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하회와 모아이-흥과 뽕 : 뽕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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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9 15:27:37
  앨범리뷰

 

 

이전에 연말 결산 글에서도 언급했듯, 하회와 모아이는 생각보다 연차가 오래된 인물들이다. 하회는 과거 래피딜(Rapideal), 모아이는 로우키(Lowkey)라는 이름을 사용했었다. 이름까지 바꿔가며 절치부심한 앨범, ‘Silly’에서 트로트와 힙합을 섞은 독특한 음악을 선보였고, 기존 트랩의 작법을 비꼬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흥과 뽕은 본인들의 색을 더 심도 있게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나 이번 Part’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흔히들 뽕끼라고 말하는 느낌을 담고 있다. 아마도 Part’에는 조금 더 힙합에 가까운 곡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타쿠와 단콘에서 들었던 똥싼바지라는 트랙이 수록되기를 희망하는 중이다. 그 곡은 트랩 그 자체였다.)

 

이 앨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이라는 단어를 중의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트로트스타’, ‘잔치를 열어라에서는 흔히들 뽕끼라고 표현하는 트로트 특유의 가벼운 접근성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안동에서’, ‘풍선에서는 뽕을 마약의 의미로 사용했다. 이러한 워드 플레이는 누구나 생각을 할 수 있었겠지만, 트로트를 컨셉으로 하는 하회와 모아이가 사용하였기에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이 앨범의 또 다른 웃음 포인트라면, 안동이라는 지역에 색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한국적인 색을 잘 간직한 고장을 언급하는 것이 동시에 하회와 모아이만의 특색을 잘 부각하게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범죄인 대마초와 연관 짓는 모습은, 실존하는 지명이지만 동시에 가상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나 유시온(Yuzion)등의 래퍼들이 허구를 사실인 양 얘기하며 본인들만의 판타지를 구축하였다면, 하회와 모아이는 거기에 한술 더 뜬 작사 방식을 보여준 것이다. 기믹을 갖추는 것 또한 래퍼의 자격요건처럼 되어버린 요즘, 랩스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회와 모아이는 일종의 참고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와 줘요에서 안경잽이의 피쳐링, 그리고 풍선에서 하회의 벌스는 익숙한 가요들을 차용했다는 점이다. 청자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라는 점도 이해가 되지만, ‘풍선은 가사들도 굉장히 쉬운 표현들로 쓰였기에 이러한 차용이 곡의 분위기를 더욱 가볍게 느껴지게 만든 것이 아닐까도 싶다. 이전 앨범 ‘Silly’를 좋게 들었던 이유가 기존 트랩의 작법을 비트는 참신함이었는데, 이러한 차용은 오히려 이들의 참신함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 다음 파트가 나오기 전에 섣불리 리뷰를 쓰는 것일지도 모르고, 다음 파트에는 조금 더 무거운 주제의 곡들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본인들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본인들의 음악적 역량을 한 번 제대로 보여줄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5점 만점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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