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살펴보기 022. 쿤디판다 [The Spoiled Child : 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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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2-11 02:56:05

 

쿤디판다(Khundi Panda) [The Spoiled Child : 균]

2021. 11. 29

 

 

2021년 그 어떤 뮤지션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결과물 역시 화려했던

쿤디판다의 두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디지팩에 커버가 덧씌워진 케이스

개인적으로 이런 케이스가 싫습니다

 

 

뭔말인지 이해하지??

접착 헐렁해서 조개처럼 벌어진 단차봐라

 

 

그래도 이뻐서 봐줍니다

 

 

 

까뒤집힌 채로 들어있는 본체

 

 

호떡처럼 뒤집어줍시다

아 날도 추운디 씨앗호떡 개마렵내

 

 

 

본체입니다

세균들이 장식중

 

 

CD 프린팅

앨범 커버아트에 쓰인 이미지입니다

 

 

 

어여쁜 세균들

 

지금 너희들의 손바닥에도 이런 애들이 기어다니고 있으니

손씻기를 생활화합시다

 

 

손글씨로 쓰인 듯한

트랙리스트

 

 

와 크레딧들

 

 

손글씨 이야기가 나와서 말씀드리는데

 

 

손 씻기를 생활화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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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락설계도 → 재건축 → 가로사옥 3연작을 통해 내면에 지녔던 뮤지션으로서의 열패감을 나름의 방식으로 극복한 쿤디판다. 이후에 발표한 앨범과 활동을 통해 보여준 음악적 성취는 분명했지만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는 불편한 찌꺼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The Spoiled Child : 균>은 이런 균들과 같은 마음속 어그러짐을 한데 모아 음악으로 만들어낸 신변잡기이다.

 

 

 <The Spoiled Child : 균>은 타이틀 그대로 '버릇없는 쿤디판다의 나쁜 생각 대백과'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부터 시작해 앨범, 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자신의 모습,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연애 등등.. 쿤디판다의 삶에 맞닿은 모든 것들에 대한 생각들을 유려한 랩에 담아낸다. 갑작스레 머리에서 툭 튀어나온 비빔냉면.. 아니 생각들처럼 주제들은 어지러이 흩뿌려져 있다. 이를 관통하는 중심에는 '자신의 본모습과 괴리된 쿤디판다의 이미지'에 대한 오묘한 감정들이 자리하고 있다.

 

 

 평소 그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툭 튀어나온 작품이라고 했다만, 그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폭탄발언급이다. 마치 청소년 드라마의 클리셰처럼 "니들이 나에 대해 뭘 알아!"라고 항변하듯 우리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아갔던 그의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오셀로처럼 하나하나 뒤집고 있다. 뮤지션으로서의 쿤디판다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사람일수록 의외이거나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들이 앨범을 채우는데 특히 "마트료시카"와 "진짜를 보여달라니"처럼 앨범을 통해, 혹은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단정지었던 사람들의 생각을 환기하면서 '너희들이 듣고 본 그 모습이 진짜 나일까?'라며 질문을 넌지시 던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이 역시 쿤디판다가 지닌 고민 중 일부일 뿐이다.

 

 

 이렇게 내내 나쁜 소리만 하는 앨범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결코 처지거나 우울하지 않다. 마치 90년대 VHS를 연상케 하는 아날로그틱한 전자음 바탕에 뷰티풀 디스코를 비롯, 누기(Noogi)와 신드럼(SHINDRUM)과 같은 뮤지션들이 세션으로 참여해 빚어낸 사운드는 오히려 산뜻하다. 이러한 잔잔한 무드는 쿤디판다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특별한 상황에서 불현듯 생겨난 감정이 아닌, '언제나 일상과 함께하는 생각들'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느낌이다.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보컬리스트들 역시 적재적소에서 활약한다.

 

 

 결국 <The Spoiled Child : 균>는 쿤디판다의 '일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마치 우리가 매일 씻어도 몸 어딘가에 미세한 균들이 남아있는 것처럼, 떼어내려 해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다. 뮤지션이 털어놓는 진실된 속내는 흥미롭지만 이는 각자의 처지만 다를 뿐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우울감이나 고민거리일 것이다. 이 앨범을 듣고 와닿는 지점이 있다면 이는 필히 내 삶 어딘가에도 이러한 균들이 묻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치 자신의 생각을 눈앞의 풍경처럼 그려내는 쿤디판다의 유려한 랩 퍼포먼스는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활발한 활동을 통해 양질의 결과물을 남긴 쿤디판다가 찍은 웰메이드 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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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1-23 00:40:08

 제발 쥬얼로내달란말이야!!!

2022-01-23 18:06:08

저 앨범은 색감이 전체적으로 황사(?) 색인거 깉아요..

2022-01-24 08:04:43

앨범 디자인이
학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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