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HOP-TALK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pt.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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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6:18:38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Mangos – Mixtape Indie 2

 MangosHash Swan의 소속 크루로 유명한 Holmes CrewShupee, Y1lee, Silly Boot 셋이 만든 팀입니다. Migos의 작업량을 모범 삼아 쉴틈없이 곡을 작업하여 만든 것이 이 Mixtape Indie 시리즈라고 하고, 저번 vol.125곡에 뒤를 이어 10개월만에 발표하는 25곡이 이번 앨범입니다. 25곡이나 듣게 되면 엄청 지루하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크게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아마 곡들 자체가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달리 기억에 콱 박히는 곡은 없습니다. 25곡이나 되는데 인상적인 곡이 없다는 건 좋은 점은 아닌 거 같군요역으로 처럼같은 곡은 갑자기 왜 넣었는지 좀 헷갈리네요. 암튼 싫은 점은 크게 없는데진중하게 앨범을 만들면 훨씬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 팀에 대한 평가는 보류해야겠습니다.

 

DSEL – 00

 차붐의 Layback Records 소속이며 Kid Milli로 유명한 Cozyboys 크루의 멤버이기도 한 DSELEP입니다. 언뜻 차붐과 Kid Milli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들어보니 Cozyboys가 함께 한 ‘Cozy’s Call Back’이 부자연스러운 면은 없다 하여도, 전체적인 바이브는 차붐의 거친 그것과 좀 더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그의 랩은 꽤 특색 있게 들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편안하지만은 않습니다. 메시지는 강렬하지만 저에게는 쉽게 몰입되는 앨범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4thAvenue – ovrckdsteak

 4th AvenueKumapark이 이끄는 Love Jones Records 소속이자 smkntr33z라는 크루 소속의 듀오로, DamiankimDessin (데쌩)이 그 멤버입니다. 데쌩은 어느 정도 친분이 있다보니 Soul Connection 시절부터 GLV와 같이 곡을 냈을 때까지 눈여겨보고 있는데 참 작업물 잘 안 냅니다그와중에 나온 이 앨범은 제가 극찬(?)했던 그의 변태 같은(??) 랩이 잘 드러납니다. 그의 특유의 씨니컬한 가사와 톤, 자극적이지 않은 랩 등등 요즘 씬에 있어서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개성이 드러납니다. 이는 멤버인 Damiankim도 마찬가지이며, 그가 프로듀싱한 차분한 비트도 이 이상 잘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둘의 케미가 돋보이는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업 시간이 꽤 걸린 걸로 아는데 좀 더 부지런하게 후속 작업물 좀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Sleeq – Life Minus F is Lie

 그 이름만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여성 MC Sleeq의 새 앨범입니다. 다행히 저는 감정을 배제하고 딱 음악만 듣고 평가하는 걸 잘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들어보았습니다. 사실 그걸 배제하더라도 저는 Sleeq의 팬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녀와 Daze Alive가 현재의 그렇고 그런 이슈 꼬리표가 따라붙기 전인, 나름의 전성기를 누릴 무렵부터도 은가?’라는 태도로 일관했었죠. 그 이유는 리듬과 톤 등 플로우를 운용하는 방식이 곡마다 너무 똑같아서, 두세 곡 듣다보면 영 지루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옛날 곡 중 ‘Python’은 강한 분위기와 컨셉을 가져갈 것처럼 보이는데도, 그녀의 다른 잔잔한 곡과 파워는 차이가 나지 않게 들렸습니다. 그건 이번 앨범도 비슷합니다. 덕분에 그녀 특유의 플로우가 가장 어울리는 같은 곡이 마지막에 위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네요. ‘AIQ’ 같은 나름의 새로운 시도 (멜로디?)는 지금 시점에서는 영 어색하기만 합니다. Mic Swagger를 돌려보면 분명 나름의 신선한 매력이 있을 거 같은데 그게 녹음본에서는 잘 안 터져주네요그래도 여튼, Sleeq 같은 캐릭터는 귀에 때려박는 랩이 많은 이 씬에선, 다양성의 측면에서라도 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됐든 본인의 개성은 뚜렷한 건 장점이겠죠물론 음악만 얘기하는 겁니다 이건.

 

Grack Thany – 8luminum

 Grack Thany는 앱스트랙트 힙합을 하는 크루로, 지난번에 들었던 TFO 앨범을 통해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앨범 소개글에 언더그라운드 시장에 관심 있으면 들어봤을 법하다해서 뜨끔). 여러모로 10여년 전 미국에 있던 크루 anticon.을 생각나게 하지만 여튼간에, Monsoon Nui 정도 이후론 기억에 남는 그룹이 없을 정도로 묻혀 있었던 한국 앱스트랙트 힙합이 명맥이 이어진다는 건 앨범 호불호와 관계 없이 반가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 컴필레이션 내내 앱스트랙트 힙합하면 생각나는 비슷하게 요란하고 불친절한 바이브는 유지되지만, 그 안에서도 다섯 명의 비트메이커들이 보여주는 미묘한 개성은 즐거운 체크포인트입니다. 예를 들어, ‘폭파’, ‘Rebellion’ 같은 트랙은 극도로 타악성을 띄는가 하면, ‘Airplane’이나 정신같은 트랙은 의외로 신나는(?) 멜로디도 갖고 있는 것처럼요 (그래놓고 마지막에 평온한듯 마무리 짓는 트랙 포물선은 센스가 정말 유쾌합니다). 한편, 앱스트랙트 힙합에서의 랩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랩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비트 위에서 너무 튀지도, 너무 묻히지도 말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색함을 느낀 트랙도 몇 개 있었긴 한데, 멤버들 중에서 MC BACMoldy는 그래도 괜찮은 밸런스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멤버들 각자의 활동을 찾아보면 나름대로 계속 활동을 유지하면서 Grack Thany의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음악해줬으면 좋겠네요.

 

JA & Sylar – JA State of Mind

 자이언, 이아람, QM 등 다양한 콜라보 파트너를 찾아오던 JA, 현재로써는 마지막 콜라보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힙스타그램을 운영하느라 바쁜지 JA의 음악을 들은 것이 꽤 된 것 같습니다… SylarNew Area의 크루의 리더이며, 쇼미더머니 시즌 2에도 아주 잠깐 나오기도 했고사실 이 앨범이 기억난 건 바로 직전에 들은 Grack Thany의 비트메이커 “Sylarbomb”과 이름을 헷갈려서라는뭐 그런 후문이 있습니다. 각설하고, 8곡짜리 아담한 EP이고 전형적인 붐뱁의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달리 큰 하자가 있어보이진 않지만듣고 나서 아무런 감흥이 없는 건 저뿐일까요? 알아주는 붐뱁충임에도 불구하고 달리 임팩트를 느낀 곡이 없네요. Sylar의 얇은 목소리 때문인지, 비트가 땜핑이 덜한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이후로 들어본 최근 Sylar의 작업물들도 영 마음이 끌리지는 않는군요. 리스너로써는 구리니까 구리다고 한다다음으로 가장 무책임한 말인 확 잡아당기는 게 없다란 평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ㅠ

 

Vinxen – 병풍

 지난 몇 번 병풍을 꼭 들어보라는 추천을 받아 결국엔 들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제련해도고등래퍼가 그의 일부분일지라도 대략적으로 빈첸을 알게 되었기에 이번 앨범은 익숙한 느낌으로 들을 수 있었네요. 과연, 전체적으로 제련해도에 비해 훨씬 어두컴컴한 정서가 인상적입니다. 더불어 읊조리는 듯한 랩톤이 훨씬 강조되어서, “제련해도에서는 귀가 좀 아팠던 ‘Sinkin Down Wit U’가 확실히 좀 더 편하고, ‘도 좀 색다른 느낌이네요 (그나저나 전 이번에야 이 고등래퍼 오리지널이 아닌 걸 알았습니다이 놀라움은 을 듣고 두 배로 증폭갈 길이 멀어요). 한편 제련해도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은 다시‘UDC Wave’ 같은 앱스트랙트한 분위기나 ‘Ouu Ouu Ouu’ 같은 감성적인 분위기도 빈첸에게는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군요. 사실 냉정하게 따졌을 때, 이런 훨씬 어두컴컴한 정서에, 비슷한 소재가 어두컴컴하게 반복되는 가사를 11트랙이나 듣는 건 좀 쉽지는 않은 것 같지만 방금 말한 그런 다른 모습이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과거에서 발견하다니 좀 아이러니하네요ㅎㅎ 역으로 제련해도병풍부터 빈첸을 들은 리스너들에겐 어떤 느낌이었을지 생각해보게 하는군요).

 

HD Beatz – Liberation

 I.F.“Been a Long Time”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려온 비트메이커 HD Beatz의 앨범입니다. 앨범은 호화로운 피쳐링진이 모인 전형적인 컴필레이션스러운 프로덕션 앨범입니다. HD Beatz의 스타일은 아직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Dbo, Jvcki WaiQM, 수다쟁이가 같은 앨범에 있다는 것부터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겠구나 싶죠…) 대체로는 무난한 BPM 90대의 샘플링 기반 비트로 보입니다. 이런 류의 프로덕션 앨범은 대개 비트메이커의 존재감보다는 피쳐링진들의 존재감이 더 크기 마련이죠. , 래퍼랑 언밸런스하다고 생각되는 곡은 없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앙에 위치한 관종과 앨범을 마무리 짓는 ‘Cause’가 제일 인상적인데, 이것도 비트가 엄청 좋았다기보다는 Leellamarz와 수다쟁이 덕이 더 큰 듯….

 

Ja Mezz – Goodevil

 제 의견으로 Ja Mezz는 충분히 개성적인 래퍼입니다. 그의 커리어에 있어서 마음에 안 드는 것이라면 쇼미더머니 두 번째와 세 번째 출연인데, 이건 제가 쇼미더머니를 보이콧하기 때문이 아니고, 자신의 개성이 죽을 것이 뻔한 곳에 나가서 경연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지막 쇼미더머니 때는 나름 본선까지 갔지만, ‘Birthday’가 그의 매력을 보여준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이 꽤 걱정이 되었던 터였습니다 혹시나 Ja Mezz도 이런 스타일로 선회한 것이라면? 결론적으로 “Goodevil”은 그런 걱정을 없애준 작품이었습니다. Ja Mezz는 기교 없는 flat한 목소리 때문인지, 직설적인 표현 때문인지, 저에게는 raw하고 기묘한 느낌이 상당히 강합니다 (이런 면에서 그의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그런 스타일이 적어도 이번 앨범에서는, 오토튠이나 싱잉 랩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도 가려지지 않고 강하게 뿜어져나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굳이 이번 앨범이라고 국한지은 것은 앞에 얘기한 대로 ‘Birthday’가 싫기 때문…). 6번째와 12번에 위치한 인터루드스러운 두 트랙은 의도된 건지 팝스러운 분위기가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게 굳이 그의 스타일적 배신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사과‘cupid’ 같은 뭔가 불협화음스러운 음악 위에서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그의 스타일을 제일 잘 보여주는 거 같네요.

 

타피 서술적

 과거 탄젠트라는 이름으로도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타피는 현재 Dead’P의 레이블로 잘 알려진 Gravity Music의 멤버입니다. 톡톡 튀는 플로우와 때론 유머러스하기도 한 재치있는 표현 때문에 저는 옛날부터 꽤 좋아했던 래퍼인데, 2017Gravity Music에 입단 후 그는 꽤 많은 곡들을 내왔습니다. 그 마지막 즈음에 다다라 냈던 EP서술적입니다. 사실 이 시점에서 타피의 최근 곡들에 대한 제 의견을 되돌아보면, 과거 탄젠트 믹스테입에서 냈던 그 바운스가 어느 때부턴가는 찾기 힘들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과거 곡의 대표적인 예로는 제가 좋아하는 곡인 찌라시를 들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앨범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어떤 형에서 보이는 스토리텔링이나 만취맨에서 보이는 센스는 여전히 제가 좋아하던 타피의 가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 곡 쯤은 보여줄 듯했던 그의 스피디한 랩이 터져주는 데가 없어서 영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Gravity Music 들어가고 냈던 초창기 싱글인 ‘Stumble’ 정도만 되더라도 괜찮았을텐데). 결국 기대치를 어디 두느냐에 따른 문제겠지만, 치열한 씬의 경쟁 속에 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듯해 안타깝네요. 그러고보니 2018년 들어서는 아직 잠잠하군요. 개인적으로 2017년 마지막 싱글이었던 걷걷은 역시 탁 터지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개중엔 꽤 괜찮게 들었던 곡이니 한 번씩 들어봐주시길…?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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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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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17:05:29

이번 편은 대부분이 제가 모르는 아티스트네여
많이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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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6 22:04:40

타피 진짜 묻히기 아까운 래퍼..
개인적으로 poy앨범에 kesetki(맞나?)란 곡 피쳐링에서 브레이와 더불어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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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14:51:03

우아 병풍 전 병풍을 먼저 들었다보니 고등래퍼에서 늪하고 탓을 결합시킨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죠.. 근데 저는 딱 꽂혔을 때 말고 음악을 숙제하듯이 목표를 잡고 들으려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들어도 안 좋게 들릴 때가 많은데 나중에 다시 들어보면 이렇게 좋은 노래들을 왜 그렇게 느꼈었는 지 궁금하게 될 정도로요..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많은 수준높은 감상을 단기간에 하시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시네용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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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18:15:49

딱히 수준 높은 감상은 아니에요ㅎㅎ 저도 님이 말한 거랑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지금 듣는 건 즐기면서 하고 있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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