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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MIC
HIPHOP-TALK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pt.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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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1-14 00:16:46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리뷰라기보다는 일기장에 쓸만한 글을 옮겨왔다는 느낌으로 적어보는 앨범 소감문입니다.


대상: 

대체로 이 시리즈가 한 번 끝을 맺었던 2018.7 이후로 나온 앨범들

여기에다가 이전 시리즈 글에서 다뤘는데 다시 들으니 감상이 바뀐 앨범

적어도 세 곡 이상의 앨범만. 싱글까지 포함하자니 너무 많아서..

내가 아는 / 어디서 들어본 아티스트 + 뭔가 지나가다가 추천 받거나 들어주세요! 했던 거라든지... 그런 앨범들


주의:

음알못. 특히 사운드알못.

붐뱁충.


(1) The Quiett - glow forever (2018.9.7)

 이 앨범으로 The Quiett을 칭찬할 수 있는 면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쇼미더머니 중간에 작업해서 나왔다는 부지런함과 기존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스타일을 새로이 시도해보는 진취성, Bradystreet, Leellamarz, Paul Blanco, Zene the Zilla 등 신인과의 거침없는 컨택 등등이 있겠죠. 개인적으로도 많이 동의하는 바입니다 - 특히 앨범 자켓이 연상될 정도로 감각적으로 풀어가는 트랙들은 The Quiett의 연륜과 스펙트럼이 어마어마함을 증명하는 거 같습니다. 약간, '난 이런 거 처음 해도 존나 잘 함' 이런 간지랄까요. 다만 워낙 풍부한 사운드를 곁들인 샘플링 비트로 지난 앨범들을 채워왔기에, 스타일에 맞추어 약간 허전해진 비트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네요. 사실 스타일이 취향 아닌 탓이 제일 크긴 하겠죠. 그리고 앨범 평가와 별개로, 마지막 '여름밤' 트랙은 오랜만에 소울 컴퍼니 느낌이 좀 묻어나서 흥미로웠습니다.


(2) 화나 - FANAbyss (2018.9.7)

 화나는 정규 앨범마다 뚜렷한 컨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양한 분위기를 커버하였던 "Fanatic"를 제외한다면, "FANAttitude"는 힘차고 긍정적인 느낌을, "FANAconda"는 'Ugly Goblin'으로 대변되는 강렬한 투사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담아냈었죠. 이런 뚜렷한 테마는 앨범을 통일성 있게 묶기도 하였지만 가끔은 앨범마다 너무 색깔이 휙휙 바뀌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FANAbyss"는 또 한 번의 '급변화'입니다. 공황장애 수기로써 제작되었다는 이 앨범은, 물론 "진실은 저너머" 등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이긴 하지만 너무 낯설 정도로 어둡고 음침합니다. 다양한 프로듀서의 비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프로듀서가 만들었다고 생각되었을 정도로 앨범 구성은 통일성 있고 탄탄하며, 분위기의 반전을 가져와야하는 "길잡이별"마저 이러한 분위기의 틀을 지켜 억지스럽지 않고 설득력 있는 결말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낯설음이 여기도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FANAconda"를 통하여 쿵치따 때려대는 비트 위 펼쳐지는 화려한 라임 난무를 기대했던 저에게 속삭이듯 긁는 화나의 목소리와 박자마저 무의미해질 정도로 느릿느릿 기어나오는 플로우는 충격적이었으며, 심지어 이 분위기는 "길잡이별"의 반전 직전까지는 더욱 심해져 "해파리"로 갈수록 '으아아아 이게 뭐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는 후문입니다. 이런 반응은 결코 앨범의 퀄리티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며, 사실 저의 이런 반응마저 화나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던 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그냥 어린이 입맛에 맞지 않는 음반이었던 거 같네요ㅎ


(3) 재달 - Period (2018.9.14)

 지난 시리즈 글에서 "Adventure"에 대해 여러 좋은 얘기를 써놓은 적 있었는데, 이후로 계속 들으면서 뭔가 너무 힙합하고 거리가 먼 앨범이라고 느껴지면서 호감이 덜해진 적이 있습니다. 물론 힙합이 아니라고 좋은 음악이 아닌 건 아니지만, 모던 락의 틀에서는 과연 내가 처음 느꼈던 신선함이 있는가 의문이 들었던 거죠. 이번 앨범 "Period"는 전작에 비해 그 모던 락의 느낌이 조금 줄어있습니다. 1, 2번 트랙의 경우는 온전히 MR이 흘러나오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잡은 MC 한 명만 연상되는 정도이니까요. 이걸 아쉬워하는 분들도 몇 봤습니다만, 사실 그렇다고 해서 재달의 센스가 덜 느껴지는 곡은 아닙니다. 특히 그 이후로는 다시 한 번 힙합의 틀에서 가둬둘 수 없는 음악이 나옵니다 - 타이틀곡이자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Flop"의 프로덕션은 그야말로 밴드 구성에서만 가능한 풍부한 소리의 조화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Adventure"에 비해 훨씬 단단하며, 재달 본인의 영역을 잘 구축한 앨범이라 느꼈습니다. 이것도 시간 지나면 왠지 힙합 아니다 라면서 덜 듣게 되려나요?


(4) Dakshood - Off Room (2018.9.15)

 Dakshood는 Ja Mezz 앨범에서 보여준 깊은 울림이 있어서 기대하고 들었는데, 그 기대에 비해선 평범하게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다른 앨범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트랩 스타일이라는 느낌, 특히 "Smoke You" 같은 건 흔하게 듣던 Coogie의 트랙 같았습니다. 이거 자체가 곡들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사실 "Game Theory"나 "구름과자" 같은 건 피쳐링진 빨을 좀 받아서 그런지 듣기 즐거운 트랙입니다. 프로듀서의 앨범에서 곡이 좋은 이유가 피쳐링한 래퍼의 스킬이라면 그걸 프로듀서를 고려할 때 좋은 앨범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이건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나저나, 나왔을 땐 몰랐는데 이제 보니 Lil Cherry와 Jito Mo가 여기에도 참여했었군요.


(5) 기리보이 - 공상과학음악 (결말 포함) (2018.9.22)

 사실 앨범 제목이나, 직전에 나온 "공상과학기술"이나 전작 "hightechnology" 때문에 되게 삐릿삐릿한(?) 음악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는 "hightechnology"가 더 일탈스럽고 이 앨범은 이전에 기리보이가 하던 바이브의 연장선인 듯합니다. 본 앨범의 8곡 중 전반의 4곡은 이전에 기리보이가 보여주던 찌질한 사랑 노래 느낌이 물씬 납니다. 맨처음에 말한 기대치가 있어서 처음에 나오는 "I4P" - "키보드"의 초반 트랙은 신선한 충격이었네요. 그리고 뒤로 와서는 조금 더 실험적인 느낌으로 변합니다. "Skyblue"의 '본능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구성이나 "acrnm"의 잡음 같은 스트링 세션이라든지, 기리보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면 멋 없었을 그런 걸 잘도 표현해냅니다. "결말"로 나온 3곡 중 두 곡은 본편에 들어갔어도 어울렸을 거 같은데 ("내핸드폰에금이갔네"가 너무 발랄해서 튀려나요?) "범퍼카 Remix"는 약간 팬 서비스로 느껴지네요. 아무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어요 기리보이는..


(6) Casper - Time is Up (2018.8.8)

 볼 때마다 '저 친구 참 열심히인 거 같긴 한데...'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Casper의 첫 EP입니다. 다섯 트랙으로 이루어진 이 EP는 들어보는 순간 '아 헤이즈 벤치마킹했구나'란 말이 절로 나오는, 가녀리고 꽁냥꽁냥한 멜로디로 이루어진 노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사실 힙합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허나 헤이즈와 비교하여, 크게 차별화되는 것 없이 비슷한 코드, 비슷한 템포로 이루어진 곡들로만 이루어져있는데다가 랩에서 탄탄하지 못했던 발성 보컬에서도 그럴리 없던 관계로, 듣다보면 헤이즈보다는 타루나 요조 같은 과거 홍대 유행하던 인디 밴드 곡이 더 생각납니다. 랩도 일부 들어가 있긴 하고, 기대치가 많이 낮아서 그런지 발성이 좀 나아진 거 같다 싶다가도, "Hate You"에서 Asol이 치고 들어오는 순간 뭔가 당황스러울 정도의 온도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아마 곡들이 꽁냥꽁냥해서 발성 약한 랩도 괴리감이 비교적 적다보니 나쁘지 않게 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인가 싶지만, 결국 흔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


(7) Reddy & Year of the Ox - eightyfivesoul (2018.10.5)

 Hi-Lite의 Reddy와 재미교포 그룹 Year of the Ox의 콜라보 앨범입니다. 부담 없이 가볍게 들을 수 있는 4곡짜리 작은 앨범이죠. 곡 스타일에 있어서 Reddy는 트렌디한 스타일을 내미는 와중에 Year of the Ox는 정통 붐뱁에 가까운 랩을 구사합니다. 어떤 비트도 자기 벌스를 타기 시작하는 순간 붐뱁으로 바꾸는 Year of the Ox의 실력도 대단하다면 대단하군요. 이런 타이트한 랩과 Reddy의 느긋한 싱잉 랩이 제대로 케미를 이루고 있느냐 하면 확신은 안 섭니다. 사실 전 미국 씬의 음악과 한국 씬의 음악이 영 잘 안 섞이는 파트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뭐가 됐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앨범인 건 결론적으로 맞습니다.


(8) Syler - More People More Problems (2018.10.11)

 지난번 JA & Syler에 이어 두 번의 싱글을 내고 나온 EP입니다. 저번 JA & Syler 앨범 감상평에서는 뭔가 모르게 확실한 한 방이 없고 무난무난하기만 하다고 얘기한 적 있습니다. 그 느낌이 이번 앨범에도 진득히 이어옵니다. 저번 앨범과 차이라면 붐뱁으로 통일하였던 것과 반대로 이번 앨범은 붐뱁과 트랩을 적절히 섞었다는 점 정도. 살짝 B-Free를 연상케 하는 그의 랩은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지루합니다. 적절한 톤의 변화의 부재 때문이 아니었나 싶은데, "F T W"처럼 무리한 변화를 둔 트랙은 오히려 너무 무리수라서 처음에는 훅이 피쳐링인 줄 알았을 정도. 사실 큰 단점이 보이지는 않는데... 여러 번 듣다보면 쉽게 질려버리는 건 비트도, 랩도, 가사 내용도 뭐 하나 잡아끄는 게 없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9) Zion.T - ZZZ (2018.10.15)

 Black Label에 들어가서 낸 두 번째 앨범이자 EP인 "ZZZ"입니다. 발매 당시 슬기가 참여해서 이래저래 화제가 되었었죠. 이후 반응은 너무 가요스러워졌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확실히 타이틀곡 "멋지게 인사하는 법"은 지극히 가요스러운 공식을 사용한 곡이었고, 이후 Zion.T의 인터뷰를 보면 다분히 이를 의도한 거 같긴 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곡들까지 그렇게 싸잡는 건 조금 과소평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의 첫 앨범 "Red Light"와 비교하면 실험적인 느낌이나 날카로운 임팩트를 주는 건 많이 줄어들었긴 합니다. 하지만 뭐, Zion.T가 잘하는 그루브감과 리듬감은 살아있고, 색깔이 옅어진 것은 일종의 성숙함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다소 짧은 트랙들이 적게 들어있다보니, 뭔가 임팩트를 남길 만치하면 앨범이 쉬리릭 끝나는 느낌은 좀 아쉽네요.


(10) Owen Ovadoz - changes [Re-리뷰]

 "Problematic"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앨범이었죠. 이 당시 Owen은 힙합엘이 및 SNS에서 특유의 성격 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갈등 새로운 디스 새로운 beef 속에 화려한 일대기를 보내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런 경험을 거치고 나서였기 때문인지 "changes"는 패기 넘치던 "Problematic"에 비해 한 발 더 물러서 주제를 관조하는 듯한 인상을 안깁니다. 즉슨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감상적이 된 것이죠. 그러나 그러면서도 앨범 분위기가 지루해질 쯤이면 "incomplete" "ticktock"이나 "player's passionate" 등의 곡으로 분위기를 타이트하게 죄어줍니다. 무리하지 않고 기본 탄탄한 톤으로 이어나가는 Owen의 랩은 그대로이며, 여기에 플로우는 좀 더 그루브감 있게, 다채롭게 변하여 꽤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모로 Owen의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었던 것 같네요. 이 다음으로 이어진 "Wons & Dollas"라든지, 여러 싱글에서 넓어지는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으니 대단한 일이죠.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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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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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01:27:14

닥스후드는 진짜 프로듀싱면에서 도드라지는 면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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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09:05:08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읽고 갑니다.
댄스디님 강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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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10:00:15

재달은 힙합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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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14:04:06

글 간격 좀 나눠주십쇼ㅜ닥터

WR
1
2019-01-17 17:04:13

ㅜ음 문단 나눌 정도로 긴 글들이라 생각되지 않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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