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HOP-TALK
앨범리뷰)래원-Fixi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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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02:24:06
  앨범리뷰

 


이번 쇼미 8의 레전드 무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쇄빙선.

그 팀에서 유일하게 다음라운드까지 진출하였으나,1대1 배틀에서 하필이면 짱유를 만난 탓에 탈락을 하게 된 래원이라는 래퍼가 있다.

사실 나 또한 쇼미를 통해서 처음 접하였고,그 전에는 이런 래퍼의 존재 유무조차 몰랐었다.

방송에서 나온 벌스들만으로도 나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기에,나는 그의 인스타그램과 사클을 팔로우하고 트랙들을 돌려보았다.

사클에 올라와있는 그의 믹스테잎은 쇼미에서 보여준 밝은 이미지와는 궤를 달리하는,상당히 깊이가 있는 음악이었다.

나만 알고 있기에는 아쉬운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을 하는 겸 해서 간만에 리뷰를 남겨보겠다.

(사실 쓰다 만 것도 있고 한데..이거부터 쓰게 될 줄은..)

 

첫 번째 트랙 Alone be ok.이 앨범은 첫 트랙부터 굉장히 우울한 분위기로 출발한다.

혼자가 되는 것을 싫어하지만,여러 가지 상황과 인간관계에 지쳐서 결국 혼자가 되기를 택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곡이다.

짧은 훅과 1개의 벌스로 이루어진 짧은 곡이지만,이 곡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굉장히 여러가지였다.

열등감과 시기,체념.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느낌이었다.

 

두 번째 트랙 Fixiboy는 이모 장르를 표방하는 곡으로,’Fix me.I don’t wanna fix me’라는 구절이 반복되는 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토튠을 조금 걸었어도 분위기가 살았겠다 싶기는 하지만,어디까지나 이건 아마추어 래퍼의 녹음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고치기 바라는 주변 상황과,정작 자신은 그들의 뜻대로 변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 행보는 개뿔 내 딴엔 문턱까지 왔음’이라는 가사가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깊었는데,아직 주변에 내새울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만 더 가면 될 것이라는 일종의 자신감으로도 보였고,주변에 둘러대는 핑계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곡이 좀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앞서 말했듯이 아마추어의 녹음물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야겠다.

그래도 곡에 대한 이해도와 표현력 만큼은 프로 레벨이라고 생각된다.

 

세 번째 트랙 XXX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XXXTentacion에게 받치는 헌정곡임과 동시에 그의 모습에 자신의 현재를 대입하는 듯 했다.

 

자신에게 있어서 발라드는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 하였지만,X의 음악을 들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고,그를 동경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트랙이었다.

과도한 래퍼런스라고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그러한 해석은 이 트랙에 대한 폄하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네 번째 트랙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킬링트랙으로 꼽고싶다.

내가 처음 한국사람,Lil Peep등의 음악을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과도 비슷했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적에 느꼈던 감정과도 비슷했다.

내 꿈에 대해 부정하는 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았고,나도 내 주변을 둘러싼 어떠한 막을 뚫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었다.

이 곡의 제목처럼 그도 자신을 둘러싼 알을 깨고 나오려고 끊임없이 투쟁을 해왔고,이번 쇼미 출연이 그 투쟁의 일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과론적으로 알을 잘 깨고 나온 것 같다.나도 덕분에 알게 되었고..

 

다섯 번째 트랙 13 Reason why은 짝사랑에 관한 얘기인 듯 하다.

‘아픈 상처나 이별 없이 자꾸 가라앉아 다시’,’혼자 사랑하게 내비둬 외로워서 그래 내일 또’등의 가사에서 그러한 유추를 하게 되는데,중간에 삽입된 통화소리로 비추어 보아 결국 고백 한 번 못 하는 찌질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훅까지..굉장히 치밀하게 짜여진 장치이지 않았나 싶다.

트랙의 완성도는 이 곡이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이 든다.

 

여섯 번째 트랙 Shooting Stars.

개인적인 해석이지만,바로 직전 트랙 속 여인에게 하고픈 말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내가 만약 저 하늘의 별을 딴다면 나를 떠나지 말라는 비유,너가 날 떠나간다면 난 자살을 하겠다는 마지막 구절 등등.

하지만 이 곡의 전개가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처럼 느껴지기 보다는,전체적으로 독백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올바른 해석인지는 모르겠다만..

 

일곱 번째 트랙 Tomorrow Feeling Makers는 지하철 속에서 본 타인의 모습들,그리고 그 속에서 잠시 공상에 빠져나가며 쓴 듯한 가사였다.

후반부 벌스 일부는 의식의 흐름대로 쓰여진 듯 했고,약간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마지막 트랙 Happy Dream은 본인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잠들면서 꾸는 꿈이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공상을 그대로 적어내려간 듯 했다.

 

이 트랙과의 연결을 생각해보면 앞선 트랙이 그렇게 뜬금 없는 것은 아닌 듯 했다.

믹스테잎임에도 불구하고 트랙의 연결을 제법 신경 쓴 모습을 칭찬해주고 싶다.

사실 가사의 대부분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서 듣는 이에 따라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앞선 트랙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연결은 분명히 의도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선 트랙에서는 지하철이 출발하는 듯 한 소리로 마무리가 되었는데,그 지하철 안에서 멍하니 혼자 공상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본다면 당연히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로 가득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이 믹스테잎은 작년에 만들어졌고,몇몇 트랙에서는 고등래퍼라는 해쉬태그도 있었다만 알바에 대한 언급도 있었기에 그의 나이가 정확히 몇인지는 모르겠다.

10대~20대 초반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꿈과 현실 사이의 방황을 잘 그려낸 앨범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믹싱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트랙간 연결에 대한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조금은 남는다.

그렇지만 아마추어의 믹스테잎 치고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연결이었다.믹싱이야 뭐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언제나처럼 앨범에 대한 점수를 남기면서 끝내야겠지만,이 작품을 평가함에 있어서 기준치를 어디로 둬야 될지를 모르겠다.

프로의 레벨로 생각해보면 5점 만점에 3점 정도이고,아마추어의 작업물로 보자면 거의 만점에 가깝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만 알기에는 굉장히 아쉬운,그런 음악이었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밝은 면만 부각되었는데,이모 장르도 잘 소화해내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나올 트랙들과 앨범들이 더욱 기대가 되고,내 페이보릿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을 축하하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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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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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23:04:21

오 믹테가- 작년에 나온건가 보네요? 들어봐야겠군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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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23:49:22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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