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Paloalto)가 말하는 'EVO - MY WAY'
Evo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하이라이트 레코즈 메일로 그가 보낸 데모를 통해서였다. 훨씬 전에 Ill Jeanz라는 팀을 알고 있었으나 그 팀에 진보 형 외에는 다른 멤버들 이름을 알지 못했었는데, Evo가 Ill Jeanz에서 프로듀싱과 랩, 노래를 맡고있다는걸 하이라이트 레코즈로 날라 온 이메일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가 보냈던 10곡 가량 되는 음악은 나에게 귀감이 되었고 난 곧바로 만나서 얘길 하자고 했다. 첫 만남 때 함께 부대찌개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차분하고, 겸손한 그의 모습에 하이라이트에서 함께 음악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결국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소속 아티스트가 되었고 지난 3월2일 그의 첫 솔로EP앨범 [My Way]가 발매되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사실 레이블 대표가 소속 아티스트의 음반 감상평을 쓴다는 것이 다소 주관적일 수 있으나 그의 팬의 입장으로 글을 써보겠다.
1. Wow
이 곡은 데모로 날라 왔을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곡이다. 곡의 주제 자체는 래퍼 누구나 다루고 있는 주제이지만 그 안에서 표현의 방식이 남달랐고, fancy했다. 베이스 빵빵한 차안에서 들으면 킥 소리가 진동을 한다.
2. Go (feat. Jinbo)
원래 Evo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My Way'라는 곡을 타이틀 싱글로 하고 싶었지만 내가 강력하게 이 곡을 타이틀로 하자고, 밀어붙였다. 여흥을 즐기는 성인남성들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를 공감할 것이고 사운드 자체는 댄서블하고 pop스러운 요소가 섞여있지만 가사자체는 되게 대담하고 직설적이다. 그리고 진보형의 후렴구가 너무 잘 나왔다. 이걸로 타이틀을 하자고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3. 아직도
Evo는 가슴이 뜨거운 남자다. 그래서 여자와 사랑도 뜨겁게 한다. 그래서 그만큼 아픈가보다.
4. My Way
이 곡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들었다. 그만큼 구성적인 면에서 다채롭고 듣는 재미가 크다. 30대에 본인의 이름을 걸고 데뷔했지만 10년 넘는 시간동안 음악을 만들고,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상실감도 컸을 것이다. 동갑내기 음악을 만드는 친구로서 난 그런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 노래는 그를 대변하는 영화한편 같은 느낌이다. 사실 이 곡을 작업초창기에 내가 믹스를 했었는데 Evo가 원하는 방향과 달라서 결국 Evo가 믹스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내가 꼭 믹스한 버젼으로 발표했음 하는 바람이 있었다.
5. Bitch (feat. Okasian)
이 곡 역시 데모에 함께 첨부되있던 곡인데 이 곡이 Evo를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데려오고 싶다는 욕심을 들게한 결정적인 트랙이다. 요즘 이런 주제의 가사를 다루는 랩퍼들은 거의 없다. 이런 곡을 들으면 그는 평범한 랩퍼들과는 다른 음악적 접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앨범의 베스트트랙으로 꼽는다.
6. Forever
곡의 분위기나 가사가 너무 슬퍼서 개인적으로 자주 듣진 못한다. 근데 슬픈 기분을 느끼고 싶거나, 이를 악물고 싶을 때 듣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3번 트랙 '아직도'의 연장선상인 그의 사연 많은 한 여자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곡인데 그 에피소드를 조금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곡을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7. Someday
Forever에서 축 늘어진 어깨를 다시 펴주게 하는 트랙이다. 나의 [발자국]EP앨범에 수록되어있는 'Sometimes'와 매우 공통점이 많은 곡이다. 현재 Someday (superfreak remix)를 녹음중인데 B-Free와 내가 피쳐링을 하기로 했고 B-Free는 녹음을 다 끝마친 상태이다.
따로 디지털싱글로 발표할 계획인데 기대해도 좋다.
진보(Jinbo)가 말하는 ‘EVO - MY WAY’
2001년 봄 ‘흑락회’ 오디션에서 처음 만난 '남자답고 대장스런 분위기'의 이준혁 aka 흑락회 3기부장으로서 누구보다 흑락회를 사랑했던 이부장 aka Ill Jeanz의 구심점 역할을 거쳐 솔로 아티스트로 첫 앨범을 낸 EVO 의 My Way 를 1번부터 틀고서 계속 얘기를 이어가겠다.
1. Wow
인트로는 그 앨범의 첫인상과 같다. 고층빌딩, 빠른 페이스의 도시, 승리와 성취에 대한 갈망 등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 트랙을 통해서 EVO의 꿈과 목표를 느껴볼 수 있다. 흑락회 출신 프로듀서 250의 스케일 있는 음악이 뉴욕이나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사람들의 '승리에 대한 욕망'을 자극한다.
2. Go
EVO가 작곡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이 노래는 EVO의 색깔이 많이 묻어있는 노래다. 시각적으로 즐거움이 가득한 뮤직비디오로 이미 여러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아끌기도 했는데 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팝음악 취향의 사람, 또는 춤추고 싶어 하는 사람 등 광범위한 사람들이 듣고 즐길 수 있는 노래다. 괴롭고 걱정 많은 삶에 지치고 짜증난다면 이 노래를 즐긴 다음 EVO나 EVO친구들의 집에 가서 함께 Funk 하면 된다는 얘기다.
3. 아직도
작별하고 그리워하고 붙잡고 술 마시고 회상하는 EVO의 모습을 얼마나 자주 옆에서 지켜봤는지 모르겠다. 그쪽 방면으로는 전문가 수준을 넘어 박사학위를 받아도 되는 수준인데 그런 EVO가 들려주는 얘기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속상한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땐 이 노래를 들으며 귀로 술한잔 들이키길 권한다. 매우 소중하고 귀중한 것이 시간이지만 때로는 눈을 감고 억지로 흘려보내야만 하는 날도 있다.
4. My Way
드디어 앨범 제목과 같은 곡의 차례가 왔다. 음악적으로 가장 앞에 내세우는 노래는 아닐지 모르나 분명 전체적인 메세지는 이 노래가 대표하지 않을까? '아무리 힘들어도 다 참고 견디며 내 길을 걷겠다'는 메세지는 힙합 특히 한국힙합에 많이 등장하는 주제다. 억눌리고 핍박받는 현실의 반작용으로 등장한 것이 힙합이라 어쩌면 당연한 거지만 특히나 더더욱 좁은 선택지를 가지고 자라나는 한국 청소년, 젊은이들이기에 주변사람들의 부정적인 눈길과 몰이해가 더욱 답답하고 그것을 꺾고야 말겠다는 반항심도 더욱 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5. Bitch
데모곡일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노래. EVO의 작곡이며 한국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샘플링한 것이나 약간 트로피컬하면서 그루비한 리듬패턴이나 브라스/사이렌 등 적절한 샘플의 사용 등이 내가 이 노래를 좋아하는 매력 포인트지만 돈 앞에서 무너지는 혹은 노골적으로 그 속성을 드러내는 Bia~*ch! 들에게 날리는 직격탄이 남자로서 무척 통쾌하고 공감 간다. 그저 돈에 환장해서 인격과 영혼 및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아서 엿 바꿔 먹는 것들을 세상 사람들은'Bia~*ch!'하고 부른다. 함께 Bi*ch~! 하고 따라하고 싶을 때, 누가 대신 Bitch~ 해줬으면 싶을 때 또는 Bitch 에게 데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된다. Okasian은 술값은 안냈지만 결국은…
6. Forever
'아직도'에 이어서 이번에도 찢어진 관계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 "슬픈 건 너도 나/와 너무 같애 내가 너를 찾을 때마다/ 너도 날 찾어 내가 널 기다릴 때마다/ 너도 기다려 내가 너를 잊을 때마다/ 너도 날 잊어" 250의 프로듀스로 무거운 베이스 드럼과 choir(합창단) 소리, 패드 소리 등이 만드는 차갑고 공간감 넓은 사운드가 매력.
7. Someday
Intro 에서 성취와 승리에 대한 꿈이 예고되었다면 마지막 곡 Someday에서는 더 큰 의미에서의 성취와 승리 즉,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끽하는 행복을 노래한다. 앨범 수록된 버전 외에도 2개의 버전이 더 있는데 언제 어떻게 공개될지는 모르겠다. 이 노래에서 EVO가 희망하는 행복을 얻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나도 함께 희망을 보탠다.
같은 흑락회로 시작했지만 각자 자기 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인생,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과장된 Swag나 과한 치장이 체질에 안맞는 힙합/랩 음악 팬, 포기하지 않고 자기 길을 걷고 있는 남자, 그런 남자한테 끌리는 여자, 솔직하고 의리 있는 사람이라면 두 팔 반겨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EVO의 음악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맥주 캔을 구겨가며 고난을 달래가며 드디어 자기의 길에 들어선 EVO의 데뷔 앨범 감상을 마치며 벌써부터 다음 앨범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