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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랩하우스 온 에어 다녀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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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02 23:47:43

민망민망 부끄부끄하지만 드디어 제가 나온 랩하우스 온 에어가 방송되었습니다. 이게 직접 나가는 거보다 듣는게 더 긴장되네요...;;



사건의 발단은 12월 둘째 주 쯤이었나.. 돌연 우리의 힙합엘이 사장님 히맨 님이 전화를 거십니다. 내용인 즉슨 이번에 래퍼가 아닌 다른 게스트를 초대하고 청취자들도 초대하여 공개방송 컨셉으로 갈 건데 제 이름이 나왔다고 나와줄 수 있냐는 얘기... 두어 번 게시판에 '랩하우스는 댄스디를 등판시켜라'라는 내용을 뻔뻔하게 쓴 적 있어서 헉 그거 보고 불쌍하니까 한 번 불러주자 란 식으로 초대 받은 건가 싶었지만, 이유야 뭐가 중요합니까, 당연 승낙했습니다. 제 신분 때문에 날짜 맞추는데 살짝 진통은 있었지만요.



철원에서 근무하는 군의관은 그렇게 휴가를 쓰고 위수지역을 넘어 서울로 달립니다. 참고로 저녁 9-11시 녹음이 예정되어있었습니다.



무서운 골목과 숨어있는 주차장의 트랩들을 뚫고 도착. 도착하니까 호북이 님이랑 전공과교양 님이 먼저 도착해 계시더군요. 아 호북이 님은 아마 영상에 안 나올텐데... 되게 잘 생기셨습니다. 전공과교양 님에게 호북이 님 예상과 다르게 생기셨지 않아요? 하니까 '어떻게 생겼던 걸로 생각하셨는데요?' 해서 뜨끔했는데, 아무튼 갈색으로 염색한 베이비 펌 머리에 스타일리쉬하게 입고 오셨어요. 여자친구도 같이 데려오심.



방송 전에 공연할 거 한 번 맞춰본다고 해서 전공과교양 님 노래하고 저도 랩 한 번 해보고... 애초에 제 노래를 라이브로 할 기회가 거의 없기도 해서 연습이 잘 안 되어있었지만, 외운다고 외웠는데도 가사 안 보고는 확 절더라고요. 가사 보고 해도 된대서 한 번만 더 연습하고 끝.



이때쯤 더 콰이엇 님과 염따 님이 도착해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가장 의외였던 것은 염따 님이 보자마자 반말을 하시진 않는다는 점(?). 



후기라고 거창하게 썼는데 대부분의 것들은 방송에 나온 그대로이니 뭐 더 할 말은 없고, 아무튼 떨리면서 재밌었습니다. 사실 게스트가 많고 청취자 초대까지 했으니 저에게 오는 시간이 얼마 없을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정작 뭔가 발언 기회가 와도 떨려서 제대로 못 말하게 되더군요.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되버리는 것도 있고...



예를 들어 제가 랩하고 나서 90년대 Pharcyde 같은 래퍼가 떠오른다고 했을 때 사실 제 머리 속에는 '아 Das EFX 같은 그런 스타일 말씀이시죠? 솔직히 말하면 그때 노래를 많이 들은 건 아니지만, 제가 많은 영향을 받은 2000년대 중반 한국 힙합씬의 붐뱁 자체가 그때의 스타일과 닮아있으니 그렇게 느끼셨을 거 같습니다'라고 하고 싶었으나 실상 입 밖으로 나온 건 '아'까지였습니다 OTL



그리고 가사를 보고 했는데도, 중간에 뭔 자신감인지 가사 안 보다가 한 마디 전 건 뼈저린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더 콰이엇 님이 별로 티 안 났다고 위로해주셨으나 티가 안 날리가 없는 실수인 걸요 흑흑.



그리고 호북이 님이랑 염따 님이 동시에 몸살, 장염 등으로 아프다고 해서 텐션이 살짝 떨어졌던 것도 아쉬웠...지만 막 티가 나는 정도가 아닌 것이, 와 프로 진행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ㅋㅋ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제 인스타 얘기를 못했다는 점이 있군요 흑흑. 그래서 아쉬운대로 엘리베이터 같이 타고 내려가는 더 콰이엇 님에게 제 인스타 이런 거 있다고 했고, 나중에 홍보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홍보보단 이런저런 소개를 하고 싶었어서 아쉽네요.



(그거랑 저번에 Ill Skillz - 알아들어가 dj soulscape 앨범에 실렸다고 한 염따 님의 잘못된 정보 발언을 좀 고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



그래도 제가 랩하는 거 처음 알았다고 하고, 닷원 라이브도 되게 공개된 장소에 처음 걸어보고, 90년대 같다는 반응은 제가 평소에 늘 듣는 촌스럽다는 피드백의 매너있는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ㅋㅋㅋㅋ 즉석에서 답했다시피, 제가 좋아하는게 이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그리고 하고 싶은 샤라웃도 억지로 다 해버렸네요. 인영아 서아야 사랑해 는 제 아내와 딸래미입니다. 갑분싸가 되는 것을 예상했고 그대로 느껴졌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 그 부분만 짤라서 들려줄 예정 후후.



(샤라웃하고 싶은 래퍼가 6-7명은 더 있었고, 특히 제가 리스펙하는 여러 유저 분들도 말하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거기까진...)



휴가는 하루 뿐이고, 다음날은 다시 출근해야하기 때문에 바로 당일 저는 차를 몰고 철원으로 돌아갑니다. 가기 전에 뭔 생각인지 친구 하나 불러서 만나서 야식 먹고 헤어졌습니다. 덕분에 12시 반 출발, 철원 도착은 두시 반 (중간에 길을 또 잘못 들어서 으아아), 세시 수면. 괜찮습니다, 쇼미 시즌 8 예선 때 새벽 4시 40분에 철원 돌아온 이후로 무서운 건 없어졌습니다.



아무튼 어찌 들으셨을지는 모르겠고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탐욕스러운 인간인지라 이걸로 여한은 없습니다 란 말은 못 하겠고 또 가고 싶네요 흐힣.



PS 얼마 전에도 올라왔지만 LE 스탭이기도 하신 현호 님이 이끄는 크루 (?) bite.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랩하우스 온 에어에 나가면 해야지 했던 얘기는 거의 그 인터뷰에 다 실려있으니, 못 읽어보신 분들 읽어보시라고 다시 한 번만 링크를 걸어봅니다.

 

http://bite.works/article/201912_talkwithdance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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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02 23:40:25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댄스디 그는 신인가? 

2020-01-02 23:42:00

그래도 랩 하실때 멋졌워요 막상 본 사람들은 절었는지도 몰랐을거에여 ㅋㅋㅋㅋ

짱잼게 들었습니다 ㅋ_ㅋ

WR
2020-01-02 23:54:37

감사합니다ㅠㅠ

2020-01-02 23:57:15

출연했는데 영상에 안나오는 게 가능한가요?

WR
2020-01-02 23:58:42

호북이 님 모자이크 예정입니다ㅋㅋ

2020-01-03 00:03:15

헐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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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00:08:41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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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3 00:29:02

뻥 안치고 기회만 있었으면 언급했을 거에요

발음을 잘 몰라서 아마 하이젤님! 이라고 얘기했을듯요ㅋㅋ

2020-01-03 12:14:27

와 ㅋㅋㅋ저도인스타에서 댄스디님 나왓다는거 어제밤에 접했습니다.
사실 그 방송 단한번도 들어본적 없는데, 오늘 퇴근길 정체와함께 들어보려구요ㅋㅋㅋ기대됩니다!
역시 갓스디!

Updated at 2020-01-04 12:40:08

국힙게시판의 수호자 킹.스.디.

이야기도 잘하셨고 랩도 멋있게 잘하셨어요
물론 랩이 실제 플레이어급에는 약간 못미쳤지만, 어떤 랩을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충분히 전달되는 멋진 라이브였음다.

WR
2020-01-04 16:26:16

그정도면 좋습니다 감사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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