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무명천사SKY-없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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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2 03:23:31
  앨범리뷰

 

무명천사 SKY라는 아티스트를 접하게 된 계기는, 유튜브 포크라노스채널을 통해서였다. 포크라노스는 소규모 인디 뮤지션들이 주로 이용하는 음원 유통사로, 자체 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곳이다. 인디 뮤지션들을 디깅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의 주제는 연인과의 이별을 그리고 있으며, 트랙이 흘러감에 있어서 마치 정말로 이별 후에 시간이 흘러가는 듯한 화자의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첫 트랙 벌레의 도입부에는 진짜로 벌레 소리를 삽입하기도 하고, 소주 한잔 했음을 언급한 후에 기침 소리를 삽입하는 등의 리얼함을 살렸다. 이어지는 트랙 너나 잘해에서도 사운드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은 도입부에선 드럼의 하이햇, 그리고 간단한 기타 연주만으로 이어지다가 펑크 취향 노래들이라는 가사가 흐르면서 현란해지는 드럼과 기타연주가 인상적이었다. 이 트랙에서는 이제 상관없어 집어쳐라며 쿨한 척을 한다.

 

이후 트랙들에서는 여전히 잊지 못하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이해가 안돼에서는 ‘every night 우리만의 세계로’, ‘사랑은 하는데 마음을 준건 아니래라는 가사로 미루어보아 떠나간 연인은 화자를 성적인 대상으로만 본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든다. ‘없는 사람에서는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간절함을 보이고, 마지막 트랙 어쩔 수 없어는 제목처럼 이젠 어쩔 수 없다며 잊어보겠다고 다짐하며 마무리한다.

 

사실 이별 감성의 노래는 흔한 주제이니만큼 자칫 뻔하게 들릴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앨범의 가사들이 특색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감정을 고조시키는 허밍, 가사의 흐름에 따라 악기를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각각 곡들의 특색을 살렸다. 이모랩을 하는 여러 아티스트들이 오토튠을 활용한 자신의 목소리, 그리고 다양한 플로우를 연구하며 청각적인 자극을 주는 것에 집중하는 반면에 무명천사 SKY는 싱어송라이터의 시각으로 음악을 연구한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진다.

 

힙합이라는 장르도 다양성을 띠는 요즘, 래퍼들을 평가하는 기준도 더욱 다양해질 필요성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음악은 힙합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고, 이런 음악가를 래퍼라고 취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런 래퍼들의 랩을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특색을 살린 하나의 앨범으로서, 그리고 재미있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한 명의 음악가로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편견에 갇혀서 낮추어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5점 만점에 3.5.


 

사족을 붙이자면, 무명천사 SKY가 어떤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는지는 This album is dedicated to Lil Peep라는 소개문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작사의 방식이나 가사에 담아낸 메시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영향은 받되 독자적인 자신의 색을 만들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평소보다 글에 사견이 좀 더 많이 들어간 듯 하여 불편함을 느낄 이들이 있을까 걱정은 좀 되지만, 수정 없이 업로드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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