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힙합 들으면서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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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13:34:54

안녕하세요, 오늘 3년동안 힙합좋아하면서 고충을 말해볼까 합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얽혀있지만 힙합좋아하면 어느정도 공감할거라 생각함다.음악만들고 싶은데 한계가 있어서 의견을 구함. 편의상 말깔께요. 

1.앨범

난 지금 고3인데 초딩때부터 음악이라곤 아버지가 최신가요를 시디에 구워서 드라이브할때 듣거나 플레이리스트 만들어서 듣는 정도 밖에 없었어. 근데 내가 중3말에 힙합에 관심이 생겨서 외국힙합을 들을려는데 지식인에서 앨범을 들으라는거야. 이때 들은게 illmatic,stillmatic, resonable doubt, redy to die, eminem show 등등 90년대 존나 유명한것들만 들었어(stillmatic안들어본형들 한번 들어봐).그때부터 힙합은 앨범을 통째로 들어야 제대로 듣는거라고 인식이 콱 박혔지. 그때부터 솔컴맴버(화나,키비,덕화),이그니토,피타입,이센스, 다듀, 에픽하이 등 듣다가(1) 최근에는 kanye west, kid cudi,재키와이,퓨처리스틱스웨버,오르내림 등 얼터너티브로 돌아섰는데, 앨범들으면서 느끼는게 별로 재미가 없다는거야. 유기성?구성?사운드? 솔직히 난 못느끼겠어. 요즘엔 앨범하나 듣는거 보단 영화한편보거나 소설하나 읽는게 더 재밌어. 내가 음악 만들어보고 싶은데 앨범도 만들줄모르는데 만드는데 당연히 한계가 있겠지. 내가 싱글단위로는 만들 아이디어는 있는데 앨범이나 믹테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어. 형들은 앨범 들으면 재밌어? 대체 왜 음악은 앨범으로 들어야 된다는 거야? 앨범은 어떻게 듣는거야? 

2.힙합문화

장벽이 높아. 노래제목이나 가사에 영어 존나 많이 쓰고 한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태도,내용,정서를 랩하잖아. 그래서 뮤비나 곡은 좋은데 보고나면 뭘 표현하려는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힙합음악을 만들려면 힙합을 알아야 하잖아. 엄청 개성있고 이쁜 옷이 있어. 내가 걸보고 영감받아서 옷을 만들려는데 원단이 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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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8-18 17:32:51

2번은 글로 답하기 힘드니까 1번만 답할게요. (저도 편의상 말 깔게요)

모든 앨범이 다 그렇진 않지만
제대로 만든 앨범에는 그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어. 저항이건 회의감이건 우울감이건 자기자랑이건 인간미이건 위로건 말이야.
근데 그 메시지가 한곡에 다 담기지 않을 때가 많아. 물론 담기기도 하겠지만 그럼 다양성이나 깊이에 한계가 있을 거야.

그리고 음식으로 따지면 코스요리라고 보면 됨.
예를 들어 귤을 먹는다고 쳐봐.
양치하고 막 나와서 먹는 귤이랑
느끼한 파스타를 먹고 나서 먹는 귤맛은
완전히 다르지.
배고플 때 먹는 귤, 배부를 때 먹는 귤...
모두 다 다를거야.
근데 앨범을 내는 아트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나 사운드 면에서
어떻게 배열하면 가장 좋은 코스요리가 될지
고민해서 내놓는 거거든.
요즘이야 앨범단위 발표가 거의 없으니
나같은 힙합 꼰대들은 아쉬움이 있는거지.

그리고 갑자기 떠오른 건데...
어떤 곡에서 욕이 나왔다고 쳐봐.
앨범 모든 트랙에서 욕을 남발하던 래퍼야.
그럼 그 트랙의 욕은 그냥 추임새에 불과해.
근데 나머지 트랙에서 욕 한마디 없다가
그 트랙에서 갑자기 욕을 강하게 던졌다면?
그건 한마디지만 진짜 딥빡을 표출한거야.

new blood 가 힙합 들을 때 앨범단위로
듣는 게 감흥이 없고 힘들다면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어.
근데 어떤 아티스트를 정말 좋아하고 리스펙한다면 앨범을 정주행으로 감상하는 성의 정도는 보여주는 게 리스너로서의 자세라고 샹각해.

조금이나마 내 답이 도움이 됐길.

From 'old bood' To 'new blood'

WR
1
2018-08-19 11:09:35

우왓 감사합니다

2
Updated at 2018-08-18 17:46:37

2번에서 말해드리고싶은건
힙합만큼 진입장벽 낮은 음악장르 몇 없습니다. 힙합은 어떤 음악이랑 섞여도 자연스러운 맛을 낼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고있는 음악인뿐더러 이론적인 음악적 특성은 아직도 정립중에있는 역사가 짧은 음악입니다. 문화적인 측면이서도 이해해야할만한 요소가 상당히 적습니다. 흑인들의 삶의방식이 전부에요. 뭐 유럽 고전음악처럼 르네상스시대의 시대적 분위기나 왕정주의때의 왕의 권위적인 영향, 악기의 발달특성 같은 어렵고 거창한 문화를 익혀야하는 음악이 아니잖아요. 흑인들의 그런 방식들이 이해가 안가면 이해하지마세요 한국적인 맛이 있는 음악도 많아요 굳이 취향 안맞는걸 보고 들을 필요 없어요. 위에도 설명햇지만 힙합은 어떤 장르와 섞여도 좋은 유연한 특성이 크기때문입니다. 예를들어 키비1집이 나스 일메릭같은 흑인 뒷골목 삶의 느낌을 담앗습니까? 아니죠 지극히 한국의 정서만 있는 앨범입니다 첫 트랙부터 한국의 20살로서의 감회,수능과자살,한국자취생의 삶등 한국의 얘기를 담은 담백한 앨범이에요. 본인만의 힙합을 찾고 들으세요

WR
Updated at 2018-08-19 11:16:47

감사합니다 자기생가이 중요한거죠

2
Updated at 2018-08-18 18:50:48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저도 언어때문에
외국힙합을 무분별하기 듣는걸 반대합니다.
메세지보다 사운드를 강조하는 요즘힙합은 큰 상관이없지만
메세지의 비중이 상당히 큰 옛 힙합들을 가사 이해없이 듣는건 그냥 사운드만 듣겟다는건데
특히나 동부힙합을 그런식으로 듣는다는건 듣는맛을 80퍼센트는 감소시키는 바보같은 행위라고생각해요. 예를들어 일메틱같은경우는 앨범 전체가 퀸스브릿지 흑인들의 삶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그런 그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이해하는 맛이 가장 큰데. 비트와 라임만 들으면 그들의 문화가 이해가 가겠습니까

WR
2018-08-19 11:13:43

감사합니다. . 그래서 제가 일매릭 가사까지 이해해볼라고 힙합엘이에 가사해석을 봤는데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더라구요.근데 음악이 문학과는 다른지라 저는 들리는거에서 앨범이나 곡의 추상적이고 대략적인 작가의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Updated at 2018-08-18 19:03:34

근데 위에분 길게 댓글다셨는데 사실 쭉읽어보면 그냥 힙합음악에 취미를 강하게 가질 성격이 아닌거같아요

이게 유일한 정답같습니다.


저는 힙합 처음들었을때 강하게끌렸고 버벌진트 누명나올때쯤부터 듣기시작해서 거의 10년을 들었는데

아직도 힙합앨범만큼 재밌게듣는 장르 앨범없을정도로 힙합은 저한테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좋게 얘기하는게아니고 3년 듣고 이제 재미없으시면 힙합과 안맞는거같으니안들으시면됩니다
저도 발라드음악이나 댄스가요음악은 아무리들어도 몇곡제외하고는 흥미가 안생기는데
굳이 뭔가 합리화할이유를찾아서 계속 들을 필요가 없다고생각하고 그냥 안듣는거죠.
 
 
외힙 가사못알아먹어도 사운드자체,랩퍼의 그루브 분위기, 반복된 리듬에서오는 카타르시스 이런걸
못느끼시면 그냥안듣는게 좋을거같습니다.

절대 나쁘게 '못느끼니까 그냥 듣지마'식 힙부심이아니고
굳이 못느끼는걸 느낄이유를찾아서 들을 필요는없다고 말하는겁니다.

 
 
WR
2018-08-19 11:15:45

좋은의견입니다. 재밋으면 장땡이고 잼없으면 당장 집어치워야져 공부도 아닌데. 근데 제가 힙합을 한곡씩 들으면 되게 재밌고 비트라도 몇개 찍어보고 사클에 곡이라도 몇개 올려보고 음악 때려치고 싶어서 이렇게 물어봅니다

2018-08-18 23:28:26

스토리있는 앨범을 들으면서 어떻게 연결되나 들어보세요 곡간의 개연성을 생각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헉피 점ep, 비와이 1집 추천해요

WR
1
2018-08-19 11:16:07

오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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