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혐오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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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5 11:32:02

1.

표현의 자유는 내심의 자유가 아니라 내심을 말과 행동으로 꺼내어 세상에 소리치는 자유를 말합니다. 어떤 사람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진 원천적으로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 생각을 알아내기 위해 심문을 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상검증, 십자가 밟기입니다. 같은 이유로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가사나 습작, 개인적 수준의 창작이라면 윤리와 사상을 문제삼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는 개인과 세상과의 관계, 개인과 다른 개인들과의 관계입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세상의 비윤리에 편승하고 그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상황은 개인의 양심과 자기 성찰에 맡길 일입니다. 오늘날 예술의 혐오표현을 금지하자고 할 때 \'창작\'이 아니라 \'발표\'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2.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고 정당화하는 이론을 세운 선구자는 영국의 공리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입니다. 밀은 저 유명한 <자유론>에서 표현의 자유가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복한 삶의 토대이기에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웅변하지만, 한편 세상사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중요하며 아무리 소수의견이라도 침묵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논증합니다. 첫째. 침묵을 강요당하는 의견이 진리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설령 그 의견이 틀렸다 해도 일부 진리를 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다수 통설이 전적으로 옳다고 해도 반대의견을 통해 검증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편견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다수 통설이 독단적 구호로 전락해 이성과 경험에 의한 진심어린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밀은 사회의 지적 효용의 증진과 공공의 복리에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윤리성에 관계없이 접근 가능한 예술의 범위를 활짝 열고,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직접 경험하며 타당함을 판단하는 것도 합리적입니다.

밀의 주장에는 두 가지 큰 전제가 있습니다. 하나, 밀이 말한 표현의 자유는 \'개인에 대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표현의 자유\'입니다. 다시 말해 밀은 국가 권력이 검열할 대상을 가려내고 주장과 몸짓을 틀어막는 걸 반대한 것이지, 사람들이 여론을 통해 비판할 자유까지 막자고 한 것이 아닙니다. 밀은 더 참 된 진리를 찾기 위해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했으니, 오히려 그런 상호 비판에는 적극 찬성할 것입니다. 또 하나, 밀의 자유에 대한 절대적 옹호에는 조건이 앞서는데\"(다른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 자유는 무조건적으로 옹호되어야 한다.\"입니다. 혐오 표현은, 나와 다른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에게 정신적 사회적 폭력으로 행사되고, 사람들 편견을 부추겨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란 가치와 관계없이 얼마든지 가혹한 비판을 받을 수 있고, \'표현의 자유의 예외\'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3.

남는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혐오표현을 규제할 것이냐 입니다. 예술을 넘어서 일반론에 입각해 말하자면, 제시된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럽식 노선이고 하나는 미국식 노선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혐오표현\'을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형사처벌합니다. 트위터에서 인종차별 험담을 한 영국 대학생이 체포당했다는 일화는 이런 맥락입니다. 이렇듯 엄격하게 대응하는 것은 유럽 전역에는 수많은 이민자들이 유입해있고 그들에 대한 적대 정서가 팽팽하기 때문입니다. 아차하는 순간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불과 백년 전 벌어진 \'유태인 홀로코스트\'라는 인류 사상 유례없는 비극의 기억 때문입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나치를 긍정하거나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발언을 공적으로 개진하면 법의 철퇴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의 모토는 올리버 웬들 홈스 대법관이 주창한 \'사상의 자유시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유 시장경쟁을 거쳐 생산성 낮은 기업이 퇴출되듯, 사상과 표현의 자유로운 경쟁에서 패한 나쁘고 거짓된 사상과 표현을 도태시키면 된다는 겁니다. 미국은 혐오 표현 및 차별행위를 형사 처벌하지 않고 국가 기구가 차별 시정을 요구하거나 민사소송으로 돌립니다. 타인종과 동성애자를 겨눈 차별 표현을 회사와 학교 등 사적 기구가 스스로 제정한 ‘표현 강령’(Speech Code)으로 처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저는 예술의 권능 중 하나가 비윤리적인 것과 대면하는 경험이라 여깁니다. 법과 도덕의 억압을 피해 비윤리를 간접 체험하는 공식적 해방구가 \'예술\'이고 \'문화\'이고 \'오락\'입니다. 선한 것 만큼이나 악한 것도 인간의 본성입니다. 비윤리를 재현한 예술과 조우하며 우리는 숨통을 틔우고 해방감을 느낍니다. 분명 예술이 현실 자체는 아니니까요. 에미넴의 마셜 마더스 엘피를 듣고 살인을 결심하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 겁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힙합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거겠죠. 예술을 통한 비윤리의 체험은 또 다른 장점을 가지는 데 과연 비윤리적인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인식하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인간의 복잡한 실존을 풍부하고 냉정하게 직시하여 영감과 통찰을 얻거나, 비윤리를 더 잘 제어할 수 있습니다. 윤리의식은 에술을 통해 확립된 다기 보다, 교육과 사회화를 통해 형성됩니다. 이미 윤리의식이 충분히 고취된 사람이라면 비윤리적 예술작품을 보고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현실에서 윤리가 무너지는 책임을 예술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도 부당하죠.

그런데 예술의 윤리적 일탈에 무제한의 자유를 허한다면 정당할까요? 그렇다고 선뜻 답하기 석연찮으실 겁니다. 예술은 상상력이기에 보다 폭 넓은 자유를 주어야 하지만, 때로 상상력의 힘은 무엇보다 막강하니까요. 예술은 딱딱한 지식과 뉴스가 아니기에 전파력과 정서적 파급력도 막강합니다. 만약 예술의 상상력을 현실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소함\'으로 치부한다면, 음악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도 철회해야 일관성이 있습니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죠. 문화의 이데올로기성에 관해선 단적으로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원주민들에게 서구 상업영화를 틀어줬더니, 바다를 항해하다 흑인 노예를 배 밖으로 집어 던지며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에서 전부 다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더랍니다. 아슬아슬한 영화의 문법에 빠져 현실에서의 자기 처지를 자각하지 못한 것이지요.

5.

는 남녀노소를 막론한 시청자에게 열린 대중적 음악예능입니다. \"산부인과\" 드립이 그때 그 시간에 튀어 나올 걸 알고 방송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그때 보지 않았더라도, 논란이 된 이상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든 여성이라면 모욕감을 느낄 것 입니다. 사회 구성원의 문화윤리 의식을 높이는 한편 예술에도 윤리적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윤리적 기준을 설정하고 합의를 모색하는 과정 자체가 의식 수준을 높이는 과정의 일환이겠지요. 무엇보다 예술의 혐오표현을 규제할 이유는 그 표현에 얻어맞는 당사자들에게 폭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비당사자들의 의식수준과 무관하지요.

예술을 예술로만 볼 만큼 예술관과 윤리의식이 성숙하지 않은 사람은 많습니다. 가령 충분히 사회화되지 않은 십대들이라면 어떨까요. 가령 이미 여성혐오 사상에 찌들어 있거나 여성혐오가 왜 나쁜지, 저 가사가 왜 여성 비하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그들의 나쁜 확신을 강화하거나 혐오에 대한 감수성을 마취시킬 수 있습니다. 세계 인구는 수십억입니다. 그 모든 사람의 의식 수준이 모범적이길 바라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것보다 훨씬 적은 숫자로 발표되는 예술 콘텐츠를 윤리적 기준으로 가늠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우리보다 윤리의식과 문화인식 수준이 높을 법한 유럽, 힙합 문화가 훨씬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미국에서도 예술의 혐오표현이 논란이 된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있지요.

예술을 예술로만 보는, 윤리 의식 높은 소수의 매니아만 소비하는 고립된 언더예술이란 이상적 상황을 가정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경우가 실제로 존재할지 의문입니다. 이번 송민호 사태에 대해 소위 \'힙합 매니아\'들의 성지라는 힙합 커뮤니티에서도 \"여성혐오라고 한들 뭐가 문제냐\" \"송민호 가사가 왜 여성혐오냐\"라는 여론이 대세였던 걸 환기하면 그렇습니다. 힙합 커뮤니티에서 류 힙합의 대중화에 찬성하는 여론이 많았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아이러니하지요. 힙합이 메인스트림에 진출한 이상, 사회의 보편 양식에 걸맞도록 자신을 성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6.

의견을 밝히자면, 저는 여성과 동성애자, 다른 인종, 전라도 사람 등 사회적 소수자를 노리는 혐오표현 만큼은 영역을 막론하고 퇴출해야 한다는 강력한 확신을 품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의 가위질이 아닌 여론의 견제와 플레이어들의 성찰에 의한 해결을 지지합니다. 그 또한 예술의 자율성을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미국에 비해 한국은 혐오 표현에 대한 고민의 역사가 짧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일베류 넷우익이 발흥하고 여성혐오, 호남혐오가 인터넷에서 들끓으면서 논의의 물살히 급해지고 있지요. 과거에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던 ‘힙합의 여성혐오’가 드디어 질타 당한 것도 그런 흐름이 일으킨 파장이라 여깁니다. 혐오 표현이 나쁘다는 대 원칙에 합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왜 나쁜지 가슴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술은, 예술이라서 용서받을 때도 있지만 예술이라서 용서하기 힘든 때도 있습니다. 힙합 커뮤니티 안에서부터 이런 논의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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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5-07-15 12:37:22

글쓴 분이 올린 베스트 글에 다셨던 리플을 감명깊게 보았는데 이렇게 글로 다시 정리해주셨군요. 정말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07-15 13:10:13

앞선 글을 보고 관련기사가 뜰 때마다 틈틈이 이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약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금해져야한다고 확신을 가지신다고 했는데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지만 누가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한다면 논리가 꼬여 말문이 막히네요...어떻게 설명하는게 좋은지 답변을 들어보고 싶긴하네요 ㅎ (그리고 전라도를 예시로 드셨는데 개인적으로 그 부분은 진영논리지 소수자 논리는 맞지 않다고 여겨지네요)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에 좀 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여성\'이 약자인지 여부를 먼저 내야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예전 모방송에서 이런 논의를 거쳤지만 좀 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15-07-15 15:31:15

이 '산부인과 드립'에 한정지어 얘기를 해본다면... 산부인과에 가는 미혼 여성들은 남자뿐만 아니라 같은 여자한테도 부당한 나쁜 시선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약자 아닐까요? 정당한 의료 행위를 받는 것에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절대적으로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면에서는 분명 약자에요. 이런 부당한 순결성을 강조하는 시선이라던가, 성폭행이라던가... 이런 "여성이 약자인 측면"을 더 건드리고 강조하는 것은 분명 혐오표현입니다. 약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왜 금해져야 하는지는 이 글을 한 번 더 꼼꼼히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15-07-28 15:32:49

글쓴이는 아니지만 제 생각을 얘기하고 싶어 답글을 남깁니다. 혐오라는 것은 것은 논리와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혐오 대상자가 선택 할 수 없는 어떠한 것에 대해 이유 막론하고, 그냥 그 자체로 미워하고 싫어하는 감정이죠. 물론, 개인적인 계기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것이 논리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혐오의 대상자가 선택 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한 감정이니까요. 때문에 이것이 약자를 향하게 될 때 심각한 차별을 양성합니다. (강자가 혐오의 대상일 땐, 차별까지 초래 될 수 없죠.애초에 강자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네요.) 또한 여성이 절대적 약자는 아니지만 상대적 약자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것은 물리적인 부분은 말 할 필요도 없고, 사회적인 부분은 이미 객관적인 지표가 많이 나와있습니다. 더불어 전라도 예시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현 정부에서는 분명 약자이지만 이 부분은 가변적인 부분이라 소수자 논리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네요.

2015-07-15 15:25:22

저번에 베스트 됐던 글은 사실 좀 뭉뜽그려 말해서 동의하기 힘든 점이 있는데 이 글은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주네요! 밀의 표현의 자유 사상이 국가의 억압에 한정된 것이었단 건 새로 배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직도 스윙스의 예술 윤리 잣대 드립 치는 초딩들은 어짜피 이 글 안읽겠지만....

2015-07-15 16:18:38

좋은글 정독하고 갑니다.

2015-07-15 17:38:08

혐오표현 퇴출되야죠 하지만 이번에 이슈가된 송민호의 가사 2마디가 과연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할수있을까요 벌려 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해석 된다는거 자체도 이해할수없지만 그 가사속에서 음절의 비유가 아닌 뜻의 비유로 끌고 왔다는거 자체가 과연 펀치라인에대해 제대로 해석한것인가 싶네요

2015-07-15 18:21:40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이 있다면 그게 문제가 되는 게 현실입니다 ㅠㅠ의도했든 하지 읺았든..

Updated at 2017-02-16 21:13:04
2015-07-15 19:00:33

힙합은 힙합일 뿐, 이게 얼마나 편협하고 무지한 생각인가..

2015-07-15 19:09:16

http://m.rhythmer.net//src/magazine/feature/view.php?n=16314

Updated at 2017-02-16 21: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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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5 20:46:20

https://www.youtube.com/watch?v=C3m3t_PxiUI외국힙합 들으세요?? 에미넴도 수많은 표현이 논란이 되어 소송으로 이어지고 여러번 사과도 했고, 릭로스 역시 차별적 발언에 의해 리복모델 계약 해지까지 되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전 부터 bitch 라는 표현에 대해 본토의 플레이어들도 계속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힙합은 그냥 힙합일 뿐이다? 힙합은 단순한 음악장르일 뿐 아니라 문화라고 제창하며 다니는 사람들이 왜 문화의 가변성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매우 본인 위주의 주관적 해석입니다. 걔네 입장에서 이상한 현상이다? 전혀 아닙니다. 마치며 lupe의 bitch bad 올려드립니다.

2015-07-15 23:25:08

힙합이 토론질로 성장한 문화가 아니라고 하시는데 그러면 힙합은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내서 성장하는 문화인가요? 어떤게 진짜인지, 어떤게 멋인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칭찬하는 것은 힙합이 아닌가요? 아니면 랩퍼가 어떤 말을 뱉든, 그건 랩퍼 본인의 자유고 그게 힙합의 본질이니 리스너들은 그 랩퍼의 생각과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 하는 것이 힙합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송민호의 가사도 힙합 그 자체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가 가네요. 아니면 최소한 그 가사가 앞뒤맥락에 어울리고 진짜 멋이 느껴지는 힙합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문화적 다양성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시고 왕성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2015-07-28 15:41:15

문화적 다양성이 인정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되었던 곳에서 힙합을 했던 투팍과 비기는 그래서 총살을 당했나요

2015-08-08 08:40:31

유교적 마인드에 입각해서 윤리를 따지는게 정상이냐구요? 그럼 미국처럼 듣기 싫은 랩한 사람을 찾아가서 총질하는게 정상인가요? 힙합이 언제부터 허세와 욕을 대변하는 문화가 됬죠? 한국에 힙합이 들어올 때부터 외힙과 국힙 둘다 듣던 저에겐 요즘같은 랩은 그닥 공감이 안가네요. 그리고 지금 "힙합에 토론이 어디있냐, 글쓴이 정신 좀 차려라" 같은 님의 주장도 결국엔 토론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돌아와서, 아무리 흑인힙합이라 하더라도 아무 의미없이 아무 혐오표현이나 막던지는 랩퍼는 살아남는 경우가 드뭅니다. 우리나라라서 꼰대들이 유교적 마인드로 바라본다, 라는 것은 그저 저런 랩가사들을 옹호하며 힙합을 음악이 아닌 그저 타인에 대한 혐오와 비방(비판이 아닌), 혹은 포르노와 같은 종류의 것으로 전략시키는 것과 같다고 전 봅니다.

2015-07-15 20:38:28

저번에 이어 이번글도 굉장히 잘봤습니다. 반드시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는 분리 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표현의 자유가 허용 되는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읽기도 굉장히 매끄럽고 의사전달도 확실히 되는 글이네요

2015-07-15 20:39:22

아. 혹시 4번의 '아프리카의 어느 식민지에서 서구 상업영화를 틀어줬더니, 바다를 항해하다 흑인 노예를 배 밖으로 집어 던지며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에서 전부 다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더랍니다.' 이 사례가 어떤 것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데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WR
2015-07-15 21:52:03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영화가 상영됐는데 영화의 문법에 몰입하다보니 자기네들하고 같은 처지의 흑인 노예를 함부로 죽이는 장면에 열광했다는 거죠. 그만큼 때로 문화가 의식을 마비시키는 힘이 강력하단거고요

2015-07-15 22:59:09

아! 답변감사합니다

WR
2015-07-15 23:12:44

아닙니다. 글을 꼼꼼히 읽고 좋은 말씀 연거푸 주셔서 오히려 제가 정말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17-02-16 21:13:28
2015-07-16 22:28:25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쓰신글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부분이 그렇게 사회적약자를 공격하는 혐오적인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지않는데 말씀하신대로 대부분의 힙합커뮤니티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였고 다른 일반커뮤니티에서도 힙합을 자주 듣는 사람들도 같은 반응이였습니다. 방송에서 심사위원들도 문제삼는 사람이 아무도없었고 (오히려 긍정적인 분위기였죠) 타블로 옆에있던 지누는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뒤로 넘어가기까지 했구요. 산부인과대신 장애인을 조롱하거나 그런목적이 훤희 보이는 가사를 썻다면 아마 조금 달랐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큰부분이고 송민호 역시 여성비하를 목적으로 대놓고 그런가사를 쓰지않았을텐데 이부분은 어느정도의 물타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무한도전 장동민같은 사건부터 여시와같은 여초사이트를 중심으로 여성비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있습니다 산부인과협회에서 올린 전문을 봐도 2번째 항목에 지속된 전화와 이메일 이라는 항목이있는데 이런부분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확대되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에 그래서 쇼미더머니는 대중프로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문제가 된다고하셨는데.. 솔직히 네이버 댓글이나 이런곳을 보면 방송을 보지도 않고 달려드는 사람들도 상당수입니다.. 아예 힙합음악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는데 \'뭐야? 왜 여자 비하해? 힙합은 왜 맨날 욕만하고 저질가사만 있어야되는데 난는 머더뻐x 이런가사도 싫어 내가 보는 쇼미더머니에서는 그런거 하지마\' \'난 한여름밤의꿀 같은게 좋은데 왜 힙합이 아니라고하지?? 어휴 힙찔이들 힙부심들봐라 그런건 니네 언더로 꺼져서 니네끼리 만들어서 듣고\' 이런사람들도 충분히 찾아볼수 있구요. 저는 이런부분이 굉장히 답답합니다. 쇼미더머니가 왜 대중프로고 앞으로 문제가 될수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런 사람들과 기준점을 맞춰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쇼미더머니 자체가 언더랩퍼들이 중심이고 이런 힙합문화를 오디션을 통해 방송으로 꾸린것이 아닌가요? 공중파도 아니고 케이블 방송에서 이런 매니아적 부분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많고 이부분에 있어서 기존의 것을 어느정도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게 바램입니다. 혐오표현이 자유시되는게 아니라 문제시 되는 그 기준점을 기존의 일반적인 기준에 맞춘다는것이지요. 쇼미더머니2 부터 많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언프리티랩스타를 거처 지금은 방송자체가 상당히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는데, 힙합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보다 원래 힙합을 듣던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혐오적인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지않는다면 혐오적인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부분이 \'원래 힙합은 이래 이런문화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문제되는데 힙합이니까 괜찮다 가 아니라 그냥 어제도 더 심한가사를 들었고 겨울엔 언프리티 방송에서 졸리브이가 비슷한수준의 가사를 내뱉었어도 아무 문제가 되지않았는데 잘듣고있었는데 갑자기 문제시 되니까 \'뭐? 어쩌라고 그게 뭐? 힙합이잖아\' 이런반응이 나오는거 같습니다. 정말 너무 아쉬운 부분인데 일단 법적인 문제로까지 상황이 확대되었기때문에 어쩔수없지만 프로그램 자체에서 문화의색은 유지한채 대중들에게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비하, 사회적약자에 대한 혐오적표현이 문화의색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판단은 어떻게 해야될것인가는 제가 위에 적었습니다) 애초에 제작진이 방송심의나 이런부분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야하는거지요. 그래서 하고싶은말은 이번일은 그렇게까지 문제될일이 아닌데 지나치게 멀리갔다는게 제생각입니다.

2015-08-08 08:48:18

https://www.youtube.com/watch?v=RVP_UN-Zrj8저는 많은 부분은 공감되나, 힙합이 원래 이런 문화였다는 것은 공감이 잘 되지않는군요. 언더에서도 지금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분들같은 분들만 있던게 아니였고, 디스만이 전부는 아니였으며, 심지어 프리스타일 랩배틀이라 할지라도 쇼미더머니 만큼 막말을 뱉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저도 댓글다신 님처럼 티비에서 자극적인 것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같은 생각입니다. 허지만 이것이 힙합문화라며 나온다면, 전부터 사람들이 얘기하던 거리 위 양아치로 치부될 것입니다. 힙합이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장르라는 점을 이용하여 시청률을 사냥하며 이건 원래 이런ㄱ... 식으로의 제작진의 답변도 부적절하다 봅니다. 마치며 뉴스타파 설파 영상을 인용?하겠습니다.

2015-08-12 09:43:41

잘 나가다 전라도는 왜죠??ㅋㅋㅋ 전라도가 사회적 소수자인가요 ㅋㅋㅋㅋㅋㅋ 피해의식보소 ㄷㄷㄷ

2015-08-15 04:06:31

호남지방 사람들이 사회적 소수자가 될 이유가 없는데도 그냥 '전라도'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죠. 가해자가 있으니 피해의식이 나오는 거겠죠?

2015-08-23 17:09:37

흐엉

2015-09-04 15:38:03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는 기준이 art form에 따라 달라지는지 궁금하네요. 말씀 하신 기준들은 래퍼의 벌스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예숙 작품 전반에 적용되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김기덕 감독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일부 장면과 스크립트가 아이돌 래퍼의 그것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냅니다. 예술작품에서 나타나는 표현방식이 대중의 상식과 부합하지 않는다 하여 일정정도의 기준을 세우자라는 생각은 아주 신중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맥락입니다. 선정적인 표현과 폭력적인 표현이 과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였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한 고민없이 예술가들의 표현방식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송민호의 벌스는 이러한 부분에서 부족하고 질타를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러한 표현을 썻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 논리의 칼질은 다른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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