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SINCE-SINCE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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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7 23:50:43

VMC Boiling Point(보일링 포인트), 아직 수면 위로 떠 오르지 못 한 뮤지션들을 위한 일종의 큐레이팅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이현준, Loxx Punkman(록스 펑크맨), 그리고 부현석이 보일링 포인트를 통해서 앨범을 발매했고, 그 네 번째 주인공은SINCE(신스)가 차지했다.

 

신스라는 이름을 처음 알린 것은, MIC SWG (마이크 스웨거) 시즌 5를 통해서였다. OPEN MICSWG를 통해 선발되어 붐뱁 비트 위에 랩 스킬을 뽐냈고, 이후에도 몇 곡의 싱글과 Raw Sh!t Cypher, 딩고 라이징벌스를 통해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일부 매니아들의 입방아에만 오르내릴 뿐, 씬의 중심에 올랐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했다. 호기롭게 참가한 쇼미더머니 9에서도 불구덩이의 쓴맛을 맛보며, 자신의 절친 미란이의 성공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일링 포인트의 취지에 맞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Deepflow(딥플로우)가 직접 적은 앨범 소개에도 언급되었듯, ‘진짜 잘하는 랩을 보여주는 인물이지만, 그 랩을 들려줄 기회가 필요했으니 말이다.  Noisemasterminsu(노이즈마스터민수), IMEANSEOUL(아이민서울)등의 멤버들로 이루어진 작곡 팀 SMUGGLERS(스머글러스)가 깔아준 비트 위에, 문자 그대로진짜 잘하는 랩을 쏟아부은 앨범이 나왔다. 스킬이 좋은 래퍼일수록 좋은 비트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몇몇 래퍼들은스킬은 좋은데 비트 고르는 능력이 별로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스머글러스와의 협업은, 아마도 다모임을 통해서 이미 노이즈마스터민수와 호흡을 맞춰본 딥플로우의 안목이 빛을 발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홀로 (Hol’ up)’ ‘Cop’에서는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몇 년째 넉언니, T 빼곤 기대 안 된단 새끼들 듣고 와 mine’이라는 가사를 통해서 본인만 한 여성 래퍼가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Cop’은 자신의 혓바닥을 총에 비유하며, 거리의 경찰들이 쳐다본다는 뻔뻔한 비유를 보여준다. 이렇듯 비유가 가득한 곡 안에서, ‘고상한 척 안 해 혼자 바닥에서 이뤄내지 가사처럼 no lie’라는 라인을 뱉은 점이 굉장히 특이하다. 자신의 가사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과장 섞어가며 뻔뻔한 비유를 써도 내가 바닥에서 올라왔다는 점은 거짓이 아니라는 말을 하려는 건지 모호하다.

 

그런 점에서 이어지는 ‘HONEST’는 짧지만 강렬했다. ‘쪽 안 팔리려고 예전엔 연습했어 겁 없는 표정등의 가사로 남들의 시선을 의식했음을 드러내다가도, 곡의 말미에는꽉 껴입었던 욕심까지 덜어내고 이젠 나로 살아라며 당당해지고자 노력한다. 앞선 곡, ‘Cop’에서 보여준 기믹의 모습과 중의적인 라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거울 속 나를 보며 느끼던 혐오와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꾸밀 수밖에 없었던 과거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어지는 ‘Fist Down’에서는,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비로소 자신의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신스의 포부를, 비슷한 처지를 겪은 후 늦은 나이에 성공을 이룬 Don Mills(던밀스)가 보조해주는 곡이다. 그리고 이어지는탑승또한 비슷한 주제로 전개되는데, 이어지는 두 트랙 동안 간단한 2~3음절 라임과 더불어 분위기마저 비슷하니 듣는 재미가 조금은 떨어진다는 느낌도 들었다. 앨범 소개 문구처럼진짜 잘하는 랩을 향한 골수팬들의 로망은 여전하지만, 골수팬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나 라임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올드해질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 이어지는 후반부 트랙들은, 비교적 요즘 트랜드라 할 수 있는 싱잉랩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특히나 ‘Railroad’에서는 요즘 트랜드의 정점에 서 있는 Ourealgoat(아우릴고트)와 합을 맞춰도 꿀리지 않는 모습을 선보이는데, ‘Railroad’라는 단어로 라임을 맞추면서도 단어가 가진 어감을 잘 살린 훅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이어지는 ‘Interlude’에서는 그녀가 자주 외치던 ‘Go up’ 혹은위로라는 단어가 중의적인 표현이었고, 스스로 던지는 위로이기도 했음을 말하고 있다. 앨범 내내 단순한 2~3음절의 간단한 라임 배열을 선보이는 것이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앨범의 후반부로 갈수록 단어의 어감을 살리거나, 중의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보여주며 단점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Rakon(라콘)과 함께 한봄비는 다소 슬프게 다가온다. 래퍼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왔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봄비가 내리지만, 본인 인생의 봄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음을 얘기하는 모습. 특히나대전에도 내릴까 혹시라는 가사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과 동시에, 꿈을 가지고 상경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인생에 봄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었을지 고민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라콘의 벌스 중, ‘새봄이 왔는데 나는 여전해’라는 가사는 이러한 쓸쓸함을 더해준다.

 

Meloh(멜로)와 함께 한 마지막 트랙, ‘추억엔 힘이 없지는 개인적으로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꿈을 갖고 서울로 올라온 늦깎이 래퍼의 성장기로만 앨범을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느낀 것일까? 왜 이런 이별 감성의 곡을 마지막에 삽입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네 과거 회상에 날 끼지 말고 놓아줘 이만 네 일 해라며, 이전 인연에 미련을 갖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지만, 정작 이러한 곡을 넣은 것 자체가 자신의 미련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에서 모순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마무리다.

 

 

이번 앨범은, 신스라는 래퍼가 가진 가능성과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앨범이었다. 스킬 가득한 때려 박는 랩, 그리고 요즘 트랜드에 맞는 싱잉랩까지도 소화가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앞서 언급한 단점도 자꾸만 눈에 밟힌다. 물론 2~3음절의 단순한 라이밍을 활용하면서도, Zene The Zilla(제네 더 질라)와 같이 본인의 캐릭터로 소화해내는 래퍼들도 존재한다. 다만 이 점을 단점으로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앨범에서의 신스는봄비와 같이 청춘의 고달픔을 녹여낸 가사도 곳 잘 적는 래퍼라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나의 앨범에서 다양한 색채를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스킬이 부각되는 곡과 가사가 부각되는 곡이 공존하는 모양새가 그려졌다. 물론, 이제서야 첫 정규를 낸 신인이다. 아직 다음 작품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충분히 많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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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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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8 01:38:34

오..보일링 포인트가 또 나왔었군요

WR
2021-07-29 14:26:41

솔직히 너무 오래 걸렸죠..

 
2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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