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팠던 말의 변주곡(9월 셋째주 그냥 지나간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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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9-18 13:21:35

 

1. myunDo - RGB pt.(255, 0, 0)

발매 : 2017.02.14.


트랩과 댑(Dab)의 제스처로 하여금 흥미로운 인상을 자아낸 랩퍼 면도(myunDo)는 3가지 색깔의 미니 앨범을 기획하였다작품명에서 드러나듯그것은 적,,흑의 차례로 이어지는 형태이다이것은 면도 자신이 본인만의 삼원색을 설정하고 그 색깔에 혼재되는 가사적 색감을 구획한 셈이다그 첫 번째 색깔(적색)을 샅샅이 탐색하면주로 느릿한 BPM의 차진 비트가 추상적인 인상을 심화시킨다포문을 여는 'F You'에서의 도발적 충고와 탄탄한 붐뱁의 조화가 엿보임은 물론이고신스와 함께 오밀조밀한 박자감을 버무린 루카이도(LuKydo) 프로듀싱의 'Summatime' 역시 나른하게 진행된다전체적으로 여백을 마련해놓은 듯한 프로덕션에 면도의 여유로운 톤이 얹어졌기 때문에본작이 표방하는 적색의 추상적 색감은 만끽하기 편한 무드를 품고 있다.  


 

2. myunDo - RGB pt.(0, 255, 0)

발매 : 2017.02.26.


곡의 비트 프로덕션에 있어색감의 다면화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면도(myunDo)의 색채 시리즈는그 결에 있어 다양한 느낌을 가져볼 수 있어 꽤 준수한 만족감을 안긴다본작은 적색의 추상적 느낌과는 또 다른 녹색의 향취를 품고 있다매끈하게 짜여진 트랩에 어쿠스틱한 뒷맛을 가미한 타이틀 'Ghood Life'는 굿 라이프 크루(Ghood Life Crew)에 속해있는 면도 자신의 정체성을 깔끔하게 표현하였다그 정체성이 다음 트랙인 'Inspirations'에서 영감의 소산들을 회상하는 구간으로 이어지는 지점이 매력적이다비슷한 박자의 트랩 클리셰로 반복되는 듯한 프로덕션임에도면도의 훅(Hook)과 톤이 주는 나른한 무드(그러나 한편으론 랩 기술이 한껏 발휘되는 날카로운 전달력을 담지하고 있기도 한)가 진부함을 상쇄한다특히나 본작의 푸른 색조 위에서 면도는 본인의 전공(?)인 트랩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부유한 삶과 영감과 소속의 기쁨에 대해 늘어놓는다그것들이 ‘82’라는랩쟁이 면도의 삶을 이루는 숫자로 수렴되는 본작은 가만히 짜릿함을 선사한다.


 

3. myunDo - RGB pt.(0, 0, 0)

발매 : 2017.08.13.


,녹색의 칠(Chill)한 무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밀도를 연출하는면도(myunDo)의 세 번째 색깔은 초장부터 날이 선 전달력과 프로덕션을 강조한다더 콰이엇(The Quiett)의 호전적인 붐뱁과 훅(Hook)부터가 귀를 잡아끄는 'No Respect For You'부터 그것은 예의 살벌함을 품은 채 달려든다그러나 한편으로는 김효은의 피쳐링으로 인해 주객이 전도된 듯한 한계 역시 느껴진다그러나 이 검은 무드의 균형을 면도는 비교적 잘 이끌어나간다프리마 비스타(Prima Vista)가 어두운 색채의 프로덕션을 선보임으로써 바톤을 이어받은 '82 God'이 그 점을 방증한다붐뱁에서도 자신만의 박자 감각을 잉태할 줄 아는 그의 플로우는 분명 흔치만은 않은 것이다일각에서 이전의 색깔들을 팝 랩으로 규정하는 듯한 의견이 피력된 바 있듯그런 면에서 꼼꼼히 따져본다면 본작은 진짜 힙합의 프로덕션에 진짜배기 랩이 매우 끈끈하게 이어졌다고 여겨질 것이다더군다나 본작의 흑색은 프로덕션의 어두운 무드와 함께붐뱁과 트랩이 적절한 비율로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RGB' 시리즈의 막을 장식하기에 적절한 효과 역시 갖고 있다한 마디로면도는 본작에서야말로 속도의 경계를 허문 박자를 적절히 부려먹은 것이다.  


 

 

4. 팍시(Paxy) - Minimalist

발매 : 2017.04.21.


고혹적이며 끈적한 보컬 톤은 물론이고음악적인 양식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욕구가 다분한 듯한 블랙뮤직 보컬 팍시(Paxy)의 목소리에는 촉촉한 이슬이 묻어있는 듯하다처음 랍티미스트(Loptimist)의 4집 앨범을 통해 처음 접한 그녀의 보컬은 지금의 느낌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으로 전해졌었다어딘지 모르게 건조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간 그녀의 보컬을 적지않게 귀기울였을 때팍시의 목소리는 결코 건조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그리고 그와 같은 필자의 결론을 되새겨봤을 때팍시가 지난 4월 발표한 미니 앨범 [Minimalist]는 필자가 어느 순간 느꼈던 전복적 느낌을 세련되게 구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전반적인 멜로디는 서구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들어차 있으며그 위에서 숨과 사랑의 언어를 뱉고 있는 팍시의 목소리는 무수한 감성적 오라에 둘러싸여 있는 듯 미묘하다팍시가 직접 제작한 프로덕션의 곡이기도 한 'Passio'에서의 침전된 어쿠스틱 사운드가 그 미묘한 느낌을 충실히 뒷받침한다그리고 올드 스쿨과 재즈(Jazz)의 원론을 부드럽게 다듬어놓은 듯한 'DoDo'에서의 문자 그대로 도도한’ 느낌 역시 강렬하다몽롱한 메아리를 머금은 피아노와 흐릿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겹쳐지며 사랑의 잔상을 만들고 있는 'Take My Love' 역시 팍시가 프로듀싱한 곡이다비단 보컬에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닌 그 음악적 습기는팍시의 본작에 있어서만큼은 작지만 깊다고 할 수 있다.


5. 선미 스페셜 에디션 가시나

발매 : 2017.08.22.


처음 이 곡의 제목을 마주했을 때이것은 선미의 도발이 서려있는 걸 크러쉬(Girl Crush)의 형태를 갖고 있겠다는 긴장감이 앞섰다다행히곡은 엄청난 화력(?)을 품고 있지 않았다대신중독적인 훅(Hook)과 골격을 이루는 신스 라인이 가히 빠져들 법한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이별은 고금을 막론한 한 서린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음이 분명하다고대의 [가시리]가 기본적이며 일방적인 통한이라면현대의 [가시나]는 역설적이며도발적인(‘나를 떠나가는 당신을 미친거 아니냐고 묻고 있는 선미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이런 면에선 한편으로 도발적이다통한이다이 곡에서는 테디(TEDDY)와 죠 리(Joe Rhee)가 공동으로 참여한 프로덕션으로 대변되는 이름값이 넘치는 사운드보다도시종일관 가시나를 전하는 선미의 목소리가 더 귓가를 끈다갈구하는 애정을 약간 일그러뜨린 듯 뻔뻔한 톤으로 떠나가시는 당신에게 말하는 선미의 목소리는 의외로 사운드와 찰떡궁합을 이룬다착 달라붙는 비트와 선미의 쫀득한 목소리가 적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6. Bizzy - 워럽형

발매 : 2017.09.11.


랩퍼 비지(Bizzy)의 한계를 생각해본다이것은 그가 꽤 여러 느낌의 톤을 갖춘 것과는 별개의 부분이다많지 않은 커리어로 랩 음악가로서의 활동을 이어온 비지는지난 쇼미더머니6의 프로듀서로서 감당할 수 없었을 압박감과 함께무대에서의 가사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그것을 가볍게 되새김질하는 듯한 그날이라는 짤막한 곡을 포함한 3곡짜리 싱글 [워럽형]은 그 자체로 그저 그런 클리셰덩어리에 불과하다일종의 참회록으로서의 성격이 짙은 그날랩퍼로서의 실수를 해당 랩퍼가 자신의 작품에서 돌아보는 뜻깊은 트랙으로 여겨진다설령 그렇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쇼미더머니에서도 쓰인 바 있는 싸이퍼(6 Cypher)’ 트랙을 싱글에 재수록한 것은 청자로서는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랩퍼로서의 비지는 발전이 미미하였다온전히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는 랩 트랙의 러닝타임이 기껏 해야 2분도 채 되지 않는 그날의 물적 한계도 그렇거니와, YDG와의 조합 그 자체말고는 그리 주목할 부분이 띄지 않는 워럽형의 애매모호한 리스펙트(Respect)와 가사적 운용의 클리셰도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랩퍼로서의 비지가 계속해서 랩을 하고음악을 만들고자 한다면 더 깊은 고민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그 결과가 온전히 정규 앨범으로 드러난다면 그의 음악적 면모도 달리 비춰질 여지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7. 박재범보이 비더블케이 - Reborn

발매 : 2017.09.07.


부드러움과 투박함과 매끄러움의 삼박자가 차진 비트 위에서 동침의 상태를 이룬 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차차 말론(Cha Cha Malone)의 산뜻한 프로덕션은 여전히 즐기기 수월하다에코를 머금은 샘플과 보코더적절히 조율된 박자로 이루어진 프로덕션 위에서 3명의 랩퍼는 각자 산뜻함과 희망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토막내어 들려준다특히나 박재범이 짧은 주기로 양산하는 곡의 질적 측면에 있어이 곡이 기본에 제일 닿아있기에 만끽하기에도 부담없는 멀끔한 면모를 띠고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8. MC스나이퍼 스코프밴드 스코프뮤직

발매 : 2017.02.25.


취지는 간명하되다소 뻔한 전개이다프로덕션은 힙합을 골자로 한 여러 장르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양새거기에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가사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 MC 스나이퍼(MC Sniper), 그리고 스코프 밴드가 발표한 이 싱글의 궤도이다밴드 사운드에 줄기를 두고 있기에거기에서 뻗어나오는 장르의 가지들은 요리조리 얽힌다리듬기타의 속도감을 강조한 그 앤 내 애가 아냐에서 물씬 풍기는 야릇한 향기말쑥한 사운드스케이프에 모정의 진실을 담아낸 그녀는 나를 사랑하죠’, 씬 곳곳에 맴돌고 있는 위장된 행복과 나태함을 비꼬는 늘 하는 거짓말’.. 트랙들 모두 조금씩만 바뀌어 있는 사운드 세션에 모종의 함의를 보탠 채로 이루어져 있다달리 말해작품 자체는 존중하되작품의 질적 측면을 마냥 우호적으로만 볼 수 없다나름 말끔한 사운드에 의미까지 담았지만그리 건설적인 시도가 아니었기에 그저 귓가를 배회하다 흩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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