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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로듀서 드레스가 화려한 싱글 <Hug & Kiss>로 돌아왔다. 빈틈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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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7-10 23:00:59

Dress You Up 

프로듀서 드레스가 화려한 싱글 <Hug & Kiss>로 돌아왔다. 빈틈 없이. 

 

 

 

힙플 : 드레스는 누구인가요?

DRESS : 원래 프로듀서를 꿈꾸지는 않았어요. 가수를 생각하고 음악을 시작한 사람이고, 본의 아니게 프로듀서를 하게 됐죠. 그것도 재밌긴 한데 항상 아티스트가 꿈이었고, 제가 표면적인 프론트맨이 되고 싶다는 맘이 있었어요. 그런 꿈을 꾸다가 이제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힙플 : 언제 그런 확신을 갖게 됐어요?

D : YG의 더블랙레이블에 있을 때도 음반을 준비했어요. 다만 그때는 스스로 정립이 안됐던 시기였고요. 막연히 빨리 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어요. 그러다 회사 나온 뒤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얼마 전에 트랙을 정리해보니까 완성된 곡이 마흔 트랙이나 있더라고요. 왕가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데, <중경삼림>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넌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거야?”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그 대사에 저를 대입시키게 되더라고요. 나 언제까지 앨범 만들고 있는 거지? 언제까지 준비만 하는 거지? 그 이후엔 진짜 싱글 나갈 것만 만들었어요. 내가 갖고 싶은 아이덴티티가 뭔지, 내 본질이 뭔지도 찾게 됐고요. 그러면서 싱글 제목을 (싱어송라이터 에밀 헤이니의) ‘Haynie’로 정한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프로듀서에 맞춰서 가야겠다. 

 

힙플 : 다작하는 편인가요?

D : 많이 하려고 해요. 안 그러면 불안해서.

 

힙플 : 거기서 여유를 찾지 못하면 소모되는 순간이 오죠.

D : 제가 잘 못 쉬어요. 여행도 못 가고, 가서도 일 생각만 하고. 이제는 해탈했어요. 쉬더라도 여기 스튜디오 나와서 멍 때리는 게 쉬는 거예요. 집에 누워서 TV 보는 게 아니고. 근데 제가 회사 만든 뒤에 느끼는 건데, 대표가 그렇게 생활하니까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긴 해요.

 

힙플 : 회사를 설립했나요?

D : 혼자 만든 건 아니고 공동 대표가 있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업자를 냈으니 회사가 맞긴 하지만, 회사라기보단 스튜디오 개념에 가까워요. 이름은 모굴(Mogul).

 

힙플 : 공식 발매작은 아직 싱글 <Emotion> 뿐이지만 벌써 선배의 맘으로 일하는 건가요? 

D : ‘Emotion’은 리디아 백이랑 얘기하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냈어요. 의도치 않게 음악 하는 분들이 알아줬고. 그러다 YG에 들어가서 프로듀싱을 많이 했죠. 재밌긴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번 업(Burn Up)되는 순간이 왔어요. 친구들이랑 동생들이 저를 믿고 여기 따라와준 게 고마워요. 그래서 많은 걸 준비하고 있고요.

 

힙플 : 새 싱글 <Hug & Kiss>의 인트로 격인 ’Haynie’를 듣고 떠오른 단어는 ‘욕심’이었어요.

D :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요. 내가 이 신(Scene)에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어요. 그동안 프로듀서 음반이 많이 나왔잖아요. 누구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히 제가 듣기엔 프로듀서 음반 같다는 느낌은 안 들었거든요.

 

힙플 : 그보다 가수나 래퍼들에게 줄 곡을 모은 음반처럼 들렸나요?

D : 네. 아티스트가 주인공인 느낌이었어요. 테크닉도 왜 저 정도밖에 안 되지? 이번 싱글로 한 방 먹이는 위압감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트링을 많이 쓰기도 했고.

 

 

 

힙플 : ‘Haynie’와 ‘Hug & Kiss’ 모두 비워내는 게 쿨한 시대에 그야말로 꽉 찬 노래죠.

D : 저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미니멀이 의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비우는 게 아니라 그냥 비는 거죠. 거기에 보컬이 올라가니까 비는 부분이 멜로디로 채워지는 거고. 제 이번 곡은 스케치 버전에도 현이 다 들어가 있어요.

 

힙플 :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겠다?

D : 그보다는 옷장에 옷이 걸려 있으면, 그 중에 엄청 화려한 옷을 입고 나가는 거예요. 그걸로 한 번 이목을 끌고, 언젠간 대중적 옷을 입고 나갈 생각이에요. 순서의 차이죠.

 

힙플 : 보통 반대 순서로 하지 않나요?

D : 그렇죠. 그래서 회사(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스타쉽 엑스)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원래 대중적인 곡이 한 곡 더 있었어요. 근데 그걸 과감하게 뺐죠. 대부분의 회사는 이런 경우 오케이를 안 해요.

 

 

 

힙플 : 데뷔작 ‘Emotion’의 지분이 리디아 백 절반, 드레스 절반이었다면 이번 싱글은 주인공이 명백해요. 프로듀서 음반에서는 프로듀서가 분명한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D : 네. 한국에서 나온 프로듀서 음반 중에 명반이라 생각하는 게 딱 하나 있어요. 프라이머리 형 음반. 프로듀서의 테크닉이랑 아이덴티티도 잘 드러나는데, 아티스트도 살거든요. <Hug & Kiss>는 그것보다 더 화려하게 해봐야겠다, 장기를 부려봐야겠다는 느낌으로 만든 싱글이고요. 어떤 사람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잘 나왔다고 생각해요.

 

힙플 : 프로듀서로서 어떤 보컬을 선호하나요?

D : 가사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목소리? 시대에 맞는 딕션도 중요하고.

 

힙플 : 가사를 그 사람이 쓰게 하나요?

D : 상관없어요. 가이드에서 가사나 목소리가 제 기준에 거슬리지 않으면 돼요. 프로듀서니까 트렌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트랙에도 트렌드가 있지만, 노래에도 있어요. ‘Hug & Kiss’에선 리디아 백이 맨 뒤에 나와요. 원래 1절에 들어갈 부분이 있는데, 좀 과해서 과감히 자르고 뒤로 넣은 거예요. 딕션에 관해서라면 물 흐르듯 노래하는 친구들이 좋아요.

 

힙플 : 좀 다르게 말해보자면, 내 곡에 방해가 안 되는 보컬?

D : 맞아요. 그래서 의뢰할 때부터 무조건 만나서 얘기를 해요. 제 트랙이 화려하다, 여기서 주인공은 저니까 어떻게 보면 조연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거다, 주인공이 되시려 하면 트랙이 산으로 갈 거다, 라고.

 

힙플 : 이번 싱글을 실질적인 데뷔라 여기나요?

D : 제대로 된 시작이죠. <Emotion>도 있지만, 당시엔 많은 분들이 듣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힙플 : <Hug & Kiss>는 에밀 헤이니에 대한 존경을 표한 싱글이지만, 그의 음악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을 듯해요. 드레스의 음악은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요?

D : 특정 부분을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 음악에는 그분과 다른 아시아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에밀 헤이니의 사운드를 좋아하지만, 즐겨 쓰는 코드나 무드 자체를 따라가려는 건 아니거든요. 에밀 헤이니의 사운드는 정말 미국 본토 사운드예요. 사람들이 이해 못 할 수도 있죠. 오, 영화음악 같은데?  웅장한데? 하고 끝. 제 곡엔 흔히 말하는 ‘국뽕’이 있고요.

 

힙플 : 에밀 헤이니의 음악을 거슬러 올라가면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의 이름이 있을 거예요. 드레스의 음악의 끝에는 어떤 뮤지션이 있나요?

D : 솔직히 없어요. 제가 대단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존경하는 프로듀서는 몇 명 있지만, 어떻게 보면 에밀 헤이니를 통해 시작하는 거예요. 배워나가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정리해주겠죠.

 

힙플 : 노래를 부르진 않지만 무대에 대한 생각도 하나요?

D : 제가 구상 중인 공연 콘텐츠가 하나 있어요. 예를 들어 ‘룸701’이라고 하면, 밴드 구성원이 7명인 거고 701이란 숫자 중에 1은 저를 뜻해요. 7명의 아티스트가 제 방에 들어와서 제가 맞춰준 옷을 입고 나가 공연을 한다는 뜻이에요. 보컬만 네 명일 수도 있고. 정형화된 밴드가 아닌 거죠.

 

힙플 : 거기서 드레스는 뭘 하나요?

D : 연주를 하죠. 기타든 건반이든 코러스든. 해외 라이브 영상을 많이 보고 있어요. 특이하게 하는 분들.

 

힙플 : 무대를 위한 곡이라면 <Show Me The Money 5> 당시 이미 많이 썼죠. 그런 곡을 쓰는 감각은 좀 다른가요?

D : 당시엔 무대를 생각하고 쓰진 않았어요. 들었을 때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 에 가까웠죠. 무대 연출하는 분들이랑 자이언티, 씨잼, 레디, 서출구 같은 아티스트들이 멋지게 만들어줬어요. 

 

 

힙플 : 드레스를 한 방에 널리 알리는 법은 간단할지도 몰라요. <Show Me The Money 5> YG 팀 곡 대부분에 참여한 프로듀서.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죠?

D : 그렇게 정의 내려지고 싶지 않아서요. 힙합을 좋아하지만, 음악을 힙합으로 시작한 사람도 아니고. 어쨌든 제 음악적 아이덴티티라는 게 있잖아요. 그게 힙합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음악 하는 분들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다 제가 힙합 프로듀서인 줄 알더라고요. 힙합만 할 줄 안다는 느낌? 그게 안타까웠어요.

 

힙플 : <Show Me The Money> 하면서 쓴 곡들엔 100퍼센트의 애정이 담겨있지 않나요?

D : 좀 덜한 게 있고 정말 좋아하는 곡이 있겠죠. ‘신사($insa)’란 노래를 가장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자이언 티 형이 훅을 너무 잘 써줬죠. 비트를 돋보이게. ‘아름다워(Beautiful)’에도 애정이 있고요.

 

힙플 : 이번 싱글에 굳이 장르를 붙인다면요?

D : 얼터너티브 아니면 팝이요.

 

힙플 : 둘 다 넓은 개념이네요.

D : 하나의 좁은 개념으로 정의하고 싶지 않아요.

 

힙플 : 에밀 헤이니는 흔히 말하는 ‘마칭 드럼’을 즐겨 쓰죠. 드레스는 그보다 ‘트랩 드럼’에 가까운 소리를 사용했고요. 어쨌든 힙합의 요소를 챙겨가는 구나, 생각했어요.

D : 마칭 드럼 같은 다른 드럼을 찍어본 건 맞아요. 그런데 제가 그린 멜로디에 지금 버전의 드럼이 최적이었고. 전체 방향성에서 오차 범위 이상 벗어나면 더 이상 욕심 안 부려요. 과감하게 덜어내야죠.

 

힙플 : 에밀 헤이니의 경력에서도 힙합을 빼놓을 수 없죠. 고스트페이스 킬라, 콜메가, 래퀀 같은 이른바 ‘먹통 힙합’까지 프로듀싱한 사람이니까.

D : 에밀 헤이니는 그리는 그림의 스케일이 달라요. 비슷한 이유로 맥스 마틴도 엄청 좋아해요. 맥스 마틴은 이미 워낙 유명하죠. 그런데 제 기준에선 에밀 헤이니도 팝 프로듀서에 가까워요.

 

힙플 :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게 팝인 거겠죠?

D : 이것도 저것도 잘하는데, 이건 진짜 몰랐지? 시도하는 사람들. 맥스 마틴은 백스트리트 보이즈부터 최근의 더 위켄드까지 아직도 한물 갔다는 느낌이 안 들잖아요. 저는 그런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요. 저 친구랑 작업하면 더 올라갈 수 있어, 혹은 자기가 원하는 방향성이 나올 수 있어. 둘 중 하나면 좋겠어요. 나중엔 힙합을 들고 나올 계획도 있어요. 전형적이진 않을 수 있는데, 제 기준에선 힙합이고요. 보편적인 BPM 7~80의 비트가 아니라 BPM 100 정도의 드럼이 갑자기 하우스나 신스팝으로 바뀌는 곡일 수도 있고.

힙플 : 싱글 이후 정규 음반까지 가는 과정도 이미 다 짜여 있나요?

D : 원래 정규 욕심이 많았는데, 일단 중간중간 다른 작업들이 먼저 나올 것 같아요. 지금은 다시 고려해보는 시점이에요.

 

힙플 : 벌써요?

D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거든요. 다음에 나올 싱글도 완전히 다르고. 뭔가 다시 정립해야 해요. 그래서 지금 애매한 곡은 팔기도 하고 있고요.

 

힙플 : 이미 깨버린 거네요. 무엇보다 하나의 유기적인 ‘작품’에 대한 목표가 있는 거겠죠?

D : 그것도 그렇고, 생각이 계속 바뀌어요. 지금 한국은 장르적으로 격동의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정규 음반에서 정말 빼지 말아야 할 노래를 고정해 두고, 나머지를 거기 맞춰 다시 쓰려고 해요. 카니예 웨스트의 <ye>가 발매 2주 전에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잖아요. 그렇게 해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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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 : 프로듀서로서 음악 외적 부분도 확실히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있나요?

D : 그래서 사진가, 스타일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모두 직접 접촉했어요.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대로 처음 나오는데 그만큼 노력해야죠. 회사 탓을 할 수는 없잖아요. 망해도 제 잘못이고, 잘되면 다 잘한 거고. 피곤하더라도 만나서 그 사람에게 내 생각이 정확히 전달될 때까지 얘기해야 해요. 그러면서 배우는 거죠. 나중엔 제작 욕심도 있거든요. 직접 A&R부터 해나가려고요. 그러려면 내가 많이 알아야 하고, 그만큼 부딪혀야죠. 이번에 함께 해주신 분들이 다 너무 잘하는 분들이에요. 포토그래퍼 조기석, 스타일링 맡아준 아보이, 애니메이션의 머레이크랍 전부. 자신 있어요.

 

힙플 :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이자 음악 프로듀서를 겸하는 모델을 꿈꾸는 건가요?

D : 그렇죠. 극도의 완벽주의는 아닌데, 어느 정도 제 맘에 들어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내 기준을 확실히 알아야 하고, 나를 대신할 사람이 생기면 명확하게 말해줘야 하니까.

 

 

힙플 :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을 묻는다면요?

D : 처음 YG 들어갔을 때 성공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꿈이었고. 그런데 바로 다음 꿈이 오더라고요. 차트에서의 성공. 제가 쓴 곡으로 1위를 해보고 나니까, 또 다음 꿈이 생겼어요.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허무함이 커졌고요. 공허했어요. YG에서 나왔을 때 어떻게 보면 정말 슬펐어요. 바보냐고 하는 사람도 많았고. 솔직히 후회도 했고요.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그맘때부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 내 본질이 뭘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확실한 건 딱 하나. 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이구나. 결과는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거고.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해요. 그 행복이 바로 성공이고요. 저는 지금 문을 하나 열고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 문이 아니면 다시 돌아가서 다른 문을 열고 나가면 돼요. 그게 20대에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짓이라고 믿어요. 결국 스스로 개척하고 경험하는 거죠. 

 

 

인터뷰어 : 유지성(프리랜스 에디터) - instagram.com/jesseyou

사진 : 조기석 (스타쉽 엑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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