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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MIC
HIPHOP-TALK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p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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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3 21:14:30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B-Jyun – Colorcode: Purple

 힙플의 어떤 분의 추천으로 들어본 앨범입니다. Jay Co Bees 크루의 리더이며, 이 앨범은 그에게는 앨범 규모로 나온 첫 정식 작업물입니다. 매우 거칠고 파워가 느껴지는 랩 플로우가 인상적이고 분명 랩을 잘 한다는 인상은 있지만 (“Action”의 막판에 등장하는 무반주 랩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소리를 내지르는 추임새나 트랩 삘의 비트는 일단 제 취향에서 벗어나버리는군요 (가끔은 비트가 랩을 죽인 것 같기도 합니다. “King’s Man” 같은 트랙이…). 어느 면으론 붐뱁과 닮아있기도 한데… 추임새가 과하게 느껴지는게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재밌는 장치로 보고 매력을 느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그나저나 이 “Colorcode”는 연작이라고 소개가 되어있는데 이후로는 아무 것도 안 나온 것이려나요…


진돗개 & Willyeom – Good is Bad

 정보가 그리 많지 않던 래퍼 Willyeom과 그전 앨범 ‘광견병’을 인상적으로 들었던 바 있는 진돗개의 콜라보입니다. 둘의 케미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되지만, 꽤 독특한 랩을 하는 진돗개에 비해 큰 특색이 보이지 않는 Willyeom의 랩이 계속 아쉽게 느껴집니다. 물론 그의 묵직한 톤이 “XXXL Future”나 “간지” 등에서 훅으로 중심을 잡기엔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의 스웩은 뭔가 맘에 와닿지 않고 억지처럼 느껴진 건 저뿐이었을까요. 그런 편견이 박히고 나서인지 진돗개도 톤을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살살한 건가… 라는 식으로 Willyeom에게 누명(?)까지 씌우게 되는 저였습니다.


Jessi – Un2verse

 Jessi 역시 포지셔닝이 참 애매한 뮤지션 중 하나입니다. 특유의 강한 톤 덕분에 랩과 보컬 둘 다 평타 이상을 친다지만 또 누군가에게 기억이 되기엔 애매합니다. 그녀의 랩은 분명 본인이 좋아하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일텐데 결과물은 ‘언프리티 랩스타’로 주목을 받아’버린’ 터라 어쩔 수 없이 기획사에서 밀어주는 듯합니다 (직전 활동인 “Lucky J”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 결과 그녀의 최근 작업물에서 들리는 랩은 본인이 의도적으로 힘을 죽인건지 아니면 외압(?)이 있었는지 짧은 벌스와 중독적이고 트렌디한 훅에만 집중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미니 앨범 “Un2verse”는 앞서 나온 싱글들에 비해 상당한 정성을 들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여전히 이러한 한계가 느껴집니다. 다만 좀 더 표현의 여유가 있었는지 “Spirit Animal”이나 “걸음걸이”에서는 인상적이었는데, 뒤돌아보면 얘네들은 각각 영어 랩과 보컬이 위주가 된 곡이었습니다. 과연 한글 랩에서 포텐을 숨기고 있는건지, 아니면 여기까지인건지… 최근 나오고 있는 Flowsik과의 콜라보 역시 비슷한 느낌이라 믿음을 갖기가 쉽지 않네요.


TFO – ㅂㅂ

 TFO에 대해서는 작년 한국 힙합 어워즈 후보에 올라간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Sylarbomb과 MC B.A.C.의 듀오이며 “Grack Thany”라는 크루의 멤버인 것 같군요. 당시 후보로 올라왔을 때 상당한 논란이 있던 후보 중 하나였지만, 앨범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인상적인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는 엄청나게 실험적인 스타일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Monsoon Nui 이후로 이런 실험성 짙은 음반을 처음 들어보는 거 같네요. 이런게 언더그라운드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아무튼 가까이 접하기는 어려운 음반이긴 하나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들었고, ‘실험적이면서도 춤추는 바운스를 놓치지 않았다’는 보도 자료가 웬 헛소리일까 싶었지만, 또 고개를 저절로 끄덕이게 하는 그루브가 있습니다. 이는 Sylarbomb의 능력이기도 하고, 재밌는 랩을 풀어놓는 MC B.A.C. (뿐만 아니라 피쳐링진들도 상당한 비트 해석력을 보여줍니다)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본능이 어떻게 얘기하건, 잘 만든 앨범인 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은 아직 없어보이던데 (Grack Thany 컴필레이션이 있긴 하더군요) 음악을 부디 놓지 않으셨으면…


Paloalto – Victories

 뜬금없이 이 앨범을 고른 이유는 Paloalto 앨범 중에 괜찮은 평을 받은 것으로 들었음에도 그의 앨범 중에 제대로 못 들어본 얼마 안 되는 앨범이기 때문입니다 (이거랑 Stay Strong 있는… 그 앨범은 제대로 못 들어봤음). Paloalto는 항상 평타는 하고 있기에 달리 이야기가 많이 필요한가 합니다. 7트랙으로 그의 작품이라기에는 크기가 좀 작지만 구성이나 음악이나 컨셉이나 달리 흠잡을 건 없이 무난했습니다. 뭐랄까, Paloalto는 이제 워낙 베테랑이라 그런지 어느 비트든지 잘 해석하고 조화롭게 타는 능력이 있는 거 같네요. 타이틀곡 “Victories”가 YunB 작곡이군요 – YunB의 프로듀싱은 확실히 비범하군요…


Changstarr – Highdigger

 Changstarr라는 래퍼는 데뷔한지 2년이 지나서 나왔던 곡인 ‘Savage’가 저에게 첫만남이었습니다. 당시 “야만인”이라는 컨셉에 잘 나가는 피쳐링진을 동원했던 곡이었건만, 정작 본인의 임팩트는 찾아보지 못하고 이상한 뮤직비디오만 남는 곡이라는 좋지 않은 인상이었기에, Changstarr는 그렇고 그런 래퍼구나… 라고 편견이 박혀버렸습니다. 이번 기회에 들은 그의 앨범은 믹스테입이지만 상당히 잘 짜여진 구성에 그가 접한 문화, 철학 등이 여러 방식으로 짜맞춰져 있는 등, 꽤 많은 노력이 투자되었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뭐랄까, Changstarr에게 어울리는 옷은 이게 아니란 생각이 계속 듭니다. 대표적으로는, 비트와 톤의 힘 밸런스가 계속 어긋나는 느낌입니다. “Funky Swag” 같은 chill한 곡이나, “Butterfly Dream” 정도의 곡이 그에게 제일 어울리는 듯 했어요. 비트의 경우는 믹스테입이어서 그랬을까요? 몽환적인 느낌을 내려다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type beat들이어서 그랬을지… 몰입이 되지 않아 그의 랩과 함께 앨범 감상의 김이 새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네요… 이 앨범을 통해 Changstarr가 처음 생각하던 것보다 깊이 있는 뮤지션이라는 건 알았지만, 제 주관적인 호감을 주기엔 아직 역부족인 거 같습니다.


Crack Bit – Ordinary

 이 앨범도 힙합플레이야인가… 엘이인가… 아무튼 본인이 올린 홍보글을 계기로 들어보게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2014년부터 소소하게 활동해왔던 래퍼 겸 비트메이커…라고 되어있는데, 이번 앨범, 그리고 이전 몇 앨범서부터는 비트메이커로만 활동하는 듯합니다. 10트랙 중, 랩 트랙은 3트랙이고 나머지는 인스트루멘털 또는 보컬 트랙입니다. 부드럽고 편안한, 멜로우한 트랙이 많아서, 앨범의 주 장르는 R&B 쪽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Legit Goons와 약간의 친분이 있어보이는데 그 분위기 때문인지 재달과 Jayho의 피쳐링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이런 앨범에서 늘 얘기하는 건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 이지만, 사실 솔직하게 말해보면 굳이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앨범 같지는 않습니다. 그나마도 “Pulse Point”는 묘한 몰입감이 있어서 이걸 ‘한 방’이라 할 수도 있을 거 같고요 (곡 제목처럼 ‘pulse’ 같은 리듬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크게 흠잡을 때 없이 편안하게 들었습니다.


Jay Moon – Lucy in the Sky

 먼저 짚고 넘어가야하는 건 제가 Jay Moon을 무척 높게 본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작 “Up in the Sky”는 섹시하다 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잘 들었던 앨범이었고, Jay Moon은 더 알려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NO:EL이었나, Primeboi였나, 아무튼 힙플라디오에서 나와서 한 얘기 중 “Jay Moon은 최근에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 알아가는 거 같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붐뱁충인 저는 “Up in the Sky”에서 ‘사하라’나 ‘Zero’ 같은 노래를 좋게 듣긴 했지만 그 얘기를 듣고 제가 익숙하던 노래들을 얘기하는 건 아니겠구나 싶었고, 예상대로 “Lucy in the Sky”는 그런 느낌이 전작에 비해 몇 배는 강해졌습니다. 비록 뮤직비디오로 처음 접한 “불”을 보고 충격과 불안 (물론 노래 자체는 되게 좋았지만… 이런걸 Jay Moon이 했다는 것 때문에)을 느꼈지만, 앨범에선 다행히 그런 달달한 트랙은 중간 부분의 두세 곡 정도. 나머지는 Jay Moon 특유의 독기 어린, 그러면서도 여유 넘치는 랩을 접할 수 있습니다 (‘Jay Moon 식으로 해석된’ 멈블랩이라는 인상을 받은 곡이 몇 곡 있습니다). 비록 ‘CREAM’이나 ‘DICKHEADS!’ 같은 곡은 제 취향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감이 있지만, 그조차도 Jay Moon의 재치라든가 듣는 재미를 물씬 느꼈던 거 같아 만족스러운 앨범입니다. 뜬금 없어 보이는 ‘김기리스킷’도 이런 재미의 측면에서 넣은게 아닌가 싶어요.


만수 – 연리지 I

 만수는 초기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기도 했었지만 모두의 마이크 우승자, 또는 MBC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래퍼로 이름을 알린, 범상치만은 않은 이력을 가진 래퍼입니다. 저는 모두의 마이크 우승 상품으로 The Quiett가 비트를 제공한 “난 그저”가 첫 만남이었는데요, 만수의 랩은 그 이름만큼이나 (뭐 본명이긴 하지만…;;) 우직한 붐뱁입니다. 그가 가진 장단점은 이번 EP에서 아주 잘 드러납니다. 이 EP는 그의 이전 앨범보다는 다소 실험적인 분위기를 하였다고 하는데, 본래 그의 랩은 큰 기교가 없는 정직한 랩이었던 터, 그루브가 있다고 보긴 힘든 비트 위에 얹혀지니 빠르게 지루해지는 걸 느낍니다. 첫 트랙을 다 듣고 나선 비트메이커 C.Why를 원망하였지만, 마지막까지 들을 때즈음에는 그래도 본인의 비트 고르는 귀도 조금 탓할 필요가 있다… 싶었습니다. 만수는 기본만큼은 탄탄하지만, 그 이상의 센스는 느끼기 힘듭니다. 심지어 ‘투팍’ 후렴에서 보여주는 센스는 오그라들 정도… 저는 요즘 접한 맘에 드는,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붐뱁 앨범의 경우 ‘트렌드를 잘못 타서 그렇다’라고 옹호해주는 편입니다만, 이 앨범은 그 이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김심야와 손대현 – Moonshine

 XXX가 처음 “교미”란 앨범을 냈을 때 그 퀄리티를 극찬하던 평단과 매니아 뒤에서 같이 미소를 불편하게 지으면서 속으로는 갸우뚱하던 사람이 있었을 거라 믿습니다. 왜냐면 제가 그랬거든요. 대단한 앨범이 꼭 사람 마음에 들기 쉬운 앨범은 아니니까. 아무튼 그러한 배경에서 “Moonshine”은 그런 저를 위해서 김심야의 랩 실력을 좀 더 쉽게 감상하기 위한 앨범 같은 느낌입니다. D. Sanders의 비트 역시도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 사실 TDE에서 왔다길래 조금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뭔가 파워풀한 붐뱁이 나오지 않았을까 예상했었는데, 강렬하다기보단 몽환적인 쪽이더라고요. 역시 바다 건너온 비트가 다르구나 라는 투의 평은 저의 내공으론 쉽진 않고, “Moonshine” 앨범 커버 같은 느낌이었다… 정도만 말하겠습니다 우선은. 별다른 변화 없이 루핑만 반복되는 D.Sanders의 비트에 맛깔난 양념을 치는 건 역시 의심할 여지 없는 김심야의 랩입니다. 단점이라면 너무 귀에 때려박아서 앨범을 다 들을 때쯤엔 좀 피곤해진다는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김심야의 독설은 국내 최고급이 아닌가 합니다. 더 다양한 앨범에서 김심야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네요.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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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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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5-23 21:26:21

1.힙플에서 비젼 언급할만한건 나말고 거의 없을것입니다.
2.tfo 욕해서 미안합니다.요즘 자주 돌립니다.
3.만수 앨범 전 좋게 들었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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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22:55:15

아하 님 덕분에 비젼이란 래퍼를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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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01:04:01

사클에 작업물들 많이 올리기는하는데..
저 연작이 안 이어지는건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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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22:12:31

얼마나 밀렸으면 파트8까지ㅋㅋ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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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22:55:27

아마 파트 11 정도까진 나올듯..

1
2018-05-23 23:12:41

저야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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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08:02:18

사클에 Colorcode blue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더군요
비젼은 Draw the line 믹테도 추천드립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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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08:36:23

보니까 Colorcode 이후에 나온 믹테인가보네요

아 Blue도 있었군요. 암튼 들어봐야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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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14:21:56

재밌게 잘 읽고있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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