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브는 애초에 정의할 단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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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18:16:00

본인,, 드럼,, 음대생(비트 찍는다고 자퇴함) 입니다만,,

까놓고 말해서 그루브라는 말은 '좋다' 라는 말을 수식하는 단어 외엔 별 의미가 없나봐요.. 이론적 가치가 없는 듯 합니다

저는 선생님을 자주 바꾸던 학생이었는데, 아무리 유명한 분한테 가고 아무리 잘 치는 분한테 가도

그루브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정의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만큼, 혹은 더 위치가 있는 사람도 자기랑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루브는 잡혀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너무 애매한 거라서.. 추상적인 단어에요 엄청나게.

누군가는 조광일이 속사포하다가 느려잘 때 그루브감이 생겨서 좋다라고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조광일같은 속사포는 그루브감이 없어사 흑인음악 아니다 라고 말할 수도 있죠

만약 가오가이 건이 안 터지고 모르는 상태에서, 만약에 가오가이한테 랩 레슨을 할때 가오가이가 속사포는 그루브가 없다 한다면

그냥 그런갑다, 이 사람 이렇게 생각하는고만.. 오케이 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취향이 아니에요' 라는 말은 이 예술분야 전반에서 가장 그지같은 피드백이고, 동시에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입니다.

본인한테 그루브의 확실한 정의가 있고 그걸 남에게 설명하는 용도로 쓰는 것 까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남에게 강요하는 건 좀.. 정도로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이 말하는 그루브에 대해서 '나는 그게/그 부분이 취향이 아니다' 라고 말하면,

내가 말했던 그루브의 의미 자체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니까요

예전에 그루브에 대해 고민한다면, 그루브란건 메트로놈에 맞춰 딱딱 떨어질 때 만들어진다고 했던 유명 세션맨 드러머가 계셨습니다만,

그루브감에 있어 최고급으로 꼽히는 퀘스트러브는 디안젤로의 앨범에서 스네어 고의적으로 삑 난 것에 신기해서 수소문해서 의미를 물어보고, 결국 힙합/레이백 드러밍의 대표 주자가 되었습니다

아마 메트로놈과 완전히 맞추면 그루브가 생기기 시작하겠지만

퀘스트러브는 그 뒤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을 밟은거겠죠

그루브를 설명의 수단으로 쓰는 건 좋은데

정의한 뒤 남에게 강요하는 건 조금 치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화성학을 가지고 '스케일이랑 안 맞는 불협화음이잖아' 라면서 다른 체계화된 이론들을 무시하는 느낌이랄까..(텐션, 크로매틱, 모드 스케일 등..)

조광일이 느린 랩을 아예 못 해서(뭐 혀에 제한이 있어서 몇 RPM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발성이 안 된다던가)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 그 자신은 다른 방법으로 그루브를 만드는 것 뿐이겠죠.
물론 전 그루브가 뭔지 말할 수 없지만요 :(

음악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합니다. 사실 정답이 뭔지 알겠어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나랑 생각이 다르면 누가 맞는건지 모르겠죠.. 내가 틀렸나? 난가? 아 모르겠다 ㅋㅋ 해버리는 것

그래서 정답은 없나봐요 (아님말고)

저도 틀렸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쓰는 글이라.. 보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안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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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1-01-27 18:23:49

<p>방금 위키 정독하고 알았습니다.</p>
<p>그루브라는게 장르마다 생각이 달라진다는걸...</p>
<p>정의가 불가능한 단어</p>
<p>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그루브란 그냥 리듬감 박자감 따위로 보면될거같습니다.</p>

2021-01-27 18:20:57

그리고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던가요

 

힙플에 좋은 글이 있어서 퍼옵니다.

 | 그루브(Groove)란 무엇인가?  |  HIPHOP-TALK

WR
2021-01-27 18:36:35

오 읽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집 들어가서 정독해야겠습니다

1
2021-01-27 18:41:03

이 분도 드럼전공이셔서 답답해서 글쓰셧네요 ㅋㅋㅋㅋㅋ

2021-01-27 20:50:57

전 그루브를 대강 부드러운 느낌의 리듬감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WR
2021-01-28 11:02:54

각자 생각하는 그루브가 다른 게 진짜 그루브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ㅠ

2021-01-30 15:24:31

뭔가 그루브라는 단어를 들으면 파도타는 느낌남ㅋㅋㅋㅋ

2021-01-27 22:28:31

적어도 조광일의 랩은, 흔히들 우리가 '그루브'라고 이야기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청각적 쾌감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봅니다.
아웃사이더랑 묶여서 까이는게 저는 좀 신기하더군요.

WR
1
2021-01-28 11:04:10

저도 같은 의미로 좋게 봤고, 단순히 빠른 걸 넘어서 파열음이나 치찰음의 의도적 활용에 성공했다 봐서 정말 좋은 시도로 봤는데 까이길래.. 갠적으로는 조광일 편을 들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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