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필주의) 꼬리도에 대한 간략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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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3-13 07:57:39

 

개인적으로 2020년 초는 하도 모든 것이 거슬리고 정신 사납게 느껴지기만 하던 때라 많은 것에 관심을 끄고 고 살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작년에 잠깐 들었던 꼬리도(Corrido) 음악을 조금씩 디깅하면서 새롭고 소박한 낙을 찾게 됐습니다. 

 

먼저 꼬리도는 19세기 초에 탄생한 멕시코 북부지역의 전통 발라드입니다. 아코디언의 박자와 왈츠, 폴카에서 영향을 받은 북부지역만의 경쾌한 연주로 구성되어 우리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그냥 컨트리 뮤직으로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 사실은 독립전쟁, 혁명전쟁으로 황폐해진 북부지역의 현실을 고발하는 냉소적인 정사음악입니다. 그렇기에 가사를 보면 지역민들의 고통과 중앙정부에 대한 불만, 살벌한 사회상, 또한 가끔은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범위를 억지로 넓게 잡아 대표적인 노래를 소개하자면 한국인들에게 넓게 잘 알려진 "라 꾸까라차(La Cucaracha)"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대마초로 연명하며 빅또리아노 웨르따(Victoriano Huerta) 대통령이 보낸 정부군과 싸우는 혁명군이 대마초가 다 떨어지자 이제 죽을 일만 남았다고 사기가 떨어지는 내용의 가사는 매우 유명하죠) 

 

그리고 80~90년대에 와서는 국경지대의 마약 카르텔간 항쟁을 배경으로 하는 나르꼬꼬리도(Narcocorrido)라는 멕시코산 갱스터 발라드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이 장르의 정점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치까노 랩(Chicano Rap)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가수 찰리노 싼체스(Chalino Sánchez, 1960~1992)입니다.(이 분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훗날 새로운 포스팅으로 찾아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현재는 그에 따라 시대에 걸맞게 트랩과 합쳐 트랩꼬리도(Trapcorrido)라는 신장르가 나오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도 꼬리도를 소비하는 팬층이 존재하는 관계로 영어로 쓴 가사의 꼬리도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팍, 스눕 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호전적인 가사 때문에 정부가 폭력사건을 심화하고 카르텔 가입을 부추긴다는 이유를 들어 지독한 검열과 탄압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꼬리도는 19세기 초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민중들의 유구한 인기에 힘입어 멕시코를 비롯하여 중미, 남미지방에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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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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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16:19:04

퇴근후에 다시 정독하러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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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22:02:35

라쿠카라차가 그런곡이엇군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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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22:47:52

추천하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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