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좀 해주세여
예 뭐 방금 수능 망치고 온 하가리입니다..
지금부터 하는말은 자랑이 아닙니다 어짜피 떨어졌지만요
사실 뭐 수능 잘치면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고려대와 한의대는 최저만 맞추면
수월했었고 그 정도 등급을 맞췄다는건 육사도 예비받아 갈 수 있는데다가 성균관도(원래는 수능반영을 안하지만 수능을 본다고 하길래)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외대를 수능전에 최초합 했었는데 그거 때문에 마음이 놓였는지 공부가 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수능을 좀 많이 못쳤습니다. 그리고 방금 서울대 1차를 떨어지고 왔습니다. 불행이 겹치니 아무리 도망갈 데가 생겼다고 해도 마음이 심란해지더라고요
사실 대학을 잘가려고 했던 것은 취업을 위해서도 아니고 당연히 학문을 더 탐구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단지 저에게 대학은 제가 래퍼가 되고싶다는 말을 엄마에게 꺼냈을 때 제가 하고싶은걸 할 수 있는지 증명하라는 약속이었을 뿐입니다.
매번 공부를 할때마다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래퍼를 하는데 공부를 하는게 진짜 필요한가 이런 생각들이 계속 공부를 하는데 방해가 되었고 그건 결과로 나타나더라고요 거기다가 고삼때 후배한테 하극상을 당해서 기말 2주전에 상악골 골절되고 그로 인해서 연쇄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남에 따라 핑계가 되어준 것 같습니다.
막판에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대로 내 대입이 망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비교대상이 되었던 수많은 잘난애들과 그들의 부모가 병신새끼 그럴줄 알았네 어쩌네 하는 말들과 나대다가 꼴좋다 열심히 하더니 그거밖에 못했냐 선생님들이 후배들한테 저를 예로 들면서 반면교사가 되는 것과 무엇보다도 엄마가 괜찮다며 지을 쓴웃음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근데 수능을 망치고 집에 돌아와 서울대 1차를 떨어진 것을 보고 엄마는 저에게 비꼬듯 시험을 왜그렇게 못쳤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할 말 없어서 고개 숙였습니다. (할 말이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못치고 싶어서 못친 것도 아니고 이유가 꼭 있어서 못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하는건 수능까지 망치고 온 저로서는 일말의 양심마저 버린 발언일 수 밖에요) 그리고 지금은 동생을 혼내면서 저를 반면교사로 들고 있습니다.
버틸 수 없습니다. 아는 사람은 아무도 만나고 싶지도 않고 엄마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곳에 모든 문을 닫고 침대위에 이불에 갇혀있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 그러한 자세로 노트북 하고 있는데 저를 모르는 사람들한테 위로받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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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네요 위로해주기 싫어서 다 그냥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