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힙합 들으면서 고충
안녕하세요, 오늘 3년동안 힙합좋아하면서 고충을 말해볼까 합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얽혀있지만 힙합좋아하면 어느정도 공감할거라 생각함다.음악만들고 싶은데 한계가 있어서 의견을 구함. 편의상 말깔께요.
1.앨범
난 지금 고3인데 초딩때부터 음악이라곤 아버지가 최신가요를 시디에 구워서 드라이브할때 듣거나 플레이리스트 만들어서 듣는 정도 밖에 없었어. 근데 내가 중3말에 힙합에 관심이 생겨서 외국힙합을 들을려는데 지식인에서 앨범을 들으라는거야. 이때 들은게 illmatic,stillmatic, resonable doubt, redy to die, eminem show 등등 90년대 존나 유명한것들만 들었어(stillmatic안들어본형들 한번 들어봐).그때부터 힙합은 앨범을 통째로 들어야 제대로 듣는거라고 인식이 콱 박혔지. 그때부터 솔컴맴버(화나,키비,덕화),이그니토,피타입,이센스, 다듀, 에픽하이 등 듣다가(고1) 최근에는 kanye west, kid cudi,재키와이,퓨처리스틱스웨버,오르내림 등 얼터너티브로 돌아섰는데, 앨범들으면서 느끼는게 별로 재미가 없다는거야. 유기성?구성?사운드? 솔직히 난 못느끼겠어. 요즘엔 앨범하나 듣는거 보단 영화한편보거나 소설하나 읽는게 더 재밌어. 내가 음악 만들어보고 싶은데 앨범도 만들줄모르는데 만드는데 당연히 한계가 있겠지. 내가 싱글단위로는 만들 아이디어는 있는데 앨범이나 믹테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형들은 앨범 들으면 재밌어? 대체 왜 음악은 앨범으로 들어야 된다는 거야? 앨범은 어떻게 듣는거야?
2.힙합문화
장벽이 높아. 노래제목이나 가사에 영어 존나 많이 쓰고 한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태도,내용,정서를 랩하잖아. 그래서 뮤비나 곡은 좋은데 보고나면 ‘뭘 표현하려는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힙합음악을 만들려면 힙합을 알아야 하잖아. 엄청 개성있고 이쁜 옷이 있어. 내가 걸보고 영감받아서 옷을 만들려는데 원단이 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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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글로 답하기 힘드니까 1번만 답할게요. (저도 편의상 말 깔게요)
모든 앨범이 다 그렇진 않지만
제대로 만든 앨범에는 그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어. 저항이건 회의감이건 우울감이건 자기자랑이건 인간미이건 위로건 말이야.
근데 그 메시지가 한곡에 다 담기지 않을 때가 많아. 물론 담기기도 하겠지만 그럼 다양성이나 깊이에 한계가 있을 거야.
그리고 음식으로 따지면 코스요리라고 보면 됨.
예를 들어 귤을 먹는다고 쳐봐.
양치하고 막 나와서 먹는 귤이랑
느끼한 파스타를 먹고 나서 먹는 귤맛은
완전히 다르지.
배고플 때 먹는 귤, 배부를 때 먹는 귤...
모두 다 다를거야.
근데 앨범을 내는 아트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나 사운드 면에서
어떻게 배열하면 가장 좋은 코스요리가 될지
고민해서 내놓는 거거든.
요즘이야 앨범단위 발표가 거의 없으니
나같은 힙합 꼰대들은 아쉬움이 있는거지.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건데...
어떤 곡에서 욕이 나왔다고 쳐봐.
앨범 모든 트랙에서 욕을 남발하던 래퍼야.
그럼 그 트랙의 욕은 그냥 추임새에 불과해.
근데 나머지 트랙에서 욕 한마디 없다가
그 트랙에서 갑자기 욕을 강하게 던졌다면?
그건 한마디지만 진짜 딥빡을 표출한거야.
new blood 가 힙합 들을 때 앨범단위로
듣는 게 감흥이 없고 힘들다면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어.
근데 어떤 아티스트를 정말 좋아하고 리스펙한다면 앨범을 정주행으로 감상하는 성의 정도는 보여주는 게 리스너로서의 자세라고 샹각해.
조금이나마 내 답이 도움이 됐길.
From 'old bood' To 'new bl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