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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이크

밀렸던 감상 싹 다 하기 프로젝트 p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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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8 23:06:35

 QWALA - Monsta Truck 2

 이 앨범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Monsta Truck 2014는 raw한 앨범이라고 하면 바로 생각나는 앨범 중 하나입니다. 짧은 마디의 루핑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MR과 정리되지 않은듯 그냥 쏟아내고 보는 QWALA의 플로우 모두가 믹스테입이라고 하는 컨셉 아래 충실하게 랩 스킬만을 뽐내는 한없이 청각적인 앨범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QWALA가 오사마리 크루에서 보여준 활동은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두 멤버가 QWALA만큼의 raw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이번 후속작은 자연스럽게 기대가 되었는데, 믹스테입이 아닌 정규 앨범에서 나와서 그런지, Monsta Truck에 비해선 여러모로 정돈된 느낌이 듭니다. 이전보다는 템포가 더 느린 MR을 골랐으며, QWALA의 톤도 플로우도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도 제가 기대했던 것이랑은 많이 달라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전작이 없었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습니다.


MKIT Rain - Public Enemy

 여러 번 말하지만 저는 붐뱁충이라 이런 앨범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습니다... 멜론에서 일곱 트랙만 들을 수 있게 해놔서, 그것만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Nafla, Owen 등이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은데 이렇게 한 가지 색깔로 몰고 간 건 컴필레이션으로썬 좀 아쉬운 부분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그때문인가, 트랙들에서 Owen이 특히 묻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저는 일부 멤버들 랩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아서... 헛헛. 아무튼 다시 찾게 될 앨범은 아닌 거 같습니다 - 99%는 제 취향 때문입니다.


Nafla - Angels

 앨범이 나왔을 당시 지적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앨범의 구성입니다. 저도 아주 동의하는 바입니다 - 초반에는 호흡이 짧은 트랙들을 배치해서 금방금방 지나가더니 뒤쪽엔 긴 트랙들만 포진되어있어서 상대적으로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노골적으로 분위기 전환의 도구를 하는 스킷을 기점으로 앨범의 무드가 휙휙 바뀌다보니, 세 개의 미니 앨범을 합쳐놓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감성적인 트랙이 포진한 마지막 부분도 앨범의 마무리를 제대로 안 맺고 끝나는 느낌입니다. Nafla의 랩 스킬과 그루브에는 워낙 입증된 바이니, 싱글로 공개했더라면 모두 좋은 반응을 받았을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네요. 근데 전 앨범 사도 순서대로 듣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데 구성 때문에 앨범 안 샀다고 하면 너무 치졸한 변명인가요.


Hash Swan - Alexandrite

 Hash Swan은 꽤나 평가가 갈리는 래퍼 중 한 명이며, 저는 고백하자면 불호 쪽입니다. 목소리와 작사 능력은 분명 매우 독특하고 개성적이지만, 랩 플로우는 목소리의 독특함에 기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단조로운 리듬과 땜핑이 부족한 목소리 때문에 조금만 프로듀싱이 어긋나면 매우 듣기 지루한 곡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Hash Swan이 앨범을 만든다면 프로덕션에 매우 신중해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 Alexandrite는 전작 Shangri-La보다도 이런 점에서 성공한 거 같습니다. 특히 포문을 여는 타이틀곡 '알렉산더처럼 왕'은 Hash Swan의 프로듀싱에 대한 모범 답안을 던져주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Cha Cha Malone이나 Grey와의 호흡이 좋던데 Ambition 대신 AOMG에 들어갔어도 나쁘지 않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Bryan Chase x B-Free x Okasian - Dis//Connect

 하여튼 저는 붐뱁충이라 이런 앨범은 객관적으로 평가를 못 한다..라는 핑계를 일발 장전하고 들어봤습니다. 맙소사, 그런 제가 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 프레쉬함에 몇 번이고 놀랐습니다. Dis의 경우 3번 트랙 H2O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신기할 정도로 신선한 인스트루멘털 위를 능숙하게 타는 래퍼들 (개인적으로 Bryan Chase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머지 둘은 진짜)을 들으면서 이게 진짜 내공인가 싶더군요. 두번째로 나온 Connect는 아무래도 snippet이라든지, 기존 트랙의 remix 같은 게 있어서 그런지 Dis만큼의 충격은 없었습니다. 사실 두 앨범을 왜 나누어서 공개했는지 의도가 조금은 미스터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취향을 넘어서서 인정할 수 있는 앨범은 분명 잘 만든 거겠죠?


G2 - G2's Life

 G2의 첫 정규 앨범이었던 "G2's Life"는 정규 앨범은 이렇게 만들어야한다는 표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G2의 톤은 분명 장점이지만 단점도 되는 터라, 그의 목소리로 인해 귀가 피곤해지고 질리는 것은 피해야할 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G2's Life"는 테마를 잔잔한 쪽으로 잡았고, 그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좋은 통일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로덕션은 지나친 실험을 피하고 안정적인 분위기 안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또 풍성하면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피쳐링진도 들으면서 지치지 않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앨범을 좋아하게 되는 마지막 장애물은 결국 G2의 목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호감일 것이고, 저는 이걸 갖고 있지 않아 아쉽게도 실패(?)하였습니다. 


pH-1 - The Island Kid

 pH-1의 이미지를 어떻게 보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저는 이 래퍼에 대해서 아는 점이 적은 것 같네요. 그 부족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가 볼 때 pH-1은 교포 특유의 한영혼용과 유려한 플로우가 장점인 래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 앨범에서는 뜬금없이 싱잉 랩을 컨셉으로 잡았을까요. pH-1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싱잉 랩은 별다른 특징 없이 심심했고, 랩을 시도한 두 트랙은 이 사이에서 소리 없이 묻혀버린 느낌입니다. 정규 앨범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본 것이었을까요? 그래도 Higher Music 입장에서 처음으로 대중 앞에 pH-1을 정식 소개하는 작품이었을텐데... 그의 최대 장점을 놓친 채로 만들어진 앨범이라는 건 저만의 생각인지 모르겠군요.


Reddy - Universe

Reddy - Telescope

 Reddy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부분 Hi-Life에서 온 것입니다. 물론 쇼미더머니는 열심히 봤지만 왠지 모르게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Reddy는 Okasian이나 B-Free와 비슷한, 그러나 달리 튀지 않는 그저 그런 래퍼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 사이에 새로이 알게 된 거라면 패션이 인정 받는다는 것 정도려나요. 그게 음악적인 건 아니지만, 패션을 잘 안다는 건 어느 정도 멋에 대한 감각, 혹은 적어도 예민함 정도는 갖추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그덕분인지 오랜만에 들어본 Reddy의 앨범은 나무랄데 없는 감각으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Universe"를 찾으니 최근에 "Telescope"가 나온 탓에 둘을 연이어 들어보았는데, "Universe"는 좀 더 생각하게 만드는 침착한 분위기라면 "Telescope"는 비교적 업되는 음악들을 갖추고 있군요. 비트나 피쳐링진의 사용, 트랙의 배치에서 앨범의 무드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보입니다. 아쉽게도 아직 Reddy라는 래퍼의 대체불가능한 매력이 뭔지 모르겠고, 중간중간 플로우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앨범을 들을 때는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Donutman - R A I N B O W

 이 앨범은 Deepflow가 극찬해서 더 소문이 났었죠. 앨범 자체는 붐뱁 장르에 매우 충실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후반부 트랙은 템포가 빠른, 트랩스러운 리듬을 가지고 있지만 Donutman의 우직한 플로우는 결코 그 이상의 트랩스러움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앨범 포문을 여는 첫 두 트랙은 리듬마저 느릿한 곡으로, 앨범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묵직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Donutman의 플로우는 평범 그 자체입니다. 목소리를 오르락내리락하지도 않고, 한 곡 내로 한정짓는다면 속도의 변화도 없습니다. 딜리버리가 뚜렷하며, 라임의 배치도 정직합니다. Deepflow가 이 앨범을 극찬한 이유는 아마도, 현재 트랩이나 래칫, 멈블 랩이 유행하는 시대 속에서 붐뱁 그 장르 자체에 너무나도 충실한 앨범을 던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짜 언더그라운드라는 말도 덧붙였었죠 아마. 자기 고집대로 선명한 분위기를 뽐내는 앨범을 만들어낸 행보는 칭찬할만합니다. 다만 트렌드에 배치되는 작품에 대해선 듣는 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Clarity - *

 Donutman을 듣다 자연스럽게 Clarity의 앨범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전히 Donutman은 고집대로의 플로우를 밀고 가지만 Young Lion과 Kidd King이 더해지니 앨범의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그러면서도 중심은 붐뱁을 유지하고 있어서, Donutman의 RAINBOW 앨범과 비슷하면서도 지루할라치면 변화를 주느라 듣는 재미는 더 있군요. 다만 Donutman 앨범에서도 좀 느꼈지만 빠른 리듬에선 Donutman의 플로우가 영 어색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아마 이런 리듬이야말로 랩의 재미가 중요하기 때문일 거 같아요. 그래도 Donutman 앨범에 비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큰지라, 개인적으론 조금 더 끌리기는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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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5-08 23:29:22

Ph1 앨범에대한 제생각과 100퍼샌트 일치하네요...무료앨범에서 들엇던 플로우는 어디다 버리고..

1
2018-05-09 01:19:26

저는 불호인 아티스트의 앨범은 '그래도 한번 들어봐야지... 들어봐야지'하다가도 스킷조차 듣지않고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불호인 아티스트의 음악까지 챙겨들으시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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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07:56:52

뭐 아무래도.. 뒤쳐질까봐?

이게 그 래퍼가 못해서 불호면 모르겠는데 스타일이 달라서 (더군다나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고 인정도 받았으면) 불호면 그래도 들어는놔야 요즘 분위기를 따라갈거 같아요ㅋㅋ

WR
2018-05-09 07:57:10

요즘 이런 취향 찾기 쉽지 않습니다.. 과거로부터 온 사나이..ㅋㅋ

2018-05-09 16:11:03

디스커넥트는 진짜 정식음ㅈ원 발매가 시급합니다 ㅜㅜㅠㅜㅜㅜㅜㅜㅜㅡ

2018-05-11 02:42:30

대단하세용

 
24-03-22
 
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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