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명반] 드렁큰 타이거 정규 8집 《Feel gHood Muzik : The 8th Wonder 》
 
4
  302
Updated at 2020-07-18 13:55:29

커버

 

"한국에서 힙합의 작법을 가지고 메이저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린 힙합 아티스트로 누가 있느냐"라고 누가 질문한다면 단언컨대 전 두 팀(?)을 꼽을 것입니다. 바로 다이나믹 듀오와 드렁큰 타이거죠. 그중에서도 드렁큰 타이거는 무척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팝적인 요소와 거의 결합하지 않은 음악으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고,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어둡고 묵직한 붐뱁트랙으로 공중파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 유명세와 업적에도 저에게 드렁큰 타이거는 꽤 오랜 시간동안 희미한 존재였습니다. 별 이유는 없었고, 당시에는 굳이 찾아들을 매력을 못 느껴서였습니다. (중딩 때는 데프콘, 리쌍에, 고딩때는 팔로알토, 마이노스에 빠져있었습니다.) 사실 Good Life도 중딩 때 들었을 땐 못 느끼고 신나지도 않고 너무 칙칙하다 느껴서 플레이리스트에서 지웠었죠. 당연히 중1때 발매된 이 앨범도 '커버가 멋지네'라는 생각만 하고 거의 듣지를 않았었고, 앨범도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발매 당시에 들은 건 타이틀곡인 "Monster(Korean Ver.)'과 'True Romance', 그리고 '서러운 울음소리' 뿐이었죠.


그러다가 20살 때 힙합 커뮤니티에서 '드렁큰 타이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시물들을 보고 그의 음악이 궁금해져서 유튜브로 디깅을 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왜 이 사람의 노래를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들었을까'라고 후회를 했습니다. 이 앨범도 그때서야 제대로 돌려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앨범을 구할 기회를 엿보고만 있었죠. 그러다가 2018년에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내부

 

잡설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앨범 얘기를 해보죠. 이 앨범은 대중적인 트랙들이 포진되어 있는 Feel Good Side와 묵직하고 강렬한 트랙들이 포진되어 있는 Feel Hood Side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Feel gHood Muzik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구분입니다.


이렇게 한 앨범 안에서 트랙이 두 부류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드렁큰 타이거는 자신이 가진 본연의 색을 유지하면서 앨범을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그가 기본으로 하는 붐뱁이나 강렬한 더리 사우스야 두 말 하면 잔소리고, 팝이나 어쿠스틱 비트에도 그의 독특한 목소리와 플로우가 위화감없이 어우러져 청각적 쾌감을 줍니다. 그리고 워낙 목소리가 독특하고 플로우(흔히 술취한 플로우라고 하죠. 꼬부라진 발음으로 쾌감을 주는 플로우.)가 세련되어 있기에, 트랙이 27개나 되는 앨범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쟁쟁한 피쳐링진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이거나 전혀 꿇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트 또한 랍티미스트, 테이크비츠, 앤 원, 더 콰이엇 등 다양한 프로듀서가 참여하다보니 꽤 다채롭습니다. 앨범에서 기둥 격인 붐뱁비트들부터 강렬한 비트, 잔잔한 비트, 신나는 비트 등 여러 느낌을 느끼게 해주고 있으며, '6번 줄 없는 통기타'의 어쿠스틱한 비트, '두두두왑바바루'의 몽환적인 비트 등 팝적이고 말랑말랑한 비트 또한 그 안에서 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만큼 트랙배치에 힘을 기울였다는 얘기겠죠.


피쳐링진 또한 매우 훌륭합니다. 이렇게 트랙이 많으면 거슬리는 피쳐링진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것인데, 드렁큰 타이거는 각 트랙마다 그 트랙에 어울리는 피쳐링진을 기용했습니다. 특히 비지와 팔로알토는 객원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줬습니다. 윤미래의 코러스와 보컬은 말할 것도 없고요.


드렁큰 타이거의 정규 10집이자 마지막 앨범인 《Drunken Tiger X : Rebirth Of Tiger JK》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똑같은 2CD 구성에, 곡의 스타일도 다양하다는 특징도 똑같이 갖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두 앨범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더군다나 마지막 앨범이었으니 이 앨범과 더욱 비교될 수 밖에요. 정규 8집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추천곡은 전곡 모두 마음에 들어서 꼽기가 어려운데, 세 곡만 꼽겠습니다.

 

Don't Cry (Feat. Jinbo)

 

Question (Feat. Ann)

 

 

서러운 울음소리 (Feat. Sean2Slow, Bizzy, Palo Alto, Double K, Dok2)

4
Comments
1
2020-07-17 17:42:36

저는 7집 다음 앨범으로써의 8집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고 (발라버려 빰빰...ㅠㅠ)
그의 커리어 후반부의 한 정규로는
좋은 감상을 느낀 앨범이었습니다.
사실 2장 짜리 정규를 진중하게 들을 수 있는
리스너가 국내에 과연 몇%나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대단한 도전이었다난 생각도 듭니다!

WR
1
2020-07-17 18:39:47

몬스터의 유치한 후렴이 맘에 안 드셨나보군요 ㅋㅋㅋ 전 당시 중학생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매우 좋았어요 ㅋㅋ 뭐 저도 아쉬운 점이 없던 건 아닌데 (서러운 울음소리에서 도끼 혼자 주제에서 벗어난 가사로 랩을 한다든가, 몬스터 영어 버전의 라킴 벌스가 아쉬웠다든가) 워낙 잘 만든 앨범이어서 문제는 없었습니다.

1
2020-07-24 15:26:19

 드렁큰타이거는 1~10집 버릴 게 없지만 저도 8집이 가장 좋습니다. 지루하지 않는 다는 말에 격공이요! 10집도 1CD 붐뱁 위주만 듣게 되서 좀 아쉽지만 여러가지 실험적인 시도는 신선했습니다.

WR
2020-07-24 16:24:27

사실 10집은 가사재탕이나 피쳐링 초이스 미스만 아니었음 더 높게 쳤을 수도 있었는데 ㅠㅠ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