고 나서부터는 우울한 얘기, 슬픈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의도인가요?

우울한 감정 상태의 노래는 만들 만큼 만들었다고 보고요. 그리고 사실 요즘 컨디션이 좋아져서 마음공부, 부양을 조금 하고 와서 괜찮아진 상태라. 그런걸 알게 모르게 엄청 공부했거든요 근데 내가 느낀 걸 가사로 적고 나서 들려주면 힘들어하는 팬들도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제는 메시지를 좀 더 주고 싶어요, 위로만 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어떻다, 이런 게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느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다음 거 만들면서.

 

Q. 질문을 보면 위로를 받는 팬들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거의 수천 개 왔었는데, 고맙다고 인도네시아에서부터. 그런 팬들 보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시는 편인가요?

그런 글들을 보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한테 좋은 영향을 준거니까, 내가 잘하고 있구나, 감사하고 감사한 삶이라는 생각을 하죠. 

 

Q. 우울함과 관련된 질문이 너무 많은데, 우울함이란 어떤 거라고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이걸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우울함은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환상인 것 같아요, 눈에 안 보이는 것들. 눈앞에 우울함이란 게 보이지는 않잖아요, 어떤 상황으로 인해 우울해지는 거지. 근데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요, 지금은. 그래서 지금 제 눈앞에 우울해할 게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그런 마음가짐을 강하게 먹고 살았던 것 같아요. 정말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앨범 만들 때만 해도 약 맨날 먹고, 술 맨날 먹고, 기억나가고, 너무 싫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아까웠어요. “나는 그렇게 상처받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 왜 힘들어하고 있지?”싶은 마음이 커서, 마음 독하게 먹고 잘 버텼던 것 같아요.

 

Q. 타이틀곡 선정이 되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 ‘i’라는 곡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타이틀 선정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3~4곡 중에 고민을 많이 하다가 아무래도 다 우울함이 섞인 노래들인데 ‘i’라는 노래는 그나마 제일 밝은 편의 노래이고, 다음 저의 무드랑도 잘 이어질 것 같고. 제 개인적인 대중성이라는 기준에서 제일 부합되는 곡이라고 생각도 했었고요.

 

Q. 어떻게 보면 빈첸님이 제일 들려주고 싶은 노래이기도 하겠네요?

그렇긴 하죠. 처음으로 부모님께 쓴 노래라 저한테는 뜻깊고, 제가 음악을 3~4년 했는데 만들면서 엄마 아빠한테 들려준 적이 한 번도 없단 말이에요. 근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가녹을 따자마자 보내서 의미 있는 곡이에요, 저한테. 처음인데 되게 좋아해 주셔서 좋았어요.

 

Q. 만타가 앨범에도 박혀있고 프로필 사진이나 인터뷰에서도 많이 얘기 나오잖아요. 만타가 좋은 이유는 뭔가요? 귀여워서?

그냥 너무 아름답다 해야 되나. 되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인간들이 걔를 보고 싶어서 다이빙을 해서 서식지까지 가도 못 보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더라고요. 되게 보기가 힘든, 만나기가 힘든 그런 점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Q. 이번에 시청자분이 주신 질문인데, 만타와 반대되는 해양동물이 있다면 뭘까요? 저도 질문을 보고 조금 놀랐어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반대되는 애는 없는 것 같아요.

 

Q. 이거는 프로듀싱 얘기인데, 기타를 연주하시잖아요. 그럼 곡을 만드는데도 기타를 직접 연주하고 그러시나요?

그런 게 있고 아닌 게 있어요. 제가 기타를 먼저 치고 가사를 쓰고 그걸 편곡을 하는거랑 비트에 기타가 이미 있는 상태로 오는 게 있는데, 이번에는 거의 다 그랬던 것 같아요. 먼저 기타를 찍어서 보내주셨어요. 그걸 라이브용으로 세션 분들 불러서 연습하고 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치면서 하고 싶어서.

 

Q. ‘Prod by. VINXEN’ 이렇게 쓰여 있는 곡을 언젠가는 기대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하겠죠, 근데 지금은 한번 배우다가 접었는데 프로듀싱이 저랑 안 맞는 것 같아서, 어려워서 포기를 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다시 한번 생각이 나면 공부를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Q. 혹시 프로듀싱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어떤 건가요?

사실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거죠, 비트 구하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마음에 맞는, 가사 잘 나올만한 비트 찾는 게 진짜 어려운 것 같아서, 내가 어느 정도 찍을 줄 알면 가사도 더 나랑 잘 맞게 쓰이지 않을까 해서요. 당연히 배우면 좋은 것 같아요, 안 좋을 거 하나 없죠.

 

Q. <MANTA BIPOLAR 2> 얘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하나 봐요. 질문이 되게 많더라고요.

사클을 제가 열심히 하는 편인데, 믹스테이프를 작년에 낸 게 파트 1이고요. 파트 2를 내려고 했는데 별로 마음에 들게 안 나오다가 <유사인간> 작업이 시작돼버려서 무기한 연기가 되서 아직은 생각이 없어요. 사실 3곡 정도 있는데 더 하고 싶지는 않아서. 엄청 가볍게 만드는 거거든요, 번개 곡 때리듯이.

 

[MANTA BIPOLAR (PART 1) 링크]: 

 

Q. 다음 노래나 앨범을 통해서 무드를 바꾼다고 하면 댄스음악이나 그런 밝은 쪽으로 가는 건가요?

사운드는 어떻게 나올지 아직 모르겠어요. 요새 음악 공부하는 것처럼 엄청 찾아 듣고 그럴 때도 있어서, 사운드도 더 다채롭게 해보고 싶어요. 딥 하우스 같은 것도 만져보고 싶고, 아직 사운드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Q. 요새 이런 거까지 듣고 있다 하는 아티스트?

다프트 펑크 많이 듣고, 오아시스랑 너바나랑, 옛날 노래 많이 듣는 것 같아요.

 

Q. 이런 질문이 많이 나왔는데,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제가 저한테 마음에 안드는 것 중 하나인데, 제가 뭘 시청하는 걸 못해요, 집중력이 없어서. 혼자 넷플릭스 보고 싶어서 봐도 1화의 반도 못 보고 꺼버리고 그래서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 아직 제 마음속 베스트 1위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남아있어요.

 

Q. 의외로 좋은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유사인간>이라는 제목에서 이분은 유추한 질문인 것 같아요. 인간으로서 제일 포기하기 힘들었던 것? 제일 버리기 힘들었던 것은?

저는 뭘 버린 건 없어요. 부정한 거지, 버렸던 건 없어요. 저는 버린 게 아니라 봤는데 못 본 척하고, 있는데 없는 척하고.

 

Q. 작업을 할 때 작업을 하려고 해서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어쩌다가 하게 되는 편인가요? 

억지로 붙잡고 있지는 않는데, 일단 작업실 들어가서 앉는 거는 매일 해요. 하다가 안 되면 그날은 자고, 나오면 그냥 만드는 거고 그런 것 같아요.

 

Q. 작업물을 내는 시기를 보면 올해 겨울에도 뭐 하나가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 가을도 안 왔는데 겨울에 뭐 하나 내긴 해야죠. 정식으로 나올지, 사클로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Q. 사클로 공개를 많이 하시는 편인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안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저를 어느 정도 음악 하는 재미랑 인지도를 처음에 쌓아준 건 사운드 클라우드가 맞다고 보고요. 사클의 진짜 매력이,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하자마자 올릴 수 있다는 거. 그게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멜론 같은데 올리고 싶으면 믹싱하지, 마스터링하지, 앨범 날짜 잡지, 스케줄 잡지, 이러니까 감정선이 나올 때까지 많이 식는데 사운드 클라우드는 바로 낼 수 있으니까 그게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Q. 키프클랜 관련돼서는 소식이?

그저께도 한 5명 만났고, 자주 만나요, 술친구 느낌으로. 서로 음악도 많이 들려주고 하는데 음악팀이라고 보기엔 진짜 어렵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뭉쳐서 팀 단위로 키프 단위로 한 건 없으니까, 잊고 계셔도 될 것 같아요. 개인별로만 응원해주시고 팀 적으로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Q. 뮤비 촬영은 어떠셨나요?

상당히 재밌게 찍었어요. ‘i’라는 타이틀곡 뮤비를, 노래를 듣고서 감독님이 짜주셨더라고요. 곡이랑 아예 상관없게 짜주셨는데 재밌겠다 싶어서 찍었어요. 아침에 가서 밤에 끝났어요, 하루 정도.

 

Q. 질문 3개 정도 골라주시면 될 것 같아요.

‘버드나무’라는 곡은 내실 생각 없냐는 (질문이) 있는데, 제가 콘서트 한정으로만 불렀던 노래들이 꽤 있는데 그런 거는 아직 발매계획은 따로 안 잡았습니다. 발매하기는 아직은 허전한 느낌이 있어서, 어쿠스틱 기타만 깔아놓고 부른 노래들이거든요. 추후에 마음에 들면 편곡 작업을 해서 발매하지 않을까 싶네요.

왜 안 늙어요? 엄청 늙었는데. 나이 뿐만 아니라 얼굴도 많이 삭았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다이어트 얘기가 많네요. 저는 그냥 안 먹었던 것 같아요. 헬스도 친구 따라 이틀 나가고 안가고, 집에서 깨작깨작했던 것 같아요. 네,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Q. 고양이들이랑 살고 나서부터 표정이 더 밝아지신 것 같은데, 스트레스가 풀리는군요.

아니요, 그러진 않아요. 풀릴 땐 진짜 잘 풀리게 해주는데, 쌓을 때는 정말 잘 쌓아주는 것 같아요. 간신히 잠에 들겠다 싶으면 배를 딱 세게 밟고 지나가던 거 그런 게 많아서, 어쩔 수 없죠. 너무 귀여우니까 봐줘야 하는 것 같아요.

 

Q. 아, 겨털 제모한 건가요? 많이 아픈가요라는 (질문이) 있는데, 제가 충격 고백할게 하나 있는데요. 제가 여기만 안나요. 태어나서 한 번도 여기 나본 적이 없어요.

진짜 충격적인데요, 털이 없는 래퍼가 있다.

 

Q. <유사인간> 앨범 만드는데 몇 년 걸렸나요? 원래는 이번 년도 초에 발매할 생각이었는데, 조금 공을 들이고 해서 최종적으로 1년 조금 더 걸린 것 같아요.

 

Q. 다른 앨범이랑 같이 작업한 시기도 겹치는 게 있겠네요?

네, 가사 다 쓰고나서 5월부터 다른 거 만들고 있었어요.

 

Q. 해외 팬분들 많으시더라고요. 해외 콘서트 일정은 없나요?

아직은, 네. 한 번도 안 해봤고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시국도 시국이고, 그전에도 아직 생각은 안 해봤어요.

 

Q. 전에 콘서트 했을 때 인원수가 많았던 걸로 아는데, 이번에는 못 하게 돼서 아쉬울 것 같아요. 그래도 앨범은 많이 예약된 걸로 알고 있는데. 지난 앨범들보다 많이 된 편인가요?

네, 많이 아쉽긴 하죠. 예약은 생각보다 엄청 많이 해주셔서. 지난 앨범이 잘 기억이 안 나요, 고등래퍼 끝나고 거의 2년이 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이번에는 2,500장을 예약판매로 풀었는데, 안 팔리겠지 하고 있었는데 주문만 3,500장이 들어와서 더 찍었습니다. 1,000장도 안 나갈 줄 알았거든요, 당연히. 근데 그렇게 되더라고요. 감사합니다.

 

Q. 고등래퍼때 팬이었던 고등학생분들도 이제는 성인이 됐을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고등래퍼때 학교를 다녔다면 고3이니까.

 

Q. 이 앨범 이후 자신의 변화와 앞으로의 다짐이라고 (질문) 해주셨는데. 일단은 튠을 거의 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생 톤을 더 탄탄하게 키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단력도 그렇고 불편해하는 분들도 많고, 저도 쓸 만큼 쓴 것 같아서, 기대해주세요.

 

Q. 어떤 분들은 목소리가 콤플렉스라는 얘기하시잖아요. 혹시 콤플렉스에 가까우신가요? 오히려 발음 쪽에서 그런 콤플렉스를 느끼셨나요?

<유사인간> 만들 때까지는 제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어요. 발음도 일부러 흘린 노래들이 이번에 좀 많은데, 그것도 똑같아요. 흘릴 만큼 흘렸으니까 이제 또박또박하게도 해보자.

 

Q. 질문 중에 어이없었던 것 중의 하나가, 추임새 중에 “아야”라고 하는 게 있잖아요, 그게 마음속에 아픔을 의미한다는.

아, “에이야”라고 하는 건데요, 시그니처 사운드라 믹싱할 때 그걸로 제일 많이 싸워요, 믹싱하는 형이랑. 그걸 넣어야 하나 빼야 하나 갖고 많이 싸워요.

 

Q. 앨범이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있는데, 심해 같은 색깔들이 비슷한 거 같은데 의도한 게 있나요?

진파란색을 많이 주고 싶었어요. 커버도 되게 파랑파랑한 느낌으로 가고 그랬던 것 같아요.

 

Q. 이번에 MD 나왔나요?

MD는 따로 안 나오는데, 앨범 안에 제가 만든 캐릭터 스티커랑 포토카드.

 

Q. 공연 왜 안 해주세요? 하면 큰일 납니다. 이번 앨범 최애곡 질문도 많은데요, 저는 ‘광대’라는 트랙이 최애곡입니다.

 

Q. 만들면서부터 그랬나요? 아니면 후에 만들고 나서부터.

광대는 만들 때부터 그랬는데, 다 완성이 되고서 들어봐도, 저는 14곡의 가사를 쓸 때 저의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들었을 때는 그게 제일 아팠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들어도.

 

Q. 다음 정규앨범은 언제 내실 생각인가요라고 하는데,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음에 안 들면. 제목은 못 정했고 곡은 많이 쌓아놨는데, 다채로운 맛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바이브랑 스타일이 바뀐 게 처음이라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은 확신이 없어요.

 

Q. 커리어 전체에서 첫 시도인가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느린 걸 제가 거의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느린 걸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똑같은 거 할 수는 없으니까.

 

Q. 가사 쓰실 때 어떤 기분과 생각이 드시느냐고 하는데, 사실 이번 앨범 노래들은 작사 도중에 운 트랙이 진짜 많거든요. 가사 메모장에다 힘들다고 말 못한 거 찡찡되는 느낌인데 그러다가 갑자기 터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썼어요, 찡찡되다가.

 

Q. 혹시 <유사인간>을 대표하는 가사가 있나요? 이 앨범을 상징하는 것 같다, 아니면 제일 좋아하는 가사 있나요?

‘바래’라는 노래의 2절이 좀 많이 생각난 것 같아요. ‘바래’가 <유사인간> 곡 중에는 제일 늦게 만든 노래거든요, 근데 2절 쓸 때 부정적인 감정이랑 싸울 때 쓴 가사라 좀 와닿았던 것 같아요. 다른 노래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억눌린 상태였는데 그때는 싸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던 때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Q. 음악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사람들한테 영향을 끼치잖아요, 그럼 책임감을 많이 느끼시나요?

책임감은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부터 의식하게 될 것 같고, 의식을 하게 되면 가사가 안 나올 것 같아요. 그냥 내 일기장인데 너네가 듣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영향받고 싶으면 받고, 그냥 그런 것 같아요. 일기장을 열어놓은 것 같아요.

 

Q. 자기 직업이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닌데 불안하지는 않았나요? 저도 근자감이 엄청났어요. 17살 때부터 근자감에 가득 차서 그냥 했던 것 같아요. 뭔가 될 거 같은 거에요, 그래서 그냥 했어요. 많이 했어요, 열심히 했어요.

 

Q. 노래 보면 술 마시고 울면서 아빠한테 안되면 죽을 거라는 얘기를 했다고.

그런 적도 있죠. 방송 나가기 전까지 부모님이 상당히 걱정을 많이 하셨으니까, 음악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고. 부모님이 되게 걱정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니까 반대를 하지는 않으셨는데.

 

Q. 일리네어가 해체했잖아요. 그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나요?

당연히 아쉽긴 아쉬운데,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3인 체로 시작해서 정상 찍어버리고 각개전투를 한다는 게 멋있는 것 같아요. 집 앞에 인천 페스티벌에 도끼, 더콰가 왔었어요, 근데 그게 성인만 (입장할 수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뒷문으로 들어가서 그렇게까지 해서 봤어요. 그때 당시에 도끼 형님이 입고 있던 잠바를 던졌는데 그거 갖고 엄청 싸웠어요, 앞에 분들이 서로 자기 것이라고 엄청 싸우더라고요.

 

Q. 아까 3~4곡 정도 타이틀 (후보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뭐가 있었나요?

‘바래’랑 ‘BLIND’랑 ‘광대’도 있었어요.

 

Q. ‘바래’가 약간 숨은 꿀 트랙이군요. 멜론 댓글에도 이게 타이틀곡이었어야 한다는 댓글이 많거든요.

저한테 별로 관심 없는데 이름은 들어본 분들이 “아, 얘 앨범 나왔네, 타이틀 들어봐야지” 했을 때 또 우울한 노래를 보이기 싫었거든요. 왜냐면 저 같으면 안 들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이런 노래한다고 더이상 안 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나마 다른 노래를 선정한 거죠.

 

Q. 바이폴라 상태 중에 제일 무서운 상태 아닌가요, 업된 상태가?

그렇죠,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까.

 

Q.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밴드 곡을 만들고 싶고, 딥 하우스 해보고 싶고, 춤도 사실 배워보고 싶어요. 음악이랑 몸이랑 맞닿는 게 멋있더라고요, 근데 일단 음악을 잘해야죠. 주변에서 다들 놀라더라고요, 춤 배우고 싶다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해보려고요.

 

Q. <유사인간>에서 빠져서 아쉬웠던 곡 있을까요?

빠져서 아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빠질만해서 뺀 것 같아요. 원래는 17곡 예정이었고 누락 곡 포함하면 19곡인가 그런데, 17개 너무 많은 것 같아서 14개로 줄인 건데 다 이유가 있어요. 어디 넣어도 내 기준에서 이상하고, 맥락을 방해하거나 메시지가 긍정적이거나 하면 버렸거든요, 뜬금없는 게 많은 것 같아서. 최대한 연결되게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아마 8번, 12번 그쯤에서 루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Q. ‘회고록’이 빌리 아일리시 곡에서 영향을 받으셨는지라고 해주셨는데, 저도 그 노래를 킬링벌스 하고 나서 댓글 보고 알아서. 신기했어요.

 

Q. 지금 대학교에 다니려고 준비 중이에요? 아직은.

 

Q. 여기서 마지막 질문을 하자면, <병풍> 때랑 <유사인간> 때랑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사운드 적으로는 상당히 더 완성도가 쌓인 동시에, 낡은 것에 매력은 <병풍>보다 많이 떨어진 앨범인 것 같아요. 음악적인 거 말고 사람은 당연히 너무 많이 변했으니까.

 

Q. 뻔하고 진부한 질문이기는 한데, 앞으로의 계획은?

재밌게 살기요. 최대한 재밌게 살기. 음악은 맨날 하고 있어요, 계획을 안 짜고 하는 편이라. 계획 짜면 재미가 없어요. 여행도 역시 즉흥 여행이 제맛이라고, 계획을 짜는 순간 여행이 가기 싫어져요.

 

Q. 혹시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유사인간> 나왔으니까 아직 안 들어보셨다면 많이 들어봐 주시고, 피드백도 너무 감사하고 소중히 듣겠고, 좋아해 주신 팬 여러분 너무 감사하고, 피지컬까지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도 진짜 감사하고, 도와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더 재밌게, 다채로운 음악으로 다시 돌아올 테니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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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영상 편집] 빅쇼트 (cpbigshort@hiphopplaya.com) 
[영상 촬영] 김남준 (nj@hiphopplaya.com)
[인터뷰 진행] 박준영 (joonbug@hiphopplaya.com)
[텍스트 편집] 이승연 (lsy@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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