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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pt.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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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0-17 22:35:07

리뷰라기보다는 일기장에 쓸만한 글을 옮겨왔다는 느낌으로 적어보는 앨범 소감문입니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습니다. 들을게 많아 바쁘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쇼미더머니가 재미없어진 만큼 보상해주는 것들이 있는 거 같네요.

요즘은 "밭"이 그렇게 핫하던데, 저도 들으면 들을수록 많은게 느껴지는 앨범이더군요.

빨리 그리고 많이 들은 터라 이번엔 인스타보다 훨씬 빨리 올립니다.

드디어 이 글이 인스타의 미리보기가 되었습니다ㅋ


대상: 

적어도 세 곡 이상의 앨범.

내가 아는 / 어디서 들어본 아티스트 + 뭔가 지나가다가 추천 받거나 들어주세요! 했던 거라든지... 그런 앨범들


주의:

음알못. 특히 사운드알못.

붐뱁충.



(1) Olltii - 8BEAT (2019.9.9)


 "8BEAT"는 이름과 커버부터 뚜렷한 컨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곡에 걸쳐 고전 게임의 사운드를 활용한 비트와 게임에 빗댄 무수한 워드플레이가 얼핏 신선하고 재밌는 요소로 느껴집니다. 사운드는 제일 큰 특징이자 강점입니다. 대개 8비트 사운드를 활용한 비트는 저음역대가 없다보니 가볍고 경박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런 밸런스를 다른 소스로 균형 있게 맞추어 어색하지 않고 장점만 살린 것이 상당히 구미를 당깁니다. 프로듀서 진에는 리듬 액션 게임인 오투잼 작곡가로 유명한 Warak의 이름도 눈에 띄는데, 이런 프로덕션이 컨셉을 단순한 소리 장난이 아닌 개성으로 바꾸어냈다 싶습니다.


 여기에 Olltii의 가사는 두말하면 입 아픕니다. 급하지 않은, 짜임새 있는 전개와 치밀하고 기발한 라임, 특성상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은유와 펀치라인의 높은 타율 등, Olltii는 적어도 저의 취향 안의 랩 스타일에선 가히 만렙을 찍었다 할만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PRESS START"에서 "THE END"까지 그려낸 ("파티모집"은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사실 제목만 보더라도 유추 가능한) 하나의 뚜렷한 서사는 앨범을 듣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이번 앨범을 기획하면서 가진 의도는 거의 100% 구현됐다 싶은 탄탄한 앨범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앨범은 많은 호불호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앨범 자체가 아닌 Olltii에 대한 불호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스타일 MC가 녹음물에서 부진하다는 선입견은 제 의견으로는 Olltii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 프리스타일 MC가 곡에서 약한 이유는 즉흥적인 것 이상의 깊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인데, Olltii는 지난 "뻔한 돈 얘기" 만으로도 충분히 그 이상을 논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불호의 주된 이유는 Olltii가 내세웠던 '프리스타일', '배틀', '거리'의 이미지와 냈던 작업물 사이의 괴리감 같습니다. 첫 믹스테입을 제외한다면, 풋풋한 학생이 강조되었던 "졸업"과 돈을 두고 하는 개인적인 사연이 강조되었던 "뻔한 돈 얘기" 등, 뭔가 예상했던 이미지를 온전히 보여준 앨범은 없었거든요.


 그런 시야에서 바라본다면 이번 앨범도 괴리감은 꽤 큽니다. 8비트 사운드 덕분에 앨범 분위기는 대체로 유쾌 발랄하며, 캐치한 멜로디로 무장한 보컬 후렴 (그 와중에 Olltii 노래 잘 하네요;), 그리고 다소 얕아보이는 주제 의식과 뻔한 소재 등, 흔히 말하는 "언더그라운드적"인 앨범은 분명 아닙니다. 당연히 리스너가 창작자의 의도를 뭐라 좌지우지할 자격은 없고,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겉껍질에 지나지 않는 것이나, 아무래도 "Cypherpath"를 만든 사람이 이런 노래를 한다고 생각하면 당황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어쨌든 저는 이번 앨범을 잘 만든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Olltii에게서 바라던 모습은 나오지 않은 것도 사실이군요. 다만 그에게 쏟아지는 헤이팅은 나름 이해가 갈지언정, 그 자체가 Olltii가 만들어둔 노선을 바꿀 권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저 리스너로써 희망 사항을 가질 뿐이죠.



(2) Leellamarz & Groovy Room - Room Service (2019.9.9)


 오랜만에 Leellamarz 이름을 달고 나오는 앨범이군요. 누구 말마따나, 콜라보한다고 했을 때 싱글인 줄 알았더니 11트랙이나 담긴 풀렝스 앨범이었습니다. 지난 "MARZ 2 AMBITION"에서는 가장 랩 트랙스러운 칼라를 가진게 Groovy Room이 비트를 준 "1"이었지만 이번 앨범은 평소대로 싱잉이 주가 됩니다.


 Wayside Town과의 케미도 괜찮지만 Groovy Room과 함께 하니, 이전 모습은 비교적 풋풋하게 느껴지고 이번 앨범 곡들은 성숙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Pass" "염색" 같은 곡에서 느껴지는 Leellamarz만의 끈적함이 있습니다. Groovy Room의 비트야 뭐 워낙 말 할 필요가 없죠. 대박!이라고 놀랄만한 비트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악기의 결을 잘 살려 메인이 되는 멜로디 라인을 선명하게 잘 심어두는 것이 좋고, 가요 같은 느낌을 살리면서 뽕끼 없이 곡을 뽑아내는 데 도가 튼 실력자들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다른 코드가 있음에도, 큰 틀에서 Leellamarz의 싱잉 트랙은 엄청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 지난 몇 번의 감상 썰에서 허슬하면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는 문제라 이해하지만 어쨌든 들을 때마다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분명 다른 코드와 장치들을 사용한 곡이지만 전곡에 깔린 쓸쓸한 무드와 힘을 뺀 톤 때문인지 트랙 간의 개성이 잘 살아난단 느낌은 아닙니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후반부 뜬금없이 등장하는 네 곡의 랩 트랙이었습니다. 앞서서 선보이던 무드와 전개와 완벽하게 반대된 곡들이 연이어 등장하기 때문에 감상의 흐름이 심하게 깨져, 마치 보너스 트랙이 네 곡이 들어가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1분 대의 곡이 두 곡이나 포함되어있단 것도 한몫하겠죠. 랩 자체는 뭐 나쁘지 않아요 - Leellamarz의 얇고 가벼운 목소리가 이런 미니멀한 비트에 잘 묻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두 개의 앨범이 그냥 붙어있는 듯한 이 구성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네요. 스트리밍의 시대라 이런 순서를 덜 중요하게 생각한 걸까요?


 여전히 이전 앨범들과 같은 감상, 같은 썰을 풀게 되는 건 아쉽지만, 어쨌든 이렇게 에너지를 집중하여 한 번에 풀어주는 게 그전까지의 허슬보다는 훨씬 반갑군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Leellamarz다움을 Groovy Room과 잘 어우러지게 풀어냈다고 할 수도 있겠고요. 그의 싱잉 랩을 좋아하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는 것처럼 보이니 뭐 좋은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3) Shawna - Seoullywood (2019.9.10)


 어쩌면 HIPHOPLE 컨텐츠 중 하나인 "RAPTUDY"로 더 익숙할 Shawna의 EP입니다. 그녀는 나름 래퍼로써 "Mighty Fine" (어쩌면 이 인스타에서 제일 많이 깠던 1060과 Coulslaw의 크루...)이란 크루에 속해있으며, 솔로로는 2017년 싱글 "벌려"를 시작으로 세 장의 싱글과 두 장의 믹스테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나름 앨범 단위로 정식 음원이 등록된 건 이번 "Seoullywood"가 처음이긴 하군요.


 앨범 보도자료에서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했음을 우선 내세웁니다. "벌려"나 지난 믹테 "Goddess Flow"와 비교하면 그렇지만, 실은 그전 믹테 "20/21"을 떠올리면, 이런 감성적이고 사색적인 모습이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그 "20/21"에서, 그녀는 과거 캐나다에서 살던 경험에 비추어 한국인인지 캐나다인지 때로 흔들리는 정체성에 대해 얘기한 적 있는데, 그 사실을 반영하듯 (물론 마지막 트랙이 대놓고 "검머외 Anthem"인 것도 있지만) 본작에는 영어의 비중이 꽤 높습니다. 소리만 놓고 보았을 때는 Sleeq을 연상케 합니다 (Sleeq 언급만 해도 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아닙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정박도 엇박도, 혹은 박자를 전 것도 아닌듯한 특이한 리듬감, 그리고 얼핏 들으면 맥아리 없어보이기도 하는 발성입니다. 이 두 가지는 Shawna에 대한 호불호를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하며, Sleeq을 언급하긴 했지만 Shawna가 내는 '외국물 먹은 느낌'(?)과 합쳐 보면 나름의 유니크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Shawna의 랩에 대한 인상은 "20/21" 때부터 동일합니다. 그 유니크함은 인정하지만 제 의견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어수선함입니다. 괴상한 비유일 수 있는데, 랩 한글자 한글자가 모아져있지 않고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느낌? 위에서 언급한 리듬감과 발성이 이유일 수도 있고, 여기에 특유의 억양이 한몫하는 듯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 귀에는 그녀 영어 발음은 상당히 투박하게 들립니다. 때로는 연음이 있어야할 부분을 억세게 발음하기도 하고, 혀를 너무, 또는 덜 굴리기도 합니다. 영어 비중이 높은 이번 앨범에서 이 부분은 어쩌면 다른 것보다 제겐 가장 큰 장벽입니다. 


 이에 비하면 사소한 단점일 수 있지만, "Seoullywood"에서 1절은 자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2절에서 3인칭으로 변한다든지, "What's Your Addiction"에서 피임약 얘기에 집중하다 (이걸 소재로 다룬 과감함 자체는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피임약 얘기에 집중하다 보니 사랑 없는 섹스 얘기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보도자료가 없었다면 단순 약물 얘기인 줄 알았을 거에요) 갑자기 순애보로 노선을 탄다든지 하는 매끄럽지 못한 가사 전개, 그리고 마지막 트랙에서 갑자기 분위기가 튄 것도 그렇지만, 그래도 더 신나줬으면 했던 "검머외 Anthem"에서도 다소 맥아리가 없던 부분 등이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엔 이번 앨범 스타일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옷이었던 거 같습니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라고 했지만, 이게 기존 이미지여도 자연스러울 것 같네요 - 곡 중에선 "Chai"가 제가 생각하는 Shawna를 제일 잘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건 그녀의 결정이고 저는 한낱 리스너지만요. 그 스타일과는 반대편에 있지만 예전에 1060 & Coulslaw의 "I&C"에 피쳐링한 것도 꽤 깔끔하고 임팩트 있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방향으로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4) niahn - Overthinking (2019.9.10)


 7개월만에 나온 niahn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3곡 정도의 작은 규모를 하고 있으며, 곡 스타일도 전작 "extape"보다는 훨씬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편입니다. 이모 힙합의 전형적인, 무겁게 가라앉는 감정선이 지난 앨범에서 그려졌다면 이번 앨범은 가볍게 읊조리는 듯한 인상을 전체적으로 주거든요. 조금 더 평범한 형태를 띈 드럼과 과한 장식을 쳐낸 비트가 그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합니다. 그덕분에 niahn의 목소리가 좀 더 맨모습으로 노출되어 전면에 나와있지만, 장치를 제거한 후에도 결코 결과물은 어설프지 않습니다. 앨범의 작은 크기로 보건대 아마 본인에게도 쉬어가는 타임으로써 만든 거겠죠 - 제목 "Overthinking"이 꽤 의미심장하군요. 이모 힙합을 기대하고 듣는다면 몰입하기엔 너무 얕은 앨범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마 저 같은 사람들은 좀 더 niahn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네요. 그나저나 "extape"을 들을 때 MKIT RAIN 멤버인건지 아닌건지 꽤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엔 다른 회사를 통해 나왔네요. 그냥 최측근인 걸로...



(5) 구원찬 - 일지 (2019.9.10)


 이래저래 신예 한국 R&B 아티스트로써 이름을 접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이제야 각 잡고 앨범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랩 외에는 문외한이다보니, 이런 R&B 계열 아티스트를 저는 비슷비슷하게 보곤 합니다 - 이를테면, jeebanoff, Jiwoo 등이랑 차이점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는 거죠.


 좀 더 집중하여 들어봤을 때 구원찬의 음악은 비우는 데 매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가사를 눈으로만 봐도 짧고 홀쭉한 느낌이 드는데, 반복의 비중도 꽤 있는 편입니다. 동시에 힘을 빼고 부르는 창법도 한몫합니다. 물론 '담백한' '편안한' 이란 표현은 이런 얼터너티브 R&B 가수들에게 자주 붙는 수식어이지만, 구원찬만큼 가볍게 느껴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비트 위에 그의 목소리는 말 그대로 '살포시' 얹어졌단 느낌이 듭니다. 얼추 들어본 그의 과거 곡들보다도 이번 앨범이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하더군요. 


 이런 느낌이 드는데는 프로덕션도 당연히 큰 역할을 합니다. 구원찬은 Fisherman과 합작 앨범을 낸 적도 있는데, 저는 이번 앨범에서도 마치 반짝이 뿌린 것처럼 톡톡 두드리는 피아노 루핑이 그의 목소리와 너무나 좋은 궁합으로 느껴지더군요. 한편으로 이런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거라 생각한 저에게 3, 4번 트랙은 약간의 당황을 포함한 반전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웬 뽕끼 넘치는 가요인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비어있는 자리를 생각하며 들었을 땐 또 나름 재밌더군요. 특히 4번 트랙이 FRNK 비트인 걸 알고는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아닌게아니라, 과거에 Dopemansion에서 Vankudi란 이름으로 같이 활동한 적이 있었군요). 마지막 트랙은 그에 비하면 비교적 진하고 무겁지만, 그의 개성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이런 가벼움이 누군가에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흔히 빠지는 함정인 심심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1, 2번 트랙에서 3, 4번 트랙으로, 그리고 5번 트랙으로 바뀌는 변주와, 그것을 신기하게도 끈끈하게 이어주는 그의 목소리 때문인 듯합니다. 자연히 큰 임팩트를 남기진 않지만, 몇 번을 돌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음악이라는 것만으로 가치는 충분해보입니다. 참고로 "일지"는 제목 그대로 여행 일지가 앨범에 부연 설명으로 붙어있습니다. 읽어보면 축약되고 생략되어있던 가사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가 이렇게 많았나 놀랍기도 하고, 그의 상상력도 다시 한 번 인정하는 계기가 되는 듯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썼다면 과장 해석 끝판왕이라고 했을 법한 모습이긴 하지만요ㅎㅎ 



(6) Kimchidope - SEPTEMBER Kimchidope (2019.9.10)


 Kimchidope를 알게 된 건 올해 4월에 나온 "BETTER NOW, BETTER PLACE"부터였는데, 은근히 작품이 없는 공백기 사이에도 생각이 났던 걸 보면 확실히 중독성이 있는 아티스트인 듯합니다. 그가 주 무기로 삼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오토튠을 통해 절절하게 전달하는 감정은 여느 오토튠 싱잉 래퍼와 다른, 그렇다고 R&B 가수와도 다른 고유의 영역인 거 같습니다.


 4곡 짜리 작은 볼륨으로 나온 이번 앨범은 그의 전체 디스코그래피에선 짧게 점을 찍고 가는 듯한 인상이 있습니다. 그건 단순히 앨범 크기 뿐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던 스타일의 강도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점이 Kimchidope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신선한 시도로 구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트랙 "Love Me Please"는 그가 이때까지 해왔던 것과 그닥 다를바 없지만, 이후 이어지는 2, 3번 트랙에선 좀 더 담백한 싱잉이 전면에 나서고 오토튠을 깐 목소리가 배경에 위치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 스타일이 이뤄내는 묘한 하모니도 하모니지만, '목소리를 악기로 사용한다'라는 표현이 단순히 표현이 아니라 정말 악기가 되는 경험이 재밌었습니다. 더 나아가 싱잉보다 랩 트랙에 가까운 "Searching"에서는 그런 화음의 목소리가 BadMax의 텐션 가득한 비트 위에 달리듯 놓여 정말 제목 그대로 추격전의 느낌을 주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제일 튀지만 제일 베스트인 곡이 되었습니다 (단점이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워낙 이 스타일이 딜리버리 쪽에서 약하다보니, 열 번 가까이 들었는데 마지막에 가사를 확인하고 나서야 사랑 노래인 걸 알았네요;).


 오토튠은 매력적인 도구이지만 별다른 연구 없이 사용했을 땐 오히려 개성을 빼앗는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한국 힙합씬에 비슷비슷한 래퍼들이 범람하게 된 것이기도 할테고요. 그 속에서도, 늘 이렇게 흥미로운 방법으로 오토튠을 무기로 다루는 뮤지션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전히 붐뱁충으로써, 어떤 한계, 제 취향과 그의 음악 간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을 거라는 불안감은 있습니다 - 이번 앨범에서 "Love Me Please"에서 느꼈던 익숙함이 그걸 상기시켜줬습니다. 하지만 뭐, 지금까지 이 정도로 보여준 아티스트라면 뭔가 또 재밌는 걸 들고 올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제 취향을 만족시키는게 필수가 아니라는 거겠지만;;).



(7) D-Hack - D TO YUMELAND (2019.9.9)


 지난 EP "D-CLASS HERO"로부터 겨우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늘어놓고 보면 벌써 일곱 번째 EP입니다. 워낙 매니악한 분야를 공략하는 탓에 영향력의 크기는 비슷비슷한 듯하지만, 어쨌든 일본에서도 활동하고 팬도 있다고 하고, 나름 나쁘지 않은 성공을 거둔 허슬러라고 말하는 데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허슬러라는 칭호가 붙는 이들에게 늘 운명처럼 따라붙는 '자기복제'의 덫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않아보입니다.


 지난 앨범 보도자료를 참고하면 이번 앨범은 "별이 되기 위해 나아가는 내용의 SUPER STARLIGHT 챕터"가 마무리되고 나오는 첫 앨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로써 약간의 변화라도 있을까 궁금해서 들어보았지만, 결과물은 예상대로입니다. 굳이 깊이 파고든다면, 지난 앨범들보다 좀 더 탑 라인에 과감한 시도를 많이 한 느낌은 있지만 이것이 의도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D-HACK의 역량 내에서 커버 가능한가에 관한 부분입니다.


 D-HACK의 앨범을 연이어 듣다보니 더욱 인지하게 되는 그의 단점은 특유의 발성과 과한 오토튠 때문에 (취향이 작용하겠지만) 싱잉이 답답하고 뻣뻣한 느낌이 크다는 것입니다. 일본 오타쿠 컨셉이야 뭐 애초에 타겟층을 그렇게 잡은 것이니 앨범을 찾아 들은 리스너가 뭐라 할 자격은 없는데, 그러다보니 그의 노래는 대부분 애니나 게임 OST 같은 아기자기한 무드를 주로 내려하고 있고, 개인적으론 그의 목소리가 너무 큰 걸림돌입니다. 근데 이게 이번 앨범의 고음이나 가성, 음의 부드러운 전이 (1번 트랙의 포스트 코러스 같은 부분)를 내는데선 훨씬 거부감이 크게 드는 겁니다.


 모든 것을 취향 탓으로 돌린다 해도, 자기복제의 문제는 계속 남습니다. 꾸준히 콜라보하고 있는 J;KEY의 비트부터가 비슷비슷한 느낌에 머물러있습니다. 김주원이라는 다른 비트메이커가 참여한 3번 트랙에서 기타 리프나 보이스 샘플링 소스들이 나름 신선하게 들리던데, 좀 더 이런 부분에서 스펙트럼을 넓혀볼 수도 있지 않나 싶군요. 챕터가 바뀌어도 이러한 느낌이 계속된다면, 사실 D-HACK의 음악에 크게 감흥을 못 받은 저로썬 앞으로 나올 그의 신작을 들어볼 이유가 크게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챕터에 어울리는 새로운 시도를 앞으로 확인할 수 있길 바랍니다.

 


(8) 바다코끼리 (BaDa_kokkiri) - Age of Tune Star (2019.9.16)


 사운드클라우드로 끊임없이 곡을 올리고 있는,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새 믹스테입 트랙들이 업로드 중인 바다코끼리의 정규 앨범입니다 - 본인 설명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사실 이 앨범은 스트리밍이 나오기 2주 전에 이미 바다코끼리 님이 직접 피지컬 CD를 집으로 보내주셔서 받긴 받았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국 들은 건 스트리밍으로 나오고 나서 듣게 되어버렸네요... 사실 정규 앨범이라고 해서 믹스테입과 크게 다르게 들리진 않습니다 - 그냥 추측이지만 정규로 낸 의도가 굳이 더 때깔 좋은 음악을 가져왔다는 건 아니었던 듯합니다. 그렇다해도 바다코끼리의 음악은 여전히 재밌습니다. 


 단순히 분류하자면 요즘에 차고 넘치는, 오토튠을 무기로 삼는 트랩 싱잉 래퍼 중 한 명일 것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우선 멜로디 메이킹에 있어 좀 더 귀에 박히는 느낌이라는 점. 대개의 트랩 래퍼들은 한정적인 음역대에서 비트와의 조화 생각 없이 그냥 음을 아무렇게나 던진 듯한 느낌이 있는데, 바다코끼리는 확실히 귀에 와닿아 박히는 선명한 싱잉 랩을 합니다. 이것은 그의 특유의 날카롭고 앙칼진 하이톤 때문이기도 하고, 포인트 있게 쓴 훅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오토튠을 좀 특이한 방식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개중에는 음성 변조에 가까울 정도로 과하게 왜곡시켜 사용하는데, 이게 거부감 없이 와닿게 한다는 게 재주 같아요. 특히 "벌"의 후렴에서 사용한 방식은 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 멜로디가 없는 싱잉 랩이란 느낌? 그리고 요즘 들어 꽤 유행인, 당연히 뻥인 과장된 가사 - 즉, 총, 마약, 돈 얘기가 없이 의외로 딱 자기 얘기만 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물론 진짜 "구찌 콘돔"을 일회용으로 쓰는지는 모르겠군요). 


 앨범에서 단점을 찾는다면 대부분 취향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워낙 의도된 혼란과 난장판이 가득한 앨범이라, 어떤 이론에 따라서 부족한 점을 찾기는 쉽지 않거든요. 굳이 일반론적인 얘기를 하자면, 음악적으로 느껴지는 신선함에 비해 가사적인 표현은 다소 뻔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다코끼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앨범 전체로 볼 때, 피쳐링진들이 트랙에 잘 안 묻을 정도로 곡 주인에게 밀리는 경향이 심합니다. 워낙 바다코끼리의 존재감이 커서이기도 하고, 개중엔 랩 실력에 있어 좀 아쉬운 피쳐링진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 앨범을 싫어한다면 이런 것보다는, 내내 소리 지르는 바다코끼리에게 피로를 느껴서, 나름 진중할 것 같은 마지막 트랙에 와서까지 목소릴 짜내는 데 질려서 그럴 겁니다 - 사실 살짝 제 얘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디 이것 때문에 그가 향후의 음악에서 소리 지르는 걸 망설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바로 그 시끄러운 소음을 뚫고 나오는 매력이 그의 개성이자 캐릭터이며, 향후 나올 작업물에도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이유니까요.


PS 아 한 가지 옥의 티가 있네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바다코끼리"로 검색하면 안 나오고 "BaDa_kkokiri"로 검색해야만 나오는게 번거롭...



(9) Cimoe - CIMOESSAY (2019.9.10)


 엉뚱하지만, Cimoe라는 이름은 이 인스타에 본인이 방문해서 좋아요 눌러주시고 팔로잉을 하면서부터였죠. 우연히 들어가본 계정을 통해 앨범을 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versifier', 'lyricist'로 칭하며 가사 (더 나아가 모든 형태의 글)에 깊은 생각을 눌러담으려는 노력이 흥미로웠고, 두 번째로 앨범에 참여한 JA, Brown Sugar, Pe2ny, DJ Tiz 등의 낯익은 이름에 앨범을 찾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도 "Loved by Few"라는 두 곡 짜리 앨범 - 수록곡 "독백"은 이번에 리마스터링하여 수록됨 - 이 있고, 아마 3부작으로 기획되었던 거 같은데 파트 1밖에 없네요).


 작사가를 시인과 동일시하는 것은 얼마 전에 들었던 현시인이라는 래퍼를 생각나게 합니다. 하지만 "CIMOESSAY'는 현시인의 앨범과는 상당히 결이 다릅니다. 당시 힘을 충분히 빼지 않는 것에 대해 얘기했지만, 어쨌든 그려진 그림 자체는 담담한 독백이었던 현시인과 달리, 이 앨범은 격정적이고 거친 데가 있습니다. 온전히 붐뱁으로 분류할 수 있을 프로덕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Cimoe의 걸쭉한 목소리가 그런 색채를 만듭니다. 크기 역시 13곡으로 최근 시류에 비하면 상당히 큰 편이죠.


 앞서 얘기한 포부에 어울리게 가사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상당함'이라는 건 과소평가일지도 모르겠네요 - 엄청나다는 표현도 그리 지나치진 않습니다. Cimoe는 과거와 현재, 본인과 연인, 그리고 "업"에 관한 세상의 악조건과 자신의 포부 등을 결연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시적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난해하진 않으며, 완벽하게 소화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나열된 이미지는 강렬해서 곡이 지나가고 나면 거의 손에 만져질듯한 인상이 남습니다. "이방인" 때처럼, 저는 가사를 읽는 과정에서 곡을 듣다가 몇 차례 멈춰야했고, 앨범을 한 바퀴 돌린 후에는 매우 진한 스프를 끝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강렬함을 장점으로만 볼 순 없을 것입니다. 곧 얘기할 음악적인 부분과 결합해서, 음미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피로한 건 사실이고, 몇몇 부분은 전체의 글 전개보다는 순간의 번뜩이는 표현을 위해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이런 부분은 2-4마디 단위로 하여 파편처럼 군데군데 박혀있습니다.


 메세지에 집중한 앨범이지만 어쨌든 음악의 형태를 띄고 나왔으니 음악으로도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Cimoe가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랩적으로, 그의 플로우는 이따금 기초적인 부분에서도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라임 배치로 결정지어지는 마디의 길이가 들쭉날쭉해서 박자감을 깨기 일수며, 스킬을 시도했던 듯한 "너의 나로 젖겠다" "여독"의 경우 박자에 맞지 않게 랩이 빨라져 리듬이 어긋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아마도 가사를 강조하기 위해서인 듯한, 랩을 뱉고 뒤를 잠시 비우는, 살짝 타블로가 연상되는 패턴도 워낙 자주 사용되는데다, 그루브가 없는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저 뜬금없는 여백처럼 느껴지곤 하고요. 유수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하였지만 왠지 모르게 스케치 상태를 벗어나지 않은 듯한 단순한 루핑의 비트들 때문에 더더욱 감상은 지리해집니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사례로, 피쳐링한 보컬 FEELGOOD의 노래에 기본적인 튜닝도 안 되어있어 음정이 어긋나는 대로 그대로 실려있습니다. 


 가사에 비중을 두는 것 자체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렇게 "유감"의 가사처럼 "한글 아닌 남의 타국어를 쓸 맘도 포기해서 쉽게 가는 표현도" 하지 않으려는 뜻이 여실히 드러나는 가사들은 인상적이지만, 부산물처럼 남는 지루함을 음악적으로 카운터하려는 노력은 많아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볼륨이 큰 앨범이었기에 더 중요했던 부분이죠 - 저는 '독백'이 나올 때쯤 마지막 트랙이라 생각했는데 두 곡이나 더 있는 걸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부 결함은 정말 약간의 관심만 가졌어도 고칠 수 있는 부분이었을 거라 더 아쉽습니다. 씬의 다양성을 생각하더라도 귀중한 자산인 이런 lyricist의 작품을, 좀 더 호감 가는 모습으로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10) O'Domar - 밭 (2019.9.17)


 최근 이름 앞에서 "Slick"을 뗀 O'Domar는 지금까지 몇 장의 싱글과 EP를 냈고, 오사마리 크루의 네 번째 멤버이며 쇼미더머니 시즌 7과 8에서 잠깐씩 모습을 비추는 등 잔뼈가 굵은 뮤지션이지만, 아직 씬의 노른자 위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뮤지션 중 한 명입니다. 심지어 오사마리 크루는 요즘 "사인히어"에선 3인조로 활동하고 있고, 크루 내외로 작업이 많았던 것도 아니니 말이죠. 그의 과거 작품들은 웨스트 코스트 힙합을 표방하며 때로는 펑키하게, 때로는 정공으로 랩을 뱉었지만 이렇다할 쾌거는 없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의 얇고 담백한 목소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 그의 곡들은 준수하게 만들어졌음에도 랩이 귀에 잘 박히지 않는 느낌이었죠.


 최근 발표되어 호평을 받고 있는 "밭"은 그런 작품들과 의도 자체가 달라 우선 그런 문제는 제거됩니다. "밭"은 꿈을 갖고 씬에 입성한 그가 겪은 좌절과 고뇌를 10곡에 거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돈에 굴복하는 MC' 등의 소재는 원체 여러번 다뤄졌던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가 차별화되는 이유는 섬세한 스토리텔링과 치밀한 서사에 있습니다. 저는 그의 이야기 내용이 마치 비극적 사태를 겪은 사람의 반응 단계 (원래 죽음에 대한 대처 단계죠)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과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순서가 휙휙 바뀌지 않고, 매우 섬세하게, 전과 후에 대한 유기성과 설득력을 가지면서 전개됩니다. The Beatles의 아름다운 음악을 배경으로 들어섰던 장미밭이 가시밭으로 변하고, 비로소 가시를 가진 장미 하나로 태어나는 과정은 그야말로 성장 소설 한 편을 읽는 느낌입니다.


 앨범에서 인상적인 것은 스토리텔링 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건배와 평화"란 프로젝트 팀을 할 정도로 여러 차례 콜라보를 했던 비트메이커 건배가 이번에 전곡을 프로듀싱하였는데, 그의 비트는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부드럽게, 하지만 진중하게 풀어내는 역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순간순간 예상치 못한 사운드의 변화와 효과, 삽입된 스킷들은 마치 소설 중간중간 들어간 삽화나 챕터를 넘어가기 전 빈 페이지 같은 느낌이 들면서 호흡을 고르고 얘기에 생동감을 더해주며, 이 앨범이 그저 또 하나의 뻔한 신세한탄으로 끝나지 않게 해줍니다. 저는 피쳐링진의 사용도 상당히 좋게 봤습니다. 대부분의 피쳐링 파트가 끝에서야 짧게 등장하는데, 마치 O'Domar가 가는 길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방관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전달자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 소설 같은 느낌을 더욱 배가시켜주는 장치입니다.


 랩적으로 O'Domar가 지난 작품에 비해서 큰 발전을 이뤘다든지, 전에 없던 랩 디자인을 선보였다든지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군데군데 리듬감이 깨지는 듯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의도 자체가 랩 스킬을 선보이려는 데 포커스를 맞춘게 아니었기에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야기와 음악이 어우러져 짜낸 완벽한 서사 안에서 솔직가감한 고백들은 Simba Zawadi의 "Names" 또는 김태균의 "녹색이념"을 연상시켰습니다만, O'Domar의 현재 상황과 위치에서만 할 수 있는 얘기였던 거 같습니다. 수많은 가시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그 밭 안에 피어나기 시작한 O'Domar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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