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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리뷰)Bully Da Ba$tard-3rd Mixtape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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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10 06:32:02
  앨범리뷰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어린 래퍼를 꼽으라면은,다섯 손가락 안에 불리의 이름이 들어가고는 했다.

힙플 라디오에서 했었던 몇몇 언행들로 잠시 비웃음을 샀고 씨잼의 마약 뉴스에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 탓에 여론이 안 좋았던 순간도 분명 있지만,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를 통해서 보여준 모습과 작년에 냈던 그의 EP는 분명히 대중이나 매니아들에게도 확실히 긍정적으로 각인 되었으리라고 본다.

요즘 들어서 활발하게 싱글발매나 피쳐링,심지어는 드라마 OST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제이문과의 합작 앨범까지 예고되어있는 와중에 믹스테잎까지 하나 드랍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를 해오던 믹스테잎이었고,발매가 자꾸 늦어지는 탓에 몇몇 팬들은 애간장 좀 태웠으리라.

아무튼 리뷰를 시작해본다.

 

첫 트랙 Q (Intro)는 기계로 변조된 음성과 단순한 루프뿐인데,프로듀서 이름에 본인을 올려놨다.

음악으로 평생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못 먹고 산다는 이 음성을 본인이 녹음한 것일지 샘플인지는 모르겠으나,갓 20을 넘긴 음악가의 고뇌를 담기에는 충분한 소스였다 생각이 든다.

 

두 번째 트랙 Money ain’t shit는 특이하게 한숨 소리로 시작하는데,이전 트랙에서 했던 고민이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이고 그것 때문에 한숨을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곡에서 불리의 벌스에서도 고민은 계속 되지만,나름의 해답을 담고있다.

‘뒤를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았다면 난 그거면 괜찮아 내가 나로 살았다면’ 이라는 벌스가 음악으로 먹고 사는 고민에 대한 100%의 해답이 되지 못한다 한들,일단 본인이 택한 길에 후회하지는 않는 듯 했다.

오왼 오바도즈,그리고 일리닛이라는 배태랑들의 경험에서 나온 벌스들이 불리 본인에게도 분명 와 닿는 가사이기를..

 

세 번째 트랙 Flex에서는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Flex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마음에 들었다.

첫 방송 이후 힘들어서 정신과 약을 섭취했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살에 대한 은유들도 곳곳에 내포되어있다.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낸 것 자체가 Flex인 것이지..

 

이 곡에서 특이점은 이수린이 간만에 Baddy Homie라는 aka를 사용했다는 점도 있는데,아마 음악 스타일에 따라서 Unofficialboyy와 번갈아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네 번째 트랙 웃음은 작업실에서 잠 못 이루며 보내는 본인의 모습을 그리며,그냥 맘 놓고 웃을 수 있으면 다라는 가사를 뱉는다.

앞선 트랙에서도 곳곳에 내포했지만,돈보다는 음악성에 우선을 두는 모습이 참 멋있다고 느껴진다.

‘구린건 내가 다 할 테니 나쁜건 듣지도 말고 귀 막아’라는 가사가 저번 쇼미에서 이동민이 벌스를 뱉을 때 쿠기의 귀를 막으며 이수린이 귀를 막으면서 ‘나쁜거 들으면 안되’라고 한 것에서 기인한 가사인 듯 한데,이것도 나름의 웃음포인트라고 생각이 된다.

 

이 곡에서는 배태랑,팔로알토가 두 번째 벌스를 맡으며 곡 전체를 멋지게 조율해줬다.

 

다섯 째 트랙 니가 뭘 알아 는 이미 예전에 공개되었던 곡이다.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고등래퍼 2 직후에 올라온 트랙일 것이다.

열등감과 분노가 가득한 불리의 벌스 뒤에,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듯한 기리보이의 벌스가 중심을 잡고 있고,그 뒤는 자메즈의 제법 진지한 벌스가 자리잡고 있다.

돈 보다는 좋은 음악 이라는 바이브를 바로 직전 트랙까지 들려줬지만,이 곡에서 불리의 벌스는 돈에 대한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신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이들 혹은 가난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가 섞인 벌스들이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이 트랙이 앞선 트랙들의 바이브와 다르다고 이 앨범 전체의 흐름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료 싱글로만 남기에는 아쉬운 트랙이라고 생각했고,정식 릴리즈 되기를 바라왔던 트랙인데 믹스테잎에 수록할 것이라고는 사실 몰랐다.

 

여섯 째 트랙 20 Birthday는 힙플 라디오에서 발언했던 ‘초등학생 때부터 힙합을 들었다’는 발언을 제법 디테일하게 풀어냈었다.

 

굉장히 타이트한 벌스 속에서 곱씹을만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데,특히나 자살시도에 대한 부분과 대한민국 교육체계에 대한 비판은 굉장히 와닿았다.

물론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그런 점도 있지만..

 

믹스테잎이고 믹싱도 직접 한 곡이 대다수라 짚고 넘어가지 않으려고 했지만,적어도 이 트랙에서만큼은 믹싱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이 굉장히 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원테이크로 뱉은 뒤에 더블링만 한 두번 친 듯 한데,이게 믹싱 상태가 좋지 못하다 보니 잘못 들으면 가사를 저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싶다.

특유의 분노가 가득한 래핑에 날것의 매력을 더하기 위한 의도적인 믹싱일지도 모르지만,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일곱 번째 트랙 알 놈은 알지는 왜 그가 본인이 리얼하다고,본인은 힙합 한다고 스스로 칭하는지에 대한 납득이 가게끔 하는 벌스였다.

수 많은 Hater들의 무시 속에서도 고등래퍼 시즌2를 통해서 인정을 받았고,그 이후 낸 EP를 통해서 상당수의 매니아들에게도 호평을 받지 않았는가.

 

‘10년차 경력에 역대급 노 재능’이라는 자조 섞인 가사도 이 곡 안에 담겨있지만,그만큼 더 노력해왔다는 것을 말을 안 해도(물론 말을 안 하진 않았다.바로 뒤 가사에 나온다.)느낄 수 있을 래핑이었다.

 

두 번째 벌스를 맡은 던말릭의 랩도 수준급이었고..

던말릭의 타이트한 벌스를 거의 처음 듣는 것 같은데,예상보다 잘 해서 놀랐다.

 

여덟 번째 트랙 Race는 딕키즈 크루의 막네 Agunu와 합을 맞췄는데,특이하게도 피쳐링이 아니라 With로 표기되어있다.실제로 벌스의 지분도 거의 반반이고.

크루를 나간 뒤에도 교류는 계속 하는 모습..매우 보기 좋다.

돈과 여자가 주제인 전형적인 클럽튠 넘버인데,’터트려 Xan 오늘 밤 자제는 없으니’라는 가사는 사실 좀 에러일 수도 있다.

Xan은 사실 정신과 약을 지칭하는 단어인데,먹으면 나른해지는 효과가 있기에 마약에 대신해서 비유적으로 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찾아보니 외힙에도 종종 나오는 비유였네요;;)

 

아홉 번째 트랙 Tick Tock은 이전 트랙과 마찬가지로 클럽튠 사운드를 차용했고,X.Q의 오토튠 섞인 래핑은 피처링으로 매우 적합했다고 생각한다.

작업을 하고 앨범을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사실 X.Q의 회사가 공중분해된지라..다음 앨범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좀 된다.

간만에 듣는 목소리라 반가웠다.

 

열 번째 트랙 Romance는 제이문의 연주로 이루어진 트랙.

 

열한 번째 트랙 Time distortion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반주 트랙.

사실 이 두 트랙으로 마무리하는 전개가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도 든다.

잔잔하게 이어지던 초반부,다섯 째 트랙을 기점으로 쏟아지던 타이트한 래핑,그리고 앞선 두 트랙의 클럽튠 넘버를 지나서 이런 급작스러운 마무리라니..

물론 믹스테잎에서 깔끔한 기승전결을 바라는 것 또한 큰 욕심이리라.

 

전반적으로 좋은 앨범이었다.이전 EP에서 보여줬던 것 보다 한 층 성숙해진 주제의식도 눈에 띄었고,단순히 빨리 뱉기에 급급해서 발음을 뭉개는 듯한 느낌도 이제는 거의 없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랩이 늘었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특히나 훅 하나 없이 벌스만으로 4분 넘는 시간을 꽉꽉 채운 20 Birthday는 그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도전이었을 것이고,그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글 초반부에 적었듯이 제이문과의 합작도 예고되어있는 지금,그 작품 뿐 아니라 다음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켜주는 앨

 
범이었다.

 

 

5점 만점에 3.7.

 

 

 

 

  앨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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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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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10 02:40:56

할거 해야죠..리뷰 10일 넘게 안 썼었는데.

멘탈 많이 수습했어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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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0 08:36:48

쭉 좋다가 에이거누랑 한 트랙부터 갑자기 붕 떠버리는 믹테...앞에 트랙들은 진짜 너무 좋았는데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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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0 11:14:40

분위기 전환을 너무 급격하게 해버려서 좀 그렇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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