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학교선생인데 정규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힙플 회원님들~
저는 주로 외힙을 듣는 아재 힙합리스너 입니다.
제게 국힙은 업타운 - 드렁크타이거- 가리온 - 소울컴퍼니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힙합의 트렌드는 제 스타일과 멀어져버렸고,
그냥 붐뱁을 중심으로 외국 언더힙합을 들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30대가 끝나가며 40대가 눈앞에 다가왔던 1년여전...
내 인생에 놓치고 지나간 것들은 무엇이 있나 돌아보게 되었고, 생각 나는 건 음악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Alivefunk 님께 미디 레슨을 2달 정도 받으며 비트를 만들고 곡을 편곡하는 요령을 배웠고,
짬나는 시간을 이용해서 곡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고3 담임이다보니 수능 이후에 시간이 좀 많은 편이어서
지난 겨울에 학교 음악실에서 녹음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피쳐링은 순전히 제가 가르쳤던 제자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운바머(UnBomber)님으로만 구성했고,
가사 내용도 스웩보다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완전히 제 이야기와 개똥철학만 담았습니다.
스스로 가장 힘들었던건, 국힙을 거의 안듣다보니 한국어로 랩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가사 내용은 떠오르는데, 그걸 아기자기하게 짜기가 힘들더라구요...
열심히 한국말 랩을 따라했던 현진영, 듀스, 업타운, 드렁큰타이거(2인시절)...
그 때의 랩 스타일에 제가 머물러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억지로 요즘 스타일을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만든 음악을 가지고, 제게 레슨을 해주었던 Alivefunk 님께 가지고 가서
무작정 믹싱, 마스터링을 해달라고 부탁드렸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덕분에
3달 남짓의 믹싱과 일부 재녹음... 그리고 마스터링 등을 통해 4월말에 완성이 되었고,
학교선생님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이틀전 스승의 날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비트메이커나 턴테이블리스트일 때에는 DJ Sam 이라는 이름을 썼고,
랩을 해야할 때에는 'MC 고동' 이나 'blackmc' 라는 이름을 썼는데,
아티스트 명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서 그 두가지 자아를 합쳐서
Old School Teacher (올드스쿨티쳐) 라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올드스쿨힙합을 보여주겠다는 뜻과 더불어, 나이먹은 학교 선생님이라는 의미까지 들어있습니다.
요즘은 중고등학생 래퍼들도 많은데 학교 선생님들의 힙합에 대한 이해는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저같은 학교 선생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라도 세상에 한번 알리고 싶었습니다.
뮤지션으로서, 래퍼로서 객관적으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힙합은 누가 더 잘하고 못하냐로 평가하는 음악이 아니라는 저의 신념 하나로 만든 음악이기 때문에
제 음반을 한번쯤 들으시면서 단 몇분이라도 공감할 수 있으시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저와 전혀 친분이 없지만, 제 음반의 취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감해주신 'EPMD BABY' 님과
제 음반을 들어보고 싶다고 해주신 '븟새' 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음원은 멜론을 비롯한 모든 음원사이트에 올라간 상태이며, 음반은 힙플스토어에 있습니다.
샘플로 운바머(UnBomber)님과 함께 한 'B.B.C (Boom Bap Collectors)' 라는 곡을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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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선생님한테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