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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한국힙합음반 초이스 50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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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09 12:08:57


글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중간에 잘려서 1,2편 각각 25개씩 나눠서 올립니다.



뱃사공 - 출항사
20150723
작년 데뷔앨범 'Change The Mood'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렸던 리짓군즈의 멤버들. 앞서 소개한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에 이어 MC 뱃사공도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몽환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전달해주는 코드 쿤스트의 앨범과는 달리 뱃사공의 정규 앨범은 지난 리짓군즈의 앨범에서도 보여준 쌈마이한 감성이 그대로 전달된다. 아무래도 뱃사공 개인의 정규앨범이니만큼 자신의 삶의 태도와 모습을 조금 더 가까운 시선에서 풀어낸다. 모든 곡에서 그만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앨범이지만 쌈마이 감성이라고 하면 어디 가지 않는 차붐과, 딥플로우까지 가세한 '순정마초'곡이 아마 뱃사공의 앨범에 내재된 풍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Doplamingo - Spectrum Range
20150724
크림빌라/하이플라이즈 소속의 프로듀서 돕플라밍고가 발매한 정규 1집. 다양한 뮤지션들이 돕플라밍고의 프로듀싱 아래에 다양한 색의 음악을 선보인다. 'Spectrum Range'라는 앨범명과는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트랜디한 성향의 비트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결을 돕플라밍고 스스로의 조절하에 잘 마무리한 모양새다. 대체적으로 씨잼이나 비와이, 오웬 오버도즈 같은 신진 MC들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띄는 앨범.



Ja Mezz - 1/4
20150811
자메즈의 랩에는 남모를 매력이 내재되어있다. 특별한 기교 없이도 발성보다는 곡 안에서 만들어지는 서사의 흐름에 힘을 실어서 인상을 남기는 방법으로 트랙을 이끌어가는데 이 부분에서 다른 뮤지션들과는 차별화되는 자메즈의 매력을 선사한다. 100세 기준으로 인생의 1/4, 즉 25살의 그가 겪은 삶과 생각을 한 장의 앨범에 담아냈다. 이번 앨범에서는 곡 간의 연계성이 상당히 이질감이 느껴지는 구간이 여럿 존재하긴 했지만 자메즈라는 뮤지션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표현한 앨범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25년 동안 그의 삶을 이뤄온 물건들을 담아낸 커버아트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Primary - [2]
20150823
여러 우여곡절 끝에 발매된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정규 2집. 여전히 프라이머리 특유의 어반한 사운드가 앨범을 채우지만 힙합보다는 잘 짜여진 구성의 팝 앨범을 듣는 느낌이 강하다. 프로덕션에서 생기는 그루브함은 최소한으로 누르고 참여하는 보컬리스트의 곡의 운용으로 각 트랙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형식이라 곡마다의 분위기도 다양하다. 퀄리티의 큰 편차 없이 개별 곡들이 밀도 있는 구성을 자랑하지만 너무도 평이한 흐름으로 인해 전체적인 인상이 그리 강하지만은 않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정기고의 '머리 세웠어'와 페어를 이루는 곡 박정현의 '네일 했어'로 이어지는 흐름이 인상적이다. 프라이머리의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정규 앨범.



행주 - Best Driver
20150825
쇼미더머니 참가자들이 방송에서 탈락한 직후 싱글이나 앨범을 발매해 그 소회를 밝히는 것이 전통이라면 전통이 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에 뒤따르는 맛은 으레 '멋'보다는 '민망함'으로 다가왔는데 행주가 발매한 EP 'Best Driver'는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리듬파워가 아닌 행주 솔로로서의 첫 앨범이라는 점, 더불어 그 안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기존에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그(들)의 이미지와는 달리 꽤나 진중했다. 스스로의 위치를 자조하면서도 그에 굴하지 않고 뭐까라는 식으로 당돌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이미지를 아는 사람들은 역으로 많이 낯설기에 무심코 흘려보낼 뻔한 앨범이지만 어쩌면 행주에게도, 나아가 리듬파워라는 그룹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앨범이었다.



E Sens - The Anecdote
20150827
영원히 못 나올 줄 알았던 그 앨범. 사실 기대치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한화 이글스 팬으로써 '설레발은 죄악'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센스의 'The Anecdote'는 설레발을 쳐도 그 값 이상을 한 희귀한 케이스였다. 오비와의 1MC 1프로듀서 체제가 빚은 일관성 있는 전개의 서사와 이를 더욱 빛내주는 빼어난 랩. 자기의 삶을 음악에 투영해서 현재 씬의 상태를 관조하고, 때론 조롱하는 그의 모습에는 이전에 느낄 수 없던 달관의 경지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더욱이 나아가 지금의 이센가 있기까지의 일들은 한 장의 음반 안에 담아내 본인의 시작과 끝을 영민하게 풀어냈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자기의 이야기를 자기만의 그루브로 체화시켜 표현하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다. 2015년 장르앨범 중 단언컨대 베스트라 할 만하다.



Verbal Jint & Sanchez - 여자
20150908
버벌진트와 산체스의 조합이 이제는 꽤나 익숙하거나, 혹은 식상하거나의 조합이긴 하지만 앨범/CD 단위의 결과물은 처음이란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앨범 제목답게 철저히 이성, 사랑을 주제로 담은 이번 EP는 버벌진트의 전체적인 주도 하에 산체스가 보컬로서의 양념을 더하는 형식의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앨범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자연스레 연결되는 흐름이 인상적이다. 다만 단점으로 꼽고 싶은 지점이 이 앨범에서 보여주고팠던 것이 버벌진트의 '음악감독으로서의 역량'...인데 VJ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채가 '여자'에서 보였는지는 고개가 갸웃하다. 그래도 깔끔하게 마감되었기에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팝-랩 앨범임엔 틀림없다.



개리 - 2002
20150921
지난 미니앨범 'Mr. Gae'에서는 비록 짧은 러닝타임이었지만 개리만이 지난 강한 색감으로 사람들에게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인상을 강렬하게 남겼다. 이번 정규 '2002'에서도 그만의 오리지널리티는 여전하다. 개리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만의 이야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만 '바람이나 좀 쐐'나 '뚝방의 꿈'과 같이 군데군데에서 다시금 엿보이는 '리쌍스러운' 전개와 화법은 전체적으로 보면 문제없어 보일지 모르나 '2002'가 지니는 오리지널리티적인 면에서는 약간 빛이 바래버리게 한 것이 아쉽다.

더불어 같은 리쌍의 멤버 길 또한 올해 말 즈음에 그만의 솔로 미니앨범 'R.O.A.D Project #1'을 발매했지만 Project#2를 기다리며 이번 리스트에서는 제했다.



Blnk-Time - Color Unique
20150921
엄청난 수작들이 범람한 한 해였지만 다르게 보면 올해는 리짓군즈의 해이기도 하다. 앞서 이야기 한 코드 쿤스트와 뱃사공의 앨범에 이어 블랭타임의 'Color Unique' 또한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랩과 보컬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만의 독특한 바이브가 앨범 전체를 메우고 있고 그것은 꽤나 흡입력있게 다가온다. 코드 쿤스트와 뱃사공이 각자의 앨범에서 뚜렷한 색채를 감겼지만 블랭타임이 이번 앨범에서 지니는 색감은 굉장히 애매하긴 하지만 이것이 그가 곡 안에서 보여주는 전개 방식과 결부되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한 점이 고무적이다. 언제나 새로운 MC들의 퀄리티 있는 앨범들은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Krucifix Kricc - Beats from the Planet
20151001
오래간만에 등장한 크루시픽스 크릭의 정규 4집. 크릭으로 다시 개명했지만 나는 아직도 어감이 좋아서 크루시픽스 크릭으로 부르니 소소한 양해를. 소수의 곡에 중간중간 약간의 변조를 거친 보컬을 활용한 구간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장치일 뿐 지난 EP, 정규앨범들과는 다르게 전곡이 인스트루멘틀로 구성되어있다. 크릭의 프로듀싱의 방향은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따뜻하면서 신비롭다. 'Planet'이라는 컨셉에 어울리게 음악을 통해서 전해지는 묘한 부유감이 매력인 앨범이다.



Creamvilla - In The Village
20151001
부산 로컬 씬 아티스트 8명(프리즈몰릭~반블랭크/로벤~, 콰이모, 익스에이러, 하이플라이즈~스케리피/돕플라밍고~, DJ티즈, 브레드)으로 이뤄진 크림빌라의 앨범. 홍대가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장르씬에서 부산 로컬씬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행보가 빛을 발했다. 절대다수의 곡들이 보컬 훅 없이 4명의 랩퍼의 verse를 정신없이 채워 넣은 앨범 안에선 그들이 바라보는 씬의 모습과 소감, 이에 맞서는 그들의 포부가 오롯이 담겨있다.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벌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얼핏 보면 난잡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프로듀서들의 조율하에 모든 멤버들의 파트가 적절히 배분된 모습은 기묘한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곡 안에서도 여러 개의 메세지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점 때문에 듣는 사람이 집중을 하는 만큼 들리는 것이 많은 앨범이다.



Evo - Green Life
20151001
하이라이트라는 걸출한 레이블을 떠난 이후 그의 새로운 모습이 빚은 정규 2집은 전작들보다 한 층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소주'의 초록색 병을 이미지 컬러로 삼은 'Green Life'는 이보가 만들어내는 음악의 결에 그의 삶을 녹여내 조화를 이뤄낸다. 이는 지난 1집에서 보여준 사회 주변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아닌, 개인에 더욱 집중해서 만들어낸 메세지의 결과이다. 랩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도 한 층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혼자서도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더욱 견고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한 작품이다. 다른 아티스트들의 피쳐링 없이 대부분의 트랙을 자기만의 목소리를 끌어다 썼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보를 가장 잘 나타내는 앨범 중 하나가 되었다.



Samuel Seo - FRAMEWORKS
20151002
서사무엘의 정규 1집이다. 랩보다는 보컬에 무게를 뒀다는 변화점이 크게 눈에 띄는데 장르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보며 결과적으로 꽤나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전작 'Welcome to My Zone'에서 느꼈다시피 서사무엘은 앨범을 하나의 큰 컨셉으로 잡고 이를 다양한 장르를 이용해 녹여낸다. 그 속에서 발현하는 그의 퍼포먼스는 랩과 보컬 모두 인상적인 지점을 남기진 않으나 이것이 전체적으로 결합되는 순간 서사무엘만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하나의 그림이 완성이 되는 것이 오묘하다. 본의 아니게 빅딜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그의 행보와 겹쳐서 이질감을 만들어냈던 이전 모습들과는 달리 고유의 독자적인 색으로 서사무엘을 완전히 정착시킨 앨범이 될 것이다.



와비사비룸 - 물질보다정신
20151007
올해 초 발매된 첫 작품 '비밀꼴라주'에 이어서 내놓은 그들의 두 번째 EP는 한 층 견고해졌다. 이번 '물질보다 정신'으로 대미를 이뤄낸 셈이다. 짱유, 제이플로우, 그리고 프로듀서 에이뤠로 이뤄진 이 생소한 그룹이 여태껏 국내 장르씬에서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함을 뽐낼 때의 강렬함은 꽤나 신선하다. 앨범의 전체적인 무드는 꽤나 느슨하고 멜랑꼴리하지만 그 안에서 빛을 발하는 두 랩퍼의 퍼포먼스는 발군이다. 간혹가다 터져 나오는 뜨악한 단어 선택으로 실소와 동시에 가져다주는 쾌감은 덤이다. 와비사비룸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체성을 확고히 한 그들의 '물질보다정신'. 2015년에 찾아낸 의외의 명작이다.




박재범(Jay Park) - WORLDWIDE
20151110
작년 발매된 정규 2집 'Evolution'이 박재범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WORLDWIDE'는 그의 장르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박재범이지만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장르의 무게중심이 힙합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띄는데 적지 않은 트랙 수를 자랑하며 풀렝쓰로 돌아가는 이번 앨범에서 그가 보여준 한국어 랩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많지만) 괄목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사실 러닝타임의 적지 않은 부분은 다른 피쳐링 뮤지션에게 할애되고, 아직은 풍부하다고 하긴 어려운 어휘선택으로 인해서 중간중간의 하이라이트마저 빼앗길 뻔한 지점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웰메이드 앨범이 탄생했다. 전지난 정규작에 이어서 또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 보이고 결과적으로 웰메이드 앨범을 탄생시켰다.



JJK - Project Compound
20151112
올해 JJK는 꽤 많은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앞서 이야기한 정규 '고결한 충돌'이 메세지적/앨범 구성적 측면에서 새로운 방향을 보여줬다면, 'Project Compound'는 음악적인 면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JJK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장르씬을 표독하리만치 직설적인 화법으로 표현해내고,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로 화학작용을 일으켜 우리가 아는 JJK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가 주도한 프로젝트 앨범은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Rude Paper - Destroy Babylon
2015117
보컬리스트 쿤타와 프로듀서 루드페이퍼의 2인 체제에서 기타리스트 케본까지 참여해 3인조가 된 루드페이퍼의 정규 2집 'Destroy Babylon'. 퓨전레게의 성격을 띤 지난 행보에서 루츠레게로 무게중심을 두어 그들의 어떤 작품보다 색깔을 더욱 공고히 한 앨범이다. 조금 더 숙성된 맛을 뽑아내기 위해 레게의 고향 자메이카에서 작업을 하고, 세션에 딘 프레이저, 얼 치나 스미스 등의 걸출한 뮤지션이 참여, 더욱이 믿고 듣는 리얼드리머의 프로듀싱은 말할 것도 없다. 인간 본연의 자유를 추구하자는 것이 'Destroy Babylon'의 핵심 코드인데 음악적으로나 주제, 의식적으로나 이 앨범은 한국 음악시장에서 레게라는 장르를 깊게 음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앨범이다. 앞서 언급한 R&B보다도 빈약한 레게 장르씬에서 2015년 나온 걸출한 레게 앨범.



Dynamic Duo - Grand Carnival
20151117
뭘 해도 다듀는 다듀인가 싶다. 다듀다운 앨범이라는 것이 칭찬인지 비판인지 애매하다만 'Grand Carnival'은 여전히 '다이나믹듀오스럽다'. 그래서 여전히 좋으면서 동시에 아쉽다. 다만 이번 앨범이 시사하는 점은 지난 앨범들과는 달리 명확한 콘셉트가 잡혀있다는 점인데, 이전작들이 사회의 피상적인 면만을 훑어내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힘들었던 모습과는 달리 'Grand Carnival'에서는 두 뮤지션, 최자와 개코의 모습과 내면, 그리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더욱 진솔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걸출한 선공개곡 'J.O.T.S'으로 인한 높은 기대치와 타이틀곡 '꿀잼'의 여파로 과소평가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번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 모습들에 비해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이룩했다.



김디지 - Insane.D Deegie 3 (The Orchestra)
20151124
앞으로 다시없을(.. 확신은 못함) 불세출의 데뷔 18주년 기념 18장 한정의 18만 원짜리 앨범. 정규 앨범명이 Insane에서 Insane.d로 바뀌었듯 그의 똘끼나 저돌적인 면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과거형이 된 듯 하다.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를 기반으로 한 재지한 비트는 힙합 인스트루멘틀이라기보다는 변칙적인 재밍의 그것에 더 가깝다. 그 위에서 보여주는 김디지의 랩은 예전처럼 욕 한 따까리나 섹드립이 난무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진솔하다. 지난 시간의 이야기들이나 감정은 김디지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뮤지션의 지난날을 반추하게 만든다. 그의 랩적인 측면은 예나 지금이나 한참 부족해 보여도 풀렝쓰의 트랙 안에서 담긴 그의 목소리는 반갑다.



Illinit - Made In ’98
20151125
이번 일리닛의 정규 2집 'Made In ’98'은 걸출한 래퍼가 제대로 된 옷을 입었을 때 어떤 그림이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생각한다. 과거의 모습을 현재로 끌어와 이를 융화시켜가는 과정이 일리닛 특유의 타이트한 랩과 결합되어 더욱 메세지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힘 빡 들어간 초반부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다 진솔한 감정을 풀어내는 후반부로의 이행과정에서 약간의 루즈함이 느껴지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십수 년 경력을 허투루 쌓지 않고 한 장의 CD에 남아낸 일리닛의 모습에 많은 장르팬들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음은 틀림없다. 드디어 그의 커리어에서 자신을 대표할 만한 앨범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ZICO - Gallery
20151207
물론 벅 와일즈 소속이자 블락비의 멤버 지코의 랩 실력은 여느 뮤지션보다 뛰어났다. 다만 문제점은 개인이 발표하는 앨범 단위의 결과물의 부재. 이건 비단 지코의 문제뿐 아니라 근래 국내 장르씬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뮤지션들 다수의 문제이지만. 아무튼 'Tough Cookie'를 기점으로 개인 솔로 곡을 하나하나 발표하기 시작하더니 미니앨범 형식의 'Gallery'가 발매되었다. 뛰어난 스킬과 장르/아이돌 팬덤에게 두루두루 주목받으며 동시에 차트 이터로서의 면모 또한 과시했다. 다만 앨범에서 보여주는 색깔이 대내외적 트렌드만을 답습하는 느낌이 강한지라 겉은 화려하지만 내면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런 아쉬움은 언젠가 보여줄 그의 정규 앨범에서 만회되길 기대해봄직하다.



Brown Eyed Soul - Soul Cooke
20151208
작년 초 정규 4집의 하프앨범이라 할 수 있는 'Thanks Your Soul Side-A'를 발매한 이후 약 1-2년만에 발매한 정규 4집 완전판.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는 감미롭고 이전 작품들보다 더더욱 네 명의 뮤지션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의 설계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R&B의 장르적 바이브를 오롯이 담아내는 트랙들과 대중들의 귀를 잡아끄는 팝-발라드가 적절하게 섞여있다. 이전 작들에 비해서 개별 트랙들의 구성이 영 심심하고 자기 반복적인 면도 보이기에 실망하는 지점도 몇몇 보이긴 하지만.. 뭐.. 그래도 결국엔 목소리가 깡패더라. 그것마저 커버하는 4명 개개인의 역량이 새삼 대단하기도 하다.



Blazers (Deepflow & Mild Beats) - Jam Cook
20151214
MC 딥플로우와 프로듀서 마일드비츠로 이뤄진 프로젝트 유닛 블레이저스의 EP. 이번 둘의 조합은 지난 프로젝트 음반에서 강조했던 '뜨거움'보다는 '날 것', 즉 Raw함에 집중하고 있다. 일 주에 한 번 만나서 샘플을 디깅하고 가사를 쓰고 녹음하는 방식의 하루 한 곡 녹음. 이런 즉흥성이 'Jam Cook'의 매력이니만큼 가사 면면에서도 딥플로우가 그날 가졌던 느낌들이 오롯이 전달된다. 앞뒤 안 가리고 감정의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뱉어대는 가사에서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깊은 맛 이전에 갓 만들어진 신선한 맛이 귀를 사로잡는 앨범.



기린 & Zen La Rock - The Funk Luv
20151216
기린이 국내 장르씬에서 구축한 영역은 확고하다. 뉴잭스윙을 기반으로 21세기에 8-90년대의 테이스트를 끌어와 만들어내는 그의 음악들은 과거의 애정과 현재의 세련됨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EP는 일본의 뉴잭스윙 아티스트 젠라락과의 합작이다. 둘의 음악적 성향을 생각해보면 이번 앨범도 어느 정도 상정 가능한 범위의 색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으나 거기에서 뿜어 나오는 특유의 멋은 뻔함을 넘어선 긍정을 가져다준다. 비록 짧은 구성의, 더욱이 두 곡을 제외하면 기존 곡에 벌스만 바뀌었거나 리믹스 곡이라 분량 면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한 번 쯤은 접해 봐야 할 앨범.

그리고 'The Funk Luv'에서 이들이 표방한 '2015년 최후의 문제작'이란 슬로건이 정말로 실현될 뻔 했으나..



Verbal Jint - Go Hard Part.1 : 양가치
20151223
번복의 번복 끝에서 나온 2015 최후의 문제작. 바로 기린과 젠라락....이 아닌 버벌진트의 3년 만의 정규 'Go Hard Part.1'이다. 'Go Easy'로부터 시작된 이전까지의 음악들이 그가 즐기기 위해 만든, '절대다수를 위한 음악'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의 2010년대에 가지게 된 사상을 집약한 '개인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다. 20여개의 트랙 속에서 버벌진트는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그의 사상을 가감 없이 펼쳐낸다. 사실상 그가 앨범에서 이야기하는 'Go Hard'는 음악적으로 빡세게 가겠다는 측면이 아니라 메세지적인 측면에서 진중하게 다가가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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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5-12-31 21:33:40

한화이글스 팬...힘내십쇼

WR
2016-01-06 23:10:49

큽.. 감사합니다.. 올해는 잘할거 같습니다. 칰레발은 죄악이지만 이 정도는 해도 되져..?

2016-01-05 23:48:54

이런걸 영화는 수다다 처럼 일종의 ucc로 제작해봐도 재밌겠어요ㅋㅋ

WR
2016-01-06 23:13:05

저도 소개 형식으로 제작해보면 괜찮을 것 같아서 이것저것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도전해보고싶네요 ㅋㅋㅋ

2016-01-08 12:05:05

에넥도좋고 고하드도 좋지만 아직까지도 많이 듣는건 메이슨.. ㅋㅋ...

2016-01-10 04:04:22

요즘 힙합CD사는건 점점 줄어들고 있기는 한데...... 어떻게 계속 화제작들은 듣고 있는것 같네요. 앞으로도 나올 앨범 역시 기대가 됩니다

2016-12-09 21:52:33

재미나게 잘읽었습니다
들어본앨범도 많고 안들어본 앨범도많내요
그리고 들어보고싶은 앨범도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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