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마 정규 1집-DON'T DIE CO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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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 보면 다이나믹 듀오는 참 알앤비 보컬과 연이 깊었다. 커리어 초기에는 나얼과 여러번 협업했고, 자이언티와 크러쉬를 자기 회사에 영입하여 이들을 한국 알앤비 계를 넘어 한국 가요계 전체에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잘 키워주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다듀가 주목하는 알앤비 보컬은, 바로 오늘 이야기할 앨범의 주인공인 THAMA다.
이 앨범의 모든 트랙은 THAMA의 자체 작곡을 거쳤다. 즉 이를 통해 우리는 THAMA의 음악적 정체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9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는 네오 소울의 향이 짙다. 6-70년대 소울 뮤직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애시드 재즈, 재즈 힙합 등 과의 교류로 보다 개성적이고 그루비한 진행을 배가시킨 것이 네오 소울의 특징이라 하겠다. 실제로 THAMA는 이 앨범에서 드러머 SHINDRUM, 베이시스트 Noogie, 신스 연주자 HAAN, 기타리스트 ampoff 등 다양한 연주자과 같이 작*편곡을 하며 네오 소울만이 가진 독특한 그루브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냈다.
네오 소울은 알앤비 뿐만 아니라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와의 교류로 형성되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번 앨범에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지원사격을 와 줬다. 다이나믹 듀오는 이번에도 20년이 넘어가는 관록이 무색하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고, 천재 재즈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밴드 호피폴라의 리더 아일, 한대음 수상에 빛나는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섬세한 음색의 보컬인 지소울의 활약도 인상깊었다. 특히 트랙 전체를 버벌진트, 그리고 그의 불후의 역작 '누명'(2008)에 대한 헌정으로 채운 트랙인 'Chill이란 낱말의 존재 이유'에 버벌진트가 직접 피처링하여 신과 구의 환상적인 조합을 완성해 내는 것이 특히 감동적이었다.
THAMA의 보컬에 대한 말을 안할 수가 없다. 낮은 음역대에서 예의 매끈하고 유려한 목소리로 담백하게 보컬을 전개하는데, 그게 잘 짜여진 편곡에 깔끔하게 묻는다. 기존의 한국 알앤비 보컬에서는 느끼기 힘든, 그런 묘한 느낌을 THAMA의 보컬에서 받았다. 가사 내용도 일반적인 러브 송 뿐만 아니라 자기 성찰, 선배에 대한 헌정 등 그냥 자신의 말로 자신을 드러내는 가사라서 좋았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맛이 있다.
첫 정규에 벌써 이 정도의 깊이와 이 정도의 음악적 성취를 이뤄냈다. 다이나믹 듀오의 안목은 이번에도 들어 맞았고, 기리보이, 엑소, 강다니엘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막후에서 맹활약하던 THAMA라는 이름이 이 앨범을 시작으로 수면 위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줄 아는 언어적*음악적 표현방식, THAMA는 이 모든 것을 갗췄다. 한국 알앤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뛰어난 아티스트를 이번 기회로 알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P.S. '격리해제'(2021)같은 트랙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랩도 곧잘 한다.
Best Track: Chill이란 낱말의 존재이유 (feat. Verbal Jint), København (feat. KimOki), Real Thing (feat. Dynamic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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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