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style Rap Battle 2007 [1차 예선]with Sool J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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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12:49:25
지난 2007 프리스타일 타운과 함께한 밀러 웨이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의 영상을 공개합니다. Freestyle Town의 자체 제작으로 완성된 영상을 매 주 한 편씩 공개할 것이며 Freestyle Rap에 관한 SOOLJ의 칼럼을 함께 올려드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소 늦게 내놓는 작업물이지만 열악한 한국 프리스타일 판을 고려해 볼 때 이 영상은 공개 시기나 퀄리티를 떠나 존재 자체로 귀중한 역사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문화의 지금까지를 담은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를 알리는 자료이니 많은 분들이 그 시작을 제대로 열 수 있게 열린 마음으로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1.
어릴 적 동네 골목길이나 놀이터에서 하던 놀이들을 기억하시나요?! 강 건너기, 비석치기, 오징어 달구지, 진 놀이,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등 골목 대장격의 형들을 중심으로 편을 먹고 하루 종일 뛰놀고는 했죠.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다들 비슷한 놀이 한두 가지 쯤은 해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억을 떠올려 보면 그러한 놀이를 통해 한 동네에 사는 것 외에는 전혀 공통점이 없었던 또래 친구부터 형, 누나, 동생들과 자연스레 인연을 맺으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 승부욕을 불태우며 어떻게 하면 상대편을 이길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고 능력을 향상 시키려 노력했습니다. 그 능력이라는 게 빠르게 달리기, 균형을 잘 잡아 돌 이고가기, 구슬 잘 조준해 맞추기, 우리 편 점수 몰아주기, 몰래 진 치고 도망가기, 새끼 자 멀리 쳐 보내기 같은 것인데 어찌 보면 우습지만 그 시절엔 정말 골똘히 고심했었어요.
그리고 의식하지 않던 사이에 건강한 웃음을 얻었고, 협동심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배우는 첫걸음이 되지 않았나, 회상해 봅니다. 근데 사실 그런 교훈적인 목적 따위는 없었죠. \'재미\'라는 두 글자가 온몸을 휘감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Freestyle Town이 추구하는 거리 문화는 한국의 정서에 맞는 길거리 ‘놀이’ 문화입니다. 프리스타일 세션 혹은 싸이퍼라는 이름의 - 랩 어택 또한 빠질 수 없죠. - 이 놀이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원을 그리며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Hip-Hop이라는 문화와 Rap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며 신나는 놀이를 통해 Rhyme과 Flow 그리고 Message 등 Rap의 기본 요소를 배우게 되는 것이죠. 자연스레 진짜를 구별할 수 있는 눈과 귀도 가지게 됩니다. 눈은 있지만 같은 곳을 보지 못하고, 귀는 있지만 다른 소리를 듣는 현상에 가끔 깜짝 놀라곤 합니다. 입은 말하기조차 아프네요.
이 놀이를 통해 우리는 다른 동네 크루와 승부도 겨루고 친목을 도모하며 각 지역에서 어떤 MC가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지역 문화의 교류와 발전입니다. 또, 실제로 보여주고 증명하는 Freestyle Rap Battle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정당한 등용문의 역할을 합니다. 분명 기본부터 바로선 외국 Freestyle MC와 Freestyle Rap Battle 대회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그만큼 실제 우리의 상황과 토양 자체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고려한다면 한국 Battle 문화 역시 성장 할 것입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Hip-Hop이라는 문화를 깊은 뿌리에서부터 바로 세우고 뿌린 만큼 거둬들이는 올바른 시장성 또한 넓힐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후에 붙는 각주 같은 것일 뿐입니다. 가장 큰 의미는 역시 ‘재미’입니다.
이 것이 Freestyle Town의 방향성입니다. Hip-Hop이 매니아 문화로 시작된 이 땅에서 프리스타일은 아쉽게도 매니아 문화의 매니아 문화로 자리 잡혔다고 생각합니다. Rap이 시작 되면서 Written(가사쓰기)과 함께 발전한 - 혹은 그보다 먼저였을 - Freestyle이 Rap 그 자체가 아닌 낯선 객으로 분류되는 눈물나는 상황 대신 Hip-Hop과 Rap의 뿌리가 되게끔 거름이 되려는 것입니다.
그 동안 SOOLJ라는 골목대장이 서울, 대전, 인천, 강원도 춘천, 제주도, 경남 창원, 부산, 울산, 대구, 광주 등지를 누비며 놀이를 알려주고 행복하게 뛰놀았습니다. 힙합 플레이야에서 감사하게 내준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짧은 안부 인사를 띄웁니다. ‘이봐, 아직 죽지 않았지!?’Freestyle Town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갈 것입니다. 어느 한 개인이 아니라 - 고3 때 만나 벌써 군대 제대를 앞 둔 대전 동생이, 음악을 누구 보다 좋아하는 제주도 누나가, 2007년을 승리한 인천 운영진이, 작은 대구 소년이 커다란 무대에서, 각 지부장들이 그 지역의 거리에서,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나 역시 그 중 한명’ 이라 뜨겁게 외치는 - 여러분 모두와 계속해 이 문화를 키워갈 것입니다.
함께 원을 그립시다.
기사작성 | Sool J
관련링크 |
프리스타일 타운 club.cyworld.com/SOOLJ
프리스타일 원 club.cyworld.com/freestyleone
랩 어택 club.cyworld.com/rapatt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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