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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2, 02:28:37 AM / 26,050 views / 0 comments / 8 recommendations · http://hiphopplaya.com/magazine/7499
TTFT '옵티컬 아이즈' 인터뷰
 


힙플: 이 달의 신인으로 정해진 것이 조금 뻘쭘 할 만큼의 활동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웃음) 아임 그라운드(Im' Ground) 와 칠린스테고(7人 ST-Ego)의 활동. 신인이냐 아니냐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지우고 싶어 하신 것이 사실인데.. 그래서 닉네임을 바꾸신 건가요?

옵티컬 아이즈 엑셀(Optical Eyez XL, 이하: O): 어쨌든 엑셀(XL)은 가지고 가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제 과거를 지금은 사랑 합니다.(웃음) 닉네임은 그러니까, ‘옵티컬 아이즈’라는 이름을 쓴 건 쥬스(DJ JUICE)앨범에 랩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부터에요.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라는 곡에 이 이름으로 표기가 된 거죠. 사실 옵티컬 아이즈라는 이름을 만들게 된 건 프로듀싱을 하면서 부턴데.. 어쨌든 제가 어렸을 적부터 안경을 써왔어요. 시력이 되게 나빠서 안경을 빼고는 못사는데, 그런 것처럼 김재천(옵티컬 아이즈의 본명)이라는 작가로서 저만의 볼 수 있는 시선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면을 부각시키고 싶어서 옵티컬 아이즈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엑셀이 뒤로 가게 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힙플: 닉네임에 담은 뜻은 말씀해 주신 셈이네요.(웃음)

O: 저만이 볼 수 있는 시선이 있다라고 하면 좀 거만한 느낌인가? 그렇다고 하기 보단 사람들 각자의 시선이 있으니까요.. 본인만의 시선. 전 저만의 관점이 있고 제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 범생이처럼 보이는 안경이 (웃음)



힙플: 앞서 잠시 언급 된, 아임그라운드와 칠린스테고 활동에 대한 소회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O: 어쨌든 뭔가 생각하는 것 보다 잘 안 맞아 떨어진 것들이어서, 아쉬운 게 많아서요. 말하자면 ‘과오’를 지우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제가 사고 겪으면서 서른 줄에 들어오니까 지나간 과거가 있기에 내가 있는 거고 내 역사는 내가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 누굴 사랑하겠어요? 창작자로서 무언가를 시도하는 자체가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걸로 인해서 05년이 데뷔년도로 찍혀있는 거니까 .. 그거라도 안했으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웃음) 밀림에 올리고 그랬던 거는 2000년도 인가 그런데, 그 이후 5년이나 지나고 나온 것들이기도 해요.



힙플: 이런 일련의 활동들 이후에, 간간히 피처링이나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선보여 오셨는데요. 사실 래퍼, 엠씨를 지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토탈 뮤지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프로듀싱도 시작하신 건가요?

O: 말씀하셨다시피, 처음에는 랩을 미친 듯이 잘하고 싶었어요. 여느 래퍼가 그렇듯이.(웃음) 근데 그러다가 내 노래가 가지고 싶은 거예요. 100% 내 노래. 토탈 뮤지션 이런 생각보다는 말씀드린 이 욕심에서 시작했죠. 제 노래를 갖고 싶어서 혼자 비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런 와중에 괜찮은 게 나오면 사람들 앨범에 참여도 하고 그런 식이죠.



힙플: 곡 요청이 뮤지션들에게 들어온 편이신가 봐요?

O: 그렇죠. 저도 만들고 나서 주변 뮤지션들에게 모니터링 해달라고 들려주고 하다 보니까 그런 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편이죠. 솔직히 비트를 만들면서도 자기만족이 있으니깐, 제 기준의 어느 수준이상 나오지 않으면 저는 덮어버렸거든요. 그리고 작업자 의견이 좋으면 했죠. 곡을 찾는 클라이언트(웃음)들이 좋아하면.



힙플: 프로듀서 이야기는 뒤에도 이어지니깐, 그 때 또 이야기하기로 하고요. 앨범 발매 전에 ‘FINDING PIECES’가 먼저 발매가 되었잖아요.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O: Wreckage (이하: 레키지)를 내기 전에 뭔가를 선보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저를 아시는 분도 있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고.... 그리고 ‘FINDING PIECES’ 같은 경우는 보도 자료에 화재이야기가 전혀 없어요. 일단 음악 자체를 던짐으로써 옵티컬 아이즈가 있다라는 것을 음악으로 먼저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힙플: 그 와중에도 탭 더 시티(Tap The City)는 어떤 의미로 싱글의 타이틀곡으로 선정하신 건가요?

O: 우선 노래가 갖는 분위기가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노래의 메시지라 한다면 두 번째 벌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데 ‘게임에 항상 기대 되는 건 첫 판이 아닌 다음 판이다’ 나는 구절이에요. 도전에 의미가 있다는 거죠.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저는 두 번째 인거잖아요. 제 이름 달고 나오는 앨범도 두 번째, 그리고 인생도 두 번째. (웃음) 재도전의 의미가 있는 노래라 싱글로써는 그 노래가 필요했던 거죠.



힙플: 이 싱글을 거쳐서 ‘정규 아닌 정규’ 레키지 부틀렉(Bootleg)앨범이 발매 됐어요. 소감이 있으실 것 같아요.

O: 되게 의미가 깊죠. 올해 서른인데 이전까지 제 20대에 대한 랩 인생. 힙합 사랑하는 꼬마서부터 시작해서 창작자로서의, 인간 김재천으로서의 생각과 엑기스 가 담긴... 첫 발이지만 굉장히 의미가 깊은 앨범이죠.



힙플: 이 의미 깊은 ‘레키지’는 보도 자료에도 나오듯이 ‘마이노스(Minos)’ & ‘라임어택(RHYME-A-)’ 씨와의 프로젝트 앨범이었잖아요. 결과적으로 솔로 앨범이 되었는데요. 마이노스씨의 제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던데..

O: 민호(마이노스의 본명)가 저를 평소에도 잘 챙겨주고요, 사랑하는 친구에요..(웃음). 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친구가 보기에도 제가 솔로로 먼저 서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세일즈 측면에서는 민호랑 라임어택이랑 셋이 껴서 하는 프로젝트가 더 좋을 수도 있었겠지만, 근데 뭐랄까.. 민호가 이루펀트(Eluphant) 작업하면서 신경 못 써줄 수도 있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민호가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거는 김재천이 스스로가 솔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했던 것 같아요. 거기에 제가 동의를 한 거고요. 근데 뭐, 정확한 이유는 그 녀석에게 물어봐야 확실히 알겠죠.(웃음)



힙플: 사랑하는 친구라고 표현해 주신 마이노스씨가 뮤지션으로서 옵티컬 아이즈 씨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비코(Bicco)와 팀을 하려던 것도 마이노스씨의 제의였고, 이 앨범이 솔로 앨범으로 발매 된 것도 마이노스씨가 영향을 끼친 거잖아요. 단순히 친하다는 이유로만은 설명이 안 될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O: 저는 일단 마이노스의 가사를 좋아해요. 음악 하는 사람은 음악에서 그 사람이 나오잖아요. 민호 가사 되게 좋고, 제가 느끼는 부분도 많아요. 근데 그걸 떠나서 사람끼리인걸요 뭐. 음악을 하는 것도 사람이고, 듣는 것도 사람이거 어차피 다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민호는 되게 저랑 동류같이 느껴지는 친구예요. 동료이나 동류 (웃음) 사람 좋은 데에는 이유 없잖아요. 제가 김피디형 좋아하는 것처럼.(웃음) 근데 답변이 된 건지 모르겠네요.(웃음)



힙플: (웃음) 세 분이서 함께 만들려던 앨범의 테마는 어떤 거였나요? 지금의 앨범과 큰 차이점이 있나요?

O: 지금의 레키지의 대주제가 TTFT('Through The Fire Tape) 인데 그게 원래는 앨범의 이름 이었어요. 어쨌든 메인이 되는 거는 불탄 비트, 불타서 없어진 작업 물들이었고, 제가 써놓은 가사들과 새로운 가사들로 맞추어 나가는 식이였죠. 그리고 TTFT 볼륨 원, 투 시리즈로 내볼까하는 생각도 했어요. 워낙 소실된 곡들이 많은데다가 모니터링 해달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놓았던 데모도 꽤 있었거든요. 만약 원, 투로 진행이 됐다면 지금의 래키지가 TTFT 두 번째 볼륨일거예요. 프로젝트로 민호랑 형래(라임어택의 본명)랑 한 TTFT 볼륨 원, 그 다음엔 솔로 부틀렉인 TTFT 볼륨 투 '레키지' .... 근데 어쨌든 레키지가 먼저 나왔으니까, 이번 앨범에 수록 안 된 곡들은 나중에 또 부틀렉 형식이나 믹스테이프로 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힙플: 이 ‘레키지’가 저는, 보도 자료를 보아도 화재사고를 견뎌낸 한사람의 감성적인 이야기가 담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웃긴놈’이라든가 ‘가십(GOSSIP)’ 같은 트랙이 담겨 있는 걸 보고 살짝 놀란 면이 있어요.

O: 듣는 분들께서 알아두셔야 할 것은 이 앨범은 사고 기점 이후 이야기가 아니라 전/후 이야기예요. 아발란체가 타이틀곡이 된 이유가 곡이 잘나오기도 했지만 사고 전 첫 녹음을 한곡이기 때문이잖아요. 웃긴놈 같은 경우도 2009년에 미리 가 녹음을 해놨던 곡이고.... ‘TTFT’ 말 그대로 불탔을 뿐이에요. 인생이 진행되는 이 흐름 속에서 '화재‘라는 것은 깃발을 꽂아주는, 표시를 해두는 역할이지 인생 전체가 아니거든요. ‘화재를 겪은 후 내가 어떻게 되었다’라고 얘기하려면 당연히 그 이전에 모습을 알려줘야 하잖아요. 음반 안에서 순서가 어떻게 뒤 섞이건 간에 그건 음악으로써의 진행일 뿐이고, 커다랗게 생각하면 모든 건 ‘잔해’로서 묶어지기 때문에 결국 불타버린 테이프‘TTFT’ 인거예요.



힙플: 그럼 화재사고가 있었음에도 이 짧다면 짧은 시간 만에 하나의 앨범을 만들게 된 배경은요?

O: 병상에 있을 당시 느낀 건데...이 얘기를 하자면 좀 길어요. 이거는 저의 이전까지 다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혼자 비트 만들고 집이나 아니면 밖에 나가서 가사 쓰고 했던 이런 생활을 계속했는데, 제가 되게 위축되어 있었거든요. 자신감이 너무 없어서 작품으로서 뭔가를 내 보이겠다는 의지자체가 없었어요. 스스로 느끼기에 제 곡에 만족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한마디로 슬럼프 같은 상태였어요. 2007년 이후로 자신감, 의지가 결여된 상태였는데 그러다가 결국에는 불나서 모두 없어졌잖아요. to heaven.(웃음) 제가 쓴 비트. 랩들이 결국 빛을 못보고 다 없어졌는데! 그때 당시 기억하는 게 곡수만 한 300개 정도 있었어요.



힙플: 화재 사고가 있던 날, 마지막 상황까지 계셨던 게 맞죠? 그 비트들 때문에.

O: 마지막으로 제 방이 탈 차례였죠. 제 방문 뚫고 불이 확 들어와서. 창문열고 크게 한숨 들이키고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현관문 발로 차고 나오고 나서 제 첫 마디가 “아 씨발 내 비트” 였어요. 정말 너무나 억울해서. 그리고 한 달 반인가 두 달 가까이 병실에 있었는데, 매일 매일 다른 사람들이 병문안을 왔어요. 다른 침대에 있는 사람들이 절 부러워할 정도로. 부모님께서도 절 많이 걱정하셨거든요. 음악 한다고 나가서 나쁜 짓이나 하고 다니지는 않을까, 밥 굶고 다니진 않을까 하시면서요. 근데 그렇게 사람들 오는걸 보시고는 ‘니가 그래도 착하게 지냈기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구나.’ 하시면서 되게 안심 하셨어요. 그런 거에서 되게 느꼈죠. ‘결코 난 혼자도 아니고,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내가 더욱 강해져야 겠구나.’ 하고. 그 이후 오른손 붕대가 한 두 겹씩 풀리면서 노트랑 펜 갖다 달라고 해서 가사 쓰고 그랬어요. 그래서 레키지가 탄생을 한 셈이죠.



힙플: 입원한 것도 봤었고 했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눈으로 확인 되는 것만큼 괜찮으신 건가요?

O: 지금 화상 입은 피부에는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땀구멍이 없어요. 전신에 30%가 탔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땀이 더 많이 나요. 나이아가라.(웃음) 그리고 관절 구축 때문에 손이 잘 안 구부러져요. 피부도 엄청 당기고.. 근데 이런 것도 불편함이 익숙해지니까 불편하지 않아요. 그냥 원래 이랬던 것처럼 지내고 있어요. 아, 일단 피부 트러블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여드름도 나고.(웃음)



힙플: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신 것으로 믿고.(웃음) 하나의 앨범도 탄생을 했지만, 그 큰 사고 전후로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직접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어요. 사고 전후에 대해서 좀 듣고 싶은데요.

O: 아까 했던 질문이랑 같은 느낌인데, 예전에는 학창시절에도 어떤 느낌이었냐면, 항상 교탁 앞에 앉고 공부를 열심히 해요. 하지만 성적은 절대 안 올라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쉽게 포기하고,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죽어도 안 지려고 하는 거죠. 더 악바리가 됐어요. 말 그대로 발등에 불 떨어졌으니깐.(웃음)



힙플: 발등에 불이라는 게?

O: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말하자면 메타포 인거죠. 시간이 지나고 나니깐 얘기할 수 있는(웃음)



힙플: 그래서인지 이 화재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또 담담하게 노래(20100128 TTFT (feat. Soulman))로 선보이셨잖아요. 그 고통스러웠을 순간을 이렇게 짧은 시간 만에 노래로 만들게 된 배경도 궁금한데요.

O: 일단 그 이야기 너무나 필요했어요. 제가 앨범을 작업한다는 자체가, 이것들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불완전하기에 완전하고 싶다’가 모토였어요. 그러기에 이 모든 잔해들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게 꼭 필요했어요.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 그 때문에 당연히 또 하나의 이야기 속 인물인 태우(소울맨의 본명)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형한테도 언젠가 이야기 했지만, 태우 형 없었으면 이 노래를 앨범에 아예 안 넣을 생각 이었어요. 태우 형이 없으면 레키지는 레키지일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믹싱도 사고 전날 함께 있었던 상욱이(R-EST) 가 해줬고, 곡은 사실 사건과는 관계없는 지용이(비다로카(Vida Loca)의 본명) 에게 받기는 했지만.. 근데 그래서 더 고마워요. 이렇게 의미 깊은 곡을 선물해줘서.



힙플: 함께 사고를 겪은 소울맨 씨의 반응은 어땠나요?

O: 태우 형이 저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미친 듯이 아프긴 했지만,(웃음) 침대에 누워서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있었잖아요. 근데 태우 형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아니라, 나가서 계속 일하고 바쁘니깐 그 충격 받은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없었을 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그래서 심적으로 저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고요... 그런데도 도와준다고 오케이 했을 때 정말, 진짜 고마웠죠. 그리고 아시겠지만, 이 노래는 제 노래이기도 하지만 태우 형 노래이기도 해요.



힙플: 그럼 비다로카씨한테는 특별히 이야기에 맞춰서 곡을 주문하신 건가요?

O: 지용이 한테 곡을 받은 건 퇴원할 때 즈음이었을 거예요. 병상에 있을 때 제가 지용이 한테 비트 좀 들려달라고 해서 몇 개 보내줬는데, 그중에 지금의 ‘20100128’이 있었죠. 듣자마자 ‘아, 이건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빡 들었어요.



힙플: 인트로에서 ‘문을 박차고’로 넘어갈 때는 뭉클함도 느껴져요. 앨범의 첫 인상으로는 최적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어요.

O: 문을 박차고 같은 경우는 실제로 화재 당시 제가 현관문을 박차고 나왔어요. 한 3걸음 되는 거리를 뛰어 '문을 박차고.' 실제로 저에게 일어났던, 제가 행했던 현실을 반영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남기고자 한 메시지는 ’나약하고 나태한 스스로에게서 벗어났다(나라)‘예요. 아는 사람들끼리 얘기하는 식으로 하면 '너 마음 단단히 먹어라'지요.



힙플: 아발란체(AVALANCHE)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이 앨범의 출발점이기도 했고, 타이틀곡으로 선정이 됐죠.

O: 말씀하신 ‘그 앨범’은 2009년도에 녹음을 했어요. 정규앨범을 준비하려고 의지가 꿈틀대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마침 말도 안 되게 사고가 난거죠. 그래서 아발란체 같은 경우는 앨범의 첫 녹음곡인데 만약 그 당시 사고 없이 정규를 냈었다면 이 곡 이 타이틀곡이 되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제와선 불타서 없어져 버렸지만 당시 괜찮은 비트들이 꽤 있었거든요.(웃음) 어쨌든 레키지에서 타이틀곡으로 정한 이유는 ‘출발점’ ‘제 의지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의의가 있었어요. 정식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는 도화선이 되었던 곡이니까. 그리고 곡이 좀 잘 나온 편이예요.(웃음)



힙플: 마이노스씨와 함께 한 ‘우기’는 서로의 이야기일수도 있고, 친구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 되는데요. 이 곡의 배경이라면?

O: 처음에 곡이먼저 나왔는데, 그 느낌이 처량하고 슬픈 느낌이라서 민호랑 얘기하는 중에 비오는 풍경을 쓰자는 생각을 했죠. 근데 가사를 쓰다보니깐 단순히 비만 오는 풍경이 아닌 친구사이이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구체화 시키고 싶어졌어요. 비오는 날에 안주에다가 술 한 잔 하면서 괜시리 마음은 울적하고, 서로에게 얘기도 할 수 없는, 또 서로니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풍경. ‘우기’라는 제목은 첨 들으면 ‘비오는 계절’ 이구나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자로 풀면 ‘친구에게 빌다’라는 뜻도 만들 수가 있어요. 우리니까 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 서로한테 객기도 부리고 도움도 빌고도 하지만 역시 통틀어서 보면 투쟁 속에 있는 슬픈 청춘을 담고 있죠.



힙플: 앞서도 잠깐 언급되었던, 웃긴놈의 가사 중에 ‘니들에게는 살쪄서 못 입는 드레스’는 무엇을 뜻하나요?

O: 처음 들으면 의아할거예요. 내용이 되게 찌질하고 그렇잖아요. 근데 여기서 말하는 웃긴놈은 한마디로 ‘하고 싶은데 안하는 놈’ 이예요. 생각하는데 안 하는 사람이죠. 제가 이 곡 후반부에 불꽃연기를 하잖아요.(웃음) 불꽃연기 중에 컴플렉스 복잡한 거라고 뭐라 뭐라 하다가 ‘단순하게 걷자’라고 하거든요. 형이 말씀하신 벌스 끝 부분마다 있는 ‘근데 알어? 내 가사 속 우스갯은 네들에겐 살쪄서 못입는 드레스’는 제 캐릭터를 나타내는 말이에요. 이것도 어차피 제 얘기를 한 거라 ‘내가 이렇게 찌질 하지만 그래도 나한텐 이런 게 있어! 이것만큼은 나밖에 못할 걸’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김재천의 치기죠. (웃음)



힙플: 가십은 분노라고 표현해주셨는데요.

O: 약간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가사를 워낙 좀 많이 꼬아놓아서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제가 나태 했다고 했잖아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개선해 나가는 중인데 이렇게 애기하는 사람들 종종 있을 거예요. ‘세상이 어떻게 맘대로 되냐’ 거기에 대한 화를 내고 싶었어요. 제 스스로도 그런 놈이었으니까. 미디어에서는 자극적인 것만 나오고 그들이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있으니깐, 그렇게 세상이 흘러가는 게 싫어요.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나중에 내 아이들한테 뭘 보여줄지.. 되게 부끄러워요. 제목이 가십인 이유는, 제가 이런 얘기를 하든 저런 이야기를 하든 결국에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 그리고 결국에 그 이야기를 한 사람한테까지도 가십으로 치부되어버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분노라면 분노를 표현한 거죠.



힙플: ‘가리온’과 함께한 ‘준비된 랩퍼라면 모자를 벗지마’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O: 이 곡 역시, 처음에 비트가 먼저 나온 상태였어요. 비트를 만들 당시가 한창 가리온 형들 2집 나왔던 시기거든요. 듣고 있는데 우섭(sean2slow의 본명) 형이 참여하신 ‘소리를 더 크게' 에서 재현(MC META의 본명)형 벌스 중 “준비된 랩퍼라면 모자를 벗지마”라는 구절이 완전 꽂히는 거예요. 래퍼, 혹은 힙합 퍼의 의지 혹은 긍지를 한마디로 나타냈잖아요. 대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만들어놓은 비트가 생각나서 메타 형 벌스를 잘라서 붙여봤어요. 비트 톤에 맞게 피치(pitch)조절 하다가 내리는 게 나을 거 같아서 내려놓고 찹(chop)을 해봤어요. 굉장히 어울리더라고요. 민호가 얘기해주길 이거는 형들이 있어야 된다고.(웃음) 그래서 가리온 형들께 부탁드렸죠. 제목 말씀 드렸더니 두 형님 모두 되게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주제 말씀드리고 비트 이메일로 넘겨드리고..... 형들 노래에서 영감을 받았고, 또 그 형님들과 함께 같은 노래에 목소리를 섞다니 그 자체가 매우 영광입니다!



힙플: 가리온의 랩을 들으면서 생각하신 게 있으실 것 같은데요.

O: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저는 이야기 할 때 포크처럼 딱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크게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결국은 형들은 태도에 대한 이야기죠. 자신이 가는 길. 본인이 가져야할 태도. 이런 얘기니까요. 저도 물론 마찬가지구요. ‘섣불리 썩은 이를 보여 주지마’는 풀어쓰면 ‘함부로 얘기하지 마’가 되니까요.



힙플: 프로듀싱의 시작은 샘플링이셨죠?

O: 네, 그렇죠. 근데 지향하지는 않아요. 앞으로 발표될 곡들 중에도 미디가 꽤있어요. 더 많은 것 같아요. 샘플링을 좋아하지만, 요새는 미디악기로 샘플링 사운드를 내보려고 하고 있어요. 샘플 음악이 갖는 빈티지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힙플: 그럼 샘플링을 굳이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미디 작법으로 샘플링 사운드를 내신다고 하셨는데.

O: 불타버렸으니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라이브러리가 이제 하나도 없거든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디깅은 하겠지만요. 음. 아발란체 같은 경우는 그 한곡에 4~6곡의 샘플이 들어가 있는데, 어쨌든 샘플링 음원 같은 경우는 아주 미친 듯이 잘 가공하지 않는 이상 조악할 수가 있다고 봐요.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불필요한 소리가 포함 되어 있을 수도 있고요. 반면에 미디로 샘플링의 느낌을 내보려는 건 일단 저는 그 질감이 좋아서이고, 오히려 내가 원하는 깔끔한 소리를 소스로 이용한다면 제가 생각한 멜로디나 루프를 만들 때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더 클 것 같아서예요.



힙플: 프로듀싱에도 꽤 욕심이 있으신 편인데, 제이에이(JA)와 비다로카가 한곡씩 곡을 선사했잖아요. 본인의 곡으로만 채우려는 욕심은 없으셨나요?

O: 원래는 다 채우고 싶었는데, 웃긴놈 같은 경우는 2009년도에 준모(JA)한테 받은 거거든요. 가사에도 이정도면 괜찮은 메시지가 있었고, 너무 오래 묵혀 두었기 때문에 미안하기도 해서 그 곡에게 세상 빛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웃음)



힙플: 앞서서 발매한 것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셨는데, 피드백도 보셨을 거고.. 앨범을 발매하고 난 후의 소감이 있다면요?(웃음)

O: 시디 나오고 나면 되게 이상할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이렇게 내놓고 나니깐 별다른 감흥은 없는 것 같아요. 뭐 달리 회사가 붙은 것도 아니고 저 개인이 움직이는 거라, 그냥 그 흐름 속에 계속 존재하는 거 같아요. 시디가 나왔으니까 사람들한테 들려줘야 하고, 더 많이 돌아다녀야 하고... 사람들이 들으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인생도 있구나 하고 한번쯤 생각해줬음 좋겠어요. 하지만 더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분들에게는 이 미천한 제가 위로라고 해 드릴 수 있는 건 이렇게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 밖에 없네요... 어쨌든 기분은 좋아요. 제가 이렇게 15곡이 담긴 시디 한 장 냈다는 거에 대해서. 인간 김재천이 고생했네.



힙플: 옵티컬 아이즈씨도 오랫동안 씬에 있어오면서 느끼신 점이 있으실 것 같아요.

O: 글쎄요...흘러가는 상황을 그다지 살펴보지 않아서요. 뭐, 새로운 뮤지션이 많이 나와 줘서 좋은 것 같긴한데, 판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더 치열해지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 계속 나온다는 것을) 이걸 발전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제 말은 우리들의 판이 포화상태라는 거죠. 좁은 방안에서 여러 명이 서로 부대끼고 있는 느낌. 그리고 음반구매층도 어떻게 보면 ‘힙합 팬들’ 이라는 한정된 팬덤 안에서만 있는 거 같고, 수익구조도 개판 이것 같고요. 그러니까 아까도 말 했다시피 음악을 하는 사람, 듣는 사람 전부다 사람이 하는 거고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사람 자체가 여유가 없어지니까 심지어 같은 문화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그 여유를 만끽 할 수 없잖아요. 돈 모아서 결혼도 해야 되고 음악 웬만큼 해서는 돈도 안 된다고 하고, 그래서 다른 일 해야 되고. 그러다 보면 음악도 점점 못하게 되고...



힙플: 그렇게 생각하시는데도 음악을 계속 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O: 자신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죠.



힙플: 음악으로 삶을 영위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O: 어떻게 보면 서른 살이 되어서야 찾아온 젊은 날의 치기일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뛰어 봐야죠.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믿어요. 그래서 해보는 거예요. 이제 더 이상 자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니깐



힙플: 말꼬리를 잡는 건 아니지만, 이제 곧 결혼을 앞두고 계시는데, 음악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O: 포기는 없습니다. 지금 와이프 될 친구가 너무 고마운 게 못 벌어도 된다고, 자기가 벌면 된다고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깐 저는 거기에 더 힘을 얻고 뭐든지 하게 되요. 그래서 음악을 포기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행여나 다른 일을 하더라도 음악은 죽을 때까지 할 거예요.



힙플: 뮤지션으로서...

O: 뜬금없지만, 제가 뮤지션이라고 감히 이야기 할 수는 없어요. 제 생각에 뮤지션, 아티스트란 호칭은 다른 사람이 붙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저 창작자. 이게 좋아요. 제 스스로 못 붙이겠어요..아직까진.(웃음) 어쨌든 포기는 없습니다. 형이 말한 것처럼 정체성을 갖는 거죠. 음악에 대해서. 할 이야기 있는 한 계속 할 거예요.. 나중에 진짜, 정말 정말 할 이야기가 없으면 그만둘지도 모르죠.



힙플: 지금까지의 행보는 어떻다고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그래도 인디펜던트에 가까운 행보잖아요.

O: 네, 그렇죠. 시작점은 인디펜던트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이나 회사가 있으면 함께할 생각도 많이 있죠. 아주 많이.(웃음) 그렇게 되면 제 움직임도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테니까요. 그래도 제 정신은 언제나 인디펜던트죠. 언더그라운드.



힙플: 정신은 인디펜던트고, 나오는 음악은 아닌 경우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O: 저는 그것도 나쁘지 않아요. 인간이 창작을 하고 이런 것들은 결국엔 필요에 의한 거잖아요. 그게 만약 돈이라면 그걸 벌기위해서 이슈를 시키든 무엇을 하든 그건 전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저는 그걸 듣는 사람으로서 단순히 취향이 있다고 밖에 말 못하니깐. 좋으면 듣고 좋아해주고, 그지 같으면 그냥 안 들으면 되죠.



힙플: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가 될까요?

O: 지금 만들고 있는 트랙도 삶에 대한 이야기고 앞으로도 삶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고, 노래들이 각자 얘기하는 바가 ‘다르다’ 라는 건 ‘소재에 대한 키워드’ 정도인거죠. 어쨌든 크게 생각하면 ‘삶’이니까요. 뭐, 우주일 수도 있고요. 어쨌든 제가 끄집어 낼 수 있는 소재일것이고 거기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이 생각해 줬으면 좋겠고, 굳이 노래들을 때뿐만이 아닌 삶의 흐름 중에서도 본인에 대해, 혹은 주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노래를 하고 싶어요. 인간의 ‘코어’에 대해서. 접근방식은 저만의 방식이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이요.



힙플: 다음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신가요?

O: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지는 않았는데 곡은 계속 만들고 있어요. 어제도 곡 하나 쓰고 가사도 썼고요.



힙플: 여름 안에?

O: 여름 안에는 힘들 것 같아요.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겠지만 디지털 싱글같이 규모가 작다면 여름 안에도 나올 수 있겠죠. 하지만 EP정도처럼 규모가 커진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만들어지는 작업 물들은 최대한 빨리빨리 세상 밖으로 보내주려고요.



힙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O: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사람은 자기가 말 한 대로 돼요. 그렇기 때문에 각자 좋은 생각과 좋은 말들을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은 혼자서는 절대 못사니깐 서로에게 기대는 게 좋요한 것 같아요. 서로에게 나쁜 짓만 안하면,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런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제 후배, 제 자식들에게 좋은 유산을 물려주고 싶으니까요.


인터뷰 | 김대형 (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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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Lv. 6 
   
 
wkdxodus (장태연)  ·  2011.07.02, 04:26 AM
잘읽었습니다.
   
 
ican1650 (최현수)  ·  2011.07.02, 05:17 AM
엑셀님 화이팅 찢어버리지 훅은 좀 짱이였음
 Lv. 93 
   
 
구구가가 (ID: kkndoor)  ·  2011.07.02, 09:28 AM
엑셀 흥해라
 Lv. 27 
   
 
강우석 (ID: gad7845)  ·  2011.07.02, 11:38 AM
결혼 앞두고 계셨군요. 축하드립니다.
 Lv. 49 
   
 
토글 (ID: chsj12)  ·  2011.07.02, 11:44 AM
잘 보고 갑니다 ~~~~~~~~~
   
 
dong595 (서동호)  ·  2011.07.02, 12:13 PM
멋있습니다 정말
 Lv. 43 
   
 
탈퇴  ·  2011.07.02, 01:38 PM
잘봤습니다 ㅋㅋ
 Lv. 10 
   
 
ate900 (김재성)  ·  2011.07.02, 02:07 PM
Respect!
   
 
ssc508 (신승철)  ·  2011.07.02, 06:01 PM
멋있네요 잘 봤습니다
   
 
탈퇴  ·  2011.07.02, 06:58 PM
리스펙 굳굳
   
 
ekdns46 (정다운)  ·  2011.07.02, 10:51 PM
리스펙 엑셀...
 Lv. 105 
   
 
so424 (소윤)  ·  2011.07.02, 11:11 PM
진정 대단한 사람...
   
 
oh7500 (오인혁)  ·  2011.07.03, 10:11 AM
아정말엑셀멋지당 사고가있엇구나ㅜㅜ
 Lv. 80 
   
 
wjdgus95 (김정현)  ·  2011.07.03, 05:39 PM
진짜 소름끼치게 잘들었습니다 ㅠ
   
 
zhd1111 (이찬)  ·  2011.07.03, 10:51 PM
respect
   
 
totquf80 (김샛별)  ·  2011.07.04, 12:55 AM
재밋군
   
 
cancer (이아람)  ·  2011.07.04, 01:09 PM
우리나라에 이런분이 있다는게 존경스럽네요
 Lv. 100 
   
 
최한솔 (ID: 1soul)  ·  2011.07.05, 01:10 PM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앨범 내시고 옳은 말만 하시는거

존경스럽습니다!
 Lv. 1 
   
 
soso0904 (정창수)  ·  2011.07.08, 01:42 AM
이엘범에는 내 돈을 내갰어
   
 
send8004 (이준형)  ·  2011.07.09, 03:53 PM
XL !!
 Lv. 14 
   
 
오리 (ID: thsdlrmf)  ·  2011.08.03, 08:47 AM
XL!! 최고!! 정규앨범 나오는날 총알같이 질러야지
 Lv. 5 
   
 
axon66 (박진수)  ·  2011.08.12, 02:39 PM
이형진짜멋있어...
정말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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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해체가 맞죠. 이혼하고 나서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고 또 애들도 케어를 못했어요. 또 그전까지 맞벌이를 하면서 맞벌이 생활 패턴에 맞춰진 소비를 했는데 갑자기 이혼하니까 혼자 그것들을 다 부담해야 하면서 삶이 여유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애들을 위해서 큰 투자도 못 해주고 애들 잡아먹는 느낌이었어요. 우리도 맨날 그런 기획사 욕하잖아요. ‘쟤 데려가 놓고 왜 아무것도 안 해 줘? 무책임한 회사다’라고요. 또 그런 데 있는 친구들은 회사 나오고 싶다고 하고요. 최근에 산이(San-E)같은 경우도 비슷한 경우일 수 있겠죠. 산이도 결국은 거기서 사람들은 좋았지만 일로는 힘들어했으니까 나온 걸 테고요. 저도 그런 사장이 되고 싶지 않았고, 애초에 시작했을 때 내가 원한 사장의 모습은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내가 애들을 그렇게 대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까 봐 미리 정리해버린……. H: 그럼 해체는 소속된 뮤지션들 의사가 아니라 오로지 바스코 씨의 의사인가요? V: 애들한테 의사 같은 건 물어보지 않고 제 스스로 없애기로 결정을 내리고 얘기를 했어요. H: 이번 앨범에 제이 키드맨(Jay Kidman), 크라이베이비(Crybaby), 제이문(Jay Moon) 다 참여한 걸 보니까 관계는 계속 좋게 유지되는 것 같아요. V: 그런데 그건 해체하기 전 작업을 다 같이 했던 거니까 그걸로 아직 관계가 좋다 안 좋다할 수 있는 건 없어요. 하지만 여전히 다 좋고 저도 여전히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H: 그럼 이제 바스코 씨의 소속은 어디인가요? 부다 사운드(Buda Sound) 소속으로 계속 활동하시는 건가요? V: 부다 사운드에서 제가 특별히 활동하는 게 없어요. 그 전에는 형들이랑 같이 공연 도와주는 걸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없고 따로 하는 것도 없어요. 그래서 부다 사운드 소속으로 활동하는 건 많이 없을 것 같아요. H: 그럼 이번 앨범이 인디펜던트 레코즈의 마지막 앨범인가요? V: 인디펜던트의 마지막 앨범이지만 제 앨범으로서 마지막은 아니죠. H: 지난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게릴라 뮤직(Guerrilla Muzik) 시리즈는 3부작으로 나뉘는데 [Exodos]가 마지막이잖아요. 먼저 나온 이유가 있나요? V: vol.1이 프롤로그, 등장과 시작이었고 vol.2는 게릴라가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 vol.3는 전투가 끝나고 다 죽는 마지막 장을 얘기하는 그런 구성이었어요. 지금 제 상황이 마지막을 이야기하기 가장 적합한 시기였다고 생각을 했어요. 지금 상황에 제가 vol.2를 꺼내놨으면 듣는 사람들도 ‘이혼하고 힘든데 이런 음악을 해?’하면서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가식적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H: 반대로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사정이 있으니까 활동을 좀 미루고 추스른 다음에 다른 음악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4집 앨범을 발표한 건 순수하게 뮤지션으로서 음악으로 뭔가를 표출하려고 하셨던 건가요? V: 그렇죠. 음악에다 얘기를 안 하면 할 게 없죠. 그런 얘기를 꺼낼 친구도 없고요. 물론 이쪽 바닥에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그 친구들이 그런 친구는 아니니까요. 음악밖에 할 게 없었고, 음악 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H: 나머지 시리즈인 게릴라 뮤직 vol.2.5 메딕(Medic)이나 vol.2는 앞으로 나오는 건가요? V: 앞으로 나올 거예요. H: 그럼 5집은 게릴라 뮤직이 계속 되나요? V: 게릴라 뮤직 vol.2가 될 것 같아요. 메딕이 될 수도 있고요. H: 앨범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요. 듣기가 어려운 앨범일 수도 있는데 보도자료에도 쓰여 있듯이 약간 나이가 있는 층을 대상으로 잡았잖아요. 시장은 어린 층으로 포지션이 맞춰있는데 그렇게 앨범을 발표한 이유가 있나요? V: 지금 어린 친구들도 지금은 어리지만 언젠가 겪게 될 거고 결국은 누구나 다 이런 시기를 겪게 될 거예요. 그거랑 비슷한 거 같아요. 김광석 씨 ‘서른 즈음에’를 어릴 때 들으면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알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가 나이가 들었을 때 그걸 완벽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서 즐길 수 있게 되는데, 지금 제 앨범이 그런 것과 비슷한 맥락 같아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너희도 알 수 있을 거야’ 정도? 그래서 다른 것들 생각 안 하고, 앞을 생각하고 작업했어요. H: 이제 앨범 주요 구절을 이야기하는 라인 바이 라인(Line by Line) 인터뷰를 시작해볼게요. 내 삶 한 조각을 던질 테니 맛봐 - Flesh & Blood V: 말 그대로 정말 ‘내 삶 한 조각’이에요. ‘이 음악 하나하나가 내 삶 한 조각조각들인데 그걸 던질 테니까 맛봐. 어때 맛있어? 피비린내 나고 맛없지 않아?’ 맛보라는 거죠. 주먹을 쥐고 동참해 각자의 위치 사수해 홍대 Underground Area 자 여기 쌓아올려 Fake을 위한 barrier 넌 한발도 넘지 못해 내가 지킬 테니 - Guerrilla's Way V: 언더그라운드라는 개념이 계속해서 변질이 돼가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게 변질일 수도 있지만 변질이 아니라 진보하는 것일 수도 있죠. 모두가 나름 자기 각자의 것이 있겠지만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제 추억은 이런 게 아니었거든요. 계속 소녀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물론 소녀팬들도 감사하지만 소년팬들은 어디 갔어요? 남성팬들도 없고 다 여성분이니까 옛날 언더그라운드에서 남자들 ‘아~!’ 이런 느낌이 없어지고 있어요. 공연장 오면 노는 게 아니라 다 폰카 들고 사진 찍고 동영상 찍느라 바쁘고 아무도 공연을 즐기고 있지 않아요.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너무 다 그러고 있으니까…… 나중에 형광봉까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라서. (전원웃음) 라이브 무대는 방송이 아니잖아요. 홍대에서 하는 라이브 무대는 열 번 공연하면 열 번이 매 순간 다 다른 공연이고 같은 노래라도 느낌이 다른데, 그런 것들을 느끼고 즐기고 있는지, 난 이 바닥 지킬 거고, 지키고 싶은 제 팬들도 다 동참해서 같이 지키자고 말하는 곡이에요. H: 활동하신 지 10년이 넘었잖아요. 베테랑 엠씨로서 씬을 바라보는 시각을 말씀해주셨는데 그걸 구체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움직임을 준비 중이신 건지? V: 인디펜던트 레코즈에서 계속 그런 움직임이었고 그런 음악 작업들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저 혼자 독불장군 스타일로 하려고요. (웃음) H: 주변에 뜻이 맞는 동료 뮤지션들이 많나요? V: 요즘 거의 아무와도 만나지 않아서요. 거의가 아니라 아예 안 만나는 것 같아요. 뮤지션들과 얘기를 한지도 되게 오래됐어요. 그대가 나 또한 내가 그대 그대와 나 - 뿌리 V: 저는 평산 신씨고 제 어머니는 경주 이씨세요. 제가 평산 신씨인 건 단순히 우리 아버지가 평산 신씨기 때문에 물려받은 것뿐이지 제 몸 안에는 경주 이씨의 피도 흐르고 있잖아요. 결국은 우리 어머니의 아버지,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가 섞이고 또 섞여서 저한테 들어와 있을 거예요. 또 저는 밀양 박씨 아내와 결혼해서 평산 신씨의 형섭이를 낳았지만 형섭이 안에는 밀양 박씨 피도 있고 또 우리 어머니 경주 이씨 피도 있고, 모든 피는 다 섞여 있단 말이에요. 피를 계속 쫓아 오르다 보면 결국 누군가 하나가 있을 거고 다시 내려오다 보면 제 몸 안에 여러분 피도 있을 거고 여러분 몸 안에도 제 피가 섞여 있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가족인데 서로 정치적 이념 같은 걸로 싸우고 죽이고 하는 것도 되게 우습게 보이는 거죠. 그런 경우 되게 많거든요. 한국은 국가가 조그맣고 서울에 많이 몰려 있어서 좁다 좁다란 얘기 많이 하잖아요. 또 건너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결국은 가족의 일부분도 있고 사돈, 팔촌 다 연결돼 있거든요. ‘조그만데 아등바등 싸우며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 뿌리를 생각하면 네 안의 나, 나의 네가 있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H: 이 트랙에서 엠씨 메타(MC Meta)와 함께 하셨잖아요. 두 분이 한 트랙에서 만난 게 처음이에요. 오래전부터 알고 계셨는데 이제야 만난 이유가 궁금합니다. V: 그게 마스터 플랜(Master Plan) 시절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런 얘기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지만, 마스터플랜에 제일 처음 들어갔을 때 그 안에 그룹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리오(Leo kekoa)랑 주석(Joosuc)형이랑 수파사이즈(Supasize) 무리가 있었고, 또 메타형과 성천이형과 그쪽 무리가 있었고,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 원선(Onesun)형, 돕보이즈(Dope Boyz)형들이 있었어요. 그때 저는 아무런 연고도 없이 오디션 봐서 들어갔는데 낄 자리가 없었어요. 어느 그룹도 말 걸어주지 않았죠. 정말 말을 안 걸어줬다는 게 아니라 교류가 없었어요. 그냥 제힘으로 올라갔어요. ‘빽도 없이 내 힘으로 엠피 온 거고 앞으로도 난 그냥 혼자 할 수 있을 거야. 형들한테 억지로 잘 보여서 그룹에 끼려고 뭔가 하지 않을 테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독불장군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형들이랑 술자리 가진 것도 13년 동안 한 번? 그것도 그 형과 제가 같이 따로 만난 것도 아니고 어떤 큰 자리에 우연히 제가 있고 형이 계셨던 거예요. 형들과 특히 메타형과는 술자리를 제대로 가져본 적도 없고 음악 얘기도 깊게 해 본 적 없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그 형들이나 선배들을 무시했던 건 아니에요. 항상 존경하고 있었죠. 하지만 존경을 빌미로 똥꼬 빨면서 어디에 들어가는 그런 엠씨로 비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이 노래는 메타형이 아니면 누가 해?’라는 생각이어서 메타형을 찾아가서 연락하고 진행을 하게 됐어요. 더 나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다짐했건만…더 나을 것도 없어 자신했건만 더 나은 남편이 되겠다 다짐했건만…더 나을 것도 없어 자신했건만 - GREY V: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11시, 12시쯤 퇴근을 해서 돌아왔고 항상 술에 취해있었어요. 알코올 중독자라 취한 게 아니라 아버지가 은행원이셨는데 회식자리 갔다가 술에 취해서 들어오셨던 거예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자는 척을 했어요. 아빠 들어오는 소리 나면 자는 척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는 출근해서 없고. 학교 갔다가 집에 다시 와서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 나면 자는 척하고. 주말 되면 아빠는 피곤하다고 맨날 주무시고. 그렇게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제 눈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거예요. ‘우리 아빠는 우리 엄마를 그렇게 사랑 안 해줄까? 왜 아빠는 우리랑 안 놀아줄까?’ 그런 생각을 하고 ‘난 나중에 크면 진짜 멋진 아빠가 될 거야. 친구 같은 아빠, 맨날 같이 놀아주고, 아내도 사랑해 줄 거야’ 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혼하고 애를 낳고 보니까 딱 한 가지 목표밖에 없었어요. 돈을 미친 듯이 벌어야겠다는 부담감. 저 역시 똑같이… 오히려 전 더 했어요. 집에 새벽 5시에 들어왔으니까. 그리고 아침 10시에 나가고. 다음 날도 새벽 5시, 10시… 그러니까 뭐 어쩔 수 없었어요. 랩 강의를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12시간을 했고,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지금 이 앨범 4집 작업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어요. 그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아이가)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 이게 누구야? 아빠야?’ 이런 분위기였고요. 그래서 그런 가사가 나왔죠. H: 바쁘게 살았던 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였잖아요? V: 그러니까요. 그런데 아기 때로 돌아가 보면 뭐가 좋은 아빠인데요? 돈 잘 벌어오는 아빠가 좋은 아빠? 그건 아니에요. H: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세요? V: 친구 같은 아빠. H: 이제는 잘 해주실 수 있겠죠? V: 지금도 집에 새벽 6시에 들어가요. 계속 강의를 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고 좀 줄이고 대신에 작업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작업을 안 하면 우울증이 다시 도져서 미쳐버릴 것 같아서 미친 듯이 일을 해야 돼요. 아까 그랬잖아요. 아버지가 왜 그러셨는지 정말 싫었다고요. 하지만 전 결혼하고 모든 게 다 이해가 갔거든요. 아버지에 대한 사랑. ‘아빠로서 힘든 걸 우리 아빠는 그래도 다 참아내고 여기까지 왔구나. 분명히 섭이 크면 날 이해할 걸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아.’ 섭이도 이해할 거예요. 맨날 나가서 일만 하고 있지만 있을 때만큼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고등학교 졸업하면 내가 타던 오토바이 선물로 주기도 하고요. H: 섭이가 나중에 커서 이 글을 보게 될 거예요. 그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V: 하고 싶은 것 해라. 하고 싶은 거 해. 나도 사람이니까 나도 실수 할 수 있어 실패할 수 있어 일어설 수도 또 다시 무너질 수도 버틸 수도 있고 손 놔 버릴 수도 있어 완벽하지 않아 이 세상 그 누구도 - KARMA V: 요즘 친구들 보면 다들 그런 걸 갖고 있는 거 같아요. 많이 가진 사람들을 굉장히 질투하고 있고 또 갖고 싶은 것도 많아요. ‘저 신발을 사면 저 바지를 사야 돼. 차도 한 대 있어야 되고 아파트 강남에 있어야 돼.’ 너무 많은 걸 원하고 있고 너무 완벽한 걸 원하고 있어요. 여자들도 그렇고 남자들도 그래요. 저 역시 그런 걸 갖고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물질적인 게 아니라 일로 가장으로서 심했죠. 그런데 제가 완벽해지려고 하다 보니까 지치더라고요. ‘내가 뭘 위해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고 3집 분위기 좋았으니까 4집 분위기 좋아야 한다는 걸로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고요. 계속 그런 것의 반복이었어요.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저도 실수할 수 있거든요. 저도 트위터하다가 말실수할 수 있고요. 저도 사람이에요. 너무 많은 기대를 받고 있거나 너무 많은 시선이 집중됐을 때는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그걸 즐기는 것 같아요. 분명 힘들 텐데. 사람들이 자기 쳐다봐 줄 때는 즐겁겠죠. ‘와, 저 옷 봐. 저 신발 봐.’ 그다음엔? 그다음엔 뭐 보여줄 건데요? 1억짜리 샀으면 2억짜리 사야 돼요. 2억짜리 사면 그다음에 뭐 보여 줄 건데? 3억짜리? 4억짜리? 5억짜리? 그게 행복하냐고요. 3집, 4집, 5집, 판매량이 계속 올라가야 돼요? 아니, 망할 수도 있어요. 망해도 되고, 잘 되면 좋고. 그냥 나이고 싶어요. H: 무겁다고 한 이유가 보통 자기 성찰을 하거나 마음을 담아낸 곡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는데 이번 앨범은 딱 여기까지 같아요. 미래 말고 현재로 끝내는 느낌이 들어요. V: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마침표를 찍은 곡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곡도 있어요. 없는 이유는 그냥 딱 거기까지. 더 이상 희망적인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다고 느꼈어요. 또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면 곡 전체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을 것 같았고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것 자체로도 많이 힐링 되거든요. 그런 거 못 느껴요? 누구한테 가서 “나 요즘 힘들어”라고 말하면 마음이 풀리잖아요. 그렇게만 말하고 점을 찍어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말만 해도 힘이 되는 그런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H: 기존에 바스코 씨의 이미지는 ‘날 따라와’라고 말하는 듯한 강한 느낌이었는데 이 곡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어색했어요. V: 그렇죠. 그러니까 저도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일어설 수도,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바스코’하면 가장 강한 놈, 독한 놈, 욕쟁이, 대마초 피고 문신… 그런 걸 생각하죠. 그런데 겉으로는 그렇지만 저도 사람이에요. 저도 우리 아빠 아들이었고요. 제가 태어날 때부터 문신하고 대마초 물고 여자 끼고 태어났어요? 아니. 저도 순수했다고요. H: 알겠습니다. (웃음) 또 이번에 피쳐링한 임성현 씨가 있는데요, 흑인음악 씬에서는 보기 힘든 색깔의 보컬입니다. 설명해주신다면? V: 원하는 보컬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는데 스윙스(Swings)가 소개를 해줬어요. 그 친구가 보컬 친구들을 많이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스윙스한테 ‘이런 노래인데 어울릴만한 분이 계실까?’ 했더니 ‘저랑 한 번 작업했던 친군데 들려드릴게요.’ 해서 듣고, 목소리가 정말 매력 있어서 바로 작업을 하게 됐죠. H: 또 벌스가 끝나고, 노래에는 들어가지 않은 숨겨진 가사가 있는데요, 설명을 부탁드려요. V: 그것도 가사 그대로예요. 그게 그 곡의 마침표죠. 난해할 수도 있는 곡을 다 정리해 주죠. ‘내 안에서 나를 봐 너희는 이해하지 못할 모습의 또 다른 나.’ 많은 친구들이 날 이해하고 있는 건 독한 놈, 강한 놈, 무서운 사람, 맨날 홍대에서 동생들 때리고 다니는 모습이죠. ‘난 날 위해 날 너무 버려 버렸어.’ 난 날 위해 날 너무 버려 버린 거예요. 그런데 이게 내 캐릭터지만 솔직히 말해 봐요. 진짜 제가 여러분한테 실수한 적 있어요? 무섭게 한 적 있어요?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거든요. 진짜 예의 바르고 순수한데. 물론 제 음악의 캐릭터도 모습도 나이긴 하죠. 그런데 음악할 때 그 모습만 너무 부각돼서 보여줬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또 다른 나. 나를 많이 버려 버린 거 같아.’ 나의 공든 탑 Independent Records 나의 미래 아직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많아 - Rapture V: 인디펜던트 레코즈 하면서 정말 아쉬웠던 게 작업은 계속하는데 결과물이 안 나오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애들이 좀 게을렀다고 생각해요. 까놓고 봐서 이노베이터(Innovator) 왜 아직 안 나와요? 저도 없고 막는 사람도 없는데 왜 안 나와요? 뮤지션들이 게을렀던 것 같아요. 들려줄 얘기가 많고 준비해 놓은 건 되게 많았는데 결과물이 안 나와서 아쉬웠어요. H: 그러면 많은 팬들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인데, 바스코 씨는 지기펠라즈, 인디펜던트 수장이었잖아요. 앞으로 다른 레이블의 리더를 맡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어요. V: 리더는 죽어도 맡고 싶지 않고 차라리 누구 아래로 들어가고 싶어요. H: 이유가 있나요? V: 좀 질렸어요. 제가 그런 재목이 아닌 것 같고, 리더로서 훌륭한 리더는 아니에요. 그래서 안 할 것 같아요. (웃음) H: 6번 트랙인 ‘Rapture’와 7번 트랙 ‘Hell Yeah’ 같은 경우는 이어지잖아요. 구성에 대해 설명하신다면? V: 6번 ‘Rapture’가 지구 종말의 순간에 하는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곡이에요. 빵 터져서 지옥에 가는 거죠. 그래서 그 중간 단계가 7번이었고 8번 ‘All We Go To Hell’, 지옥으로 가는 걸로 이야기가 연결되는 그런 구성이에요. 6번은 지옥문 정도고요. H: 개인적으로 이 곡은 나머지 수록곡과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이전 앨범의 ‘Q'라든지 ‘Muh Fu**a 95’처럼 다수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 같은데 맞는 해석일까요? V: 맞는 것 같아요. 약간 우울한 감성의 분노 표출이죠. H: 그 곡을 여러 사람과 같이 했잖아요. 하게 된 계기는? V: 지옥에 갈 만한 놈들과 하고 싶었어요. 스윙스 걘 지옥에 가 마땅한 거 같아요, 왠지 그냥. (전원 웃음) 장난이고. 또 블랙넛(Black Nut)과도 정말 하고 싶었고요. 걔도 정말 지옥 가야 할 것 같지 않아요? 그런 친구들과 하고 싶었어요. 그 친구들 역시 조금 억눌린 게 있는 친구들이에요. 죄가 아니라 안 좋았던 뭔가가 있었던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야 우리 같은 새끼들 지옥 가는 거야. 우리가 지옥 가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란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너무 착한 친구들과는 같이 할 수 없었죠. 그러니까 뭐 힙합하는 사람은 다 지옥 갈 것 같긴 하네요. 버벌진트도 지옥 가야 할 것 같고… (전원웃음) 장난이고, 제이문도 악동이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선택했어요. H: 힙플에 올라온 트랙 설명을 보면 블랙넛 같은 경우엔 녹음까지 한 것 같은데 참여하지 않았어요. V: 아, 그거 보면 걔는 진짜 지옥 가요. 진짜 지옥 가 걔는. (전원 웃음) 제가 자를 수밖에 없었어요. 종교적인 걸… 어우, 그건 너무 심해서 차마 제 입에는 담을 수 없어요. 아마 기독교 협회에서 난리 날 수도 있고, 앨범이 폐기 처분될 것 같았어요. 얘기도 꺼내기 싫어요. 그냥 심각한 가사라고만……. H: 프로듀싱에 참여한 노창 씨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게요. 이 트랙 말고도 ‘GREY’에서는 동서양이 합쳐진, 기존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 드러난 것 같아요. 노창 씨가 참여하게 된 계기와 바스코 씨가 느낀 노창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V: 노창이란 이름은 들어봤는데 그 친구의 음악을 많이 들어보진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저스트 뮤직(Just Music) 이메일로 메일이 와있는 거예요. 노창이란 친구가 자기는 저스트 뮤직에서 프로듀싱하고 있는데 자기가 만든 곡들을 한 번 들어보고 원하시면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노래를 보냈더라고요. 제 기억으로는 한 50곡 정도를 보냈어요. 그래서 들어 봤는데 소리와 질감이 정말 좋은 거예요. 그래서 진짜 잘 들었다고 혹시 또 보내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또 노래를 한 스무 개 보내줬어요. 보내준 곡들을 보니까 날짜가 다 표시되어 있었는데 매일매일 곡을 두세 개는 썼더라고요. 그것 말고도 곡이 더 많았던 거예요. 그래서 또 보내줄 수 있냐고 했더니 또 비트 이삼십 개를 보내줬죠. 그렇게 비트 백 개를 받은 거예요. 그때는 그것만 듣고 있어도 행복했어요. 그동안 비트 걱정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여 개의 비트가 와 있으니까요. 물론 그 와중에 말도 안 되고 또라이 같은 것도 있었어요. ‘자* 빨아봐’ 계속 루핑 되는 것도 있는데… (전원 웃음)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것도 좋게 들리더라고요. 그렇게 그 친구가 뭘 잘하고 무슨 끼가 있는지 캐치하고 나서 그 친구랑 꼭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선택하게 된 프로듀서예요. 한 곡을 작업하고 나서 이 친구한테 앨범 전곡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럴 순 없었지만요. H: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V: 노창과 처음에는 이메일, 전화, 문자로 커뮤니케이션 했어요. 그러다가 한 번은 제가 옆에서 같이 이야기하면서 곡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그 친구가 제 작업실에 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제 컴퓨터로 작업하다 보니까 적응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틀을 짜면 그걸 노창 집에 같이 가져가서 다시 수정하면서 곡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H: 이번 앨범의 분위기와 내용이 무거운데 노창 씨가 힘들어하진 않았나요? V: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와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이야기를 하면 “오케이 형, 해보죠. 별론데요 형” 이런 얘기를 해줄 줄 알아요. 보통 어린 동생들은 안 그러거든요. 그런데 이 동생은 그렇게 해주니까 오히려 편해서 작업이 수월했어요. 그 친구가 아니라고 하면 저도 확신이 들었거든요. H: 오래 활동하신 만큼 어린 친구들을 보는 눈이 높으신 것 같아요. 이노베이터, 베이식, 엘리(Elly, LE of EXID) 등을 봤을 때도 그렇고요. 혹시 지금 눈여겨보고 있는 루키가 있다면? V: 우~ 블랙넛! H: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V: 가사도 예술이고, 뱉는 것도 예술이고, 캐릭터도 예술이고, 공연도 예술이에요. 스윙스가 보는 눈 더 높은 것 같아요. 블랙넛, 걔는… 어후, 들을 수밖에 없어요. 걔 노래를 틀면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고 멈출 수 없어요. 왜냐면 뭔가가 나올 게 뻔하니까요. 대단해요. 부러우면 져 이길 거야 빌어먹을 LIFE 쳐다보게 만들 거야 한 번뿐인 LIFE - Requiem V: 우린 너무 갇혀 살아요. 잘나고 싶고 최고가 되고 싶다고 하는 걸 좋지 않다고 얘기를 한 곡이에요. ‘아! 난 돈이 너무 좋아. 돈돈돈!’ 이런 모습이 역겹게 보이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잘 전달이 됐을지 조금 의문이에요. 하나의 스웨거 노래로 받아들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H: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이든 한국이든 스웩뮤직이 유행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V: 좋죠. 그것도 힙합적인 것 중의 하나고요. 도끼(DOK2), 더 콰이엇(The Quiett) 얼마나 멋있어요. 문제는 걔네가 아니에요. 그걸 보고 느끼는 우리가 문제예요. 질투를 느끼고 괴로워해요. 솔직히 제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저도 조금 괴로웠고 다른 랩퍼들도 몇 명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알아요? 나중엔 자기 자신을 막 눌러버리게 돼요. 그리고 뜨려고 뭐든 하려고 해요. 그게 문제인 거죠. 그런 걸 도끼랑 더큐가 만들었어요? 아니, 그건 우리가 만든 거죠. 스스로 불행해지고 스스로 옹졸해지고 비참해지고… 다 더큐, 도끼, 빈지노가 될 수 있을 건 아니거든요. H: 피쳐링으로 함께 한 이보(Evo) 씨와는 어떻게 작업하게 되었나요? V: 이보 같은 경우는 이피 앨범을 받아서 들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노래도 잘하고 랩도 잘하고 곡도 잘 쓰고요. 정말 짱이고 매력 있어서 차에서도 즐겨 들었어요. 사실 처음에 이 곡은 노창이랑 하고 싶었어요. 제가 녹음한 것도 좋다고 했고 노창이 쓴 트랙이니까 같이 하자고 했는데 “제가 여기서는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해서 다른 친구 누구 있을까 하다가 이보 씨가 기억나서 바로 연락하고 진행을 했어요. 그때 이보씨도 바로 “노창 번호 좀 주세요. 오, 작업하고 싶어요!” 그랬죠. (웃음) H: 이 곡은 영화 ‘Requiem For A Dream’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잖아요. 지난 앨범도 체 게바라 평전의 영향을 받으셨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 때도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 있나요? V: 솔직히 말하면 2년이란 시간이 기억이 잘 안 나요. 김광석 씨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가 가장 세게 와 닿았어요. H: 그럼 영향을 받기보다 표출을 한 거네요. V: 방식만 김광석 씨 ‘서른 즈음에’에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이젠 열정 반 억지 반 겉에 껍질만 차있는 것들 비켜 - Lord Keep Me Shining V: 나는 계속 빛날 거야. 날 빛나게 해줘. 내 꿈의 파편들이 박혀. 깊게 패인 상처 그 상처는 타협이란 흉터를 남겼네 - 젊은날의 초상화 V: 제 꿈들이 팍 깨져서 그 꿈 조각들이 어딘가에 막 박혔어요. 그리고 흉터가 남아서 보이니까 계속 그 꿈을 그리워하는 거예요. ‘내가 좋아하던 걸 계속할걸. 왜 그만뒀지?’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흉터인 것 같아요. 저도 흉터가 있어요. 전 원래 랩퍼가 아니라 파일럿이 꿈이었거든요. 아직도 제 눈을 보면 아직도 그 기억이 있어요. 눈이 마이너스 7이라서 파일럿을 할 수 없는 시력이었거든요. 최근에 라식수술을 했는데 항상 렌즈 낄 때마다 그런 게 보여요. ‘아, 이거 아니었으면 파일럿하고 있을 수도 있을 텐데.’ 또 다른 것도 있죠. 제가 랩퍼로서 강의만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제 꿈들, 랩스타의 꿈이나 무대 위의 신곡을 부르는 짜릿함, 신곡을 냈을 때 사람들의 반응들도 어떻게 보면 작은 꿈이었어요. H: 이 곡에 셔니슬로우(Sean2slow), 자이언티(Zion.T)가 참여했는데 함께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V: 셔니슬로우 형도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셨잖아요. 셔니슬로우 형이 제 이혼 소식을 듣고 “너 어디야 나와 술 한잔해” 하셔서 나가서 페니형이랑 셋이서 술 한잔 했어요. 그때 형이 좋은 얘기 되게 많이 해주셨어요. 진짜 값진 이야기 많이 해주셨고 제 이야기도 정말 많이 들어주시면서 얼큰하게 취했죠. 그런데 셔니슬로우 형이 요즘 작업은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작업하고 있는데 하나 들려드릴 게 있다고 해서 이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그랬더니 셔니슬로우 형이 특유의 눈썹을 하시고 (눈썹을 내리며) “오~ 형이 이거 할게”라고 하셔서 “진짜요? 감사합니다”하고 같이 하게 됐어요. 자이언티 같은 경우는 이 노래 처음 나왔을 때부터 같이하자고 얘기가 나왔어요. 그 친구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기존에 유행하는 느낌의 트랙이 아니라 올드하고 클래식한 느낌의 트랙 위에 자이언티가 부르면 굉장히 묘하고 매력이 넘쳐흐를 것 같았어요. 또 자이언티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고요. “저 이런 거 잘할 수 있어요. 끈적하게 죽이게 할 수 있어요”라고 해서 “그럼 네가 녹여놔 줘!”라고 하면서 같이 작업하게 된 거죠. H: 그럼 마지막 트랙 ‘Hero(Remix)’예요. 어떻게 다시 싣게 되셨나요? V: 너무 아쉬워서요. 예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 나갔을 때 이 버전을 불러야 되는데 못 불러서 공연장에서 주구장창 부르고 다녔어요. 공연장에 못 오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이번 앨범에 제대로 해서 더 많은 분께 들려드리려고 넣게 되었죠. H: 많이 늦은 질문이지만 그때 잘 못했던 이유가 있나요? V: 떨려서요. 너무 떨렸어요. 무대 뒤 대기실에 있을 때는 제가 틀릴 거란 생각을 안 했어요. 연습도 많이 했고, 연습할 때마다 한 번도 안 틀렸거든요. 그런데 제가 위축되어 있었던 거죠. 공연장이 되게 어색했어요. 관객들이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 굉장히 멀리 있었어요. 또 항상 제가 섰던 무대는 제가 무대 위에 있고 관객들이 아래 있었는데 거기는 제가 아래 있고 관객들이 위로 있었어요. 그러니 공연도 위에서 아래를 보는 게 아니라 아래서 위를 보면서 해야 했죠. 또 카메라가 제 앞에 쫙 있었는데 어디 불이 들어오면 그쪽을 보라는 것까지 신경 써야 했고 모니터 시스템도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관객들은 분명 날 잘 모르고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무대는 바스코입니다” 했더니 함성 소리가 되게 크게 나온 거예요.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죠. 거기서 멘붕이 빡 왔어요. ‘뭐지? 뭐 이렇게 소리가 커 갑자기? 나 알아?’ 무대 나갔는데 머릿속은 계속 딴 생각이었죠. 카메라에는 안 나왔지만 피디님께서 앞에 가사를 띄어주셨는데 그걸 거의 읽던 수준이었어요. H: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V: 또 틀릴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죽어도 눈물로 인정받고 싶지 않아요. 그건 멋있는 게 아니라 치졸한 거거든요. 눈물이 아니라 땀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H: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V: 기대하지 마요. (웃음) H: 앨범 전에 발표된 뮤직 비디오들이 있는데, 앨범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직접 연출을 하진 않았지만 제작과정을 설명해주신다면? V: 뮤직 비디오 감독에게 연락해서 뮤직 비디오를 보여줬어요. 보여준 것들은 가수가 주가 돼서 나오는 뮤직 비디오가 아니라 여러 사물, 실루엣, 패턴들로 분위기를 잡아주는 거였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많이 나오지는 않아요. H: 전체적으로 앨범을 듣는 사람들에게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면? V: 앨범을 1번부터 끝까지 쭉 들어줬으면 좋겠고, 혼자서 들어줬으면 좋겠고, 힘들 때 들어줬으면 좋겠고, 잠 안 올 때, 생각 많아졌을 때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절대 여자친구랑 섹스할 때 틀지 말고 (웃음) 그건 막아주고 싶어요. 행복할 때 듣지 말고요. 외롭고 힘들 때, 내가 루저라고 느껴질 때, 친구들은 잘나가 보이고 나는 초라해 보일 때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H: 얼마 남지 않은 쇼케이스를 소개해 주신다면? 앨범은 무거운데 공연은 즐기는 거잖아요. V: 그렇죠. 그런데 이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니까요. 우리가 공포영화를 왜 봐요? 그것도 즐거움이잖아요. 무서운 거도 즐거움이고, 눈물을 짜는 것도 즐거움이고, 웃는 것도 즐거움이고, 편안하게 진행되는 영화도 하나의 즐거움이거든요. 물론 (공연의) 즐거움이 있을 거예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있을 거예요. 그게 때리고 부수는 느낌은 아니겠지만 또 하나의 따뜻함이 있을 거예요. 앨범 피쳐링 진들을 이렇게 많이 부른 건 처음이거든요. 예전에는 웬만하면 피쳐링 있는 곡들 피해서 하고 불러도 두 분 정도 불러서 했는데 이번에는 피쳐링 한 뮤지션들을 거의 다 불렀으니까 완곡이 되는 노래를 꽤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노창과 엄청난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H: 아까 ‘젊은날의 초상화’와 이어서 질문하고 싶었던 건데, 앞으로 바스코의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계세요? V: 앞으로 이 앨범 연장선에서 싱글 하나가 나올 거예요. ‘위대한 유산’이라는 노래인데, 그것도 [Guerrilla Muzik Vol. 3 'Exodos']의 연장선에서 조금 우울할 거예요. 그런 바이브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내고 앞으로 웬만하면 이런 우울한 음악은 많이 안 하고 다시 예전의 저로 돌아갈 거예요. 다시 ‘Muh fu**a 2000’을 만들 수도 있는 거고요. 사랑 노래도 만들 거예요. 이제 사랑할 수 있어요. 저는 돌싱이니까, 다시 사랑 노래도 몇 개 만들고 싶고, 야한 노래도 만들고 싶고, 달달한 사랑 노래, 때려 부수는 거…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작업 된 것도 진짜 많아서 아마 이번 연도에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H: 그럼 다음 작업물이 나오기까지 지금처럼 긴 시간이 걸리지 않겠네요. V: 다음 건 때려 부수는 건데 거의 6~70% 끝난 상태예요. 지금 외부의 사정으로 일이 좀 멈춰있지만 아마 7월이면 나올 것 같아요. H: 혹시 밴드랑 같이 하는 건가요? V: 밴드는 아니고, 제이 키드맨이랑 같이 해요. H: 그럼 밴드와 같이하는 앨범 같은 경우는? V: vol.2를 그렇게 생각했는데 요즘 vol.2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고치고 있어요. 바뀐 게 정말 재밌을 것 같아서 조금 더 고민하고 있어요. H: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V: 이삼십대 어디 있어? 좀 나와줘! 힙합 듣던 예전의 10대 때 그 친구들 어디 갔어? 좀 활발하게 나와 주고, 힙합플레이야에도 와서 글 써. 누가 신경 써? 거기 나이 적혀있나? 보고만 가지 말고 글도 쓰고 댓글도 달고 공연도 보러 와. 왜 안 나와? 이삼십대! 재미없어? 정말? 그럼 어쩔 수 없고……. 인터뷰 진행/편집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HIPHOPPLAYA.COM 영상, 사진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지난인터뷰 | 2011.03.31 Vasco(바스코) : 세 번째 정규 앨범 Guerrilla Muzic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6938 2009.08.26 The Blue Album, [ Jiggy Fellaz (Vasco) ]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4533 2009.02.16 [The Black Album] Vasco & Basick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3941 2007.10.01 '덤벼라 세상아' 바스코(VASCO) 와의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2768 2007.03.21 'Jiggy Fellaz' Vasco 와의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2433 2004.08.03 'The Genesis', VASCO! http://hiphopplaya.com/magazine/1848
  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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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완 a.k.a C-Luv 인터뷰  [8]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오랜 기다림 끝에 컴백소식을 전하셨어요. 앨범 준비가 한창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태완 a.k.a C-Luv(이하 태) : What up, 여러분 그리고 Hiphopplaya . 참 오랜 시간이 지났네요. 사실 예전부터 제 앨범은 여러 차례 완성했었어요. 그런데 계속 음악 이외의 여러 가지 일들이 저를 가로막았죠.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다 설명하려면 밤을 새야 할듯해요. 휴우, 궁금하시면 날 잡고 말씀드릴게요. 헤헤, 많은 곡들을 만들고, 지우고를 반복했어요. 흑인 음악에는 빠른 트랜드가 있어서 회사 문제로 낼 수 없었던 많은 곡들이 그냥 제 하드에 담겨져 있어요. 만든 곡들 중에는 기존 가수에게 팔린 곡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곡들은 지인들과 함께 그냥 즐기기만 했어요. 이제 다시 묻혀있던 곡들을 꺼내서 들려드릴 곡이 없나 살펴보거나. 새로운 곡을 다시 쓰거나 하면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어요. 또 제가 키우는 여성 알앤비 그룹과 미국인 가수 Josh Rose 작업, 그리고 일이 들어온 다른 기존 K-POP 가수들의 작업들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바쁜 게 좋은 거니까요. 거의 스튜디오에 있어요. 힙 : a.k.a가 상당히 많으신데, 본명이신 태완과 C-luv, C-mack 등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릴게요. 태 : 어렸을 때, 제 별명이 Nutz 였어요. Nutz, 뜻은 찾아보시면... 하하 … 장난치다가 벌어진 어떤 사건 땜에 생기게 된 건데요, 듣기 나쁘지 않더라구요. 하도 장난을 많이 쳐서 Crazy One, Crazy Nutz 라고도 불렸는데, 그걸 줄여서 제가 C-Nutz 라고 불러 달라고 했어요. 제 미국 이름 Richard 를 줄여서 Rich C-Nutz , 뭔가 있어 보여서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어요. 음 또, C-Luv 이란 이름은 그냥 알앤비 하려고 만든 이름이예요.. “Crazy Luv” 엄청난 사랑 이란 뜻이라서 좋아서 그 이름을 썼어요. C-mack 은 lowdown 시절 때, 쓴 이름인데요. 사실 C의 뜻은 Crips 도 아니고 Craig 도 아닌 간단한 Crazy 예요. Lowdown 때, C-Mack 이라는 이름을 쓴 건 음.. 간단해요. 멋져 보여서.. mack 하면 스무스 하고 멋진 Boss 같은 사람을 뜻해요. 사실 정말 mack 이 되고 싶었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태완 이란 이름은, 제가 좋아하는 주석 형님이랑 통화하다 결정 한 건데요. 제가 첫 번째 앨범을 내려고 새로운 이름을 알아보고 있을 때, 주석 형과 통화 중에, “태완” 만큼 알앤비 스러운 이름이 없다고 하셔서 그 말에 이끌려 결정하게 됐어요. 물론 제 이름이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았구요. 제가 이름을 하도 바꿔서 이름에 관한 얘기가 엄청 길었네요. “태완 a.k.a C-Luv” 이 제 이름이라 엄청 길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 그냥, C-Luv 아니면 태완 으로 불러주시면 돼요. 아무거나. 저도 빨리 둘 중 하나로 정리할게요. ㅎ 힙 : 힙합 씬 초창기부터 상당히 오랜 커리어를 쌓으셨는데, 음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태 : 정말 음악할 생각은 없었어요. 크면 사업해야지 했었는데.. 그냥 노는 게 좋았어요. 중학교 때인가, 마냥 이태원에서 정신없이 놀 때, 지금 Phat Swing이라는 이름을 쓰는 상훈형을 우연치 않게 만나서 형의 제의로 “R-Crew” 라는 팀을 하게 됐어요. 그땐 랩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형의 소개로 지금의 많은 형들을 어렸을 때 만났어요. 주석형, 가리온 형들, 심지어 고등학교 땐 라디, 정인이까지.. 정말, 많은 좋은 형들과 친구들을 만났어요. 그때와 지금을 보면, 힙합과 알앤비 scene이 너무 많이 커졌네요. 너무 좋은 일이에요. 힙 : 태완이라는 뮤지션은 매니아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고 힙합에 대한 기본 베이스가 탄탄한 플레이어라는 표현을 본 적이 있는데, 사실 시작부터 R&B Soul을 지향했던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태 : 맞아요. 처음엔 전 정말 Rapper가 되고 싶었어요. West coast 랩 음악에 미친 듯이 빠져있었어요. 특히 Long Beach 출신의 음악가들에 미쳐있었죠. 어린 나이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에서 구하기 힘든 West Coast 음반들을 사 모으면서 연습했어요. 오타쿠 였죠, 오타쿠.. 하하.. 한 천오백 장 가까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사 하면서 많이 분실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몇백 장 정도는 여러 희귀 반들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쓴 돈이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번외 얘기인데요. 제가 좋아하는 형 중, 래퍼 홀릭이라는 형님이 계신데. 이분은 그냥 집이 씨디 샵이예요. 그래서 약간 형에게 경쟁의식을 느꼈던 것 같은... 여튼, 사실 랩을 하다가 Hook에 노래가 필요해서 제가 대강 해서 넣어 놓았었는데 주위 분들이 더 해보라고 하셔서 R&B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빠지니까 또 정신이 없이 빠지더라구요. 힙 : 1집 이후 포지션 특성상 표면에 드러나는 활동을 해오신 건 아니지만 꾸준히 프로듀서로서의 활동을 해오셨는데 다시 싱어로서 활동재개를 하시게 된 계기 혹은 그동안 프로듀서 활동에 주력하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태 : 사실, 가수 비가 있던 기획사에 프로듀서이자 가수를 하기 위해서 들어갔었어요. 정말 미친 듯이 작업했는데, 하다 보니, 프로듀서로서의 일이 정말 끝이 없더라구요. 신인 작업에 새로운 앨범 작업에.. 정신없이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앨범은 뒷전이 되어 버렸던 거죠. 그래도 제 앨범은 완성해 놨었는데 회사 이사님이 들으시고는 이건 한국에선 너무 어렵다라고 결정을 내리셔서.. 눈물을 머금었어요. 예전에 진영 형님께서, 제 음반을 들어보셨다고 하시면서 네 음악은 5년 후에 나왔어야 될 음악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최근 Midnight No.1 Song이라는 싱글도 약 4-5년 전에 만들어 놓았던 곡이예요. 제 미국 에이전트와 유명 아티스트 들이 들어보고 많이 좋아해 주셨던 곡이었는데, 만들어 놓고 녹음을 해놓았다가, 저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Stay Tuned의 용식씨가 썩히기 아깝다고 용기를 주셔서 5년 정도 후인 지금 아이튠즈로만 발표했어요. 그런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세일즈가 꽤 괜찮았거든요. 이 자리를 빌어 일본, 프랑스, 영국, 미국 등등의 나라에서 서포팅해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이후에 트위터로 한국에서도 구하시고 싶으시다고 DM이 많이 와서 발매를 했는데요. 영어여서 그런지 오히려 한국에선 세일즈가 별로였어요. 그냥 내지 말걸 그랬나 했는데, 그래도 한번 계속 내보려구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으음.. 가수로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용학이 형과 작곡 작업을 같이 하면서, 형이 계속 말씀하셨어요. “너, 더 이상 나이 먹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ㅎ 그 말이 너무 자극이 됐어요. 그리고 씬을 살펴보니까, 이제 제 음악이 전혀 어렵지가 않게 된 거 같더라구요. 너무 좋았어요. 도끼도 씬에서 멋지게 성장해서 잘하고 있고, 이제 알앤비 잘하시는 분들도 너무 많고, 재범씨, 태양씨 ,자이언-티, 크러쉬, 그레이, 콴, 40, 많은 알앤비 하시는 이런 분들 제가 팬이거든요. 이제 조심스레 제 곡을 꺼내도 되겠다 하고 마음을 먹었어요. 힙 : 인지도만 따졌을 때 그동안 대중들에게 뮤지션 태완을 어필한 결과물을 꼽으라면 단연 ‘비’의 히트곡들과 다수의 아이돌들의 앨범에 참여한 점인데, 이런 작업들이 태완씨 음악 활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나요? 태 : 정말 많이 있어요. 저는 충분히 세일즈 하는 음악과 제 음악에 차이를 둬요. 제 음악은 제 음악이고, 클라이언트에게 맞추는 음악은 클라이언트와 하나가 되게, 그 캐릭터가 빛이 나게. 처음에 흑인 음악 고집으로 똘똘 뭉친 저에게 지훈이와 휘성이가 많은 걸 가르쳐 줬어요. 지금도 그들에게 감사해 하고 있어요. Shout out to both of’em. 하지만 아직 제 음악은 똑같아요. 알앤비, 저에게 맞고, 저를 위한 음악은 알앤비 또는 힙합인 거 같아요. 힙 : 그간의 아이돌음악, 힙합음악 불문하고 심지어 트로트까지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으로 작업을 하셨는데 프로듀서로서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으시다면? 태 : 당연히 그 대답은 비의 “Rainism” 앨범일 거예요. 처음으로 제 앨범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한 프로젝트인데요. 시간 만 좀 더 있었다면, 더 멋진 앨범으로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것과 함께 많은 교훈을 주었던 앨범이예요. 작가로서의 지훈이의 모습도 굉장히 감명 깊었던 작업이기도 하구요. 아티스트가 프로듀서로서 역할을 충분히 믿고 맡길 때, 시너지가 배가 된다고 보거든요. 아직 경험이 적은 저에게 모든 걸 맡기고 믿어준 지훈이가 고맙기도 하구요. 작곡가나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프로듀서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 프로젝트였어요. 함께 작업한 그때 뭔가 화학작용이 재미있게 일어났던 거 같아요. 지훈이가 10만 장을 넘으면 저에게 큰 외제차를 사준다고 했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언제 사주는 거니 지훈아, 형은 아직 기다리고 있단다. 하하... 힙 : 인디로 시작을 했지만, 그동안 가요씬에서 히트곡 작곡가로서 입지를 다져왔고, 괄목할만한 많은 작업들을 보여줘 오신 만큼, 작곡가로서 대중가요의 코드들과 본인음악 코드에는 어떤 구별 점을 두셨을 것 같아요. 태 : 이때까지 대중가요와 알앤비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작법이나 접근법 자체가 저에겐 많이 달라요.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동생 전군이 I Need A Girl을 내놓았을 때, 정말 뒤통수를 맞은듯했어요. 승현이가 어렸을 때 만든 초기작들도 엄청 좋았지만, I need a girl로 대중과의 접점을 잘 찾아낸 거예요. 물론 태양씨라는 멋진 가수에게도 무한 리스펙트를!!! 대중음악으로서의 알앤비의 위치를 잘 잡아준 것 같아서, 그 이후 생각을 많이 바꿨어요. 장르가 완전 다른 느낌의 대중가요의 제작이 들어올 경우 작법 자체를 아예 다르게 하고 있지만 지금은 대중가요와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구별 점을 두지 않고 만들려고 해요. 그 두 가지의 중점 어딘가를 계속 건드려 보려 하고 있어요. 이제 대중들이 점점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요. 너무 기분 좋은 일이에요. 최근엔 또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재범씨 welcome을 들었을 때 그랬어요. 제가 문자로 엄청 헤비 로테이션한다고 보냈어요. 멋지다고.. 제 생각에 이제 한국 알앤비가 곧 시장에 자리잡힐 것 같아요. 알앤 뽕 말구요.. 하하.. [광고] DOPENEES SNAPBACK CAP - BLACK 모자 구입하기 ₩ 42,000 http://tropicalsound.hiphopplaya.com/ 힙 : 작곡 팀인 '그루브네트워크(GrooveNetwork)'프로듀싱 팀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 드릴게요. 태 : 2005년도에 만들어져서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팀원이 많아졌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는 일종의 퍼블리슁 컴패니이자, 작곡 팀이기도 해요. 주로 일본과 미국, 중국, 최근에 이태리분들과도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저희 팀 출신 중에 “진짜 사나이”라는 작곡 팀이 있는데요. 최근 회사를 따로 내시고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말 잘하시는 멋진 분들이에요. 많은 기대 해주시고 써포트 해주세요. 저흰 프로젝트별로 헤쳐 모여 하는 편이라 굉장히 유동적인 집단이에요. 아차, 저희 팀 중에 정말 난리 나는 친구들 두 명이 있는데요.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곧 좋은 곡으로 인사드릴 거예요, 열심히 칼을 갈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또한 그루브 네트워크와 함께할 친구들도 계속 모집하고 있으니,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많은 컨택 부탁드려요! 힙 : 프로필이나 보도자료를 보면 D-Business에 동시 소속된 걸로 표기되어 있던데 D-Business의 합류 배경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 드릴게요. 태 : 사실, 혼자 할 생각이 많이 있었어요. 이제, 업계의 사정도 어느 정도 알았고, 돌아가는 큰 그림도 정립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른 사람을 프로듀싱하는건 익숙해졌는데, 제 플랜은 쉽게 안 나오더라구요.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 거죠. 그때 디엠 형이 옆에서 제안을 하셨어요. 정말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제가 형을 고등학교 때 부터 봐왔는데, 한다면 하시는 스타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형님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저도 아니까, 저도 형님과 함께하게 됐어요. 힙 : 사실 이제는 필드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만큼, 가수 태완의 행보가 더 기대가 되는데 앨범 발매 후 활동방향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태 : 맞아요. 이제 정말 예전의 언더그라운드와 오버의 경계선이 흐려지고 있어요. 너무나 좋은 현상이에요. 저도 시작이 거기니까. 전 언더그라운드 부터 시작하시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멋진 패기와 참신함을 믿어요. 멈추지 마세요. 그리고 절 보시면 언제든 저에게 오셔서 얘기해주세요. 힘 닿는데 까지 써포트 할게요! 활동 계획은 이제부터는 정말 본격적으로 제 음악을 많이 들려드릴 거예요. 회사와 얘기하고 있지만, 처음은 천천히 여러분들과 가까운 데서 시작할 거예요, 공연 등으로..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후는 정신없이 몰아칠 겁니다!! 우하핫. 힙 : 국내뿐만 아니라 본토 메인스트림에 대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이야기지만 ‘퍼프대디(P.diddy)’ 러브콜을 거절하게 된 일화에 대해 그 당시 정황이 궁금합니다. 태 : 먼저 이 한마디를 먼저 할게요. Shout Out to my man John Yi and John Malveaux! 제 미국 일을 도와주시는 분들이에요. 친 형 같은 형이에요. 제가 미국으로 kai형과 넘어 갔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Dame Dash라고 Jay-Z와 Rockafella를 만들었던 친구를 만났어요. 첫 만남에 자기 빌딩에서 머리를 깎고 있었어요. 꿈인가 생시 인가했죠. 유명한 여러 셀러브리티들도 있었구요. 제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Dame Dash가 그때 키우던 Curren$y라는 랩퍼가 한자리에 있었는데, 제 비트에 미친 듯이 랩을 하더라구요. 갑자기 Dame Dash가 벌떡 일어나더니 지금 바로 녹음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전 너무 흥분됐었어요. 그런데 저희 매니지먼트 팀과 계약서 문제로 아쉽게 무산 됐어요. 미국은 무조건 계약서를 써야 해요. 안 쓰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거죠. 그 이후 Bad boy records에서 연락이 왔어요. D-Dot이라는 분에게서, 곡을 구입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 만났는데, 저희가 동양인인 걸 알고 Ghost writer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곡 판매 액수가 너무 커서 전 하려고 했는데, 계약서를 살펴보니 너무 힘든 조항들이 많아서 저희가 안 한다고 했어요. 제 이름으로 하겠다고, 그 이후에 제이지의 Rocnation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또 Ghost writer로. 저흰 둘 다 안 하겟다고 했어요. 신이 나 있었죠. 자신도 있고, 연락이 계속 오니까요. Jae Millz도 그랬고, 이후에 알게 된 건데, 그냥 Ghost Writer라도 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Kanye 가 D-Dot 밑에서 2년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제 이름으로 천천히 해보려구요. John Yi 형과 John Malveaux가 도와줘서 계속 열심히 하고 있어요. 최근에 Ryan Leslie랑도 한 곡 작업을 했는데,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함께 미스 에이 민 씨의 멋진 보컬에도 감명 받았구요. 최근 유툽에 유출된것 같은데, 들어보세요! 거기 한글 가사들도 다 저랑 작업한거랍니다! " Had a great time with ryan leslie! Man. This guy is awesome!! " 사진출처 : C-Luv 트위터 (https://twitter.com/TaewanakaCLuv/status/305069917844156417/photo/1) 힙 : ‘니요(Ne-yo)’와의 작업계획 또한 소식을 전하셨는데. 태 : Ne-Yo 를 만나러 갔지만, 에이전트들과 매니저들만 잔뜩 만나고 왔어요. 물론 좋은 얘기들이었지만, 실제로 보지 못한 건 너무 아쉽네요. 니요는 멋진 예술가예요. 비트 위에 그냥 멜로디로 그림을 그려요. 꼭 나중에 함께 좋은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어요. 힙 : 얼마 전 발표하신 [Midnight No.1 Song] 싱글도 미국진출을 겨냥한 곡이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태 : 그렇진 않아요. 사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예전에 에이전트들하고 Konvict 뮤직 쪽 분들이 칭찬해주셨어요. 다들 미국 분들인데 좋아해 주셔서 기분 좋아하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4, 5년 지난 후에 Staytuned의 용식 씨와 남우 씨가 버리지 말고 그냥 내 보라고 하셔서, 그냥 냈어요. 외국 팬분들이 정말 많이 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다음 곡도 곧 나올 텐데, 현상형과 Noday, David과 최근 Tyga 크루에 들어간 TDP 라는 친구와 함께한 곡이예요. 이 곡도 만든 지 정말 오래 됐는데, 지금 내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여러분들이 말씀해주셔서 용기 갖고 내 보려구요. 많이 다운 받아주세요. 꿉벅. [NEWS] 태완, 싱글 'Midnight No.1 Song' 발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0298 힙 : 그간 몇 개의 팀 프로젝트를 기획하셨었는데, ‘휘성’,‘라디(Ra.D)’ 씨와의 프로젝트 같은 경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그 후 별다른 기별이 없었어요. 테 : 너무 하고 싶어요. 두 친구들 모두 너무 친하고, 그런데 두 친구들 스케쥴이 여의치가 않은 것 같아요. 기대 엄청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혹 여러분이 엄청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면, 일이 펑 하구 성사되지 않을까요? 힙 : 휘성 씨와는 어떻게 보면 비슷한 포지션에서 길을 걸어오셨고, 언론에선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도 했는데, 휘성 씨와의 비교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태 : 제가 영광이죠, 휘성이하고 저는 약간 비슷하지만 다른 포지션인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가 리스펙트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항상 좋아하고 배울 점이 많은 동생이예요. 휘성이는 정말 표현을 ‘깨알 같이’ 하는 사람이에요. 섬세하고 감성적인 사람. 옆에서 가사 쓸 때 보면 저도 깜짝깜짝 놀라요. 숨 쉬는 것처럼 감정을 말해요. 정말 감정을 가사로 잘 뱉어내는 사람 중 제가 손에 꼽는 사람이에요. 힙 : 곧 발표할 2집 앨범의 컨셉이나, 보도자료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2007년도 ‘브랜뉴(Brand New ENT.)’ 시절부터 준비 단계였던 걸로 알고 있어요. 굉장히 오랜 시간 준비하셨는데 현재 작업 진행단계는 어떤가요? 태 : 정말 오래부터 작업했어요. 예전 작업물들은 고스란히 하드에 있어요. 언젠가 꺼낼지 모르지만, 흐음, 한번 믹스테잎 같은 걸로 발매해 볼까요? ㅎㅎ 사실 예전의 곡들 중에 발표할 곡이 몇 곡 있어요. 시대의 흐름에도 괜찮은 곡들이라 조만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들려드릴 곡은 너무 많아요. 여러분이 좋아하실 곡을 만들고 싶어서 계속 추리고, 다시 작업하고 해요. 또 그때그때 느낌을 받으면, 스튜디오에서 바로 녹음하는 편이에요. 브랜뉴를 얘기하니 라이머 형을 얘기 안 할 수 없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듀서이자 제작자분 중 한 명인데요. 오래전 형이 얼마나 멋진 프로듀서 이자, 사람인지 제가 프로듀서 생활을 오래 하면서 다시금 깨달았어요. 지금은 멋진 친구 진태와 환상의 콤비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 너무 행복해요. 소속 가수 중에도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많아 정말 멋진 행보가 주목되는 회사인 것 같아요. 또 삼천포로 빠졌네요. 저는 정말 많은 시간을 스튜디오에서 보내요, 앨범 하나는 금방 만들 정도로 많은 곡들이 준비되어있어요. 기대해주세요. 근데, 제가 하고 싶은 스타일로 최근에 만드는 곡은 너무 어려우시데요. 이 곡은 또다시 5년 후에 내는 걸로. 하하. 힙 : 아직 앨범단위 작업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단 선 발표 예정인 [It’s OK] 싱글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한 것 같아요. ‘버벌진트(Verbal Jint)’ 씨와의 작업은 어떠셨는지 태 : 진태는 함께 작업을 하면, 모두 100% 제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들려줘요. 정말 가감 없이 정확한 자리에서 유려한 실력을 보여줘요. 이번에 또한 들어보시면 진태의 깔끔한 라임과 플로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실 거예요. 부탁했을 때 흔쾌히 도와준 진태와 라이머 형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어요. 힙 : 이번 2집 앨범을 작업하시면서 영감을 받았던 것들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태 : It’s Okay 라는 이번 싱글은 Stay Tuned와 함께 작업한 곡인데요. 이분들 뭘 좀 아는 분들이에요. 함께 스튜디오에서 대화하다가 가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한 시간이 채 안되 완성해 버렸어요. 장난스럽기도 하고, 짓궃기도 한 남자의 작업 송으로 작업을 해봤는데요. 약간 섹슈얼한 느낌도 많이 가미가 돼 있어서, 남자분들에게 최고의 작업 송으로 꼽히지 않을까 점쳐보고 있어요. 저흰 만들고 나서 “대애애애박!!!” 이렇게 외쳤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느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새벽까지 잠 못 자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힙 : 한국 힙합씬의 시발점에서부터 활동해오신 뮤지션으로서 과거와 현재의 씬의 변화를 보면서 어떤 걸 느끼시는지 태 : 너무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대중들이 느끼기에는 팝 트렌드가 약간 어려워진 느낌도 있어 소비층이 극과 극을 달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서히 대중이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스타일도 멋지고 랩 또한 빛나는 빈지노씨 같은 랩스타가 더 많이 나와줘서 씬의 형성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주면 더할 나위 없겠죠. 물론 저희 같은 1세대 들은 그 자리에서 여러분께 끊임없이 새로운 감흥들을 드려야 하는 게 또 다른 임무 같아요. 전 요즘의 Big Bang, G-Dragon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우리 한국 음악 시장의 빛을 다시 한 번 느껴요. 이제 더이상 K-POP 은 저희만의 것이 아니라는 거죠. 제가 지드래곤의 엄청난 팬이기도 하지만, Look at him, 그가 멋진거엔 세계 어디건 이견이 없어요. 오버는 오버대로 멋지고, 언더는 언더대로 멋져요. 또한 상호 교류도 이뤄지고 있고. 더욱 발전하길 바라고 또 그럴 거예요. 이젠 세계와 K-Hiphop, K-RnB가 소통할 시간이 온 것 같아요. 힙 : 마지막으로 곧 나올 2집 앨범에 대한 Shout out이나 혹시 못다 한 말이 있으시다면 저 진짜 말 많이 한 것 같아요. 뭐 이렇게 할 얘기가 많았는지, 이번 It’s Okay 싱글부터 미친 듯이 달려보려고 합니다. 섹시한 목소리로 한층 곡을 살려주신 아름다운 가희 씨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구요. 나레이팅 연기 어레인지 해주신 연기자 최승아 씨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글구 저희 D-Unit 꼬맹이들 많이 예뻐해 주세요! And Big shout out to my fans out there. 어디에 있으셔도 저에게 항상 힘이 돼주시고, 제 노래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 감사드려요. 중고 신인 같은 느낌이에요. 어색하기도 하고 동시에 편하기도 한.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에요. 다시 시작합니다. 기대 많이 해주시고, 자주 찾아뵐게요! Much Luv! 인터뷰 진행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사진제공 | D-Business ENT (https://twitter.com/DBusinessENT) 관련링크 | 태완 트위터 (http://twitter.com/TaewanakaCLuv) D-Business ENT (https://twitter.com/DBusinessENT)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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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OSUC 미니인터뷰 - Finest Records 출범  [4]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안녕하세요, 힙합 플레이야 여러분께 인사를 부탁드릴게요. 주석(JOOSUC 이하 J): 안녕하세요, 주석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힙: 5.5 미니앨범 콘서트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J: 레이블 설립을 위한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몇 년 만에 다시 원래의 느낌으로 돌아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힙: 2013년 3월 1일을 파이니스트 레코즈(Finest Records)의 공식 지정일로 삼으면서 레이블이 새롭게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J: 원래 파이니스트 레코즈는 2005년경에 가설립을 했었습니다. 애초 계획은 기획사에 들어가서도 독립적인 레이블로서 활동을 해나가려고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마음속으로 언젠가는 레이블을 다시 설립하고 음악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기획사와의 오랜 계약이 정리된 시점에서 바로 레이블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독립한다는 의미에서 독립운동이 있던 3.1절을 설립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힙: 파이니스트 레코즈와 함께 하게 된 두 뮤지션인 진돗개, 메이슨 더 소울(Mayson the Soul)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J: 진돗개는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작년 Mnet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라는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와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단순히 무대를 함께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배를 타게 된 건 아닙니다. 애초에 이 친구는 저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던 상태라 제 음악이나 이미지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의 성격이나 사고방식,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슷한 점을 많이 느껴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2차 오디션 때 저는 이미 진돗개의 랩 스타일에 반해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 친구도 제 가치관에 반해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더군요. 제 어릴 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음악에 대한 생각들이 확실하고 방송이나 연예계 활동보다는 음악 자체에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이슨 더 소울(이하 메이슨)은 좀 특이하게 합류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원래 작업실에 인천출신의 랩퍼 트라이엄프(Triump)가 몇 달간 들어와 있었는데 그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고 진돗개 첫 번째 믹스테이프의 'My Life'에 참여하게 되면서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실 그 곡에서 부른 스타일은 제가 그다지 선호하는 느낌이 아니라서 큰 관심은 없었는데 메이슨이 제 작업실에 와서 자기가 준비 중인 믹스테이프를 들려주었을 때 그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바로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메이슨은 본래 인천의 라이브펍 등에서 기타와 건반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과거에 ‘슈퍼스타K’에 나갔던 정도가 경력의 전부였습니다. 제가 본 메이슨의 메리트는 단연 레어한 목소리라고 꼽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음악 스펙트럼 자체가 넓어서 자기가 만드는 비트들도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독특함이 있는데다가 목소리 또한 일반적으로 들을 수 있는 흔한 R&B 보컬이 아니라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 친구가 추구하는 음악은 기본적으로 블루-아이드 소울(blue-eyed soul)이라서 스트레이트한 흑인음악과는 또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힙: 이번에 싱글 'One Way Ticket'을 발표하셨는데요, 어떤 곡인가요? J: 'One Way Ticket'이라는 싱글은 저희 레이블의 출발을 알리는 곡입니다. 제목처럼 돌아오는 표가 없는 편도 티켓으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레이블 이름으로 처음 발표하는 곡이라서 어떤 스타일로 첫 스타트를 끊을지 나름 고심을 한 결과 우선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Directed by 주석 Photographed by 주석 Edit by 주석 힙: 싱글 뮤직 비디오를 직접 촬영, 편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힘든 점은 없었나요? J: 원래 이전부터 뮤직 비디오 감독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싱글이 의미도 있는 만큼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촬영이나 편집의 아무런 기초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십 년이 넘게 비디오에 출연하다 보니 카메라 워크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이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편집 작업은 프로그램을 충분히 다룰 수 있어야 가능했는데, 기간이 너무 짧아 많이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콘셉트를 무난한 야외 로케로 잡았고 큰 영상기법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느낌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저예산인 만큼 야간 촬영 시 조명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퀄리티에서는 많이 아쉬움이 남고 편집기술도 아직 초보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제대로 표현 못 한 부분이 많습니다. 촬영도 직접 하다 보니 저를 화면에 담아야 하는 부분에서는 촬영하던 뮤지션에게 내가 원하는 무빙을 설명해주고 찍게 했는데 이런 점들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작비도 밥값과 기름값이 전부였어요. 하지만 감독으로서 처녀작인 비디오치고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습 삼아 비디오를 만들어 봤으니 다음에는 장비와 스태프를 동원하여 제대로 퀄리티가 갖추어진 비디오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힙: 파이니스트 레코즈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J: 2013년 6월 메이슨 더 소울의 미니앨범, 8-9월 주석 정규 6집 앨범, 10-11월 진돗개 미니앨범 혹은 데뷔 정규앨범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각 앨범 발매 전에 싱글들을 한두 개씩 공개할 계획이 있습니다. 힙: 뮤지션 주석으로서 계획도 말씀해주세요. J: 기획사와 계약하면서 의도치 않게 오랜 공백을 가지며 아쉬운 세월들을 보냈었는데 이제 파이니스트 레코즈의 출범을 통하여 제 음악 인생의 제2라운드를 펼쳐 보려고 합니다. 독립 레이블인 만큼 방송에서 많이 보기는 힘들겠지만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제가 원하는 음악을 할 생각입니다. 제가 레이블 대표인 만큼 이제 누구 눈치를 보며 앨범 만들 일이 없어서 다시 예전의 주석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힙: 마지막으로 힙합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J: Finest Records! We Finest! 기대 많이 해주세요. 인터뷰 진행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사진제공 | Finest Records (파이니스트 레코즈) 관련링크 | https://twitter.com/FinestRecords https://twitter.com/Joosuc78 https://twitter.com/Kjhn89 https://twitter.com/MaysonTheSoul
  201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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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
  자이언티(Zion.T) - 'Red Light' 인터뷰  [69]
2013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힙합 R&B씬에 발끝이라도 담고 있다면, 리스너와 플레이어를 막론하고 누구나 기대했을 법한 뜨거운 관심 속에 나온 앨범 [Red Light]는 영감의 찰나들을 감각적인 소리들로 담아낸 순간의 영화이다. 이번에 만난 힙합하는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는 힙합씬에 변화와 새로운 줄기의 탄생을 갈구하는 선도기질이 다분한 유쾌남이었으며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사상과 음악에 영향을 준 배경, 그리고 앨범과 지난 행보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자이언티만의 유쾌한 시선으로 들어보았다.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일단 앨범 발표를 앞두고 교통사고 소식도 전했었는데..몸은 좀 어떠신가요? Zion.T(이하 Z) : 고속도로에서 차가 눈에 미끄러지는 바람에..가드레일 박고 운전자가 기절할 정도였어요. 겨우 살았죠. (웃음) 힙 : 천만다행이네요. 그게 액땜인가 각종 음반차트를 석권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Z : 와우,,너무 기쁘죠. 제 첫 번째 앨범이고, 첫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란 게 있잖아요. 근데 아무래도 앨범이 나오기 전에는 되게 무덤덤했어요. 이게 잘 안되면 어쩌지 하는 그런 불안감이나 ‘잘 될까?’ 하는 기대감도 없었거든요. 사실 그런 것들에 대한 어떤 마인드컨트롤과 이미지트레이닝을 했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앨범을 만드는 기간이 굉장히 길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들뜬 기분으로 구상하면서 트랙을 어떻게 배치하고 이게 잘 되면 어떻게 되고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그거에 대한 생각 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앨범을 만들던 중에 앨범 수록곡 스타일과는 좀 다른 스타일들에 심취하게 되면서 제 앨범이지만 좀 재미가 없어진 것도 있었고요. 힙 : 지금 들어도? Z : 너무 많이 듣기도 했고,,곡당 한 2천 번씩은 들었을 거에요.(웃음) 그래서 사실 오래 만드는 것이 좋은 게 아닌데 아무튼 다른 앨범에 대한 구상이나 아이디어들이 갑자기 생기고 하고 싶어지는 바람에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사그라지더라고요. 그냥 ‘아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이런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나왔을 때는 대체로 초연했고 앨범에 대해서 대중적인 반향을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사실 ‘Doop’이라던지 ‘Neon’같은 곡은 보통 대중들이 절대 들어볼 수 없었던 그런 바이브의 음악들이거든요. 근데 그런 음악들이 차트 10위안에 올라가 있고 하는 것들을 저는 믿을 수가 없었죠. 어떻게 보면 대중음악 치고는 상당히 실험적인 것인데, 사람들이 이런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심지어 공감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중에는 굉장히 희망적으로 다가왔어요. 힙 : 그럼 애초에 대중성을 노렸던 곡은 어떤 곡인가요? Z : 대중성을 노리고 만들진 않았고요. 전 작업을 시작할 때 항상 이게 먹히겠다. 혹은 어떤 곡은 사람들이 좋아할 노래를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보다는 모든 곡을 작업할 때는 다 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그냥 ‘이런 거 해 볼까?’ 하고 시작을 한 다음에 그 곡이 좀 진행 되면서 느낌이 오는 거죠. ‘아! 이거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아니면 보통 ‘사람들은 모르겠고 그냥 뭐 재미있다’ 이런 식으로 타이틀 곡의 선정이유도 ‘이거 사람들이 그나마 좋아하겠다’ 하는 생각 때문에 타이틀 곡이 되었을 뿐이지, 창작에 대해서는 늘 같은 기분인 것 같아요. 그냥 만들어 보자 식이죠. 힙 : 의도해서 먹힌 수작과 의도하지 않았을 때 먹히는 걸작의 차이네요. 여담이었고, 힙플 첫 인터뷰인데 간략하게 지난 커리어에 대해 훑어볼게요.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Z : 전 원래 그림을 그렸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화가 아니면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런 시각적인 직업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힙 : 그럼 미술계열의 전공을 선택하신 건가요? Z : 아니요 일단 저희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고요. 전 상당히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저희 집안에서는 예술계통에 종사한다거나 음악,미술 쪽으로 조예가 있으신 분이 한 분도 안 계시거든요. 가족의 아는 분의 아는 분의 아는 분도 심지어 이쪽 계통에 있는 분이 없는 그런 불모지에서 자랐는데, 지역도 그랬고 강서구 발산역 지나서 논밭 같은 데서 종이비행기 던지면서 자랐거든요.(웃음) 그래서 아무래도 일반적인 가부장적 가정의 틀 안에서 당연히 학생은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고 살아가게 된다. 라는 그런 관념에 주입되어 있었죠. 저는 미술을 하고 싶었고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걸 하려면 마찬가지로 예외 없이 미대에 가야 하고 어떤 루트를 밟아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미술 쪽으로 대학을 가려면 교육을 받아야 했고, 교육을 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 집은 돈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생각들 때문에 항상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시절 17살에 처음으로 힙합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그때 랩을 처음 쓰기 시작했죠. 힙 : 그럼 음악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본격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Z : 제 랩을 쓰기 시작하면서 보통 랩퍼들이 그러하듯이 음악을 만들려면 비트가 필요한데 비트를 기존에 나와있는 곡들에 가사를 써서 재해석하거나 리믹스 하는 식으로밖에 창작을 할 수 없다는 것들이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결정적으로 음악을 만드는데 돈이 한 푼도 안 들잖아요. 요즘엔 뭐 컴퓨터 하나만 있어도 만드니까,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죠. 힙 : 열악한 환경에서 음악을 시작하신 거네요. Z : 저희 집에 제 방이 없었어요. 그래서 거실에 어머니 컴퓨터로 제가 용돈 모으고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마스터키보드랑 3만 원짜리 마이크 하나로 그렇게 시작을 했죠. 그 당시에 아버진 축구 보고 계시고, 엄마 빨래 널고 있고 누나들 양치하고 있고 이런 분위기였어요. (웃음) 그 마스터키보드는 지금까지도 계속 사용하다가 얼마 전에 고장이 나긴 했는데, 뭐 ‘Click me’ 라는 노래까지 그런 환경에서 작업을 했던 거고, 그러다가 고3이 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힙 :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음악을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 사이에 어떤 스타일의 변화과정도 있으셨겠네요. Z :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제가 하던 스타일들은 당시 트랜드였던 ‘티페인(T-pain)’, ’에이콘(Akon)’ 같은 오토튠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기법들이 유행했었고 저도 그런대서 자극을 많이 받았고요. 원래는 랩으로 시작했지만, 제가 스스로 듣기에 제 랩이 많이 밋밋하고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랩에다 멜로디를 붙이기 시작했고, 오토튠 기법과 그리고 그런 것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어레인지 라든지 편곡스타일을 흡수하기 시작했어요. 그들처럼 하고 싶은 마음에 그런 시도들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에는 당시에 그런 형태의 뮤지션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잘하고 준비되어 있었다기보다는 희소성 때문에 같이 하고자 하셨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됐지만, 사실 저는 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제 색깔에 대한 준비도 안 되어 있었고, 음악도 늦게 시작했고 그래서 되게 자신감이 없었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많이 했어요. 이 사람이 같이 하자고 하고 저 사람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어떻게든 해야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시도를 많이 했죠. 힙 : 지금의 스타일을 꺼내 들기까지 숙성기간이 굉장히 길었네요. Z : 제 첫 번째 싱글 ‘Click me’가 2011년 4월에 나왔는데 제가 프로젝트 파일을 뒤지다 보니까 2010년 4월에 제가 그 노래를 만들었더라고요. 근데 뭐하러 내가 이 곡을 1년 동안이나 묵혀놨을까 생각해봤더니 전 그 당시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거에요. 자신감도 없었고 당연히 아는 사람도 없었고요. 그 노래를 냈을 때 그 다음에 이어갈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마음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스타일도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을 준비할 엄두가 안 났던 거죠. 그런데 다행히도 그러는 와중에 ‘도끼(Dok2)’와 ‘더 콰이엇(The Quiett)’ 형을 알게 됐는데 콰이엇 형이 저한테 만나자고 전화를 했어요. 그 당시 ‘일리네어(Illionaire)’ 라는 레이블이 시작하기 직전이었죠. 한 2010년 9월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또 그 사람들을 만나서 저는 영향을 되게 많이 받았죠. 도끼라는 뮤지션은 저랑 다르게 완전 베테랑이었고 마찬가지로 콰이엇형도 앨범을 열 장 정도 낸 베테랑이잖아요. 그리고 전 앨범 한 장 안 낸 상황이었기 때문에 너무 다르잖아요. 마인드도 많이 다르고 일단 미래 지향적이고 완전 진취적이고 바라던 많은 것들을 쟁취해온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저한테 큰 영향을 줬어요. 마인드적으로도 그렇고, 그런 것들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이라든지 표현하는 것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영향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그들과의 작업을 통한 저에 대한 인정이라든지 그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되는 사람들의 관심들을 통해서 인정받다 보니까 제 음악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스타일에 대한 어떤 연구가 더 빨리 진행됐던 것 같아요. 힙 : 일리네어 이야기가 나왔으니 질문 드려보자면 ‘아메바컬처(Ameoba Culture)’ 합류 이전에도 이미 실력있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을 했었고 수많은 레이블 뮤지션들과 피쳐링 다작을 해오셨는데, 타 레이블에서의 영입 제안은 없었는지 사실 일리네어 합류를 점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Z : 일리네어 같은 경우에는 도끼라든지 콰이엇형, ‘빈지노(Beenzino)’형 셋의 밸런스가 너무 좋고, 제 색이 맞을 거란 생각을 저도 했었는데, 당시에 제가 함께하기엔 그들은 너무 빠르고 어느 정도 이질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톱니가 완전히 잘 맞물리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할 마음으로 좋은 작업도 많이 하고 지냈지만, 어느 순간에 ‘아 난 좀 혼자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슬럼프도 겪고 음악적으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혼자 좀 많이 했죠. 힙 : 그리고 지난 커리어에서 크게 중요한 기점이 되었던 부분이 ‘프라이머리(Primary)’씨와의 콜라보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생각할 때 [Primary and the Messengers] 앨범에서는 자이언티 씨가 최대 공로자이자 동시에 최대 수혜자였다고 생각해요. 그 앨범을 통해서 주목을 많이 받으시기도 하셨고요. Z : 일단 프라이머리 형을 처음 알게 된 건 ‘사이먼디(Simon D of Supream team)’ 형의 첫 번째 정규앨범 수록곡 ‘Stay cool’을 작업하면서부터였어요. 그때부터 아메바컬쳐와의 연이 시작되었고, 그리고 프라이머리형이 당시에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괜찮은 신예 없냐’ 라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중 쌈디형의 추천으로 콜라보가 시작이 되었죠. 그렇게 처음 작업을 시작했던 첫 곡이 ‘만나’라는 곡이었어요. [NEWS] 사이먼디, 'Stay Cool (Feat. Zion.T)' M/V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7947 [NEWS] 프라이머리, '만나 (feat.Zion.T)' 뮤직비디오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9044 힙 : 그 곡이 반응이 좋았죠. Z : 네 당시에 반응이 괜찮았죠. 그런 후 다음 노래가 ‘씨스루’ 였는데, 저는 항상 앨범을 만들고 엎고를 반복했어요. 트랙리스트를 정하고 엎고, 다시 정하고 엎기를 반복했는데, 사운드트랜드가 계속 바뀌면서 작업했던 곡들이 제가 듣기에도 유치해지고 이런 부분들이 시간이 지나면 계속 눈에 걸리잖아요. 그래서 엎고 바꾸기를 반복하면서 앨범 타이틀이 많이 바뀌었었는데 사실 씨스루는 제 앨범에 대해 구상을 할 때 나왔던 곡들 중 하나였어요. 씨스루가 제 앨범의 중심적인 트랙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했던 곡이었거든요. 그런데 당시에 프라이머리 형과 만나서 작업을 하면서 프라이머리 형이 만든 음악들을 듣다가 씨스루의 베이스가 되었던 씨스루 러프버전을 들었어요. 무드가 다르긴 했지만 제가 구상했던 멜로디가 어레인지에 굉장히 잘 붙더라고요. 그래서 흥얼거렸죠. 그랬더니 프라이머리 형이 ‘워우!’ 하시길래 제가 ‘녹음해볼까요?’ 하면서 녹음을 했죠. 그리고 바로 다음날 ‘개코(Gaeko of Dynamic Duo)’형이 그걸 듣게 된 거에요. 또 개코 형이 ‘오! 이거 신선한데? 나도 같이하면 안 될까?’ 하셔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작업이 진행되었고, 그 타이밍에 프라이머리형의 primary and messengers 싱글 시리즈들이 나오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씨스루가 들어가게 되면서 프라이머리 형의 이름으로 나오게 되었죠. 물론 저한테도 굉장히 좋은 기회였고, 프라이머리형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없었을 거에요. 그리고 기적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만남 자체가 저한테는 큰 행보의 시작이었고 발판이었거든요. [NEWS] 프라이머리, '씨스루 (feat. 개코, Zion.T)' 뮤직비디오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9117 힙 : 그럼 다른 이야기로 이번 앨범 리뷰들을 볼 때 ‘프라이머리 노래 같은데?’하는 그런 반응들은 조금 억울하시겠네요? Z : 네 그렇죠. 왜냐하면, 프라이머리 형의 이름으로 나온 노래이긴 하지만 그건 저의 감성이거든요. 그게 제 멜로디고 제 가사였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서도 자연스럽게 프라이머리 형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런 음악적인 포지션에 관해서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음악적인 포지션이나 프로듀서의 역할, 공동 작업할 때의 역할들에 대해서요. 물론 그런 부분들을 뮤지션들이 인터뷰를 하거나 할 때 잘 어필을 하지 않는 것도 있고 한국사람들이 특히 그런 부분을 shout out을 못 해주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대중들이 생각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힙 : 보이는 부분만 보려고 하는 습성이랄까 Z : 네 그러니까 자신들이 제일 관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제일 무관심해요. 그게 좀 신기한 것 같아요. 힙 : 아메바컬쳐의 합류는 그럼 그 시점에서 이미 결정이 된 거였나요? Z : 아메바컬쳐와는 일단은 패밀리였죠. 그런 사업적인 대화를 나눈 건 아니었지만, 직원분들이나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패밀리쉽은 이미 형성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소속은 아니었지만 활동을 함께 많이 했잖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아메바컬쳐에 들어가고 싶었고, 들어갈 마음은 있었지만, 아메바컬쳐와 ‘제이통(J-tong)’형이 했듯이 앨범 계약을 하면서 그런 식으로 진행해볼 생각이었는데, 아메바컬쳐 사장님이 제안을 해주시더라고요. ‘come’ 하시길래 ‘넹’ 했죠. (웃음) 힙 : ‘비비드크루(VV:D)’도 요즘 가장 핫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크루인데 이 크루의 탄생 비화가 궁금해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가요? Z : 제가 음악을 만드는 방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아요. 음악을 대하는 방식이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 뿐이지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즉흥적이고 직선적인데,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 같은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그걸 넘어서 생각해봤을 때 힙합 씬에서 현재 주체성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들 그룹이 없잖아요. 보면 한국형으로 한국의 ‘어셔(Usher)’ 한국의 티페인 이런 말들을 하는데, 정작 진짜 한국의 누구는 없단 말이에요. 뿌리가 없는 느낌이랄까? 이런 재미있는 형태의 뮤지션들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아쉬웠어요. 미국의 경우에는 한 장르에 속한 뮤지션들 중에서도 스타일의 줄기가 있고 그 줄기에서 서로 경쟁을 하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데 그게 너무 부럽기도 하고 ‘한국은 왜 이게 안되지?’ 이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한국에도 분명히 그런 시대가 올 거란 말이에요. 힙 : 씬이 세분화 되는.. Z : 네 세분화 되고 줄기가 생기고 스타일의 뿌리가 생기고 서로 경쟁을 하고 보컬들끼리 디스도 하는 거죠.(웃음) 지금까지는 그런 분위기 자체가 형성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분명히 가능해질 것 같은데, 사실 지금까지 그런 것들이 가능해지게 만들 예가 제시되고 있지는 않았거든요. 물론 ‘진보(Jinbo the SuperFreak)’형이 너무 잘하고 있었고 진보된 음악을 보여주고 진보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 형을 보면서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보통 ‘와 한국에서 이런 걸?’ 이런 말들을 하잖아요. 진보형이 그 말을 하게끔 한 첫 번째였던 것 같아요. 제가 그 형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나 그 사람의 행동을 보았을 때, 그래서 진보형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진보형이 대중음악상 받고 이런 것들을 보면 재미있잖아요. 힙 : 기존 대중음악의 소스가 전혀 아닌 음악들이 먹혀 들어갈 때의 그런 재미? Z : 네 전혀 소스가 다른데 대중음악 상을 받았어요. 굉장히 용기가 생기잖아요. 어쩌면 그게 선구자들의 역할이란 말이에요. 길을 닦아놓고 후대에 용기를 주는 거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내가 그의 음악을 듣고 그 이전 누군가의 음악을 들었듯이 내가 지금 내는 음악들을 지금 중학교 올라가는 귀여운 남학생의 귀에 들어가게 되어서 그 아이가 자라는데 밑거름이 될 수도 있고 감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 음반을 내고 활동을 하는 것들이 나한테는 그냥 하나의 행보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영향을 받았듯이 누군가 에게는 커다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확실한 뿌리와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싶은 마음에 그런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실 지금 감히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싶기도 해요. 지금 막 시작하고 형태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데 일단은 이 팀에 대한 생각은 그런 것들 때문이었어요. 내가, 내 친구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저희와 같은 형태의 인간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그 사람들이 등대처럼 저희를 보고 모여들지 않을까 어떤 줄기가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힙 : 굉장히 선도적인 차원의 크루네요. Z : 보면 신기한 것이 한국에도 인재가 정말 많아요.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굉장히 재능 있고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웃긴 건 그 잘하고 뛰어난 친구들이 선택하는 진로가 둘 중 하나라는 거죠. 회사의 오디션을 보거나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거나, 이건 마치 대학에 가거나 일을 하거나, 낙하산으로 부모님 회사에 들어가거나 유학을 가거나 이런 것처럼 뻔한 진로들이란 말이에요. 음악을 하는 예술가들이 뭔가 어떤 독립된 형태의 생각을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속상하기도 하고, 그런 예시가 되고 싶은 게 첫 번째 희망사항이었어요 그리고 그런 목적을 가지고 시작을 했죠. 힙 : 그런데 보통 자이언티 씨 음악을 소울 알엔비로 구분을 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티의 음악적 토대는 알엔비 소울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어디에 뿌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Z : 저는 일단 보컬이라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어색했어요. 가수는 더 하고요.(웃음) 저는 보컬에 대해 연구를 해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근데 ‘보컬리스트’ 이래 버리면 진짜 보컬들 앞에 갔을 때 예를 들면 ‘불후의 명곡’ 나가면 그곳엔 진짜 보컬리스트들이 있잖아요. 거기서 보컬리스트 자이언티 라고 불리는 게 너무 어색한 거에요. 지금 그렇게 많이 불림 받고 있기도 해서 그렇게 저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어쩌면 저는 가사를 쓸 때 랩을 먼저 시작을 했고, 랩 가사를 쓰다가 멜로디를 붙인 격이거든요. 그렇게 스타일 형성이 진행됐고 노래도 그렇고 가사 쓸 때도 랩을 쓰는 기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멜로디는 코러스 화음 하모니 어레인지의 스케일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지 정말로 고민을 안 해요. ‘여기서 올릴까? 내릴까? 어디서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은 안 하거든요. 그래서 랩퍼들이 저한테 동질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보기도 해요. 힙 : 뿌리는 힙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Z : 네 뿌리는 힙합이에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듣지는 못했지만, 이번에 아메바후드 콘서트 인트로 영상을 찍었었는데, 그때 제가 랩만했었거든요. 그런 부분들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힙 : 랩퍼로서의 계획도 있으신 거네요? Z : 사실은 이번에도 랩을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많이들 괴리를 느끼실 것 같아서 ‘뭐야 재’ 이럴까봐 그냥 노래만 했어요. (웃음) 힙 : 듣고 보니 말씀하시는 데에서 진보 씨가 겹쳐 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웃음) 이제 본격적인 앨범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앨범에서 영상, 미술 등 프로듀서의 역량까지 총괄적인 제작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Z : 영상에 보면 그림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 스케치 노트가 콘티를 잡는데 많이 참고가 된 것 같아요. 아트워크에 삽입된 그림들의 소스들이나 케릭터 디자인에 있어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합작은 있었죠. 편집실에 가서 밤을 새우면서 편집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자이언티 작업노트 관련링크 @ NAVER MUSIC http://music.naver.com/promotion/specialContent.nhn?articleId=3823 힙 : 보도자료에 의하면 영화감독을 컨셉으로한 한 편의 영화라는 표현이 있는데, 앨범이 직접적으로 스토리텔링 구조는 아니지만, 혹시 어떤 스토리나 시나리오를 가지고 만들어진 건가요? Z : 영화감독이라는 컨셉을 잡은 것이 곡들에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영화감독이라는 포지션과 음악 프로듀서라는 포지션은 맞닿는 부분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영화감독이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작가를 섭외하고 여러 아트 팀과 시각 팀이랑 일하는 부분들은 음악 프로듀서에게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과 피쳐링을 섭외하는 것과 같고, 대본을 쓴다는 건 마치 가사를 쓰는 것처럼 이런 것들에 있어서 맞닿는 부분이 많잖아요. 그런 포지션 적인 부분에서 영화감독이라는 컨셉을 잡은 거고, 제가 실제로 영상이라든지 시각적인 부분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어울리겠다 싶어서 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곡들에 대한 것에서 영화라고 표현을 하자면 기승전결이 있는 한편의 스토리라기 보다는 한 주제를 두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있는 옴니버스 식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영화의 요소가 있다면 후반부 트랙의 ‘Neon’ / Director’s cut’ 에서 네온이라는 노래를 확장해서 또 다른 감성을 보여주는 감독판의 느낌을 주기도 했고요. 그런 구성으로 설명해주고 있죠. 힙 : 옴니버스식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곡을 배치하시는 데에는 어떻게 주안점을 두셨나요? Z : 트랙배치는 사실 제일 고민을 못했어요. 마스터링이 들어가기 두 시간 전부터 고민을 시작했는데(웃음) 왜냐면 작업이 너무 빠듯했거든요. 믹싱을 끝내놓고 잠도 못 잤어요. 스튜디오에 믹싱을 하시는 엔지니어 형도 믹싱을 끝내놓고, ‘아 좀 자야겠다.’ 이러고 있을 때 회사 가서 원래 잡아놨던 트랙리스트가 있었는데 그걸 엎고 즉흥적으로 ‘이렇게 하면 더 나을 것 같아!’하면서 바꾸고 시디 프래싱을 바로 넘겨버렸거든요. 그래서 사실 지금 트랙리스트들이 굉장히 아쉬워요. 그리고 곡들에 대한 주안점이라고 하면 일단은 제가 곡을 쓸 때는 제 곡들을 되짚어 보면, 내면의 감정적인 부분들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의한 소재들을 풀어내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감정보다는 감각적인 부분들에 의한 영감이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외로워, 힘들어, 보고 싶어’ 이런 식의 감정에서 받은 영감은 거의 없는 것 같고요. 조명이라든지, 잠깐 잡았던 커피잔의 온기라든지 이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런 순간들이 가져다준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혹은 분위기적인 것들에 의해서 영감들이 씨앗이 되어서 나타난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들이 순간들을 많이 캐치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O’같은 경우에는 카메라 렌즈를 형상화하면서 제가 촬영을 하고 있는 순간의 영감을 담아낸 것처럼 모두 감각적인 소재인 것 같아요. 항상 여성이 등장하고 그녀를 촬영하거나 그녀가 걷는 것을 지켜보거나, 아니면 그녀와 함께 걷거나 하는 그런 것들에 관한 내용들이에요. 힙 : 앨범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Doop’같은 곡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뭔가 ‘디안젤로(D.angelo)’의 여유로운 그루브가 떠오르는 곡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곡인데 Z : 'Doop' 같은 경우에는 여성에 관한 내용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건 영감 자체에 대한 내용이에요. 영감을 떠올리고 캐치하고 노래로 하게 되는 순간 자체를 담은 거죠. 가사도 만들어놓은 러프버전을 재생해놓고 ‘어떻게 쓰지 어떻게 쓰지’ 하다가 ‘아!’한 순간에 가사가 쫙 나왔던 것 같아요. 이 노래의 첫 가사가 ‘가늘게 뜬 눈 아마도 떠오른 듯 해’로 시작이 되는데, 'Doop' 이라는 제목 자체도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캣에서 ‘두비둡둡’ 하는 것처럼 노래할 때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소리거든요. 그리고 ‘그녀가 걷는 속도는 90bpm’ 이런 가사는 여자가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보면 여자들은 자신의 감정상태에 따라서 구두 굽 소리가 달라요. 예를 들어 굉장히 다급할 때나 기분 좋을 때, 예뻐 보이고 싶을 때에 따라서 걷는 소리가 되게 많이 다른데, 그걸 듣고 있으면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여러분도 지하철 출근시간이나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가만히 들어보면 재미있을 거에요. 아무튼 되게 리드미컬하게 들릴 때가 많은데 그런 순간의 파편들을 적어놓은 영감에 대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죠. 힙 : 그럼 그 곡에서 ‘버벌진트(Verbal Jint)’ 씨와의 작업은 어땠나요? Z : 버벌진트 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노래 처음 만들고 첫 소절이 나왔을 때 이건 진태형과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전화를 했을 때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작업이 시작 됐는데 사실 이 곡은 그 누구한테 부탁을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었어요. 이 노래는 정박이 없거든요. 사람들이 박수도 칠 수 없는 박자란 말이에요. 예를 들어 이 노래를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면 아무도 박수도 못 치고 고개도 못 끄덕일 거에요. 그런 상상을 하면 아마 난리도 아닐 건데(웃음) 그런 곡이라 더욱이 예측할 수 없었죠. 그렇게 진태형이 스튜디오에 오자마자 노래를 시작하시는데 정말 멜로디도 제대로 정하지 않은 것 같은데 흥얼흥얼거리면서 녹음을 하더니 몇 번 안 돼서 녹음을 끝냈어요. 그 당시에는 ‘오..신기하다’ 했었는데 몇 일 지나서 들어보니까 너무 좋고 너무 잘해놓으신 거에요. 그래서 엄청 놀랐죠 천재적이었어요. 힙 : ‘babay’ 뮤직비디오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자미로콰이(Jamiroqui)’의 ‘Virtual Insanity’ 뮤직비디오와 ‘괴도루팡’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뮤직비디오였어요. 뮤직비디오의 컨셉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Z : 일단 괴도루팡은 ‘디지페디(Digipedi)’ 형들이 얘기를 해주신 거고, 버츄얼 인세니티도 어떻게 보면 그런 구도 자체가 디지페디 형들의 센스가 커요. 제가 구상해 놓은 비디오들은 많은데 이번 타이틀 곡이 'babay'가 될지도 몰랐고, 제 전략들과는 많이 빗나갔거든요.(웃음) 그래서 이 노래의 비디오 같은 경우엔 디지페디형들의 공이 많이 커요. [M/V] Zion.T - Babay (Feat. Gaeko)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0899 [M/V] Jamiroquai - Virtual Insanity 힙 : 그럼 본인이 구상한 뮤직비디오는 추가적으로 나올 계획인가요? Z : 일단 앨범이 나오고 나서 나온 비디오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사실 어떤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비디오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추진해보고 있고요. 힙 : 아까도 잠깐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전 자이언티 씨하면 오토튠에 대한 인식이 강한데, 이번 앨범에서 의식한 부분이 있나요? 들어보면 오토튠의 흔적이 짙다는 느낌은 전혀 못 느끼고, 그것보다도 종족특성으로 오토튠 된 목소리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Z : 저는 일단 이번 앨범에서 오토튠을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집착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웃음) 표현의 한 방법인데 오토튠을 썼으면 어쩔 거에요.(웃음) 쓰면 쓴 거지. 부츠 신은 날이 있으면 샌들 신은 날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냥 생각 없이 만들었어요. 힙 : 그럼 티페인을 굉장히 좋아하시기도 하고 혹시 의도적으로 그런 바이브를 위해 목소리를 만드신 건지? Z :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랬어요. 사실 티페인처럼 하고 싶었어요. 티페인 음악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그때는 한국의 티페인이 되고 싶었죠. 그런 사람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티페인이 음악을 들고 나왔을 때 너무 재미있었잖아요. 그 때의 티페인이 자주 쓰던 어레인지 라든지 그런 바이브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죠.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근데 또 그의 스타일을 너무 많이 파다 보니까 스타일이 예측이 되잖아요.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그처럼 하려고 하는데 그처럼 해도 그 같이는 안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한계라고 생각이 되었었는데, 사실 그게 한계가 아니라 ‘나는 그와 다르고 그와 다른 탤런트를 가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는 제 스타일이 형성이 되고 그와는 다른 형태로 가고 있더라고요. [M/V] T-Pain - Chopped N Skrewed (Feat. Ludacris) 힙 : 오토튠이 한 때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트랜드였었고, 지금은 가왕 ‘조용필’도 오토튠을 쓰는 시대인데 Z : (웃음) Bounce! 힙 : (웃음) 말씀하셨듯이 단물 다 빠졌고, 전 세계적으로도 오토튠 남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토튠 사용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나 정의가 있으실 것 같아요. Z : 아~ 아무 생각 없어요.(웃음) 힙 : (웃음) Z : 그냥 재미있어서 쓴 거에요. (웃음) 힙 : 그럼 덮어놓고 ‘재는 오토튠 빨이야’라는 식의 비난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 편인가요? Z : 그럼 니 여자친구는 화장빨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웃음) 그렇잖아요. 너는 깔창빨이고 힙 : 펀치라인이..(웃음) 다음 질문으로 자이언티 씨의 가사를 보면 주로 사랑이 시작할 때의 풋풋하고 설렌 느낌들을 주로 담는 것 같아요 언제나 가사 속의 연애진행단계는 썸싱단계인 것만 같은? Z : 유일하게 제가 감정적인 부분을 담은 노래가 ‘뻔한 멜로디’라는 노래였는데, 그 노래에서 조차 저는 ‘아 내가 사랑노래를 하더니 하하하’ 이런 가사 느낌 그대로였거든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실제로 표현함에 있어서는 아낌없이 표현하는 스타일이지만 이상하게 노래를 할 때는 오그라듬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어간 것 같은데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까지 진지한 사랑과 사랑의 정제된 감정을 느껴보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런 느낌을 주지 않나 싶어요. 힙 :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리얼로 표현해낼 수 없다? Z : 네 그러니까 제가 지금 이별노래를 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힙 : ‘지구온난화’ 라는 곡은 앨범 전체적인 흐름에서 상당히 튀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구온난화라는 주제로 레게곡을 소화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Z : 사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별로 큰 관심은 없고요.(웃음) 지구는 더워지고 있지만 그게 아직까진 저한테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 것 같고요 그냥 좀 스튜디오나 공연장에 있다 보면 덥잖아요. 점점 더워지기도 하고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제가 그 비트를 처음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오~나나’라고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지구온난화랑 어감이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들게 되었죠. 힙 : ‘YDG(YDG aka 양동근)’씨의 2세를 위한 메시지도 인상 깊은데,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Z : 네 맞아요. 녹음할 때 동근이형 와이프가 오셨어요. 노래를 하다가 제가 ‘형 편하게 말해주시면 되요’라고 요구를 했죠. 그러니까 동근이형이 ‘더워 더워..옷을 벗겨 벗겨’ 이러다가 ‘아 근데 지금 애가 듣고 있는데 뭐라는 거야 미안하다 애기야’ 하는걸 재미있게 짜집기 한 거죠. 힙 : 뻔한 멜로디를 언급하기 앞서 일단 아메바 컬처의 ‘노워크엔드(NOWorkend)’ 기획력에 정말 감탄했어요.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치면서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줬거든요. 이런 기획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듣고 싶어요. Z : 기획배경에 대해서는 저도 자세히 모르겠어요. (웃음) 그런데 프로젝트가 일단은 저희 회사 내에서 이상하게 작업욕들이 왕성한 시기에 그것들을 엮는 하나의 이름이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굉장히 많이 활동이 겹치거든요. ‘슈프림팀(Supream Team)’ 형들이 나오고 바로 제가 정규앨범이 나오고 계속 나오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는 최적의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힙 : 노워크엔드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휴식차원에서 뮤지션이 평소 하고 싶었던 곡을 해보자는 취지였는데 뻔한멜로디라는 곡은 어떤 의미에서 자이언티 씨에게 휴식인가요? Z : 그냥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그 노래가 나오게 된 배경이 굉장히 신기한데, 크러쉬가 당시 뻔한 멜로디를 만들 때 이별을 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12시에 녹음스캐줄이 있기 전 11시쯤에 크러쉬랑 카페에 앉아서 그런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크러쉬와 정반대의 상황들에 영감을 받아서 즉석에서 4마디를 만들어서 들려줬죠. 그랬더니 크러쉬가 그 패턴을 가지고 다른 식으로 해석을 해서 다른 이야기를 만들더라고요. 그리고 원래 12시에 앨범에 수록되기로 한 다른 곡을 녹음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빠졌지만) 그 곡 녹음을 취소하고 12시부터 이걸 녹음을 한 거죠 그래서 새벽까지 완성을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사장님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사장님한테 ‘이거 어제 만듬’ 하고 들려줬죠. 그랬더니 ‘좋은데?’ 하시길래 바로 뮤직비디오 찍고 발표하는 데까지 2주일이 안 걸렸죠 그렇게 갑자기 확 탄생하게 된 곡이에요. [NEWS] 자이언티, '뻔한 멜로디 (Feat. Crush)' 발표 및 M/V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0501 힙 : 이번 앨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영감의 원천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Z : 아까 잠깐 말했듯이 지금 제 음악의 영감의 원천은 찰나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지금의 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어는 순간과 찰나인 것 같아요. 힙 : 지금까지 많은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를 해오셨는데,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Z : 자기 주체성이 있는 뮤지션들이라면 타 장르의 어떤 누구와 작업을 하든 신선한 것이 나올 수 있을만한 상황인 것 같아요. 저도 지금 굉장히 작업욕이 있기 때문에 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전 개인적으로 요새 ‘윤미래’님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프로듀서분들 중에서는 ‘테디(Teddy)’님이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전에 저한테 문자 보내셨지만, 저도 크러쉬와 마찬가지로 ‘태양(Taeyang of Bigbang)’님과 알엔비 듀엣도 해보고 싶고요. 힙 : 비비드 크루 및 자이언티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방향에 대해 Z : 일단 비비드는 보면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요. 자기 밥그릇 알아서 잘 챙겨먹는 스타일이거든요. 서로 잘 안 챙겨줘요(웃음) 그래서 비비드 같은 경우엔 서로 독립된 활동을 해나가다가 어느 순간 멋진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요. 아직 그런 것들에 대한 스케일과 방향은 비밀이에요. 기대해주세요. 힙 : 그럼 자이언티 씨 본인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되나요? Z : 저는 다음 앨범을 이미 만들고 있고요. 구상이 어느 정도 끝나서 작곡작업을 이제 시작하고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는걸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컨셉은 비밀이에요.(웃음) 힙 : 작업속도가 굉장히 빠르시네요. 이제 마지막으로 힙플 식구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시고 인터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Z : 힙합플레이야는 저도 힙합 시작할 때부터 자주 들어가던 회원 중 한 명이거든요.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회원이거든요! 댓글은 안 달지만(웃음) 사랑합니다! 인터뷰 진행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HIPHOPPLAYA.COM 편집 | 차예준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사진제공 | 아메바컬쳐 (http://www.amoebaculture.com / https://twitter.com/@Amoebakorea) * 트랙 소개는 자이언티가 직접 전하는 '[Red Light] commentary'를 통해 공개 됩니다. (coming soon) 관련링크 | 2012.08.02 – [기사] 자이언티, 아메바컬쳐 전속 계약 체결 http://hiphopplaya.com/magazine/9583 2013.04.03 – [기사] 자이언티, 첫 앨범 [Red Light] 4월 9일 발표 & 트랙리스트 공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828 2013.02.05 – [기사] 자이언티,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두고 교통사고 당해 http://hiphopplaya.com/magazine/10291 2013.03.04 – [기사] 자이언티, 신곡 '뻔한 멜로디 #Feat. Crush#' 6일 발표 및 티저 공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477 2013.02.13 – [기사] 아메바컬쳐, 2013년 새로운 프로젝트 시작 http://hiphopplaya.com/magazine/10322 2012.03.02 – [인터뷰] 인디유망주 5탄 - Zion.T #DaumMusic #DaumMusic http://music.daum.net/musicbar/musicbar/detail?board_id=2867 [네이버] 뮤직 : 네이버 뮤직 :: Zion.T [Red Light] 작업 노트 http://me2.do/FQQMGufS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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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노다인(PINODYNE) - 'PINOcchio' 인터뷰  [47]
Hiphopplaya(이하 H): 2년 만에 돌아오셨네요. 힙합플레이야 여러분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Huckleberry P(이하 P): 안녕하세요, 저희는 2년, 햇수로는 3년 만에 정규앨범 2집 [PINOcchio]를 발매한 피노다인의 허클베리피(Huckleberry P)입니다. Soul Fish(이하 S): 저는 소울피쉬(Soulfish)라고 합니다. H: 3년 동안 개인 활동을 해 오셨잖아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P: 저는 [PINOvation] 이후에 가장 큰 변화는 당연히 하이라이트에 피노다인으로 입단을 한 거죠. 그 뒤에 [Man in Black] EP가 나왔고 ‘Rap Badrhari’라는 싱글이 나왔고 [날치기 통과]라는 무료 믹스테이프가 나왔고 수다쟁이 형이랑 한 [Get Backers] 앨범이 나왔고 각종 공연과 피쳐링에 참여하고 있었죠. S: 저는 솔로 앨범은 없었고요, 다른 아티스트하고 작업하고 있었어요. 최근에 소리헤다 앨범이랑 아날로그 소년 앨범, 그리고 [Soulfish & EVO] 작업했고 정기고(Junggigo) 형 ‘BLIND’나 '아무도 모르게'랑 소울맨(Soulman) 형 싱글 앨범도 했고요. 자잘하게 많이 했습니다. [ALBUM]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 Man In Black http://hiphopplaya.com/album/162735 [기사] 허클베리피, '날치기통과 Mixtape' 무료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8437 [ALBUM] 허클베리피 & 수다쟁이(Huckleberry P & Suda) - Get Backers http://hiphopplaya.com/album/164182 H: 정기고 씨와 또 작업이 있는 건가요? S: 네 작업은 형이랑 같이 할 예정이고요,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H: 이번 앨범 제목이 [PINOcchio]인데요, 의미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P: 일단 재킷에는 제가 [PINOcchio]고 소울피쉬 형이 제페토로 나와 있어요. 그런데 앨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포커스로 생각하자면 사실 피노키오는 저희가 아니고 듣는 사람들, 이 얘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들이에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피노키오에게 요정이 그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수많은 에피소드를 겪어서 피노키오는 결국 인간이 되잖아요. 제가 트랙에서 하려고 했던 이야기들을 사람들이 알고 실행해야 우리가 세상에서 인간처럼 살 수 있다는 게 제 가사의 포인트예요. 그런데 음감회 때도 얘기했지만 이건 좀 이빨이죠. 저번 앨범도 피노(PINO)가 들어갔다는 걸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스피노자도 있었고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많았는데, 결국에는 피노키오가 어감이 제일 좋다는 주변 반응이 있어서 [PINOcchio]로 정했어요. 사실 저희는 팀 이름도 그렇고 노래 작업도 마찬가지고 항상 정해놓고 작업했던 게 아니었어요. 다 작업해놓고 하루 모여서 앨범 제목, 트랙 이름 이렇게 정했던 것 같아요. [ALBUM] 피노다인(Pinodyne) - PINOcchio http://hiphopplaya.com/album/166033 H: 그러면 말씀을 정리해 봤을 때 실질적으로 피노다인은 요정이네요? P,S: 서른 살 요정! (전원 웃음) H: 아까 말씀드렸던 음감회 얘기를 더 해볼게요. 많은 분들께서 오셨는데, 끝나고 참여한 분들께서 앨범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셨어요. 그리고 1위 곡을 일부러 발표 안 하셨잖아요. 언제쯤 발표하실 건가요? P: 음감회가 앨범 발매 전이었는데 제가 리스트 1, 2, 3위를 먼저 발표하면 사람들이 아무래도 감상하는 데 있어서 그 노래만 먼저 찾아보게 될 것 같았어요. 저희는 이번 앨범이 한 트랙, 한 트랙이 고유의 색깔이 뚜렷하니까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보기를 권장하는 편인데, 제가 리스트를 발표하면 아무래도 좀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리지 않을까 싶어서 공개를 안 했어요. 이제는 앨범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베스트 트랙에 대한 의견을 주시니까 지금에서야 공개하자면, 1위는 ‘쓰다’라는 트랙이었어요. 그 트랙은 저희도 주변에서도 다 예상하고 있었고요. 2위는 ‘pAin’이란 트랙이었고 3위가 공동 3위인데 ‘걸리버 여행기 pt.1’ 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어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같은 경우는 되게 의외였던 트랙이었어요. 노래 퀄리티랑 상관없이 그렇게 인기가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어요. H: 그때 설문지에 응원 메시지도 적어주셨다고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S: 다 보긴 봤는데, 글쎄요.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P: 아, 그거 하나 기억난다. 어떤 분께서 피노다인을 잘 모르셨대요. 음감회 하는 것도 음감회 신청하는 당일 날 알았다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음감회 때 노래들을 듣고 전 앨범까지 다 찾아볼 거라고 했던 메시지가 기억나요. 전 항상 그런 게 좀 더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물론 끊임없이 서포트 해주시는 팬들의 응원도 당연히 힘이 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를 몰랐던 사람들을 저희 공연 아니면 앨범 플레이 끝나고 저희 팬으로 만드는 게 되게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근데 딱 그 메시지가 적혀있어서 되게 기분 좋았어요. H: 이번 인터뷰에서는 [PINOcchio] 앨범에 담긴 트랙들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합니다. P: 예스! H: 첫 번째 트랙이 [chapter2:다음 장으로]라고 해서 인트로 같은 느낌의 곡입니다. 먼저 두 분이 앨범 만드는 방식에 대해 여쭤볼게요.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하시는 게 두 분이 어떻게 앨범 작업을 하는지였어요. S: 보통 저희는 MR을 미리 만들어놓고 거기서 골라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그때그때마다 곡 주제도 상의해보고 레퍼런스도 상의해보는 식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 미리미리 만들어 놓진 않아요. P: 서로의 작업에 일절 관여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거는 당연히 서로가 각자 하는 것에 대한 존중이 있어서 그런 거 일수도 있지만, 또 각자 하는 것에 안심이 되는 것도 있는 거죠. 저희는 항상 끊임없이 남들과는 다른 얘기를 하고 싶고 그 얘기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주된 관심사에요. 어떤 주제가 떠올라서 그걸 머릿속에 드라마로 그려보면 그럴 때마다 항상 기존에 있던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노래라든지 분위기, 비피엠 같은 게 같이 떠올라요. ‘이런 얘기는 이런 트랙에다 하면 좋겠구나’ 하면 그걸 소울피쉬 형에게 얘기하죠. 예를 들면 전작에 ‘소문난 잔치’라는 노래도 ‘아 이런 얘기를 할 때는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블랙아이드피스 ‘Pump it’ 같은 분위기에다 하면 더 재미있겠구나’ 해서 이런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하면 소울피쉬 형은 거의 제 머리 속에 있는 그림 그대로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에요. S: 오~ (전원 웃음) P: 아씨, 닭살 돋네. 아무튼 ‘My Piano’라는 노래도 그렇고 그런 식으로 하는 작업이 많은 것 같아요. S: 다른 아티스트랑 작업할 때랑 다른 점은 다른 아티스트들은 같이 작업할 때는 요구하는 게 되게 많거든요. ‘어떤 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이거랑 비슷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거랑 똑같이 했으면 좋겠다’ 그런 게 있는데 피노다인 작업할 때는 정말 제가 즐거워서 작업하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그냥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 게 많죠. 뭘 정해놓지 않고 말 그대로 손이 가는 대로. EP가 정말 그랬어요. 그래도 이번 앨범은 어느 정도 구상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예전에 처음 냈던 EP앨범 같은 경우는 정말로 손이 가는 대로 작업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안 좋은 소리도 들었어요. 조잡스럽다고. (전원웃음) [ALBUM] 피노다인(Pinodyne) - PISH! http://hiphopplaya.com/album/140810 H: 또 이 트랙에서 처음에 책 넘기는 소리가 나잖아요. 이게 저번 앨범이랑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셨어요. 이번 앨범과 저번 앨범 모두 RE를 달고 나온 트랙도 많고요. 계속 이어지는 느낌으로 구성하시고 싶은 건가요? P: 앨범 자체를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저는 어떤 얘깃거리를 풀어나갈 때마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제가 어떤 입장을 대변을 하면 그게 정답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항상 반대의 논리나 의견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거든요. ‘베스트 드라이버’라는 트랙을 만들어서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기사들도 못 볼 꼴 많이 보고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해서 ‘아 이런 얘기를 Re를 붙여서 하면 재미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허풍쟁이’란 트랙도 남들 앞에서는 제가 긍정적으로 말하고 꿈을 가지라고 하는데 그게 진짜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100%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좀 이상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진짜 현실은 조금 다르고 더 냉혹한 면이 있고, 저 역시 현실을 사는 사람이니까 제 얘기를 함에 있어서 허풍쟁이의 반대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Re를 붙이게 됐고요. 아마도 그런 시도들은 피노다인 앨범에서는 계속 할 거 같아요. 이번에 나온 트랙 중에서 또 어떤 게 다음 앨범에 될지 아직 생각해 놓은 건 없지만. H: 가사에 보면 나오지만 피노다인이 음악을 하는 이유나 그 느낌을 설명하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어떻게 만들려고 하셨나요? P: 저 같은 경우는 [PINOvation]의 연장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구성을 신경 쓰면서 아무래도 [PINOvation]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제가 느끼기에 [PINOvation]이 되게 잘 빠진 앨범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계속 그 연장이라고 생각했어요. 피노다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모습들이나 주제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이번 앨범이 저번 앨범이랑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기보다는 피노다인 색깔의 연장인 것 같아요. 저번 앨범까지가 저희가 ‘피노다인 이런 음악을 하는 팀’이다라는 걸 증명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앨범부터는 ‘이젠 우리가 어떤 음악 하는지 너희들이 다 알지 않냐’는 생각 가지고 작업했던 거 같아요. S: 전에부터 해왔던 펑키하고, 말랑말랑하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하기도 한 그런 분위기에서 좀 바꿔볼까 생각도 해 보고 상의도 해 봤는데, 그냥 우리 하던 대로 하자 해서 이렇게 나오게 됐죠. 그래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이도 먹어가면서 음악도 점점 차분해지고 세월이 지나면서 뭔가 달라지고 발전된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정성 많이 들인 앨범이에요. P: 소울피쉬 형 음악 확실히 이번에 나이 먹은 티가 나요. (전원웃음) 나쁜 의미가 아니고, 저번 앨범이랑 차별화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말했던 게 진짜 맞는 말이에요. 저는 저번 앨범이랑 하려는 바,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긴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형의 음악적인 면이 저번 앨범이랑 색깔이 많이 달라진 거 같거든요. 나이 먹은 티가 여러 면에서 나죠. S: 앨범마다 목소리가 점점 바뀌고 있죠. P: 저도 되게 많이 느끼고 있어요. [ALBUM] 피노다인(Pinodyne) - PINOvation http://hiphopplaya.com/album/159262 H: 그럼 피노다인이라는 건 유지하되 더 깊고 성숙하게? S: 그렇죠. P: 예, 그게 되게 의도적으로 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정말 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나이를 먹고 보는 것도 많고 생각하는 것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조금 가라앉게 되는 게 아닌가. 이러다 40살에는 무슨 음악 하려고……. S: 트로트. P: 트로트 무시해!? (전원 웃음) H: 다음 두 번째 트랙은 ‘걸리버 여행기 pt.1’입니다. Pt.1 이라고 써 있는데, 그럼 pt.2도 있는 건가요? P: 굳이 제가 파트1 이라고 썼던 이유는 계속 시리즈화 시킬 걸 암시하기 위해서 쓴 거예요. 걸리버 여행기라는 주제는 피노다인 앨범 만들기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애착이 많은 아이디어예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어떤 것을 비판하고 싶고 풍자하고 싶을 때 너무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보다 재미있고 위트 있게 풀어가는 게 더 펀치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정치인들이 어떤 공약을 거는 것보다 개그맨들이 한 번 정치적인 사안 얘기할 때 저희가 훨씬 더 잘 알 수 있고 더 박수 치게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도 계속 그런 시도들을 앨범에서 해왔어요. ‘베스트드라이버’나 ‘소문난 잔치’처럼 뭔가를 비판하고 싶은 트랙들은 다 분위기가 코믹하고 유쾌했거든요. ‘걸리버 여행기’라는 것도 제가 어떤 곳에 가면 제가 알고 있던 상식에서 벗어난 것들이 제 눈앞에 다 있는 거예요. 그런 것들에서 걸리버 여행기 생각이 딱 났었고,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들을 여기에 매치해서 쓰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그 주제 말고도 생각해 놓은 주제들이 되게 많거든요. 근데 어차피 한 노래에 그 얘기를 다 해 봤자 집중력도 떨어지고 하니까, 대신 이걸 시리즈화 시켜서 앞으로 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상식에서 벗어난 일들은 걸리버 여행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계속 풀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M/V] Pinodyne - 걸리버여행기 pt.1 (Feat. Evo)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1063 H: 이 곡이 마음속의 타이틀이라고 하셨다던데, 그럼 정식 타이틀은 따로 있는 건가요? P: 사실 타이틀곡 선정 방식이 기존에 있는 그 스타일이라면 자연스럽게 ‘쓰다’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그 노래가 가장 사람들이 좋아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고 회사에서도 예상했었거든요. 근데 저는 그렇게 뻔하게 가는 게 싫었고 두 번째로 그 노래는 너무 개인적인 노래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게 싫기도 했어요. 반면에 ‘걸리버 여행기’같은 곡은 주제 면에서 봤을 때 남들은 이런 식으로 안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도 피노다인이 지금까지 했던 것과 조금 다르기도 하면서도 누가 들어도 피노다인 음악 같으니까, 제 모든 기준에서 이 노래가 이번 앨범 설명할 수 있는 노래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해서 저는 마음속의 타이틀곡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H: 개인적으로 이 곡의 기타 프레이즈가 익숙하단 느낌이 들었어요. S: 아, 네. 표절입니다. H: 정말인가요? (전원웃음) P: 씨*, 표절했냐? H: 보통 샘플링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저번 인터뷰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도 샘플링을 하지 않으셨어요. 아직도 샘플링 작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S: 아, 그럼요. 턴테이블이 없어서 못하고 있습니다. (전원웃음) 진짜 턴테이블이 없어서……. P: 가난하게 작업합니다. 돈 있으면 술 먹으니까 돈이 있을 리가 있나. 근데 그 ‘걸리버 여행기’ 장르가 블루스인데 블루스 장르의 코드진행에서 엄청 특별하고 엄청 새로운 게 나오기가 힘든 거 같아요. S: 진행이 똑같기 때문에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P: 또 나머지 프로듀싱은 다 소울피쉬 형인데 기타 같은 경우에는 유일하게 세션을 받았어요. 그 노래에서 기타만 세션을 받았는데…… 그 형이 표절이네. S: 기타를 넣은 이유는 멜로디 느낌을 주려고 넣은 게 아니라 리듬적인 걸 주려고 넣었거든요. 기타가 있고 없고에 따라 펑키함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에 리듬악기로서 넣었어요. 또 블루스라는 장르의 묘미는 솔로에 있거든요. 그래서 솔로도 꼭 넣고 싶었고요. P: 표절이지 뭐. H: 샘플링 논란이 많은데 자유로우시겠어요. S: 네, 자유로운데…… 똑같으니 뭐……. (웃음) 샘플링도 되게 멋진 음악이죠. 재창조시킨다는 것 자체가. H: 되게 가까우신 분께서…… S: 아, 한국 힙합의 중심 P: 태풍의 눈. 범죄자야 범죄자. (전원웃음) 농담이야. 헤다 형 사랑해요. H: 인터뷰에 넣어도 되나요? (웃음) P: 괜찮아요. 항상 놀리고 있기 때문에. S: 별명이 많아졌어요. P: 서리헤다. H: 다음 세 번째 곡은 ‘캥거루’예요. 이 곡이 아마 싱글로 처음 나왔는데 어떻게 처음으로 내게 되셨나요? P: 사실 처음으로 싱글로 내려고 만든 건 아니었고 뉴소울(Nusoul)이 녹음하는 과정을 보면서 거기서 즉흥적으로 소울피쉬 형한테 제의를 했었어요. 이 정도면 첫 번째 싱글로 내도 괜찮겠구나. S: 앨범 내기 전에 싱글 선 공개는 저희가 계속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P: 네, 선 공개하자고 했는데 이 노래를 생각했던 건 아니었어요. 원래 생각했던 건 ‘pAin’이라는 노래였는데 그 노래가 굉장히 작업기간이 길어졌어요. 그러던 와중에 캥거루라는 트랙이 주제도 그렇고 노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피노다인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해치지 않으면서 또 세련되게 잘 빠진 것 같아서 싱글로 공개하게 됐죠. H: 여기서 제리케이(Jerry.K) 씨가 피쳐링인데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뽑았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로 적격이라고 생각하셨는지? P: 사실 제가 피노다인에서처럼 가사 주제나 스펙트럼에 대해서 고민하고 재밌게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는 건 제리케이 형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제리케이 형은 한국 힙합에 정말 필요한 엠씨라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뭔가를 계속 말해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부분을 끄집어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저 같은 경우에는 피노다인에서 어떤 주제를 얘기할 때 항상 유지해왔던 포지션이 같이 고민해보고 어떤 게 있다 말해주는 정도였는데, 노래 주제는 캥거루족에 대한 비판이니까 그걸 저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 엄한 선생님 느낌으로 쓴 소리 또는 약간 체벌 같은 느낌의 랩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건 제리케이 형이 적격이라고 생각했죠. 싸이먼디(Simon.D) 예전 믹스테이프에 ‘레이지 선(Lazy son)’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에서도 게으른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제리케이 형이 멋있게 했던 기억이 있었어요. 때문에 저는 캥거루라는 주제를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제리케이 형이랑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H: 특징적인 게, 이런 노래에서 비판을 하면 정말 비판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사를 보면 같이 손을 잡아주고 뛰어나가자는 긍정적인 내용이 있더라고요. P: 그야말로 제 취향이고 성향인 것 같아요. 무턱대고 비판하거나 꼬집고 마는 건 제 기준에서는 약간 재미없는 것 같고 또 이미 많았던 것 같기도 해요. 또 저라고 얼마나 완벽하겠으며 그런 말을 할 정도로 깨끗한 사람도 아니고. S: 엄청 더럽거든요. (전원 웃음) P: 그렇기 때문에 이제 너희도 할 수 있고 나오라는 말을 넣으려고 했죠. 또 저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공연을 많이 생각하고 거기에 자신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제가 공연장 위에서 혼내는 느낌이 아니고 ‘여기 서 있는 나도 너희랑 똑같았고 너희도 나오면 할 수 있다’는 느낌이었으면 싶었어요. ‘할 수 있다’는 걸 앨범 전체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캥거루란 곡도 자연스럽게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H: 그럼 네 번째 곡으로 넘어가 볼게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인데요, 이게 허클베리피 씨의 이름이 지어지게 된 계기에 대한 설명이라고 들었어요. P: 어, 정확히 말하면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소설보다는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허클베리 핀이라는 캐릭터가 제가 인상 깊었고, 참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시대가 많이 지나서 그 소설을 읽어본 친구가 많이 없을 테니까 설명을 하자면 서부개척시대 정도에 세계관에서 그때 애들은 너무 똑같은 삶을 살았어요. 직업군도 많지 않고 자기가 무슨 꿈을 꿀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다같이 아침기도 하고 식사하고, 뭐 일요일에는 멜빵바지 입고 구두 신고 교회 가고, 학교 가서는 또 똑같이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는데 유일하게 그 마을에서 자유로웠던 애가 허클베리 핀이라는 아이였어요. 그 아이는 부랑아였어요. 자고 싶을 때 어디 가서든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노래 부르고 싶을 때 노래 부르는 꼬마였는데, 그러다 보니까 애들한테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거예요. 아이들이 ‘아 나도 허클베리 핀처럼 하루만이라도 자유롭게 뛰놀고 싶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부모님들한테는 공공의 적이 되는 케이스죠. 그런데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면서 바지 크게 입고 ‘나 랩 할 거다’라고 말할 때 어떻게 보면 제 친구들한테도 제가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친구였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그러면 ‘그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날 안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허클베리 핀이라는 캐릭터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을 자연스럽게 허클베리 핀에서 피로 바꿔서 짓게 된 것 같아요. H: 노래 후반부에서는 계속 행복하냐고 묻잖아요. 그럼 두 분은 지금 행복한가요? 어떤 것들이 두 분을 행복하게 하나요? P: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거 할 때가 제일 행복했고, 제가 하기 싫은 거 할 때 항상 불안했어요. 그게 서른 살 먹을 때까지 똑같았고 여전히 계속 그렇게 살고 있어요. 전 안 바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미디어나 교육이 저의 그런 생각을 거세시키는 것 같고 환경이 사람들을 일반화시키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그렇게 살지 않았는데도 거지가 된 것도 아니고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잖아요. 저는 음악하고 맛있는 거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는 게 행복한 거예요. 근데 만약에 예를 들어 그렇게 해야 되는데 거기에 필요한 돈이 나이 들면서 예전보다 더 많이 든다면 그때 돈을 버는 거예요. 제가 돈 버는 건 다른 게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거 조금 더 재밌게 하기 위해서 돈 버는 거예요. S: 저는 아무래도 곡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까 누군가 제 음악 좋아해 줄 때가 행복하죠.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행복하진 않아요. (전원웃음) 작업 안 되고 그럴 때는 당연히 스트레스 받고 짜증나고 그렇죠. 작업 잘 될 때 행복하고 곡 좋아해 줄 때 행복하고 또 그냥 놀 때가 제일 행복한 거 같아요. P: 술 마시는 거 왜 말 안 해? H: 술을 많이 드시나요? P: ‘알콜램프’나 트위터 때문에 제가 그런 이미지가 강한데 진짜 술 좋아하는 사람은 소울피쉬 형이에요. 미친 사람이에요. 진짜 매일 술 먹죠, 그죠? S: 매일은 아니야. 근데 술을 먹을 때가 정말 행복해요. (전원 웃음) 술이 맛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랑 모여서 술 몇 잔 들어가면 분위기가 무르익잖아요. P: 그렇지도 않아요. 혼자 먹잖아. S: 혼자 먹을 때는 혼자 무르익어요. (웃음) 혼자 먹을 때는 혼자 재미있어요. 혼자 취한 기분이 좋아서 음악도 만들어보고 영화도 보고 쇼 프로도 보고 해요. 그럼 평소 맨 정신일 때 하는 거랑 다르거든요. P: 금방 죽을 거예요. 35살쯤에. S: 그게 유일한 행복인 것 같아요. (전원웃음) P: 알콜중독자지. S: 사람들이 만나서 커피 마시고 밥 먹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데, 저는 술 마시는 그 분위기 때문에 좋아해요. 모르는 사람도 금방 친해질 수 있잖아요. 중독자는 아니에요. 분위기를 좋아하는 거지. H: 다섯 번째 트랙 '오후2시'로 넘어갈게요. 자취생들의 쓸쓸함을 말해주는 트랙인데, 기획하고 진행할 때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S: 그런데 앨범 곡 중에서 유일하게 에피소드가 없는 곡이에요. H: 진심이 담겨 있어서 그런 건가요? S: 그런 거 같아요. 자연스럽게 자기들 생활을 말했기 때문에. P: 앨범전체로 봤을 때 앨범 구성을 생각하면 각 챕터가 있는데 한번 바뀌는 시점이 이 ‘오후2시’예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 ‘걸리버여행기’, ‘캥거루’에서는 제가 약간 뒤로 빠져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얘기, 이상적이거나 교훈적인 얘기를 하다가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도 한 번 주고 싶었어요. 어차피 현실이란 게 내가 말하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거 모두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오후2시’에서 자취생들이나 혼자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얘기하면 현실은 다르다는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 주제를 말하게 됐고요. S: 음감회 때도 얘기했지만 제가 싱글로 냈던 음악 중 [Soul Fish with HI-LITE] 앨범 중에 ‘Good Day’라는 곡이 있거든요. 그 곡을 헉피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는데 그런 분위기 비슷하게 한 곡 넣어도 괜찮을까 싶어서 한 곡 넣어본 노래예요. P: 제가 아까 주제를 생각하면 다른 노래가 떠오른다고 했잖아요. 그 노래가 ‘Good Day’였어요. 그래서 소울피쉬 형한테 ‘Good Day’ 같은 분위기면 이 주제가 어울리겠다고 해서 형이 만들게 됐죠. 굳이 하이라이트 멤버들을 참여시킨 이유는 일단 멤버들이 전부 각자 나와 살기도 했거니와 하이라이트 단체 곡으로 보여줬던 모습들이 강하고 진취적인 모습이었는데 우리도 똑같은 사람들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참여한 사람들 역시 똑같은 인생을 살고 밥 뭐 먹을지 그런 걸 고민하는 걸요. 또 하이라이트 단체 곡하면 떠오르는 분위기에서 힘 빼고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H: 하이라이트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P: 하이라이트는 5월쯤에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이미 녹음은 거의 끝났고 믹싱 단계로 접어들어서 뮤직비디오 회의를 하고 있어요. 앨범 후반작업 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컴필레이션으로 한 번 게임이 바뀔 것 같아요. 그리고 비프리(B-free)나 오케이션(Okasian) 또 새로 영입된 레디(Reddy) 같은 친구들의 위세가 확 높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H: 여섯 번째 곡으로 넘어가면 로또에 대한 얘기가 나와요. 꽤 특이한 소재인데요, 평소에 소재나 주제들에 대해서 고려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런 건 어떻게 정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회원질문 - www2058/김이삭) P: 저는 모든 것에서 다 영감과 영향을 받고 때로는 의도치 않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어요. 또 제가 바라본 것을 꼬아서 생각하면 어떨까라고 계속 고민하는 편이기도 해요. ‘The Lotto’같은 경우에는 전자 쪽이에요. 주변에 항상 매주 마다 로또를 사는 형이 있었어요. 사실 저는 처음에는 그 형이 이해가 안 됐어요. 확률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데 맨날 안 될 걸 알면서도 사냐고 그랬는데, 그거를 사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일주일이 기대가 되고 희망을 갖고 살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다는 걸 깨달은 다음부터는 ‘아 사람들이 이래서 로또를 사는 거겠구나’하고 조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어차피 삶이란 게 팍팍한데 그런 것도 없으면 너무 재미없지 않겠느냐는 제 머릿속 상상에서 시작된 노래죠. 저는 근데 실제로 사본 적이 없어요. H: 앨범 가사지에는 ‘The Lotto’ 가사가 조금 빠져있어요. 모든 가사를 직접 쓰다 보니까 그런 거 같아요. 재킷이나 가사지 디자인이 신선하고 특이해요. 누가 그리게 된 건가요? P: EP때부터 지금까지 명진이 형이라는 분이 재킷을 그려줬어요. 그 형은 제가 군대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제 소대에 분대장이었어요. 사실 군대에서 공통관심사 가진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제가 자대 처음 배치 받고 처음 들은 노래가 메소드 맨(Method man)이랑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가 같이 했던 'What's happenin'이란 노래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티 내니까 '어, 너 이 노래 알아?' 하면서 친해지고 예쁨 많이 받고 사회 나와서도 교류가 많았어요. 그 형이랑 EP때부터 한 게 저희 색깔이 된 거 같고 저희 재킷에 대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느낌이라든지 그런 게 있기 때문에 명진이 형이랑 계속 작업을 해왔고요. 재킷 보시거나 앨범 사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전부다 손으로 한 거거든요. 글씨도 다 그 형이 직접 손으로 쓴 거고요. 이번 앨범이 특히나 작업기간이 후반부에 타이트하고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명진이 형 같은 경우에도 우리 재킷만 그려줄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다른 일도 하셔야 되니까 그런 잔 실수들이... 많았던 거 같고 사실 그거를 바라보시는 입장에서는 변명할 거 없이 어쨌든 죄송한 일이죠. 더 좋은 퀄리티로 할 수 있는데 실수니까요. 근데 그 정도는 알아주셨으면 해요. H: 그림이 점점 닮아지시는 거 같아요. P: 진짜 대단한 게 저는 눈빛도 그렇고 앵그리 버드 닮은 것도 그렇고 생긴 게 특징 잡아내기 좀 쉬운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소울피쉬 형은 특징잡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되게 잘 그리더라고요. 누가 봐도 소울피쉬. 잘 표현해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H: 그럼 디자인 아이디어는 누가? P: 그림에 관해서는 EP때부터 일절 관여를 하지 않았어요. 제가 소울피쉬 형 프로듀싱 방법에 관여하지 않는 거랑 비슷해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안심하고 무조건 믿는 식이고 한 번도 그거에 대해서 실망시켜본 일이 없으니 이번 앨범도 그냥 맡긴 거죠. 다만 저희 트랙리스트 보여주면서 노래 들려주면서 이런 주제다 얘기하는 정도는 하죠. 그럼 그 형도 나름 머릿속에 구상해놓은 것들 표현하시면 그게 대체적으로 트랙들이랑 잘 묻는 것 같아요. H: 이제 로또 얘기에 이어서 스킷 이야기를 이어볼게요. ‘The Lotto’ 마지막 부분과 ‘토요일 밤(skit)’에서 연기를 하세요. 이 밖에도 허클베리피 씨가 뮤비에서도 자주 연기를 하는 걸로 아는데, 연기할 때 기분이 어떠세요? P: 저는 이걸 막 연기를 해야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까부는 게 워낙 습관이 되어 있고 그런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 해요. 앨범에서 진지한 트랙은 또 진지한 트랙 나름대로 많이 했으니까요. 제가 만약에 탤런트가 있다면 계속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데 스킷은 요새 앨범에 옛날만큼 있지 않고 없어지는 추세인데, 저는 예전부터 힙합 앨범 들으면 스킷 듣는 재미도 있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그리움, 향수도 있고 거기에 플러스 나름대로 그런 걸 표현 잘 하는 편이니까 스킷 같은 걸 계속 하는 편인 거예요. 뮤직비디오도 마찬가지고요. H: 아이디어나 대본도 직접 쓰신 건가요? P: 저는 스킷하면서 한 번도 대본 짜본 적 없어요. 그냥 다 애드리브예요. 스토리 라인 정도만 생각해놓죠. 전화가 와서 내가 받은 다음에 끊고 로또 방송 보면서 맞춰가는 과정 정도만 딱 생각해놓고 이후에 로또 추첨 방송 동영상 따와서 녹음하고 끝이에요. H: 이번 앨범에 스킷은 있는데 인터루드가 없더라고요. S: 네, 항상 앨범마다 인터루드를 넣었는데 이번엔 없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시간이 별로 없었거든요. 시간이 있었으면 한두 트랙 정도 넣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못 넣었죠. P: 인터루드가 전 앨범에서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 그럼 내 내 랩이 구리다는 건가? (웃음) H: 스킷에서 이어지는 트랙이 ‘손만 잡고 잘게’인데 샛별 씨의 랩이 화제에요. 어떻게 작업하셨나요? P: 전작에 ‘Good night’이란 노래도 그렇고 짝사랑이라든지 남녀 사이에 밤중에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라 같은 걸 얘기할 때 남자입장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여자도 인간이고 어차피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짝사랑도 여자입장에서도 써봤고요. ‘손만 잡고 잘게’도 처음에 제 벌스를 써놓고 보니까 이 드라마 안에 있는 여자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아예 여자 랩퍼를 섭외하려고 했는데, 제 기준에서 ‘손만 잡고 잘게’ 분위기를 제 머릿속에 있는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랩퍼가 없었어요. 랩을 못한다는 게 아니에요. 각자의 영역에서 랩을 다 잘하죠. 이를테면 졸리브이(Jolly.V)같은 경우에 제가 진짜 좋아하는 여성 랩퍼인데 '손만 잡고 잘게'라는 분위기를 잘 표현해 줄 것 같진 않았단 말이에요. 각자의 영역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그러면 어차피 내 머릿속에 드라마가 있고 또 항상 내가 표현해왔으니 랩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고 내가 쓴 가사에 어울리는 사람을 찾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 가사를 쓰고 첫 번째로 생각났던 사람이 샛별이에요. 그래서 부탁을 했고 되게 샛별이가 흔쾌히 허락을 해줬죠. 물론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까 고생도 많이 했죠. 그래서 옆에서 가이드도 많이 해줬고요. 아무튼 그런 작업에 큰 불만 없이 작업해준 샛별이한테 되게 고마워요. 저도 딱 만들어놓고는 사람들이 샛별이 랩 좋아하고 얘기 많이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H: “왜 귀찮게 굴어” 그 부분이 자연스러웠어요. P: 그 부분이 되게 재밌던 에피소드인데, 사실 그 부분은 실수였어요. 그 가사가 웃겼는지 자기 실수였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서 한번 끊겼어요. 그런데 그게 진짜 그냥 실제로 여자가 그렇게 얘기를 할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에 몇 번 녹음을 더 해본 것으로 비교하면서 듣는데 이게 아슬아슬하게 장난 같으면서도 한 번 분위기를 현실성 있게 끌어당겨 주는 부분인 거 같아서 계속 고민했죠. 처음에 소울피쉬 형이 고민이 많았어요. 이렇게 넣는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저는 좀 설득하는 편이었죠. H: 그럼 소울피쉬 씨는 반대하셨던 건가요? S: 반대라기보다 저도 되게 반반이었어요. 제대로 녹음된 트랙이랑 그 트랙이랑 계속 바꿔 들어가면서 고민 많이 했었죠. P: 어차피 다 랩이었으니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자연스러운 게 낫지 않겠냐고 저는 계속 설득을 했어요. 아무튼 그 부분은 재밌는 것 같아요. H: 피쳐링으로 많은 보컬 분들이 여러분 참여하셨잖아요.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나요? P: 만약 제 정규앨범이었다면 제가 아마 훅을 거의 다 했을 거예요. 그런데 피노다인으로 생각했을 때는 형의 프로듀싱 스타일이나 주제를 봤을 때 제가 표현하는 것보다 보컬들이 해주는 게 이 노래에 완성도 있게 만들겠다 싶은 트랙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른 앨범보다 훨씬 많은 보컬리스트들이 참여하게 됐어요. 그 사람들이 그 부분에 와서 적절하게 그 노래를 해야 그 노래가 완성되는 게 항상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어요. H: 그럼 보통 보컬 섭외할 때는 두 분이 같이 상의하시나요? S: 그렇죠, 많이 상의하죠. P: 실제로 한 노래를 만들면 처음부터 보컬이 딱 떠오르는 노래가 있기도 하고, 이 노래에는 누가 어울릴지 서로 상의해보다가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후자 쪽이 많았던 거 같아요. H: 아홉 번째 트랙은 ‘쓰다’입니다. 가사에도 나오지만 개인적인 트랙이라고 알고 있는데, 고민을 많이 하셨지만 싣게 됐어요. 싣게 된 계기는? P: 싣게 된 계기는 딱 하나였어요.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거든요. 저는 정말 많이 고민했거든요. 이 노래를 넣는 게 그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고, 누가 들어도 그 친구에 대한 노래니까. 근데 넣은 이유는 한가지에요. 완성도가 가장 좋았던 트랙 중에 하나였어요. S: 처음에 주제 상의할 때도 둘이 엄청 고민 많이 했었거든요. 서로 막 고민하다가 헉피가 그냥 이 내용으로 하겠대요. 근데 녹음하고 나더니 또 이제 후회가 됐나 봐요. 그럼 바꾸라고 했는데도 그냥 이대로 가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P: 근데 그 노래는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없더라고요. H: 물론 허클베리피 씨도 힘드셨겠지만 지켜보는 소울피쉬 씨는 어땠나요? S: 솔직히 저는 네…… 좀 안타… 안쓰… 안타… P: 안쓰럽겠지~ 왜냐면 그 노래는 아까 얘기했지만 불특정다수가 아니고 딱 한 사람에 대한 노래예요. 그 친구를 아는 주변 모두가 이 얘기를 알고 있고 다 안타까워했었거든요. 저도 그렇고 제 주변에서도 큰 사건이었어요. S: 근데 이 친구가…… 아니다. P: 왜 울라 그래? 형이 왜 그래? 나 좋아했어? (전원웃음) 이 노래에 대해서는 인터뷰에서 크게 말 안 하려고 했고 다른 인터뷰에서는 이 노래에 대해 노코멘트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계속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시간이 지나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또 그 이후에 그 친구가 그 노래를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대단히 말 안 하고 싶은……. H: 그럼 그 얘기에서는 벗어나볼게요. 김사랑 씨와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P: 사랑이 형 같은 경우는 저랑 같이 2008년에 디-리그(D-League)라고 같이 앨범을 했던 김낙싸움닭이라는 친구의 형의 친구였어요. 복잡한데, (웃음) 그러다 보니 김낙이란 친구가 사랑이 형한테 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또 추천했었대요. 그러다 우연히 만나서 술자리 몇 번 가지면서 좀 친하게 지냈죠. 이 노래는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한 순간 딴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이건 사랑이 형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들려드렸죠. 친분을 쌓았다고 했지만 엄청난 친분을 자랑할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S: 랩 가사를 되게 맘에 들어 하셨어요. P: 근데 그 노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들은 안 좋아할 수 없는 것 같아. S: 분명히 개인적인 얘기지만 누구나 겪어봤을 만한 감정이기 때문에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P: 사랑이 형이 지금 음악을 듣고 자라는 세대들은 잘 모를 수 있는 분이지만 저희 또래한테는 ‘Feeling’이란 노래에 대한 기억이 정말 강렬하거든요. 저도 사랑이 형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노래가 ‘Feeling’이에요. 아무튼 그래서 사랑이 형 녹음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녹음은 소울피쉬 형이 가서 받았고 저는 소울피쉬 형이 녹음된 트랙을 보내줘서 밤에 혼자 들었는데, 사랑이 형 노래 딱 나오자마자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와 내 앨범에서 ‘Feeling’을 부른 김사랑이 노래를 하고 있다니’ 했죠. 어떻게 보면 그렇게 돼서 이 노래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없어진 거 같아요. 주제적으로는 민감하고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사랑이 형이랑 작업을 한 건 재밌고 신기한 체험이었죠. 소울피쉬 형도 좋아했잖아. S: 술 먹고 노래방가면 항상 무조건 불렀죠. P: 사랑이 형이랑 친해지기 전에도 불렀어요. H: 축하 드립니다. P: 멋있는 일이에요. H: 열 번째 곡이 ‘벽’인데 이 곡도 많이 이야기가 돼요. 이게 실제 이야기는 아니라고 알고 있어요. P: 저는 피노다인 앨범에서 제가 하는 얘기들은 유독 제 얘기가 아닌 것들이 많았어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도 마찬가지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마찬가지고요. 이번 앨범에서 ‘벽’같은 노래도 그래요. 제가 어떤 걸 보면 ‘이 사람은 어떻게 살까’, 어떤 사건이 있으면 ‘이건 왜 벌어졌을까’ 같은 상상을 항상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런 상상을 하다 보니 그런 가사를 쓴 건지 가사를 쓰려고 하다 보니 그런 상상을 하는 버릇이 든 건지 어떤 게 먼저인지 헷갈리기는 해요. 저한테 두 살 터울 여동생이 있는데 몇 년 전에 여동생이 어렸을 때는 자기도 항상 콤플렉스, 자격지심 차별 받는 느낌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거예요. 커서 보니 아닌 거 같다고 얘기해줬는데 생각해보니 둘째 같은 경우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살 거 같은 거예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이. 그런 상상에서 시작됐던 노래예요. 둘째 많으니까 세상에 듣고 사람들이 모든 둘째들은 들으면서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H: 소울피쉬 씨도 둘째가 아닌가요? S: 예, 저는 심지어 외동이요. P: 참여해준 벤(Ven)도 외동이에요. 둘째가 없어요. H: '쓰다'도 그러고 '벽'에 보면 소울피쉬 씨가 가사에 참여하셨는데 어디에? S: 저 멜로디 부분이요. 멜로디 만들면서 입에 맞게 해야 하기 때문에요. P: 노래 대부분 훅 가사 같은 경우는 참여해준 보컬이 쓰지 않는 경우엔 거의 다 소울피쉬 형이 쓰거든요. 저는 워낙 랩을 많이 한 사람이라서 훅에서 제가 가사들을 정제시켜서 표현하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소울피쉬 형은 그런 쪽을 많이 했고 잘하는 거 같아요. S: 감사합니다. P: 아 칭찬하면 안 되는데. H: 그럼 혹시 곡에서 소울피쉬 씨가 이런 주제나 가사를 쓰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S: 아무래도 그 부분은 이 친구가 워낙 뛰어나니까, 저는 뭐……. 말을 해도 잘 안 들어요. (전원웃음) P: 감사합니다. 오늘 말 잘하네? H: 열한 번째 ‘RE허풍쟁이’인데요, 가사를 쓴 허클베리피 씨가 승부욕이 강하다고 들었는데 노래에선 열등감에 대한 얘기가 나와요. P: 저는 승부욕이 세니까 열등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것에도 승부욕 없고 여유가 있으면 굳이 열등감 느낄 필요가 없죠. 어쨌든 저는 제가 다 잘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트위터 보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위닝 얘기하면 제가 진 얘기 안 쓰잖아요. 실제로 잘 안 지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프리스타일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친구 한 명이 프리스타일을 정말 잘 했어요. 당연히 걔가 나보다 더 재능이 많았기 때문에 잘 한 건데 저는 그게 용납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잠 못 자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면 계속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잘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항상 제가 관심 갖고 지켜보고 흥미로워 하는 건 잘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장벽을 하나 넘어서면 또 하나의 장벽이 또 있잖아요. 그럼 그거에 대한 열등감을 또 갖게 되는 거예요. 성격이 그런 거 같아요. 그게 큰 단점이자, 어떻게 보면 계속 발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장점 같아요. 그래서 항상 앨범에서도 그렇고 부정적인 얘기 안 하려고 하는 편이고 실제로도 그런 편이에요. 그런데 저도 인간인데 어떻게 그렇게만 살겠어요. 당연히 저도 세상 살아가는 보통 남자들처럼 자리에 누우면 눈 말똥말똥하게 뜨고 하는 여러 가지 고민들이 너무 많죠. 어쨌든 저는 제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고 남들한테는 얘기 많이 안 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게 말을 안 하다 보니까 안에서 썩고 있는 게 있는 거 같았어요. 한번은 트랙에서 이런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RE허풍쟁이’ 가사는 피노다인 앨범에 실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피노다인에서는 그런 얘기를 안 했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작업물로 생각하고 있던 노래인데 이 앨범에 넣게 된 이유는 ‘쓰다’, ‘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다음에 나오는 트랙이 한 번에 모든 걸 해소해주고자 하는 느낌을 더 극적으로 주기 위해서 ‘RE허풍쟁이라’는 노래를 넣게 됐죠. H: 그럼 소울피쉬 씨는 그런 느낌을 받으신 적 없으셨는지? S: 항상 열등감이야 있죠. 요새 나오는 음악들 많이 듣다 보면 잘하는 사람 많잖아요. 제가 하는 장르도 아니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런 거에서 열등감을 받아요. 저는 게임 같은 거에서는 승부욕은 그렇게 없는 편이거든요. 지면 지는가 보다, 이기면 어 별거 아니구나 하죠. P: 위닝 하는 거보면 알 수 있어요. S: 항상 돈은 제가 내요. 근데 곡 작업에서는 경쟁심이 많은 거 같아요. 정말 누구나 잘하고 싶어하잖아요. 저는 할 줄 아는 게 음악밖에 없는데 잘하고 싶은 건 당연한 거 같아요. P: 예술 하는 사람들 누구나 열등감 있는 거 같아요. 근데 그게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 그건 거 같고 저는 유독 그게 좀 센 것 같아요. 나이 먹으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여전하더라고요. 성격 같은 건 크게 바뀌는 거 없나 봐요. H: 그 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허풍쟁이는 사실 내가 듣고 싶은 노래였다. P: 그렇죠. ‘허풍쟁이’란 트랙도 그렇고 항상 노래로써 남들 공감하고 위로하는 가사를 썼던 거 같은데 제가 그러다 보니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은 적은 많이 없던 거 같더라고요. 물론 실제로 만나거나 SNS 통해서 응원해주는 사람은 고마우나 현실적으로 내가 진짜 목소리를 체감하고 믿어주는 사람들한테 들은 건, 가족 외에는 많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투정이라고 생각해요. ‘RE허풍쟁이’ 같은 경우는 조금 무거운 투정. S: 굉장히 우울하죠. 저도 잘 안 쓰는 코드진행이에요. P: 제가 일부러 부탁했었어요. 이건 무조건 우울한 느낌으로 S: 되게 어색했어요. 근데 되게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주변에서도 되게 좋다고 그랬고요. 우울한 노래도 되게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또 제 여자친구가 ‘RE허풍쟁이’를 제일 좋아해요. 되게 의외였어요. P: 처음 트랙리스트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했었거든요. 왜냐면 허풍쟁이라는 트랙에서 얘기했던 주제도 그렇고 크루셜 스타(Crucial Star)가 참여한 것도 있었으니까요. 아마 허풍쟁이의 연장이라고 사람들이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근데 180도 다른 이야기였죠. 그래서 초반에 걱정을 좀 했으나 역시나 사람들이 느끼는 감성들은 어차피 다 비슷하단 걸 이번 앨범 내고 사람들 반응을 보면서 깨닫고 있습니다. H: 열두 번째 곡이 ‘pAin’이에요. 뮤직비디오가 제이팩토리(Jayfactory)에서 만들어졌어요. P: 저는 제리케이 형 월요병 뮤직비디오를 인상 깊게 봤어요. H: 참여도 하셨죠? P: 네 정말 우연히 제이팩토리가 했던 최근작들, 아날로그 소년 ‘택배왔어요’도 그렇고 제리케이 형 ‘월요병’도 참여했어요. S: 다 나오나 봐. 스킷이든 카메오든. P: 그냥 미친 새끼라고 해. S: 미친 새끼야. P: 이거 넣어주세요. (전원웃음) 그러다 보니까 뮤직비디오 생각했을 때 제이팩토리가 생각났어요. ‘pAin'이라는 노래 딱 가사 쓰고 노래 만들면서도 아까 말했듯이 한꺼번에 다 그려졌어요.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어떤 분위기일지도 항상 생각을 하는 편이거든요. ‘pAin'은 이런 식으로 찍어야겠다고 생각이 했을 때 제이팩토리랑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찍게 됐어요. S: 또 저희 첫 뮤비죠. P: ‘Nightingale Film’이란 뮤직비디오도 있었지만 저희가 실제로 얼굴이 등장하는 피노다인의 뮤직비디오는 처음이었어요. 저는 물론 'Man in Black'이나 'I'm sorry'나 ‘Rap Badrhari’ 서 출연했으나 소울피쉬 형과 제가 피노다인으로 등장하는 건 첫 번째 뮤직비디오였어요. 그래서 신경 많이 썼던 거 같고요. 제이팩토리도 저희 노래의 의도라든지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 같은 걸 알아가려고 회의도 많이 했어요. 제이팩토리가 뮤직비디오 찍은 던 것 사상 제일 많은 시간을 썼어요. 4일 동안 찍었거든요. 저희가 생각했던 그 그림 이상이 나온 거 같아요. [기사] 피노다인, 수록곡 'Nightingale Film' M/V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6627 H: 제이팩토리에서 허클베리 씨 되게 좋아하는 거 같아요. P: 남자가 좋아해서 전 별로인데. (웃음) 농담이고, 저도 그 얘기 직접 들었는데 일단 너무 고맙죠. 고맙고 제이팩토리가 추구하려는 바가 피노다인 음악이랑 맞는 거 같아서 제가 생각하기엔 ‘pAin’이나 피노다인의 다른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도 제이팩토리랑 해보지 않을까 했어요. H: 또 뮤직비디오에 올티(Olltii) 씨랑 비프리 씨가 나오시잖아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P: 일단 뮤직비디오에서는 각자 다른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을 섭외해서 애기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회의를 했어요. 복서는 제이팩토리의 아이디어였고 랩퍼는 제 아이디어였는데,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카메오들이 그 두 명이었어요. 비프리 같은 경우는 실제로 복싱도 배우고 있었고 워낙 강한 이미지가 있었기에 이런 복싱 씬에 까메오로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올티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제가 유독 특별하게 생각하는 신인 뮤지션이기도 하고 또 프리스타일 랩퍼의 직계니까 항상 많이 챙기려고 했어요. 또 뮤직비디오에서 그 친구가 연기를 했을 때 제가 가사 쓴 거라든지 그런 모든 것이 잘 표현이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또 분신 공연에서 제가 마이크 스웨거(MIC SWAGGER) 때 쓰고 나왔던 밀짚모자를 그날 올티한테 줬거든요. 그런 게 뮤직비디오에 나오기도 하고 하면서 올티가 했을 때 가장 예쁜 그림이지 않을까 해서 참여시키게 됐습니다. H: 이 뮤직비디오를 먼저 만든 이유도 궁금해요. P: 이건 뮤직비디오 이전에 노래를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었어요. 아까 얘기했던 선 공개 트랙으로 생각했던 곡이에요. 사실 [PINOcchio] 앨범이 작년에 나왔어야 하는 앨범이었거든요. 근데 욕심도 많아지고 스케일도 커지고 하다 보니까 뒤로 밀리게 됐는데, 작년 한 해가 저를 비롯해서 주변사람들이 다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노래로 위로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고 그게 영상이랑 같이 했을 때 훨씬 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제 뮤직비디오로도 체감을 했으니까 반드시 ‘pAin'은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싶어서. 아무래도 영상이랑 같이 있으면 각종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 더 많이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꼭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 들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M/V] Pinodyne - pAin (Feat. Junggigo)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10734 H: 가장 먼저 작업했는데, 가장 늦게까지 작업한 곡이라고 들었어요. 이유가 있었나요? S: 일단 수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후렴을 어떻게 가야 할까?’, ‘코드를 어떻게 바꿀까?’ 하면서요. 정말 애먹었던 곡이에요. 재녹음도 몇 번 했었을 거예요 아마. P: 저는 개인적으로 녹음하면 재녹음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근데 ‘pAin’은 정말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 트랙에 욕심이 많아서 그랬던 거 같아요. H: 얼마나 걸린 건가요? S: 이 앨범의 첫 작업이 ‘pAin’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앨범이 완성되기 전까지 녹음 수정 했던 거 같아요. P: 따지자면 거의 2년 정도? 1년 여가 맞겠네요. H: 드럼도 특이하더라고요. S: 저는 별로 특이하다고 생각 안 했거든요. 그런데 ‘드럼이 왜 그러지?’ 이런 사람도 많았고 제 주변에서도 ‘드럼을 왜 이렇게 한 거야?’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또 어떤 때는 댓글 보는데 드럼이 붕 뜨는 거 같다고도 하고요. 하여튼 그런 말이 있었는데 저는 특이하다고 생각 안 했거든요.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가? P: 저도 랩 하면서도 기존 소울피쉬 형 노래 위해서 랩 하던 거랑 좀 다른 느낌은 많이 받았어요. 유일하게 소울피쉬 형이 제 랩에 한 번 피드백 줬던 노래가 ‘pAin’이에요. EP부터 시작해서 모든 노래 통틀어서 한 번이에요. ‘pAin’이라는 노래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저는 하면서 드럼 좀 특이했던 거 같아요. 많이 들어서 그런 걸 거예요. 아니면 진짜 이상하든지. S: 그냥 평범하게 안 하려고 그렇게 했던 거기도 하고……. P: 이상한 거지. S: 자세히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건반 같은 경우도 계속 똑같이 안 갔거든요. 다 조금씩 리듬도 다르고 계속 일부러. 작업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바뀌고 바뀌고 해서 그런 거 같아요. 처음엔 비트가 이렇지 않았거든요. 굉장히 단순했던 비트였어요. 이것도 다른 사람 주려고 만들고 있던 건데 아직 안 들려준 상태에서 헉피가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P: 제가 여기저기서 몇 번 말했던 거 같은데 소울피쉬 형은 다른 사람 노래 줄 때 그 노래가 진짜 좋아요. (전원웃음) 정기고 형 ‘BLIND’도 그렇고, 루피의 ‘편지’라는 트랙도 그렇고 제가 정말 맘에 들었거든요. 가까운 예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트랙도 원래 다른 랩퍼한테 가려고 했던 노래였어요 S: 갔었어요. P: 네, 심지어 갔었어요. 전 앨범에는 그런 게 없었을 거예요. 근데 이번 앨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앨범에 실릴 예정이고. 이 트랙은 정말 우리가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조심히 얘기해서 다시 가져온 기억이 있어요. H: 그럼 이 곡이 이 앨범의 주제를 말해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P: 트랙적인 느낌으로는 아닌 거 같아요. 소울피쉬 형이 생각하는 다른 트랙도 있을 거고요. 가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개성 있고 앨범을 표현하는 노래는 다른 노래 같은데, ‘pAin’은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이기는 해요.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은 거고요. 피노다인 앨범은 저번 앨범들도 그렇고 한 노래가 그 앨범을 설명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거 같아요. 저희는 유독 앨범 만들면서 싱글이나 타이틀곡 선정하는 것에서 굉장히 애먹고 있어요. 트랙들 고유의 메시지나 색깔이 너무 달라서. S: 다 밋밋해서 그런가? P: 응 밋밋해서 그런 거지. S: ........... P: 귀찮냐!? (전원웃음) H: 가사를 쓰면서 허클베리피 씨가 자기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고요? P: 제가 작년이 아홉수라는 이름 하에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서른 넘어와서 올해는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근데 앨범이 미뤄지고 앨범 후반부에 이 지면에 다 담을 수 없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너무 지치는 거예요.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다른 데서 일들이 생기니까 회의감도 많이 들고 ‘앨범 내는 게 내게 어떤 큰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앨범 만들면서 좀 들었었어요. 지금 앨범 나온 지 한 2주 정도 됐는데, 저는 그 앨범에 모든 걸 다 쏟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거든요. 근데 이 트랙의 가사를 가장 처음에 썼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옛날에 만들었던 트랙이었으니까 앨범 수록 곡 모니터 중에서도 가장 안 들어 보게 되는 노래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듣는데 내가 누구한테 위로하려고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허풍쟁이’랑 마찬가지로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됐던 거 같아요.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H: 이제 마지막, 열세 번째 트랙인데요, ‘고마워서’ 라는 트랙이에요. 아무래도 가사를 처음 받았을 때 닭살이 좀 돋았을 거 같아요. P: 쌍화점? S: 이 가사를 예전에도 한 번 들었어요. 뭐였는지 녹음할 때 한 번 했었거든요. 가사에 제 이름이 들어가고 한다는 게 싫지는 않은데 그런 거 있잖아요, 쌍화점 느낌 나고. (전원웃음) P: 성격인 것 같아요. S: 되게 고맙고 좋죠. 노래도 되게 잘 나왔고요. 앞에 스킷이 너무 길었지만. P: 아니 근데 그 스킷은 항상 얘기하지만 그 노래에 꼭 있어야 되는 스킷이에요. 그 노래에 꼭 있어야 해요. 무조건 형 목소리를 넣고 싶었거든요. H: 그 스킷도 스튜디오에서 연기 하신 건가요? P: 그것도 대본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제가 아이디어를 얘기를 했죠. 첫 번째 벌스에 형한테 하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회상하는 뭔가가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말 그대로 그냥 스튜디오에서 마이크 앞에서 앉아가지고 녹음한 거예요. 진짜 오글거려서 더 이상 녹음 못하고 끝냈죠. S: NG, 편집 그런 거 없이 그냥 한 거예요. H: 제가 알기로 대학교 때부터 같이 했다고 들었는데 두 분이 만난 지 얼마나 된 건가요. P: 대학교 2007년이었으니까 햇수로 6년 된 거네요. H: 첫인상이 어떠셨어요? S: 첫인상은 그냥 ‘아 힙합 하는 친구구나’ 그랬죠. 그 때 헉피가 옷 엄청 크게 입던 그 시기였어요. (웃음) 그리고 그 며칠 뒤에 랩 하는 거 보고 많이 좋아했죠. P: 조금 더 싫어했어요. 지금 말한 거 보다. S: 싫어했다기보다는 신기했어요. 힙합 좋아하는 친구가 내 음악을 듣고 말 걸어줬다는 게 되게 신기했었죠. P: 말 걸었다는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하자면 제가 전역하고 복학했었는데 2학기 때 첫 번째로 들어갔던 수업이 앙상블이에요. 실용음악과는 전공 발표수업 같은 게 있는데 그걸 앙상블이라고 해서 자기 전공을 교수들이랑 학생들 앉아있는 데서 발표하는 거에요. 예를 들어 기타 치는 친구는 밴드를 꾸려서 창작곡이나 기성곡을 하든지 그런 식으로요. 근데 제가 그 수업을 갔을 때 형의 발표수업 시간이었어요. 형이 자작곡을 밴드로 연주했었거든요. 그때 진짜 인상 깊었어요. 그 당시까지만 해도 실용음악과에 흑인음악 좋아하는 친구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펑키한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신났어요. 제가 누구한테 먼저 가서 말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게 됐어요. ‘노래 잘 들었고 나 복학했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당연히 반갑게는 안 보였을 거예요. 왜냐면 그 때 형은 제 랩을 몰랐거든요. 그런데 제가 제 발표 시간에 다 죽여버리고 형도 그냥 쌍화점. (전원웃음) S: 항상 그 뒤로 제가 자작곡 하거나 연습을 할 때 항상 랩이 들어갔던 거 같아요. 제가 새로 만든 곡 있으면 들려주고 했죠. H: 소울피쉬 씨가 원래 힙합을 ‘존*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S: 저 원래 힙합 되게 좋아했어요. P: 갱스터예요. S: 저 막 랩 가사도 썼어요. 군대 있을 때는 정말 할 게 없잖아요. 노래를 많이 들어 볼 수도 없으니까 저는 항상 가사를 썼거든요. 그만큼 랩 되게 좋아했어요. 야야. (노홍철 톤으로) P: 야야라니. 그래서 저희 앨범에 수록했던 ‘Love is pain’이나 ‘Music makes me high’ 같은 노래는 다 학교에서 먼저 만들어졌던 노래였어요. 물론 그때는 다른 친구가 불렀죠. ‘Music makes me high’ 같은 경우에는 당시에도 이아시가 불렀고 가요제도 나갔어요. 가사만 달랐죠. [기사] 소울피쉬, 'What We Do (Feat. HI-LITE)' M/V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8755 H: 오글거리는 질문을 드리자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S: 위닝 친구? H: 진짜 자주 하시나 봐요. S: 위닝을 엄청 좋아해서요. P: 저한테는 위닝 친구 아니에요. 맨날 이겨서 재미 하나도 없어요. 농담이고요. 근데 저희는 진짜로 서로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친근하게 힘들 때 힘내라고 잘 못해요. 서로한테 오글거리고. S: 진짜 둘이 같이 놀러 가 본 적도 없어요. 진짜 손에 꼽을 정도예요. P: 둘 다 술 좋아하는데 같이 먹지는 않아요. 근데 어떻게 보면 그래서 지금까지 앨범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원 프로듀서 원 엠씨 체제가 이렇게 오래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각자 다른 꿈이 있고 꿍꿍이가 있으니까. 근데 오히려 그런 것들이 노래로 표현이 돼버리고 하니까. 저 같은 경우에도 ‘고마워서’ 같은 경우에도 강우 형한테 고맙다고 한다든지 팬들한테 고맙다고 한다든지 잘 못하거든요. 근데 그 노래를 통해서 하게 되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H: 소울피쉬 씨는 정말 위닝 친구로 끝난 건가요? S: 아, 생각해 본 적이 많이 없어서… P: 그냥 동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무미건조한 느낌의 동료는 아니고요. S: 이제는 제 음악이랑도 정말 잘 맞는 친구고, 점점 더 맞아가고 P: 그 말이 진짜 맞는 거 같아요. 내가 하려는 거에 가장 잘 맞춰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같이 할 수 있고 앨범도 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S: 만약에 지금 이 친구 말고 원 엠씨 원 프로듀서를 하든, 원 보컬 원 프로듀서를 하든 그렇게 해볼 생각 없냐고 하면 저는 자신이 없거든요. 누군가를 하나 꼽아서 그렇게 할 자신이. P: 저는 다른 프로듀서랑도 해보고 싶은데 (전원웃음) S: 야이! P: 끝까지 들어야지 한국말은. 근데 그건 피노다인은 절대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H: 두 분이 아무튼 따로 작업은 하시잖아요. 그럼 피노다인에서는 이건 피노다인의 색깔로 남기고 싶다 싶은 게 있나요? P: 저는 일단 세 장의 앨범으로 그걸 다 얘기하는 거 같아요. 우리는 이런 음악 하는 사람들이고 이런 음악 했던 사람들이고 이런 음악 할 것이다. S: 그건 정말 앨범이 말해주는 거 같아요. 저희가 자유스럽게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 P: 이 앨범이 그 시기나 그 세상에 탑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랩퍼로서 랩 게임에 있는 허클베리피로서 당연히 랩 잘하고 싶고 죽이는 앨범 만들고 싶은데 피노다인은 그렇게 접근하지는 않는 거 같아요. 다만 조금 욕심이 있다면 그 시대에 사람들한테 꼭 필요한 앨범으로는 기억되고 싶어요. 트랙도 그렇고 앨범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 생각들이 항상 주제 선정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거 같아요. H: 허클베리피 씨 보면 작업하실 때 피노다인에서는 ‘Rap Badrhari’같은 트랙은 안 하시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분리가 이어질까요? P: 저는 딱 분리라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Man in Black] EP 낸 시점부터 분리하는 단계였어요. 힙합은 작법뿐만 아니고 태도가 많은 것을 결정하고 퀄리티를 유지하고 보장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피노다인 작업할 때는 힙합의 마인드로 작업하진 않거든요. 흑인음악이고 내가 랩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 할 수 있는, 또 그런 면에서 그걸 가장 잘 받쳐줄 수 있는 작법을 하는 사람이 소울피쉬기 때문에 피노다인은 그런 식으로 한다고 생각을 하는 거고. 또 제가 보고 듣고 자라면서 힙합 멋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분명히 있잖아요. 그런 걸 하기 위해서 분리를 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간혹 둘 중에 하나만 해야 허클베리피로서의 색깔이 뚜렷한 게 아니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진짜 그거에 대해서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잘하는 게 있으면 저는 다 잘하고 싶고 하고 싶거든요. 다만 모든 걸 뭉뚱그려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거죠. 그래서 분리라는 표현을 쓰는 거예요. 저는 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힙합의 모습이 너무 확실하게 머릿속에 있어요. 그런 걸 잘 표현하기 위해서 피노다인은 오히려 그런 식으로 생각을 안 해버리면 피노다인은 피노다인대로 더 좋은 게 나오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Rap Badrhari’나 그런 것들은 멋있게 할 수 있는 거고. 앞으로 그런 작업들은 더 심화가 될 거 같아요. 제 앨범으로 나오는 것들은 많은 얘기 안 하고 힙합만 하는 앨범이 될 수도 있는 거고 피노다인 계속 이런 체제를 유지하는 거. 결국 이게 힙합을 무시해서 분리가 아니고 힙합을 너무 좋아하고 마음속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분리할 수 있는 거고 그와 별개로 피노다인으로 할 수 있는 거는 저는 지금 옛날에 비해서 씬에서 피노다인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 많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반드시 있어야 할 포지션이라든지 이 시대에 반드시 있어야 할 앨범이라는 게 그럴수록 더 명확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피노다인 같은 걸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중요한 거는 좋아야겠고 제가 잘 해야겠죠. 이렇게 말하고 못하면 거기서 들어오는 피드백이나 비판 같은 거는 당연히 제가 달게 받아야 하는 거죠. 근데 제가 잘하고 있는데 음악관점에서 벗어난 다른 얘기로 치고 들어오는 저한테는 별 의미 없습니다. 또 뭔 얘기 하다 제가 흥분을 해서… S: 몰라. [기사] 허클베리피, 새 싱글 'Rap Badr Hari' M/V 공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8840 H: 그럼 소울피쉬 씨도 그런 게 있나요? S: 글쎄요, 저는 따로 분리보다는 여러 장르를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게 많지 않네요. 발라드를 만들 수도 있는 거고 락음악을 만들 수도 있는 거고. P: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그거를 하는 건 정말 맞는 거죠. 그런데 만약에 자기가 잘하는 게 다른 걸 침해해서 대표하고 있던 걸 다른 모습으로 뭉뚱그려지면 그때부터 어긋나게 되는 거죠. 쌈디를 예를 들어보면 예능에서도 되게 잘하잖아요. 저는 쌈디 예능 보면 되게 재미있거든요. 근데 그 모습들이 음악 하는 거에 있어서 해를 끼치거나 그런 게 거의 없잖아요. 자기 앨범에서 곤조 있게 랍티미스트랑 앨범하고 슈프림팀으로 트랙 만드니까요. 다 자기가 잘하는 게 있으면 그건 다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피노다인 하는 거고. 제가 그런 쪽으로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H: ‘고마워서’에 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 실화인가요? P: 네 다 실화예요. 어떤 공연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여학생이었어요.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허풍쟁이라는 트랙을 듣고 되게 감명 받아서 만들게 됐다면서 명함을 건네준 적이 있었어요. 제가 허풍쟁이에서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일단 너의 꿈이 있다면 속으로 감춰두지 말고 그게 허풍이어도 좋으니까 계속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다만 그걸 위해 노력을 해야 진짜로 바뀐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걸 듣고 자기가 디자이너 누구누구 해서 명함을 만들어서 온 거예요. 아직 학생인데 나도 언젠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이런 명함을 만들어봤고 이걸 누구보다 나한테 먼저 주고 싶었대요. 그래서 그 에피소드가 제게 되게 의미 있었고 제가 계속 이런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에피소드였거든요. 그래서 그 애기는 ‘고마워서’라는 트랙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했었어요. 넣고 나서 얼마 전에 SNS로 자기가 그때 그 친구라고 멘션을 보냈던 기억이 있어요. 되게 뿌듯했어요. 그 친구가 실제로 디자이너가 됐는지 안됐는지는 일부러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연락이 되고 명함을 준 자체가 저한테는 되게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H: 소울피쉬 씨는 이야기 듣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P: 그 때 내가 형한테는 특별히 안 했어요. 둘이 별로 안 친해요. S: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전원 웃음) H: 그럼 특별히 기억에 남는 편이 없으신가요? S: 저는 팬이 되게 없는 편이에요. (전원 웃음) P: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공연하면 피노다인 이름으로 가도 어차피 공연하는 건 저고 특별히 밴드구성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소울피쉬 형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는 경우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 피드백은 제가 많이 받는 편이긴 하죠. S: 더 슬픈 건 피노다인이라고 검색하면 연관검색어가 뜨잖아요. 근데 소울피쉬는 항상 없었거든요. (전원웃음) 재지팩트(Jazzyfact), 팔로알토(Paloalto), 이루펀트(Eluphant)... P: 이루펀트가 있는데 소울피쉬가 없어? S: 저는 항상 없었어요. H: 섭섭하지 않으세요? S: 이건 당연한 거니까 예전에는 그런 거 없었거든요. 앞에 나가서 하는 플레이가 아니다 보니까 이건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죠. 클래지콰이(Clazziquai)나 허밍어반스테레오(Humming Urban Stereo)도 보면 그렇잖아요. 검색해보지 않는 이상 누가 누군지 모르고요. 근데 막 헉피한테 섭섭하다기 보다 그냥 혼자 짜증나는 거죠. 그냥 뒤에서 곡이나 만들어야죠. H: 그럼 분위기를 이어나가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S: 많이 들어주시는 팬도 없지만 (전원 웃음) 저희 음악이 됐던 다른 음악이 됐던 음악은 분석하는 것도 필요에 따라 있겠지만 1순위가 즐겁기 위해 듣는 거니까 그냥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항상 더 좋은 음악 할 거니까 많이 들어주셔야지 오래 음악 할 수 있거든요. 앞으로 헉피 솔로물이나 제 솔로물이나 다른 아티스트와의 작업이 됐든 항상 기대해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까지만 말고요. (전원 웃음) H: 그럼 소울피쉬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S: 아 저를 뭐 굳이 아실 필요는 없어요. (전원 웃음) 알아 봤자 나오는 것도 없고 트위터도 잘 안하고 그냥 제가… 제가… P: 울지마, 울지마. S: 저는 이상입니다. P: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재미있으니까 음악을 하거든요. 그게 처음과 끝이었어요. 근데 거기서 팬들의 비중이 더 많아지긴 했어요. 물론 재미가 우선이지만 그것만큼 커진 게 팬들이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에요. 노래에도 썼지만 그냥 음악 좋아서 시작해서 음악 만들고 있는 우리 음악을 누군가 좋아해준다는 건 가끔 생각해보면 되게 신기한 경험이에요. 누가 해보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고맙죠. 공연장 와서 소리질러주시는 분들부터 시작해서 티 안내고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시고 앨범 사주시는 분들까지. 그런 분들 아니면 음악을 하는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물론 제가 재미있어서 계속 랩은 하지만 랩은 해도 음악활동을 하는 의미는 진짜 없을 거 같거든요. 그분들이 있으니까 음악 할 수 있는 거고요. 요새 들어서 조금씩 조금씩 고맙다는 말 하고 있는데 진심으로 고맙고 ‘고마워서’라는 트랙은 오로지 다른 사람 아니고 팬들 위해서, 그리고 강우 형 한 10%...12% 생각해서 만든 트랙이니까 그 트랙 딱 들어보시면 저희가 말하려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진심이 담겨있을 거예요. H: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랐네요. 5월 4일 쇼 케이스 준비하고 계시죠? P: 네, 저희 라이벌이 스눕독이 됐네요. 그래서 저는 이제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랩퍼가 스눕으로 바뀌었어요. (웃음) 농담이고. 하여튼 분신도 그렇고 하이라이트 공연 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는 진짜 공연 자신 있어요. 사실 제가 프리스타일도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잘한다고는 말 못해요. 올티란 친구도 있고 잘하는 친구들 많은데, 장담할 수 있는 건 공연은 제가 제일 잘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장담하거든요. 거기다 쇼 케이스에서 들려주기 위해 그 전 공연에서는 아직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캥거루’를 제외하고는 아직 한 곡도 안 들려드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신곡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니까 많이 와주세요. 저는 더 많은 돈이 아니고 저는 저희가 잘한다는 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뿐이에요. 한 번 보면 돼요. 저희는 다른 거 바라는 거 아니에요. 저희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그냥 한 번 들어보면 되고 공연도 한 번만 보면 돼요. 그 이후에는 저희 계속 지지해주는 사람으로 만들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 같고요. 그게 아니었으면 [PINOvation]이 지금까지 팔리지는 않을 거고 분신이 사람 그렇게 많이 오진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한 번이면 돼요. 속는 셈 치고라도 쇼케이스 오시면 정말 정말 재미있을 거예요. 진짜 자신 있어요. H: 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P: 제가 항상 공연을 했고 소울피쉬 형은 무대에서 보이지 않았지만 이 공연에서는 소울피쉬형도 건반 처음부터 끝까지 쳐 줄 거예요. 또 신곡들을 저도 처음 공연해보는 거니까 제가 ‘걸리버 여행기’를 하면 분위기가 어떨지 ‘고마워서’를 하면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생각해보면 저도 설레는 부분이 있거든요. 여러분들 노래 들어보신 분들은 제가 공연장에서 어떤 표정으로 어떤 무대를 할지 생각하고 상상하시면 더 오고 싶은 마음에 불을 당기지 않을지. [05/04] PINODYNE 'PINOcchio' SHOWCASE http://www.hiphopplaya.com/store/75313 H: 네, 감사합니다. P, S: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HIPHOPPLAYA.COM 인터뷰 편집 | 김현우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 Diamond Head Studio (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관련링크 | 허클베리피 트위터 (https://twitter.com/huckleberryp84) 소울피쉬 트위터 (https://twitter.com/soulfish83) 하이라이트 레코즈 홈페이지 (http://www.hilite-music.com/)
  201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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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JINBO) - 'DIGIPEDI X JINBO - Fantasy' 인터뷰  [6]
0과1 사이 무한대의 세계를 탐미한다는 것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큼 심오한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이자 휴머니스트인 진보의 음악은 부단히 0과1 사이의 우주를 여정한다. 이번 인터뷰는 그의 공상과 통찰을 적절하게 담아내는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이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우주를 공유하고 공감하길 바란다.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힙합플레이야에서는 [afterwork] 이후 3년 만에 갖는 인터뷰자리네요. 최근 '디지페디(Digipedi)'와의 콜라보앨범 [Fantasy]로 돌아오셨어요. 매우 분주하게 활동하시는 것 같은데 근황이 어떠신가요? 진보(이하 진) : 지난 주부터 발매기념 투어를 하기 시작했고요. 서울부터 시작해서 대구까지 다녀왔고, 이번 주에는 창원과 부산에 다녀올 예정이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SM(SM엔터테인먼트)'하고 '꼬르소꼬모(10 corso como)'와 함께 콜라보 프로젝트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내일 모래는 행사에 참석하고 리믹스에 참여하기로 돼있습니다. 힙 : SM의 어떤 뮤지션의 곡을 리믹스하게 되시나요? 진 : '슈퍼주니어(Super Junior)'의 곡을 리믹스 했어요. (Sexy Free & Single_Super Junior X Jinbo) 힙 : 지난 행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진스(Ill jeans)'나 '마인드 컴바인드(Mind Combined)' 같은 프로젝트들은 한국 씬에서는 굉장히 유니크한 (애초에 이런 소울 바이브를 위주로 한 앨범 자체가 잘 안 나오는 것도 있지만) 접근이라 생각해서 굉장히 인상 깊게 들었어요. 프로젝트의 다음 행보는 계속 준비 중이신 건가요? 진 : 지금 현재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고요. 마인드 컴바인드의 경우엔 준비를 하려고 준비 중에 있고 일진스는 준비를 위한 준비도 아직 안하고 있고요. 힙 : 일진스 활동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신거고? 진 : 뭐 모든 가능성은 다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일진스는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 없어요. 힙 : 그럼 마인드 컴바인드의 준비단계는 어느 정도? 진 : 언제 할지 시기를 잡고 있는 중이죠 '피제이(Peejay of Rhymebus)'형에게 "언제 시작할까요?"하는 단계에요. 힙 : 진보라는 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스스로 수퍼프릭이라고 명명하셨듯 괴짜라고들 하지만 사실 많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real shit중 한 분이세요. 혹시 스스로 자신을 정의 내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진 : 저는 되게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열려있는 사람이고, 제 안에 되게 다양한 면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고 중재를 할 수도 있고 소개를 시킬 수도 있는 이쪽과 저쪽의 다리역할을 할 수 있는 그게 저의 역할인 것 같아요. 힙 : 최근의 관심사는 어떤 건가요? 진 : 음..최근의 관심사는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의 연승행진과 등산과 건전한 정신과 몸이죠. 힙 :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도 하는걸 즐기시나요? 진 : 어릴 때는 운동선수를 하고 싶었어요. 야구선수가 꿈이었죠. 투수 아니면 중견수.. 힙 : (웃음)의외네요. 야구는 어떤 팀을 좋아하시는지 진 : 옛날에는 '빙그레 이글스'를 좋아했었어요.(웃음) 그리고 당연히 박찬호가 있을 땐 'LA다저스(LA DODGERS)'를 좋아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an francisco giants)'도 좀 좋아하고요. 왜냐하면 샌프란시스코 자체가 SF 잖아요. 슈퍼프릭..(웃음)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라는 팀이 투수력이 좋고 결속력이 끈끈해서 좋아해요. 작년에 우승을 하기도 했고. 힙 : (웃음) 그런 연관성이…지금도 운동을 많이 하시나요? 진 : 지금은 많이 못하는데 날씨가 풀리면 이제 농구도하고 등산도 해야죠. 작년부터는 킥복싱에 재미가 들렸어요. 힙 : 이제 본격적으로 지난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현재 '무드슐라(Mood Schula)'씨와 팀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다운링크(DNLNK)'라는 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 진 : 다운링크라고 읽으시면 되고요. 다운링크라는 것은 지구 대기권 궤도 바깥에 있는 궤도 위성에서 지구 쪽으로 송신하는 전파를 다운링크라고 해요. 힙 :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거죠? 진 : 저도 그렇고 무드슐라도 그렇고 뭔가 지구에 범위를 벗어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지구사람들에게 아래로 메시지를 쏘고 있다는 의미에요. 힙 : 심오한 의미네요. 그러고 보면 SF라는 단어에 진보씨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함축 되어있어요. SuperFreak, San Francisco부터 Science Fiction까지..평소에 공상과학과 우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즐겨보시는 걸로 아는데 진 : 어떨 때는 여자 만나는 것보다 더 빠져들 때가 있어요.(웃음) 힙 : '수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는 이제는 꽤 나이를 먹고 씬에서도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다양한 뮤지션들을 영입한다거나 하고 있지는 않아요. 진 : 올해 계획들이 있어요. 아마 올해부터가 아마 레이블로서 선보이게 될 첫 해가 될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스스로도 그렇게 준비 됐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요. 올해부터는 조금씩 준비 중이에요. 힙 : 신인들을 키운다거나 다른 뮤지션들을 영입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계신다는 말씀인가요? 진 : 키운다 그러면 약간..우리나라 기존의 연예기획사 같은 냄새가 나서 좀 그렇고요.(웃음) 키운다기 보다는 계속 찾고 있죠. 씬이라는 곳에서 유행이라는 것이 생기고 어느 정도 성공한 사운드가 있으면 전부 거기에 모여들잖아요. 롤모델 하나를 잡고 그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런 유행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쿨한 사람들을 찾고 있어요. 힙 : 그럼 아직까지는 슈퍼프릭과 결합될만한 뭔가를 가지고 있는 뮤지션들을 찾지 못한건가요? 진 : 약간은 이렇게도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SM엔터테인먼트가 됐든 뭐 어느 레이블이 됐든 간에 거기 있는 뮤지션들이 슈퍼프릭과 같이 작업을 하면 그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가장 자유로운 색깔이 나오는 것이 슈퍼프릭 레이블이에요. 슈퍼프릭 자체의 색깔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 색깔이라는 것이 음악장르나 음악 색이 아니라 그냥 제한 없이 금기에 도전하고 규칙과 형식 같은 걸 모두 가볍게 여기고 우습게 볼 수 있는 그 마인드 자체가 슈퍼프릭이기 때문에 누가 됐든 '투애니원(2ne1)'이 슈퍼프릭에서 앨범을 낸다면 슈퍼프릭의 색깔이 나오고 투애니원이 가진 가장 슈퍼프릭한 결과물이 나오겠죠. 힙 : 그럼 레이블의 C.E.O로서 봤을 때 기존의 뮤지션들 중 정말 탐나는 뮤지션이 있다면 어떤 뮤지션이 있을까요? 진 : 지금은 밖에 눈을 돌리는 것 보다는 제가 지금 작업하고 있는 다운링크와 그리고 다른 준비 중인 친구들의 음악세계에 제일 관심이 있어요 힙 : 뜨거운 관심과 조명을 받았던 코리안비 [KRNB]라는 앨범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어요. 전체적인 앨범을 관통하는 맥락은 여러 추억 곡들의 진보 식 재해석인데 사실 거의 재창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KRNB앨범만의 생기가 있거든요. 진 : 몇몇 트랙들은 폭발적인 조명을 받은 트랙들이 있고요. 'Theme' 같은 경우는 실제로 공연장에서도 많은 여성들을 폭발시켰었고요.(웃음) 그렇지만 거기 수록된 다른 노래들은 예를 들어서 'Yes or No'라는 '솔리드(Solid)'의 곡을 재해석한 'Yes and No'라는 곡은 어떻게 보면 제가 2010년도부터 2011년도까지 1년 동안 쓰던 칼럼내용들을 담고 있거든요. 보통 R&B나 소울이나 팝음악에서 잘 다루지 않는 자기 철학을 이야기한 트랙이어서 그런 것들을 사람들이 많이 들어주길 바랬지만 그런 것에 대한 피드백은 조금 덜하고 킬러트랙들은 확실히 폭발적이었죠. * 진보, 리메이크 앨범 'KRNB' 무료배포 http://hiphopplaya.com/magazine/9740 힙 : 말씀하신 것처럼 'Yes and No'라는 곡은 상당히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고 솔리드의 원곡과는 또 메시지 면에서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을 하셨는데 가사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서 진 : 완전히 정반대로 해석했죠. 솔리드의 원곡의 내용은 중간은 없다고 하는데 저는 Yes와 No의 중간 거기에야말로 인간성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얘기하죠. 힙 : 저도 그 '0'과 '1' 이분법적 사고로 잡아내지 못하는 그 사이의 세계라는 칼럼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 칼럼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를 좀 해주세요. 진 : 지금 많은 것들이 다 디지털로 바뀌어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CD혹은 LP였던 것들 자기 테이프에 녹음 돼있던 것들도 다 이제 디지털 신호로 거의 다 백업이 됐고 종이에 기록되어온 많은 것들이 아이패드 같은 걸 들고 다니면서 디지털화 되고 있고 비디오테입이었던 영상들도 디지털로 계속 가는 추세인데 왜냐하면 그 효율성이 너무 뛰어나니까 그쪽으로 대체되는 건 당연하죠. 그런데 그런 세계에 살고 있으니까 오히려 인간성의 문제에 대해서 항상 더 관심을 가지고 더 붙잡게 되기 시작하는 거 같아요. 모든 것이 아날로그일 때는 그런 생각을 안 하다가 너무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 되고 있는 세계에서 비로소 인간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거죠. 그래서 0과 1사이를 생각할 수 있고 그 안을 다닐 수 있는 것이 예술과 상상이라고 볼 수 있는 건데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 되니까 사람들 생각하는 것도 yes아니면 no, 이거 아니면 저거, 효율적인 거, 이게 돈이 돼 안돼, 이게 좋아 안 좋아,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다들 변하는 거 같아서 그 안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불러 일으키고 싶었어요. 힙 : 다시 KRNB로 돌아와서 'Damn'이라는 곡은 '소녀시대(Girls Generation)'의 딱 걸그룹스러운 이미지의 곡을 정말 파격적으로 섹슈얼하게 재해석하셨어요. 그리고 실제로 소녀시대를 만나셨잖아요 그 때 소녀시대가 이 해석을 어떻게 생각하던가요?(웃음) 진 : 소녀시대한테 불러 줬었는데(웃음) 관심을 가져 했어요. 티파니랑 유리가 특히 관심을 많이 가졌고, 내일 모래 어쩌면 현장에 같이 있을 텐데 내일 모래 다시 한번 체크 해 볼게요.(웃음) 힙 : 그런데 KRNB의 가요들을 진보씨가 온전히 오마주 했다고 하기에는 본인의 취향 밖의 원곡들도 포함된 걸로 아는데 진 : 제가 좀 고집이 쌔고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좋아하는 것만 되게 오래 좋아하고 내 취향 아니다 싶은 것들은 안 듣고 그랬는데 다른 사람 추천을 통해서 좀 넓어졌죠 뭐 완전히 제 취향이 아니라기 보다도 안 받아 들이고 있었는데 듣다 보니까 설득이 된 거죠. 힙 : 그럼 재해석 하셨던 가요들은 결론적으로 진보씨가 좋아하게 된 가요들이네요 진 : 네 결국에는 다 좋아하는 거에요 힙 : 진보식이라고 했을 때는 곧 섹슈얼 나스티 프리키 정도의 단어들이 연상 되는데 진보를 수식할 때 추가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으시다면 진 : 좀 어린것도 있고요. 이유 없이 뭘 하는 것을 싫어해요. 그냥 이유 없이 나이 들어가니까 그런 나이 또래들에 맞게 말투도 바뀌고 표정과 행동이 바뀌는 그렇게 어른이 돼가는 건 납득이 안 가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의 미숙함도 있고, 나약함도 좀 있고요. 힙 : 나약하다고 하면 어떤 부분에서 진 : 약간 무방비스러운게 있어요. 자기 보호를 감정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고 절대 안 찔리게 갑옷을 딱딱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그러다가도 가끔씩 여는 속살에 대책 없이 안에까지 다 침투하게 하다가 한번에 팍 찔리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힙 : 그러니까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 진 : 그렇죠 되게 예민하고요. 영어로 하면 버너블한 좀 깨질 것 같은 그런 면도 좀 있고 반면에 되게 독 한 것도 있고요. 담배 같은 것도 갑자기 '나 왜 피우지? 안 펴!' 그러고 안 피울 수도 있고 힙 : 지금 담배 끊으셨나요? 진 : 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 자신 있게 얘기 할 수 없는데 그래도 중간중간에 계속 끊어요 조금 피다가 또 한동안 끊다가 뭐 그런 거라든지 '저 사람 안되겠는데? 쟨 끝이야 했다가' 나중에 가서는 다시 연락하기도 하고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것 같아요 마음이 약하고 독하기를 왔다 갔다 해요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계속 한가지 면이 아니라 다양한 인격이 안에 있는 게 느껴져요 나약하기도 했다가 되게 어른스럽기도 했다가 어떨 땐 유아스럽기도 했다가 부드럽다가 차가웠다가 뜨거웠다가 그러죠 힙 : 스스로가 혼돈 되지 않으세요?(웃음) 진 : 항상 혼돈과의 싸움이죠.(웃음) 힙 : 인간관계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yes and no라는 가사에도 마지막에 보면 헤이터에 대한 잠깐의 언급이 있는데 사실 저는 진보씨 헤이터들을 보진 못했지만 본인이 느끼기에 헤이터들이 많다고 생각하시나요? 진 : 헤이터들 많이 있죠. 디씨트라이브 이런데 들어가 보면 제가 모니터링을 아주 꼼꼼하게 하지는 않지만 헤이터들이 꽤 있죠. 다른 사람들 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꽤 있어요. 근데 이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어느 정도 많이 알려진 사람들만이 헤이터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초반에는 진짜 매니아들 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 헤이터가 없지만 알려지고 알려질수록 헤이터들의 비율은 훨씬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뭐 일종의 바로미터로 어느 정도 많이 퍼져나가고 있죠. 힙 : 그런 것에 상처받지는 않으시나요? 진 : 초반에는 조금 받았어요. 근데 사람이라는 게 누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 인간한테는 미워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 대상만을 찾고 있다가 걸리면 꽉 물고 싶은 게 있고 한번 미끼를 보면 꼬투리를 잡는 습성과 패턴이 있거든요. 그런 인간 심리의 패턴과 속성을 이해하고 나니까 어쩌면 그 예상과 다르지 않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들이 지금은 좀 재미있죠. 힙 : 좀 색다른 방향으로 해탈하셨네요? 진 : 그냥 다 이해가 되요. 왜냐하면 사람들끼리 모여있으면 서로 얘기하고 있다가도 할말이 없어지거나 상황이 좀 뻘쭘해지면 누구 흉보는 걸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그런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누구랑 같이 공감대를 만든다는 게 자기 의견을 얘기하거나 누구 흉보는 걸로 쾌감을 얻고 재미를 얻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제가 엔터테인 거리를 만드는 거죠. 힙 : 생각정리가 잘되어 있으시네요. 평소에 사색을 즐기시나요? 진 : 사색 되게 즐기고 궁상 많이 하고 생각 되게 많이 하는데 점점 생각의 에너지를 행동 에너지로 많이 바꾸려고 하고 있고 복잡하게 생각하고 풀어 해쳐놓던 거를 점점 컴팩트하게 만드는데 관심이 있어요 단순화시키는 거죠. '스티브잡스(Steve jobs)'도 얘기 했지만 '어떤 생각을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게 하나로 좁혀서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만 할 수 있으면 산도 옮길 수 있다'고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저도 그런 생각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최대한 생각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 운동 선수들도 운동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지단(Zinedine zidane)', 투수 '그래그 매덕스(Greg maddux)', 모두가 아는 '베리 본즈(Barry bonds)' 등 누가 됐든 간에 전설적인 반열에 오른 사람들을 보면 하나 같이 동작이 군더더기 없이 최소한의 에너지를 들여서 컴팩트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저도 그런 필요를 깨닫기 시작하는 때가 된 것 같아요. 근육을 키운 다음에 커팅 시키는 것처럼 힙 : 미국 MI(Musician institute)에서 Independent Artist 과정을 수료하고 돌아와서 '인디 팬던트 뮤지션의 길'이라는 세미나를 여셨었는데 그때 강연 하셨던 주제들은 주로 어떤 것 들이었나요? 진 : 뭐 이론이라고 할 것도 없는 내용 이었는데 그때는 미국 가서 있었던 경험들을 주로 많이 얘기 했었고요. 뭐 제가 들었던 그 수업도 알파벳 세 글자로 정리를 하자면은 DIY(Do It Yourself) 였거든요. 그래서 그걸 주로 많이 얘기한 것 같아요. 이론 같은 것보다도 대개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아갈 힘이 있는데 확신을 못해서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되나?' 하면서 불안해하는데 누가 옆에서 '돼!돼!돼!'라고 부추겨만 주면 어떻게 됐든 밖에 나가서 사냥을 하고 채집을 하든 상처도 나고 하면서 할 수 있거든요. 어쨌든 혼자 살아나갈 힘은 어느 인간이나 가지고 있는데 사실 주변에서 겁을 줘요. '진짜 그렇게 하면 되?, 회사 그만두면 어쩌려고?, 너 어쩌려고 기획사 때려 쳤어?, 왜 갑자기 가수를?'등등 주변에서 겁을 주잖아요 근데 대개의 경우 의지가 있는 사람은 누가 옆에서 할 수 있다고 부추기면 다 할 수 있는 거에요. 그 얘기를 주로 많이 했어요 그렇게 했더니 지금 당장 아주 자랑스럽게 '나 완전 성공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안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위기에 몰려서 죽을 위기에 놓여있진 않더라 계속 길이 열리더라 그런 얘기들 하고, 아무래도 스포츠랑 비교하기 좋은 게 류현진 같은 투수가 국보급 투수고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훌륭한 선수지만 미국에 가면 그만큼 던지는 투수들이 수십 명 있잖아요 우리나라 국보가 더 넓은 세계로 가면 수십 명 있단 말이에요. 그런 현실들을 얘기해 줬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얘기를 해줘야지 사람들이 지금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한국 씬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냥 옆 집 사람이 거둔 정도의 성공에서 멈추게 되는 요인이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옆집 얘기가 아니라 저쪽 나라에서는 이거보다 백배 성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은 백배 잘하는 사람이 있다. 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 잠깐만 우리 이웃하고만 경쟁할게 아니라 바다 건너 저쪽 동네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서 자기 한계를 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나라의 훌륭한 사람들 더 독한 사람들을 만난 얘기를 많이 해줬고, 좋은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줬죠. 그리고 그게 인디팬던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요점만 말하자면 아티스트는 멋있게 틀리는 사람이라는 것이에요. 정답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맞히건 틀리건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근사하고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게 아티스트가 아닐까 하는 저의 생각을 나눴죠. 힙 : '아티스트는 멋있게 틀리는 사람이다' 좋은 말씀이네요 진 : 맞추기만 하는 걸로는 한끝 부족하다. 힙 : 강연 자체가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했던 강연이었는데 참여했던 인원들과는 계속해서 교류를 하고 계시나요? 진 : 그 친구들하고는 거진 대부분 교류는 끊이지 않고 있어요. 그 중에 몇 명은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고요. 그 중에 몇 명은 지금 슈퍼프릭 레코드에서 많은 일들을 같이 하고 있고, 앞으로도 나올 사람들이에요. 그 중에 한 명은 '자이언티(Zion.T)'고 또 '키티비(Kitti B)'도 있었고요. 힙 : 와우(웃음)..많은 부분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겠어요. 진 : 그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돌이켜 보면 저한테 굉장히 큰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미국 갔다 와서 혼자만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가 잊어버리느니 조금이라도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리뷰를 나눌 기회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가벼운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는 더 큰 인연이 많이 모였던 것 같아요. 힙 :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평소에도 다소 무거운 주제들에 관심이 많으시고 가사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아오셨는데 음악의 메시지와 바이브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시나요? 진 : 둘 다에요. 가사에 제가 생각하는 깊이 있는 주제들을 담으려 많이 노력하죠. 그런데 만약에 메시지만 있게 된다면 그걸 다 소화하기가 너무 무거워지기 때문에 적당하게 밸런스를 맞추는 걸 중요시해요. 거기에 대한 중요도나 취향을 말하자면 저는 둘 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힙 : 가사를 쓰실 때는 즉흥적으로 그때그때 분위기를 타며 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랩 가사처럼 단어의 배치나 문장이 떨어지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는 편인가요? 진 :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자면 즉흥적으로 쓰는 편이에요. 노래를 만들면서 어느 정도 만들어졌을 때 갑자기 가사가 하나라도 생각나면 심지어 쓰지도 않고 바로 녹음부터 먼저 할 때도 있어요. 굳이 종이에 쓸 필요 없이 바로 녹음을 해놓고 들으면서 그 문장이 부르는 다른 문장이 있으면 또 그 다음 문장을 쓰고 녹음을 하고 그렇게 녹음 된 걸 들으면서 ‘아 그 다음에는 이게 나와야겠다’ 싶으면 또 바로 녹음하고 이런 식으로 요즘에는 많이 작업을 했고요. 주제에 있어서는 평상시에 계속 머릿속에 꽉꽉 채워놨던 그런 것들이 나오는 거죠.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계속 그걸 다듬는 과정은 있어요. 종이에 꼼꼼하게 써가면서 고쳐나가는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어감과 리듬감이 나올 때까지 다듬는 과정은 있어요. 그리고, 계속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참 가사 녹음을 계속하는 시기가 매일 루틴처럼 반복되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고치는 작업이 아주 짧아지고 그냥 즉흥적으로 노래를 해도 쭉쭉 넘어갈 정도로 감이 괜찮아 지기도해요. 힙 : 코러스에도 특히나 심혈을 많이 기울이시는 것 같아요. 진 : 저는 하모니맨이에요. 코러스와 화음 하모니를 그 정도로 엄청 좋아해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되게 좋아하지만 마이클잭슨을 좋아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코러스에요. 마이클잭슨의 코러스들은 너무 우아하고 다르거든요. 그리고, 싱어 송 라이터로서는 코러스를 악기배치로 쓸 수 있는 매력도 있고요. 만약에 코러스를 잘 활용하지 않는 작곡가라면 어떤 자리에 어떤 악기를 가지고 꾸몄을 장식을 목소리를 활용해서 쓴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거든요. 누구를 들려줄 때도 처음에 디테일한 녹음이 안된 걸 들려주고 '아 좀 심심한데?'라는 반응이 나오면 그래도 속으로는 '아 이따가 여기 이 자리랑 이 자리에 코러스 들어가면 달라질 건데' 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딱 녹음해 놓고서는 그걸로 달라졌을 때 그리고, 어떤 작곡가는 거기에 무슨 악기를 넣을지 계속 고민만하고 있는데 저는 코러스로 해결해 버렸을 때 그럴 때 느끼는 그런 재미와 희열이 있거든요. 저한테 코러스는 아주 중요한 장치에요 힙 : 다시 연재하셨던 칼럼을 언급하자면 칼럼들 중에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이 '형식미와 파괴미'라는 글이었어요. 그 글에서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무늬만 R&B인 가수들에 대한 언급을 하셨어요 이런 가수들 혹은 가요계 전체적으로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보시고 계시는지 진 : 되게 가볍죠. 예를 들면 할리데이비슨 동호회가 있어요. 거기에는 이 신발은 왜 신어야 하고 이 가죽재킷은 몇 년도에 나온 거고 이런걸 다 이해하고 입은 정말 유서 깊은 바이커문화의 매니아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봤을 때 할리데이비슨 패치 하나 있는 걸 입고서 바이커 행세를 하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되게 얕아 보이고 귀엽잖아요.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보고 저 사람은 역시 바이커야 이러면 진짜 할아버지 바이커 입장에서는 "뭐? 제가??" 하는 그런 게 있잖아요.(웃음)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로 제가 킥복싱 한다고 했지만 진짜 킥복싱 10년 한 사람이 봤을 때 만약에 제가 어디 가서 3개월 해놓고 킥복서 티를 팍팍 내면서 행세하고 다니면 되게 웃기고 가벼워 보이는 것처럼 그런 가벼움 들이 있는 건데, 어떻게 보면 그게 팝 음악의 속성인 것 같아요 모든 음식이 유기농일 필요는 없고 팝콘이 있는 거고 탄산음료가 있는 거지만 단지 팝콘이 건강식이라고 까지 사람들에게 호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그리고 그거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도 뭐가 진짜인지를 이야기 해주는 않는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고 봐요. 힙 : 그럼 그 책임이라는 건 누가 맡아야 된다고 생각 하시나요? 진 : 음 예를 들자면 국민 개개인이 모두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자기 의무를 이행하고 열심히 살아가야지 좋은 나라가 되는 거는 기본이지만 나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기회도 공평하게 주도록 노력을 하고 그렇게 국민들을 돌보는 역할도 당연히 필요 한 거죠 그냥 개인한테만 다 맡길 수 없잖아요. 그래서 미디어의 책임도 되게 큰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여유가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돈 많은 사람들, 돈 많은 회사들이 계속 돈 되는 것만 하는 건 좀 유치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노블리스 오블리주 굳이 이런 걸 얘기 안 해도 원래 예술이란 것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거고 거기에 돈이 흘러가야지 관심이 생기는 거고 이벤트도 열리고 하는 건데 여유 있는 사람들이 자꾸 돈이 되는 거에만 배팅을 하니까 재미있는 일이 많이 안 생기는 것 같아요. 힙 : 그걸 '파괴미의 부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러니까 지금 말씀 하셨던 현재 대중가요의 관습적인 성공 패턴들이 있잖아요. 돈 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는 그런 패턴들이 있는데 그런 거에 있어서도 굉장히 회의를 느끼실 것 같아요. 진 : 오늘은 스포츠얘기 쪽으로 자꾸 생각이 나는데(웃음) 왜 고등학교 유망주들을 대학교 에서 스카우트 해 갈 때 제일 데려가고 싶은 선수 에다가 약간 대학 진학이 어려울 것 같은 애를 패키지로 껴서 데려가잖아요. 그리고 그게 예의잖아요. 잘하는 사람만 뽑아가고 못하는 사람들은 기회가 없으면 아무 설 자리가 없으니까 근데 그게 문화예술계 쪽에서는 그런 예의들이 전혀 시행이 안 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회의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예를 들어 돈이 많은 기업이 실험을 할 수 있는 건 여유가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 돈 있는 기업들, 큰 기업들은 실험적인 거에 투자를 잘 안 해요. 상업적인 걸로 왕창 벌어놓고 여유가 있으면 그걸 가지고 언더그라운드도 지원한다 던지 예술성이 있는데 뭔가 투자만 바쳐주면 조금 더 근사하게 포장될 수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준다든지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부족하죠.뭐 이런 건 사실 아주 옛날시대에도 재능자체로만 존재하기 힘들고 보통 돈 있는 사람들이 재능을 서포트 해줘서 재능의 가치를 더 크게 키워주고 거기서 다시 돈도 생기고 재능은 더 많이 전파되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게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많이 축소되고 있지 않나 싶고 그런 면에서 속물화되고 옛날보다 덜 우아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힙 : 너무 회의들만 늘어놓게 되는 것 같은데 이제 희망찬 이야기도 좀 해주시죠. 진 :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여기 독자들이나 많은 분들 혹은 뭔가를 해보려는 분들에게 제안하고 일깨워주고 싶은 건 이제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들이 독립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거에요.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의 사람들이 이제는 자기가 자생하기 위해서 이벤트도 만들고 인터넷으로 영상도 만들고 유투브 채널도 만들고 그러기 시작한 시대인 것 같아요 드디어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게 된 건 비용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에요. 옛날에 음반을 하나 내려면 몇 천 만원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작게는 200~300만원으로 얼마든지 천 장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거죠. '니네가 날 서포트 안해? 그럼 내가 할게, 니네가 날 방송 출연 안 시켜주면 내가 방송 만들게, 니네가 날 공연무대에 안 세워줘? 그럼 우리가 할게, 공연장이 너무 비싸? 그럼 내 친구 레스토랑 빌려서 내가 할게 티켓 만드는데 돈 들어? 그럼 내가 인터넷으로 그냥 입금 받고서 할게' 이런 식으로 혼자 하게 된 거죠 그리고 그런 수 많은 사람들 중에 분명히 굉장히 반짝 반짝하고 엄청나게 재능이 있고 즐길만한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돈 있는 사람들이 서포트 해주는 사람 이외에 자생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이제는 사람들이 관심을 더 갖고 찾아내는 일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힙 : 그런데 대부분의 대중들이 그런 능동적인 디깅을 하지 않죠 문제라면 큰 문제에요. 진 : 그렇죠 귀찮고 여유가 없고 돈이 없어서 그러니까 그런 분들은 인터넷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인터넷을 깊게 파세요. 돈 안 드니까. 힙 : 그럼 진보씨가 생각할 때 아무리 변형시키고 뒤틀어도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R&B라는 장르의 본연의 맛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진 : 로맨티시즘이죠 낭만이에요. 요즘에는 그런 낭만이라는 개념자체가 촌스럽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흔히 나오잖아요 뮤직비디오를 보면 욕조에 꽃잎 띄워져 있고 아니면 촛불 켜놓고 있고, 이를 테면 그런 거추장스러울 그런 것들이 사실은 인생에서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거든요. 그냥 매뉴얼대로만 가면 재미가 없잖아요. R&B장르는 그런 낭만을 추구하는 게 핵심인 장르 같아요. 남녀관계에 있어서도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하기 위해서 ‘내가 이런 사람이 될게, 내가 이런 실수도 했지만 후회하고 있어 그때 왜 나를 몰라줬어 나의 진가를 왜 몰랐어’ 이런 것들이 다 낭만하고 닿아있는 것들이죠 로맨티시즘이 없으면 ‘너 나 못 알아봤지? 뭐야 당신’ 끝이잖아요 (웃음) 더 이상 스토리가 없는 거죠 계속 소통하려고 하고 소통이 안되면 답답해하는걸 표현하는 거죠. 안타까움 절절함 섭섭함 억울함 아쉬움 그런 감정들 있잖아요. 좀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그 반대 측면에서 요즘에 클럽에서 사람들이 제일 반응하는 음악들은 그런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건드리는 거잖아요. (뿅뿅뿅- 삐익-삐익-)하는(웃음)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감각에 의한 자극들에 꽂히고 그걸 더 찾게 되는 거에요 쉬우니까 직방이니까 근데 소울 R&B는 감정을 통해서 좀 오래 걸리지만 기억들을 불러일으키고 옛날에 있었던 추억이나 여러 가지 생각을 거쳐서 감각을 건드려내는 거죠. 말하자면 약간 한약, 슬로우푸드 같은 스타일이고 감각적인 음악들은 알약, 조미료(웃음) 이런 것들이라고 볼 수 있죠. 힙 : 인스턴트와 웰빙의 차이인가요? 진 : 그런 느낌이죠. 딱 잘라서 뭐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R&B 소울 장르는 좀 오르가닉한 느낌이죠. 힙 : 많이 돌아서온 감이 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Fantasy'라는 앨범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일단 디지페디와의 시청각합작이라는 점에서 이번 앨범도 수퍼프릭의 실험정신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자세한 앨범 이야기에 앞서 디지페디라는 이름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서 간략한 소개를 부탁 드릴게요. 진 : '프라이머리(Primary)',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 자이언티 등 힙합플레이야에서 좋아하는 그런 뮤지션 뿐만 아니라 '샤이니(SHINee)', '이적', '존박(John Park)', '서인영', '오렌지카라멜(Orange Caramel)' 등등의 지금 거의 모든 핫한 뮤지션들과 작업을 하고 있는 영상프로덕션 팀이고요. 이 팀의 가장 큰 특징은 그로테스크함이 좀 있어요. 'Fantasy' 뮤직비디오나 'Cops Come Knock'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시겠지만 판타지 뮤직비디오에서 제 팔이 잘려나간 장면이나 캅스컴낙에서 제가 마치 여자를 죽인 것 같은 장면을 보면 그런 기괴함이 있는데 근데 그게 어두운 쪽으로의 음습한 기괴함이 아니라 굉장히 유쾌한 기괴함이랄까 힙 : 기괴발랄한? 진 : 네 그래서 생각해낸 단어가 기괴발랄 이었어요. 딱 기괴발랄한 그런 팀인 것 같아요. 힙 : 약간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영화 같은 그런 느낌인가요? 진 : 네 거기서 좀더 한국 정서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에 쿠엔틴 타란티노를 말씀하셨으니까 제가 더 쿠엔틴 타란티노의 어두운 면이 좀 더 가미되고 불량한 걸 한다면 이분들이 조금 발랄하고 유쾌한 게 있기 때문에 그 밸런스가 맞아서 제가 조금 더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합의점이 되는 것 같아요 힙 : 그럼 진보씨도 진보씨 만의 음악을 시각화 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진 : 한국의 10년 전 뮤직비디오들을 보면 장면 전환과 리듬과의 싱크가 딱딱 안 맞았어요. 미국은 되게 충실하게 그 싱크를 딱딱 맞추는데 한국은 그게 안 맞아가지고 그런 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그런 적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전 세계적으로 싱크 맞추는 거는 표준이 된 것 같고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거는 만드는 사람이 마음대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거에요. 제가 의뢰를 했지만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하기 이전에 그냥 그 사람이 백지 상태에서 듣고 떠오른 걸 최대한 표현 해 줬으면 좋겠고, 설령 그게 제 방향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단 그 사람을 따라가 보는 게 있고요. 그리고 제 음악 만들 때도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걸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요. 힙 : 그러면 이제 디지페디씨와 합작인 만큼 영상부분에 있어서는 디지페디씨의 의견에 최대한 존중하고 따라간다고 말씀을 하셨고 반대로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가요? 진 : 마찬가지로 전혀 관여 안 했어요. 힙 : 뮤직비디오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은데 혹시 추가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발표할 계획도 가지고 계신가요? 진 : 네 가지고 있어요. 힙 : 전곡은 아니죠? 진 : 전곡은 희망사항이고요. 다른 곡 몇 가지를 발표할 예정이에요. 힙 : 혹시 어떤 곡이 될 지 지금 밝히실 수 있나요? 미리 밝히면 재미 없나요? 진 : 얘기할 뻔 했지만 막아주신다면 막힐게요.(웃음) 힙 : 앨범 아트워크도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몽환적인 핑크 우주느낌의 앨범 컨셉이 굉장히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앨범 아트워크를 만드신 '레어벌스(Rarebirth)' 라는 분도 소개 부탁 드릴게요. 진 : 아 완전 Shout out 해주고 싶어요. 레어벌스는 제가 작년에 부산 공연을 가서 아! 코리안비 앨범이 나왔을 때 여름에 360 스타디움 공연으로 부산에 갔을 때였을 거에요. 그때 그 앨범을 들고서 홍보를 하고 그랬는데 그때 만났던 친구에요. 힙 : 뮤지션과 팬으로서 만난 건가요? 진 : 네 그때 만났던 친구인데 그냥 자기가 커스텀으로 저를 위해서 코리안비에 있는 앨범 커버와 제가 전에 찍었던 사진을 이용해가지고 제 프로필 아트워크를 하나 만들어 줬어요 그걸 보고 너무 맘에 들어가지고 한동안 제 페이스 북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했는데 그때부터 이 친구하고 작업을 해보고 싶었고 계속 보고 있었는데 요번에 판타지를 하면서 처음으로 앨범 작업을 하게 됐고 지금은 제 공연 포스터 그리고 '디제이 스터프(DJ Stuff)'와 함께한 믹스CD 커버까지 이 친구가 다 해주고 있어요. 지금은 호주에 가 있는데 음악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제가 함께 일 해본 사람 중에서 제일 일하기 좋았던 사람이에요. 힙 : 엄청난 극찬인데 일하기 좋았다고 하면 어떤? 진 : 일단 기한 넘긴 적 한번도 없고요. 자기 만사 제치고 칼같이 작업부터 먼저 해주고, 작업량도 많고 보통은 창의적이고 천재적인 사람은 실생활 면에서도 되게 헛점 들이 많거나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친구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는데 인간적으로도 사람을 하나도 불편하게 하는 게 없어요. 힙 : 저도 앨범 아트워크가 마음에 들어서 레어벌스씨 블로그에 들락날락 했었는데 말씀 들어보니 이분이 진보씨의 광팬 이었나 보네요.(웃음) 진 : 네 제가 지금은 광팬이 됐죠. 힙 : 앨범 아트워크를 보면 에피소드라는 부분이 있는데 글을 보면 연인이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진 : 이 앨범의 주인공은 쥴스 원더(Jules Wonder)라는 22세기의 엔터테이너/아티스트 휴머노이드에요. 주인공의 모델은 영화 [A.I]에 ‘주드 로(Jude raw)를 떠올렸는데 이 쥴스 원더는 인간과 아날로그와 로맨스 같은 20세기 21세기적인 문화의 매니아이자 디거에요. 그리고 22세기는 사람들이 오히려 너무 풍요로운 세상에 살다 보니까 인간성의 가치를 잃어버린 그런 시대죠. 이 시대는 사람들이 가상현실에서의 쾌락만 쫓고 있거나 아니면 지금도 구글한테 물어봐서 모든 걸 하듯이 컴퓨터가 더 좋은 답을 알고 있고 컴퓨터가 ‘이 길로 가면 안 막힙니다.’ 하면 네비게이션만 보고 따라가는 것처럼 모든 것이 통제되어 있고 누가 실패를 향해서 뛰어든다든지 틀리려고 한다든지 굳이 규칙을 깨버리려고 한다든지 하는 시도가 없는 사회에요 22세기는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쥴스 원더라는 휴머노이드만 유독 인간성과 로맨스에 꽂혀있어요 그래서 디깅을 해서 21세기의 낭만이 남아있는 곳인 ‘Neon Pink Ocean’ 이라는 행성을 알게 되고 그곳으로 찾아가게 되요 그래서 거기서 드디어 옛날 인간들이 했던 책으로만 봤던 로맨스와 아픔과 같은 것들을 경험해가는 이야기에요. 힙 : 와우(웃음) 이 앨범이 스토리텔링 앨범이었네요. 진 : 네 맞아요. 작은 SF소설이죠. 그런데 소설 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소설과 애니메이션의 중간지점에 있는 SF팝 소설이라고 할까요? 힙 : 일단 바라셨던 대로 확실히 Electro Soul 앨범을 만드셨는데 이번 앨범에 대한 피드백들은 어떤 것 같나요? 그리고 피드백들은 많이 흡수하는 편이신지 진 : 바로 적응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새로운 팬들도 좀 생긴 것 같아요. 전작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번 것을 듣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고요. 어떤 분들은 전작에 비해 조금 낯설어서 아직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또 어떤 분들은 헤드폰을 끼고 눈을 감고 있으면 우주여행을 다니면서 그 안에서 물감이 터지고 형광물질이 터지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는 피드백도 들었어요. 힙 : 마지막은 제 감상이네요. 진 : 트위터에 글 올렸던 분은 여자분이었는데…(웃음) 힙 : 뭐 어쨌든..(웃음) 아무튼 앨범에 대한 진보씨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진 : 음..뭐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서 좀 다르긴 다르지만 일단 사운드적인 면에서는 만족스럽고요.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세계관에 관해서도 제 개인적으로 계속 흥미를 느끼고 그 세계관이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되고요. 이거는 말하자면 스타워즈 시리즈의 서막 같은 느낌이랄까요? 배트맨 비긴즈 같은 그래서 앞으로 이어질 판타지가 시작된 거에 대해서 재미있게 생각하고 흥분하고 있어요. 힙 : 그럼 이 세계관이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 작의 첫 번째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진 : 공식적으로 '3부작 중에 1편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계속 가지고 있던 관심사 우주에 대한 관심이라든지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라든지 제 머릿속의 세계관이 추상적으로 있다가 이 앨범을 통해서 하나의 제 머릿속의 [스타트랙] 같은 TV시리즈가 시작이 된 것이기 때문에 후속작 이라기보다도 후속 결과물이 계속 나오겠죠. 힙 : 이제 뮤직비디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cops come knock' 뮤직비디오 컨셉이 상당히 독특해요 맥스웰(Maxwell)의 [till the cops come knockin]을 '메멘토'와 '크리미널마인드' 버전으로 믹스한듯한? 진 : 보통 영상의 창작적인 부분은 디지페디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제가 따라가는 거죠. 처음에 미팅을 가졌을 때 디지페디가 '메멘토처럼 몸에 문신이 생기면서 그 하나하나에서 있었던 일들이 생각이 나기 시작하고 이런 컨셉으로 가겠다' 했을 때 저는 처음에 반발했어요(웃음) '아 왜! 나를 이렇게 불량하게 만드냐고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니까 '아 진보씨의...위험하고 성적으로 위협적인 이미지를 우리는 봤다' 이러더라고요 (웃음)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그랬었죠. (웃음) 힙 : 저도 완전히 거기에 녹아 들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래서 진보씨가 의도한 컨셉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진 : 그러니까요..많은 사람들이 그런 면이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힙 : 그럼 뮤직비디오에서 시간에 따라 점점 늘어나는 문신들은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건가요? (하이힐 권총 수갑 등) 진 : 그건 디지페디의 영역인데 저도 거기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 진짜 진실은 디지페디만이 알고 있어요. 힙 : 평소에 영화를 즐겨보시나요? 진 : 아….잘 안 봐요. 힙 : 영화 자체를 안 좋아하시나요? 진 : 저는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결과적으로 잘 보지를 않아요 볼 시간이 없는 것이 가장 크고요. 그리고 혼자 보는 걸 싫어해서 그런 것 같아요. 힙 : A.I 같은 영화에서 영감을 받으시기도 했는데 영감을 받았다거나 인상 깊었던 영화가 있나요? 진 : 일단 SF영화는 다 좋아하고요 'A.I', '아이로봇',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등 아 '월-E'를 완전히 감동하면서 봤었어요. 토이스토리3 도 되게 감동적으로 봤고요. '역시 주인님은 좋은 주인님이었어!'하면서(웃음) 그리고 '맨 인 블랙3'를 보고 감동해서 울었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엄청 놀리더라고요 말이 되냐고(웃음) 그런데 그 영화에서 저한테 딱 꽂히는 포인트가 있었어요. 미래를 보는 외계인이 있잖아요. 그 외계인이 야구장에 혼자 앉아서 비어있는 야구장을 보면서 ‘아.. 이 장면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야.. 역시 스포츠는 한편의 드라마야..’하는 장면이 있는데 요원들이 와서 모든 미래의 불행한 것들을 보고 있으면 불행하지 않냐고 물어봐요. 근데 이 외계인이 말하길 정말 끔찍한 것도 많이 보게 되고 보지 말아야 할 것들도 많이 보게 되지만 남들은 못 보는 자기만이 볼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를 볼 때는 그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이 장면과 대사가 너무 인상 깊었거든요. 뮤지션도 똑같은 것 같아요 음악의 감수성이 별로 많지 않은 사람들은 ‘음악? 뭐 그냥 듣는 거지 그냥 틀어 놓는 거지 뭐’ 이렇게 별 것 아니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악적인 감수성이 깊은 사람들은 거기서 너무 고통스럽기도 하고 또 너무 슬퍼서 눈물을 쏟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너무 희열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예술을 하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자기 감정이 너무 지나치게 예민한 것에 대해서는 저주로 느끼고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만, 너무 행복할 때는 일반인들이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환희와 감동을 느끼니까 저는 미래를 보는 그 외계인의 대사가 그렇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울컥해서 울었던 이야기를 해줬는데 사람들 반응이 ‘뭐?! 맨인블랙3를 보고 울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근데 뭐 일일이 다 말할 순 없어요. 그냥 그 사람들이 이 인터뷰를 본다면 제가 느낀 감정을 조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힙 : 깨질 것 같은 감수성의 소유자시네요.(웃음) 제가 영화 이야기를 꺼낸 것이 혹시 '파수꾼'이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진 : 아 아직 못 봤어요. 힙 : 제가 개인적으로 그 영화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진보씨 노래가 수록이 되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진 : 아.. 저는 부분부분만 봤어요. 힙 : 꼭 한번 보시는걸 추천해드리고, 그 파수꾼이라는 영화에 'DJ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씨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를 하시면서 진보씨의 음악이 실렸는데 혹시 거기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진 : 에피소드가 전혀 없이 나중에 '야 거기에 네 음악 나오더라' 라고 들었던 게 에피소드에요.(웃음) 음 소울스케이프한테는 연락을 한번 받았던 것 같아요. '윤성현 감독이랑 너랑 동창인 것 같은데 윤성현 감독이 한 영화가 있는데 거기에 네 음악 넣어도 되냐?' 하길래 '아~좋아요' 했었는데 그러고선 영화에서 듣지는 못했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들었죠 '야 거기 네 음악 나오는 것 같던데?' 저는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 그래? 아..맞다맞다' 했었던 게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에요. 힙 : 쿨하시네요(웃음) 다시 뮤직비디오 이야기로 돌아오면 'Fantasy' 뮤직비디오의 컨셉도 굉장히 기괴해요. 미니멀 하지만 장면들이나 표현이 굉장히 감각적이었는데 성욕을 식욕에 빗대어 표현을 하신 건 어떤 의도였나요? 진 :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쉽고 편한 길은 지옥의 길이고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보편적인 삶의 진리들 그런 것처럼 '쾌락만 쫓다 보면 쾌락의 유혹의 끝에는 악이 도사리고 있다' 저는 약간 이렇게 느끼거든요. 뮤직비디오를 보면 남자도 계속 먹고 여자도 계속 먹어요 그렇게 계속 먹으면서 욕구를 다 채우는 듯 하였으나 그 마지막 결말에는 여자가 남자의 팔 하나를 잘라먹는..뭐 비유하자면 '담배를 매일 맛있게 엄청나게 피웠더니 폐가 잘라졌더라'(웃음) 하는 그런 권선징악의 코드가 있죠. 역시나 디지페디의 아이디어고 디지페디의 해석이에요. 힙 : 뮤직비디오의 여주인공들이 외계인이나 뱀파이어라는 설정인가요? 진 : 제가 말씀드린 판타지 앨범의 세계관이 있잖아요. 그 세계관에 대해서 디지페디와 같이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그 여자 주인공들은 'Neon Pink Ocean' 행성에 있는 여성들로 설정이 된 거죠. 그래서 인간과 살짝살짝 다른 요소가 있어요. 힙 : 항상 음악을 통해서 '섹스'를 주제로 한 직간접적인 표현을 해오셨고 R&B Soul에선 빠질 수 없는 주제인데 진보씨 성향에선 직간접 중에 어떤 표현방식을 더 선호하시나요? 진 : 내숭떠는걸 싫어하는 측면에서는 직접을 선호하고요. 표현의 우아함을 위해서는 간접을 선호해요. 직접적으로 얘기는 꺼내는데 천박해 보이지 않고, 우아하게 꾸미려고 노력을 하죠. 힙 : 그럼 춤추게 하는 음악과 생각하게 만드는 음악 사이에서는? 진 : 둘 다 좋아하죠. 요새는 좀 더 춤추게 하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것 또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힙 : 'Tape it slow baby'는 'Take it slow'의 리믹스 버전인데 remix로 표기를 안하고 굳이 제목을 바꿔서 실은 의도가 있나요? 진 : 그 곡의 분위기가 Fantasy 앨범 전체적인 세계관과 색깔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곡 이어서 그걸 리믹스라고 표기를 해서 굳이 옛날 원곡의 느낌을 거기로 끌고 들어오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르게 했고, 어떤 면에서는 원곡보다도 한 걸음 더 나간 느낌이 있기 때문에 더 관능적이고 진도가 조금 더 나간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말하자면 약간 장난을 친 거죠. 힙 : 'Traumatic'의 'jet 2'라는 이름은 수퍼프릭 라디오에서 눈에 이미 익었지만 이분 또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생소한 분이세요. 진 : 미국 LA에 있는 뮤지션 인스티튜트(Musician institute) MI를 다닐 때 같은 반이었고요. 저랑 가장 친한 친구였고, 그 친구와 다른 두 친구와 함께 퍼시픽 클릭(Pacific Click)이라는 걸 만들었었어요 퍼시픽 클릭? 링크?..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한국도 태평양에 맞닿아 있고 LA도 태평양에 맞닿아 있다는 의미였고, 그 친구는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에서 유명한 뮤지션이에요. 약간 '밥 말리(Bob Marley)' 같은 느낌에 정치적인 얘기도 하고 저항적인 얘기도 하고 레게 같은 음악도 하는 그런 뮤지션인데 또 이 친구가 자기 아버지 밴드에서는 드러머에요. 그리고 랩도 하는데 완전 랩 괴물이에요. 그 당시엔 '제이지(Jay-z)'와 '릴 웨인(Lill Wanyne)'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제이지는 즉흥적으로 머릿속으로 가사를 쓴 다음에 바로 부스 들어가서 4마디 녹음하고 또 혼자 '음…음..'하다가 또 4마디 한다는 그런 전설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Jet2도 그렇게 하는 친구에요. 매일매일 매 순간 랩하고 있고 녹음을 시키면 가사를 종이에 안 써요. 혼자 머릿속으로 '아...'하다가 2마디 녹음하고, 또 한 4마디 녹음하고 하는 완전 랩 괴물이에요. 힙 : 'Lover bot' 이라는 곡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요. 단순한 실연에 관한 가사는 아닌 것 같은데 제가 해석할 때는 '기계화 문명화로 인해 휴머니티가 죽고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했지만 또 어떻게는 '요즘 연애 쉽게 쉽게 로봇처럼 별 느낌 없이 한다'라는 의미로 해석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 : 거기에 좀 재미있는 장치가 있다면 로봇이 더 마음을 아파하고 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버림받은 것에 더 수치심을 느끼고 원망심리도 있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로봇이 오히려 그렇게 느끼고 인간은 그렇게 못 느끼는 그 대비가 재미 있는 것 같아요. 전체적인 판타지 세계관에서 계속 같은 맥락의 주제지만 인간들이 마치 철없는 부잣집 아이들처럼 너무 풍요로워서 세상 소중한 것을 모르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크게 보면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 문명자체가 점점 풍요로워지고 있잖아요. 지금도 어디는 가난한 사람이 있고 어디는 잘 살고 이런 건 많이 있지만, 전체적 역사를 봤을 때는 옛날보다는 말도 안되게 수명도 늘어나고 경제적으로도 훨씬 더 풍요로운 세상이에요. 요즘에는 어느 정도 개발된 국가에서는 뭐가 모자라서 문제라기 보다는 뭐가 많아서 문제거든요. 쓰레기도 많고 건물도 너무 많고 만들어진 것이 너무 많으니까 너무 지나친 풍요 속에 살고 있는 인간들이 더 감정의 중요함 이라던지 소중함이 없고 마치 새 장난감 가지고 싶어하고 이거 가지고 놀다가 질리면 버리고 하는 것처럼 그런 걸 빗대서 표현한 거죠. 곡 속에 여자가 러버봇을 데려와서 놀다가 지겨우면 버리고 이렇게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 러버봇의 입장에서는 이 여자가 자신한테 잘해주고 따듯하게 대해준 것에 대해 너무 사랑으로 느낀 거죠. 이 로봇한테는 이게 너무나도 유일한 것이었고 처음 느낀 것이었고 인생에서 바꿀 수 없는 큰 사건이었는데 여자한테는 매일매일 남는 시간에 잠깐 있는 정도의 감정이었다는 거죠. 그래서 아마 공감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사랑의 불균형에 놓여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저 남자가 나한테 한번 말 걸어준 게 아침에 '안녕?'하고 인사해준 것이 나한테는 하루 종일 잊을 수 없는 사건인데 그 남자한테는 아침에 '안녕'이라고 문자를 50명한테 보냈다거나 그냥 아무한테나 하는 아침인사 정도의 흔한 것 이었던 거죠. 그리고 그걸 나중에 깨닫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버려진 기분? 헌 장난감이 된 기분? 이런 것들이 러버 봇의 스토리에요. 힙 : 'Traumatic' 이라는 곡과 'Delete it deal it' 이라는 곡은 멜로디 상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두 곡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진 : 트라우마틱은 쥴스 원더가 만나던 여자를 잊지 못하고 잊어버리려 하지만 계속 옛날 기억이 자신을 괴롭혀서 괴로워하는 내용이에요. 어떻게든 향을 피우고 명상을 하며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계속 옛날 기억이 떠올라서 자신을 채찍질 하고 상처를 내는 거죠. 'Delete it deal it' 이라는 곡으로 가면서 결국에는 참을 수 없게 된 지경이 와서 이젠 무조건 지워야겠다 Delete버튼을 눌러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Deal it 이라는 말이 그 문제에 대면하라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나의 괴로웠던 트라우마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아프지 않으려고 하지도 말고 부딪혀서 해결하겠다고 스스로 결심하는 내용이에요. 힙 : 'Neon Pink Ocean' 이나 'Reboot My Universe' 같은 곡들은 정말로 제목으로 곡의 구성이나 소리들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추상적인 느낌들을 언어로 잘 캐치해내시는 것 같아요. 진 : 저를 잘 캐치해주셨군요.(웃음) 힙 : Reboot My Universe는 마치 SF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연상되는 그런 느낌.. 진 : '컨택트' 같은 느낌이랄까? 힙 : 네 맞아요. 컨택트! 그 느낌이에요!(웃음)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발표하신 'Be My Friend' 라는 곡도 뮤직비디오가 대놓고 야하진 않으면서 묘하게 자극적인데 그걸 보면서 디지페디는 은꼴의 미학을 아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 보면 제작된 뮤직비디오들도 전부 섹슈얼한 곡들을 선택하기도 했고요. 진 : 디지페디의 취향이에요 (웃음) 다 디지페디의 사상이에요. 제가 아닙니다. 불씨를 당긴 건 저지만 타오른 건 결국 디지페디가 타올랐다고 주장을 하고 싶네요.(웃음) 힙 : 스윙스(Swings) 씨의 참여가 눈에 띈다면 눈에 띄는 점인데 스윙스 씨와 함께한 계기가 있나요? 진 : 스윙스가 예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저를 언급하면서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얘기 했었어요. 그래서 관심을 갖고 있었죠. 사적으로 만난 적은 없었고 공연장 대기실 같은 데서 그냥 한번 스쳐 지나갔던 그 정도였는데 아무튼 'It’s over'는 약간 '넵튠즈(Neptunes)'가 만든 마이클 잭슨 트랙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만들 때부터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니고 만들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어? 넵튠즈가 만든 마이클 잭슨 트랙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노래 자체가 마이클 잭슨의 감성이고요. '이건 마이클 잭슨처럼 따라 해야지'가 포인트였던 게 아니라 그냥 그런 느낌의 노래를 하다 보니까 '이런 느낌을 갖는 것 자체가 마이클 잭슨의 성격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그런 거죠. 노래도 그렇게 나왔고요. 그런 상태에서 저는 그 노래에서는 좀 유약하고 깨지기 쉽고 상처 잘 받는 그런 좀 약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랩에서는 반대로 되게 마초적인 그런 색깔이 있어야 지 밸런스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윙스가 떠올라서 스윙스한테 의뢰를 했고, 아까 레어벌스처럼 스윙스도 거의 두 번째로 작업하기 좋았던 사람이었는데(웃음) 제가 되게 급하게 부탁을 했거든요 한 24시간 안에 달라고(웃음) 근데 스윙스가 정말 열 몇 시간 안에 보냈어요. 그러고선 믹싱을 계속 하면서 듣다 보니까 목소리가 만지기 너무 좋은 거에요. 되게 재밌게 믹싱을 했고, 제가 딱 의도 했던걸 너무 잘 캐치를 했어요. 사람들이 스윙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저평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스윙스는 단순히 랩을 잘하고 목소리가 좋고 이런 것 보다 훨씬 뛰어난 부분이 있어요. 랩퍼는 어디 가서 랩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보통 랩퍼는 어디가서 랩을 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한단 말이에요. 근데 스윙스는 어디 가서 랩을 하고 싶어해요 일단, 기회가 있으면 랩을 하고 싶어하고 실제로 랩을 많이 하고 잘하고 에너지가 엄청나요. 그래서 그런 점에서 진짜 천상 랩퍼고, 스윙스보다 랩퍼인 사람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 없는 것 같아요. 그 다음에 두 번째는 에너지를 따졌을 때 그렇게 발산할 에너지가 많기도 힘들지만 그걸 다 발산하는 용기와 그런 에너지를 가진 사람도 스윙스가 이쪽에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에너지가 많은 사람 같고요. 그 다음에 세 번째는 방금 얘기한 거처럼 곡의 캐치 능력이 너무 뛰어난 것 같아요. 거기다가 전혀 딴 내용을 쓸 수도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이러 이러 해서 여기에 이런 랩이 필요했던 그 부분을 다 캐치해서 잘 표현 해줬어요. it’s over에서 제가 노래 한 부분은 '진짜 난 너한테 최선을 다했고 내가 널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넌 아니었어' 이런 어떻게 보면 버림받은 여자가 남자한테 얘기할 것 같은 되게 섬세하고 나약한 감성들이었는데 스윙스 부분에서 조금 더 마초적으로 쌔게 나갔거든요. 똑같은 내용인데 그런 대비가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힙 : 진보씨는 패션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만 봐도 신발들에 포인트를 준 게 돋보이는데 뮤직비디오의 널브러져 있는 신발들은 전부 본인의 소장품인가요? 진 : 전부 디지페디 소장품이에요. (웃음) 힙 : 영상에 관한 건 전부 디지페디를 벗어날 수가 없네요. (웃음) 그럼 진보 씨는 어떤 패션스타일을 추구하시나요? 진 : 제가 분류를 잘 하지는 않지만 일진스라고 이름을 지었던 이유 중에 하나도 청바지를 좋아해서 일진스라는 이름을 썼거든요. 그만큼 청바지를 좋아하고, 스트릿이라는 용어를 쓰기가 싫은데 그냥 반스 어센틱 좋아하고 청바지 좋아하고 티셔츠와 모자를 좋아해요. 그런데 거기에 저의 8:2의 원칙이 있어서 정석적인 것 8로 가지만 2정도의 파격을 꼭 집어넣고 싶어해요. 형식미와 파괴미에서 저의 형식미는 캐주얼, 진, 티셔츠, 모자 그런 것들이고, 그 중에 저의 파괴미가 있다면 에스닉한 악세서리가 들어간다든지 하는 그런 파괴미를 꼭 집어넣고 싶어해요. 힙 : 항상 자신감 있는 모습과 주관이 뚜렷한 표현을 중요시 하시는데 내가 최고다 싶을 때는 언제인가요? 진 : 제가 대인배처럼 굴었을 때, 그릇이 크게 행동했을 때, 용서했을 때, 그리고 유혹을 이겨냈을 때, 제가 만든 약속을 제가 지켰을 때 그럴 때 자존감을 느껴요. 아무도 없어도 그냥 혼자서 생각해요 ‘아무도 못 봤지만 이거는 내가 생각해도 굉장히 멋있게 행동한 것 같다’ 하면서 으쓱하죠. 힙 : 엉뚱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진보씨가 설파하던 위대한 사람들이 죽을 때 에너지가 흩어져서 누군가는 그 에너지들을 흡수한다는 이론은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만약에 내일 당장 '퍼렐(Pharrell Williams)'이나 '론(Lorn)'같은 좋아하는 뮤지션이 죽는다면 어떨 것 같나요? 진 : 누가 죽었으면 좋겠냐고요?(웃음) 힙 : (웃음) 어떤 것들을 흡수하실 것 같으세요? 진 : 흡수를 하기 위해 뭘 하는 것보다도 이제 못 보니까 살아있을 때를 회상하며 소중한 마음으로 다시 그 뮤지션의 발자취를 캐겠죠. 힙 : 그러면서 에너지를 흡수하시는 건가요? 진 : 그러면서 이제 진가를 보겠죠. 에너지를 흡수한다고 하면 꼭 드래곤볼의 셀 같으니까(웃음) 촉수 꽂아서 에너지를 쭉 빨고 이런 건 아니지만 그냥 그 사람의 진가를 다시금 느끼겠죠. 보통 사람들은 바쁘니까 100% 뭐를 즐기진 못하잖아요.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100% 자기자신과의 대화를 깊게 하지도 못하고 음악을 들을 때도 전심전력을 다해서 음악을 듣거나 하는 게 잘 안되잖아요. 뭐 예를 들면 '이번에 새로 나온 프린스 앨범 들어봤어?' 하면 '어 들어봤는데 괜찮더라' 그러는 것도 한 두세 번 훑어본 거지 진짜 작심하고서 일주일잡고 '난 이 사람이 뭘 하려고 했는지 이해할거야' 이렇게는 잘 안 하잖아요. 그런데 이제 누가 죽으면 그때 가서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누가 죽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다시 보게 되고, 그 사람의 진가를 못 보게 만들었던 사소한 감정들 '뭐 얘가 그랬다며?' 하는 오해나 이런 것들을 비로소 걷어내고 최대한 진지해진 마음으로 그걸 들여다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쟤가 나한테 이렇게 했었지만 돌이켜보면 쟤는 정직한 애였어 생각해보면 거짓말이나 사소한 잘못들은 누구나 하지 나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왜 나는 쟤가 거짓말했던 한두 개를 가지고 왜 그렇게 미워했을까?' 이렇게 되는 것처럼 그 사람의 진가를 보게 되는 거죠. 힙 : 하지만 어떻게 본다면 제이딜라나 누자베스 혹은 제프버클리 등등 '천재의 요절'이라는 수식이 붙은 수 많은 뮤지션들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죽음이 가지는 뭔가 특별한 아우라 때문에 그 사람의 능력이나 성품 등이 본질이상으로 미화되고 과대 포장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진 : 그렇죠 미화되죠. 그런데 바꿔서 이야기하면 그 사람이 죽어서 미화 되었다고도 표현할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들끼리는 어느 정도 서로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도 있지 않나(웃음) 그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힙 : 콜라보 활동을 정말 많이 하시는데 다음 작품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국내국외 아티스트들이 있다면? 진 : 지금 투어를 같이 하고 있지만 '윤석철(윤석철 트리오)', '김토일(To ill gim)'과 같이 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재즈보컬리스트로 유명하고 얼마 전에 솔로 앨범을 내기도 한 ‘정란’이라는 뮤지션이 있는데 그 뮤지션과도 작업해보고 싶어요. 같이 해보자 하고 요 근처까지 갔다가 못해서 좀 아쉬웠거든요. 또 R&B 씬에서는 '크러쉬(Crush)'랑 같이 작업하고 싶고, 스윙스랑도 좀 더 하고 싶고 '비프리(B-Free)'랑도 하고 싶고 락 밴드들이랑도 하고 싶어요. 이건 지금 거의 다 프로듀서로서 이야기 하고 있는 건데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곡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국카스텐(Gukkasten)'하고도 예전에 인연이 있어서 공연을 보게 됐었는데 보고서 '우와!!! 어떻게 저런 에너지가 나오지?' 했던 기억이나요 마치 에너지가 나오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런 폭발력은 이런 쪽 음악에선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국카스텐과도 같이 해보고 싶은데 계속 연락을 못했었고, 김완선의 컴백작으로 아주 핫 한 음악을 해보고 싶고, 좀 옛날 분들하고도 하고 싶어요. '나훈아'나 '전인권' 같은 음.. 나훈아는 너무 나간 것 같네요. 거기까진 제가 좀 더 아이디어가 구체화 되어야 될 것 같고요. 전인권 하고는 얼마 전에 만났거든요. 힙 : 아 같이 찍은 사진 봤어요(웃음) 어떻게 만나게 된 거에요? 진 : 코엑스 지하에 있는데 보이길래 '어?!!'하면서 팬보이처럼 다가가서 그냥 별 대화도 못 나누고 '어..어..사진 찍어요..' 하고서 그냥 사진만 찍고서 다시 얼떨떨하게 왔는데 그러고 나서 그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어요. 까이더래도 얘기나 해볼걸 어차피 까일거면 뻔뻔하게 얘기했어야 됐는데..뭐 아무튼 많네요 계속 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힙 : 국외는 없나요? 진 : 국외도 많죠. 국외는 당연히 넵튠즈와 하고 싶고 '머신드럼(Machinedrum)'과도 하고 싶고 지미 에드가(Jimmy edgar)’와도 하고 싶고 '에리카 바두(Erykah badu)'랑 하고 싶고 모르겠어요. 이렇게 하고 싶은 걸 말하다 보니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구체적인 비전이 없이 이야기를 하는 게 갑자기 창피해졌어요.(웃음) 힙 : (웃음)아니에요 국내 아티스트들의 경우에는 말하자면 이 인터뷰로 러브콜을 보내는 거니까 의미가 있죠. 스윙스씨가 그랬듯이 분명히 이 인터뷰를 기점으로 새로운 콜라보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이번에 드릴 질문은 힙합플레이야 내에서나 씬에서 꾸준히 이슈가 되어온 주제인데 프레이즈 샘플링과 샘플클리어에 대한 논란이에요. 진보씨 또한 샘플링을 다루는 프로듀서로서 이런 끊이지 않는 논란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진 : 샘플클리어는 제 생각에 예를 들어서 한 4마디 이상 들어가면 샘플클리어를 해야 하고 4마디 미만은 안 해도 된다. 그런 정도의 기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즘엔 사실 모든 게 샘플링이고요. 우리가 쓰는 건반 자체도 소리를 샘플 해서 쓰는 거고 대부분의 현대음악 작곡하는 사람들이 쓰는 드럼 소리 하나하나도 엄밀히 말하면 다 샘플이잖아요. 그래서 일단 샘플을 썼냐 안 썼냐는 포인트가 아닌 것 같고 프레이즈 샘플링의 경우에는 그 샘플의 의도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 창의성을 저 샘플에 의존을 했는데 돈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내가 얻은 성과에서 그 샘플이 얼마만큼 기여도를 가지느냐 그리고 그 공헌도를 얼마만큼 인정해 줬냐 안 해줬냐 가 포인트인 것 같아요. 샘플빨로 만들어져서 샘플이 다 먹여 살린 건데 쟤는 굶고 그걸 이용한 내가 다 먹으면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배 아프게 생각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거고 거기서 논란이 생기는 거라고 보거든요. 반면에 샘플 자체는 별로 그렇게 멋있지도 않은 음악인데 되게 창의적으로 그걸 만들어서 새롭게 가치를 창출을 해냈으면 오히려 그 샘플한테 돈을 줄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이 샘플이 이 사람한테 오히려 감사패라도 하나 보내야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실제 법적으로 얽혀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고, 누가 얼마나 그 가치를 좋게 창조했냐 누가 더 창의적으로 했냐는 그런 측면인 것 같아요. 그게 공평하지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논란인 것 같고요. 그리고 다들 그런 찬사를 받을 자격이 아닌 것 같은데 찬사를 하니까 '그 찬사가 네 것에서 온 게 아니라 남의 것에서 온 것인데 그 찬사를 왜 네가 받아야 되? 걔가 받아야 되지?' 약간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힙 : 또 어떤 경우는 뮤지션이 샘플링을 가져와서 공을 들여서 질감을 바꾼다든지 어떤 식으로든 만져서 자기 작품으로서 프레이즈 샘플링이 된 곡을 내놨을 때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이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구성 자체가 프레이즈 샘플링이니까 '이거 통샘플링이네?' 하고 덮어놓고 비난해버리는 그런 문제들도 있거든요. 이건 정말 애매한 문제인 것 같은데 진 : 샘플링을 잘 못하는 사람들 즉 음악에 대한 이해가 없이 사용하는 샘플들을 보면 찝찝함이 딱 느껴져요. 자기 음악에 있어서 왜 이런 소리가 나와야 하고 내가 왜 이 샘플을 썼고 이 샘플이 이 노래에서 뭘 의미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없이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뭔가 살짝 맛이 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먹었을 때 '뭔가 좀 찝찝한데?' 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잖아요. 논리적으로 따지기 이전에 본능적으로 드는 느낌 그런 경우에 들여다 보면 보통 창작자가 원 샘플을 제대로 활용을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음악에 대해 이해를 깊이 안하고 이해도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별 생각 없이 사용을 했기 때문에 그 조화가 완벽하지가 않았던 것이고 때문에 그런 찝찝한 맛이 나게 되는 거죠. 반면에 제이딜라가 샘플한 어떤 것들을 보면 오히려 제이딜라를 들으면서 '그래 이 음악이 원래 이런 거지 이런 우주적인 거지' 하는 것들이 있어요. 제이딜라가 그 원곡을 캐치해내서 더 잘 집어내는 경우가 있거든요. 샘플링에도 수준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샘플링을 초고수적으로 한 것이고, 어떤 샘플링은 진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샘플을 가져다가 쓰레기처럼 만들어버리면 그건 정말 후진 샘플링인 거죠. 힙 :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매번 받는 질문들이겠지만 최근에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릴게요. 진 : 제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옴마스 키스(Om’mas Keith)'의 [City Pulse]라는 앨범이에요 정말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힙 :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요 마지막으로 못다한 이야기가 있으시거나 힙플 식구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진 : 공연장에 많이 와주세요. 그리고 슈퍼프릭 라디오를 많이 들어주세요. 슈퍼프릭 라디오를 통해서 음반 말고도 귀로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을 계속 할 예정이니까 슈퍼프릭 라디오를 많이 들어주세요. 관련링크 | http://twitter.com/JINBOsuperfreak https://soundcloud.com/jinbosoul http://jinbo.bandcamp.com/ http://www.jinbosoul.com/ 인터뷰 진행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참고자료 | SuperFreak Radio - Episode 2 : TPSP (The Purple Swimming Pool) - https://soundcloud.com/jinbosoul/sfk-radio-episode-2-tpsp-the SuperFreak Radio - Episode 1 : ATDG (After The Doomsday's Gone)- https://soundcloud.com/jinbosoul/superfreak-radio-episode-1 2010.01.28 - [인터뷰] welcome back!! 'afterwork' 진보(JINBO) 인터뷰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5088 2010.05.24 - [기사] 진보, 프로젝트 그룹 ILL JEANZ 으로 앨범 발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5550 2010.10.13 - [기사] 진보, ‘인디펜던트 뮤지션의 길' 주제로 세미나 개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6150 2012.08.29 - [기사] 진보, 리메이크 앨범 'KRNB' 무료배포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9740
  20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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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러쉬(Crush) - '4월의 신인' 인터뷰  [11]
힙합플레이야 (이하 힙) : 안녕하세요. 첫 인터뷰인데 힙합플레이야 회원분들께 인사부탁드려요. 크러쉬 (이하 크) : 안녕하세요. 저는 크러쉬라고 합니다. 하하! 힙 : 크러쉬(Crush)라는 이름은 어떻게 이름을 짓게 되셨어요? 크 : 크러쉬라는 이름은 중학교 1학년 때 지었어요. 사실 크러쉬라는 이름이 락밴드에 어울릴 법한 이름이잖아요. Crush라는 영어 단어를 직역하면 깨부수다, 짓누른다는 뜻도 있고, 반대로 상극의 뜻도 있거든요. ‘Crush on you’에서처럼 반하다 라는 뜻도 있는데 상반되는 매력이 있어서 이 이름을 쓰게 됐어요. 힙 : 그럼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크 : 음악을 배우지는 않았고,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작곡과 랩을 하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 때 동네 친구들이랑 랩 한다고 가사도 쓰고 그랬거든요. 그 때 프로듀서의 이미지가 엄청나게 메리트가 있다는 생각을 해서 랩과 함께 FL studio라는 시퀀서(Sequencer)를 이용해서 작곡을 시작했어요. 보컬은 제가 원래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저희 아버지가 음악을 하셨던 분이라 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처음에는 보컬을 전문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노래방에서만 했었어요. 그러니까 랩과 작곡으로 음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죠. 힙 : 그런데 지금은 랩보다는 보컬로 많이 알려졌잖아요. 마스터피스(Masterpiece) 활동 당시에도 랩을 했었는데, 보컬로 바뀌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크 : 제가 중학교 때부터 랩을 했지만 주변에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결정적으로 스윙스(Swings)형, 도끼(Dok2)형을 보면서 제가 랩을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원래 좋아하던 노래를 제대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힙 : 공식적으로 보컬로 활동한 건 얼마 안됐겠네요? 크 : 공식적으로 보컬로 활동한 건 ‘Red dress’가 처음이에요. 힙 : 음악을 시작하던 당시 크러쉬씨에게 영향력을 준 음악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크 : 먼저 저희 아버지의 영향이 제일 커요.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한데 아버지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를 엄청 좋아하셨어요. 그리고 뮤직 소울차일드(Musiq Soulchild)라는 뮤지션도 좋아해요. 제가 네오소울(Neo soul)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또 도니 헤서웨이(Donny Hathaway)라는 분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외에도 70, 80년대 소울 음악을 좋아해요. 힙 :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크 : 저희 아버지도 원래 고등학교 때까지 음악을 하시다가 할아버지 때문에 음악을 못하게 된 케이스인데, 저희 아버지도 똑같이 제가 음악하는 것에 대해 심하게 반대를 하셨어요. 아버지가 보시기에는 제가 재능도 없어 보이고, 또 저희 누나도 노래를 하는데 누나는 노래를 엄청 잘해서 저랑 항상 비교의 대상이 됐거든요. 그렇게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는데 제가 저희 부모님한테 어느 순간 증명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시죠. 힙 : ‘Crush’하면 크루 얘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어떻게 비비드(VV:D) 크루에 합류하게 된 건가요? 크 : 비비드는 작년 10월에 들어갔어요. 사실 저는 자이언티(Zion.t)형을 알고 그레이(GRAY)형을 알았지만 비비드라는 크루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10월 7일에 큐보에서 했던 그랜드라인(Grandline) 파티에 가게 됐어요. 그 때 저는 우연한 계기로 테이크원(TakeOne)형이랑 ‘Red dress’를 같이 하기로 한 상황이었지만, 테이크원형이랑도 그 전까지는 잘 몰랐었고 씬에 있는 사람들과 전혀 친분이 없는 상태였어요. 저는 그들을 알지만 그들은 저를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제가 그랜드라인 파티에 가서 혼자 음악을 듣고 놀다가 우연히 자이언티형을 보게 됐어요. 그래서 제 노래를 들려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때 제가 알앤비 트랙을 많이 작업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이언티형한테 가서 “제가 알앤비를 하는데 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더니 자이언티형이 “아, 저는 알앤비는 어려워서요.”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대뜸 “어, 왜요?” 라고 했더니 형이 자기는 힙합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이언티형이 자기 트위터에 메일 주소 있으니까 거기로 제 노래를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가서 노래를 보냈어요. 그 때 노래를 세 곡 정도 보냈는데, 메일을 보내고 3~4일이 지난 후에 자이언티형 연락처와 함께 답장이 왔어요. 그래서 연락을 해서 자이언티형하고 만났어요. 또 제가 마스터피스를 할 때 혼자 준비하던 노래가 있었는데, 그 곡 피쳐링을 로꼬(LOCO)형한테 부탁하려고 로꼬형을 만났었거든요. 그러다가 로꼬형 작업실에 갔는데, 우연히 비비드 형들이 다 와서 형들한테 제 음악을 더 많이 들려줬어요. 그렇게 계속 잘 섞이고 조화가 잘 이루어지면서 제가 비비드라는 크루에 들어간 것 같아요. 워낙 음악적인 소통이 잘 됐거든요. 이렇게 잘 맞는 건 처음이었어요. 힙 : 비비드라는 크루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텐데 크루에 대한 소개를 해주신다면? 크 : 비비드는 이 씬에서 정말 흔하지 않는 크루가 될 거고, 지금도 되고 있어요. 크루 멤버로는 자이언티(Zion.t)형이 리더로 있고, 그레이(GRAY)형, 로꼬(LOCO)형, 엘로(ELO)형,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 명이 있어요. 자이언티형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아주 외계인으로 유명하죠. 사기캐에 너무 잘 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그레이형은 지금은 프로듀서의 이미지가 엄청 강하지만 제가 봤을 때 그 형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레이형이 랩 한 걸 들어봤는데 정말 잘해요. 그레이형도 음악을 정말 오래 전부터 하기도 했구요. 얼굴도 정말 잘생겼죠. 다섯 명이 있으면 왠지 네 명은 약간 그런데 한 명만 얼굴에서 빛이 나고 약간 그런 느낌? 아무튼 그레이형의 음악성이나 실력에 대해서도 절대 의심을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보여줄 게 너무 많은 형이거든요. 로꼬형은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에 나와서 이미 증명을 했잖아요. 저랑 비비드 크루의 첫 작업을 로꼬형의 ‘No more’이라는 곡으로 같이 했거든요. 정말 로꼬형의 색깔을 존중하고 너무 잘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엘로형은 얼마 전에 라는 싱글을 발표했는데, 엘로형도 정말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엘로형이 너무 잘해서 제가 약간 경계하고 있거든요. 형도 저를 경계하고. 근데 그런 선의의 경쟁을 하는 데에 있어서 엘로형이 너무 잘 될 것 같아서 저도 약간 무서워요. (웃음) [기사/HIPHOPPLAYA] 로꼬, 싱글 'No More (Feat.Crush)' 21일 발매 http://hiphopplaya.com/magazine/10166 [기사/HIPHOPPLAYA] 비비드의 엘로, 로꼬 & 크러쉬와 함께한 싱글 5일 발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850 힙 : 이제 크루 이야기를 마치고 음악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공식적으로 처음 음악활동을 한 건 치타(Cheetah)씨와 함께 한 ‘Masterpiece’활동이었어요. 어떻게 함께 하게 된 건가요? 크 : 저는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작업을 혼자서 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혼자 하다가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가요 쪽에 계시는 제가 아는 작곡가 형한테 연락이 왔어요. 저한테 오디션을 한 번 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는데 안 하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 형이 기획사 사장님을 한 번 만나보기라도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먼저 사장님한테 제 데모를 들려드렸더니 사장님께서 만나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사장님을 만나러 갔는데 그 자리에 치타누나가 있었고, 사장님께서 이러이러한 계획이 있는데 같이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근데 그 때 당시 제 상황에서는 전혀 잃을 게 없었고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기 때문에 마스터피스를 하기로 결정하게 됐어요. 주변에서 흑역사가 아니냐고 얘기를 하는데 그때 마스터피스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제가 지금 제 색깔을 찾아서 음악을 하고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흑역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그 때 당시 저의 바이브와 맞는 음악을 했을 뿐이기 때문에 전혀 후회하지도 않아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해체가 된 거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한 일이죠. 힙 : 마스터피스 앨범은 크러쉬씨의 공식적인 데뷔작이기도 하면서 크러쉬씨가 전부 작곡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작곡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크 : 엄청 많았죠. [Rhythm Genius] 수록곡 전부 다 제가 대학교를 다니면서 만든 곡이거든요. 제가 대학교를 천안에서 다니면서 자취를 했어요. 그래서 작업할 공간이 없어서 대학교 강의실에서 혼자 몰래 숨어서 만든 곡들이에요. 부담은 됐지만 사장님이 저한테 곡에 대한 컨셉, 스타일까지 모두 저한테 맡겨주셨기 때문에 너무나 좋은 경험을 한 거죠. 제가 프로듀싱을 다 한 거니까 너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힙 : 회사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메이저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건가요? 크 : 언더나 메이저를 나누는 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제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음악이기 때문에 제 음악을 할 수 있다면 메이저 레이블이든 언더 레이블이든 그런 건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힙 : 크러쉬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Red dress'라는 곡을 발표하면서인 것 같아요. ‘Red dress’라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크 : 먼저 저희 아버지가 이 곡을 너무 좋아하셔서 이 노래를 제 첫 싱글로 냈다고 소개하고 싶어요. 또 이 곡은 작년 여름에 제가 마스터피스를 할 때 만들었던 곡인데, 이 곡을 만들 때는 특별히 멋있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취지는 아니었구요. 그 때 당시 나와 가장 맞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어요.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제 얘기였어요. 약간 변태스럽나? 꿈을 꿨을 때 그런 내용이에요. 힙 : ‘Red dress’는 테이크원씨가 피쳐링을 해주셨잖아요.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된 건가요? 크 : 치타누나가 쇼미더머니를 할 때 우연히 테이크원형을 봤는데, 제가 테이크원형이랑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서 노래를 들려줬어요. 그것도 이어폰을 건네주면서 들려줬어요. 그 때 테이크원형을 처음 봤는데, 형이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했는데 노래를 듣고 재밌겠다고 하면서 바로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하게 됐어요. [P/V] CRUSH - 'Red Dress (Feat. TakeOne)' Teaser http://hiphopplaya.com/magazine/10118 힙 : 'Red dress'에 이어 ‘Crush on you’를 발표했는데, 이 곡은 스윙스씨와 함께 하셨잖아요. 어떻게 함께 하게 된 건가요? 크 : 스윙스형 인터뷰에서도 스윙스형이 잠깐 얘기를 하셨는데 형이 너무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어요. 스윙스형이 처음 씬에 등장했을 때부터 선망의 대상이었고 제가 너무 동경하던 대상이었기 때문에 꼭 한 번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 곡이 완성도가 높게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형이 너무 잘해주신 덕분인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기사/HIPHOPPLAYA] 크러쉬, 스윙스와 함께한 싱글 'Crush On You' 발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319 힙 : ‘Red dress’와 ‘Crush on you’ 두 곡을 발표하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됐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크 : 솔직히 실감은 안 나요. 초등학교 때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친구들이 갑자기 연락을 해서 “너 나랑 친하지?”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저한텐 다 너무 감사한 일들이에요. 제가 정말 힘든 시기가 있었거든요. 일종의 과도기라고 해야 되나?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음악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슬럼프가 너무 오랫동안 왔어요. 계속 혼자서 하다 보니까 너무 외로운 거예요. 그래서 그 때의 고통들과 마스터피스를 하면서 겪은 성장통이 지금의 저를 위한 준비단계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할 거예요. 아직 잘 실감은 안 나지만 길거리를 가다가 제가 작곡한 노래가 나오고 그러니까 너무 신기하긴 해요. 힙 : ‘Red dress’, ‘Crush on you’ 두 곡 모두 크러쉬씨가 직접 작곡하셨잖아요. 다작하는 스타일이라고 들었어요. 크 : 하루에 한 테마씩 만들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1절 후렴까지 무조건 만든다!” 이런 식으로. 물론 못 지킬 때도 있지만 저 혼자만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지키려고 해요. 제가 어떤 인터뷰를 봤는데, 그 인터뷰에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했을 때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엉덩이를 의자에 몇 시간 동안 붙이고 있냐는 얘기가 있었어요. 물론 가끔은 놀고 영화도 보면서 영감을 얻고 그런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제 마인드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매일 매일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때부터 계속 저 혼자만의 약속을 하고 진행을 했던 것 같아요. 힙 : 그럼 곡을 만들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크 : 저는 대부분 음악을 들으면서 받는 편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아요. 제가 감정기복이 엄청 심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속으로 다짐하고 포기하는 게 많거든요. 그래서 그걸 다 음악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해요. 힙 : 최근에 영감을 받은 음악이 있나요? 크 : 제가 힙합 뮤지션이니까 힙합음악을 제일 많이 듣겠지만 요즘에는 특정 인물의 경계가 없어요. 요즘에는 믹스테잎 위주로 듣는데 YG 믹스테잎, 쥬시제이(Juicy J), 얼마 전에 나온 드레이크(Drake) 믹스테잎을 많이 들어요. 또 최근에 저한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뮤지션으로 메스 파이크(mass pike miles)라는 뮤지션이 있는데, 이 분 믹스테잎을 많이 들어요. 힙 : 보컬을 비롯해서 랩, 작곡, 작사까지 여러 가지 능력이 있는데 그 중 최근에 가장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크 : 요즘에는 써던 힙합을 베이스로 한 비트 위에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힙 : 최근에 슈프림팀(Supreme team)의 ‘그대로 있어도 돼’ 라는 곡에 피쳐링을 했는데, 어떻게 함께 하게 된 건가요? 크 : 제가 12월에 ‘Red dress’라는 싱글을 내고 쌈디(Simon D)형께서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저를 많이 서포트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었죠. 제가 주위에서 듣는 바로는 쌈디형의 안목은 빈지노(Beenzino)형, 어글리덕(Ugly Duck)형, 테이크원(TakeOne)형, 자이언티(Zion.t)형 정도인데, 제가 그 정도 수준이 된다고 인정을 받는 것 같아서 되게 기분이 좋았고, 그렇게 교류를 시작하게 됐어요. 힙 : 그럼 슈프림팀이 먼저 같이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한 건가요? 크 : 쌈디형께서 이제 슈프림팀이 컴백을 하니까 좋은 곡이 있으면 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일주일 동안 집 밖으로 안 나오고 거의 열 곡을 만들어서 들려드렸어요. 근데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셨는지 열 곡을 다 안 하게 됐죠. 그래서 속상해하면서 그러면 슈프림팀 형들 정규앨범 때를 기약하자고 했죠. 그러고 나서 얼마 후에 쌈디형이 곡 더 만들었냐고 연락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 때 쌈디형한테 보내드린 곡이 ‘그대로 있어도 돼’라는 곡이에요. 원래 이 곡은 제가 노래를 하려고 만든 트랙이었거든요. 근데 쌈디형이 이 곡을 들어보고 나서 마음에 들어 하셔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힙 : 그럼 혹시 슈프림팀과 작업 중에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크 : 있었어요! 이 곡에서 제 부분을 녹음할 때 너무 음이 높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 키를 낮춰서 부르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아메바 스튜디오에서 키를 낮춰서 부르는데 제가 노래를 너무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쌈디(Simon D)형이랑 이센스(E-Sens)형이 저보고 노래를 못한다고 엄청 놀렸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원 키로 올려서 녹음을 하고 수월하게 진행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었죠. 힙 : ‘그대로 있어도 돼’ 라는 곡으로 아메바후드 콘서트 무대에도 섰는데, 큰 무대에 서게 된 소감은 어땠어요? 크 : 너무 좋았고, 모든 분들한테 너무 감사했죠. 지금 제 상황에서는 과분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무대에 올라가니까 실감이 나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내가 지금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M/V] Supreme Team - 그대로 있어도 돼 (Feat. Crush) http://hiphopplaya.com/magazine/10676 힙 : 처음 곡을 발표한지 1년도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슈프림팀, 스윙스같은 뮤지션과 함께 작업하셨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같이 작업한 소감이 어떠세요? 크 :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모든 일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제 주위 사람들도 그런 반응이었고. 하루하루가 놀라운 일들 뿐이니까 솔직히 겁이 많이 나죠. 또 제가 여기서 도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거만한 행동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절대 안 할거고, 도태되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죠. 힙 : 그럼 아직 함께 작업해보지 못한 뮤지션 중에 나중에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크 : 빅뱅 태양형님이랑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저를 언급해주셨는데 너무 좋았어요. 원래 예전부터 태양형님을 좋아해서 노래방에서 태양형님 노래를 많이 불렀었는데 앞으로 같이 좋은 작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realtaeyang: New korean R&B cats @skinnyred and @crush9244 check them out!!— TEYDADDY (@Realtaeyang) March 27, 2013 힙 : 같은 크루인 자이언티씨와 비교하는 분들도 계신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크 : 그건 당연한 거라고 봐요. 비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또 자이언티 형이랑 저랑 다르다는 걸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안 써요. 자이언티 형도 마찬가지고. [M/V] Zion.T - 뻔한 멜로디 (Feat. Crush) http://hiphopplaya.com/magazine/10503 힙 : 모든 뮤지션들이 그렇겠지만 크루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잖아요. 크러쉬에게 비비드란 어떤 존재인가요? 크 : 가족이죠! 집? 휴식? 저는 형들이 너무 좋아요. 다들 너무 착하고, 너무 잘하고, 멋있어요. 항상 저희들은 고민이나 발전적인 움직임에 대해 같이 생각을 많이 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한테는 너무 편안한 존재죠. 한 마디로 휴식이 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아요. 힙 : 그럼 힙합 뮤지션으로서 힙합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크 : 힙합이라는 음악 자체가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음악인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대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힙 : 그럼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으신가요? 크 : 이런 음악 하면 누구, 이런 음악 하면 누구,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이 음악! 하면 저를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음악 하면 크러쉬! 이렇게 수식어가 붙는 게 지금 제 목표예요. 그건 제 음악이 있다는 증거니까요. 태도 면에서는 도태되지 않는 태도를 지키고 싶어요. 이건 겸손이랑 또 다른 거잖아요. 나태해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으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힙 : 2013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크 : 일단 음악을 더 열심히 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해요. 구체적으로는 앨범은 정규가 될 수 도 있고 EP가 될 수도 있는데 앨범은 아마 5월 정도에 나올 것 같아요. 힙 :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크 : 아직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는 뮤지션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뮤지션은 창작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과로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저도 제 음악으로 증명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제가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증명할 테니까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진행 | HIPHOPPLAYA.COM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인터뷰 편집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관련링크 | 크러쉬 트위터(http://twitter.com/crush9244)
  20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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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돗개 - '누구에겐 개소리 누구에겐 새소리' 인터뷰  [15]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 여러분에게 인사를 부탁해요. 진돗개(이하 진) : 안녕하세요. 진돗개 김정훈입니다. 잘 지내시죠? 힙 : 랩 네임이 특이합니다. 진돗개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어요? 진 : 제가 별명이 없었는데 첫 별명이 진돗개였어요. 닮았다는 이유로 붙여진 건데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서 a.k.a라는 말뜻대로 진돗개로 했어요. 기억되기도 쉽고 좋은 것 같아요. 힙 : 힙합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진 : 그냥 처음엔 신나는 리듬 때문에 빠지게 되었고, 그다음엔 멋진 영상들에 빠졌어요. 그다음엔 점점 힙합의 예술적인 면들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엔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빈지노(Beenzino)씨 때문이에요. 제가 꿈만 가지고 있었을 때는 인맥이 있어야 MC가 될 수 있다는 멍청한 생각을 했었어요. 그때가 미술 전공으로 3수할 때였는데 학원에서 알게 된 형의 친한 친구분이 빈지노씨였어요. 그때 그 형에게 빈지노씨가 어떤 루트로 랩을 시작했는지 넌지시 물어봤는데 인맥 같은 것 없이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멍청한 생각을 버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힙 : 의경 래퍼로도 많이 알려졌어요. 군 생활을 하면서 작업하고 활동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자세히 물어보면 실례일 것 같고(웃음),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진 : 힘든 점은…… 공연이 너무 하고 싶은데 많이 못 하는 게 너무 속상해요. 믹스테잎도 나름대로 열심히 작업했고 또 그렇게 만든 곡으로 좀 더 공연하고 싶었거든요. 지금은 전역이 진짜 코앞이라서 전역 후에 할 것들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힙 :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또 많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을 꼽자면? 진 : 존경하는 분들은 몇 명 있지만 좋아하는 뮤지션을 딱 정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한 뮤지션의 음악 전 곡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요. 영향은 조금씩 다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션뿐 아니라 스스로에게서도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도 다 영향을 받고 있어요. 확실히 멋진 음악을 하는 분들에게서 더 영향을 받겠지만 최대한 영향을 덜 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모방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 같아서요. [ SHOW ME THE MONEY ] 힙 : 아무래도 오디션 프로인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를 통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을 텐데요, '쇼미더머니'에는 어떻게 나가게 됐나요? 진 : 사실 순위권에 들고 싶다거나 내 이름을 알리겠다는 식으로 나간 건 아니었어요. 그냥 제 꿈이 이 직업이니까 그 곳에 나가서 진짜들한테 피드백 받아보고 싶었어요. 주변에선 인정받지 못하고 별로 안 좋은 평을 많이 받아와서 '쇼미더머니'프로그램을 보고 경험하자는 느낌으로 나간 거에요. '1,2차 예선이나 통과하면 헛꿈 꾸는 건 아닐 거야' 이런 식으로요. 근데 아마 1차 때 떨어졌더라도 스스로 피드백하며 더 열심히 했을 거에요. 힙 : '쇼미더머니'에 나갔을 당시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진 : 설레발 치기 싫어서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어요. 경찰서에서는 나가는 걸 굉장히 싫어했고요. 그때 소대장님 한 분 빼고 전부 탐탁지 않아했어요. 군인 신분으로 방송 나가면 민원이 들어 올까 봐 귀찮아서 그런 것 같아요. 첫 방송 나가고 나서도 경찰서 분위기가 더 안 좋았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자만할까 봐 그러셨는지 별로 큰 반응은 없으셨지만 좋아하시긴 하셨어요. 주변 도움 안 받고 혼자서 알아서 하니까 대견스러우셨나 봐요. 힙 : 노래 가사에도 나왔지만 효도라는 말을 자주해요. 부모님께 유독 각별한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진 : 그냥 좌우명 중 하나예요. 부모님은 자식 자랑하며 사시는데 전 3수해서 좋은 대학도 못 가고, 부모님 세대에 공감하기 힘든 음악을 하니까 다른 사람들 보기엔 날라리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도 티 안내고 응원해주셨거든요. 물론 그 뿐만 아니라 항상 모든 부분에서 감사하죠. 근데 경상도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표현은 잘 못해요. 잔소리 들으면 저를 위한 소리인 줄 알면서도 틱틱거리게 되고, 시간 조금 지나면 죄송해하고 그러죠. 요즘은 잘 참고 넘기지만요. 자식들은 대부분 그런 거 같아요. (웃음) 힙 : 믹스테이프에 '쇼미더머니' 멤버들도 참여했어요. 이번에 피쳐링한 멤버들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진 : '쇼미더머니'멤버들을 의도적으로 넣은 건 아니었어요. 곡이랑 주제를 정하고 그 곡 느낌에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을 찾았어요. 믹스테이프에 참여해주신 분들은 운이 좋게도 제가 부탁했을 때 수락해 주신 분들이죠. 의리 때문인지 곡이 맘에 들어서 인지 모르지만 감사해요. (웃음) 힙 : '쇼미더머니'멤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진 : 다 나름의 길로 걷고 있겠죠? 쉬고 있지는 않을 거예요. 제 얘기가 아니라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거 같아요. 힙: 당시에 이효리씨와 루키들의 콜라보가 화제가 되었죠. 연습할 때와 라이브 무대에서의 일들이 궁금합니다. 진 : 사실 그때는 너무 바빠서 이효리씨 무대를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한테는 래퍼분들이랑 하는 본 공연이 더 중요했고, 더 하고 싶은 것이었거든요. 또 일주일에 2벌스를 쓰고 외워야 하는 것도 너무 벅찼고요. 또 그때는 더블k(Double K) 형이랑 하는 곡의 사비 부분을 전담해서 메이킹하고 불렀어야 했는데, 사비만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가사도 느낌도 안 나왔거든요. 그렇게 본 공연 것이 안 나오니까 더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본 공연해서 떨어지면 나 때문에 래퍼 형들한테 민폐 끼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한 개 신경 쓰기도 그런데 두 개 신경 쓰라니까 싫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한테 잘 맞는 비트를 주신 것 같아요. 또 덕분에 섹시라는 이미지도 조금은 얻게 된 것 같고요. (웃음) 힙 : 믹스테이프에 있는 '끄적끄적'을 보면 '쇼미더머니'에서 느낀 부담에 대해 썼어요. 어떤 부담감을 느끼고 있나요? " 어쩌다 붙어버린 쇼미더머니 타이틀 그러다 보니 생긴 팬카페 사이트 아직은 이룬 게 없어 이제 시작 일뿐 근데 벌써 기대하는 아이들 " 믹스테이프 (MIXTAPE)'누구에겐 개소리 누구에겐 새소리' 수록곡 – 끄적끄적 진 : 딱히 부담이라기보다 조금 조급한 마음이 들었어요. 프로그램 끝나고 다른 아이들은 공연도 자주 하면서 자기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 것 같았는데, 전 군대에 갇혀서 믹스테이프도 없고, 이룬 것도 없고, 증명한 것도 하나 없는 아무것도 아닌 애였잖아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하나하나 시작하고 싶은데 환경이 그렇지 못하니까 짜증도 났어요. 시상식이나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대에 설 큰 기회들이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지나가고, 팬들은 기대를 하고 있는데 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거죠. 거기에서 오는 짜증이 불안함과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여전히 짜증은 약간 나지만요. (웃음) 힙: '쇼미더머니'에 나갔을 때 정말 아쉽거나 후회되는 일이 있나요? 진 : 후회는 없어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 곡이라도 만들고 싶었는데 주제가 정해져 있어서 수동적으로 곡을 만든 게 아쉬워요. 진짜 멋진 영상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힙 : '쇼미더머니' 이제 시즌2가 시작된다는데 어떤 기분이 드는지? 진 : 사실 별 느낌 안 들어요. 그냥 '2도 하는구나'. '멋진 분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도예요. 그리고 '시즌 1보다 훨씬 개선된 환경에서 하겠구나. 부럽다' 이 정도요. 믹스테이프 (MIXTAPE) - '누구에겐 개소리 누구에겐 새소리' (http://hiphopplaya.com/album/166032) [ 믹스테이프 (MIXTAPE) - '누구에겐 개소리 누구에겐 새소리' ] 힙 : 군 생활 중이라 가사를 쓰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셨나요? 진 : 자유시간에 틈틈이 가사 쓰고 외출 나올 때 몰아서 녹음하고, 그런 식의 반복이었어요. 외출시간이 짧고 한정적이다 보니 스케줄이 안 맞기도 해서 3군데 정도 이리저리 다니면서 녹음했죠. 마음에 안 들면 또 기다렸다가 몰아서 녹음하고요. 나름 힘들게 진행하긴 했어요. 그래서 더 뿌듯하기도 하고요. 힙 : 믹스테이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어요. 참여진 소개를 부탁합니다. 진 : 일단 피쳐링 진들이 제가 생각했던 대로 곡에 다 잘 표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Wall-E, COOD는 원래 방송 전부터 같이 음악 작업하던 사람들인데요, 친해서 넣었다기보다는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잘해서 같이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 증명한 건 크게 없지만 앞으로 잘 될 사람들이에요. 187, 까리, 트라이엄프(Triump) 이 “삼형제”는 얼마 전에 믹스테이프을 냈는데 제일 많이 도움을 주신 분들이에요. 톤들이 워낙 좋고 또 저랑 잘 맞는 팀이에요. 콸라(Qwala)는 공연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할만 한 능력을 가진 듯하고 개성이 강한 래퍼예요. 스팃치(Stitch)는 어린데도 잘하는 친구이고,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아요. 일통(Illtong)형님이랑 로꼬(Loco)는 “쇼미더머니” 보신 분들이라면 다 알 것 같고요. 메이슨 더 소울(Mayson The Soul)이란 친구는 노래하는 친구인데 파이니스트 레코즈(Finest Records)에서 앞으로 같이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을 거예요. 딥플로우(Deepflow) 형님은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모르면 검색해서 음악 들으세요!! 지금 당장!! 힙 : '나처럼 해봐'는 유일한 오리지널 비트의 곡입니다. 무척 기뻐하셨는데요, 어떻게 제이신(J.Sin)의 비트를 쓰게 됐나요? 진 : 마지막 '쇼머더머니' 최종 경연 때 솔로 무대가 짧게 있었어요. 다른 신예들은 다 자기 곡이 있는데 저만 없더라고요. 그때 '최후의 만찬' 이란 곡 때문에 제이신이랑 작업하게 됐는데 그때 비트를 받게 되었어요. 워낙 곡이 좋고 저한테 맞는 것 같아서 같이 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첫 오리지날 비트여서 기뻐요. 힙 : 믹스테이프 2번 '진돗개 1'의 원곡은 찾지 못하셨는데 아직도 작곡 미상인 상태인가요? 진 : 네 찾지 못했어요. 아마 개인이 찍은 비트 같아요. 힙 : 이번 믹스테이프의 가사 내용들을 스웨거 가사로도 볼 수 있겠지만 'My Life'나 '나처럼 해봐'를 보면 굉장히 진솔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사를 쓸 땐 보통 어떤 점에 중점을 두나요? 진 : 가사 쓸 땐 내용에 제일 신경 쓰는 편이죠. 제가 하고픈 말과 제 신념을 담으려고 하고 또 하고 싶은 말을 정하면 주제에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또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제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힙 : 아직 진돗개의 믹스테잎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딱 한 곡을 추천하자면? 진 : 힙합 팬이라면 '나처럼 해 봐' 힙합 팬이 아닌 25세 이하는 '나 정도믄 갠차나' 25세 이상이면 'Tic Toc' 이요. 이유는 딱히 없어요. (웃음) 위에 말한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Finest Records ] 힙 : 얼마 전 Finest Records에 들어가셨는데요. 어떤 소속사인지 소개해 주세요. 진 : 일단 모토는 하고 싶은 음악하며 잘 되는 게 모토예요. 분위기가 가족 같고 좋아요. 친척 형 동생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데 거기서 좀 더 멋지게 하는 방법을 조언해주고 제시해주죠. 계획은 주석형이 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단순히 제가 하고 싶은 음악 멋지게 잘하는 게 계획이고요. 그 계획이 회사 계획과 비슷한 부분이 많죠. 힙 : 진돗개에 주석(Joosuc)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진 : 큰 기둥? 농담이고요. 지금은 사장님, 예전엔 멋진 형, 그리고 respect 하는 사람 중 한 명이요. 힙 : Finest Records에서 3월 중에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곡인지 살짝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진 : 의미 있는 곡이에요. 회사에서 처음 내는 단체곡이자 제가 처음 하는 스타일의 곡이에요. 많이 애 먹었지만 약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던데…… 여기까지만. (웃음) 힙 : 이번에 Finest Records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으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뮤직비디오인가요? 진 : 참여한 사람은 회사에 소속된 저랑 주석형이랑 메이슨 더 소울이란 친구까지 3명이에요. 뮤직 비디오가 어떻게 나올지 저도 기대돼요. 주석형이 편집하셔서 저번에 미완성작을 살짝 봤는데 멋지더라고요. 콘셉트는 여행인데 더 말하면 재미없으니 더 이상 말 안 할래요. [ 난 크게 될 놈 ] 힙 : 'RAPTIST'뿐 아니라 다른 곡들의 가사를 봐도 랩이 예술이라는 것을 자주 언급하고 있어요. 또 힙합이 주류 음악이 아니라는 내용도 많고요. 진돗개가 생각하는 힙합은 어떤 것인가요? 진 : 가장 예술적인 문화 같아요. 모든 것이 자신만의 창작이잖아요. 자신의 생각을 라임이라는 구조에 맞춰서 비유적이든 직설적이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음악에 담아내니까요. 거기다 호흡, 플로우, 작은 제스처 하나까지도 창작이고 개개인의 느낌이 들어가 있으니 얼마나 예술적이에요. 다른 사람이 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이 멋져요. 그래서 힙합만이 말할 수 있는 주제도 많은 것 같고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면을 분노나 슬픔이나 기쁨, 본능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음악은 힙합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 힙합이란 문화는 예술이에요. 한글처럼! 힙 : 많은 팬들이 진돗개의 목소리를 매력으로 꼽습니다. 본인은 자신의 목소리나 랩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MC로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진 : 저는 제 목소리나 랩 스타일에 만족해요. 만약 제가 제 랩 스타일이 맘에 들지 않는데 계속 그런 스타일의 랩을 한다며 그건 래퍼가 아니고 그냥 가수라고 생각해요. 물론 완벽하게 만족하지 않지만 더 만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수정하면서 노력하는 중이에요. 사람들이 제 랩을 들으면 다른 사람과 비슷하다는 생각 말고 제 생각이 났으면 좋겠어요. 제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저만의 느낌과 톤, 신념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요. 또 표현력이 많이 부족한 것도 단점 같아요. 조금 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연구해 보려고요. 힙 : 앞으로 어떤 MC가 되고 싶으세요? 진 : 저는 힙합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니까 예술가처럼 작품에 제 생각을 멋지게 담는 MC가 되고 싶어요. 작품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많은 걸 느끼게 할 수 있게요. 어떤 예술가들은 대중을 위한 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보통은 자기만의 세계를 작품에 담으니까요. 그런 MC가 되고 싶어요. 힙 : 5월에 전역하신다고 들었어요. 전역하고 난 뒤 생각해 둔 활동 계획이 있나요? 진 : 공연부터 미친 듯이 하고 싶어요. 제가 만든 곡들을 질리도록 불러보고 싶어요. 그런데 쉽지는 않은 것 같고……또 새로운 것들을 내놔야겠죠. 하나 둘 증명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정규앨범을 만들거나 미니앨범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을까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 HIPHOPPLAYA.COM 사진 출처 | Finest Records 관련링크 | 진돗개 트위터 (https://twitter.com/Kjhn89) Finest Records 트위터 (https://twitter.com/Finest_Records)
  201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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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말(KAMAAL) - 'Paper mache' 인터뷰 - by DanceD  [15]
*인터뷰어와 카말의 친한 관계 때문에 경어는 생략 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DanceD (이하 D) : 우선 인사 부탁드려요. 카말 (이하 카)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얼마 전에 데뷔 앨범을 발표한 늦깎이 신인 엠씨 카말입니다. D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세요? 앨범이 네이버 이주의 발견에도 선정 되었는데... 카 : 난 똑같아. 일하고, 애기 키우면서… 아 네이버 이주의 발견, 기분 좋은 해프닝 이였지. 나도 모르고 있다가 네이버 들어갔다가 놀랐어. 10년 만에 군대 동기한테 전화가 오기도 하고 (웃음). 음악적으로는 밴드를 꾸렸어. 꾸린지는 한 3주 됐는데, 주말마다 밴드 연습하고 있고, 쇼케이스도 밴드 형식으로 준비 중이야. 밴드 이름은 원래 '그날 이후'로 하려고 했는데… D : 아, 가리온 노래 제목에서 가져온 거예요? 카 : 그렇지. 근데 멤버들의 반대에 부딪혀서 결국 '공중그네'가 됐어. 내 앨범 첫 번째 트랙 제목이기도 하고. 당분간은 '카말과 공중그네'로 활동할 계획이야. 개인적으로는 루츠(The Roots) 같은 재즈 힙합 밴드를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그런 아우라를 쉽게 얻을 수 있겠어. 누군가를 따라하다간 내가 바라는 수준에 아예 못 미칠 거 같아서 일단은 어쿠스틱 힙합 밴드라는 개념만 가지고 우리들만의 느낌을 담아서 밴드 색깔을 만들어 보려고. D : 그럼 '공중그네'란 이름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카 :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멤버들이 모여서 밴드 이름을 정할 때 누가 "공중그네로 해요!" "좋아! 좋아!" 뭐 이렇게 결정 되어버렸어. (웃음). 스윙감있는 유쾌한 밴드 이름 같기도 하고 어감이 예쁘잖아. 개인적으로는 "그날 이후"에 미련이 남는 게 선배들에 대한 리스펙의 의미가 깃들어있는 게 좋은 거 같아서… 근데 멤버들의 반대도 그렇고 이미 '그날 이후'라는 밴드가 이미 있다고도 하데. 사실 후보 중에 '생명수'도 있었는데 (웃음) D : 가리온에 대한 리스펙을 아낌없이 보여주시네요. 카 : 그렇지. D : 이름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형 랩네임이 되게 많아요. 맨 처음 아실바니안 코끼리를 만들었을 때는 '까마귀'였고 그 후 '아코의 까마귀'였다가 지금은 'Kamaal'이죠. 무슨 의미가 있나요? 카 : 많기는커녕 쭉 하나였는데… 큰 의미가 있을 리가(웃음). 까마귀라는 이름도 큰 의미를 두고 지은 건 아니고 아코의 까마귀도 그때 즈음 다들 날보고 '이 형이 아코의 까마귀야'라고 소개를 하기에 그냥 그걸 이름으로 썼을 뿐이지. 처음 까마귀라고 이름 지은 건 고등학교 때였는데 그 즈음에 별명을 그대로 닉네임으로 쓰는 게 유행 이였어. 난 중학교 때 별명은 산도깨비였고 고등학교 때는 푸우였거든. 근데 푸우는 왠지 닉네임이 있을 거 같고 산도깨비는 맘에 안 들었어. 그래서 다른 별명을 찾았는데 어렸을 때 내가 엄청 개구쟁이였거든. 항상 동네 친구들이랑 담 타고 넘어가서 고물상 공터에서 야구하느라고 집에 돌아오면 온몸이 시커맸어. 그때마다 어머니가 씻겨주시면서 "아이고 우리 까마귀, 우리 까마귀새끼"하시곤 했는데 그 때 기억이 나더라고. 나한테 까마귀라고 불러주는 건 우리 어머니 밖에 없었지만 나한테는 꽤 좋은 기억의 별명 이였어. 그래서 그때부터 까마귀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지. 한글 태깅 연습도 하고(웃음) 그러다가 Rebelde 앨범 준비할 때 좀 심각하게 이름에 대해서 회의를 갖게 되었어. 아무래도 까마귀를 영어로 표기하기가 힘드니까 스펠을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까마귀(Kkamagwi)에서 내식대로 좀 빼고 붙여서 카말(Kamaal)이 된 거지. 고로 카말은 곧 까마귀의 카말식 표기랄까.(웃음) D : 육아랑 직장 생활 때문에 음악 활동이 좀 어려워지진 않았어요? 카 : 어렵지. 심지어 이번 앨범의 경우를 보면 앨범 작업한다는 기사가 힙플에 2011년 가을에 처음 났는데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1년 4개월 걸렸어. 내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아내와 분담해서 육아를 하는데 주말에 6시간을 아내가 빼줘. 근데 6시간을 녹음에만 쓸 순 없잖아. 아이디어 구상에 계획 짜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이러다보면 1주일에 1벌스가 나와. 그렇게 하다보면 한 달에 한곡씩 이런 식이니 오래 걸린 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 D : 바쁜 것 외에 음악적으로 결혼하기 전이랑 후랑 변한 게 있나요? 카 : 응 좀 변한 거 같아. 결혼 전에는 얘기를 하려고만 했지 들으려고 하지 않았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건 고개를 돌려버렸거든. 근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의 얘기를 듣게 된 거 같아. 자세가 좀 열린 거지. 옛날엔 독선적인 부분이 있었어. BRS 운영할 때도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시간을 단축하려고 독선적이란 소리를 좀 듣더라도 밀어붙였는데 결혼 후부터 조금씩 태도가 변한 거 같아. D : 가장으로써 좀 부담이 커졌다든지 그런 건 없나요? 카 : 사실 정신없이 살다보니 그런 건 전혀 못 느끼겠어. 내가 지금 일을 하잖아. 봄, 가을 때는 공사 일이 들어오면 주말에도 나가서 일하고 그래. 직장에, 육아에, 주말엔 부수적인 일에, 밴드까지… 그러다보니 어깨가 무겁다는 둥 그런 걸 느낄 여유가 없어. 오히려 결혼 전이나 서른 즈음에 삶에 대한 걱정 같은 걸 느꼈던 거 같아. D : 이제 본론으로 카말의 시작부터 간단하게 얘기를 해볼게요. 힙합을 언제부터 듣게 됐나요? 카 : 우선 힙합을 듣기 전에 난 펑크 키드였어. 지금도 기억나는 게 중학교 때 신문에서 홍대 길거리 공연 기사를 봤는데 펑크 록이 뭔지 되게 궁금해지더라고.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홍대에 갔는데 거기서 크라잉넛, 노브레인, 코코어 같은 1세대 펑크 밴드들의 공연을 봤어. 그 계기로 펑크에 빠져서 머리 빡빡 밀고 바지에 쇠사슬 달고 다니고 무정부주의 표시 그려져 있는 티셔츠 입고 다니고(웃음) 드럭이나 잼머스 같은 밴드 공연하는 클럽에도 자주 갔었어. 중학생 꼬마애가 자주 놀러오니까 당시 밴드 형들이 말도 걸어주고(웃음) 고등학교 막 올라갔을 때던가 당시 록킷(Rockit)이라는 잡지가 잠깐 있었는데 그 잡지는 항상 사은품으로 공짜티켓을 줬어. 그 중에 델리스파이스가 나오는 공연 티켓이 있는 거야. 그래서 그 공짜티켓을 들고 공연 보러 갔는데 무슨 사정이었는지 (아님 내가 날짜를 잘못 알았는지), '힙합파라다이스'라는 이름의 공연을 대신 하더라고. 그때 푸른굴 양식장이 마스터플랜으로 이름 바뀐 지 얼마 안됐을 때여서 이런 저런 신선한 공연을 자주하는 거 같더라고. 공연을 묘한 기분으로 보고 있는데 내 또래 친구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는 거야. 물론 가리온, 갱톨릭 같은 형님들도 있었지만.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 좀 경쟁심도 들고 힙합은 내 또래들이 하는 젊은 음악이라는 느낌이 오더라고. 그전에도 힙합을 듣긴 했지만 Beastie Boys나 Public Enemy, Run DMC 같은 록 음악적인 요소들이 있는 힙합 뮤직이었지. 정통 힙합을 듣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어. D : 사실 형 또래면 외국 힙합으로 시작을 많이 하는데 특이하게 한국 힙합으로 시작하신 거네요. 카 : 그렇지. 그 당시는 주변에 힙합 관심 있는 사람도 한명도 없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없어졌지만) 영등포 지하상가에 '예술의 전당'이라는 힙합 음반을 많이 보유한 큰 레코드점이 하나 있었어. 한국 힙합은 초창기라 한국 음반은 많이 없고 그러다보니 외국 힙합을 많이 듣게 됐어. 그래서 난 한국 힙합과 외국 힙합에 고루고루 양분을 받게 되었고 덕분에 난 당시 내 또래들이 갖고 있던 한국 힙합에 대한 멸시나 외국 힙합에 대한 찬양같은 편향된 취향을 갖지 않게 되었지. D : 알고 있기로는 첫 활동이 'iks-Flowa'라는 그룹인 걸로 알고 있어요. 카 : 맞아.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가사 쓰고 랩도 해보고 그랬거든. 그러다가 대학 들어가서 우연한 계기로 힙합 동아리를 나랑 동기들이 만들었어. 근데 동아리 홍보를 하려면 공연을 해야 하잖아. 그래서 공연을 주구장창 했어. 그때가 또 힙합이 붐이라 그런 자리가 많았는데 아마 강원도 쪽 대학 공연은 다 돌았을걸. (웃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만들어진 거지. 그때 첼라랑 나랑 친했으니까… 첼라가 힙합을 시작하게 된 재밌는 에피소드가 첼라가 원래 코다라는 대학밴드에서 드럼을 쳤었는데 우리 동아리에 비보잉을 배우겠다고 들어왔었거든. 나랑 첼라랑 성격이 잘 맞아서 자주 붙어 다니다가 어느 날부터 같이 자취를 했어. 그 당시에는 힙합 인스트루멘탈을 구하기가 힘들었어. 근데 공연은 또 해야 하잖아. 그래서 어느 날 내가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무작정 애시드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끙끙되고 있었거든. 근데 그때 전날 술을 많이 먹고 자던 첼라가 갑자기 일어나선 자기가 해보겠다고 나와 보라고 하곤 자기가 만드는 거야. 그리고 난 옆에서 잤지. 근데 잠결에 들어보니까 들을 만하더라고. 그때부터 꼬셨어. 넌 힙합 음악을 해야 한다고 (웃음) D : 아, iks-Flowa에 김박첼라도 멤버였나요? 카 : 응. 나랑 첼라랑 태흠형 (*아코 원년 멤버인 탬보 태나) D : 아코랑 같은 구성이네요? 카 : 응 이름만 바뀐 거야. 스타일이 바뀌어서 이름을 바꾼 거지. iks-Flowa는 올드 스쿨이었거든. 아코는 다른 느낌이고. D : 아실바니안 코끼리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된 건가요? 카 : 우선 iks-Flowa는 2001년도 초반에 결성했는데 그해 중순에 내가 급하게 군대를 가게 되면서 활동을 멈췄어. 제대 후에 다시 시작하려는데 내가 없는 동안 첼라도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더라고. 그래서 팀 색깔을 어쿠스틱 음악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바꾸게 됐어. 아실바니안 코끼리라는 이름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에티오피아의 고대 이름이 '아비시니아'래. 당시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국이었고 무엇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 뮤직의 기원이 거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이름을 인용하려 했는데 내 저주받은 기억력 때문에 '아비시니아'를 '아실바니아'라고 잘못 기억한 거야.(웃음) 근데 그걸 활동하는 중에 알게 된 거야. 함부로 말 못 하는 흑역사지. D : 아, 실존하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웃음) 후에 이름이 Papers로 바뀌지 않았나요? 카 : 일단은 나나 첼라나 아실바니안 코끼리란 이름을 바꾸고 싶어 했어.(웃음) 그렇게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 눈 오는 날에 문득 창밖을 보고 있는데 누가 눈 위에 'XX야 사랑해'라고 글씨를 쓴 걸 보고 첼라한테 바로 전화해서 '스노우 페이퍼 어때?'라고 말했어. 그랬더니 첼라가 스노우는 너무 여성적이니까 스노우를 빼고 Papers로 하자고 하더라고. D : 아실바니안 코끼리 데뷔 전에 김박첼라의 무투 리믹스가 반짝 주목을 받았었죠. 카 : 그 리믹스 컴피티션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지. 내가 2003년 겨울에 제대를 했는데 2004년 봄 되자마자 BRS를 사업자 등록했었어. 마음먹었을 때 확 지르지 않으면 흐지부지해질까봐. 그러고 나서 2년 동안 탬보형이랑 있는 알바 없는 알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어. 그러면서 돈이라든지 숙소라든지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힙합씬에 어떻게 등장해야할지를 모르겠는 거야. 그러던중에 '리드머 컴페티션'을 보고 '이거다!' 싶은 거지. 어느 정도 전략적인 거였어. D : 어쩌다 BRS 얘기가 나와 버렸네요. (웃음) 말하자면 BRS는 김박첼라가 무투 리믹스로 유명세를 얻기 전부터 구상하고 있었던 거네요. 카 : 그럼. 오랫동안 생각을 했지.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첼라나 탬보 형이랑도 계속 소통하고 있었고 음악적인 방향성도 고민했고… 그전부턴 대략적으로 구상만 하다가, 사업자 등록이 계기가 되어서 진지한 자세로 임하기 시작했어. D :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아실바니안 코끼리 첫 앨범이 나왔어요. 근데 생각만큼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 했죠. 아쉽지 않았나요? 카 : 아쉬웠지. 지금 원인을 생각해보면 그 당시 길거리나 소극장 공연을 많이 했었거든. 공연할 때는 기타와 젬베, 에그쉐이크 등 소박한 어쿠스틱 구성으로 많이 했는데 앨범은 전자음에 샘플링 같은 게 대부분이었으니 이질감이 들었겠지. 게다가 내 랩이나 탬보형 랩도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기엔 부족했던 거 같아. D : 저도 무투 리믹스에서 느꼈던 그 감성이 안 나와서 조금 당황했던 거 같아요. 한편으로 이번 앨범에는 당시 앨범의 곡을 편곡한 '어느 멋진 날 2013'이 수록된 걸 보면 첫 데뷔곡이라는 데 애착이 큰 거 같아요. 카 : 내게 '어느 멋진 날'은 첫사랑 같은 노래야. 아코가 맨 처음 만들어진 후부터 수많은 곡들을 만들었는데 다 버려지고 이거 하나 남았어. 그러니 얼마나 뜻 깊겠어. D : 잠깐 삼천포로 새면 그 앨범 수록곡 중에 'We Gonna Make It'이란 곡이 프리스타일로 만든 곡이라던데 사실인가요? 카 : 사실 '어느 멋진 날'을 제외한 두 곡 다 프리스타일로 녹음했어. 그때 당시 프리스타일에 꽂혀 있어서 말이야. 꼭 쓰고 싶은 라임만 써놓고 내용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마이크 틀어놓고 루프 계속 돌리면서 주구장창 프리스타일 하다가 괜찮은 16마디씩 두 절 잘라서 한 곡을 완성하는 거지. 며칠 동안 프리스타일만 해서 겨우 만들었어. 나중에 공연하려고 그 곡을 듣고 다시 외웠지.(웃음) 어떤 면에서 새로운 방식의 작업 방법 이였지만… 작사적인 면으로만 보면 고민을 충분하게 못했어. 작사가로서 스스로에게 납득할만한 시간을 건너뛴 거야. 앨범 작업이라는 건 치밀하게 박자나 호흡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완성해야 '맞아 이거야'란 느낌의 만족감을 얻게 되는데 두 곡은 그런 게 없어서 들을 때마다 쑥스럽고 어색하고 그래. 반대로 어느 멋진 날은 진짜 고민하고 하면서 녹음한 거라 더 애착이 가는 거 같아. D : 이후 BRS가 아날로그 소년을 통해 본격적으로 박차고 나갔지만 역시 반응이 금방 오진 못 했어요. 카 : 그때는 내가 너무 바빠서 아쉬워하고 실망할 겨를이 없었어. 음악도 하고 있을뿐더러 BRS를 운영하는 리더였기에 신경 안 쓰고 그냥 앞으로 꿋꿋이 나갔지. 생각해보면 2004년에 창립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2006년부터 활동을 시작했거든. 그럼 2006년부터 2010년 해체 때까지 5년 동안 열 장의 앨범이 나왔으니 얼마나 바빴겠어. 게다가 우리 회사가 소규모 회사였기 때문에 제작비 확보부터 계약 홍보까지 외적인 일은 뭐든지 다 내가 해야 했어. 작은 거부터 큰 거까지. 음악적인 부분은 대부분 동생들이 맡았고… 서로 다 바빴지. D : 그런 시간이 지나 김박첼라와 소리헤다는 씬에서 위치가 많이 성장했잖아요. 감회가 좀 남다를 거 같아요. 카 : 요즘 두 가지를 느껴. 첫 번째로 '내가 틀리지 않았다.', 두 번째는 '빨리 따라가자.' 나는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는 눈이 있는 거 같아. 아날로그 소년과 김박첼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앨범의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투자할 수 있었어. 소리헤다도 그렇고. 아쉽게도 그 영광을 함께 누리지 못하지만 요즘 동생들이 잘 되고 있는 거 보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는 거 같아서 기분 좋아. 반면 양날의 칼처럼 동생들 뒷바라지 하다가 내 음악은 항상 뒷전이 되었거든. 당시에도 주변에서 많이들 '왜 네 음악은 안 하냐'고 질타했었어. 근데 내가 한 번에 두 가지를 잘 못하는 성격도 한 이유고… 내가 음악에만 집중하면 BRS가 나한테 치우칠 것도 같고… 그땐 그랬어. 이젠 따라가야지. 난 나만의 속도와 방향성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D : 얘기가 나온 김에 최근 있었던 소리헤다에 관한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카 : 요즘 한풀 꺾이긴 했지만 예민한 부분이라 함부로 왈가왈부할 순 없는데 일단 소리헤다의 음악에 대한 얘기보다 태도에 대해 지적하는 것에 대해선 말할 수 있어. 형으로써 변명(?)하자면 소리헤다가 인터뷰할 때 문제 삼고 있는 '감옥 갔다 오겠다'는 발언이 소리헤다를 아는 사람이면 왜 쟤가 저랬는지 다들 알거야. 일단 소리헤다가 말주변이 없어. 클리어에 대해서 언젠가 책임지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표현을 좀 격하게 한 거 같아. 그걸 글로 읽으니까 당연히 건방지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소리헤다의 표정과 몸짓을 보면서 대화해보면 그렇게 나쁜 놈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거든. 그리고 인터뷰한 시기가 약간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소리헤다가 앨범 두 장이 다 성공하면서 자신감에 많이 차있었어. 그때쯤 주변 사람들은 다들 걱정할 정도였는데 그래서 말 속에 과한 자신감이 들어간 거 같아. 지금은 안 그런데… 좀 아쉽지 '아 저때 인터뷰하면 안 됐는데…'하는 생각이드네.(침묵) 근데 솔직히 젊은 음악가가 자신감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소리헤다 사건의 논점도 너무 다각적이라서 잘 모르겠어. 너무 복합적인 거 같아. 누구는 소리헤다의 음악을, 누구는 태도를, 누구는 법적인 부분을 갖고 지적하니까. 누구 말이 옳고 그른지 잘 모르겠어. D : 다시 원래로 돌아와서, 원래 아코의 앨범이 예정되어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결국 나오기 전에 BRS가 사라졌고 형의 앨범이 마지막이 되었어요. 아코의 앨범은 왜 무산된건가요? 카 : 아코의 앨범은 되게 실험적으로 하고 싶었어. 기타에 콘트라베이스, 카혼과 젬베 등을 갖춘 어쿠스틱 밴드 형식의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꾸리기가 쉽지 않더라고. 꾸릴 수만 있다면 상당한 수준이 됐을 텐데… 그 당시 첼라랑 나랑 젬베 치는 바투라는 형이랑 돌아다니면서 소극장 공연을 했는데 그게 음반 작업과 병행해서 하는 게 아니라 공연만 하다보니까 다시 음반에 대한 욕구가 생겼어. 그 욕구로 나온 게 아날로그소년의 [행진] 앨범이었고 대신 아코 앨범 얘기가 사라졌던 거 같아. D : 형 본인은 아쉽지 않았어요? 얘기가 사라졌다는 게? 카 : 사실 내 음악에 대해 욕심을 부리게 된 게 얼마 안 돼. BRS에서 나오는 음반이 다 내 것처럼 소중했거든. 해체하면서 정신이 든 거지, '아! 진짜 내 것은 얼마 없구나.' 좋게 말하면 이타적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내가 내 밥그릇 못 챙긴 거고. D : 그래서 'Hardworks'라는 레이블을 이번에 새로 만드신 건가요? 카 : BRS가 해체한 건 맞지만 내가 레이블을 새로 만든 건 또 아니야. 새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사실 BRS의 이름만 바꾼 거야. BRS 멤버들이 없는 BRS, 특히 처음부터 함께 해왔던 첼라가 없는 BRS는 상상하기 힘들어서 이름을 바꾼 거지. D :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BRS를 해체할 맘이 없으셨던 거 같아요. 그런 결단을 내리게 된 계기는 뭔가요? 카 : 사실 그 즈음에 다들 BRS 탈퇴 얘기를 자주 하곤 했었어. 자기네들의 생활권보장에 대해서도 자주 요구했었고. 다들 입지가 많이 커지면서 BRS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거 같아. 뭐 내 운영방식에 불만도 당연히 있었던 거 같고 마침 결혼을 하게 되는 나를 불안해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다들 이래저래 탈퇴를 원하게 된 거지. 뭐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하는 건 나쁜 게 아니고 당연한 거니까…. 근데 난 아무것도 약속할 수가 없었어. 거짓말은 또 하기 싫었고… 거기까지가 내 한계였던 거지. 나도 맨 처음엔 서운한 마음에 화가 많이 났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동생들이 더 걱정됐어. 우리 관계가 단체 탈퇴로 끝나버리면 다른 사람이 볼 때 동생들이 날 이용해먹은 것처럼 비춰질 수 있겠다 싶더라고. 근데 희한한 게 내가 동생들을 나무라는 건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동생들을 나쁘게 보는 건 또 싫어.(웃음) 그래서 마지막으로 큰형으로써 마음을 쓰고 싶었어. BRS를 해체하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게 보기 좋은 결말이라 보고 결정을 내린 거지. D : 해체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카 : 다들 그러자고 했어. 내 앨범 나오면 언제가 되든 굿바이공연도 하자고 했었고 첼라와 헤다도 내 솔로 앨범 작업에 적극 도와주기로 약속하기도 했었고. 물론 헤다는 물밀 듯 들어오는 외주 작업 때문에 그 약속을 못 지켰지만… 나쁜 놈…(웃음) 걔네도 나를 배려하는 거 같았고 좋게 마무리 했었지. D : 긴 얘기 끝에 드디어 솔로 앨범에 대한 얘기로 들어왔어요. 우선 앨범 제목 [Paper Mache]가 무슨 뜻인가요? 카 : 우선 페이퍼 마세는 종이 공예품이란 뜻이야. 아코가 Papers로 이름을 바꿨지만 결국 페이퍼스 이름으로 된 결과물이 하나도 없이 해체하게 된 게 아쉬워서 꼭 Paper란 단어를 쓰고 싶었어. 그리고 내가 가사를 종이에 쓰거든. 2004년부터 내가 종이에 써온 가사가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서 앨범을 만들었으니까 내 앨범 자체가 '종이 공예품'이라는 생각도 들었어. D : 앨범 자켓에도 고래가 있고 '오에아' 가사에도 고래가 나와요. 아무래도 고래가 본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카 : 그렇지. 오에아에 나오듯이 '어항 속에 살 수 없는 고래 같은 괴물'이라는 그 구절이 내 청춘을 대변한다고 생각해. 아무도 나를 혹은 우리를 말릴 수 없고 누가 뭐라던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만의 길을 가는 길들여지지 않는 녀석들이였으니까. 그래서 디자인하는 친구가 앨범을 대표하는 문구나 단어가 있냐고 물어봤을 때 그 구절을 말해줬더니 오브제로 고래 페이퍼 마세를 만들어준 거야. D : 개인적으로 앨범 나오기 전 트랙들인 'Stone Rockin’이나 믹스테이프 'B', 그리고 '불의 꿈'을 들으면서 형의 솔로 앨범은 되게 공격적일 거라 예상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 분위기는 그런 것보다는 더 편안하고 친숙한 이미지에요. 실제로 그런 걸 염두에 두고 만든 건가요? 카 : 편안해진 게 맞아. 일단 내가 공격적인 시기가 지났어. 가사나 노래 같은 건 나한테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건데 그런 성향이 사라졌으니… 일부러 만들어낼 수도 없는 거고.(웃음) 어느 순간이 되니까 과거에 내 과격하고 공격적인 모습들이 창피하고 철없어 보이더라고. 물론 곡들은 예전에 만들어 놓은 노래들이지만 최대한 지금의 내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한 앨범이야. D : 그럼에도 '오에아' 노래 가사에서는 여전히 '붉은색 시구절'이란 표현을 쓰셨는데요. 카 : 그건 날 상징하는 구절이라 생각해. 기본적인 성향은 바꿀 수가 없는 거 같아. 내가 자주하는 말 중 하나가 ‘내가 30평생을 반항아로 살았는데’야. 진짜로 내가 반항아로 살았다는 게 아니고 사회가 정해놓은 옳은 삶의 방식에 항상 의심해보고 다른 게 행동해보려고 노력해왔거든. 정치적 성향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전혀 변하지 않았어. 그리고 내 앨범을 들어보면 사회성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인 요소들은 직장인의 삶과 같이 친근한 표현으로 정치적인 요소들은 최대한 시적으로 혹은 은유적인 표현으로. 예전에는 선전이라도 하듯이 평소에도 가사에도 내 정치적인 성향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 이제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고 간접적으로 은유적으로 의미를 숨기는 게 더 태도로도 음악적으로도 옳다고 생각해. D : 이번 앨범에서 아주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들도 담겨 있어요. 'Ain’t No Stoppin'이 대표적인 곡이고요. 카 : 그것도 2절을 보면 메시지가 담겨져 있긴 한데 네 말도 맞아. 비트는 새롭게 만든 거긴 하지만 가사는 소리헤다랑 자이브스텝(Jive Step)이란 프로젝트 작업할 때 써놓은 거야. DJ Magik Cool J형이라 함께한 'Beautiful Mind' 빼고 내 앨범의 반은 김박첼라, 반은 소리헤다랑 한 건데, 소리헤다랑 한 건 다 자이브스탭 때 곡이야. 또 자이브스탭 자체가 재밌는 걸 해보자 란 콘셉트이어서 곡도 그렇게 나온 거 같아. D : 직접 일하는 데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어떤 계기였나요? 카 : 아까 했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기도 한데 일단 뮤지션은 결과물 속에 자기의 삶을 솔직하게 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영상 속에도 내 일터를 잘 담아보고 싶었어. 일단 개인적으로 그 장소를 좋아하거든. 그리고 영상이 갖고 있는 힘이나 앞으로의 방향성 같은 걸 좀 실험해보고 싶기도 했었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재밌는 흐름이 생길 거라고 믿고 있어. 그런 이유에서 내 삶의 배경이었던 영등포는 계속 내 영상에 배경이 될 것 같아. (웃음) D : '오에아'의 뮤직비디오도 그런 맥락에서 찍게 된 건가요? 카 : 내 생각에 '오에아'는 지금까지 내 최고의 곡이야. 노래 속의 화자는 약간 농담도 섞여있지만 전체적으로 진지한 어조로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 나뿐 아니라 내 주변의 인디뮤지션과 같이 가난하고 배고팠던 무명 아티스트의 삶을 그래피티 태거에 비춰서 표현했는데 첼라와 내가 20대 내내 고민했던 가장 우리 BRS다운 가장 우리 본연의 색깔을 담고 있어. 일단 곡이 애착이 가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만든 거지. 근데 사실 예산이 부족해서 뮤직비디오를 못 찍을 뻔했는데 킹더형이 있을 때부터 친했던 찬주엘즈(Chanjuelz)가 도와준 덕분에 저예산으로 잘 찍었지. 애착도 애착이지만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었어. 내 생각처럼 많은 사람들이 들은 건 아닌 거 같지만…(웃음) 곡이 예전에 만든 거여서 지금 사람들이 공감을 못 하는 면도 있긴 하지만 '오에아'와 같은 노래가 가진 힘을 알리고 싶었어. 요즘 여느 노래처럼 화려하거나 ill하고 cool하진 않지만 '오에아'는 솔직함을 갖고 있어. 난 솔직함이 갖고 있는 힘이 멋지다고 생각해. D : 앨범 전체적 분위기를 볼 때 첫 싱글 컷이 '불의 꿈'이었던 건 의외에요. 전체 색깔에서 많이 튀는 편인데. 카 : '불의 꿈'은 5월 18일에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는데 5.18에 앨범을 내보고 싶었거든. 그 날짜가 주는 의미가 있으니까. 근데 앨범이 덜 완성되어 앨범 발표는 못 하겠고 그래서 싱글로 나온 거지. D : 그렇다면 'Paper Mache'의 일부라기보다는 '불의 꿈' 자체인 건가요? 카 : 응. 5.18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도가 있었던 거지. 사람들이 적어도 내 후배들이나 친구들은 '아 카말이 5.18때 불의 꿈 싱글을 냈었지'하고 기억해주겠지. D : 생각해보면 그다음 선 공개곡이었던 '공중그네'는 앨범 색깔을 잘 반영하고 있네요. 카 : 그 곡이 내가 첼라랑 마지막으로 만든 곡이야. 공중그네가 지금의 나와 가장 비슷한 느낌의 노래랄까. 그 느낌이 지금까지 쭉 이어오는 거 같아. 이전에 했던 집회하러 다니고 진보 선전하고 다닐 때의 느낌을 지금은 못 갖겠어. 최근 들어서는 자신의 색깔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약간의 의미를 숨기는 게 좋은 거 같아. '나는 검은색이야', '나는 흰색이야', 이런 거보다 '저 사람이 검은색인가? 아님 흰색인가?' 이렇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거지. 나는 랩이 문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게 문학으로써의 랩이 가져야할 자세인 거 같기도 해. 깨달았다면 깨달은 거지. D : 피쳐링진 중 The Z와 Elcue는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힙합에서 멀어진 아티스트를 설득해서 섭외한 것 같은… (웃음) 카 : 일단 둘 다 친해. 엘큐는 같은 동네 살아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서 놀고… The Z형은 예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내 앨범 작업하면 더 친해졌어. 난 둘이 너무 좋은데 요즘 활동 안 하는 게 아쉬워서 더 내 앨범에 참여시키고 싶었어. '이 사람들 아직 살아있다'하고 내가 소문을 내고 다니는 샘이지. (웃음) The Z형은 요즘 힙합 음악 말고 다른 데에 관심이 많으시거든. Rimshot 활동 할 때처럼 일렉트로닉, 하우스… 그래서 힙합씬에는 잘 안 드러나긴 하지만 벨로스라는 이름으로 하우스뮤직 쪽 DJ 활동은 열심히 하고 계셔. Elcue는 INC 활동 끝나고 나서 얼마 전까지 공익이었고 지금은 앨범 작업하고 있어. 고양이 키우면서. (웃음) D : 그렇게 Elcue와 The Z 외에는 BRS, 바깥에선 Huck P만 참여했고, 프로듀싱 진도 단촐하게 대부분 김박첼라와 소리헤다로 꾸렸어요. 이건 의도된 건가요? 카 : 의도된 거 맞아. 난 랩 피쳐링은 딱 한 곡만 하고, 나머지는 다 내 랩으로 하고 싶었어. 내가 만든 게 많이 쌓여있기도 했지만, 흥행에 대한 부담감 없이 음악적 갈증을 좀 해소해보고 싶었어. 그리고 다른 것보다 기존의 것을 정리하는 개념 이였기 때문에 프로듀싱 진은 많은 고민 없이 꾸려진 거지. 앨범을 기획하는 초반에 첼라가 '형 앨범이니까 형이 하고 싶은 걸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때 조금 고민했어. 평소에 재즈힙합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다신 못할 먹통 힙합(하드코어 힙합)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 근데 생각해보니 기존의 곡을 정리해서 내 앨범에 수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거 같은 거야. 그 노래들에 내가 생명력을 불어넣어야할 거 같았어. 그래서 아코와 자이브스텝 때의 결과물들을 최대한 투박하지 않게 정리하기로 했지. 근데 워낙 예전의 거라서 완전히 투박함이 없어지진 않는 듯 해. D : 그래도 함께 하고 싶었던 뮤지션이 있을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형이 BRS에서 외부와 가장 콜라보가 적었는걸요 (웃음) 카 : 엠씨로는 UMC 형, 프로듀서로는 Mild Beats 형, 팀으로는 The Z 형이랑 People Under the Stairs 같은 올드스쿨한 팀을 해보고 싶어. 유형은 일단 정치적인 생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비슷한 거 같아서 한곡 해보고 싶고 일두형(마일드비츠)은 소리헤다랑 친해서 연남동 작업실에서 종종 뵙곤 했는데 뵐 때마다 뭔가 도인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물론 예전부터 팬이었지만 실제로 뵈면서 느꼈던 아우라가 더해져서 멋진 인상을 받았지. 그리고 요즘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 중 한명이 The Z 형인데 내가 아는 한 가장 쿨한 성격의 소유자야. The Z형이랑 있으면 뭐든 재미 있어서 팀도 같이 해보고 싶어. 지금 얘기 중인데 아마 빠르면 여름 정도에 부담 없이 믹스테잎 같은 형태로 뭐가 하나 나올 듯싶어. D : 이제 이 앨범으로 '카말과 공중그네'가 활동을 하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신곡으로 하게 되는 건가요? 카 : 일단은 활동은 페이퍼 마세 수록곡들로 하게 될 거 같아. 신곡은 요즘 기타 치는 친구가 작업하고 있어. 쇼케이스가 끝나고 나서 완성시킬 예정이야. D : 한창 편곡하느라 바쁘시겠네요. 오래 작업한 앨범인 만큼 아쉬운 점도 많지 않나요? 카 : 아쉽지. 녹음은 오랜 기간했는데 믹싱, 마스터링 기간이 좀 짧았어. 그래서 그런지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들지가 않더라고. 엔지니어의 실력이 모자랐다는 게 아니고, 내가 소리를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의사가 100% 전달이 안 되더라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소리가 정확하게 구현되지 않아도 엔지니어들과 적절하게 타협을 봤어. 게다가 원작자인 첼라랑 같이 모니터링을 하는데, 첼라랑 나랑도 생각이 좀 다르더라고. 그러니까 첼라랑 나랑 엔지니어, 이 셋의 의견을 서로서로 적절하게 밀고 당겨서 타협점을 찾은 거지. 그래서 몇몇 곡은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르게 완성된 부분이 있지. 근데 그게 그 곡의 운명인거 같아. 아쉽지만 받아들이고 다음 작업 때 보완해야지. D :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된 선까지, 공개할 수 있는 만큼 말해주신다면? 카 : 일단 4월 6일에 쇼케이스. 무대륙이라고 예전에 인디언팜 첫 공연했던 상수동에 있던 카페인데, 지금은 화력발전소 쪽으로 이사 갔는데 이사 가면서 더 좋아졌어. 거기 사장님이 좋으신 분이시기도 하고 장소가 좋기도 해서 우리 밴드는 무대륙에서 꾸준히 공연할 거 같아. 이후 밴드 공중그네로 싱글 같은 작업물을 차근차근 낼 거고 카페나 소극장 공연도 꾸준히 할 거야. 개인적으로는 The Z 형이랑 프로젝트할 거 같고… 그리고 또 내가 공연 기획하고 있는 게 하나 있어.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라고 힙합밴드끼리 모여서 공연을 하는 거야. 맨 마지막에 다 나와서 난장, 잼도 하고. 규모는 작게 꾸준히 해볼라고. D : 누벨바그가 생각나네요. 근데 그거보단 한 단계 더 나아간 거 같아요. 카 : 그렇지. 난 이런 방식이 올바르다고 생각해. 디제이와 함께하는 공연, 밴드와 함께하는 공연, 내 경우에는 후자를 선호하지. 내가 음악적으로 어쿠스틱한 취향이기도 하고… 라이브에서 또 다른 느낌으로 편곡도 가능한 밴드로의 공연이 재밌는 거 같아. (*누벨바그: 인디언 팜, 피노다인, Cloudancer 등이 속해있는 크루로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크루) D : 그래도 일단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겨서 이전처럼 공연을 활발히는 못하게 되지 않을까요? 카 : 이전에도 공연이 활발하진 않았어. 공연이 많이 들어오면 편이 아니여서… (웃음) 물론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니까 한번 할 때 이왕이면 좀 신선하고 재밌는 공연을 만들어서 해보려해. 양보단 질이랄까. D : 정말 긴 얘기 나눴는데, 혹시 더 하고 싶은 말 있으신지… 카 : 늦게나마 솔로 데뷔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로운데 이제는 운영자로서의 카말이 아니고 뮤지션으로서 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지금 역할이 여럿이니까. 일단 아버지로서도, 남편으로서도, 뮤지션으로서도 본분에 열심히 임할 거야. 그러면서 '아 저 사람 정말 열심히 사는 구나.' 소리도 듣고 싶고 나처럼 일하면서 열심히 음악 하는 친구한테 모범이 되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 앨범과 공연 잘 부탁드립니다. (웃음) D : 그럴 수 있길 응원할게요. (웃음) 인터뷰 진행 | DanceD 권우찬 (danced@nate.com) 사진 출처 | Photo by 이종필 @ 스튜디오 노마드 관련링크 | 카말 블로그(http://blog.naver.com/kamaal80) 카말 트위터(http://twitter.com/Kamaal80) 카말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kamaal80)
  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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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윙스(Swings) - '#1 MIXTAPE Vol.2' 인터뷰  [87]
힙합플레이야 (이하 힙)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인만큼 회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스윙스 (이하 스) : 팬 여러분 너무 반갑습니다. 저는 그동안 많은 재밌는 일이 있었고, 지금도 재밌게 하고 있어요. 힙 : ‘성장통’ 인터뷰 이후 첫 인터뷰네요. 성장통 인터뷰 당시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로 스윙스씨가 브랜뉴뮤직(BrandNewMusic)에 합류한 것을 꼽을 수 있잖아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어요? 스 : 저스트피자가 망하면서 가족과 저 모두 경제난을 겪었어요. 하필 그 때 어머니도 하시던 일이 안됐었거든요. 또 저희 아버지는 신촌 YBM에서 되게 오랫동안 영어강사를 하셨는데 점점 떨어지더니 다른 곳으로 옮기고 안 좋은 상황이었어요. 저는 원래 메이저회사로 다시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제 현실을 생각해서 메이저회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저랑 인간적으로 가장 잘 맞는 사람이 라이머(Rhymer)형이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어요. 힙 : 스윙스씨가 브랜뉴뮤직의 소속 아티스트로 처음 낸 작품이 윤종신씨와 함께한 ‘Lonely’잖아요. 곡 자체도 좋고 뮤직비디오도 좋았는데 추가활동이 없었어요. 스 : 'Lonely'는 2012년 11월에 나왔는데 사실 맛보기로 냈던 거예요. 12월이나 1월에 바로 앨범을 또 낼 생각이었는데 결국 무산됐어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사실 'Lonely'에 대해서는 일부러 홍보를 안했었는데 홍보를 했다면 좀 더 잘 됐을 것 같아서 저도 아쉬워요. [M/V] Swings - Lonely (Feat.윤종신) http://hiphopplaya.com/magazine/10043 힙 : 스윙스씨는 브랜뉴뮤직 소속 아티스트이면서 저스트뮤직(JustMusic)을 이끄는 수장이기도 하잖아요. 저스트뮤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스 : 저스트뮤직은 제가 2009년에 'Punch Line KingⅡ'라는 앨범을 내면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때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그냥 이 게임의 선수로서 잘하고 있을 때 뭔가 감독질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설프게 시작했는데, 다행이도 저를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이 되게 많았어요. 그 중에서 다수가 나갔고 지금 저스트뮤직에 남아있는 사람은 기리보이(Giriboy), 노창, 블랙넛(Blacknut) 이렇게 세 명인데 되게 잘 되고 있어요. 이제는 인프라도 잡혔고 좋아요. 힙 : 최근에는 XXL에서 선정한 ‘싸이 외에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 랩퍼 15인’에 뽑히셨잖아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세계적으로도 펀치라인킹으로 소개되었는데, 선정된 소감이 어떠셨어요? 스 : 솔직히 미국인의 입장에서 ‘동양 애들이 하네’ 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미친 영광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감사한 동시에 이럴 때 일수록 더 겸손하자고 생각하고 더 높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XXL 홈페이지 캡쳐 [링크] * 15 Korean Rappers You Should Know That Aren’t Psy @ XXL http://www.xxlmag.com/rap-music/2013/02/15-korean-rappers-you-should-know-thats-not-psy/ * 싸이 말고 당신이 알아야할 한국 래퍼 15인(번역) @ HIPHOPLE (http://hiphople.com) http://hiphople.com/scrap/587833 힙 : 비슷한 시기에 힙플 게시판에는 '스윙스 때문에 국내힙합이 망했다‘는 글이 논란이 됐었는데 혹시 보셨어요? (ID: dmltls09, fuck123) 스 : 네, 봤어요. 되게 잘 읽었고 그 글에서 저를 언급한 자체가 저를 그만큼의 영향력 가진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분이 나쁘기도 해요. 왜냐면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저를 인간적으로 싫어하더라구요. 제 노래에도 “얜 구리대 인격 날 알았다면 그 말은 절대 못했을 걸”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그냥 이 정도 얘기하고 싶어요. 근데 그 사람들이 미워도 제가 더 잘해서 결국 인정을 받아내는 게 랩퍼로서 가장 멋있는 태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재밌었고 이것 때문에 논란이 돼서 좋아요. 그냥 관심받는 게 좋아요. 힙 : XXL에서도 그렇고 힙플 게시판 글도 보면 펀치라인(Punchline)에 대해 언급했어요. 스윙스에게 펀치라인이라는 건 어떤 의미예요? 스 : 우선 펀치라인에 대해서 똑바로 정의 내려야 할 것 같아요. 한국 MC들 중 다수가 제가 등장하기 전에 펀치라인이라는 말을 다 썼었어요. 이름은 언급 안하겠는데 제가 아는 사람만 해도 적어도 4명은 알거든요. 그 중에 몇 명은 제가 설득을 시켰는데, 몇 명은 끝까지 고집을 부리더라구요. 그 사람들이 인터뷰에서 스윙스가 펀치라인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하는데, 난 미국에서 살다왔잖아요. 근데 펀치라인이라는 건 다른 의미가 없어요. 유머에서 끝부분, 웃기는 부분이 펀치라인이거든요. 펀치라인이라는 말은 미국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에요. 사람들끼리 놀다가 “아 이건 펀치라인 구린데?” 이렇게 얘기하는 게 맞는건데 몇몇 MC들이 그걸 잘못 전달하고 있어요. 펀치라인은 그거 딱 한 가지 의미에요. 이것밖에 없어요. 힙 : 펀치라인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스윙스씨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메시지가 희석되기도 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 : 저는 이해해요. 저를, 제 음악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100%가 다 이해할 수 있겠어요. 저를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은 저를, 제 음악을 이해할 수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많은 걸 놓치는 거에 대해서 솔직히 열 받기도해요 물론. 그런 사람들한테 대놓고 얘기한다면 ‘니가 멍청해서 못 알아듣는 거고 니가 나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불행한거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은데, 이제 좀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좀만 더 마음을 열어’ 라고 얘기해보려고요. 제가 펀치라인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고, 절대로 누구한테 물려줄 생각도 없어요. 저는 다른 걸 이미 많이 증명했어요. 예를 들어 ‘500Bombs’라는 노래만 들어봐도 이미 증명해냈고요. 힙 : 그러니까 음악을 듣는 태도의 문제라는 건가요? 스 : 네.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 리스너 중에 꼰대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그것도 힙합에만. 발라드 노래를 들을 때 박효신은 발성이 구리네, 나얼이 이래서 별로네 이런 얘기는 안하거든요. 락하는 사람들한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힙합은 듣는 연령층이 어린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삿대질하는 걸 좋아하는 애들이 많더라고.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게 너무 닫혀있는 마음으로 들으면 절대로 즐길수 없다는거? 그니까 팬들 중에 몇몇은 랩퍼들이 어떤 가사를 쓸 때 성격이 하나의 메리트라고 보지 않고 깊어야 된다, 진지해야 된다는 식으로 얘기해요. 근데 음악이라는 건 여러 가지를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고, 절대로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다양하게 표현할수록 더 멋있는 예술인이라고 생각해요. 힙 : 그럼 펀치라인킹이라는 타이틀은 계속 가지고 가고 싶으신가요? 스 : 당연하죠. 내가 킹인데. 저보다 말장난 잘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힙 : 이제 다른 얘기 좀 해볼게요. 디스사건이 벌써 1년이 지났어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디스사건에 대한 스윙스씨의 생각이 궁금해요. 스 : 일단 시원했어요. 너무 재밌었고. 'urltv'이라고 되게 유명한 힙합 배틀 사이트 보세요. 거길 보면 미국 애들은 지들끼리 진짜 심하게 말을 하는데 끝나면 악수하고 웃고 넘어가거든요. 그게 프로라고 생각해요. 많이 생각해봤는데 우리나라에서 힙합이라는 게 조금 더 프로적인 느낌이 나려면 예의, 인맥같은 걸 좀 적당히 절제시키고 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Audio] 스윙스 - '심각하다' (http://hiphopplaya.com/magazine/9037) 힙 : 그럼 한국힙합에서 디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인가요? 스 : 일단 디스가 있으려면 감정적인 걸 배제할 필요가 있어요. 제가 디스 한번 할 때마다 그 때 제 인맥의 삼분의 일은 잘려나갔어요. 저를 보면 불편한 사람들도 많고 제 친구였던 사람들은 다 떠났어요. 우리나라는 형동생문화가 강하잖아요. 그게 되게 아름다운 문화지만 힙합이랑 섞이면 기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두가 좀 더 쿨해져서 얘네 둘이 싸운다고 하면 그냥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격투기 보듯이 소리 지르면서 응원하고 피터지면 좋아하고 그런 태도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스가 끝나면 악수할 수도 있는 거고. 근데 지금 현실에서는 좀 불가능해요. 왜냐면 시장이 너무 작아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랑 디스를 했던 사람들은 이미 랩퍼로서 불구가 되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그런 거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디스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근데 그게 무서우면 적어도 까맣게 옷 입고 문신하고 센 척 안했으면 좋겠어요. 결국은 그게 다 코스프레잖아요. 힙 : ‘한국 힙합에서 디스는 안 된다’로 결론내도 될까요? 스 : 해도 되요. 전 재밌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젊은 MC들이 좀 더 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제가 처음 등장했던 2007년, 2008년에는 깡이 센 랩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센스(E-Sens), 산이형(San E), 그리고 진태형(VerbalJint)까지. 근데 지금 어린 MC들을 보면 저희가 해왔던 걸 전혀 안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다 손해를 보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저도 모범케이스나 예시가 될 수 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저 형이 했던 건 안해야지’ 이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워요. 다들 깡이 없는 것 같아요. 언더가 대중들의 눈치를 안 봐도 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말 그대로 눈치를 안 봤으면 좋겠어요. 제 경우에는 약간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기도 하지만 동생들을 데리고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고. 아는 동생 한 명이 저한테 적을 그만 만들라고 하더라구요. 그 때 되게 마음이 아팠어요. 왜냐면 얘가 “이 형한테 부탁해서 피쳐링 하게 하면 안 돼?” 라고 했을 때 제가 “아 근데 나 걔랑 사이 안 좋은데.” 라고 대답하면 얘가 얼마나 막막함을 느낄지 이해가 가거든요. 그래서 제가 더 세져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그런 행동을 해도 또 토막으로 내 사람을 잃지 않을 수준의 권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힙 : 예전에 자라왔던 환경 때문에 인간관계나 체계에 대해서 부정을 많이 느낀다고 하셨잖아요. 그런 부정을 느껴서 항의를 하려고 하다보니까 디스사건이 나왔던 거고. 디스사건울 겪다 보니까 그런 부정이 수그러들었을 것 같아요. 스 : 수그러드는 것도 분명히 있어요. 더 현실주의자가 됐고 지금은 더 똑똑하게 움직이려고 해요. 제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하고 싶은 걸 하는 건 좋은데 조금 더 똑똑해지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당시에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 성격이 남들한테 불편할 수도 있고, 무례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저는 저 자신과 현실의 타협점을 찾아서 여전히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서도 내가 괴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찾고 있는데 지금 거기에 가장 근접하게 살고 있어요. 아직 멀었지만. 힙 : 그런 감정들이 녹아있는 앨범이 이번 앨범일 것 같아요. 그런 감정들이 녹아있는 만큼 타이틀이 ‘넘버원(#1)’ 보다는 ‘감정기복’이나 ‘성장통’이 더 맞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지막에 와서는 ‘감정기복2’라는 타이틀에 정규 3집으로 내고 싶었어요. 처음엔 저도 믹스테잎이라고 생각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이 앨범이 정규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근데 이미 자켓도 찍고 작업을 다 마친 상태였고, 라이머(Rhymer)형도 믹스테잎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강했어요. 사람들이 흔히 믹스테잎이라면 대충 만들었을 거라고 편견을 가지잖아요. 이 앨범도 대충 만들었다고 생각할까봐 되게 아쉬웠어요. 다음에 ‘감정기복2’나 ‘성장통2’를 죽어도 낼 거예요. 힙 : 곧 있으면 ‘For the ladies’앨범이 나오잖아요. 정규앨범 발매가 얼마 안 남은 지금 시점에 믹스테잎이 나온 이유가 뭔가요? 스 : 제가 그동안 많이 괴로웠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되게 힘들었어요. 맨날 또 목소리 들리고 원치 않은 생각들이 자꾸 머리에서 메아리처럼 울려서 일도 안 되고. 앨범도 안 나오고 라이머형하고도 많은 일이 있었고 회사와의 관계도 별로였어요. 제가 워낙 제멋대로 성격이고 독립적인 성격인데 라이머형한테 “형 이 노래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고, 이것저것 요구를 받을 때도 힘들었고. 그래서 그동안 힘들었던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 만든 앨범이에요. 아! 또 다른 이유를 말하자면 다시 왕이 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재낀다는 열등감을 태어나서 처음 제대로 느꼈어요. 힙합 쪽에서 제가 밀려난 게 현실이었어요. 솔직히 도끼(dok2), 더콰이엇형(The Quiett), 빈지노(Beenzino) 다 저를 재꼈어요. 그동안 제가 스스로 자만에 취해서 ‘어 이제 내가 킹이야, fuck everybody!’ 이런 태도가 있었는데 그게 진짜 무서운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진짜 우물 안 개구리인데. 항상 현실을 부정했어요. 한 6개월 동안 혼자 걸으면서 아무도 못 보게 뿔테안경 쓰고 후드 뒤집어쓰고 음악 들으면서 막 울었어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 진짜 모르겠는 거예요, 심지어는 제가 가르쳤던 고등학생 학생들이 랩을 잘해오면 제가 더 못하는 것 같이 들리기도 했어요. 멘붕의 연속이었어요. 만약에 뇌가 컵이라면 그 안에 미숫가루가 있는데 뚜껑을 덮고 흔들면 되게 정신없잖아요. 그게 가라앉길 바라는 거였어요. 이런 현상이 저에게 중학교 이후로 거의 2~3년에 한 번 찾아왔는데 이번에 크게 왔었어요. 이 앨범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처음 제대로 겪은 열등감 때문에 한국힙합이랑 미국힙합을 다 안 들었어요. 옛날 노래만 들으면서 ‘아 이때가 재밌었지.’ 하고 혼자 취해있었어요. 과거에서 사는 바보같은 짓들을 반복하다가 용기를 딱 냈어요. 제 동생 중에 포레스트(forrest)라는 아주 고마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번 앨범을 만들 때 제일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 놈이 맨날 저를 따라다니면서 형은 이래서 잘 할 수 있으니까 제발 그만 좀 빠져있으라고. (멘붕에) 피터팬에게 있어서 팅커벨같은 역할을 했어요. 제가 옛날에 취한 척하면서 요즘 노래를 안 들으려고 하니까 요즘 노래 들으라고 따라다니면서 제가 쇼파에 혼자 누워서 식물인간 되려 하고 있을 때 계속 음악 크게 틀었어요. 고문이었어요. 지금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는데 그 당시에는 두렵다는 걸 인정하지 못했어요. 그 때는 진짜 두려웠어요. 제가 얘네 노래를 들으면 실력차가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 그러다가 포레스트란 친구가 이번에 도끼 믹스테잎이 나왔는데 11트랙, 11트랙 해서 2CD로 나왔으니까 들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들어봤는데 갑자기 제가 얼음에 갇혀 있다가 얼음을 후드득 깨고 나온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도끼 존나 멋있는데 나도 이 정도는 하잖아?’이러면서 바로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앨범을 일주일 만에 끝내고 나니까 제가 다시 옛날의 저로 돌아오는 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저에게 있어서 항상 제 의견에 태클을 걸어야만 하는 투자자인 라이머형이랑 술을 간만에 마시고 엄청 다투면서 결국 악수를 하며 잘해보자고 하고, 없는 돈 다 돈 끌어모아서 장비도 사고. 결론적으로 병신같이 두려운 걸 다 이겨냈고, 그래서 앨범을 냈어요. 다시 넘버원이 되기 위해. 힙 : 녹음 기간이 총 일주일이라고 하셨는데, 녹음을 빨리 끝낼 수 있던 원동력이 있다면? 스 : 그동안 제 음악적 발전을 저해했던 것 중에 빨리 녹음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그게 예전에는 먹혔는데 이제 전세계의 랩퍼들의 랩 수준이 팍 올라가서 그 동안 대강대강했던 태도로는 절대 안 된다는 걸 느꼈죠. 이번 녹음을 할 때 제가 또 자만에 빠졌어요. 원래 제가 녹음을 해서 들려주면 사람들은 저의 고집 세고 기 센 모습 때문에 노래가 싫어도 좋다고 하고 말거든요. 심지어 저보다 형들도 그랬는데 아까 말한 포레스트라는 친구가 항상 심판 역할을 지 고집대로 해줬어요. 녹음할 때 항상 옆에 있어줬는데 심판처럼 이거 반칙이라고 휘슬 불어주고. 노래를 들려주면 이 친구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이거 진짜 아니라고 딱 얘기를 해요. 그럼 저는 막 화내면서 얘를 죽이고 싶었어요. ‘이 새끼만 없었다면 빨리 끝낼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건지 알면서도 하고. 끝나고 술 마시면서 그 친구한테 난 사실 니가 미웠다, 하지만 니가 없었으면 난 못했을 거라고 하고. 그 친구도 이해해주고. 그렇게 해서 이 앨범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제 두려움이 이만큼도 없고 존나 기뻐요. 한 마디로 미숫가루가 가라앉은 것 같아요. 포레스트라는 친구를 비롯해서 주변에 절 도와줬던 사람들이나 제가 두려워했던 사람들한테 되게 고마워요. 이제 안 두려우니까. 힙 : 아까 도끼씨 믹스테잎 얘기를 잠깐 하셨는데, 도끼씨가 2CD로 낸 걸 의식해서 2CD로 발매하신 건가요? 스 : 네, 의식했어요(웃음). CD 한 개에 11곡씩 했길래 난 12곡 할래 하고 12곡 했어요. 모두보다 우월하다는 걸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항상. 힙 : 발매 전에 총 다섯 곡을 선공개했어요. 선공개한 곡에 혹시 선정기준이 있다면? 스 : 머리 굴리면서 했어요. 이쯤엔 이거, 이쯤엔 이거. 아, 애들이 나 영어 못한다고 하네? 좋아, 내가 제일 잘해. 오, 이거 좋아. 이번엔 여기서 약간 논란을 일으켜볼까? 그런 식으로 머리 굴리면서 했어요. 힙 : 선공개한 다섯 곡 모두 자켓을 만들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선공개곡마다 커버를 만든 이유가 있나요? 스 : 라이머형이랑 다섯 곡을 선공개하기로 정한 다음에 라이머형한테 말도 안하고 로 디가(Row Digga)라는 친구를 찾아갔어요. 예전에는 제가 제 음악을 너무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다 공짜로 내고 그런 면이 있었거든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제 제 믹스테잎들은 멜론에서 찾아 듣지도 못하고 씨디로 듣는 시대도 아니기 때문에 제 예전 믹스테잎들이 없어질 거란 거 저도 잘 알아요. 그래서 제 믹스테잎이 잊혀지고 없어지는 걸 막기 위해 로 디가라는 친구를 찾아간 거예요. 무료공개곡이긴 하지만 곡마다 커버를 만들면 그 이미지가 남아서 음악과 함께 기억할 게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라이머형한테는 말도 안하고 제 사비로 한 건데, 되게 반응이 좋았어요. 그런 면에서 성공한 것 같아요. 힙 : 로우 디가(Row Digga)씨도 앨범커버 디자인 쪽에서 되게 유명한 분이라고 알고 있어요. 스윙스씨가 직접 소개 해주신다면? 스 : 로 디가는 저랑 동갑인데,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친구였어요. 이 친구가 원래 음악을 하다가 회사에 다니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근데 커버디자인을 하면서 얘가 뻗어 나가는 게 보이거든요. 이 친구는 완벽주의자에 깐깐하고 자기가 이쪽에서 잘난 것도 알아요. 그래서 저도 이 친구랑 얘기를 할 때 조심스럽게 얘기하게 되고. 또 조금도 대충하는 게 없기 때문에 배울게 많다는 걸 느꼈어요. 얘를 홍보해주고 싶었는데, 지금 이 인터뷰 읽는 사람들도 나중에 랩퍼되면 꼭 이 친구한테 연락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진짜 멋있는 친구고 말 그대로 프로예요. [링크] * 로우 디가 트위터 (https://twitter.com/Rowdee38) * [Neighborhood] Row Digga (http://hiphople.com/neighborhood/631364) @ HIPHOPLE (http://hiphople.com) 힙 : 그럼 커버를 스윙스씨가 이런 식으로 디자인해달라고 요청하신 건가요? 아니면 로 디가씨가 노래를 듣고 느낌으로 하신 건가요 스 : 둘 다 했어요. 예를 들어서 'No mercy'같은 경우에는 조니 뎁하고 페넬로페 크루즈가 나오는 ‘Blow’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런 느낌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랬더니 너무 유치할 것 같다고 살짝 바꾸고. ‘Fly back’은 비행기 띄운 다음에 졸라 푸른 하늘같은 느낌, 시원한 느낌으로 해달라고 하고. ‘찢어’라는 곡은 핏불 얼굴로 해달라고 했더니 핏불은 너무 촌스럽다고 그리즐리 베어로 바꾸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했어요. 그리고 그 친구도 자기가 제 노래 듣고 나름대로 해석해서 하기도 하고. 힙 : 그럼 1CD와 2CD를 나누거나 트랙배치를 할 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스 : 2CD를 1CD보다 세게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1과 2를 나누면서 적당한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걸 정할 때 깐깐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모든 작업에 있어서 본능적으로 해요. 깊게 생각하면 오히려 뒤죽박죽 되더라고요. 그래서 첫 느낌을 되게 중요시하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2CD가 더 무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소로 치면 2CD가 더 내려가게. 그런 점을 신경썼기 때문에 노래를 들을 때 트랙 순서대로 들었으면 해요. 힙 : 이번에는 기존에 함께했던 JA씨나 더콰이엇(The Quiett)씨, 크라이베이비(Crybaby)씨 말고도 새로운 분들이랑 작업을 많이 했어요. 그레이(GRAY)씨나 오리진(ORGN/MRDN)씨 같은 분들. 스 : 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람들인데, 저는 특별한 건 없고 딱 듣고 좋으면 되요. 좋으면 계속 연락해서 달라고 하고. 그레이라는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에 믹싱도 많이 했는데, 훅도 잘 만들고 사람도 좋아요. 음악중독인에 진짜 잘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 약간 빈지노과? 이 친구랑 처음 만나서 작업 했을 때 누구보다도 저를 잘 이해하고 빨리 넘어가는 게 시원해서 결국엔 얘랑 아예 팀을 하기로 했어요. 처음으로. '그레이스윙스'라는 이름으로 나올 거예요. 그래서 첫 번째 앨범 이름은 업'그레이'드로 할 거예요. 그래서 그 새끼, 아니 그 친구 개 짱이에요. 그 친구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힙 : 그레이씨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레이씨가 소속된 크루 비비드(VV:D)의 다른 멤버들과도 교류가 있는 것 같아요. 엘로(ELO)씨도 피쳐링에 참여했고, 크러쉬(Crush)씨의 싱글에는 스윙스씨가 피쳐링으로 참여하셨잖아요.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스 : 비비드 멤버들과는 전혀 몰랐어요. 예전에 그레이랑 저랑 잘 몰랐을 때 준 비트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레이한테 내가 잘 몰랐는데 잘한다고 같이 얘기 좀 하자고 해서 술을 한 잔 했어요. 그 때 그레이가 자기 크루에 누구 누구가 있다고 소개했는데 언티(Zion.T) 빼고 다들 잘 몰랐어요. 그리고 한 번은 자이언티랑 술 한 잔 하는데 자기 크루가 완전 잘한다는 거예요. 근데 언티는 자기가 짱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사람 칭찬 안하거든요. 칭찬 잘 안하는 애가 칭찬하니까 믿음이 가잖아요. 그래서 노래 들려달라고 해서 들어봤더니 완전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반했어요. [기사] 크러쉬, 스윙스와 함께한 싱글 'Crush On You' 발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319 힙 : ORGN/MRDN씨를 비롯해서 더 소개해주고 싶은 프로듀서가 있다면? 스 : 오리진이라는 친구는 JJK형이랑 ADV크루에 있어요. 근데 그 친구가 많은 사람하고 교류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것 같았어요. 집에서 음악만 하는 스타일인데 이 친구도 짱이에요. 오리진도 잘하니까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후디보이(Hoodi Boi)도 제이비토(Jay Vito)라는 친구랑 둘이 크루를 하는데, 비트가 옛날 느낌도 나고 멋있어요. 후디보이랑 제이비토도 잠재능력이 쩌는 친구들이에요. 제 앨범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신인들인데 다 잘해요. 오래했던 JA형도 마찬가지지만 멋있는 친구들이라서 계속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힙 : 말씀해주신 것처럼 신인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시는데 모니터링을 자주 하는 편인가요? 스 : 예. 저는 제가 직접 들어가서 한다기보다는 랩 하려는 동생들이 주위에 많거든요. 걔네한테 제가 개사냥하듯이 저는 총들고 "야 빨리 갔다와" 하면 얘네들이 다 잡아와요. 그래서 물어오면 들어보고 이런 식으로 모니터링을 해요. 들어보고 좋으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요. 왜냐면 진태형(VerbalJint)이 저한테 그렇게 했거든요. 그래서 저도 똑같이 하고 싶어요. 분명히 환경이 안 되는 동생들이 굉장히 많을텐테 그 친구들이 발견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노창도 그런 케이스고. 힙 : 그럼 혹시 공개 오디션이나 트위터, 이메일을 통해서 저스트뮤직(JustMusic)의 멤버를 모집하고 계신가요? 스 : 어떤 사람은 제 번호를 알아내고, 어떤 사람은 페이스북, 어떤 사람은 싸이월드로 보내고 하니까 정리가 안 되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거기에서 모집하려고 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잘 하고 싶은 동생들 많은 거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조금 기다렸다가 홈페이지를 만들면 한꺼번에 보내달라는 거예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작업물을 보낼 때 태도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애들은 "안녕하세요. 팬인데 들어주세요."라고 보내는데 그렇게 보내면 '내가 왜 들어야 되는데? 니가 나한테 존중을 표했어? 예의 좋게 얘기했어?'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 반면에 어떤 애들은 "형,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곡을 들었고, 이렇게 해서 진심으로 팬인데 바쁘겠지만 들어주면 고맙겠다" 이런 식으로 보내주면 미안해서 안 들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 태도에 대해서 조금만 더 알고 살면 훨씬 나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힙 : 네. 다시 믹스테잎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트랙수가 많은데 그에 비해 피쳐링 참여가 적어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스 : 저 혼자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상구형(Deepflow)을 넣은 이유는 그 형하고 저하고 각별한 사이니까 그것보다 더 힙합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랬어요. 또 블랫넛(Blacknut), 노창, 기리보이(Giriboy)를 넣은 건 얘네가 내 동생들이고 얘네는 짱이라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마디로 나머지는 필요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스윙스는 정규앨범 못 만든다’, ‘피쳐링이나 해라’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저는 남이 저를 무시할 때 가장 잘 반응하거든요. 그런 평을 들으면 '니가 나에 대해서 뭘 아냐. OK. 이길 수 있는 방법 중에 제일 멋있는 건 보여주는 거 하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맨 처음엔 '처럼, 처럼' 너무 많이 쓴다, 그 다음엔 '라이크, 라이크' 너무 많이 쓴다. 오케이, 나 안 써. 이렇게 하면서 계속 하게 된 것 같아요. 저를 무시하는 사람들 얼굴에 똥칠하는 것보다 시원한 건 없는 것 같아요. 힙 : 이번 앨범에 스윙스씨가 직접 보컬에도 참여를 하셨잖아요. 랩 없이 곡 전체에서 노래를 할 생각은 없나요? 스 : 하고 싶어요. 예전부터 발라드 앨범을 꼭 내고 싶었어요. 배우들도 인터뷰에서 왜 이런 역을 맡았냐는 질문을 받으면 거의 모든 배우가 그런 역할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두려웠기 때문에 도전했다고 대답해요. 근데 저는 음악하는 사람들도 이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역시도 힙합이 멋있긴 하지만 언젠간 다른 장르도 다 하고 싶어요. 제가 전혀 못하는 거, 두려워하는 거 다 정복하는 태도로 살고 싶어요. 그래서 발라드 앨범은 죽기 전에 꼭 낼 거예요. 죽어도. 힙 : 이제 곡에 대한 이야기 좀 해볼게요. 첫 번째 트랙인 'No mercy'라는 곡은 가장 스윙스다운 트랙인 것 같아요. 이 곡에 대해 스윙스씨가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스 : 'No mercy'가 가장 저다운 곡이라는 얘기가 많더라구요. 이 곡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제가 겪은 모든 것을 토대로 감정을 뭉쳐서 하나도 편집을 안 하고 제 마음을 썼어요. 저는 전형적인 남자 호구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좀만 잘해주면 저는 더 잘해주고, 퍼주면서 제 자신은 책임 못 지고 그런 스타일?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은 호탕하고 통 큰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저를 많이 아는 사람은 저를 호구라고 생각하기 쉬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 돈도 막 쓰고. 그런 짓을 하다가 결국에는 제가 제 구덩이에 빠지면서 한 해동안 반성의 시간을 가졌는데 거기서 나온 발상들이라고 보면 되요. 이제 나는 시니컬해질 거고, 사람들한테 안 잘해줄 거고, 누가 나를 재고 있을 땐 그게 누구든 나도 똑같이 재고 있을 거니까 두고 봐라. 이런 마음. 날 비웃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저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 사람들을 위한 협박이었어요. 내가 잘 되는 거 보라고, 죽여버릴 거라고 독을 품고 만들었어요. [기사] 스윙스, 믹스테잎 27일 발표 & 두 번째 공개곡 'No Mercy' 공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360 힙 : 그러니까 지난 경험에 의해서 탄생한 곡이네요. 그럼 혹시 '듣고 있어'같은 말랑말랑한 곡들도 경험에서 나온 건가요? (ID: sks6635) 스 : 대부분의 노래는 거의 다 제 경험인데 ‘듣고 있어’는 경험과 여러 가지가 섞인 곡이에요. 저는 애인과 사귈 때 쿨하게 놓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마음에 미련도 많이 남아있는 스타일이고. 그래서 이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힙 : 수록곡을 보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 있는 것 같아요. '김윤석'이라는 곡도 영화 '추격자'가 배경이 되고, '야 그냥 해'도 '황해'를 토대로 만든 것 같아요. 평소 나홍진 감독을 좋아해서 노래에 넣으신 건가요? 스 : 김윤석 아저씨를 좋아해요. 그중에서 '황해'라는 영화를 미친듯이 좋아하거든요. 김윤석 아저씨의 연기가 항상 인상적인데, 황해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어요. 김윤석 아저씨 캐릭터가 좋아서 그 캐릭터로 갱스터 영화같은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미국 갱스터음악, 특히 갱스터 힙합은 다 어떤 인물을 토대로 만들어지거든요. 스카페이스(Scarface)부터 시작해서 대부, 칼리토(Carlito) 다 그런 건데 한국에는 이런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곡을 만들게 됐고, 나중에는 '갱스터'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내서 느와르 장르의 음악을 꼭 해보고 싶어요. '니 입안에다 시멘트를 넣고'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힙 : '김윤석' 이라는 곡을 들어보면 '왓치 더 트론(Watch The Throne)'의 비트 한 구절이 나와요. 이 곡 말고도 노창씨의 트랙들을 보면 비트가 한 구절씩 나오는데 이유가 있다면? 스 : 노창이 칸예(Kanye West)를 엄청 좋아해요. 그래서 저하고 상의도 안하고 넣었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듣고 이래도 되는 거냐니까 그냥 넣었대요. 결론은 표절 때문에 시비 거는 거 자체가 절대 있을 수 없지만 만약에 시비를 걸면 우리는 유명해지는 거고, 우리는 존경하는 마음에 했으니까 그냥 넣자는 마음으로 넣었어요. 저도 칸예 개 좋아하고, 제이지 완전 좋아하는데 우리 노래 들으면 오히려 칭찬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했어요. 힙 : '야 그냥 해' 는 딥플로우(Deepflow)씨랑 함께 했는데 호흡이 좋아요. 따로 팀을 만들거나 계속 함께하는 트랙을 만들 생각도 하시나요? 스 : 없어요. 왜냐면 라디오 같이 했는데 상구형(Deepflow)은 저랑 진짜 안 맞아요. 저도 예전에 5초 정도 생각해봤는데 상구형이랑 같이 한 라디오 보면 알겠지만 저랑 대화하는 형식이 너무 달라요. 저는 하나가지고 쭉 늘어 가는 걸 좋아하는데 상구형은 만화적인 요소를 넣으면서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무슨 말을 하면 반드시 거기에 장난치고, 새로운 말 하면 거기에 멘트 달고. 근데 전 그 코드를 잘 이해를 못해서 항상 헷갈렸어요. 저하고 상구형은 절대 안 맞아요. 형 동생으로는 최곤데 음악은 같이 하면 안돼요. 힙 : 네(웃음). 이제 다른 곡 얘기 좀 해볼게요. 'Fly back'은 영어트랙이잖아요. 이 곡에 대해서 어떤 곡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스 : 'Fly back'은 원래 콰이엇(The Quiett)형이 만든 'Airplane Music'이라는 노래로 3년 전에 만든 노래에요. 사실 제가 꿈이 미국에 믹스테잎을 내고 미국에서 MC로 활동하는 건데 그 시작이라는 의미로 이 곡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말 그대로 Fly back, 제가 어렸을 때 살던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제목을 그렇게 지었어요. 특히 이 곡은 헤이터들한테는 '봐라 병신아. 난 여기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고 난 이제 진짜 이길 거니까 지켜봐라.' 이런 마음이고, 팬들한테는 '내가 멀리 뛰어갈 수 있게 내 용수철이 되어줘.' 이런 마음도 있어요. Swings - 'Fly back' 해석 Verse 1 What's Up ATL? I'm flyin back 애틀랜타시 잘 지냈나요, 저 다시 가요 (날아서) *스윙스는 어릴 때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거주한 적이 있다 18 yrs, I ain't lying man felt like Daniel in the lion's den 18년이나 지났네, 과장 안 하고 다니엘이 사자굴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었어 (답답한 기분을 과장하여 설명) my flows on fire like a frying pan and since I'm high let's make a movie 내 플로우는 불났어 후라잉 팬처럼 그리고 나 지금 높이 떠 있으니까 영화나 찍어보자 I'm In The Air George Clooney I'm staying fly, no Kamikaze 난 공중에 있어: 조지 클루니 *조지 클루니 주연 영화 In the Air 난 항상 플라이 할거야. 노 가미가제 *가미가제는 2차세계대전 적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살비행 사들 *fly하다는 말은 '멋있다,' '간지난다,' '경제적 부유' 등등의 뜻으로도 사용된다. please don't drop Atom bombs on me I come in peace no need for hammers 부탁합니다. 원자폭탄 저에게 떨어뜨리지 마세요 전 누굴 해칠 목적으로 온게 아닙니다, 그러니 총은 꺼낼 필요 없음. but can i meet with DJ Green Lantern? 근데 저 DJ Green Lantern 만나게 해주면 안 돼요? *DJ Green Lantern이라는 사람은 'Invasion' (침공)이라는 라디오쇼를 진행하는 미국 유명 라디오 디제이다. 그 프로에 나가겠다는 말임과 동시에 총 꺼내지 말라고 해 놓고 침공하겠다는 말장난. Man I missed the Old Country Buffet and the nice Korean girls American made the ones that come home back from college I liked their heads filled with better knowledge 아 나 old country 부페가 너무 그리워 그리고 미국 스타일로 교육 받고 자란 한국 여자들 대학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애들 말이야 더 많은 지식으로 찬 그들의 머리가 너무 좋고 *old country 부페는 스윙스가 어릴 때 남부에서 유명했던 남부 음식 위주의 유명 부페 체인점이었다. *head는 다른 말로 구경성교도 된다. 외설적인 말장난. my fans all pitched in to get me here make sure you get an autograph from Britney Spears 내가 여기까지 오는데 팬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서 날 도와줬다 '꼭 브리트니 스피어스 싸인 받아와야 해!' *한국에선 당시에 미국 팝스타하면 브리트니가 매우 큰 아이콘 이었기 때문에 그녀 이름을 사용. 미국으로 떠나는 스윙스가 비행 기 타기 전 뒤에서 그의 사람들이 그에게 귀엽게 외쳐주는 말을 그림. Hook Hop on this big ol plane, close your eyes and get high high high high its like a video game, when you glide in the sky sky sky sky sky 이 큰 비행기에 어서 올라타. 눈 감고 높아져라 하늘 위에서 활공할 때 꼭 비디오 게임 같더라 *high 라는 말은 높다도 되지만 또 마약할 때 처럼 정신의 황홀한 상태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극대화 된 기쁨을 얘기하기도 한다. Verse 2 They say "stay away from Crack and AKs, wake up early, before the day breaks" yea, "work hard my son Ji Hooni n if it don't work out, go back to Uni." 그들은 말하더라 '미국가면 크랙 (마약) 그리고 AK총 조심하라고 일찍 일어나, 해 뜨기 전에' '그래 지훈아 열심히 하고 만약 안 되면 다시 대학가면 되지!' *미국인이 봤을 때, 혹은 교포가 봤을 때 한국인의 특성을 해학적으로 쓴 가사. 위 가사를 예로 들자면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 사람들은 미국간다고 하면 총과 마약을 조심하라고들 많이 하는데 사실 헐리웃 영화만큼 위험하진 않다. 그리고 두번째로 한국 어머니들이 사업을 위해 외국으로 가는 자식을 걱정하며 늘 하는 말씀: '실패하면 다시 공부하면 되지!' 이런 간지의 말을 해학적으로 풀어씀. body is with Seoul, flows across the globe two places at once this feeling everybody gots to know yea its way better than blunts 내 몸은 서울이랑 있찌만 내 플로우는 지구 반대편이 있음 동시에 두 군데에 있는 그 기분 모두가 알아야해 대마초 피는 것보다는 나을거야 *실제로 미국에 가는 것이 아니고 음악을 통해서 미국 팬들을 확보하겠다는 노래이기 때문에 이렇게 쓴 것 workin my way from Kimchi to butter stretch my reach from Asia like rubber can't look back n see tears from mother spread my wings, now watch me hover 김치에서 버터로의 전환을 위해 일하는 중 아시아에서 쭉 내 리치를 뻗지 고무줄같이 뒤 돌아 와서 어머니의 눈물을 절대 볼 수 없어 이제 날개를 필거니까 내가 떠 있는 걸 봐봐 land of oppurtunities it's America I'm on Cloud 9, yes I'm very high committed to my dream like a married guy 기회의 땅 아메리까! 난 구름 9호 위에 있어 아주 많이 하이 됐지 내 꿈에 헌신했어 결혼한 남자처럼 *Cloud 9은 극적으로 좋은 기분이나 마약해서 극적으로 좋은 기분 상태를 이야기함. 동시에 구름을 연상케하니 공중에 뜬 느낌과 무드를 만들어주는 장치. Hook Verse 3 man I used to live in a dream but at this moment i'm livin my dream i'm sayin I used to live in the past and right now I'm just playing it back 야, 나 한 때 그냥 꿈 안에서 살았어 (착각, 우물안 개구리) 하지만 이 순간에는 내 꿈을 살고 있어 무슨 말이냐면 난 한 때 과거에서 살았었다고 하지만 지금 난 그걸 재생하고 있다는 말이야 what I mean is this is the sequel like the Bible it only got better 무슨 말이냐면 이건 속편이야 성경처럼 좋아지기만 했을 뿐 *이 가사 듣고 조금 헷갈릴지도. 한 때 스윙스는 환상뿐인, 즉 현실과는 동떨어진 과거에서 살았고. 지금은 자신의 꿈을 현실과 연결시켰다는 얘기. 즉 더 이상 환상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그게 알고 보면 자신은 과거로 돌아갔다는 것. 하지만 그게 알고 보면 결국에는 속편이라는 것. 정리하자면 과거라는 현실은 구렸지만 과거라는 환상은 좋았고 그 환상을 현실화 했기 때문에 결코 구린 과거로 간게 아니다 라는 ... 나름 하이개그 ㅋ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구약 성경봐는 기독교의 hero 예수가 등장하는 신약성서부터 잼있어진다고 한다. My New Testament. Used to be lactose intolerent, but now i got cheddar 이건 나의 신약 성서야. 한 때 나는 유당분해효소결핍증이 있었지만 이젠 나에게 체더치즈가 있다. *유당분해효소결핍증: 소에서 나오는 음식 못 먹는거. 예) 우유, 치즈 등등 *cheddar: 치즈의 한 종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돈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동음이의어 my voice to your ear at the speed of sound I'm airbourne now I ain't need no bounds my lyrics are deep, heavy like Iron man but flow thru these waves like Iron Man 음속으로 달리는 내 목소리는 니 귀로 간다 난 지금 공중에 떠 있잖아 아무런 체제나 테두리에 갇혀 있을 필요 없다. 내 가사는 깊어, 무게가 있지 철처럼 하지만 동시에 이 공기를 부드럽게 날아 아이언 맨같이 and everything I do, science can't ya'll gonna hear me like a siren damn 그리고 내가 해내는 모든 건, 과학이 못하는 짓이지 너넨 싸이런처럼 날 무조건 듣게 될거야 시바 *과학이 해내지 못한다는 건 스윙스의 랩이라는 건 그 어떤 기술 로도 대체 할 수 없다는 강한 힙부심, 예술가부심 I'm doin my thing my heart is royal like a suicide king 난 지금 내가 잘 하는 걸 잘 하고 있어 내 심장은 위대하다 (고귀하다) 슈사이드 킹 처럼 *Suicide King: 게임용 카드에서 하트(heart)의 킹(king)에 대한 또 다른 명칭. 즉 또 동음어 I need to catch up, but my skin's mustard to be hot, dog, ya need hoes and cuss words that's what "they say" said ordinary John i guess i gotta spit way more than every one 난 따라잡아야 돼 (ketchup) 하지만 내 피부는 머스터더야 (노란색) 내가 핫 하려면 친구야 (dog는 미국에서 친구도 됨) 여자를 무시하는 가사도 써야 하고 욕설도 써야 해 그들이 그러더라 (They say: john legend가 피쳐링한 common이라는 래퍼의 노래) 라고 평범한 존이 그랬어 (존 래전드의 첫 히트곡 제목은 Ordinary People 즉 '평범한' 사람들이었음) 그래서 난 그냥 다른 사람들보다 기왕이면 많이뱉어야 할 것 같다 *극단적인 말장난. 캐쳡, 머스터드, 핫도그는 다 합치면 핫도그가 되는 요리로 되는 동시에 캐첩이라는 빨간 소스의 발음은 따라잡는다는 말도 된다. 또 핫(잘나가기) 뒤에 바로 친구라는 뜻을 가진 dog라는 말을 붙였기 때문에 위의 단어들이 연관이 생기는 것이다. *여자를 무시하는 가사와 욕설: 미국의 힙합 트랜드는 일반적으로 돈, 외설, 현실적인 욕설과 폭력, 직설적인 정서가 강하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기왕이면 많이 뱉어야 할 것 같다: 어차피 해오던 것들이었고 난 신참이니 남들보다 더 해야지 하는 어투. to prove myself after all I'm new here brown ain't the only sweet around like root beer my brother wanna to be a pilot, he wanna touch the sky Imma let his dream fly 난 나를 증명해야 하잖아, 어차피 신참인데 뭐 흑색, 갈색만 달콤한 맛 나는거 아니야 루트비어처럼 우리 형은 파일럿이 되고 싶대, 그는 하늘을 만지고 싶대.. 그러니까 난 그의 꿈을 날게 해줄거야. *루트비어: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미국 갈색 탄산 음료. 흑인들만 멋있는게 아니야 스윙스 본인도 할 수 있다는 얘기 *스윙스의 친형 문태훈은 3년전에 스윙스가 이 노래를 만들기로 작정했을 때 그 당시의 꿈이 비행조종사였다고 한다. [링크] 스윙스, 믹스테잎 세 번째 공개곡 'Fly Back' 공개 http://hiphopplaya.com/magazine/10406 힙 : 2010년에 예정되어있던 믹스테입 ‘The american dream’에 Airplane Music 리믹스 버전이 들어갈 예정이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혹시 그 때 그 곡이 Fly back인가요? 스 : 네. 그 때 믹스테잎을 준비하다가 마음이 없어져서 말았는데 다시 처음부터 만들 거예요. 제가 더뎌진 이유는 딱 하나예요. 제가 꿈이 되게 분명하게 단계가 있어요.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유명하면서 곤조 안 버린 랩 아티스트가 되는 게 미국 진출보다 먼저 이뤄야 할 꿈이에요. 사람들이 저한테 그렇게 자신 있으면 여기 버리고 미국 먼저 가라고 하는데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여기서 먼저 이룬 다음에 지원을 받고 미국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여기서 이루는 걸 여전히 못해내고 있기 때문에 이걸 먼저 해내려고요.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힙 : 그럼 인터뷰 때마다 단골 질문이지만 한영혼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 : 옛날에는 한국말로만 하자는 취지가 있었어요. 저도 중고등학교 때 쉽게 말해서 양아치새끼였어요. 예전에 양아치 같은 애들이 오토바이 뒤에 스피커 달아놓고 소찬휘, 김경호 노래 졸라 크게 틀고 다녔거든요. 저는 한국 양아치들이 제 노래 틀어놓는 게 꿈이었어요. 그럼 존나 멋있을 것 같은데 걔네들은 솔직히 영어 못하잖아요. 그래서 멋있는 형, 실수 많이 하는 형으로서 얘네들이 알아듣고 좋아할 수 있게 한국말로만 하고 싶었는데, 하다보니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한국말로만 하겠다고 해놓고 말 바꾼다고 곤조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걔네들은 영어 못 알아들어도 영어를 좋아하잖아요. 근데 영어는 제 무긴데 내 팔까지 잘라가면서 싸워야 되나? 팔 두개 가지고 다 패면 되지. 이런 마음이에요. 힙 : 스윙스씨처럼 영어를 잘하는 랩퍼한테는 영어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영어를 못하는 랩퍼들한테는 좀 다를 것 같아요. 스 : 저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굉장히 사랑하는 거 알아요. 그냥 얘기를 할 때도 "야 컵 하나 줘."라고 하지 "잔 하나 줘"라고 표현 안 하잖아요. 이제는 영어가 너무 자연스럽게 돼서 굳이 영어를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MC들한테 권유하는 게 있다면 영어로 해도 자기 고유의 발음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영어에도 여러 가지 영어가 존재하잖아요. 필리핀 영어, 아프리카 어떤 나라의 영어, 유럽 영어. 걔네들은 뉴스에 나와서 되게 자신있게 자기 발음으로 영어해요. 그럼 하나도 안 추하고 멋있어요. 제가 영문학과 다닐 때 제 교수님이 했던 얘기가 한국 사람들은 발음에 너무 극단적으로 매달린다고 하셨어요. 한국사람이 미국사람, 백인처럼 들리려고 해도 그건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 아니냐고. 흑인 따라할 땐 더 병신 같거든요. 제가 만약에 김윤석아저씨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갑자기 조선족 사투리를 쓰면 얼마나 병신 같겠어요. 영어를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그냥 무식하게 한국스타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외국인한테 욕먹을 걸 생각하고 이것 때문에 눈치 볼 거면 아예 안 쓰는 게 낫고. MC라면 적어도 랩을 할 때는 부자연스러운, 멋있지 않은 모습은 절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영어를 쓰더라도 좀 더 자존감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어요. 힙 : '2 cool 4 school'이나 ‘국초세대’는 학교에 대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학교에 대한 생각에 부정적인 생각을 전하는 것 같은데,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유가 있나요? 스 : 제가 타고난 반항아라서 그런 것 같아요. ‘2 cool 4 school’이라는 표현은 원래 미국에 있는 흔한 표현인데, 나는 체계 따위엔 순응 안해! 이런 건방진 태도를 말해요. 벌스(verse)1 에서는 나는 너네랑 다르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고, 2에서는 사회적인 문제를 얘기하면서 삼성을 직접 언급했어요. 근데 삼성은 하나의 비유였을 뿐이고, 스쿨도 하나의 비유일 뿐이에요. 어느 나라라도 우리와 다르진 않겠지만 제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결국 우리는 다 얘네들이 만든 시스템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거예요. 어항 속에 있는 물고기나 박스 안에 있는 쥐처럼 장난감을 가져다 놓으면 거기서 뛰면서 자기는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와 저같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좋은 예로 중산층에 개념에 묻는 조사를 했을 때 우리나라 애들은 차 얼마짜리 이상, 봉금 얼마 이상, 집 몇 평 이상이라고 대답했대요. 근데 프랑스나 미국, 영국같은 외국애들은 악기 하나 다루기, 미술 감상할 줄 알기, 외국어 하나씩 하기, 선량하게 사는 것 이런 대답이 나왔어요. 너무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이 조사를 통해서 우리가 그 시스템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는 거예요. 결국에 그 차와 집을 만드는 건 기업들이잖아요. 우리가 왜 이 차를 사야하고 왜 이 집을 사야 하는지는 생각을 안 하고 너무 물질만능주의적으로 가고 있지 않냐고 말하고 싶었어요. 미국힙합이나 요즘 한국 힙합도 그런 거 되게 좋아하는데 이제 저는 반대로 가고 싶어요. 이런 거 없어도 멋있을 수 있다는 쪽으로 갈 거고, 그런 점에서 ‘2 cool 4 school’이나 ‘국초세대’같은 노래가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저한테 의미가 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한테 이런 거 못사니까 그런 거 아니냐고 하거나 아니면 “난 차가 좋은데?”, “좋은 집이 나한테 행복을 주는 건데?” 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 제 말이 절대 하나밖에 없는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는 제 관점대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이런 체계에 있어서 그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정도의 주관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어떤 제안이 있을 때 그걸 자기한테 좋은 건지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체제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제 노래를 통해 생각해보게 된다면 저는 제 목적을 달성한 거라 생각해요. 힙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MC가 가지고 있는 역할 중 하나가 자기의 의사를 사람들한테 전달하는 게 있어요. 근데 최근에는 그런 곡들이 많이 없어졌잖아요. 그런 곡을 만들지 않는 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 : 저는 어떤 주제로든 랩퍼는 최대한 자기 규범을 좁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또 예술인이라면 자기가 두려워하는 걸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만약에 의도적으로 그런 주제를 가진 곡을 만들지 않는 거라면 저는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부모님이 자식과의 관계에 있어서 종교적인 얘기를 일부로 배제하는 것과 비슷해요. 그 경우에도 부모님이 거기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안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걸 두려워서 피하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져요. 저는 그런 사람에게 비난까지는 안하지만 멋있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래서 다 도전적인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다만 ‘2 cool 4 school’같은 경우에는 제 논리가 있어서 허점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저는 조심스럽게 썼어요. 이 곡을 쓸 때 제가 확실히 주관을 키우고 쓴 것처럼 확실하게 자기 주관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저한테도 이런 주제가 굉장히 큰 주제였고 저도 그걸 두려워했었는데 시원하게 얘기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져요. 결론은 랩퍼들이 항상 학생의 태도를 버리지 않고 사람들한테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전했으면 좋겠어요. 예술인이라면 그 정도는 하려고 노력해야 되요. 힙 : 다시 앨범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모든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지만 트랙수가 너무 많아서 혹시 특별히 이야기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스 : 저랑 블랙넛이 한 '찢어'라는 곡의 가사 스타일이 한국에는 많이 소개되지 않았어요. 그런 스타일을 해시태그(hashtag)랩이라고 하는데 저는 옛날부터 좋아했던 스타일이에요. 칸예(Kanye West) 노래 중에 ‘Barry Bonds’라는 노래가 있어요. 훅 부분을 보면 ‘here's another hit, Barry Bonds’ 이렇게 말하는데 그게 해시태그 랩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 히트 하나 더 있다, 그 다음에 해시태그, 그리고 배리본즈. 배리본즈라는 사람이 흑인 야구선수인데, 그 사람이 힛(야구공을 치다)을 하잖아요. 근데 힛은 또 다른 의미로 히트곡, 대박곡이라는 뜻이 있잖아요. 그래서 ‘찢어’에서 보면 ‘병신은 세수 퐁퐁 skinny jeans? 난 못 입오, 호모?’ 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병신놈아 피부 다 상하게 퐁퐁으로 세수해라’라는 뜻이에요. 그걸 일부러 열 받게 하려고 싸질렀어요. 저는 변태적으로 제가 싫어하는 사람 놔두지 않고 열 받게 하는 거에 쾌감을 느끼거든요. 아무튼 배리본즈라는 노래도 2007년에 나왔는데, 우리나라에는 해시태그 랩이 너무 소개가 안 된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소개하고 싶은 곡인데, ‘찢어’같은 노래는 너무 논리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랩 가사는 절대 논문이 아니에요. 그냥 자기 스타일로 쓰는 거기 때문에 이센스(E-Sens)같이 가사 쓰는 사람이 있고, 진태형(VerbalJint)같이 가사 쓰는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 캐릭터 자체를 봤으면 좋겠어요. 음악에는 사람 고유의 성격이 묻어나올 때 가장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생각하는 형식 내에서 이게 맞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식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힙 : 믹스테잎과 관련해서 마지막 질문 할게요. 전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 하는 가이드라인을 주신다면 어떤 점이 있나요? 예를 들어 플로우가 단조롭다는 평이 있는데 들어보면 아니잖아요. 스 : 지금은 아니죠. 저 플로우 단조롭다는 얘기 어느 정도 인정하거든요. 예전에는 사실 누구한테는 재밌을 수도 있지만 단조로울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좀 더 요즘시대에 맞게 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은 제가 넘버원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팬들한테 제출하는 논문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냉정하게 평가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제가 저 스스로에게 던지는 도전이기도 해요. 만약에 제 플로우가 단조롭다고 생각하시면 한 번 그 기준으로 들어보세요. 과연 단조로운가. 가사 못 쓰나, 비유가 억지스러운가 한 번 들어보세요. 예전에 가사 전달이 잘 안 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었는데, 저도 인정해요. 근데 이번에 가사가 잘 안 들리나 들어보세요. 제가 이 앨범을 만들 때 여러 가지 태도가 있었지만 안 까이기 위해 만든 앨범이에요. 그러니까 과학자가 현미경을 가지고 보듯이 그렇게 들었으면 좋겠어요. 냉정하게 그리고 더 차갑게. 힙 : 잘 알겠습니다. 이제 뮤지션 스윙스 말고 사장님 스윙스의 입장에서 노창, 블랙넛, 기리보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스 : 노창은 그야말로 ‘2 cool 4 school’이에요. 얘는 비트를 만들 때 체계 자체가 이미 모든 랩퍼들과 달라요. 다른 랩퍼들이 허들 잘 뛰는 육상선수라면 얘는 그냥 날라다니는 외계인 같아요. 그니까 종족이 다른 놈? 블랙넛도 마찬가지고. 블랙넛은 집이 어려워서 중학교 때부터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는 가게에서 서빙을 했어요. 그것 때문에 서울에 못 올라오고 있어요. 제가 돈 다 대줄테니까 저희 집에 와서 살라고 해도 안 해요. 제가 이걸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얘가 자랑스럽기 때문이에요. 얘는 자기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열등감, 외로움, 가난 때문에 느끼는 감정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표현하는 게 제일 용기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있는 모든 랩퍼들 통틀어서 얘가 제일 용기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기리보이는 되게 섬세한 친구예요. 제가 기리보이한테 방을 하나 주고 작업실로 쓰라고 해서 저희 집에 살다시피 지내는데 얘를 보면 제가 자극을 엄청 받아요. 저는 미드 보고 웃으면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해서든 떠올리려고 하는데 얘는 14시간씩 작업을 해요. 얘를 보고 있으면 뭔가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느낌? 그리고 얘는 자기 장르를 자기가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영향을 다 받은 게 티가 나고. 얘는 자기 스포츠를 자기가 잘 하고 있으니까 아무도 뭐라고 못해요. 그런데도 제일 겸손하고, 조심스럽고, 섬세하고, 아닌 것처럼 하지만 사실 모두를 보고 있어요. 관찰력도 뛰어나고 나이에 비해 지혜로운 친구예요. 세 명 다 제가 진짜 아끼고, 다 멋있는 애들이에요. 힙 : 그런데 블랙넛씨의 컨셉이나 가사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 : 제가 얼마 전에 팀버튼전에 다녀왔는데 노창이나 블랙넛이 팀버튼이랑 비슷해요. 팀버튼이 쓴 글 읽어보면 되게 변태적인 얘기가 많아요. 근데 그런 걸 보면 블랙넛이 생각나요. 사람들이 팀버튼한테는 천재라고 하고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하잖아요. 예술하는 사람이 자기 뇌 속에 있는 걸 그대로 종이에 그리거나 가사를 쓴다면 그게 죄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강간도 하고 머리도 자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감독이 개새끼냐고 묻고 싶어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할 걸요? 그럼 블랙넛이나 노창이 개새끼냐고 물어봤을 때 적어도 맞다고 대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힙 : 그럼 저스트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의 작업물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스 : 기리보이는 다음 달에 정규앨범이 하나 더 나올 거고, 블랙넛은 여러 가지 일 때문에 피쳐링만 하고 지내다가 이제 믹스테잎을 올해 중순까지 발표할 계획이에요. 노창은 정규 앨범이 원래 이번 달에 나올 계획이었는데, 노창이 워낙 완벽주의자라 4월 쯤 나올 것 같아요. 이게 다 나오면 저희 컴필(compilation)을 올해 가을쯤에 낼 생각이에요. 힙 : 그럼 씬에 대한 질문 하나 할게요. 최근 논란이 있었던 샘플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 : 저는 사실 이 논란이 뭔지는 알지만 샘플링이 어디서 문제가 생기고 어디가 잘못된 건지 잘 몰라요. 근데 소리헤다씨는 너무 소심하게 반응한 것 같아요. 은퇴하겠다, 내리겠다 이건 진짜 자기를 더 욕먹게 하는 일이거든요. 저는 그분에 대해 잘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그 분의 문제는 음악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의 음악적인 실력 자체를 의심하는 뮤지션들이 제 주변에 너무 많더라고. 전 듣지도 않았어요. 그러니까 당신 음악 잘 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간적인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 스윙스인데, 저도 그때마다 일어섰잖아요. 그럴 때마다 다시 곡을 냈잖아요.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잘 하시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힙 : 그럼 최근 한국 힙합씬이 재미없다, 들을만한 음악이 없다고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 : 솔직히 맞는 말 같아요. 한국힙합 전체적으로 재미없고 저도 한국 힙합 잘 안 들어요. 근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음원을 안 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요즘 일리네어가 영향력이 엄청 큰데, 일리네어가 돈 없으면 힙합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많이 주고 있잖아요. 그 영향을 받은 MC들 보고 고추 좀 키우라고 말하고 싶어요. 남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아 난 돈 없으니까 힙합 아닌가?’ 하면서 시무룩해질 거였으면 애초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어요. 요즘 돈 자랑하는 가사가 대세라고 그걸 따라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MC들이 펀치라인 하나라도 썼었어요? 스웩(Swag) 있었어요? 다 저 따라해요. 건방지게 형들 까는 가사, 비트 끄고 랩 하는 거, 물 뿌리는 거, 건방진 태도 다 제가 제일 먼저 했어요. 다 제가 하는 걸 따라하다가 이제 새로운 짱이 나와서 돈 얘기를 하니까 그걸 본 MC들이 돈 없는데 이제 어떡하냐는 식이에요. 이번 앨범을 아예 물질만능주의랑 상관없는 얘기로 간 게 이 이유때문이기도 해요. 돈 얘기 안 해도 멋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그래서 요즘 MC들한테 고추 떼든지 고추 키우든지 하라고 꼭 말하고 싶어요. 힙 : 이번 믹스테잎 다음 작품으로 정규앨범 ‘For the ladies’가 나오잖아요. 이 앨범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스: 말 그대로 여자들한테 주는 선물이에요. 저는 여자에 대한 타고난 죄책감이 있어요. 안 좋은 행동도 많이 했고, 멋있지 않은 행동도 많이 하고, 언더힙합하면서 여자 분들을 많이 만나고 그랬는데 그런 거 돌아보면서 만든 앨범이기도 해요. 제가 실제로 사귀는 여자친구한테 쓴 노래들도 있고 심지어는 어머니를 위한 노래도 있어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여자를 위한 앨범이에요. 힙 : 정규앨범 타이틀명이나 춤을 춘다는 것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아요. 스 :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게 뭔지 알거든요. 내가 가요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무게 있어요. 제가 거지가 되지 않는 이상 그렇게 안 할 거예요. 멋있는 것만 할 거예요. 힙 : 스윙스씨는 공연기획도 직접 하시잖아요.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저스트잼(JustJam)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혹시 향후 공연 계획이 있나요? 스 : 스윙스 듀엣이라는 이름으로 계획 중에 있어요. 이번 공연 컨셉은 그동안 제 앨범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다 초대해서 듀엣으로 할 예정이에요. 저스트잼은 앞으로도 계속 할 거고 공연 쪽에 꿈이 있다면 저스트잼이 나중에 졸라 큰 페스티벌이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몇 년 뒤 얘기겠지만. 힙 : 벌써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신지 6-7년이 되었어요. 2007년의 스윙스와 지금 스윙스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스 : 많이 자폭한 사람으로서 아직 여전한 꼴통이지만 많이 지혜로워졌어요. 사람들한테 말하고 싶은 게, 물론 저는 안 그러고 싶지만 제 성격상 앞으로 제가 사회적인 물의를 분명히 일으킬 거예요. 제가 또 그랬을 때 저를 그동안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아 저 형 또 저러나보다, 저 오빠 또 저러나보다. 난 저 사람 아니까 그냥 웃고 넘어갈래. 이러다 또 좀 있다가 앨범 들고 나오겠지.’ 이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제가 본질 자체는 그렇게 못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고. 그냥 저를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저를 통해서 많은 엔터테인먼트라도 얻었으면 좋겠어요. 힙 : ‘The american dream'이나 천 마디 같이 발표 예정이었다가 연기된 작업물들은 다 작업중이신가요? 스 : 천 마디 같은 경우에는 녹음, 믹싱까지 다 했는데 급하게 만든 티가 나서 엎어버렸어요. 그래서 나중에 꼭 할 거예요. 아메리칸 드림도 나중에 꼭 할 거고. 엎어진 게 되게 많은데 그거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아요. 미뤄진 일에 대해서 핑계는 안 댈 거고 계속 내야죠. 힙 : 마지막으로 힙플 회원분들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스 : 인터뷰 보시는 모든 분들, 이거 읽는 사람 중에 예술 하는 사람이나 랩퍼 되고 싶은 사람 되게 많을텐데 자기가 두려워하는 거에 계속 도전해서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또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아웃라이어’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꼭 읽으라고 하고 싶어요. 이 책에 나왔던 얘기중에 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대요. 이 법칙이 뭐냐면 어떤 사람이 어떤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만 시간을 투자해야 그걸 완벽하게 연마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근데 저는 그걸 아직 다 못 채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그 만 시간을 채웠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보면 결국에는 재능보다는 노력과 환경이 중요하다고 결론이 내려져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보는 모든 분들도 자기한테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스윙스는 진짜 잘하는데 재능으로만 이룬 게 아니었으니까. (웃음) 인터뷰 진행 | HIPHOPPLAYA.COM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인터뷰 편집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관련링크 | 스윙스 트위터 (http://www.twitter.com/@itsjustswings) 저스트뮤직 트위터 (http://twitter.com/JUSTMUSIC_ENT) 브랜뉴뮤직 트위터 (http://twitter.com/BN_Music)
  2013.03.22
조회: 26,748
추천: 5
  더콰이엇(The Quiett) - 'AMBITIQN' 인터뷰  [33]
힙 : 인터뷰는 거의 2년 만에 하시는 것 같아요. Q : 네, 4집 발매 이후로 이런 단독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네요. 힙 : 정말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이니 만큼 앨범 이야기에 앞서서 지난 커리어에 대해 간략한 이야기부터 나눠볼게요. 작년에 ‘보아(BOA)’씨와의 콜라보 작업을 하셨어요. 이례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콜라보였는데 커넥션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진 건가요? Q : 그 작업은 단순하게 이루어졌어요. 당시에 SM에서 현대자동차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보아 씨와 ‘제시카(Jessica of 소녀시대)’ 씨의 음악에 랩 할 뮤지션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SM에 계신 A&R분이 저희를 추천하고 섭외를 하셨고. 그런 식으로 이루어졌죠. 힙 : ‘도끼(Dok2)’ 씨도 그럼 그때 제시카와의 작업이 이루어졌던 거네요? Q : 네, 그렇게 해서 하게 되었죠. 힙 : 듣기로는 예전부터 보아의 팬이셨다는 말이 있는데 (웃음) Q : 네, 맞아요. 제가 사실 가요계에 큰 관심은 없어요. 보아 씨의 음악도 사실 그렇게 많이 아는 건 아니었는데, 왠지 느낌이 좋아서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었죠. (웃음) 힙 : 그럼 작업은 상당히 즐거우셨겠네요. (웃음) Q : 근데 녹음을 같이 하진 못했어요. 그 곡이 녹음될 때 저와 도끼가 해외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따로 녹음을 했고, 곡 나오고 얼마 뒤에 현대자동차의 행사에서 그 곡을 공연 하면서 뵈었죠. 힙 : 작업물은 만족할 정도로 나온 것 같나요? Q : 네, 부담 없이 했어요. 다행히도 그쪽에서 특별히 뭔가를 요구하진 않았거든요. 예를 들면 광고음악 스타일의 가사를 써야 된다든지, 그런 건 거의 없었고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했었던 것 같아요. 힙 : 저번 도끼씨와의 인터뷰에서도 언급 되었던 주제지만, 아이돌문화를 바라보는 콰이엇씨의 시각이 궁금해요. 아이돌문화에서 힙합이 하나의 소스로써 차용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으신 편인가요? Q : 음악적인 부분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해요. 서로 다른 세계이긴 해도 묘하게 연결되어있는 것 같고요. 예를 들면 ‘지코(Zico of Block B)’의 위치도 그렇고, 지금 활동하시는 아이돌 가수들 중에 저희 음악을 듣고 자라신 분들이 많죠. 그래서 필드는 다르지만 결국엔 많은 부분들이 공유되고 있는 것 같아요. 뭐 실제로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다가 저희를 알게 되고 좋아하시는 팬들도 많고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뭔가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는 거죠. 옛날 같았으면 그냥 랩퍼들은 아이돌들을 욕하고 아이돌들은 힙합이 뭔지도 모르고 이런 분위기였겠지만 지금은 아니거든요. 친분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얽혀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그렇지 않나 싶어요 힙 : 필드는 달라도 그런 아이돌 대중가요에서의 음악적인 코드들은 충분히 존중하신다는 말씀인가요? Q : 음악 얘기로 넘어가면 그건 또 다른 얘기가 될 수 있죠. 아예 뿌리도 다르고.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힙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소울컴퍼니(Soul company)’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금은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로 역사를 만들어 가고 계시지만, 콰이엇 씨의 역사에서 소울컴퍼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소울컴퍼니가 해체 된 지 이제 횟수로 2년 남짓 되었는데 돌이켜 보시면 소울컴퍼니 활동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Q : 글쎄요. 오랜 시간이었죠. 제가 소울컴퍼니로서 보낸 시간이 햇수로 거의 7년 가까이 될 거예요. 저의 20대 초반의 추억들은 소울컴퍼니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도 하고 제 인생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게 사실이죠. 소울컴퍼니를 겪으면서 배운 것들이 너무 많아요. 음악에 대해, 인생에 대해, 관계에 대해, 일에 대해 너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절대로 흔하지 않은 경험이죠. 어린 나이에 친구들이랑 음악 회사를 만들어서 각자 꿈을 이뤄냈다는 것이. 그런 건 아무나 겪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굉장한 축복이었죠. 힙 : 그런데 이제 소울컴퍼니에서 가장 먼저 탈퇴 선언을 하셨고 얼마 안 가서 곧 소울컴퍼니는 해체를 하게 됐어요. 혹시 해체를 어느 정도 직감하고 계셨던 건가요? Q : 네, 맞아요. 제가 탈퇴를 결심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 당시에 멤버들에게도 제 생각을 얘기 했었어요. '내가 보기에 이제 소울컴퍼니는 길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큰 문제들을 겪을 것 같다'고. 어느 정도 오래 해온 회사였기 때문에 힘에 부치는 시기가 왔었던 거죠. 저도 언제부턴가 소울컴퍼니랑 잘 맞지 않게 됐고 그래서 저는 제가 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저의 앞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가기로 결정했죠. 처음엔 다른 멤버들도 제 견해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몇 달 지나니까 조금씩 이해해주더라고요. 힙 : 소울컴퍼니가 힘에 부쳤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초창기 소울컴퍼니 때는 확실히 인디펜던트 느낌이 강했지만, 해체 시기의 소울컴퍼니를 보면 멤버도 많이 늘어나고 상당히 거대해진 느낌이 있었어요. 혹시 그런 것들이 멤버들간에 어떤 불협화음을 만들기도 했나요? Q : 많은 사람들이 오가다 보니까 그런 것이 없을 수는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그래도 소울컴퍼니는 제가 본 어떤 힙합 레이블이나 크루 중에 가장 관계가 좋았던 레이블이었어요. 한 번도 큰 싸움은 없었거든요. 그런 게 없게 하려고 서로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들 성격도 좋았고. 그치만 결국엔 멤버들 각자의 방향성 차이도 생겼고 분위기도 나태해졌어요. 시간이 가면서 다들 세상을 보는 시야도 바뀌고. 그러면서 변화의 시기가 온 거죠. 힙 :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지금의 콰이엇 씨 스타일과 소울컴퍼니 때와는 어떻게 보면 소울컴퍼니를 통해서 쌓아왔던 음악적 이미지들을 서서히 갈아엎은 듯한 느낌이 있어요. 소울컴퍼니를 하셨을 시기에도 이미 많은 멤버들과 음악적인 밸런스 차이를 느끼셨을 텐데 그런 것들은 어떻게 조절하셨는지 Q : 네. 제 솔로 앨범들의 스타일과 소울컴퍼니의 음악들은 엄연히 달랐어요. 제 앨범엔 소울컴퍼니의 뮤지션들의 참여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저 혼자 하거나 외부 뮤지션들을 섭외하는 일이 많았죠. 저는 제 스타일이 있었고 비전이 있었어요.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의 앨범들은 모두 그런 식으로 저 혼자 만들어진 앨범들이에요. 프로듀싱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지금도 역시 거의 그렇고요. 제 솔로 앨범에 제가 원하는 것 외의 요소를 넣었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렇지만 소울컴퍼니의 음악을 만들 땐 달랐어요. 뭉쳐야 할 때는 서로 융합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니까 각자의 스타일을 조금 비우더라도 공통된 느낌을 찾아야 했거든요. 그리고 멤버들이 거기에 대해 열려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소울컴퍼니 스타일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힙 : 말씀이 나왔으니까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앨범도 그렇고 일리네어 자체로도 다른 뮤지션들과의 교류나 콜라보들에 있어서는 몇몇 단골리스트 외에는 어떻게 보면 한정적인 느낌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리네어의 주객이 명확한 느낌을 좋아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폐쇄적이지 않느냐’ 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Q : 그 부분 역시 스타일에 대한 이야긴 것 같아요. 지금 일리네어의 방향은 누구보다 뚜렷해요. 딱 봐도 아시겠지만 한국에 저희와 비슷한 스타일을 하는 곳은 없거든요. 독자적이어서 좋긴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을 생각하면 아쉬울 때도 있죠. 그래서 저희의 음악에 함께 할 수 있는 프로듀서든 MC든 DJ든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을 몇 년 동안 해오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도 당연히 앨범 작업을 할 때 이 곡에 어울리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내 앨범에 더 많은 사람들이 피쳐링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죠. 힙 : 근데 이제 제가 말한 한정적인 단골 피쳐링 리스트에 포함된 분들을 꼽자면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는데 하이라이트와는 뭔가 어떤 동질감이 있나요? Q : 하이라이트와는 종종 콜라보를 해왔죠. 서로 공연에도 출연하고. 하이라이트 같은 경우는 일리네어랑 비교적 비슷한 시기에 설립이 됐고 말하자면 같은 시기에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었다는 면에서 어느 정도 동질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죠. 힙 : 음악적으로의 교집합은 많이 있는 편인가요? Q : 특히 비프리(B-Free)나 오케이션(Okasian)은 저희 스타일과 상통하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도끼의 에서 보여줬듯이 저희랑 공유되는 스타일이 있죠. 아무래도 팔로알토 형은 스타일상 저희의 뽐내는 음악을 함께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저와 듀엣 앨범을 냈었기도 했고 오랫동안 같이 이 바닥을 이끌어온 동료로서 중요한 사람이죠. 힙 : 그런 면에서 감성적인 힙합을 지금은 많이 지양하시잖아요. 그럼 예전에 했던 ‘키비(Kebee)’씨와의 ‘비콰이엇(Bee Quiett)’이라던가 혹은 ‘매소닉트리퍼스(Masonic Trippers)’ 같은 프로젝트는 이제 볼 수가 없는 건가요? Q : 그건 과거에 소울컴퍼니로서 가능했던 거였기 때문에 완전히 종료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죠. 힙 : 그러면서 이제 소울컴퍼니를 탈퇴하시고 도끼 씨와 함께 돌연 레코드를 설립하셨어요. 어떤 배경이나 기점이 있었던 건가요? Q :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돌연이었겠지만 저는 오래 준비해왔던 일이었어요. 팬들 입장에선 놀랄 수 밖에 없었겠죠. 소울컴퍼니 탈퇴 소식이 있고 나서 며칠 뒤에 일리네어 레코즈 설립 소식을 터뜨린 거니깐요. 하지만 소울컴퍼니와의 정리나 일리네어 설립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거였어요. 특히 설립 부분은 최대한 완벽하게 하려고 도끼랑 꼼꼼하게 준비를 해왔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2011년 1월 1일이 되자마자 설립 소식을 알렸고, 그때 공개된 도끼와 제가 악수를 하고 있는 사진이 '우린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 거였죠. 힙 : 그럼 의기투합은 누가 먼저 제안한 건가요? Q : 제가 제안을 했었어요. 당시에 제가 소울컴퍼니를 나오기로 결정을 하고 나서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를 생각했는데 문득 도끼랑 레이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끼한테 제안을 했고 도끼도 좋아했죠. 그 당시에 도끼도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상황이어서 서로 같이 뭘 하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힙 : 그리고 이어서 ‘빈지노(Beenzino)’ 씨의 합류가 있었죠. 도끼 씨는 대중음악 시스템에 세뇌될뻔한 뮤지션의 구제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웃음) 콰이엇 씨는 어떤가요? Q : 일단 빈지노는 제가 한국에서 본 랩퍼 중에 가장 놀라운 사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뮤지션이었는데, 일리네어 설립 직후에 빈지노가 레이블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꼭 저 사람과 같이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좀 깊게 들어가자면 그런 이야기도 포함될 수 있겠죠. 빈지노가 만약 다른 길을 택했다면은 어중간해졌을 가능성이 높았고 그게 저희가 항상 봐왔던 거였어요. 그래서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뮤지션이었고. 어쨌든 결국엔 빈지노가 잘 되고 있어서 너무 기뻐요. 힙 : 한방에 오케이 하던가요? Q : 네. 저희와 이야기하고 나서 이틀 정도 뒤에 결정됐어요. 힙 : 계속해서 일리네어에 관한 질문을 몇 가지 더 드려보자면 도끼 씨와는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경영을 하시잖아요. 사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음악 활동과는 또 다르게 신경 쓸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혹시 음악 외적인 애로사항 같은 건 없나요? Q : 애로사항이랄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울컴퍼니 때부터 어느 정도 해오던 일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해요. 도끼도 잘 해주고 있고, 저희 직원 분도 잘해주시고 계시죠. 다만 일이 잘되다 보니까 세금이 좀 많이 나오더라고요. (웃음) 덕분에 잘 내고 있죠. (웃음) 그것도 많은 분들이 저희를 사랑해주시니까 가능한 일이죠. 힙 : 허를 찌르는 스웩이네요. (웃음) 그럼 다음으로 콰이엇 씨가 눈여겨 보고 있는 일리네어의 4번째 카드가 궁금해요. 아직까지도 3인 독주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잖아요? 콰이엇 씨의 물망은 어떤가요? 혹시 주목하고 있는 루키가 있는지 Q : 어떤 새로운 분들이 나타나셨는지 그렇게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저희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정말로 저희와 잘 맞는 좋은 뮤지션이 있다면 같이 할 수 있겠죠. 힙 : 일리네어 뮤지션들을 보면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급변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 발매나 공연 같은 경우도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 ‘트위터(Twitter)’를 많이 이용하시잖아요? 어떤 노하우나 철칙이랄 것이 있을까요? Q : 철칙까지는 아니겠지만 약간의 요령은 있어요. 특히 뭔가를 알릴 땐 효율 같은 걸 생각하는 게 좀 더 낫죠. 트위터는 저희 개인적인 영역이면서도 모두가 보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잘 정의 내릴 필요가 있어요. 왜냐면 트위터의 역효과라는 것도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이잖아요. 좋아하는 뮤지션이라든지 연예인이 있었는데 트위터를 보고 나서 오히려 싫어졌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 처럼, 그런 부분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죠. 힙 : 그럼 이미지 메이킹에도 많이 신경을 쓰시는 편인가요? Q : 중요하죠. 저희를 보는 많은 팬들이 있고, 혹은 힙합 뮤지션들, 뮤지션을 꿈꾸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에게 최대한 좋은 걸 남기고 싶죠. 그래야 그 분들이 저희를 보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저도 옛날에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보면서 그랬듯이 '나도 나중에 저렇게 살아야겠어'라든지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라든지 팬들 입장에서도 '랩퍼들은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할만한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큰 동기부여이기도 하고요. 힙 : 그런 철저한 자기관리만큼이나 팬덤을 이끄는 능력에서도 확실히 일리네어가 남다른 부분이 있어요. 헌데 팬 질문 중에 들어온 제보에 의하면 콰이엇 씨가 가장 트위터에서 소통이 잘 안 된다고 하던데 어떤 분은 칭찬 빼고는 멘션이 다 씹혔다는 말도 있어요. (웃음) 사적으로 활발한 트위팅을 하시는 편은 아니신가 봐요? (rkdhs88) Q : 아무래도 제가 트위터를 적게 하는 편이긴 할 거에요. 그건 제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옛날에 ‘싸이월드(Cyworld)’ 시절도 있었잖아요. 그때도 전 그다지 뭘 올리고 그런 편이 아니었거든요. 모든걸 일일이 답해드릴 순 없어도 제가 정말로 재밌다고 생각하거나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리트윗을 하거나 하죠. 힙 :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AMBITIQN]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엠비션 믹스테입을 무료 공개한 뒤 음원 발매를 하셨어요. 근대 이전에도 이런 형식의 릴리즈를 하신 적이 있으시잖아요? 굳이 이런 방식을 선택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eunbin14) Q :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걸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였죠. 무료공개는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이기도 하고. 그래서 세계적으로 많이 듣고 계시니까 제 마음이 잘 전달 된 거죠. 힙 : 발매를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서 하셨어요. 발매일을 맞추신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원래는 11일 발매를 원칙으로 지키곤 하시잖아요. Q : 발렌타인 데이를 의식한건 아니었어요. 11일 발매가 일리네어 스타일이긴 하지만 마침 설날 연휴고 해서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날짜를 고민하다가 도끼한테 물어봤는데 도끼가 14일로 정해줬어요. 꼭 발렌타인 데이 때문은 아니고 저희의 차후 계획 같은 걸 봤을 때 적당한 시기였죠. 힙 : 앨범에 트랙 수도 열한 곡을 맞추셨네요 (웃음) Q : 그렇죠. (웃음) 이제는 뭘 해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 같네요. 힙 : 알겠습니다. 엠비션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가셨는데 야망이라는 단어가 일리네어를 표현할 수 있는 최적에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에 담고자 했던 어떤 것들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 부탁할게요. Q : 이 제목이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앨범 제목을 짓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제 랩과 제 음악의 스타일 그리고 일리네어의 스타일이 가지는 에너지가 있죠. 이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 중에 가장 와 닿았던 말이 앰비션(ambition)이었어요. ‘O’를 ‘Q’로 바꿨고 그래서 ‘AMBITIQN’이 됐죠. 힙 : 여담이지만 ‘댓피프닷컴(Datpiff.com)’에 16일에 ‘믹밀(Meek Mill)’이 [ambitious goal]이라는 타이틀로 믹스테입을 발표했더군요. 믹밀은 이전에도 2008년에 [The Real Me]라는 타이틀로 콰이엇 씨의 [The Real Me] 앨범과 같은 타이틀로 한발 늦게 믹스테입을 발표한 적이 있어요. 이걸 보면서 뭔가 평행이론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Q : 그건 전혀 몰랐어요. (웃음) 저도 믹밀을 좋아하지만 믹밀은 도끼가 많이 좋아하죠. 많은 미국 랩퍼들이 그런 느낌의 철학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고 있는데, 저희랑 생각하는 게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팬들이 자기가 공감할 수 있는 뮤지션을 좋아하듯이 저희는 그들의 음악과 태도에 공감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공통된 것이 있지 않나 싶어요. 힙 : 일리네어도 마찬가지고 스웨거들의 음악에서 항상 다뤄오는 공통적인 화두나 음악적인 접점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또 개인적으로 엠비션 앨범을 들으면서 느낀 감상은 쓸쓸한 길을 걸어간다는 듯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회고적인 가사에서 묻어 나오는 독고다이 식의 무드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비트의 분위기나 질감에서 특히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이번 앨범 비트 선택에도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으신가요? Q : 일단은 늘 그렇듯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비트들을 골랐죠. 곡들은 제가 만들거나 ‘프리마비스타(Prima Vista)’가 만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통일된 감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비트들은 제 정규앨범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곡도 있고요. 힙 : 정규 작에 들어갈 곡이라면 어떤 곡들이었나요? Q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The Greatest'가 그렇고 'Tomorrow', 'Beautiful Life' 등이 그렇고, 제가 정규앨범을 오랫동안 준비 하면서 쌓아왔던 음악들을 한번 비우는 의미로 이 앨범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었죠. 힙 : 그리고 콰이엇 씨의 곡에서 매번 다루어지는 주제 중 하나가 힙합 문화를 망치는 Fake MC들에 대한 시각인데 Fake MC를 기준 짓는 콰이엇 씨만의 기준점이 있을까요? Q : 일단은 물론 랩을 할 줄 모르면 가짜죠. 거기에도 각자의 기준이 있을 거고, 저의 랩에 대한 관점은 제 랩을 유심히 들으셨다면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제 가사에도 언급되고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질은 태도예요. 힙합의 태도나 느낌을 전혀 갖추지 않고 본인의 것을 힙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짜로 느껴지죠. 힙 : 그리고 최근 들어 추가된 주제가 있다면 주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향한 지금 스타일에 대한 고집이에요. '1LLIONAIRE So Ambitious' 나 'Beautiful Life'의 가사에서도 나오듯이 ‘너희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는 알지만 지난 시절에 대해 할 얘기는 없다 받아들여라’ 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주입하시는 것 같아요. Q : 아직도 저의 과거의 음악들만 인정하려고 하고 제게 그걸 강요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가사예요. 그런 이야기는 전에 제가 발표한 'The Real Me'라는 곡에서 확실히 얘기했었죠. 그런 분들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그것뿐이에요. 힙 : 이어서 얘기하자면 콰이엇 씨 음악에서도 소울컴퍼니 때와 일리네어 때를 확연히 구분 지을 수 있는 고유의 감성이 있잖아요. 혹시 소울컴퍼니와 일리네어 사이 시기에 스타일 적으로 노선을 달리하게 된 반환점이나 음악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Q : 그걸 나누는 걸 저는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항상 그때그때 제 느낌과 취향에 충실한 음악을 하는 거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리네어 설립은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기점이예요. '이제는 정말로 나의 길을 간다'는 느낌으로 일리네어를 설립한 것이었고 최대한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뮤지션들이 그렇듯이 그 순간의 자기 느낌, 감정, 취향 같은 것을 원천으로 음악으로 만들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냈던 앨범들엔 그때마다의 제 영혼이 담겨있는 거죠. 저는 정규 앨범을 2-3년에 한 장씩 냈었고 같은 스타일을 반복시킨 적은 없었어요. 앨범을 제대로 완성시키는 걸 좋아하죠. 말하자면 그 앨범을 통해서 제 나름대로 그 음악에 대해 정립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 저는 거기서 손을 떼고 새로운 걸 해요. 지난 저의 앨범들을 보시면 그런 느낌이란 걸 아실 거에요. 힙 : 엠비션의 진정한 완성은 다음 정규앨범이라고 볼 수 있는 거네요. 다음으로 역시 이어지는 질문인데 말씀하신 매번 바뀌는 컨셉도 그렇고 지금까지 꽤나 간격이 큰 스펙트럼을 보여주셨잖아요. 그런데 사실 이런 것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의 콰이엇 씨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일종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초창기 스타일의 콰이엇 씨 음악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잖아요? Q : 그렇죠. 제 오래 전 음악들이 아직도 이런 영향력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에요. 여전히 그 때의 제 음악만을 좋아하고 있다면 지금의 제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죠. 저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고 그 사람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는 게 저도 아쉽긴 해요. 그치만 제 음악은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를 위해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예요. 그걸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은 제가 공감이 되는 가사를 쓰는 뮤지션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오해예요. 전 저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래요. 저에게 중요한 건 음악으로 나를 완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앞으로 먼 길을 가는 저를 지켜보면 되지 않나 해요. 힙 : 음악을 대하는 확고한 태도가 느껴지는 답변이네요. 다시 앨범으로 돌아와서 'Beautiful Life' 가사의 ‘내 친구들처럼 영혼도 안 팔고 있지 그 자식들을 난 이렇게 불러 bitches 어떤 무대도 너흴 안 불러 bitches’라는 부분을 비롯해 콰이엇 씨의 가사 여러 부분에서 변절한 동료들에 대한 일침이 담겨있어요. 민감한 질문이지만 이런 가사를 쓰시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Q : 이 일을 해오면서 많은 친구들과 길이 나뉘어왔어요. 각자의 길에 대해서 저도 존중하고 있고요. 그렇지만 저희가 힙합 뮤지션인 이상은 아까 말했듯이 태도라는 걸 잃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우리한테 가장 중요한 거에요. 그렇지만 많이들 그걸 잃어갔어요. 그래서 잘 된다면 상관없겠지만 대체로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결국 힙합씬에서 본인이 쌓아온 명예마저도 훼손시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고 그걸 바라보는 저의 회의감이 있었죠. 저는 그걸 지켜왔고 끝까지 지킬 거고 여전히 가장 명예로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종종 가사로 쓰는 거죠. 힙 : 이것과 연관을 시켜서 질문 드려 보자면 예전 [Back On The Beats Vol. 2] 앨범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Grindin’' 이라는 곡의 가사의 ‘고인물’ 이라는 표현이나 선배와 선생들에 대한 거부감을 항상 드러내 오셨어요. Q : 종종 나오죠. 힙 : 어떻게 보면 옛날의 콰이엇씨 음악에서는 항상 한국힙합에 대한 리스펙트를 항상 표현해오던 뮤지션 중 한 분이셨고 그게 최근에 들어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Q : 최근의 변화는 아니고요. 그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다만 제가 2000년도에 음악을 시작했고, 그때 저도 클럽 마스터 플랜에서 종종 공연을 보면서 꿈을 키웠던 학생이었어요. 그 중에 제가 존경하는 몇몇 뮤지션들이 있었고 거기에 대한 존경으로 제 [The Real Me]의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을 만들었죠. 근데 이 노래 때문인지 제가 이 바닥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는 것처럼 오해를 낳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 한번 동료 뮤지션이 '자기도 네가 그런 줄 알았다' 라고 해서 좀 놀랐었어요. (웃음) 그때 처음으로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은 과거 랩씬의 열정에 관한 향수였고 제 벌스는 메타 형에 대한 존경을 담은 랩이었죠. 근데 그게 언더그라운드 전체를 찬양하는듯한 노래로 오해된 것 같기도 해요.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제가 존경하는 이들은 '진짜들'이에요. 제가 인정하고 영향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예요. 제가 처음 씬에 발 디딜 때 기존에 활동하시던 많은 사람들이 저를 비롯한 제 또래들의 뮤지션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어딜 가나 그렇듯이 말하자면 텃세 같은 게 있었죠. 별 일 아닌 걸로 버릇없는 놈 취급 당하는 일도 많았고. 처음 몇 년 동안은 그걸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걸 표현한 가사가 'Q's Way'의 '기억을 곱씹어 보면 첨 이곳에 발 디뎠을 땐 나도 뭐 형 동생 개념도 몰랐지 그래서 혼났지 때론 좆같지만 어디든 똑같지'예요. 지금은 어쨌든 시간이 많이 지났고 모든 게 제대로 증명됐기 때문에 제가 이 얘길 할 수 있는 거죠. 힙 : 그런 랩 꼰대들은 지금 현역인가요? Q : 지난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은퇴를 하셨기 때문에 이미 은퇴한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남아있긴 하죠. 제 또래 뮤지션이 나이를 먹으면서 꼰대가 되기도 하고. 항상 그런 게 존재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요. 힙 : 제가 생각했던 환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인데 왜냐하면, 방금 말씀하셨을 “내가 모든 언더 그라운드의 문화를 사랑한 것은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잠깐 잘못 들어서 ‘내가 모든 선배들을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지레 착각했거든요. Q : 그러니까 만약에 제가 그런 이미지라면 정말로 제가 의도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한국 힙합의 흐름과는 별로 상관없이 자랐어요. 저는 미국 힙합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래요. 하지만 저는 어쨌든 고등학교 때 ‘메타(MC Meta of Garion)’형을 만났고, 영향을 받으면서 컸고 여전히 메타 형을 존경하죠. 메타 형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일이 정말 많았어요. 거기에 대한 리스펙트는 100%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한국 힙합 음악들이 내게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진 않아요. 지금도 전 한국 힙합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죠. 전 우리나라 힙합 음악이라면 제 취향에 맞는 소수의 몇몇 뮤지션의 음악만 들어요. 우리나라에선 예나 지금이나 저의 취향에 맞는 힙합 음악이 잘 안나오고 있어요. 어쨌든 제 입장에서는 제가 처음 이 게임에 들어올 땐 언더그라운드 씬이라는 것이 상당히 무너져 있었던 때였고, 저와 제 동료들이 새로 만들어야 되는 입장이었지 그걸 물려받는 느낌은 저에겐 거의 아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새로 만들고 어떻게 보면 갈아 엎는 사람들이었죠. 힙 :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한국 힙합이 그 당시나 지금이나 어떤 하나의 틀이 정립되면 그 룰에 맞춰 부분적으로 정체되어버리는 것이 항상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시류를 갈아엎는 소울컴퍼니 같은 존재도 항상 있어왔고요. 제가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는 분명 소울컴퍼니 멤버들과는 음악적으로 오랜 시간 많은 활동을 하셨지만 최근에는 그런 교류가 뜸한 것이 사실이에요. 이런 것들이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콰이엇 가사에서 날리는 동료들의 변절과 같은 일침들은 그 타겟팅이 은연 소울컴퍼니를 향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이런 음모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 소울컴퍼니였던 이들 중에도 지금 잘 못하고 있다면 제가 쓴 가사에 포함이 될 수도 있죠. 제 랩에 자비란 없기 때문에 (웃음) 힙 : 그렇군요. 그럼 최근의 한국힙합 씬의 시류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드려볼게요. 도끼 씨와의 인터뷰 중 한국 힙합 랩퍼들은 98%가 가짜다라는 말과 함께 ‘한국적 힙합’이라 표현한 기존 한국힙합의 흐름에 대해서 콰이엇 씨 또한 어떤 회의를 느끼시나요? Q : '한국적 힙합' 같은 말을 좋아하진 않아요. 우리나라에서 힙합이 많이 왜곡되어있는 건 사실이죠.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요. 우리나라에서 힙합 음악을 듣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랩 음악을 듣는 거지 힙합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국 힙합은 대체로 랩퍼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얘기들을 가사로 써오면서 발전을 해왔죠. 그 과정에서 팬들은 랩퍼들의 가사를 보면서 “이 얘기 너무 공감 돼” 라는 식으로 팬이 됐어요. 헌데 그 가사의 텍스트만 음미하는 일에 머문다면 그건 가사의 팬이지 힙합의 팬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힙합은 총체적인 문화고 아트 폼(Art Form)이예요. 말 그대로 커다란 형식인데 거기에는 역사, 음악, 말투, 옷, 신발, 걸음걸이, 디자인 등. 그 사람의 삶까지도 포함돼요. 그게 총체적으로 힙합스타일인 것이 힙합인거죠. 그것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없다면 그건 힙합의 팬이 아니예요. 랩으로 된 가요를 듣고 있는 거나 다름없는 거죠. 힙합의 형태를 총체적으로 보여준 힙합 아티스트가 우리나라에 별로 없었던 건 사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고요. 그냥 그때그때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가사를 읊는 노래들을 듣는 걸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게 힙합 음악이라고 오해하고 있죠. 때로는 뮤지션들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러니 하게도 실제로 한국 힙합 뮤지션들 중에도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힙합 뮤지션이 종종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은 발라드인데 우연찮게 랩을 하게됐다거나 뭐 그런 거죠. 뭐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흑인도 있으니깐요. 아무튼 한국 힙합 팬들이 대체로 그렇다는 건 익숙한 사실이죠. 그러다가 만약 어떤 팬이 그렇게 랩을 듣고 있다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해서 “오 힙합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느낌을 갖는다면 매니아로서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이겠죠. 힙 : 공감이 많이 되는데요. 메시지라는 것이 분명 힙합이 주는 바이브(vibe)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이지만 더 크게 봤을 때 하나의 문화양식으로서의 힙합을 모르거나 혹은 배척하거나 단지 텍스트로서의 가사전달에서 오는 재미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Q : 그래서 저는 가사를 듣고 읽는 것에서 조금 벗어나서 랩 자체를 느끼는 재미나 비트를 듣는 재미, 그 랩과 비트의 조화를 듣는 재미. 사운드를 듣는 재미,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드는 재미 같은 걸 느껴보는 것을 추천해요. 힙 : 심도 있는 음악감상이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죠. 다시 앨범이야기로 돌아와서 'The Greatest' 중 ‘이 영광을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또 팬들에게 그리고 헤이터들에게 너희는 기름을 끼얹어줬지 불에게’ 라는 가사가 인상 깊었어요. 실제로 헤이터들에게서 얻는 피드백이 콰이엇 씨의 음악에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Q : 그렇죠.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제 [Quiet Storm : A Night Record] 앨범에 있었던 'Love / Hate' 라는 노래에 있어요. 그 노래를 보면 1절은 제 팬들에게 바쳤고 2절은 절 싫어하는 사람들한테 바쳤죠. 어쨌든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동등하다고 봐요. 물론 당연히 팬이 헤이터 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헤이터들이 저한테 주는 영감을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물론 저도 극성 맞은 안티팬이나 주위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사람들을 처음 접할 땐 왜들 이러나 싶었어요. 진짜 얄밉게 굴기도 하고.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까 오히려 그 사람들을 통해서 제가 발전하는 면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저의 어떤 부분을 지적하면 '더 잘해서 할 말이 없게 만들어야겠다'하는 오기가 생겨요. 그런 것들이 저를 자극해 오면서 결국엔 제가 항상 그들의 도움을 받아 온 거죠. 그런 상황을 '나'라는 불에게 기름을 끼얹어 줬다 라고 표현한 거죠. 힙 : 결국에는 헤이터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른 거네요. (웃음) Q : 언제부턴가 그렇게 됐죠. 그게 사실 제가 많은 뮤지션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해요. 저와 같은 걸 깨달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활동이 길지 않은 분들은 정말로 힘들어 하실 수도 있거든요. 상처만 받고 끝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저도 겪어봤기 때문에 그 마음이 뭔지 알아요. 그러다 보면 창작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죠. 근데 그렇게 되면은 정말로 헤이터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거 거든요. 그걸 발판 삼아서 더 좋은 걸 해야 돼요. 사실 헤이터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절대로 내가 망하진 않는다는 거죠. 오히려 더 잘 되고 있다는 의미죠. 왜냐하면 정말로 일이 안 풀리는 사람들은 안티도 없어요. 오히려 동정을 얻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헤이터들이 있다는 건 자기 것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거죠. 그래서 그것 자체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힙 : 다시 곡 얘기로 돌아와서 'Tomorrow' 같은 곡에서는 좀 전에도 말했듯이 화려하지만 어딘가 고독한 느낌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Q : 네, 외롭게 들리죠. 힙 : 이 곡을 들으면서 콰이엇 씨의 평소의 정서가 굉장히 궁금해졌거든요. 화려함 뒤에 가려진 고독감이랄까? Q : 제 성격이 워낙 차분하기도 하고 또 그런 분위기의 음악들을 좋아해요. 평소에 집에 있을 땐 재즈나 소울, 알앤비 같은 것들을 주로 틀어놓고요. 그런 제 성향은 저의 음악들에서 항상 표현되어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제 색깔에 있어 정점을 찍은 것은 [Stormy Friday] 앨범이에요. 그 앨범은 제가 겪어온 고독을 바닥까지 표현한 음악들이에요. 그래서 당분간은 더 이상 그런 음악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런 비슷한 맥락의 곡이 이번 앨범에선 'Tomorrow'가 될 수 있는데 이 곡은 '내일'이라는 것에 대한 랩이에요. 모두에게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잖아요.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 같은 걸 하죠. 특히 안 좋은 쪽으로.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내일을 불안해하죠. . '잘 되다가도 망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다들 하고 산단 말이에요. 그런 생각들이 제게도 찾아왔었지만 저는 그걸 이겨내는 방법을 찾았어요. 말하자면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죠. 그런 제 정신을 담은 곡이에요. [M/V] The Quiett - Tomorrow 힙 : 말씀하신 것처럼 콰이엇 씨 같은 경우에는 떠그라이프(Thug life)를 살고 계시고 떠그라이프 라는 것이 말하자면 내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오늘을 만끽하는 삶이잖아요? 콰이엇 씨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Q : 제 방법은 돈을 많이 쓰는 거에요. 이건 제가 알게 된 최고의 방법이에요. 무작정 쓰는 게 아니라 자기가 정말 쓰고 싶었던 곳에다가 돈을 다 써보는 거예요. 쇼핑을 한다든지,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간다든지, 맛있는 걸 사먹는다든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단, 정말로 자기가 원하는 데다가 쓰는 거죠.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 것이,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진심으로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거죠. 그게 행복과 연관이 있어요. 힙 : 그러면 불안감이 오히려 없어지나요? Q : 돈을 버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행복을 위해서죠. 돈은 그저 교환권일 뿐이고 오늘의 행복과 교환할 것이냐 올 지 모르는 훗날의 행복과 교환할 것이냐는 차이죠. 대부분 사고 싶은 게 있고, 만약에 살 돈이 있다고 해도 '이 돈이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에 갖고 싶은 것들을 뒷전으로 미뤄 놓게 되잖아요. 그건 스트레스가 되죠. 그리고 그 돈이 나중에 필요한 곳에 쓰였다고 해도 그건 '필요한 것'이지 '원한 것'은 아니었을 확률이 높죠. 그걸 알아도 대부분은 자기가 원하는 걸 무시하고, 필요한 걸 쫓죠. 또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교육 받았고요. 힙 : 이전세대로부터 항상 주입 받아온 것들이죠. Q : 네. 모두가 그렇게 가르치죠. 물론 도끼와 저도 똑같이 그렇게 배우면서 자라온 사람들이에요. 저도 집이 가난했기 때문에 저희 어머니에게 항상 그런 절약의 중요성을 강요 받으면서 컸고요. 그렇지만 제게 돈이 생기고 나서 조금씩 씀씀이를 키워봤어요. 큰 돈을 쓰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꽤 길더라고요. 가진 만큼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예요. 또 비싼 물건의 가치를 알아가는 일도 공부가 필요하죠. 예를 들어 신발을 좋아한다면 같은 값이라도 더 가치 있는 신발을 가려내는 안목이 있어야 되요. 그게 없으면 돈을 헛 쓰게 되는 거죠. 그런 것들을 알고 돈을 좋은 데 잘 써 보면 그게 정말 즐겁다는 걸 알게 되요.그리고 그런 식으로 좋은 걸 사거나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면 '돈을 다 썼지만 난 죽지도 않았고 거지가 되지도 않았고 병에 걸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는 더 행복하다. 왜냐면 이걸 샀으니까'라는 생각을 갖게 돼요. 물론 약간 불안할 수도 있죠. 있던 돈이 없어졌으니까. 그래서 그 다음을 봐야 하는 거에요. '돈을 썼으니까 나는 이제 그것보다 더 큰 돈을 벌어야 한다.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내일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죠. 'Tomorrow'의 가사들은 그런 내용이에요. 이걸 단순한 자랑 가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심미안을 의심해봐야 해요. 1절 마지막에 ‘넌 말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대도 that's right homie 내일 다시 벌면 돼 또’ 라는 가사가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미리 걱정을 하고 산다는 얘기예요. 뚜렷한 필요가 없어도 ‘그 돈이 없으면 안돼. 그걸 지금 쓰면 안돼’ 같은 얘기를 하는데, 그게 정말 되는지 안 되는지는 해봐야 안다는 거죠. 인생의 본질이 그렇듯이 알 수 없는 거죠. 제가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던 사람도 없었고, 일리네어가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던 사람도 없었을 거예요. 옆에선 다들 '안될텐데'라고 말하죠. 그건 그냥 세상의 거짓말이에요. 그 말에 속는 사람이 있고 안 속는 사람이 있죠. 도끼와 저는 저희의 전 재산을 다 써 본 적이 많아요. 누가 뺏어가는 게 아니라 그냥 저희 스스로 다 써버리는 거예요. 정말로 갖고 싶은 것들에. 그러면 오히려 더 잘 살아볼 의욕이 생겨요. 힙 : 그럼 그렇게 돈을 쓸 때 계획을 하고 쓰는 편이신가요? Q : 계획은 별로 없고 있어도 별로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만약에 월급을 받으시는 분들이라면 소비가 어느 정도 계획 하에 이루어질 수도 있겠죠. 물론 그것도 계획대로 될 리만은 없겠지만. 프리랜서들은 돈이 들어오는 게 꽤 비정기적이라서 계획이 쉽지 않을 거예요. 저희에게도 계획이라는 건 거의 무의미해요. 힙 : 쌩뚱맞은 질문일 수도 있는데 그럼 콰이엇 씨도 저축을 하시나요? Q : 지금 적금을 하고 있어요. 제 저축에 대한 철학은 역시 목적이 뚜렷해야 된다는 거예요. 꿈을 위한 저축이어야 하지 그냥 통장에 0을 늘리기 위한 저축은 하고 싶지 않아요. 힙 : 다음으로 'Livin’ In The Dream' 이라는 곡에서 말하듯 지금 꿈을 사시고 계시잖아요? 헌데 앨범 타이틀이 야망이에요. 콰이엇 씨의 야망의 다음 단계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Q : 지금까지 다음 단계라는 것은 항상 몰라왔어요. 지금도 잘은 모르겠어요. 그걸 보여준 사람들도 없고. 그게 옛날부터 제게 큰 문제이긴 했어요. 음악을 해오면서 공교롭게도 이 씬에서 저보다 앞서가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럼 내가 이 다음에 뭐가 되나'라는 질문을 항상 해왔죠. 그런 때가 오면 항상 주변에서는 “그 다음은 없어 이제 큰 기획사와 계약을 해서 더 유명해져라” 같은 얘기를 하죠. 근데 저는 그게 싫었거든요. 그래서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살아온 거죠. 지금도 그렇고. 힙 : 'Get Dough'나 'Hotter Than The Summer', 'Came From The Bottom' 과 같은 곡들은 일리네어의 앨범에서 어디든 실릴 수 있을 것 같은 공용 비트의 느낌이 강해요. 이것 또한 의도된 건가요? Q : 꼭 그렇지는 않고, 곡들이 완성된 이후에 리믹스를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곡들이 있죠. 저희가 함께 공연을 많이 하니까 같이 부를 수 있게 바꿔보기도 하고요. 힙 : 빈지노 씨의 'Came From The Bottom' 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근데 빈지노 씨의 경우도 바닥에서 왔다고 해야 하나요? Q : 그게 제가 정말로 원했던 거였어요. 'Came From The Bottom' 의 ILLIONAIRE REMIX를 해보고 싶었어요. 도끼의 G Mix는 이번에 [South Korean RapStar Mixtape]에 실렸지만, 빈지노의 랩을 받으려고 정말로 일 년 동안 독촉을 해왔어요. 빈지노도 노력을 했었지만 굉장히 애를 먹더라고요. 왠지 빈지노와는 잘 맞지 않는 감성이거나 아니면 말씀하셨듯이 정말로 빈지노가 바닥에서 왔는가. (웃음) 라는 것은 검토를 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아무튼 그래서 결국은 이루어지지 못했죠. 힙 : 이것도 아마 많이 듣는 질문일 것 같은데 콰이엇 씨의 스웩을 보면서 모르는 분들은 ‘집이 원래 잘산다 광명시 알부자다’ 이런 오해들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어요. (웃음) 광명시 랩스타의 바닥시절은 어땠나요? Q : 뭐 특별할 건 없어요. 한창 IMF 시기에 경제적으로 몰락한 집들이 많았는데 저희도 그런 집 중 하나였어요. 드라마 같은 데서 보던 집안에 온통 차압딱지가 붙는 상황을 겪었죠. 이후로 계속 힘든 시간을 보냈고 저도 당시에 한창 사춘기였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옛날에 살던 동네에 대한 이야기는 1LLIONAIRE DAY VLOG 6편에도 좀 나와요. 1LLIONAIRE DAY VLOG Ep.6 힙 : 그리고 가난을 벗어나고 본격적으로 돈에 대한 가사를 쓰기 시작하셨어요. Q : 정확히 말하면 처음엔 아니었어요. [Music] 앨범 낼 때까지는 우리 집의 형편이 정말 좋지 않았고, 사실 그때는 정말로 돈이 뭔지도 몰랐어요. 제가 돈을 벌기 전이었죠. 그 다음해부터 돈을 꽤 벌게 됐는데 [The Real Me] 앨범을 낼 땐 이미 저는 돈을 잘 벌고 있었어요. ‘드렁큰타이거(Drunken Tiger)’의 7집에 제 곡들이 많기도 했었고 제 CD들이 잘 팔리기도 했었죠. 뭐랄까 저나 소울컴퍼니나 흥행을 몰고 다녔기 때문에.. (웃음) 아무튼 돈은 그때 이미 잘 벌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당시에 돈에 대해서 가사를 쓰지 않았던 이유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돈에 대해 잘 몰랐어요. 이걸 어떻게 써야 되는지. 어떻게 저축해야 되는지.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가지고 싶은 것도 별로 없었고. 그래서 그냥 대부분 엄마한테 맡겨놨었죠. 제가 버는 돈과는 무관하게 저는 고민도 좀 많이 있었고 우울한 상태였죠. 저의 'Mr. Lonely Part 2' 가사에 "모든 것이 잘 돼도 우울했던 날들을 난 겪어봤지 그 느낌은 몰라 아무도. 성공이란 것이 날 더 고독하게 만들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건 그 시절에 대한 얘기예요. 그러니까 [The Real Me] 앨범의 가사는 제가 행복한 상태에서 쓰여진 가사가 아니예요. 오히려 성공은 했지만 스스로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서 만든 앨범이었죠. 'Livin’ In The Dream'에서 말했듯이 좋은 차, 좋은 옷, 금시계를 사는 게 당시의 제 꿈은 아니었죠. 성공이 제가 굳이 원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땐 정말로 얼떨떨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The Real Me] 라는 앨범에선 저의 성취보다는 당시에 겪어야 했던 내면의 트러블을 이야기를 한 거죠. 이후에 조금씩 돈과 성공의 가치에 대해서 알아가면서부터 저 스스로에게 거기에 대한 가사를 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어요. 그래서 지금의 제 스타일이 완성된 거고, 가장 좋은 면은 긍정적인 가사와 음악을 쓰게 됐다는 거죠. 힙 : 이제 다음행보에 대한 질문을 드려볼게요. 지금까지 상당 수의 해외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하셨는데 최근에 조인트를 시도하고 있는 해외 뮤지션이 있나요? Q : 지금 밝힐 순 없지만 제 정규 앨범에 들어갈 비트를 받아 놓은 것이 있어요. 힙 : 그럼 콰이엇 씨 만의 국외 클래식 음반들을 몇 장 소개해 주신다면? Q :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음반은 ‘맥스웰(Maxwell)’의 [Urban Hang Suite] 앨범이에요. 96년도에 나온 앨범이지만 5년 전쯤에 처음 접했어요. 아직도 정말 자주 듣는 앨범이고, 제 인생의 클래식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힙합 앨범도 많이 있지만 지금 생각난 건 이거에요. 힙 : 확실히 콰이엇 씨는 대표적으로 샘플링작법을 추구하는 프로듀서로서 그런 소울이나 재즈 장르의 소스들을 좋아하시는 것도 있겠네요. Q : 그렇죠. 전 소울 음악을 굉장히 사랑하기 때문에 제 음악에는 절대로 빠질 일이 없죠. 그리고 힙합 앨범 중에선 ‘칸예웨스트(Kanye West)’의 [Graduation]을 정말로 좋아해요. 그게 발매됐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자주 듣고 참고하는 앨범이에요. 힙 : 개인적으로도 그걸 굉장히 느끼는 편이에요. 여느 샘플링프로듀서들 모두 칸예웨스트를 좋아하겠지만 콰이엇 씨 음악에서 또한 그런 음악적인 접점을 느끼거든요. 특히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는 'The Greatest' 도입부에서 살짝 칸예를 봤던 것 같아요. Q : 칸예의 모든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그 앨범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그 앨범의 모든 측면. 가사, 비트, 구성, 사운드 전부 저의 클래식으로 삼고 있어요. 힙 : 다음으로 정규 5집 앨범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Q : 가사는 별로 안 썼지만, 비트나 사운드 적인 컨셉은 이미 정해져 있어요. 오랫동안 준비를 해오다가 중간 점검하는 의미에서 [AMBITIQN]을 발매한 것이기 때문에 꼭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에요. 오래 준비해온 만큼 굉장한 앨범을 내려고 하고 있죠. 힙 : 컨셉은 엠비션의 연장선이다? Q : 그렇게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힙 : 그러면 작업을 하실 때는 비트를 먼저 만들어 놓으신 다음에 가사를 쓰시는 스타일이시네요? Q : 맞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프로듀서이기 때문에 제가 만들고자 하는 앨범에 사운드나 프로덕션을 먼저 생각해요. '이런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설계도를 그려놓죠. 음악이 정해지면 그 위에 거기에 맞는 가사를 쓰는 거죠. 힙 : 많은 분들이 질문해 주셨는데 콰이엇 씨도 많은 공연을 기획하시고 진행하셨지만 정작 본인의 단독 공연은 손에 꼽을 정도에요. 이번 정규앨범이 나온다면 단독 쇼케이스나 콘서트 같은 공연 계획은 잡고 계신가요? (hansunil 외) Q : 네, 조만간에 있을 예정이예요. 곧 자세한 소식이 올라올 거예요. 아마도 거의 3년만이 되는 것 같은데 제가 사실 단독 공연을 하는 걸 그렇게 즐기지 않았어요. 이제부턴 좀 변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튼 그래서 [AMBITIQN] 앨범을 주제로 공연을 열 예정이예요. 힙 : 이건 공통질문이기도 한데 베테랑 뮤지션으로서 전반적인 한국힙합 씬에 대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신지 Q : 힙합씬은 계속해서 많이 변해왔죠. 꽤 다이나믹하게 변해온 곳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그때의 방향이나 스타일이 있는 거고, 지금은 지금의 스타일이 있는 거겠죠. 뮤지션들이든 팬들이든 힙합플레이야든 역시 그때그때 상황에서 최상을 향해서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 지난 10년 동안 다들 '요즘엔 이래서 문제야 예전이 좋았어'라는 얘기를 하는 걸 봐왔는데, 시간이 지나면 또 지금이 최고의 시간이란 걸 알게 되죠. 그게 저나 도끼의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것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나아가는 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해요. 힙 : 제가 이번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다시금 느낀 거는 일리네어 갱들의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거에요. 빈지노 씨의 곶감대란도 그렇고 이번 믹스테입의 무료발매를 의아해 하면서 구매의지를 보이시는 분들이 엄청 많았거든요. 일리네어 갱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Q : 저희 팬들은 언제나 최고였고 최고이기 때문에 저희가 최고로 있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항상 감사하는 입장이고 저희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거죠. 그냥 계속해서 저희가 하는 것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힙 : 이제 마지막이네요. 긴 시간 동안 수고 많으셨고 마지막으로 힙합플레이야 식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Q : 긴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계속 즐겨주세요. 1LLIONAIRE GANG ONE HUNNIT. 관련링크 | 더콰이엇 트위터 (https://twitter.com/TheQuiett) 인터뷰 진행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참고자료 | 2013.02.26 - [다운로드] 김봉현의 힙합초대석 - 7회 The Quiett (with Dok2) http://hiphopplaya.com/magazine/10433 2013.02.18 - [뉴스] 더콰이엇, 'AMBITIQN' 시디 및 음원 22일 발매 http://hiphopplaya.com/magazine/10363 2011.11.23 - [다운로드] 더콰이엇의 새 앨범 'Stormy Friday EP' 무료 다운로드 시작 http://hiphopplaya.com/magazine/8413 2011.09.30 - [뉴스] '소울 컴퍼니' 해체, 공식 발표 http://hiphopplaya.com/magazine/8024 2011.01.01 - [뉴스] The Quiett과 DOK2, 레이블 설립 http://hiphopplaya.com/magazine/6518 2010.12.26 - [뉴스] 더콰이엇, 소울컴퍼니와 안녕을 고하다 http://hiphopplaya.com/magazine/6484 2010.03.16 - [인터뷰] Quiet Storm : a Night Record ' The Quiett '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5275 2007.12.29 - [인터뷰] 'The Real Me' The Quiett 과의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2939 2006.07.28 - [인터뷰] 'P&Q' Paloalto & The Quiett 인터뷰, 2부 - P&Q - http://hiphopplaya.com/magazine/1962 2006.07.28 - [인터뷰] 'P&Q' Paloalto & The Quiett 인터뷰, 1부 - Supremacy - http://hiphopplaya.com/magazine/1961 2005.09.01 - [인터뷰] 소울컴퍼니의 메인 프로듀서, 'The Quiett' http://hiphopplaya.com/magazine/1859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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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치기 - '4집 Part. 2' 인터뷰  [17]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좀 늦었지만 데뷔 첫 1위 축하드릴게요. 배치기(이하 배 or 뭉, 탁): 참 음악 오래하고 볼 일이네요. 힙: 당시에 너무 놀라셔서 1위 수상소감을 잘 못하신 거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지금 말씀해주세요. 탁: 그때 에일리(Ailee) 얘기를 빼먹었는데, 에일리한테 제일 고마워요. 이 노래는 에일리가 없었으면 이만큼 관심을 못 받았을 거라는 거 저희도 아주 잘 알고 있거든요. 또 회사 스텝들이랑, 꾸준히 저희를 응원해주셨던 소수정예 팬 분들 감사합니다. 뭉: 그리고 또 방송에서 말씀 못 드렸던 양지원 씨, 신보라 씨, 유아라 양 모두 다 고맙습니다. 힙: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탁: 많이 축하 해주셨죠. 방송에서 1위한 것도 많이 축하 받았지만 아무래도 음원 차트에서 계속 1위 한 걸로 더 축하를 받았어요. 요새는 방송 순위에 음악 이외에 여러 가지를 포함시키잖아요. 그런데 음원 순위는 정말로 음악으로만 정해지기 때문에 그게 더 좋았어요. 힙: 이런 경사가 있기 전에 긴 공백이 있었잖아요. 그 공백 사이에 배치기에게 있어서 가장 큰 일이 소속사를 옮긴 것 같아요. 어떻게 YMC와 함께 하게 됐나요? 뭉: 저희가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를 나오고 나서 원래는 독자적으로 진행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자금적인 것도 그렇고, 인맥도 많이 부족했어요. 작업을 다 끝내놓고 그것들을 구체화 시켜야 되겠는데 이걸 어디서부터 손 대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도와 줄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겠다 싶었죠. 처음엔 홍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지금 YMC 대표님을 소개로 만나게 됐어요. 그때가 에일리는 연습생으로 있고 YMC가 만들어지던 시기였죠. YMC 대표님이 ‘너희만 생각이 있으면 그냥 이 회사에 아예 들어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제안을 주시더라고요. 그 얘기가 정말 고마웠어요. 어차피 저희는 음악 외에 일은 잘 모르니까 우리끼리 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 같았거든요. 대표님이 워낙 저희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시고, 음악적인 터치 없이 저희가 알아서 음악을 만들면 열심히 홍보해주겠다고 한 게 가장 메리트가 컸어요. 메이저회사이고 오버 지향적인데도 저희를 아티스트로 배려 해주는 부분이 좋아서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탁: 그리고 그때 정말 불러주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거든요. 저희가 높은 위치는 아니지만 ‘나름 3집까지 냈는데 설마 관심 있는 곳이 없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아무도 관심이 없더라고요. 지금 YMC 대표님을 만난 게 첫 만남이었어요. 힙: 처음 제안이 있어서 선택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원래 흑인음악만 다루는 레이블에서 그렇지 않은 레이블로 옮긴다는 게 모험일 수 있잖아요. 그럼 음악적으로 터치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건가요? 탁: 네. 음악적인 것에 대한 배려가 옮기게 된 첫 번째 이유였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홍보력 때문이에요. 저희가 인디지향적인 팀이라면 독자적으로 활동했을 텐데 이미 오버그라운드에서 3장의 앨범을 내고 활동했잖아요. 이 길로 온 이상 저희가 경쟁해야 될 팀들은 수많은 아이돌이고요.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그분들의 노래와 저희의 노래가 어느 정도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게끔 도와 줄 홍보력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회사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힙: 소속사가 바뀌면서 아마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탁: 저희도 그럴 줄 알았는데 다 사람 사는 거라 그런지 똑같더라고요. 만나면 매일 노가리 까고 그래요. (웃음) 딱히 다른 게 없어요. 뭉: 스나이퍼 사운드에 들어갔을 때도 신생레이블이었는데 지금 소속사도 거의 신생레이블이에요. YMC에서는 에일리가 처음 데뷔하고 그 다음이 저희였거든요.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 형들처럼 오래 활동한 팀도 있지만 회사 자체는 저희가 들어간 시기에 딱 만들어진 거예요. 처음 시작 단계의 그 분위기를 겪었던 거라서 (탁: 파이팅 하는 분위기!) 생소하고 사람들과 서먹한 건 있었는데 시간 지내면서 다 괜찮아졌어요. 탁: 낯선 시간들도 물론 있었죠. 저희가 지하에서 음악을 하는 그런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다 적응돼서 편하고 좋아요. 힙: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그럼 현재 스나이퍼 사운드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 wertgfds (양갱) 외 탁: 음악적인 관계는 없지만 스나이퍼 형이랑도 가끔 문자하고, 룸나인(Room 9) 형이나 일리닛(illinit)형이나 아웃사이더(Outsider)나 다 연락하고 지내요. 힙: 3집 앨범 발매한 뒤 횟수로는 4년 만에 4집 앨범이 나왔어요. 군 입대 기간이 포함되긴 했지만 앨범작업이 오래 걸렸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탁: 일단은 저희가 랩에 대한 감이 완전히 죽었었어요. 군 입대하고 2년 동안 가사는 틈틈이 썼지만 공연도 못하고 음악을 완전히 쉬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몇 년을 쭉 해왔는데도 가사를 어떻게 썼고 랩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렇게 1년 정도 방황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한 2년 전부터 랍티미스트(Loptimist)랑 거의 동고동락하면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러면서 랍티미스트의 생각과 저희 생각의 합일점을 맞추는 데도 또 1년 정도 시간이 걸렸죠. 그런 과정들 때문에 오래 걸린 것 같아요. 힙: 그럼 앨범 만드는 데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린 건가요? 탁: 딱히 정해진 기간은 없었어요. 그냥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계속 작업을 하면서 많은 노래를 만들어 놨어요. 그 후에는 아무런 작업을 안 했을 정도로 많이요. 힙: 이번 4집 앨범이 다 그때 작업된 곡들인가요? 배: 네. 힙: 이번 4집 앨범은 [두 마리]와 [Part 2]로 나눠졌어요. 앨범을 2장으로 나눠서 낸 이유가 무엇인가요? 탁: 요즘 음원 시장의 순환이 굉장히 빠르잖아요. 그래서 버려지는 수록곡들이 너무 아까웠어요. 물론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형들이나 리쌍(Leessang) 형들처럼 정규 앨범을 내서 잘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가 그렇게 하기에는 내공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 정규앨범으로 쭉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정규로 내고 싶었지만 효율적으로 길게 활동할 수 있어야겠더라고요. 요즘은 싱글도 많이 내고 미니 앨범도 많이 내니까 시장에 발을 맞추기도 해야겠고. 그래서 앨범을 2장으로 나누게 됐죠. 힙: 두 장의 앨범 사이에서 가장 큰 차이는 아마 프로듀서인 것 같아요. [두 마리]같은 경우는 뉴올리언스(NuoliuNce)나 석재 등 여러 프로듀서와 작업을 했는데 [Part 2]는 랍티미스트가 모든 프로듀싱을 맡았죠. 나누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건가요? 아니면 특별한 의도가 있었나요? 배: 후자예요 탁: 랍티미스트가 거의 제 3의 멤버처럼 작업을 했거든요. 그래서 [Part2]의 전체적인 걸 랍티한테 맡겨보고 싶었어요. 그 친구도 그걸 원했고요. 랍티미스트의 음악적인 색깔은 딱 랍티미스트의 음악만 모여 있을 때 더 좋아 보이더라고요. 힙: 랍티미스트와 함께 작곡에 이지호 씨란 분도 있어요. 낯선 이름인데 소개를 부탁드려요. 탁: 공동작곡가예요. 지호 씨가 건반을 쳤고요, 편곡 같은 부분에서 랍티미스트의 음악적인 감을 구체화시키는 데 도움을 줬어요. 힙: 탁 씨와 뭉 씨 두 분 모두 곡 쓰시는 능력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두 분의 음악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탁: 저희도 욕심은 있었어요. 그런데 서른 살이 되고 보니까 주제파악이 빨리 되더라고요. 뉴올 형이나 랍티미스트 보면 비트를 진짜 살벌하게 만들어요. 그건 10년을 해도 못 따라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넘볼 수 없는 걸 괜히 넘보지 말고 우리 하는 거나 잘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리하게 됐죠. 힙: 이번 앨범에서 특이한 점이, 랍티미스트를 제외한 나머지 피쳐링은 다 보컬이라는 점 같아요. 뭉: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처음 나왔을 때 저희의 색깔을 구체화해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또 오랜만에 복귀기도 하니까 우리끼리 뭔가를 했다는 걸 보여주고도 싶었고요. [두 마리]에서는 피쳐링이 8마디 노래가 잠깐 들어가는 한 곡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파트1을 꾸미고 났는데, [Part 2]의 곡들을 들여다보니 도저히 저희가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건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아야겠다’ 싶어서 노래의 도움을 받다 보니 피쳐링이 다 보컬로 들어가게 된 거예요. 탁: 사실 조현아(어반자카파) 씨나 우혜미 씨 같은 경우에는 저희랑 친분이 있어서 작업을 했던 건 아니에요. 두 분 다 지호 씨랑 친한 대학 동기예요. 그래서 곡도 안 들어보고 전화 한 통으로 수락해주셨어요. 아마 지호 씨 아니었으면 안 해줬을 수도 있어요.(웃음) 힙: 그럼 섭외 같은 경우는 두 분이 다 하신 건 아니었네요? 탁: 네. 방송이나 보이스 오브 코리아에서는 봤지만 혜미 씨와 현아 씨 두 분 모두 작업할 때 만난 것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노래를 너무 살벌하게 잘하셔서 작업하는 데 되게 편했죠. ‘아 이렇게만 보컬들이랑 작업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을 정도로요. 나중에 우혜미 씨나 조현아 씨가 저희를 필요하실 때 저희도 아낌없이 도움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뭉: 그 두 곡들(‘행복하니’,‘걱정마쇼’)은 다 지호 씨 도움으로 피쳐링하게 된 거였고. ‘눈물샤워’를 말씀드리면, 저희가 처음 YMC에 들어갔을 때 ‘눈물샤워’에 들어갈 여자 보컬 데모 녹음을 누구한테 부탁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때 대표님이 이 노래를 듣고 정말 좋다고 하시면서 연습생 중에 에일리라는 친구가 있는데 가이드 한 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에일리가 가이드를 해줬는데 너무 잘 불러서 그게 지금 이렇게 나온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희도 운이 좋았죠. 처음 에일리를 봤을 때 잘 될 친구라는 건 알았지만 2012년 핫이슈가 될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 바람에 저희도 업혀가게 된 거죠.(웃음) 힙: 4집의 첫 번째 미니 앨범인 [두 마리]의 타이틀 곡 ‘두 마리’ 얘기를 해볼게요. 다른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 “실패한 곡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뭉: 실패라기보다는 기대보다 못 미쳤던 곡이에요. 사실 곡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거의 99% 만족해요. 저희가 하려고 했던 걸 그대로 표현했던 곡이었는데 오랜만에 복귀다보니 힘이 너무 들어갔던 것 같아요. 또 준비한 만큼 그에 대한 피드백도 굉장할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 발표하고 난 뒤에 그게 아니니까 정신도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분명히 행사는 예전보다 많이 뛰고 돈도 많이 벌고 있는데 마음은 충족이 안 되는 거예요. 공연을 갈 때마다 ‘이게 몰락하는 가수의 모습이다’라고 스스로 느꼈어요. 겉으로는 번지르르한데, 속은 곪아 있던 상태인거죠. [Part 2]도 원래 9월에 나왔어야 하는데 회사사정 때문에 1월까지 계속 미뤄지니까 다른 작업은 다 눈에 안 들어오고 손에도 안 잡혔어요. 그렇게 2012년은 영혼이 없는 상태로 거의 죽어지낸 것 같아요. 마음에 들고 자신 있던 곡이었는데 그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작아서 저희 스스로한테 실망이 너무 컸어요. 탁: 애매하게 걸쳐 있었던 거 같아요. 마니아들도 그렇게 반기지 않고, 그렇다고 대중들도 열광적인 반응이 없었으니까요. [두 마리]는 저희가 나름대로 텐션이 가장 좋았을 때 만든 앨범들이거든요. 또 오랜만에 복귀다 보니까 좋은 얘기만 듣고 싶었고, 음악적인 피드백을 많이 얻어서 다음 곡도 만들고 그래야했는데 그런 용기가 안 났던 거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2012년에 그 앨범을 통해서 많은 걸 배웠어요. [M/V] 배치기 - 두마리 힙: 말씀하신 실망감 때문에 [Part 2]의 타이틀곡을 ‘눈물샤워’로 정하게 되신 건가요? 배: 아, 그건 아니에요.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뭉: 대표님이 첫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으로 ‘눈물샤워’를 하자고 하셨어요. 그런데 저희는 ‘두 마리’로 해야 한다고 했죠. 이거 때문에 한 달을 끌었어요. 서로 설득하면서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두 마리’가 먼저 나왔고 ‘눈물샤워’는 다음 타이틀로 예정됐어요. 그런데 그렇게 기대했던 ‘두 마리’는 잘 안됐죠. 본전은 찾았지만 저희는 본전을 목표로 하지 않았거든요. ‘눈물샤워’같은 경우는 솔직히 좋아하고 특이했던 곡이지만 저희가 기존에 해왔던 음악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어요. 어떻게 방송할 지도 고민이 많았고요. 탁: 무대 위에서 항상 뛰다가 가만히 서 있어야 된다는 게 당시에는 상상이 안됐어요. 뭉: 노래 파트와 랩 파트가 거의 반반이기 때문에 ‘랩 안 할 때는 뭐해야하지?’ 이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터진 거죠. 저희도 혼란스러워요.(웃음) 탁: 2011년 겨울 즈음에 감적인 노래들에 꽂혀서 여러 곡을 만들었었는데, 그때 만들었던 곡 다시 찾고 있어요.(전원웃음) ‘눈물샤워’가 남들이 봤을 상업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희한테는 엄청난 시도였어요. 요새 사람들이 저희보고 자꾸 감성랩퍼라고 하는데 사실 저희가 감성랩퍼는 아니잖아요. [M/V] 배치기 - 눈물샤워 힙: ‘눈물샤워’로 타이틀곡을 정하면서 아까 말씀하셨듯이 바뀐 무대에 대해서 많이 부담을 가지셨을 거 같아요. 탁: 많이 가졌죠. 그런데 막상 닥치고 보니까 다 하게 되더라고요. 제 파트 끝나고 나면 한 2분정도의 시간이 있어요. 그럼 방송하면서도 끝나고 뭐 먹을지, 택배 왜 안 오는 지 생각해요. 뭉: 진짜 딴 생각하다가 파트 놓칠 뻔 한 적도 많아요. 탁: 뛰어다니는 것도 재밌는데, 가만히 서서 랩 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준비 많이 할 것 없이 옷만 입으면 되니까요. 힙: 회원 분께서도 질문해주셨는데요, ‘눈물샤워’ 같은 경우, 대중적으로 성공할 것을 예상하셨나요? - 하코 (fuck123) 배: 전혀 안 했어요. 뭉: 회사에서만 확신했고 저희는 불안했죠. ‘두 마리’가 저희 생각만큼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랬어요. 당시 저희는 거의 ‘이거 안 되면 음악 그만 해야겠다’라는 정신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더 기쁜 것도 있어요. 탁: 전교 1등만 하던 아이가 계속 수석을 하는 것보다 정말 아무런 기대치도 갖지 않았던 애들이 갑자기 1위한 게 기쁨의 폭이 더 크잖아요. 힙: ‘눈물샤워’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반면, 그만큼 반대편도 커지기 마련이죠. 기존에 보아 온 배치기의 모습과 다르다보니 그 부분을 우려하시는 팬들도 많아요. 배: 앨범 수록곡을 더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뭉: 사실 어린 친구들이 듣기에는 별로 재미없을 거예요. 이번 앨범 수록곡들이 20대 후반의 불안한 정신상태가 휘몰아치던 시기에 썼던 곡들이라서 우울한 가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예전에는 20대 후반이나 30대 분들이 저희 좋다고 하는 얘기를 거의 못 들어봤는데 이번 앨범 발표하고 난 뒤로는 주변이나 SNS, 인터넷에서 그 나이 또래의 분들이 저희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니까 사람들도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 한다고 느꼈어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조금 회복이 됐죠. 탁: 사람들이 1,2,3집 때, 그러니까 스나이퍼 사운드 있을 때가 낫다고 많이 얘기하시잖아요. 그건 저희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저희 나이가 음악에 묻어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좀 유해지잖아요. 저희가 지금 서른이 다 됐는데 ‘반갑습니다’ 같은 노래를 다시 만들어서 하는 것도 되게 웃긴 것 같아요. 예전 모습과 달라서 아쉬워하시는 분들에게 서운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저희는 그냥 당장 하고 싶은 걸 하는 거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힙: 오버에서는 흔히 말하는 ‘랩발라드, 감성랩을 해야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탁: 맞는 말이에요. 어느 정도 그런 공식이 있는 거 같아요. 뭉: 다듀 형들, 리쌍 형들, 제이케이 형처럼 기존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다 10년 이상씩 꾸준히 오랫동안 음악을 했던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와서 되지도 않는 뭔가를 시도하는 애들은 다 안 돼요. 탁: 그러니까 뿌리를 박고 뻗어나가는 거랑 뿌리는 없고 열매만 있는 것의 차이 같아요. 어떻게 평가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도 어느 정도 쌓아 온 내공이 있기 때문에 ‘눈물샤워’를 잘 소화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듀 형들이나 리쌍 형들도 좋은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택하지 상업적인 부분을 노리고 하시진 않을 거란 말이죠. 힙: ‘눈물샤워’라는 말이 되게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누구의 아이디어인가요? 탁: 제 생각인데요, 이걸 밝혀도 될까 모르겠네요.(웃음) 몇 년 전 일인데, 어느 날 콘푸로스트를 먹다가 혀를 깨물었는데 되게 심하게 깨문 거예요. 아침에 빨리 씻고 나가야 되는데 혀에서 계속 피는 나고 밥은 먹어야겠고 눈물이 나는 상황이 되게 웃기고 처량한 거예요. 그때 눈물샤워라는 말이 번뜩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눈물샤워라는 말만 지어놨었어요. 그러다가 랍티가 비트를 써왔을 때 무웅이한테 얘기하고 허락을 받았죠. 힙: [Part 2]의 ’걱정마쇼’와 [두 마리]의 ‘콩깍지’는 비슷한 곡 같아요. 대부분의 곡들이 불특정다수에 대해 말하는 내용인 거 같은데 그 두 곡만은 특정 사람들에게 말하는 거 같거든요. 어떻게 완성된 곡인가요? 탁: ‘걱정마쇼’같은 경우에는 번개송으로 만들었어요. 비트가 나오고 쓰는 데 얼마 안 걸린 것 같아요. 참고로 랍티는 훈련소가기 전까지 [Part 2] 작업을 해놓고 다음 날 훈련소에 갔어요. 뭉: 전 날 자기 전에 트래킹 다 해놓고 갔어요. 탁: 랍티도 예전에 랩을 했으니까 형들이랑 같이 한 트랙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뭘 할까 하다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우리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밥 잘 먹고 할 거 다 하고 다니는데, 사람들은 너무 안타깝게 음악을 한다고 하니까……. 이도저도 아닌 저희를 안타깝게 보는 시선에 대해서 한 번 써보자고 했죠. 그냥 번개송으로 한 3일만에 쭉 만들었어요. ‘콩깍지’ 같은 경우는 스나이퍼 사운드가 저희한테는 최적의 회사였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좋은 데를 무슨 생각으로 박차고 나왔냐”고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쌓였던 얘기를 풀어낸 곡이에요. 힙: 그럼 사람들의 그런 시선이나 우려를 다 이겨내신 건가요? 뭉: 벗어나고 있는 중이죠. 탁: 8년 동안 지내온 시간들이 한 달 활동하고 1위를 했다고 해서 쉽게 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위를 봤을 때는 2가지의 경우가 있었어요. 잘 되고 나서 그거에 피드백을 받아 더 잘 해나가는 사람과 잘 된 뒤 그것을 기점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요. 그러면 당연히 저희는 전자 쪽을 향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긴장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의 상황이 다시 음악 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긴 했지만 이게 우리에게 약이 됐는가에 대한 판단은 못할 거 같아요. 한 1년 후 저희의 모습에 의해서 지금의 상황이 판단될 수 있겠죠. 힙: 랍티미스트 씨가 현재 군복무 중이잖아요. 이렇게 뜨고 난 뒤 랍티미스트 씨 반응은 어때요? 탁: 지금 울려고 해요.(웃음) 자기도 TV로 직접 1위하는 것도 보고 싶고 길거리에 자기 노래 나오는 것도 듣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답답해하고 있어요. 그래도 그 친구가 이루고 싶었던 걸 이룬 것 같아서 좋아해요. 랍티가 저희의 색깔을 잘 잡아주기 위해서 많이 고생했어요. 앨범의 모든 총괄을 다 맡아서 했거든요. 많이 고생했는데 그걸 조금 보상해준 것 같아서 저희도 뿌듯하죠. 힙: 그럼 배치기 두 분이 생각하는 랍티미스트는 어떤 뮤지션이에요? 탁: 100%를 기대하면 200%를 해 와요. 진짜로 깜짝깜짝 놀라요 뭉: ‘아 이 새끼가 정말 한 마디 해야겠어’하고 생각하면 그 타이밍에 뭔가를 보여줘요. 약간 데리고 노는 거 같아. (전원웃음) 탁: 랍티랑 작업하면 되게 많이 놀라요. 뭔가 자신만의 코드가 있는데 그게 저희랑 진짜 잘 맞아요. 잘 하시는 프로듀서 분들이 많지만 랍티는 특히 더 흑인음악에 대해서 빠르게 이해하는 것 같아요. 제대로 이해를 한 상태에서 그걸 기반으로 작업을 하니까 음악성과 대중성을 다 챙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뭉: 또 되게 진화하는 친구예요. 옛날 랍티는 하드코어와 샘플링의 끝을 보여줬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있어요. 너 옛날에 그런 곡들 하루에 몇 십 곡도 쓸 수 있었으니 계속 그걸 해보라고요. 그러면 재미없어서 안 한대요. 그렇다고 재미없으니까 아무 것도 안하는 게 아니라 대신 다른 걸 계속 해요. 기타를 배우고 피아노를 치고 아코디언을 사고, 다른 악기들을 연구해요. 그렇다고 또 옛날 걸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세션을 받아오면 그걸 다 펼쳐 놓고 컷 앤 페이스트(cut&paste)를 해요. 그렇게 계속 진화해서 음악을 만들고 있던 거예요. 그런 기간을 혼자 1~2년 겪더니 최근 3집은 샘플링 없이 다 직접 연주를 해서 만들었어요. 저희 앨범에 반도네온이나 어쿠스틱 기타 모두 랍티가 한 거예요. 사람들은 옛날 랍티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 친구는 분명 진화한 거예요. 그 결정판이 이번 저희 앨범이었어요. 예전부터 저희가 원하는 브라스를 표현해 줄 사람이 없었는데 2010년에 랍을 만나서 그런 얘기를 했더니 정확히 1년 뒤에 그걸 표현해내더라고요. 그때 놀랐어요. ‘앞으로 얘랑 계속 음악 해야겠구나.’하고 느꼈죠. 음악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되게 대단해요. 힙: 사운드 얘기를 한 김에 조금 더 여쭤볼게요. 전체적으로 아날로그 느낌이 나는데요, 그런 색깔이 배치기가 추구하는 방향인가요? 혹시 일렉트로닉이나 메인스트림 음악에 대한 시도는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뭉: [Part 2]가 저희가 생각한 음악의 대부분이에요. 탁: 저희 둘 다 전자악기보다 리얼 악기를 더 좋아해요. 또 전자악기를 써도 진짜 악기 연주를 바탕으로 그 위에 전자악기를 까는 걸 더 선호하고요. 만약에 메인스트림 비트에다 ‘아홉수’같은 노래를 한다면 듣는 사람도 별로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물론 일렉트로닉이나 메인스트림 음악을 즐겨 듣기는 하지만 저희가 그쪽으로 갈 것 같지는 않아요. 스웨거를 표현한다는 게 저희 생활과 좀 안 어울리기도 하고요. 힙: 제가 느끼기로는 배치기정도라면 자랑할 거리가 굉장히 많은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두 분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중에도 계속 아직 더 배워야한다는 모습을 보여주시거든요. 그런 모습의 연장선상에서 질문을 드릴게요. 최근에 유행하는 스웨거 가사나 뽐내기 가사 같은 것을 굳이 안 하시는 건가요, 못 하시는 건가요? 탁: 못하는 거 같아요. 둘 다 성향자체가. 뭉: 맞아요. 즐겨 듣긴 해요. 좋은 음악들은 여전히 즐겨 듣지만, ‘내가 하라면 감히 이 정도는 못 하겠다.’라는 게 크기 때문에 못하는 거죠. 탁: 스웨거 같은 거는 잘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들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으니까요. 각자 자신에게 어울리고 지향하는 게 있잖아요. 굳이 “힙합은 스웩이다”, “힙합은 뭐다”라고 한다고 해서 그런 유행을 따라가고 싶지는 않아요. 힙: 배치기라는 이름으로 20대를 다 보내셨잖아요. 20대를 돌아봤을 때 뮤지션으로 보낸 지난 시간들이 어떠셨나요? 탁: 20대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학창시절, 그러니까 인생의 반을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자유롭게 내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건 되게 선택받은 삶이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음악적인 성과로서가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뿌듯해요. 힙: 그런데 ‘아홉수’에서는 힘들다는 표현을 많이 하셨잖아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배: 당시에는 되는 것도 없고 많이 힘들었어요. 뭉: 주위 친구들도 되게 힘들어했어요. 그 시절이 모든 남자들에게 다 힘든 시기인 거 같아요. 친구들은 취업 때문에 힘들어했죠. 하는 일은 달라도 하는 생각은 다 똑같더라고요. 언제 돈 벌어서 언제 장가가고 언제 집 사고 언제 차사냐. 다 똑같은 거 가지고 고민을 하는데 무슨 일을 하고 있냐가 다를 뿐이에요. 궁극적으로 남자들이 20대 후반에 걱정하고 고민하는 건 다 똑같더라고요. 저희도 마찬가지로 ‘아 언제 앨범 낼 수 있을까? 복귀할 수 있을까? 잘 될까?’ 그런 고민이 똑같이 있었던 거 같아요. 탁: 가사를 쓸 때 저희 얘기도 있지만 주위 친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투영을 해서 쓴 것도 되게 많아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아홉수’라는 노래가 나온 것 같아요. 힙: ‘잘 부탁해’ 같은 경우는 유일하게 긍정적인 노래 같아요. 대상이 있는 노래인가요? 배: (웃음) 탁: 원래 ‘잘 부탁해’는 3집 때 만든 노래였는데 3집에는 안 맞는다 해서 빼놨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무웅이가 여자 친구랑 내기를 했다가 졌대요. 벌칙으로 여자 친구가 자기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잘 부탁해’를 여자 친구에게 준 거예요. 그 뒤로 계속 묵혀두고 있다가 [두 마리] 작업할 때 마지막 한 곡을 뭘 넣지 고민하는데, 작업하는 파일들을 찾아보니 그 노래가 있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오글거려서 못 들었는데 (전원웃음) 다시 들으니까 좋았어요. 그래서 다시 작업을 진행 했죠. 또 크레딧에는 올라가지 않았는데, 드럼이나 전체적인 편곡부분에서 랍티가 많이 참여를 해 줬어요. 힙: 대중매체에서는 배치기 음악을 “자기 비하를 담은 눈물겨운 가사. 88만원 세대를 대변한 노래” 이런 말로 표현해요. 이런 평가에 대해 동감하세요? 배: 아니오, 그건 아닌 거 같아요. 탁: 아마 ‘두 마리’ 때문인 거 같아요. ‘두 마리’는 저희의 모습을 요즘 사람들의 모습에 투영해서 만든 노래거든요. 그렇게 좋게 표현해주신다면 저희야 좋지만 사실 큰 의도를 갖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 힙: 그런 평가가 스토리텔러로서는 좋은 말인데, ‘비하’라는 말이 자기 자신을 낮춘다는 말이잖아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 뭉: 저희 성향이 잘난 척하고 누구한테 으스대는 거 좋아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보니까 조금 밑으로 숨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저희는 누가 저희보고 “야 괜찮다니까”라고 하면 “어? 아닌 거 같은데” 이렇거든요. 성향자체가 그러다 보니 가사에도 늘 그게 묻어 나와요. 1집 때부터 그런 피해의식들이 노래에 다 묻어 있어요. 벌써 서른한 살인데 못 바꾸고 있잖아요. 탁: 천성이에요. 힙: 이전 앨범에는 ‘선’이나 ‘140’같은 시리즈 곡이 있었어요. 이번 앨범에는 이런 시리즈 곡이 빠진 이유가 있나요? 탁: ‘선4’ 왜 안 나오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선’이라는 노래가 가사에 주제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태양아래서’를 ‘선4’라고 하면 그게 ‘선4’가 되는 거예요. 시리즈는 3집 때까지 했던 걸로 끝내려고요. 힙: 가족에 대한 곡들도 매번 실으셨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요. 그럼 가족에 대한 곡도 3집으로 끝인가요? 탁: 가족 얘기는 모르겠어요. 저희가 스무 살 초·중반에 음악하면서 부모님들께 폐를 끼치는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왔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가사와 곡들이 나온 거 같아요. 지금 특별히 가족에 대한 곡을 구상해 놓은 건 없지만 아마 하게 될 수도 있겠죠. 힙: 부모님께 많이 죄송스러웠다고 하셨는데 1위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어떠셨어요? 탁: 많이 좋아하셨죠. 부모님들은 음원차트 1위보다는 가시적으로 보는 걸 좋아하시잖아요. TV에서 1위를 했을 땐 그걸 안겨드린 거 같아서 뿌듯했어요. 힙: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신 건데, 랩 스타일이 바뀐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요. 의도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건가요? - Tabun (a3402) 탁: 이것도 아까 애기했듯이 나이를 타는 거 같아요. 1,2,3집 때를 보면 다양한 주제를 담기도 했지만 ‘나 랩 잘해, 난 이정도의 스킬이 있는 사람이야, 이렇게 빨리도 할 수 있고 이렇게도 할 수 있어’ 이런 거를 매번 보여주려고 노력 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것보다 좀 더 내 얘기를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예요. ‘눈물샤워’같은 경우에도 제가 현란하게 박자를 쪼개고 그랬으면 절대 사람들이 가사를 잘 음미하지 못하셨을 거예요. 그렇게 조금 유해지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걸 좀더 중요시 하게 되니까 스킬이 많이 죽었어요. 중요한 건 이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예전에 많이 했으니까요. 그래서 다이나믹 듀오 형들이 대단해요. 뭉: 저희는 완전체가 아니에요. 계속 더 다듬고 있는 상황이죠. 앞으로 더 좋아질 거고요. 한국 힙합씬에서 완전체는 다듀 형들밖에 없을 거예요. 뭉: 아직 거기까지 바라면 안 돼요. 아마 좀 더 하다보면 잘 될 수도 있겠죠. 탁: 아니야. 아직 못할 거 같아. 힙: 뭉 씨가 예전에는 노래를 많이 하셨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랩의 비중이 더 늘어난 거 같아요. 그것도 의도된 부분인가요? 뭉: 그건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예요. 앨범을 이미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분리를 했거든요. 저희가 생각을 못했던 건데 집어내셔서 놀랐어요. ‘두 마리’ 같은 경우는 탁이 미리 가사를 다 써 온 거예요. (전원웃음) 이미 자기가 써 온 걸로 랩 파트를 다 해야 될 거 같다고 하니까 일단 그렇게 하기로 한 거죠. ‘아는 남자’ 같은 경우엔 후렴을 쓰고 보니까 얼추 제가 하면 어울릴 것 같고 남의 도움 안 받아도 될 거 같아서 하게 됐던 거고요. 그런데 [Part 2]에서는 도저히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탁: 다른 이유도 있어요. 3집 때 무웅이가 너무 심하게 나간 거 같은 거예요. 뭔가 멜로디 랩 같기도 하고 (뭉: 지저분해졌죠.) 그래서 랩 쪽으로 더 집중하기기 위해서 다시 노력을 했어요. 그것도 한 1년 했을 거예요. 그런 노력을 한 곡들이 [Part 2]에 모여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시는 거 같아요. 힙: 인터뷰 전에도 말하셨는데, KBS 에서 타이거 JK 씨하고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뒤에 어떤 얘기가 오간 것은 없었나요? 탁: 아무런 얘기 없었어요. (웃음) 뭉: 못 보셨을 걸요. 탁: 근데 그냥…….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 씨비매스(CB Mass)를 너무 좋아했어요. 제 성향 상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해서는 다 찾아봐야 되거든요. 지금도 외국뮤지션한테 빠지면 팬클럽에 다 들어갈 정도예요. 중학교 때 씨비매스랑 드렁큰 타이거에 완전히 빠져서 공연도 매일 쫓아가고 드렁큰 타이거 수건도 사고 그랬죠. JK형이 던진 땀에 젖은 수건 잡았다가 뺏기기도 했고요. 그렇게 좋아했기 때문에 언젠가 내가 이런 걸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난 내 위치와 상관없이 방송에서 대놓고 이야기할 거라는 어린 마음이 있었어요. 그게 방송에서 뿜어져 나온 거예요. 저는 다른 외국 뮤지션보다 JK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거든요. 뭉: 저도 좋아해요. 예전에는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해도 저희가 소속된 크루가 있었잖아요. 그 분들과 같은 크루가 아니다보니까 굳이 그 분들을 언급할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도 여전히 전곡을 꿰고 있을 정도로 그 분들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늘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었죠. 이제 뭔가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나니까 그걸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또 개코 형 솔로 내셔서 차트 막 올라오고 장난 아니잖아요. 그것도 매일 듣고 있어요. 탁: 다듀형들이나 JK형은 아직까지는 동생이 아니라 팬의 입장에서 많이 좋아해요. 가끔 트위터로 형들이랑 얘기할 때 좀 신기해요. 어렸을 때 다 자신만의 뮤지션이 있잖아요. 저는 90년대 듀스가 있었다면 2000년대에는 다듀가 있다고 생각해요. 같이 작업을 하든 안 하든 팬의 마음인 것 같아요. 작업은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거지 단순히 좋아하니까 해보자는 건 아니잖아요. 힙: 그럼 혹시 한국힙합 신에 주목하고 있는 루키가 있으신가요? 배: 제이통(J-Tong)이요. 뭉: 작년에 제이통 얘기를 많이 했고 또 많이 마주쳤어요. 탁: 제이통의 뮤직비디오나 음악을 들어보면 완전 돌아이(!)잖아요. (웃음) 근데 밖에서 그 친구가 저희에게 인사를 했는데 엄청 순박한 거예요. 진짜 깜짝 놀랐는데 그거에 반했어요. 간혹 가다가 힙합하는 친구들 중에서 자기가 스웩 음악 한다고 밖에서도 건방을 떠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건 되게 어린애 같은 건데 그 친구는 안 그러더라고요. 뭔가를 알고 있는 친구고 진짜 같다고 생각했어요. 힙: 배치기가 보는 한국 힙합신은 어떤 거 같아요? 일부에서는 재미없고 예전 같지 않다고 하잖아요. 탁: 감히 말하자면 다양한 얘기를 하는 뮤지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지금 언더그라운드에서 최고는 도끼(Dok2)라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일리네어(illionaire)와 그 친구가 갖고 있는 성향, 또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은 정말 최고고 대단해요. 그런데 그 아래 있는 사람들은 그냥 저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것 같아요. 처음 보는 랩퍼가 나 최고라고 하는데 무슨 공감을 느낄 수 있겠어요.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그들을 흉내 내는 걸 보면 조금 안타까워요. 자기 얘기를 하는 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좀 더 음악이 다양해질 것 같아요. 힙: 두 분 모두 공연 잘 하시잖아요. 라이브 무대가 그리울 거 같은데 혹시 예정된 공연이 있나요? 배: 4월 12, 13일 브이홀에서 단독콘서트(배치기쑈-금의환향) 해요. 탁: 저희는 악스홀도 채워보고 나름대로는 잘 해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간에 왜 공연을 안 했냐면 다시 조그만 데서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큰 곳을 채워가자는 것으로요. 그래서 이번 공연은 브이홀에서 열게 되었어요. 그동안 불렀었던 노래를 디제이와 함께 라이브로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뭉: 이걸 시작으로 삼고 그 전에 두 번 콘서트 했던 것들은 잊으려고요. 사실 작년에는 콘서트를 소규모로라도 했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저희가 욕심도 많았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그만 데서 하기가 창피했어요. 소규모로 공연하는 분들을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저희가 악스홀에서 느꼈던 감동을 잊지 못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 그런 큰 무대를 채우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는 주제 파악이 딱 됐어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계속 저희만의 공연 무대를 만들 거예요. 이걸 출발점으로 어느 정도 여건이 만들어지면 연말에도 공연을 기획하려고요. 방송보다 공연 쪽으로 중심을 잡는 게 지금 저희의 생각이고 최고 목표예요. [Live] 2013 배치기쑈 - 금의환향 (http://www.hiphopplaya.com/live/1750) 힙: 벌써 데뷔가 8년째예요. 곧 있으면 10주년인데 특별히 준비하거나 계획한 게 있나요? 배: 어, 없는데 (웃음) 탁: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2년 지난 뒤에 내는 음악들이 미미하면 그냥 지나가는 거고 좀 괜찮다 싶으면 뭔가 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계속 해서 이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저희한테 아주 큰 과제기 때문에 그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힙: 이번 4집 앨범이 배치기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탁: 다시 음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앨범이에요. 그동안 1,2,3집을 내고 앨범 활동을 해 왔을 때는 항상 자신감에 차서 결과에 상관없이 자부심을 가지고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이 무뎌졌고 걱정이 많이 앞섰어요. [두 마리] 앨범 내고 나서도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잘 될지, 과연 이게 맞는 길인지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 반응이 생기면서 이제는 우리가 해보고자 하는 걸 깊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조금 찾았어요. 요새는 차에서 계속 작업 얘기밖에 안 해요. 힙: 두 분은 오랜 친구고 오래 작업하셨잖아요. 혹시 서로 경쟁의식이라든지 불편한 건 없었나요? 배: 없어요, 편해요. 뭉: 잘 알다 보니까 서로 조심하는 것도 있고, 알아서 피해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정말 편해요. 탁: 팀에서 경쟁의식을 갖는 게 되게 당연하잖아요. 또 그렇게 발전하는 팀들도 있는데 저희는 오직 팀 하나만 생각해요. 내가 많이 튀어버리면 무웅이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낮추고, 무웅이가 많이 튀면 내가 죽으니까 무웅이가 또 낮춰주고. 제가 져 줘야 될 부분이 있고, 무웅이가 져 줘야 할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 게 어떤 건지 늘 고민을 하고 상의를 하는 게 오래 됐고 당연시해요. 아예 몸에 배어 있죠. 뭉: 지금도 그래요. 저희는 서로 쓴 가사를 모아놓고 보면서 “별로인 거 같아 다시 썼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면 그냥 “오케이, 다시.” 그러거든요. 탁: 그런 작업 방식은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아요. 다른 사람이 얘기하면 엄청 자존심상하는 얘기인데 저희는 그냥 그 말 밖에 안 해요. “별로야 다시 써.”, “이거로 가자.” 그런 거에 굳이 자존심 세우지 않아요. 왜냐면 어떻게 해야 둘이 계속해서 배치기라는 이름으로 더 좋은 음악을 뽑아낼 수 있을지 알고 있고, 그렇게 하는 게 팀을 위한 거라는 걸 아니까요. 힙: 얼마 전 개코 씨가 최자 씨에게 생일 선물 받은 걸 탁 씨가 트위터에서 리트윗하셨는데 그 뒤에 뭉 씨에게 선물을 받으셨나요? 배: 저희는 그런 거 없어요. 무조건 퉁이에요. 탁: 이미 둘이서 합의 봤어요. 결혼식 축의금 안 내기로요. 내가 10만원하면 얘도 10만원 할 건데,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힙: 약간 닭살 돋는 질문일수도 있는데 뭉 씨에게 탁이란? (전원웃음) 뭉: 같이 계속 즐겁게 놀 애. 음악 아니더라도. 힙: 그럼 탁 씨에게 뭉이란? 탁: 저도 뭐 같아요. 힙: 배치기에게 에일리란? 배: 은인이죠. 진짜로. 탁: 솔직히 에일리 빨이 있잖아요. 그걸 저희도 알아요. 물론 저희도, 랍티도 다 열심히 작업했지만 에일리라는 친구가 가진 효과가 굉장히 컸어요. 어느 날 에일리랑 방송 끝나고 같이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정말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더라고요. (전원웃음) 에일리가 고기를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에일리 고기 끊기면 안 된다고 앞에 있는 고기 가져다 주고 그랬죠. 그 친구가 우리에게 준 거는 목소리 하나지만 그걸로 인해서 저희는 음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그럴 일이 생기면 안 되지만 혹시나 에일리에게 힘든 일이 생긴다면 저희가 옆에서 도와줄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힙: 지금까지 작업해두신 곡이 많으실 텐데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뭉: 올해는 되는 대로 계속 새로운 노래를 들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굳이 앨범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오케이하고 회사도 동의한다면 싱글이든 음원이든 계속 내려고요. 하지만 좋은 곡이 나오지 않으면 못 내요. 3월에 랍티가 9박 10일 휴가를 나오는데 그 때도 작업할 거예요. 이미 얘기 끝냈어요. 아무튼 좋은 곡이 나오면 자주 낼 거예요. 탁: 그렇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힙: 마지막 질문입니다. 힙합플레이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탁: 마니아 분들이 들으시기에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인 성향이 조금 가벼운 편이라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얘기를 한 번 곱씹어서 들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그래도 100명이 들으시면 적어도 한두 명 정도는 공감하실 얘기니까요. 안 맞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어요. 뭉: 힙합플레이야가 저희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었죠? 그런 거에 대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힙합을 가지고 논쟁하고 이야기하는 곳이 얼마 없는데 그 중 대표적인 사이트잖아요. 저희가 음원 순위는 1등 했지만……, 모르겠어요. 마니아 분들이 듣기에는 인정 못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후에 다시 저희 음악을 들으시면 그때는 분명히 이해하실 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게 음악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싫으면 안 들으셔도 돼요. 대신 좋아하는 음악 많이 찾아 듣고 관심만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음악 시장도 너무 안 좋은데 여러분들의 관심마저 없어지면 조만간 음악은 다 죽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관심은 계속 유지해줬으면 좋겠어요. 탁: 그리고 언더와 오버를 나누는 것은 우습지만 어쨌든 저희는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팀이잖아요. 힙합 안에서만 보면 힙합은 엄청 크지만 음악 시장에 내놨을 때 힙합음악은 아직 최약체예요. 활동하는 팀들도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안 되고요. 그래도 그나마 저희는 방송에서 활동하고 있는 팀이고 스스로 자부심도 가지고 있으니까 주의 깊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관련링크 | 탁 트위터 (http://twitter.com/amsatak) 무웅 트위터 (http://twitter.com/moowoong) 인터뷰 진행 | HIPHOPPLAYA.COM 인터뷰 편집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사진 제공 | YMC 엔터테인먼트 (http://www.ymcent.com/YMC/)
  20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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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리보이(Giriboy) - '치명적인 앨범 II' 인터뷰  [14]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 회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기리보이(이하 기) : 안녕하세요. 기리보이입니다. 하하! 힙 : 먼저 데뷔 때 이야기부터 간단하게 나눠볼게요. 기리보이(Giriboy)라는 이름으로 나왔는데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기 : 기리보이란 이름의 뜻은 길이 보인다, 어떤 일을 해도 앞길이 창창하다는 뜻입니다. 음악이 아닌 다른 일,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린다든지 하면 이 이름을 쓰려고 하고 있어요. 힙 : 그럼 음악은 언제 처음 시작하셨어요? 기 : 예전부터 음악 듣는 건 좋아했는데 고1 정도부터 인터넷 사이트에서 랩하는 걸 보고 ‘나도 해보자’ 하는 생각에 그때부터 랩을 먼저 시작했어요.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로 번개송을 만들면서 랩을 먼저 시작했는데 작곡까지 내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는 형한테 프로그램을 받아서 고1 때부터 시작을 했죠. 힙 : 본격적으로 기리보이란 이름이 알려진 건 'You look so good to me'‘라는 곡으로 데뷔 한 이후잖아요. 처음으로 노래를 발표한 소감이 어땠어요? 기 : 좋았죠. 처음 발표하는 곡이기도 하고 앨범을 낸 시기에 만든 곡이라 더 의미가 깊었어요. 힙 : 그럼 ‘You look so good to me’를 시작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아니면 그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 기 : 그 전부터 생각은 했죠.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같은 건 없지만 그 전부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힙 : ‘You look so good to me’가 2011년 12월에 발표된 곡인데 이 곡은 고3 때 만든 곡이라고 알고 있어요. 혹시 이 곡 말고도 예전에 만들어둔 곡 중에 현재 발표된 곡이 있나요? 기 : 네, 많아요. 치명적인 앨범EP 중에서 거의 반 정도가 고등학교 때 만들었던 거예요. [M/V] GIRIBOY - YOU LOOK SO GOOD TO ME (FEAT.SWINGS) (2011. 12. 05) 힙 : ‘You look so good to me’ 이후에 릴보이(Lil Boi)씨와 ‘한잔해요’라는 곡을 발표하셨잖아요. 어떻게 릴보이씨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나요? 기 : 릴보이랑은 같은 크루라 친해서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원래 릴보이랑 5~6곡 정도를 넣어서 앨범을 내려고 했고, 그중에 '한잔해요'도 수록곡으로 있었어요. 그러다가 앨범 발매가 무산됐어요. 그러다가 그랜드라인 사장님인 웜맨(Warmman)형한테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결과적으로 ‘한잔해요’는 잘 안됐지만, 웜맨형이 ‘한잔해요’가 잘 될 것 같다고 뮤직비디오도 찍어서 이 곡만 내자고 하셔서 ‘한잔해요’만 하게 된 거예요. 힙 : 그러면 ‘한잔해요’가 잘 안됐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기 : 네, 완전 큰 걸 보고 있어서. (웃음) [M/V]GIRIBOY & Lil Boi(of Geeks) - 한잔해요(Han Jan Hae Yo) (2012. 01. 25) 힙 : 릴보이씨 이야기가 나온 김에 두메인(Domain)에 대한 얘기 좀 해볼게요. 릴보이씨와 기리보이씨 두 분 다 두메인 소속이잖아요. 두메인은 어떻게 결성된 건가요? 기 : 예전에 인터넷에서 크루 같은 게 많았어요. 그때 크루 멤버 다섯 명이 인터넷에서 만났는데 우리는 인터넷에서만 하지 말고 만나자고 해서 만나게 됐어요. 만나서 놀다가 아마추어 공연도 몇 번 하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같이 어울리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긱스(Geeks)도 같이 노니까 “너 두메인 해라” 해서 하고, 지코(ZICO)도 같이 노니까 “너 두메인 해라” 하고. 같이 노는 사람들끼리 모인 거예요. 힙 : 그럼 두메인의 이름으로 공동작업을 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기 : 두메인이란게 그냥 같이 노는 사람들 모인 거라서 음악적으로 “뭘 하자!” 이런 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각자 각자 피쳐링은 하는데 이름을 걸로 컴필(compilation)을 내자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크루는 같이 즐기는 게 우선이지 목표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힙 : 이제 저스트뮤직(JUST MUSIC)에 합류하게 된 이야기를 해볼게요. 스윙스(Swings)씨가 먼저 들어오라고 제안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 이야기 좀 해주세요. 기 : 그때 그냥 알바도 하고 작업실에서 작업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어요.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스윙스형한테 노래 잘 들었다면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그날 바로 만나서 얘기하고 밥 먹고 하다가 갑자기 회사에 들어오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는 그냥 만나는 줄 알고 갔던 건데 회사에 들어오라고 하시길래 멘붕이 왔어요. 제가 거의 스윙스형 노래만 듣고 자랐을 정도로 스윙스형을 제일 좋아했거든요. 오버클래스 팬이었어요. 근데 회사에 들어오라고 하셔서 멘붕이였죠. 그때 바로 회사에 들어간다고 할 수도 있었는데 뭔가 그러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생각해본다고 했어요. 근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형 마음이 바뀔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오늘 말해야겠다!’해서 스윙스형 공연이 있길래 알바를 빼고 공연장에 찾아가서 딱 말했죠. 힙 : 그때 스윙스씨한테 들려줬던 곡은 발표된 곡인가요? 기 : 네. ‘한잔해요’랑 ‘얼굴에 다 써있네요’. 그거 말고도 아직 안 나온 것도 많고요. ※ [앨범] Giriboy & Lil Boi - 한잔해요 (2012. 01. 26) http://hiphopplaya.com/album/2319238 ※ [앨범] Giriboy - 얼굴에 다 써있네요 (2012. 03. 02) http://hiphopplaya.com/album/2322829 힙 : 기리보이를 소개할 때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퓨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기리보이씨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기 : 많아요. 뮤지션의 경우 저는 각 장르별로 한 명씩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거기 제일 위가 퍼렐(Pharrell Williams)인데, 제일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는 엔이알디(N.E.R.D)있잖아요, 퍼렐 그 밴드. 엔이알디 앨범 중에 ‘Seeing Sounds’라고 있는데 제목부터 간지가 나잖아요. ‘보는 소리!’ 이러면서 ‘나는 듣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음악 외적으로는 멜로영화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한국 멜로영화를 좋아하거든요. 영화에 나오는 대사 하나를 가지고 ‘이걸 풀어서 노래를 만들자’ 이런 식으로 노래를 만들기도 해요. 힙 : 그럼 기리보이 본인 스스로도 장르를 힙합으로만 국한하지는 않는 건가요? 기 : 네. 그렇게는 하지 않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힙합이라서 힙합을 하려고 해요. 힙합을 베이스로 하되 여러 장르로 표현하고자 하는 거죠. 힙 : 그럼 혹시 장르적 도전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요? 기 : 그런 거에 대해서는 요즘 조금 부담을 느끼긴 해요. 그래도 좋으니까 계속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힙 : 첫 번째 회원 질문을 해볼게요. 기리보이씨가 노래를 만들 2012. 11 .29 때 영화를 보고 대사를 풀어서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고 하셨잖아요. 혹시 영화 외에도 영감이 떠오르게 하는 것이 있나요? (ID: oo4444) 기 :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있어요. 영화 대사를 듣고 ‘아, 이걸 풀면 재밌겠다.’ 해서 노래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 특히 술 먹을 때 제일 많이 나와요. 예를 들어서 친구가 “오늘 2차 가자!” 이려면 ‘오 2차 가자 좋은데?’ 이런 식으로 생각날 때마다 다 써놔요. 그리고 개그 프로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아요. 인터뷰하는 지금 이 공간에서도 여러 가지 생각나는 게 있죠. 아! 또 하나 최근 얘기를 하나 하면, 건대 어느 술집에 갔는데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 라는 문구가 있었어요. 그걸 보고 ‘어 이것도 좋은데?’ 하면서 조만간 쓰려고 하고 있어요. 힙 : 그럼 ‘치명적인 앨범Ⅱ’ 중에서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기 :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 라는 곡의 제목은 공포영화를 보고 만든 제목이에요. 공포영화에서 장난전화를 하는 씬이 나오는데, 거기서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라는 대사가 나오거든요. 그걸 그대로 쓴 거예요. 힙 : 이제 본격적으로 앨범 이야기를 해볼게요. 타이틀 명이 ‘치명적인 앨범’인데 앨범이름을 그렇게 짓게 된 이유가 있나요? 기 : ‘좋은 앨범’ 이런 걸로 할 수도 있는데, 매력있는 단어를 찾다가 ‘치명적인 거 좋다!’ 해서 만들었어요, 그 단어 자체가 좋아서. 힙 : 그럼 ‘치명적인 앨범’ 외에도 타이틀 명으로 생각해뒀던 거 있어요? 기 : 완전 많죠. 전자음 많은 노래를 만들면 감전된 앨범으로, 육감적인 앨범은 야한 노래 모아서. (웃음) 뭐 이런 식으로. 힙 : 그럼 어느 정도 앨범 제목도 계획이 되어있는 건가요? 기 : 네. 바뀔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계획되어 있어요. 힙 : 다시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서 ‘치명적인 앨범Ⅰ’을 발매하고 그 후에 확장앨범 형식으로 ‘치명적인 앨범Ⅱ’를 발표하셨어요. 확장앨범 형식을 미리 계획하고 ‘치명적인 앨범Ⅰ’을 발표하신 건가요? 기 : 처음부터 확장앨범 형식을 계획하고 ‘치명적인 앨범Ⅰ’을 낸 건 아니에요. 게임을 하다가 디아블로도 확장팩이 있고 스타도 브루드워가 있잖아요. 이걸 보고 앨범도 게임처럼 확장으로 내면 재밌겠다 싶어서 몇 곡 더 넣고 치명적인 앨범Ⅱ를 발매하게 됐어요. 힙 : 그럼 혹시 앨범 전체를 어우르는 주제가 있나요? 기 : 앨범 전체 주제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앨범을 내는 시기에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넣는 거죠. 힙 : ‘치명적인 앨범Ⅰ’에서는 ‘계획적인 여자’가, ‘치명적인 앨범Ⅱ’에서는 ‘다른꼴’이 타이틀곡이에요. 타이틀곡을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 : 제일 좋아서가 맞는 대답인 것 같아요. 일단 제가 좋아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대중성이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에 정하게 되었어요. 힙 : 대중성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는데, 혹시 앨범을 준비하는 시점에 기리보이씨가 빠져있는 스타일이 아니어도 대중성이 있는 곡을 의도하기도 하나요? 기 : 그런 건 딱히 없어요. 제가 원래 가요도 좋아해서 어느 정도 대중성이 있는 곡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오히려 곡이 너무 뻔해서 바꾸는 경우는 있지만 대중성 있는 곡을 만들려고 의도하지는 않아요. 힙 : ‘다른꼴’은 뮤직비디오도 나왔잖아요.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연기도 하셨는데 소감이 어땠어요? 기 : 그냥 욕심이 많아서..계속 연기도 더 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힙 : 연기를 본인의 의지로 한 거예요? 기 : 네. [M/V] GIRIBOY - 다른꼴 (feat. Crucial Star) (2012. 12. 04) 힙 : 수록곡 중에서 인기랑 관계없이 ‘이건 진짜 마음에 든다!’ 하는 곡 있어요? 기 : 다 마음에 들어서 이런 질문이 나오면 항상 어려워요. 굳이 꼽자면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왜냐면 멜로디와 가사가 제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딱 있어요. 그런 느낌적인 느낌. 힙 :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 이야기를 좀 더 해볼게요. 이 곡은 제목에 비해 풋풋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근데 스윙스씨가 공개한 커버곡은 19세 버전이 됐잖아요. 원곡자의 입장에서 커버곡을 감상한 소감이 어때요? 기 : 사실 저는 커버곡을 싫어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원래 그 곡은 야한 가사지만 야하지 않은 느낌이 매력인데 그렇게 직접적으로 하니까 제 의도와는 조금 달라진 느낌이었어요. ※ [앨범] Giriboy -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 (feat. Swings) (2012. 11 .29) http://hiphopplaya.com/album/2350010 힙 : 이번 앨범에서 피쳐링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계획적인 여자’에서는 지코(ZICO)씨가 피쳐링을 했고 ‘You're a chemical’에서는 빈지노( Beenzino)씨가 피쳐링을 해서 화제가 됐는데, 피쳐링 선정 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기 : 제일 중요한 건 잘해야 돼요. 잘하는 사람인데 제 곡과 느낌이 맞으면 섭외를 하는 거죠. 힙 : 그럼 기리보이씨가 생각하는 지코씨와 빈지노씨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기 : 지코는 일단 랩을 잘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계획적인 여자’라는 곡이 나를 이용해먹은 여자를 욕하는 노래잖아요. 근데 지코한테 뭔가 나쁜 남자 이미지도 있고 무서운 이미지도 있어서 지코랑 같이 하면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게 됐어요. 나쁜 이미지와 잘함이 어울려서 같이 하게 된 거죠. 빈지노형 같은 경우에는 제가 형 앨범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왜냐면 빈지노형 앨범을 들어보면 곡마다 주제가 뚜렷해요. 랩 자체를 잘하시기도 하고. 제가 주제가 뚜렷한 걸 추구하는데 제가 추구하는 거랑 빈지노형이 추구하는 거랑 맞는다는 느낌도 들어서 같이 하게 됐어요. 힙 : 그럼 이번 앨범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나요? 기 : 퍼렐(Pharrell Williams)이형! 퍼렐이형이랑 김동률? (웃음) 힙합뮤지션으로 한정한다면 실력 있는 사람 전부 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특히 버벌진트(VerbalJint)형이랑 같이 해보고 싶구요. 누구든지 다양한 사람과 많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힙 : 피쳐링은 아니지만 ‘얼굴에 다 써있네요’에 등장하는 여자 대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도 혹시 음악 하는 분인가요? 기 : 음악 하는 사람 아니에요. 제 여자친군데 여자 목소리가 필요해서 부탁하게 됐어요. 힙 : 그 외에도 참여 보컬 중에 최단비, 임성현이란 분은 낯선 이름인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 : 최단비는 제 친구인데 피아노를 치는 친구예요.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에서 피아노를 쳐줬어요. 얘도 저처럼 노래를 잘 못하는데 노래를 부르려고 해요. ‘내 몸이 불타오르고 있어’에서 이 친구가 피아노를 쳐줬으니까 “야 니가 피아노 쳤으면 노래도 니가 해”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피쳐링에 참여하게 됐어요. 임성현 누나는 제가 JUST MUSIC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제가 노래를 너무 못한다고 스윙스형이 붙여준 보컬 선생님이에요. 소개를 해주자면 슈퍼스타K에 나왔는데 뭔가 소울풀한 목소리고..노래를 굉장히 잘해요.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제가 해올 노래를 해주시는데 ‘음 역시 잘한다!’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선생님이에요. 힙 : 노래선생님 이야기가 나와서 보컬에 대한 질문 좀 해볼게요. 스윙스씨가 보컬선생님을 붙여줄 정도로 노래를 못한다고 하셨는데도 앨범에서 보컬로 참여한 곡이 많잖아요. 기리보이씨는 스스로 보컬이 마음에 드나요? 기 : 아직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근데 제 보컬 선생님도 제가 노래를 못하는 게 매력이라고 레슨을 안 하겠다고 하셨어요. 생각해보니까 보컬리스트처럼, 예를 들어서 김범수처럼 노래를 잘하면 제 스타일이 뻔해질 것 같아서 보컬 레슨을 그만둔 게 오히려 잘한 것 같기도 해요. 제 보컬 실력에 대해서 만족은 하는데 라이브를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잘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음정연습 정도는 항상 하고 있어요. 힙 : 그럼 이쯤에서 회원질문 하나 할게요. 곡 컨셉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노래실력보다는 개성을 살려서 노래하신 건가요? (ID: p190208) 기 :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보컬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근데 보컬리스트처럼 잘할 생각이 없어서 저는 만족해요. 오히려 제가 보컬리스트처럼 잘하면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노래를 잘하는 대신 곡에 맞는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해요. 내 곡에 맞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데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처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없어요. 힙 : 기리보이씨 노래는 중간 중간에 대사가 많이 나오는 게 특징이잖아요. 그런 대사들은 어떻게 탄생하는 건가요? 기 : 곡을 만들 때 떠오르면 미리 생각해두는 경우도 있고 녹음하다가 생각나는 경우도 있어요. 녹음하다가 ‘아 이거 넣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 바로 녹음을 해요. 아까 말했다시피 듣는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계속 대사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힙 : ‘얼굴에 다 써있네요 나무ver’, ‘시간이 날 기다려 낙엽ver'에서 버전 이름을 나무, 낙엽으로 지은 게 인상 깊어요. 이렇게 특이한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 : ‘얼굴에 다 써있네요’와 ‘시간이 날 기다려’를 가을 느낌이 나도록 편곡했어요. 그래서 노래를 들으면 낙엽 느낌, 나무 느낌이 난다고 해서 이름을 그렇게 짓게 된 거예요. 원래 나무버전은 이름을 어쿠스틱 버전이라고 지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지으면 너무 뻔한 것 같아서 재미있게 하고 싶어서 나무버전으로 지었어요. 그게 더 재밌잖아요. 힙 : 'You don't look good to me'는 'You look so good to me'와 반대 상황이기도 하고 곡이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가 반전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데 어떻게 탄생한 곡인가요? 기 : 일단 제가 ‘You look so good to me’라는 곡을 엄청 아꼈어요. 그 곡이 원래 학교를 가려고 만든 입시 곡이었거든요. 근데 제가 'You look so good to me'를 데뷔곡으로 제일 처음에 냈기 때문에 그냥 흘러가는 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정말 아끼는 곡인데 그렇게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이걸 어떻게 재해석할까 하다가 탄생한 곡이에요. 힙 : 그럼 'You look so good to me'에서 곡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도 기리보이씨가 직접 생각하신 건가요? 기 : 네. 처음에 ‘You look so good to me’를 다른 곡으로 만들어보려고 싸이코반(Psycoban)형한테 갔어요. 원래는 슬로우잼(Slow jam)버전으로 하려고 했어요. 뭔가 알앤비(R&B)적인 곡으로 만들려고 했죠. 그때 마침 제가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싸이코반형이 제임스 블레이크 노래처럼 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제가 “어 좋은데요?” 해서 'You don't look good to me'의 앞부분이 나온 거예요. 그러고 나서 작업을 한 달 정도 쉬었어요.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제가 앨범을 내야 해서 다시 싸이코반형을 찾아갔어요. 찾아가서 어떻게 할 건지 같이 생각하다가 제가 먼저 디제이가 믹스하듯이 변하는 걸로 가면 어떠냐고 제안을 했어요. 그랬더니 싸이코반형이 자기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건데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You don't look good to me'의 후반부가 나오게 됐어요. 노래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락이 나와요. 락이 나오는 부분까지는 제가 생각한 거예요. 그 이후에 덥스텝(Dubstep)으로 넘어갔다가 뽕으로 넘어가서 재밌게 끝나는데 이걸 싸이코반형이 생각한 거예요. 근데 싸이코반형이 앨범 망치는 것 같다고 계속 걱정을 했어요. 근데 제가 이런 거 완전 좋아한다고 해서 그대로 만들게 됐어요. 제가 진지한 것보다 재밌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힙 : 열 두 트랙 중 ‘밤이 필요해’가 주제 면에서 가장 다른 곡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곡들은 연애나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주제인 반면에 이 곡에서는 착하고 밝은 이미지가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실제로 기리보이씨가 착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시나요? 기 : 스트레스라기보다는 착하고 밝게 보는 시선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착하고 밝은 성격은 아닌데 그렇게 보니까 살짝 부담이 돼요. 힙 : 분위기 면에서는 ‘이젠안돼’가 가장 다른 느낌인데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기 : 지금까지 낸 곡들이 이 곡과는 다른 느낌이라서 ‘이런 곡은 기리보이가 안 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원래 ‘이젠안돼’ 같은 곡이 제 느낌이에요. 제가 원래 하던 게 이런 느낌의 노래이기도 하고 제가 그런 느낌을 좋아해서 이 곡을 만들게 됐어요. 제가 영국 락을 좋아하는데 영국 락은 노래를 부르면 뭔가 이상하게 부르거든요. “으아~”이런 느낌도 좀 있고. 그래서 이런 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쓴 곡이에요. 그리고 이 곡은 가사 면에서도 좋아요. ‘이젠안돼’는 어른들도 들으면 “어 뭔가 가사가 좀 문학적이구만?” 하고 들을 수 있게 만들었어요. 잘 된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이 곡 좋아하셔요. 하나 더 말하자면 이 곡은 듣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듣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사랑 얘기로 들리고, 꿈이라고 생각하면 꿈 얘기로 들리고. 그래서 이 곡을 들을 때 그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힙 : 이제 앨범 수록곡 이야기는 마치도록 할게요. 앨범 디자인에 디자이너 안중찬씨가 참여하셨는데 기리보이씨가 직접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나도록 요구한 건가요? 기 : 네. 이런 걸 8비트라고 하잖아요. 그런 걸 좋아해서 이런 느낌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이걸 정확하게 8비트라고 말을 못해서 이런 느낌을 설명했는데 “아 8비트?” 하고 아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 맞아, 그거에요!” 해서 만들어진 거예요. 완성된 디자인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어요. 힙 : 회원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치명적인 앨범2는 기리보이씨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성공적인 앨범이었나요? (ID: elf4192) 기 : 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더 잘 돼야죠. 힙 : 앨범을 발매한지 3개월 정도 지났잖아요. 이 인터뷰를 보고 앨범을 다시 들어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다시 노래를 듣게 될 분들에게 앨범에 대한 가이드라인 부탁드려요. 기 : 가사를 중점적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힙 : 아까 ‘밤이 필요해’와 함께 이야기 나눴던 것처럼 치명적인 앨범 자체가 연애,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다른 주제를 다룰 생각은 없으신가요? 기 : 다음 앨범에서는 좀 다양하게 하려고 해요. 일단 치명적인 앨범에서는 연애이야기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는 게 이 앨범을 고등학교 때부터 만들었는데 만드는 동안 멜로영화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작업할 때 제가 본 것, 생각나는 것을 주제로 곡을 만들어요. 그런데 제가 다른 생각도 많이 하고 다른 것도 많이 봤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서는 다양한 주제가 나올 것 같아요. 힙 : 이제 앨범에 관한 이야기는 끝내고 믹스테입과 관련해서 질문 드릴게요. 아직 믹스테입은 낸 적이 없나요? 기 : 네. 아직 믹스테입을 낸 적은 없고 지금 준비 중에 있어요. 인스트루멘탈 앨범으로 낼 계획이에요. 그리고 이번 앨범 인스(instrumental)도 공개를 아직 안 했는데, 이번 앨범 인스도 다 믹스테입에 넣으려고 공개를 안 한 거예요. 언제쯤 나올지 예상은 못하겠지만 계속 준비 중입니다. 힙 : 아까 보컬 얘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기리보이씨는 작사, 작곡, 편곡, 랩, 보컬, 코러스까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잖아요. 이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것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 : 보컬 빼고는 다 자신 있어요. 제가 할 게 너무 많으니까 한 개만 집중해서 잘 못해요. 그중에 제일 집중하는 게 곡 쓰는 거라서 그게 제일 자신 있어요. 빈도가 낮을수록 자신이 없는데 그게 보컬인 거예요. 반대로 곡 쓰는 건 빈도도 높고 제일 자신도 있어요. 힙 : 그럼 작곡과 관련해서 질문할게요. 이번 앨범에서는 기리보이씨가 모든 곡을 작곡했잖아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곡을 받을 생각도 있어요? 기 : 많죠. 이번 앨범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곡을 달라고 부탁하기 좀 어려운 것도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사람들하고 친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곡을 받기도 하면서 앨범을 내고 싶어요. 왜냐면 저 혼자 하다 보면 약간 똑같이 흘러갈 수도 있는데 다른 분들한테 곡을 받으면 앨범 중간 중간에 다른 느낌도 섞어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다음 앨범에서는 아마 다른 분들한테 받아서 하는 곡도 좀 있을 것 같아요. 힙: 반대로 기리보이가 프로듀서 입장에서 피쳐링을 받아서 프로듀서 앨범을 낼 생각도 있나요? 기 : 프로듀서 앨범도 생각하고 있어요. 심지어 진행 중이에요. 프로듀서 앨범은 아직 많이 진행된 건 아니고 스윙스형 옛날 곡들을 리믹스하듯이 하고 있어요. 완전 피쳐링 앨범은 아니고 리믹스 앨범 중간에 몇 개를 끼워 넣는 형식으로 할 것 같아요. 힙 : 5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유명한 작곡가가 되어 있을 거라고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mc보다 작곡 쪽에 더 욕심이 있으신가요? 기 : 저는 다 하고 싶어요. 롤러코스터에 지누라는 분이 있어요. 밴드활동을 할 때는 지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그 외 활동에서는 히치하이커((Hitchhik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거든요. 이 분이 밴드를 하면서 동시에 작곡가로서 활동도 하시는데 그런 이미지가 좋은 것 같아요. 작곡가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면서 플레이어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는 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 힙 : 기리보이씨도 참여했던 'the New Wave'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같이 인터뷰 하신 분들을 보면 젊은 분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잖아요. 지금 씬 자체가 젊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기리보이씨가 보는 씬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 : 제가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잘 모르겠지만(웃음), 세대 간에 잘 어우러지고 있는 것 같아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더 오래 했던 베테랑 MC분들이랑 지금 올라오는 MC가 같이 활동을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 [관련기사] [인터뷰] the New Wave #4 한해, 기리보이, 도넛맨 (2012. 10. 01) http://hiphopplaya.com/magazine/9889 힙 : 마지막 팬 질문입니다. 오버그라운드로 진출해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오버그라운드로 나갈 생각도 가지고 계신가요? (ID: fuck123) 기 : 완전 많죠. 근데 그것 때문에 변하는 건 싫어요. 그런 점에서 버벌진트형을 존경해요. 10cm도 그렇고. 자기 걸 하는 데 그게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면 나갈 마음은 있어요. 힙 : 2013년 활동 계획에 대해서 만들어주세요. 기 : 다음 앨범은 만들고 있는데 20% 정도 된 것 같아요. 말하자면 세 가지 앨범을 진행 중이에요. 정규앨범을 만들면서 ‘이 곡은 다른 앨범에 넣자’하는 식으로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건 없고 일단 곡만 만들어놓은 상태죠. 공연은 솔로공연을 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고 생각만 하고 있어요. 힙 : 마지막으로 기리보이씨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기 : 감사합니다. (웃음)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사진, 영상 | Directed by SIN (https://twitter.com/dHstudiostory / http://instagram.com/studiostory/) 관련링크 | 기리보이 트위터 (http://twitter.com/giriboy91) 저스트뮤직 트위터 (http://twitter.com/JUSTMUSIC_ENT) 참고자료 | 2012. 01. 18 [ROKHIPHOP] ROK RADIO 회 "JUST MUSIC" 특집 http://www.youtube.com/watch?v=WmUmC1ETQC8 2012. 10. 01 [HIPHOPPLAYA] the New Wave #4 한해, 기리보이, 도넛맨 http://hiphopplaya.com/magazine/9889
  20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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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끼(Dok2) - 'South Korean Rapstar Mixtape' 인터뷰  [39]
힙플 : 본격적인 앨범 질문을 하기에 앞서서 2012년도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작년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작업을 하셨는데. 인상적이었던 몇몇 작업들 중 그간 떠돌던 루머들을 한방에 종식시킨 지드래곤(G-Dragon of BigBang)과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D : 일단 그 곡은 원래 타블로(Tablo of EpikHigh)형이랑 지드래곤 형 둘이 한 곡이었어요. 근데 제가 YG스튜디오에 놀러 가서 앉아있던 중 갑자기 곡에 랩이 너무 많아서 지루하다는 평이 나오고 ‘양현석 사장님이 제가 들어가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함께 하게 됐죠 힙플 : 평소에 YG스튜디오에 자주 놀러 가시나 봐요? D : 네 ‘테디(Teddy)’ 형 보러 자주 가는 편이죠. 제가 옛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테디 형을 워낙 좋아해요. 나이차이는 있지만 마인드나 좋아하는 것들이 비슷해서 형인데도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이거든요 힙플 : 그럼 향후 테디와의 음악적인 교류를 기대해봐도 되는 건가요? D : 그거는 이제 차츰차츰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원래로 따지면 이번 믹스테입에 같이하는 랩 곡이 있었어요. 그런데 연말까지 준비해서 1월 11일에 제 앨범이 나와야 했고 YG는 연말이 워낙 바쁘다 보니까 계획에 차질이 있었죠. 하지만 나중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힙플 : 또 이번 작업이 의미가 있는 것이 그간 돌던 지드래곤 과의 루머가 해소된 것도 있지만 힙합 팬들 사이에서는 한 번쯤 상상해보던 기대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기도 했거든요. D : 원래는 제가 스튜디오를 놀러 갔었는데 이미 트랙리스트가 다 나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타블로 형이랑 지드래곤 형이 같이하는 곡이 있구나 라고 듣기만 하고 그 외에는 없었는데 그 사이에 옛날 싸이월드(cyworld) 미니홈피 댓글들 때문에 루머가 돌더라고요. 그런데 결국에는 신기하게도 팬들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 같아요. 힙플 : 그렇군요. 그럼 다음으로 ‘YDG(YDG aka 양동근)’와 함께한 [give it to me] 작업에 대해 듣고 싶어요. YDG의 이 정도 스웨거(swagger) 트랙은 처음인 것 같은데 D : 그 곡은 원래 제가 계획한 기획이었고 제 앨범이나 믹스테입(Mixtape) 어디서든 동근이 형이랑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근데 미국에 있을 때였나 스케치북에서 동근이 형이 차종을 말하는 프리스타일(Freestyle)을 하는 걸 봤는데 제 차랑 같은 종이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죠. (웃음) 근데 또 ‘콰이엇(The Quiett) 형도 그 시기에 벤츠를 새로 사서 3명이 같이 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같이 하게 됐죠. 힙플 : ‘빈지노(Beenzino)’ 씨의 벤츠는 언제쯤? (웃음) D : (웃음) 네 지금 살려고 고민은 하고 있는데 면허를 아직 안 딴것 같아요. 필기만 따놓고 곧 살 것 같은데 그때가 되면 엄청 재미있어지겠죠. 힙플 : ‘도끼(Dok2)’ 씨 트위터(Twitter) 팔로워 수가 7만 명이나 되네요. 평소에 트위터 같은 SNS도 많이 신경 쓰시는 편인가요? D : 일리네어(Illionaire) 자체가 트위터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데 그냥 그런 것들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뭐랄까 이상한 끌림이 있다고 해야 되나 (웃음) 저는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는 편인데 반대로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다고 치면 아무리 뭘 보내도 대답을 안 해줄 거 아니에요. 그런 것처럼 사람들은 제가 평소에 엄청 진지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하나도 진지하지 않고 98%가 장난스럽고 그만큼 장난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팬들한테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고 트위터도 활발히 하는 것 같아요. 힙플 : 그러면 도끼 씨의 평소 팬들을 대하는 마인드나 에티튜드 같은 것들이 있나요? D : 거기에 대해 말을 하자면 저희는 힙합 씬에서 1~2년 잠깐 했다가 떠나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활동할 뮤지션이잖아요. 그런데 많은 뮤지션들이 팬들이 항상 거기 있는 줄 착각 하는 것 같아요. 저나 콰이엇 형이 5~6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 느낀 것은 그 안에서 물갈이가 엄청 심하다는 거에요. 2~3개월에서 6개월 간격도 차이가 엄청난데 심지어 몇 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아무 노력 없이 팬들이 고정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죠. 그래서 저희는 관리나 업데이트가 확실한 것이 팬덤이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2~3년 동안 일리네어 활동을 하면서 살아오고 있는데 더 좋으면 좋았지 딱히 안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힙플 : 그럼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트위터 활동을 하면서 악성 헤이터들도 많이 있었나요? D : 제가 헤이터들을 대하는 태도가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에요. 반응을 안 하니까 재미가 없는지 그렇게 많이 보이진 않더라고요. 거의 한 6개월에 한 명 정도? 힙플 : 일리네어의 팬층을 보면 남성 팬들보다는 여성 팬들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D : 남성 팬들이 왜 여성 팬들만 신경 쓰냐 라고 하시는데 맨션들을 보면 남성 팬들이 음악을 좀 더 의식 있게 들으려고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티가 나는 맨션들을 많이 보내요. 음악적으로 틀린 지식을 가지고 아는 척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진지한 맨션들을 많이 보내는데 여성 팬들은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까 아무래도 남성 팬 분들보다는 여성 팬들에게 더 답변을 많이 하게 되죠. 만약 그 상황이 반대였으면 남성 팬들에게 더 많은 답을 했겠죠. 굳이 남자 팬 여자 팬 가르진 않아요. 아까도 말했듯이 진지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이에요. 힙플 : 다음으로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에 대한 질문을 드려볼게요. 도끼 씨의 경우 고정 출연한다는 설이 돌다가 결국 기사 오보로 끝나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D : 그게 아마 작년 여름 3~4월 정도에 섭외가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 당시 프로그램 내용을 듣고 오랜만에 이런 거 한번 해볼까 해서 처음에는 오케이를 했었죠. ‘더블케이(Double K)’ 형이 같이 한번 해서 힙합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혼자는 하기 싫었는지 저를 유혹한 것도 있었고요. (웃음) ‘가리온(Garion)’ 형들도 나오고 ‘버벌진트(Verbal Jint)’ 형 등등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고 하니까 나도 한번 해야 되나 하다가 내가 내 랩을 잘 보여줄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 해서 오케이 했는데 미팅을 한 2~3번 정도 해보니까 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고 멤버가 너무 많은 상태에서 미팅하다 보니 서로 의견이 갈렸어요. 어떤 사람들은 고집을 지키자 또 어떤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하자 이렇게 나눠지니까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고민하고서 타이틀 촬영이나 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취소하기로 결정했어요. 힙플 : 그럼 그 여러 멤버 중에 혹시 도끼 씨 같은 경우로 빠지게 된 멤버가 또 있었나요? D : 저밖에 없어요. 그래서 그쪽에서는 제가 엄청 나쁜 놈이 됐죠. (웃음) 그 당시 라인업이 최종 결정이 되고 나서 제가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기는 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미 결정을 했기 때문에 엄청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죠. 그래도 스스로 돌이켜보니까 지금 취소하지 않으면 큰일 날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결정을 하고 나서 2~3일 동안 멘붕의 끝이었던 것 같아요. 이걸 어떻게 해야 되지..하면서 취소하는데도 엠넷(M-net) 쪽에서는 난리가 나고 제가 금요일 날 취소를 했는데 그 기사는 이미 넘겨서 주말에는 수정을 할 수 없대요. 그래서 일단은 제가 하는 걸로 나간 거죠.. 그것 때문에 엄청 말할 수 없는 압박과 제안들이 있었죠. 힙플 : 그럼 결과를 보고 났을 때 내가 안 나가길 잘했다 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웃음) D : 안 나가길 진짜 잘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단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대중들보다는 일리네어 팬들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대중들은 얄팍하게 어떤 이유 하나 때문에 저를 좋아했다가 tv에 나오지 않으면 또 제가 누군지 몰라요. 그걸 ‘올블랙(All Black)’ 때 한번 당해봤고 그런 대중들의 습성과 패턴을 알기 때문에 저는 저희의 마니아 팬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음악을 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때 때마침 일리네어 여름 투어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에 제가 쇼미더머니를 했더라면 일리네어 투어를 좀 소홀히 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 그냥 일리네어 투어하고 그렇게 지내고 했던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만약에 거기 나갔더라면 지금 상황이 많이 달라졌겠죠. 방송 프로그램 특성상 후에 엠넷에서 원하는 스케줄을 맞추려면 믹스테입도 못 냈을 테니 힙플 : 계속 이어서 질문해보자면 쇼미더머니 프로그램 자체가 논란거리가 많았잖아요. 힙합에 대한 이해도 없이 뮤지션을 무시한다던가 하는 논란거리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그런 논란들이 힙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엄청 많았는데 그것도 약간 애매한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이 힙합을 확실히 아는 것도 웃기는 거고 힙합이라는 게 참 파고들면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장르이니까 그 정도까지 바라는 건 오버인 것 같고 그냥 좀 더 이해도나 힙합적인 기획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은 들어요. 힙플 : 그럼 쇼미더머니 시즌2가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기획이 된다면 출연하실 의사가 있으신 건가요? D : 일단은 더블케이 형이랑 [훔쳐]랑 [비스듬히 걸쳐] 부르러 간 날 저한테 시즌2 섭외가 있었어요. 와가지고는 빼도 박도 못하게 섭외를 하시더라고요. 그 전에 제가 막무가내로 취소를 해서 그런지 그쪽에서도 막무가내로 섭외를 하셔서 (웃음) 엄청 당혹스러웠는데 일단은 거의 할 생각이 없고요. 왜냐하면 이제는 그런 걸 할 시간이 없어요. 작년 봄까지만 해도 일리네어가 1주년 정도 됐을 때는 확실한 위치도 없었고 그냥 열심히 하는 차원이었는데 지금은 tv출연을 안 해도 충분히 잘되고 있는 단계니까 굳이 거기에 출연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힙플 : 방송 특성상 쇼미더머니 무대에서 뮤지션들이 오리지널리티를 지키지 못한다 하는 시각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제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인데 리메이크 라는 것이 힙합에서는 샘플링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냥 가요 식으로 진행되는 리메이크는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힙합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뮤지션들이 많잖아요. 어떤 사람은 사우스(South)를 좋아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샘플링 스타일을 좋아할 수도 어떤 사람은 레게힙합(Reggae HipHop)을 좋아할 수도 있는데 모든 노래를 리메이크 식으로 한다면 그걸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 뮤지션들에게 적용시키기가 엄청 까다롭다고 봐요. 빠른 노래를 느리게 만들 수도 없는 거고 느린 노래를 빠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시즌2를 한다면 리메이크 시스템이 없어지면 힙합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편할 것 같아요. 근데 시청률에 민감한 tv기획상 생소한 음악을 하기보다는 귀에 익은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들이 필요한 부분이니까 그건 충분히 존중을 하는데 적어도 힙합에 있어서는 좀 어렵다고 생각해요. 힙플 : 지난번 인터뷰 때에 일리네어의 넥스트레벨(Next Level)로서 메이저(Major)가 아닌 미국진출을 언급하신 바 있는데 미국진출에 대해서는 현재 계획이 어떠신지 그리고 한국힙합의 미국진출 비전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D : 일단은 뚜렷하게 미국에서 가수를 준비한다던가 하는 건 없고요. 그냥 천천히 미국에서 공연도 열어보고 좀 천천히 진출을 준비하고 싶어요. 아까 말했듯이 트위터 팔로워가 7만 명 정도가 되는데 그중에 반 정도가 외국 팬들이거든요. 제가 옛날에 런던에서 콘서트를 연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한국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그런 걸 보면 외국사람들도 한국 랩퍼들을 좋아하는 추세인 것 같아요. 힙플 : 레이블(Label)에 대한 질문 몇 가지 드려볼게요. 2011년부터 계속해서 데모 접수를 통한 새 멤버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떤가요? 새 멤버에 대한 계획은? D : 정말 저희랑 잘 맞는 캐릭터가 있으면 당연히 당장이라도 데려오고 싶지만 아직 그런 사람들은 없는 것 같고 기존 랩퍼들도 볼 수는 있겠지만 저희는 약간 마인드와 외모와 실력 세 가지를 갖춘 사람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 그런 사람을 찾지는 못했어요. 포부와 야망 얘기를 하자면 일반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야망이 좀 좁은 것 같아요. 저희는 야망이 크고 한계를 두지 않고 활동을 하는 인물이 필요한데 그런 사람들이 많이 없고 대부분 스스로 만족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이렇게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도 행복하다 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는 이야기일 수 있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거니까. 하지만 적어도 일리네어한테는 좀 더 도전정신이 있고 삶을 통째로 걸 수 있는 인물이 필요 하거든요 저희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힙플 : 결론은 식구가 늘어나길 원하긴 하는 거네요? D : 그렇긴 한데 안 늘어나도 상관은 없긴 해요. (웃음) 왜냐하면 그래도 한국에서 힙합이라고 하면 쉽게 언급되는 랩퍼가 3명이나 있는 레이블이 지금 아무데도 없잖아요.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 세 명이 한 번에 모여있는 레이블이 지금 없으니까 그것 자체로도 저희는 엄청 감사하게 생각해요. 힙플 : 세 분 자체가 워낙 무게감 있는 뮤지션들이다 보니까 새로운 사람들이 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D : 그렇죠 모두가 잘 되어야지 이미지가 좋은 건데 한 명이 들어왔는데 아무리 랩을 잘해도 여러 가지 면모로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소외돼 버리니까. 힙플 : 다음으로 일리네어를 세뇌되지 않은 유일한 3명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세뇌되지 않았다는 의미에 대해서 짚어주셨으면 해요. D : 빈지노 형은 세뇌될 뻔하다가 저희가 구원을 한 캐릭터고 (웃음) 저희는 스스로 워낙 많은 일들을 10년 동안 해왔어요. [we here] 가사에도 나오지만 일리네어를 창업을 할 때가 저희가 음악을 시작한 지 커리어가 10년이 되던 때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겠어요. 콰이엇 형도 나름대로 메이저에 대한 유혹이 많았지만 콰이엇 형은 소울컴퍼니(Soul Company)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고 저 같은 경우에는 나이도 어렸고 무시도 많이 당했고 계약도 4~5번 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그 시스템에서 물들지 않고 살아남아 온 두 명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여기서 더 화려한 곳으로 갔어야 되는데 저희는 거기서 발을 빼고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식으로 돌아왔으니까 그런 경우가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나온 것 같아요 세뇌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힙플 : 하필 빈지노 씨가 세뇌되지 않길 바랬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D :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일단 빈지노 형이 [city life]라는 곡에서 제 앨범으로 처음 데뷔를 했었고 [phantom] 이라는 곡도 같이 했었고 [Flow2Flow] 앨범에도 참여했었고 ‘프라이머리(Primary)’ 앨범 등등 함께 한 작업이 엄청 많았어요. 그때 빈지노 형 가사나 랩 스타일을 들으면서 유일하게 요즘 음악을 듣고 연구를 하고 자기 것에 반영시키는 유일한 뮤지션인 것 같다 느꼈어요. 왜냐하면 저는 트랜드에 민감한 편인데 한국 랩퍼들은 트랜드는 별로 신경 안 쓰는 편이잖아요. 한국적인 힙합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고 자기 것만 하는 스타일이 많은데 저는 트랜드에 민감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를 중요시 생각하고 있는데 빈지노 형이 거기에 딱 부합되는 것 같았어요. 힙플 : 일리네어 멤버들 간에도 음악적 교집합 외에 분명히 스타일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스타일차이는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시는지 D : 사람들이 봤을 때는 빈지노 형이 ‘재지팩트(Jazzyfact)’를 많이 했고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다 보니까 빈지노 형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데 그건 그냥 ‘시미(Shimmy Twice of Jazzyfact)’ 형이랑 빈지노 형이랑 팀을 만든 재지팩트인 거고 그냥 빈지노 형을 놓고 봤을 때는 저나 콰이엇 형이랑 스타일이 다를 게 딱히 많지 않아요. 그것 때문에 빈지노 형도 스스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솔로 앨범을 낼 때도 그렇고 어쨌든 본능적으로 봤을 때는 저희랑 비슷한 거 같아요 그게 ‘핫클립(Hotclip)’ 믹스테입에서도 잘 드러나 있고 힙플 : [Profile] 이나 [Illionaire Gang]도 빈지노 씨가 선택한 곡이라고 알고 있어요. D : 프로파일 같은 경우도 그런 리플을 가끔 봤어요. 프로파일이 [2 4 : 2 6] 앨범에 들어갔으면 안 됐다 이걸 왜 넣었냐 이건 분명히 도끼 더콰이엇의 추천이었을 것이다. 그런 의견도 많은데 저는 그냥 빈지노 형이 시키는 대로 철저하게 주문제작으로 곡을 만들어 줬을 뿐이고 일리네어 갱 같은 경우도 공연을 자주 하니까 단체 곡을 하려고 세 명 이서 같이하는 곡을 만드는데 여러 가지 비트를 골라와서 들려주는 과정에서도 아무래도 콰이엇 형이랑 저랑은 워낙 비슷한 면이 많으니까 혹시나 빈지노 형이 의견이 다를까 봐 저희는 빈지노 형한테 먼저 물어보는 편이에요. 뭘 하고 싶은지 근데 빈지노 형이 일리네어 갱을 골랐거든요. 빈지노 형의 본능에는 그런 게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힙플 : 이제 본격적으로 앨범이야기를 시작하자면 1월 11일에 앨범 발표를 하셨잖아요. 기간 적으로도 상당히 집중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D : 일단은 집중을 이 앨범에 쏟았다기보다는 집중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옛날에 앨범을 제가 5장 내거나 이랬던 시절에는 공연이 많지는 않았어요. 앨범 내면 그 앨범에 해당하는 콘서트 한번 열고 하는 식이었는데 2011년부터는 외부 섭외가 너무 많아가지고 대학교 행사 같은 것도 거의 안 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때부터 대학교 행사도 워낙 많이 들어오고 하니까 그냥 그런 외적인 힙합 행사들이 너무 많기도 했고 여름 투어 때에도 너무 열대야에 해버리는 바람에 주말에 두 번 하고 집에 와서 쉬면 작업할 기운이 없는 거에요. 한국 여름이 워낙 더우니까 그러다 보니까 좀 미뤄진 것 같아요. 딱히 집중했다기보다는 집중은 마지막 두 세달 정도 집중했던 것 같네요. 힙플 : 항간에는 1월 11일에 맞추기 위해서 발매일정을 맞췄다는 소리도 있는데 D : 원래는 11월 11일 이럴 때 내려고 했었는데 그걸 한번 놓치니까 그냥 1월 11일로 맞춘 거죠. (웃음) 그리고 앨범내기 전에 [Paranormal Raptivity]와 [Rapstar] 뮤직비디오를 선 공개하는 패턴을 해보고 싶었었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케줄에 안 쫓기게 넉넉하게 앨범을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힙플 : 일리네어가 소위 일덕후라는 말들을 하는데 (웃음) 혹시 다음 1월 11일이나 11월 11일에 맞춘 계획도 준비하고 계신지? D : (웃음) 아직까지 준비하고 있는 건 없지만 그때가 되면 번득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죠. 그래도 그사이에 무료공개나 그런 걸 할 때는 11시 11분을 지키고 있어요. (웃음) 저희는 1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힙플 : 앨범 제목이 [South Korean Rapstar]에요. ‘South’ 라는 단어가 많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 중에 해외 팬들을 의식한 부분도 있나요? D : 사우스 라는 말을 쓴 건 좀 확실히 해두고 싶었어요. 해외여행을 가면 남한이냐 북한이냐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일단 저희가 남한에 살고 있고 사우스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우스라는 말을 썼어요. 힙플 : ‘South Korean Rapstar’ 앨범에 담고자 했던 주제들에 대해 짚어주신다면? D : 주제들은 항상 하는 돈 자랑, 옷 자랑 이런 거였는데 거기에서 좀 더 깊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곡들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나름 진지한 곡들이 많아요. 그냥 이게 돈 잘 벌고 옷 좋아하고 해서 하는 자랑이 아니라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를 잘 넣어보고 싶었는데 그게 잘 전달 됐을지 안 됐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 최대한 하려고 하고 있고 앞으로 내는 앨범에서도 내가 왜 이런 노래를 하는지를 슬슬 밝히려고 하고 있어요. 힙플 : 뜬금없지만 혹시 한영혼용을 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이 있으신가요? D : 저는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한글을 배운 적이 없고 영어를 쓰면서 살아왔어요. 영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평소에도 영어를 쓸 일이 많고 꿈꿀 때도 영어로 꿀 때도 많고 혼잣말을 영어로 많이 하는 타입이에요. 그렇게 영어가 애매하게 제 삶에 자리 잡고 있는데 어쨌든 자리 잡고 있으니 영어혼용을 안 할 수도 없고 평소에 말할 때도 영어혼용을 많이 하는 타입이고 그냥 제 삶 자체거든요. 거기에 불만을 갖는다면 어쩔 수 없는데 영어는 저의 제2의 언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쓸 수밖에 없어요. 또 제가 성공과 성취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데 그런 책에 보면 제2의 외국어를 하면 좀 더 꿈에 가까워 질 수있다라는 글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저는 기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힙플 : 그러면 그런 언어에 대한 애정 없이 무분별한 영어를 쓰는 사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그런 사람들 진짜 많은 것 같아요. 한국에 ‘비프리(B-Free)’ 형이나 아니면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진짜 손발 오그라드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거든요. 힙합플레이야의 새로운 뉴스만 봐도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면 영어를 말도 안 되게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어도 자기 삶에 영어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면 안 썼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40년 넘게 산 사람들도 발음은 서툴지만 영어가 본인의 삶에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미국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인도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영어를 들으면 누가 봐도 인도 사람처럼 영어를 하고 영어가 똑바르진 않아요. 그렇지만 영어가 삶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있잖아요.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혼혈이고 외국인 학교에 다녔고 영어를 배운지 오래되었고 영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영어가 제 삶에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영어를 쓰는 건데 그런 것이 아니라면 영어를 안 썼으면 좋겠어요. 영어를 쓸 순 있겠죠 부분적으로 하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하려고 억지로 발음도 안 되는데 쓰는 영어는 정말 자제 했으면 좋겠어요 최소한 발음공부라도 한다면 상관없겠는데 힙플 : 도끼 씨 음악 스타일이 가사중심의 작가주의 힙합이 아닌 힙합 본연의 무드(Mood)나 바이브(Vibe)를 느끼는 음악을 추구하시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언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보신다고 하셨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면 D : 그렇죠 그게 맞는 것 같고 저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모든 한국 사람들도 팝송이나 외국 힙합 많이 듣잖아요. 근데 못 알아듣는데도 그 곡이 좋아서 항상 듣잖아요. 그러다가 공부해서 알아들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음악이라는 것은 리듬(Rhythm)과 멜로디(Melody)나 흐름이 중요하거든요. 가사도 물론 중요해요 가사 때문에 듣는 음악도 존재할 수 있죠 하지만 적어도 제 음악은 가사 보다는 리듬과 바운스(Bounce)를 좀 더 중요시해요. 듣는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었을 때는 우선순위를 바운스나 리듬에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어요. 그다음에 가사가 좋다면 가사도 좋은 거고요. 근데 처음부터 가사를 보고 가사가 구려서 음악을 듣지 않겠다라는 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힙플 : 영어의 사용과 연결해서 슬랭(Slang)에 대한 질문인데요. 뮤지션이 음악을 만들 때 연구하고 고심을 하면 창작가가 그것을 의도한 만큼 받아들일 수 있는 리스너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D : 노력이 필요하긴 하겠죠. 저희도 일리네어의 운영자이자 뮤지션이기 전에 저도 힙합 팬이니까요. 힙합의 팬이라면 힙합을 공부하는 게 맞는 태도죠 그걸 말하고 싶은 거에요. 힙합의 팬이면 힙합을 더 알기 위해서 힙합을 공부하는 그런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저도 미국힙합을 들으면서 아직 더 공부해야 될 점이 많다고 느끼거든요. 왜냐하면 미국 본토에서는 계속 새로운 슬랭이 나오고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고 그런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끊임없이 배경지식을 쌓아야 되는 것 같아요. 힙플 : 부틀랙(Bootleg) 뒷면의 꿈과 목표에 대한 구절이 인상 깊어요. 직접 만드신 문장인가요? D : 직접 만든 건 아니고요. 제가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글들을 조합한 거에요. 제가 앨범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 주제나 전체적 뿌리를 한 글로 담아놓은 것 같아요. 거기에 보면 ‘KEEP RECITING YOUR DREAM’ 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계속 꿈을 되새기면 원하는 곳에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다 라는 글이거든요 그게 제가 똑같은 주제로 똑같은 랩을 하는 이유이고요 똑같은 주제를 계속 되뇌이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거죠. 힙플 : ‘한정된 주제’ 라는 비판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네요. D : 왜냐하면 여러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이거를 했다가 저거를 했다가 하면 사람은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슬픈 노래를 하면 기뻤다가도 슬퍼질 수밖에 없어요. 감정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슬픈 감정을 제 노래에 담고 싶지가 않아요. 항상 에너지 넘치고 부자가 되고 부유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힘을 제 음악에 1%도 담고 싶지 않거든요. 때문에 제 음악 들으면 또 똑같은 내용이네 하는 사람들 진짜 많아요. 저도 알아요 [Iongivafvck] 가사에서도 나오는데 저도 제 가사가 똑같은 걸 알고 있어요 .근데 노래에도 나오듯이 ‘돈 얘기를 할수록 더 많아지는 돈’ 이라는 가사처럼 저는 그거에요. 더 큰돈과 더 큰 삶을 쫓기 위해서 똑같은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할 거에요. 언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게 이루어 질 때까지는 왜냐하면 돈도 벌면 벌수록 끝이 없는 게 옛날 돈 없을 때는 천만 원만 있어도 사고 싶은 거 다 살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천만 원까지도 아니고 복권 당첨돼서 500만 원이라도 꽁돈이 생겼으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일을 해서 천만 원 벌고 이천을 벌고 오천을 벌어도 벌 때마다 새로운 게 나타나거든요. 명품도 마찬가지로 저는 루이비통(Louis Vuitton)만 다 모으면 그냥 끝인 줄 알고 처음에는 아 난 루이비통으로 온몸을 치장 해야겠다라고 엄청 유치하게 목표를 잡았던 때가 있었어요. 근데 그걸 이루고 나니까 더 많은 것들이 있는 거에요. 이루는 동안 기간이 오래 걸린 것도 있지만 그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브랜드들도 워낙 많고 조던(Jordan)만 봐도 시리즈도 워낙 많고 색깔도 계속 나오잖아요. 마찬가지로 끝이 없는 게 삶이에요. 그래서 저는 아까 말했듯이 한계를 두지 않고 제가 대한민국에 남자로 태어나서 이뤄볼 수 있는 끝을 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방송 나와서 연예인이 돼서 쉽게 이루고 싶지는 않고요. 당연히 연예인들도 어려운 게 있겠지만 그런데 그것보다 더 어려운 랩으로 힙합으로 랩스타로서 최대한 이루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이뤄놓은 게 끝일 수도 있고 정답은 모르는 건데 아까 말했듯이 꿈을 되새기다 보면 언젠가는 더 나아가겠죠. 힙플 :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선 공개한 두 곡의 반향이 컸어요. 발매 전부터 리스너들의 기대감이 대단했는데 ‘Rap Star’와 ‘Paranormal Raptivity’ 두 곡을 선 공개 곡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D : 일단 랩스타는 처음 만들 때부터 이건 엄청 상징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랩스타 라는 단어를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많이 쓴 사람은 저희가 처음이거든요. 콰이엇 형이랑 저랑 둘밖에 없는데 콰이엇 형도 믹스테입에서 계약서 한 장 없이 탄생한 랩스타 라는 말을 했었고 저는 랩스타 라는 말을 원래 엄청 많이 써왔었고요. 근데 저는 이걸 새로운 직업처럼 자리를 잡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랩스타라는 곡을 만들 때 이거는 제목을 랩스타로 하고 그냥 여기에 대한 이야기만 딱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믹스테입에 타이틀곡이 있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만 한국의 정서상 타이틀 곡이 있어야 하니깐 타이틀 곡처럼 만들어졌고 파라노말 랩티비티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 잘 없는 새로운 호러(Horror) 느낌의 사우스라서 그걸 좀 보여주고 싶었고요. 다행히도 비프리 형과 ‘오케이션(Okasian)’ 형이 멋지게 참여해줘서 뮤직비디오까지 잘 나온 것 같아요. 힙플 : ‘Paranormal Raptivity’’ 같은 경우 파라노말 엑티비티(Paranormal Activity) 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 인가요? D : 일단은 파라노말 랩티비티 비트를 어느 날 만들었어요. 그래서 차에서 새로 나온 비트를 콰이엇 형한테 많이 들려주는 편이라 들려줬는데 그 곡에 들어보면 무서운 소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딱 듣고 파라노말 엑티비티 느낌인 것 같다 해서 파라노말 엑티비티의 소재인 잘 때 일어나는 일들에서 착상을 해서 파라노말 랩티비티로 곡을 만들었죠. 힙플 : 그러면 그 곡에 비프리와 오케이션은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요? D : 일단 오케이션 형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곡에 오케이션형 특유의 낮은 톤과 느릿느릿한 랩핑이 이 곡에 잘 어울리겠다 싶었고요. 비프리 형 같은 경우에는 워낙 무섭잖아요. (웃음) 뮤직비디오 중간에 비프리 형이 복면 쓰고 일어나는 장면이 있어요. 촬영장에도 있었고 편집할 때도 봤는데 그 일어나는 장면 볼 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거든요. (웃음) 아무튼 비프리 형은 워낙 강렬하고 그렇다 보니까 그 곡에 시원시원하게 벌스(Verse)를 들려줘서 참 좋았죠. 힙플 : 도끼 색깔을 100% 반영한 앨범이니만큼 피드백(FeedBack)에도 관심을 기울이실 것 같은데 반응이 어떤 것 같나요? D : 반응은 2주년 콘서트를 보자면 [I’m 1ll] 이라는 곡 외에 여러 개 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했는데 일단은 아임 일 이라는 곡이 공연을 염두하고 만든 곡이다 보니까 제대로 터졌던 것 같고요. 딱 계획했던 방향으로 사람들이 좋아해 줘서 너무 좋았어요. 저는 공연 피드백을 중요시하거든요. 공연에서 한번 불러보고 재미없다 싶으면 다신 안 부르기 때문에 공연 외에 다른 피드백은 딱히 살펴보진 못했어요. 힙플 : 공연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이 ‘im ill’ 이었나요? D : 네 아임 일이 제일 좋았던 것 같고 그 날이 저희가 거의 두 시간 반을 안 쉬고 해서 사실 제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은 안 나요 본능적으로 공연을 하다 보니까. (웃음) 그런데 아임 일이 가장 정신 번쩍 들 정도로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임 일은 원래 계획하고 있었지만 조만간 뮤직비디오 계획도 하고 있어요. 힙플 : 아임 일 에서 ‘릴웨인(Lill Wayne)’의 ‘a milli’의 구절을 인용하셨잖아요? 그런 점이나 비트의 느낌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도끼 씨가 보여주었던 스타일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주셨어요. D : 그 곡이 제 앨범에서 들었을 때는 생소한 스타일이긴 한데 최대한 제 스타일로 만들려고 노력을 했어요. 곡이 나오게 된 에피소드(Episode)를 말하자면 제가 뭘 듣고 다니는걸 엄청 싫어해서 아이폰에 음악이 한 곡도 없고 아이팟도 아예 안 들고 다니고 거의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많이 듣거든요. 그렇게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평소에 ‘믹밀(Meek Mill)’이나 ‘릭로스(Rick Ross)’나 ‘타이가(Tyga)’ ‘빅션(Big sean)’ 외에도 ‘크리스브라운(Chris Brown)’이랑 ‘리한나(Rihanna)’ 어셔(Usher) 이런 사람들 음악을 많이 듣는데 들으면서 문득 이런 식으로도 랩 곡을 멋있게 만들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에서도 이런 식의 곡이 나온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파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정도? 파이스트 무브먼트 조차도 완전 힙합느낌이라기 보다는 팝 적인 면이 많았으니까 랩을 많이 넣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저는 랩을 많이 넣고 훅도 노래가 아닌 랩인 곡을 상징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빈지노 형의 ‘Boogie On & On’ 같은 경우가 좋은 예인 것 같은데 잘못하면 가요가 되고 팝이 될 수도 있는 곡을 최대한 힙합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고 공연하다 보니까 훔쳐 같은 경우가 제 노래 중에서 제일 빠르고 신나는 곡이었는데 그걸 부른지가 벌써 3~4년이 됐으니까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었어요. 힙플 : 말씀하셨듯이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지는 앨범이지만 서도 분명히 cd1, cd2의 구성이나 트랙 안배에 있어서 그런 변화와 재미를 주기 위해 신경을 쓴 것이 느껴져요. D : 일단 cd1은 본능과 동물적으로 만든 곡들이 위주고 cd2는 조금 더 진솔하면서 가사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것 같아요. cd1도 가사적인 부분을 중요시하긴 했지만 듣고 즐기는 곡의 위주였다면 제가 들었을 때 조금 다르다 싶은 것들을 모아놓은 것 같아요. 힙플 : ‘100%’라는 곡에서 100마디를 소화하셨어요. 플로우(Flow)가 단조로우면 지루할 수도 있는 곡이었는데 굉장히 알찬 느낌이었어요. D : 일단 [Thunderground Ep] 에서 64%라는 64마디 곡을 했고요. 그리고 그 다음 시리즈가 나와야 하는데 애매하게 80% 90% 하는 것 보다는 100%로 채우고 싶어서 했는데 또 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이거는 녹음해보다 보니까 진짜 힘들더라고요 100마디를 한다는 게 (웃음) 또 100마디를 끊어서 하고 했다고 하면 제 스스로 부끄러울 것 같아서 1~2시간 안에 몰아서 녹음을 다 끝냈거든요. 가사를 좀 오래 쓰긴 했지만 그래서 들어보면 갈수록 목소리가 약간 변하는 게 있어요. 처음에는 활기찼다가 뒤로 갈수록 약간 목이 쉰 느낌이 있는데 그게 묘미인 것 같고 (웃음) 한국이나 외국이나 300마디 100마디 많이 나왔잖아요. 어떤 뮤지션들이 어디서 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런 시리즈들이 몇 번 있었고 그거를 보면서 조금 아쉬웠던 게 딱 한 벌스가 아니라 좀 많이 끊고 주제도 많이 바뀌고 비트도 바뀌는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한 곡이 아닌 거잖아요 여러 곡을 합쳐놓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아쉬웠고 나는 이걸 완성도 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 라고 느껴서 기획하게 되었죠. 힙플 : [cap tatt jays] 같은 경우 이제는 도끼 씨의 시그니처(signature) 잖아요. Cap, tatt, jays의 의미와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D : 일단 cap은 모자 tatt은 문신 jays는 조던인데 그 뜻을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3가지가 저를 표현하기 딱 좋은 3가지 요소인 것 같고요. 모자가 엄청 많고 조던이 엄청 많고 문신이 엄청 많은 랩퍼가 한국에 저밖에 없는 것 같아서 이 곡을 기획하게 됐어요. ‘쥬비트레인(Juvie Train of Buga Kingz)’형은 이거를 저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비스듬히 걸쳐’ 에 이어서 이 곡도 같이 하게 된 이유이고요. 근데 쥬비형은 결혼도 하고 저랑 나이 차이도 있고 하니까 조금씩 줄어들긴 했어요 사실 (웃음) 근데 저는 아직까지 이 모자와 문신과 조던에 있어서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역이기 때문에 이런 곡은 자주 나올 것 같아요 앞으로도 힙플 : 일리네어의 다른 멤버들에게 평소에 문신을 권장하기도 하나요? D : 일단은 콰이엇 형 같은 경우엔 피부가 워낙 하얗다 보니까 문신이 있으면 안 어울릴 것 같고 빈지노 형은 문신이 은근히 어울릴 수도 있고 본인도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기는 해요. 그런데 문신이라는 게 한번 시작하면 살면서 문신 하나 하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거든요 결국에는 두 개하고 세 개하고 저는 서른 개 마흔 개 정도 있는데 아무튼 그렇게 되기 때문에 비추를 하고 싶어요. 문신이 많기는 하지만 문신을 처음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에요. 만약에 잘못하면 후회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문신이 진짜 아프거든요. (웃음) 문신이 솔직히 진짜 아퍼요..(웃음) 근데 저는 약간 중독된 면도 있고 계속 하다 보니까 채워야 되는 의무감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데 사실 안 하면 좋긴 하죠. 힙플 : 그럼 혹시 문신을 하신 걸 후회하시나요? D : 후회한 건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궁극적인 룩(Look)이 있기 때문에 ‘위즈칼리파(Wiz Khalifa)’나 타이가나 릴웨인이나 이런 사람들처럼 반바지 입고 무지 티 입었을 때 문신이 온몸에 있는 모습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런 궁극적인 룩을 위해 꾸준히 하고 있죠. 힙플 : 가장 최근에 한 타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D : 최근에 한 건 새, 일리네어 사인 같은 게 있어요. 문신 문구나 그림을 고를 때에는 제 삶에 연관이 있는 걸로 많이 하는 편이고요. 왼쪽 어깨에는 [Hunnit] 이라는 노래제목이 새겨져 있는데 제 가사랑 비슷한 그런 꿈에 대한 자신감이라던지 자기암시를 많이 새기는 편이에요 좀 긍정적인 메시지들로 힙플 : [so real]이라는 곡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사용한 비트의 분위기나 가사의 주제들이 상당히 인상 깊었어요. 이 곡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릴게요. D : 소 리얼 이라는 곡은 일단은 릭로스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고요. 메이바흐 뮤직(maybach music) 시리즈를 제가 엄청 좋아하는데 그거를 제가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사람들이 오해를 할 수 있겠죠. 릭로스만 봤을 때는 사람들이 미국 힙합을 얼마나 찾아 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릭로스 말고도 그런 스타일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냥 그 모든 곡들에 영향을 받은 거고 일단 릭로스가 처음 보여준 것이니까 릭로스한테 영향을 많이 받은 곡이 맞긴 하죠. 가사적인 면은 제가 평소에 쓰는 자랑과 스웨긴(Swaggin)의 연장선이긴 한데 좀 더 cd1에 들어보면 거침없는 단어 선택이나 그런 것들을 배제하고 멋있게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 의도한 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힙플 : [never die] 같은 경우도 나오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D : 제가 회사에 계약이 묶여있고 회사랑 사이가 안 좋고 집에 혼자 가만히 있어야 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가 제가 'THUNDERGROUND MUSIK VOL.1'을 발표하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 믹스테입이 붐이었고 믹스테입이야 어떻게든 낼 수 있는 상태였으니까 믹스테입은 상관없는데 정규앨범은 회사관계가 묶여 있어서 못 내잖아요. 그래서 그냥 집에 있다가 심심해서 정규앨범 한 15곡 정도를 완성을 시켜봤었어요. 그 때 제가 꼽은 타이틀 곡이었는데 그걸 못 내고 못 내고 있다가 [Hustle Real Hard]때에 한번 넣으려고 하다가 그때는 음악 색깔이 안 맞는 것 같아서 못 냈고 [Do it for the fans] 앨범에도 넣으려다 못 넣었는데 이번에 시기가 잘 맞아서 갑자기 번뜩 생각이 들어서 편곡을 새로 하고 노래가 좀 더 빨랐었는데 90bpm정도 되던 곡을 85정도로 내려서 좀 더 느리면서 웅장한 곡으로 다시 만들게 됐죠. 힙플 : 첫 번째 팬 질문입니다. ‘최근 작법 스타일을 보면 주로 미디작업을 하시는데 샘플링을 사용 안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Hyunk61 외) D : 일단은 옛날 같은 경우에는 악기 살 돈이 없으니까 샘플링 밖에 할 수 없었고 요즘에는 컴퓨터도 발전되고 가상악기도 발전 됐기 때문에 미디를 많이 쓰는 편인데 제가 처음 작곡을 시작을 했을 때에도 미디로 시작을 했었어요. 그때는 샘플링이 워낙 까다로운 거여서 2002년도에는 샘플링 하기도 복잡했었기 때문에 못하고 있다가 많이 발전하니까 다시 조금씩 해오기 시작했었죠. 근데 샘플링을 버리고 곡을 만들기 시작한 게 2005년도에 ‘피앤큐(P&Q)’ 앨범에 [Cold World]란 노래에서도 샘플링 없이 했고 인스트루맨탈(Instrumental) 앨범에도 샘플링 없이 한 곡이 많았어요 그게 한 7년 정도 됐는데 사람들은 이미지가 비춰지는 거에 엄청 중심을 두잖아요 그게 그냥 제 앨범이 지금까지 11장 이렇게 되는데 들어보면 딱히 최근에 버렸다기 보다는 옛날부터 차츰차츰 변해왔던 것 같아요. 힙플 : 샘플 클리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그부분은 확실한 솔루션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힙플 : 예전부터 많은 곡을 만들어 오셨고 어떻게 보면 프로듀서로서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프로듀서와 랩퍼 중 어떤 활동에 더욱 중점을 두시나요? D : 프로듀서로서 비트를 달라면 당연히 주겠죠. 프로파일, 진절머리 등등 많이 만들기는 하는데 딱히 프로듀서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고요. 만약에 하게 된다면 외국 랩퍼들에게 비트를 주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근데 딱히 프로듀서에 비중을 둔 활동은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힙플 : 그럼 혹시 같이 작업하고 싶은 외국 랩퍼가 있나요? D : 많죠 일단 최근에는 믹밀을 가장 좋아하고요. 믹밀이나 ‘에이스후드(Ace Hood)’나 ‘투체인즈(2chainz)’나 제가 하는 음악이랑 비슷한 걸 하는 랩퍼들에겐 곡을 줘보고 싶은 로망이 있죠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죠. (웃음) 힙플 : ‘RAPSTAR’ 가사에서는 직접적인 오디션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을 하셨어요. 실제로 유행처럼 급파되는 오디션 열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일단 오디션이라는 것이 뮤지션들에게 있어서는 있어야 하는 거긴 한데 좀 이해가 안 되는 면이 많기는 해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에만 목숨을 거는 음악 지망생들이 제가 봤을 때는 슬픈 거죠. 굳이 저렇게 안 해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이게 전부인 것처럼 떨어지면 울고 그게 끝인 것처럼 시즌2하면 시즌2에 또 나가고 시즌2 떨어지면 시즌3에 또 나가고 거기에만 몰두하는 게 저는 너무 안타까운 것 같아요. 노래를 잘한다면 어디에 데모를 보내던가 아니면 자발적으로 노래를 해서 올린다거나 외국에는 그런 것들이 잘 되어있잖아요. 아무리 이름이 없어도 노래만 잘하면 믹스테입을 공짜로 뿌려서 바로 뜨기도 하고 그런 거를 좀 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한 곳에만 집중을 하니까 전 그게 좀 안타까워요. 힙플 : 덧붙여 질문하자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중 예술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획일화시킨다 혹은 ‘누가 누구를 평가하냐’ 라는 식의 자격론들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D : 그것도 맞긴 하죠. 왜냐면 자격이 없는데도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 자격을 따지는 것도 엄청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만약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나갔는데 제가 랩을 평가하는 것이 안 맞을 수도 있거든요. 이런 자격론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힙플 : [Realest shit ever] 라는 곡에서의 직설적인 메시지가 인상 깊었는데 ‘느끼지도 않는 남의 슬픔 위로 만해 빌어먹을 공감 때매 자기 얘긴 안 해’ 라는 구절에서 ‘공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 드려 볼게요. 사실 많은 랩퍼들이 ‘공감’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랩을 하잖아요? D : 정말 솔직히 힙합을 좋아해서 힙합을 하려는 거면 공감은 어떻게 보면 힙합에는 존재하지 않는 카테고리(Category)인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는 흑인음악을 들으면서 자라왔는데 ‘투팍(2pac)’이 이야기하고 ‘비기(Notorious B.I.G)’가 이야기하고 ‘나스(Nas)’가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자라왔고 그걸 보고 힙합을 좋아했잖아요. 거기서 시작이 되었는데 어떻게 공감을 말할 수 있는지 전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우리가 그 사람을 공감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왜 갑자기 한국에 오더니 공감이 주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일단 공감 때문에 가사를 쓰지는 않는데 한국에는 확실히 공감 때문에 가사를 쓰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힙플 : 그럼 말씀하신 한국 랩퍼들의 한국적인 공감과 대표적인 네이티브 텅과 같은 골든에라의 흔히들 말하는 작가주의적 힙합, 의식적인 가사들을 쓰던 ‘모스뎁(Mos Def of Black Star)’ ‘탈립콸리(Talib Kweli of Black Star)’ ‘커먼(Common)’과 같은 랩퍼들의 공감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D : 저도 탈립콸리, 모스뎁, 커먼 워낙 좋아하는 랩퍼들이지만 그 사람들이 하는 공감과 한국 랩퍼들이 하는 공감은 확실히 달라요. 그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옛날 모습과 옛날 경험을 토대로 공감을 얻어내려고 쓰는 가사고 왜냐하면 미국 흑인시장에는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요. 하지만 한국은 같은 삶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서울은 음악 하는 사람이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직장인의 이야기를 하고 누구의 이야기를 해요. 근데 탈립콸리나 모스뎁이 직장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잖아요. 흑인사회를 이야기하지 제가 말하는 공감이란 그런 거예요. 자기와 상관없는 공감은 애초에 공감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만약에 본인이 직장인이거나 학생이 아니었는데도 그랬던 시절이 있거나 적어도 거기에 대해서 관심이 많거나 그러면 해도 된다고 봐요 자신과 상관이 있다면 힙플 : 음 한마디로 이것 또한 ‘자기 자신한테 솔직해져라’ 라는 메시지로 함축되는 말이네요 알겠습니다. 다음 곡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9.0]이란 트랙에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어글리덕(Ugly Duck), 테이크원(TakeOne)과 함께 하셨어요. 9.0의 의미가 90년생을 의미하는 건가요? D : 네 훅에 나오듯이 90년대 생에 의미를 담고 있죠. 일단 테이크원 이랑은 쇼미더머니 훔쳐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그걸 같이 하면서 테이크원의 랩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어떤 비트건 자기 스타일을 지키면서 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어글리덕 스타일도 평소에 좋아하고 있었고요. 이 곡은 원래는 90년대 생 어린 랩퍼들끼리 뭉쳐서 다같이 한번 해볼까 했었어요. ‘지코(Zico of Block B)’도 있었고 ‘릴보이(Lil Boi of Geeks)’도 있고 ‘앤덥(Andup)’도 있고 많잖아요. 근데 지코 같은 경우 어쨌든 우리랑 상관없는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릴보이도 같은 씬 이기는 하지만 저랑은 확실히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고 앤덥 같은 경우는 최근에 낸 곡을 보면 저랑은 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서 저랑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랑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빅뱅(BigBang)’이랑 같이한다 이러면 그거는 교류인 거지만 적어도 같은 씬에 있다면 같은 길을 걷는 사람과 같이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테이크원이나 어글리덕은 적어도 저랑 비슷한 음악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두 사람하고만 함께 하게 됐죠. 힙플 : 테이크원과 어글리덕의 어떤 점에 동질감을 느끼신 건가요? D : 테이크원은 제가 유심히 봤던 랩퍼 중 한 명이고 더블케이형과 같이 하는 모습도 좋았고 가사적인 면도 자기스타일이 워낙 뚜렷하더라고요. 훔쳐 라는 곡을 쇼미더머니에서 했는데 훔쳐라는 곡이 워낙 빠른 노래인데 그 리듬에 꼭 따라가지 않고 자기식의 리듬으로 풀이를 하는 게 인상 깊었어요. 어글리덕은 낸 곡이 많지가 않아서 많이 들어보진 못했어요. 근데 어글리덕이 광주출신인데 광주를 레프리젠트(represent) 하는 거랑 가사 속의 포부가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9.0의 벌스를 받으면서 랩을 제대로 들어봤는데 그 곡에 보면 멋있는 가사들이 많더라고요 시스템에 엮이지 않고 뭔가를 해내 가려는 태도가 강하게 있는 것 같았어요. 힙플 : 긍정적인 에너지를 굉장히 중요히 하신다고 하셨는데 콜라보 작업을 함에 있어서도 그런 에너지를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D : 그렇죠 제가 제일 중요시 하는 게 그런 긍정적 에너지인데 시스템에 대한 투쟁심만 있고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들을 저의 앨범이나 몸이나 음악이나 근처에 두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뭉쳐야지만 일은 잘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노래도 그렇고 다른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제 앨범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아요. 힙플 : 그럼 이 두 사람 외에 또 다른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루키가 있나요? D :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다들 뭐 그 정도 되는 것 같고 다들 딴 곳을 바라보면서 가는 게 보여요. 저는 10년 동안 음악을 해왔고 같이 지내다가도 딴 곳을 가는 사람도 많이 봤고 아니면 딴 곳 가서 실패하는 사람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게 보이거든요. 곡 하나만 들어봐도 보여요 다른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구나 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딱히 없는 것 같아요. 힙플 : 어떻게 보면 10년 넘게 음악을 해온 도끼 씨와 지금 막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는 랩퍼들이 연령대만 본다면 비슷한 나이잖아요? 그런 비슷한 연령대의 음악을 막 시작하고 있는 랩퍼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D : 저는 그냥 아무 느낌은 안 들어요 사실 (웃음) 근데 한편으로는 부러울 때는 있어요. 왜냐하면 워낙 좋은 시대에 음악을 시작하려고 하니까 제가 음악을 시작하려고 할 때는 형들도 어렸고 제가 12살 때였으니까 저보다 10살 많은 형들이 지금 저보다 어렸어요. 그러니까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지금은 알 수 있죠 형들이 정말 이기적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뭘 가르쳐주려고 하지도 않고 데리고 다니면서 혼내고 아니면 심부름이나 이용할 줄만 알았지 사실 정말 뜻깊게 알려주는 형들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컨테이너 박스에 살 때에도 컨테이너 박스에서 혼자 음악 만들고 하다 보니까 기억도 안 나는데 딱히 배운 것 없이 얼떨결에 된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집에서도 녹음하려면 인터넷만 조금 하면 어떻게 하는지 다 나와 있고 그런 좋은 환경들이 구축되어 있으니까 부러울 때도 있기는 한데 그래도 모든 걸 먼저 겪었기 때문에 제가 더 좋은 삶인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힙플 : 그럼 혹시 그런 루키들에게 조언 같은 것들도 많이 해주시나요? D : 그런 사람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가지고..아예 한 명도 없는 것 같은데 조언을 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몇 명 있었기는 해요. 근데 그 조언이라는 것도 겪어보지 못하면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안 하려고요. (웃음) 힙플 : 고생하고 힘들게 일궈낸 만큼 현재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시겠네요. D : 11곡을 내기도 힘든 세상에 11장을 냈는데 엄청 힘들고 말도 안 되는 길을 걸어오긴 했죠. (웃음) 힙플 : 그럼 베테랑으로서 바라봤을 때는 지금 씬 자체가 어떤 것 같나요? D : 씬은 계속 분위기가 바뀌니까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내가 활발히 활동하지 않으면 씬이 분위기가 안 좋은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라서가 아니라 모든 뮤지션들이 다 해당되는데 요즘 씬이 안 좋다고 활동을 안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재미가 없다고 근데 그게 아니라 내가 안 하고 내 친구가 안 하고 모두가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씬이 안 좋다라는 걸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모두가 이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을 하면 씬이 안 좋을 수가 없는 거죠. 왜냐면 다 쏟아져 나오는데 서로 경쟁을 하고 자극이 되는데 씬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씬이 안 좋다고 얘기할 바에는 그 씬을 바꾸려고 하다 보면 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일리네어가 생기고 난 후로는 씬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뮤지션이 벌써 3명이 있잖아요. 3명이 다 활동하고 있으니까 저희가 있는 씬은 조용할 수가 없는 거죠. 힙플 : 어떻게 보면 이번 앨범도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돈’ 이에요 그것이 랩스타의 랩머니든 가난한 뮤지션의 돈이던 현재 한국 음악산업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생각이 남다를 것 같은데 D : 일단 저는 이 정도만 해도 좋다고 엄청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당연히 불리한 면이 진짜 많기는 하죠. 거의 한 8배 9배를 못 받고 있으니까. 근데 저희같이 이 정도 벌고 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이 더 불리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100억을 벌 수 있는데 10억을 벌고 있지만 저희는 10억을 벌 거를 1억을 벌고 있고 20억 벌 거를 2억을 벌고 있는 거잖아요. 그 액수에 문제는 자기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있거든요. 그러니까 씬만 탓하지 말고 열심히 하다 보면 될 거 같아요. 그래도 1월 1일부터 음원 값 분배율이 그래도 조금은 발전이 됐잖아요. 어쨌든 간에 시간을 두고 봤을 때는 나라에서 매년 개선을 한다고 하니까 거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하는 거죠. 근데 한국 언더그라운드 랩퍼들은 너무 투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투정과 투쟁을 진짜 많이 하는데 이게 만약에 전쟁이라고 치면 전쟁은 싸우려고 하면 전쟁은 더 커져요. 근데 신경 안 쓰고 각자 삶을 살고 있으면 알아서 해결될 문제고 정말 해결이 안 될 문제는 워낙 깊은 뿌리가 있고 비리와 관행이 있잖아요. 조폭이 있는지 뭐가 있는지 우린 모르지만 싸워봤자 그 사람들은 더 마음을 닫을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끼리 힘을 합쳐서 음악 열심히 하고 있으면 세상이 그걸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지만 제 말에도 정답이 없고 누구 말에도 정답이 없는 거죠 딱 하나 정답이 있다면 탓하지 말고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탓하는 것도 그 사람 삶이니까 저는 뭐 상관없지만 힙플 : 많은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거대 기획사나 일리네어 같이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들이 동참하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D : 저희는 이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잘 살아남았고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굳이 거기에 동참해서 싸우고 싶지는 않아요. 취지는 좋지만 방식이나 여러 생각에 모두 뜻을 같이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함께 투쟁을 할 바엔 다른 길을 찾겠어요. 투잡을 뛰라는 게 아니라 음원 값은 줄어들진 몰라도 음원을 내고 앨범을 내서 공연하는 값은 안 줄어들잖아요. 그거는 그냥 우리가 한만큼 가져가는 거기 때문에 그게 길이 아니면 딴 길을 뚫으면 되는 거에요. 저희는 사실 콘서트나 공연이 주 수입원이고, 굳이 데모에 참여하고 싶진 않아요. 대신 음악에 더 집중하려고요. 부당함은 알고 있지만 같이 투쟁하고 싶지는 않고 그 시간에 다른 걸 보여주고 싶어요. 투쟁하면 기분만 나쁘지 그쪽에서 알아주진 않거든요 반면에 공연하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데요. (웃음) 힙플 : 공연 이야기가 나왔으니 공연에 대한 질문을 해볼게요. 작년 7월 8월 일리네어 투어를 기획, 진행하셨는데 어떤 컨셉의 공연이었나요? D : 컨셉이라기 보다는 여태까지 힙합으로 투어 하는 사람들도 잘 없었고 일리네어가 하는 모든 움직임이 아무도 하지 않는 걸 해보자는 주의에요. 저희는 라이벌이 만들어지는 것이 싫거든요. 누구의 라이벌이 되는 것도 싫고 누구를 이기고 싶지도 않아요. 저희가 YG를 이기고 싶지도 않고 SM을 이기고 싶지도 않고 아메바 컬처(Amoeba culture)나 정글(Jungle Ent.) 같은 그 형들을 이기고 싶지도 않고 저희는 그냥 저희 일리네어 웨이를 걷고 싶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것도 그냥 그런 것 같아요. 한국 힙합 랩퍼들이 앨범도 자주 안내지만 콘서트도 자주 안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연 문화가 그렇게 활발하지도 않은 거고 근데 저희가 투어를 하고 저희 기획 공연을 실제로 많이 여니까 그 해에 저희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힙합 공연들이 자동적으로 많아졌던 것 같은데 저희는 그냥 공연을 열심히 하고 싶거든요. 힙플 : 말씀하신 것처럼 공연을 굉장히 중요시하는데 일련의 컨셉을 가진 공연들을 많이 기획하셨잖아요. 매 주년 콘서트도 그렇고 일리네어 후디 콘서트, 생일파티 같은 팬들과 소통하는 장소들을 만들어 내셨는데 앞으로 계획하시는 거라든지 공연기획에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D : 특별히 계획하는 건 없고요. 그냥 해온 대로 열심히 할거고 공연을 만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그냥 모두가 신 나고 힙합스러운 공연을 만들자 라는 것이 저희의 모토에요. 힙플 : 올해 초에 더콰이엇과 미국에 다녀온 걸로 알고 있어요 여행을 상당히 자주 가시네요. (웃음) D : 네 여행 재밌었고요. (웃음) 여행은 3~4개월에 한 번씩 가는 타입이에요. 힙플 : 그럼 여행을 통해서 영감을 많이 받으시는 편인가요? D : 그렇죠 특별한 영감이라기보다는 라스베가스(Las Vegas) 같은 경우에 저한테 엄청난 동기부여를 주거든요. 여행에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돈 없을 때 싼 호텔에 싼 비행기에 가서 밥도 싸게 먹고 그러다 보면 거기 가서 느끼는 게 다음에는 돈을 더 벌어서 좀 더 편하게 와서 좀 더 좋은 것을 먹고 사고 싶은 걸 더 많이 사야겠다. 이런 꿈을 꾸잖아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앨범을 만들고 돈을 더 벌어서 또 가죠 그러면 그걸로 될 줄 알았는데 가면 또 더 많은 것들이 있어요. 만약에 처음에 하와이(Hawaii)와 LA를 갔다면 라스베가스가 있고 라스베가스를 갔으면 마이애미나 뉴욕이 있고 많기 때문에 저는 그걸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제 앨범에 담는 편이죠. 힙플 : 해외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쇼핑을 엄청 즐기시잖아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Thug life를 살고 있는 대표주자이신데 도끼 씨에게 thug life란? D : thug life는 인터넷에 찾아보면 투팍이 잘 정의하긴 했는데 (웃음) thug life도 저한테 엄청 중요하죠. 저는 12살 때부터 thug life를 중요시했던 것 같아요. 뭔가 내 마음대로 살면서 재미있게 살아보자 라는 주의였기 때문에 저한텐 중요한 부분이죠. 힙플 : 도끼 씨의 thug life를 바라보는 주위의 오해 섞인 시선들도 많을 것 같은데 D : 그렇죠 콰이엇 형 가사에도 많이 나오는데 콰이엇 형이랑 제가 부잣집에서 자랐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아요. 이제는 다 없어졌을 줄 알았는데 속속히 있더라고요. (웃음) 아무튼 저희 집은 절대 부자가 아니고 파산을 했다가 겨우 한 7년 8년 만에 제가 돈을 버는 걸로 다시 살아났어요. 지금은 분위기가 참 좋고 가족들 모두 재미있게 잘살고 있지만 어렸을 때는 제가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부산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왔는데 돈이 없는 거에요 그때 딱 파산했었거든요. 레스토랑을 하다가 망했는데 레스토랑도 돈이 많아서 레스토랑을 했다기보다 동업 같은 걸로 애매하게 하다가 안 좋게 됐는데 아무튼 서울에 딱 와서 힙합을 시작하려니까 힙합이 돈이 참 많이 드는 음악이더라고요. 왜냐하면 그냥 작곡이다 음악이다 이러면 사실 외모 상관없이 하면 되는데 힙합은 그래도 빽포스(air force) 정도는 신어야 되니까. (웃음) 힙플 : (웃음) 유년시절도 굉장히 파란만장 했었겠네요. D : 그래서 we here에 가사를 들어보면 돈을 훔치기도 진짜 많이 훔쳤고요. 12살 이럴 때는 1년 동안은 진짜 거의 매일을 도둑처럼 살았던 것 같아요. 밥도 훔쳐먹고 밥 먹고 도망가기도 하고 먹튀라고 하죠. (웃음) 그런 짓들도 많이 했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살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던 게 하고 싶은 걸 못하니까요. 그 상태로 12살 때부터 거의 한 5년 동안 하고 싶은 걸 못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동대문 가서 2만 원 짜리 가짜 에어 포스 사 신고 포스가 지금으로 따지면 한 십 얼마 하잖아요. 지금은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그 때는 진짜 커 보였거든요. 빽포스라 하면 ‘아 10만 원 짜리 신발을 어떻게 신지…’ 했을 정도로 근데 그런 걸 못하고 있다가 올블랙 지나고 'THUNDERGROUND MUSIK VOL.1'을 딱 냈는데 3천장이 거의 예약판매로 다 나갔어요. 더 찍을 수도 있었지만 그때 믹스테입이 정지가 되는 바람에..더 찍지는 못했는데 (웃음) 아무튼 그 당시 일단은 큰 돈이 들어왔는데 그때부터 저의 스트레스 풀기가 시작되었던 거죠. 왜냐하면 밥도 진짜 제대로 못 먹으면서 살았거든요. 제 몸이나 제 체구나 키에 대한 논란도 많잖아요. 그게 그 때의 영향도 있지만 사실 저는 키가 작은 게 아니라 제 혈통상 체구 자체가 작은 거에요. 필리핀이랑 스페인 혼혈이기 때문에 필리핀 가면 저도 나름 큰 키에요. (웃음) 저희 큰아버지나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만 봐도 160도 안 되고 그런데 저희 집에서 160 넘게 컸단 것만 해도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 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불만을 안 가졌으면 좋겠고 아무튼 그래도 한국 피를 받아서 더 클 수 있었지만 12살이랑 올블랙 시절에 대중적으로 유명했지만 엄청 굶으면서 살았거든요. 회사에서 돈을 안 주니까 맨날 똑같은 밥만 먹고 그랬는데 한창 클 시기에 5~6년 동안 하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서 살았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있고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도 형편이 좋지가 않으니까 매일 좋은 걸 먹지는 못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 풀기가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엄청 좋은 소식은 제가 그 5~6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던 시기에 위염이 엄청 크게 걸렸었어요. 스트레스성 위산 역류염 이었는데 병원을 아무리 가도 고칠 방법이 없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돈을 벌고 스트레스를 풀면서 살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다 낫더라고요. 요즘은 스트레스 받는 게 없으니까 걱정도 딱히 없고 삶이 건강해졌죠. 힙합이 저를 살렸어요. 콰이엇 형이 말했듯이 힙합이 없었으면 저희는 부자가 못 되었을 거에요. 비기나 투팍 이런 사람들이 돈 자랑을 미친 듯이 했기 때문에 저희도 그걸 보면서 꿈을 키웠고 이제는 저희의 돈 자랑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힙플 : 힙합음악에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이번에도 팬 질문입니다 "학력은 초졸 이지만 내 삶은 초졸 하지 않아"라는 가사가 인상 깊었는데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초등학교까지만 다닌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요?(jisu8978) D : 그게 이제 [came from the bottom (g-mix)] 가사에 나오죠 제가 외국인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는 나름 집이 잘 살고 레스토랑 있고 분위기가 좋았을 때였어요. 외국인 학교 학비가 1년에 1400~2000만 원 정도였는데 이제 집안이 파산하고 나니까 학교 갈 돈이 없는 거에요. 한국 학교를 다시 갈 수도 없고 왜냐하면 한국말과 한국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가 3~4년 동안 쉬었는데 따라갈 수도 없고 음악 한다고 서울은 올라와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 갈 돈이 없었던 거죠. 그러면서 쭉 살아왔어요. 그러다가 법이 바뀌고 다시 외국인 학교를 들어가기가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어차피 들어갈 돈도 없었지만 검정고시를 초등학교 때부터 다시 봐야 되는데 음악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가족들 또한 그런 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도 음악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학력을 중요시하지 않았고 기술을 더 중요시했던 것 같아요. 힙플 : 음악을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가요? D : 아버지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는데 필리핀이나 스페인이나 그쪽 피에는 음악이 없으면 절대 안 되는 피가 흐르기 때문에 그런 혈통의 영향이 아닌가 싶어요. 저희 큰아버지도 기타리스트고 아버지도 음악을 하셨거든요. 때문에 피의 영향인 것 같아요. 힙플 : 그러면 자신의 여건이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유행 때문에 스웩뮤직을 표방하는 그럼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한국 힙한씬에서 스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뮤지션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말해준다면. D : 그거는 좀 그만해야 될 것 같아요. 언더그라운드 보면 스웩 힙합 뮤직비디오 찍고 이름부터 스웩 넘치게 짖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없으면 없는 대로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다들 알다시피 올블랙 [부재] 이런 노래나 [THUNDERGROUND MUSIK MIXTAPE] 에서나 돈 이야기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냥 돈을 많이 벌 거다 부자가 되고 싶다 이런 꿈을 이야기했죠. 실제로 돈이 많아질 때까지는 돈이 많다 이런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런 것처럼 자기 자신에게 진짜 진실 되었으면 좋겠어요. [Realest shit ever] 들어보면 가짜를 알고 싶으면 네 자신을 보라고 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냥 어떤 것이 가짜인지 알고 싶을 때 그냥 거울 보면 될 것 같아요 98%가 거의 다 가짜니깐요. 힙플: 이것도 되게 자극적인 말씀이네요. (웃음) 그러면 랩이나 힙합 문화가 요즘에는 어떤 아이돌 문화의 하나의 소스로써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D : 저는 오히려 그런 것에는 불만이 없어요. 그건 어차피 저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도 랩을 해요. 근데 저스틴 비버가 랩을 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미국 랩퍼들은 좋아해요. 좋아하고 얘가 이렇게 랩을 한다는 것에 대해, 같이 동참을 해서 즐거워하지 저스틴 비버가 랩을 어떻게 하느냐에 맞춰서 믹밀이 고민하진 않을 거 아니에요. 그런 거랑 마찬가지로 누가 힙합을 뭐 어떻게 하든 상관없어요. 그게 저희한테 주는 영향은 없으니까 근데 사람들은 민감해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괜히 가요씬 에서 랩 할거면 차라리 전문가인 우리한테 맡기던지 하는 이런 식으로 트윗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별로인 것 같아요. 저희는 저희 것만 신경 쓰지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진 않아요. 힙플 : 그럼 ‘힙합이 아닌’ 아이돌의 랩 피쳐링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은데 왜 도끼가 ‘아이돌 음악에 피쳐링을 해서 빛을 못 보느냐’ 하는 시선들에 대해서는 본인은 어떻게 느끼나요? D : 저도 왜 거기다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건 좀 아르바이트 개념인 것 같아요. 직장인들도 직장을 다니다가 갑자기 급 돈이 필요할 때 친구를 통해서 단기 알바?(웃음)가 들어올 수 있잖아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공사판에 나가는 느낌이랄까(웃음) 근데 그런 걸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걸 하고 나서 본인의 삶에 돌아왔을 때 뭘 하고 있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피쳐링만 하는 랩퍼가 되면 그건 당연히 구린 거죠. 근데 저희는 그런걸 2~3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걸 하는 거고 어쨌든 우리 쪽에 돌아와서는 우리 걸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꿀릴 게 없죠. 힙플 : 그럼 이번에는 반대로 쉽게 명칭 해서 랩 하는 아이돌, 같이 하셨던 지드래곤이나 실질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D : 그런 사람들은 좋죠, 지드래곤의 옛날 노래들은 어쨌든 빅뱅이었고 [Heartbreaker] 같은 경우엔 랩을 하긴 했어도 노래적인 면이 많았지만 [Crayon] 같은 경우에는 앨범이 나오기 전에 YG스튜디오에서 먼저 들었는데 2절에 ‘내 카드는 Black 무한대로 싹 긁어버려’ 가사를 들었을 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타블로 형도 그 녹음실에서 테디 형이랑 앉아서 계속 농담처럼 이야기했었는데 이번 지드래곤 앨범이 한국에 어떤 힙합앨범이랑 비교해봐도 더 힙합적인 앨범 같다고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진짜 멋있잖아요. 태양 형도 그렇고 지드래곤 형도 가요대전이나 시상식이나 그런 데 나오는 거 보면 미국에 믹밀, 타이가, 에이셉 라키(ASAP Rocky) 이런 사람들처럼 옷 입고 나오고 하는 게 오히려 저는 힙합 하는 몇몇 사람들 무대가 진짜 구린 것 같고 빅뱅 무대나 지드래곤이 크래용 하는 무대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해요. 힙플 : 그럼 이어서 그 실력 있는 뮤지션들, 아이돌 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좋은 음악과 멋있는 음악을 함에도 불구하고 폄하를 하는 사람들에게 도끼 씨의 기준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 D : 제가 봤을 때 어떻게 걸어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현재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거지, 지금 현재 2013년도에 와서 누가 더 멋있게 하고 있는지 그것만 중요시하면 될 것 같아요. 힙플 : 알겠습니다. 그럼 도끼씨 본인이 자신의 음악이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이전 인터뷰를 통해 말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지금은 반대가 되었잖아요. 판매량, 음원 차트를 보면 도끼씨가 추구하는 스웩 뮤직이 대중성까지 가지게 되었는데 이런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D : 제가 10년 동안 음악을 했어요. 대충 정식 데뷔한 지는 2005년에 [서커스]로 데뷔했으니까 이제 8년이 됐는데요. 8년 동안 진짜 엄청나게 무시를 당했어요. 형들한테 가르침도 많이 당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저는 그냥 입 닫고 가만히 있었어요. 별로 열 받지도 않고 혼난다고 해서 혼나는 걸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언젠가는 내 차례가 왔을 때 한번 보자 이런 느낌으로 근데 이제 그때가 온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준비한 만큼 보여주는 것 같고 결론은 좋은 것 같아요. 시대가 바뀌는 이런 현상들이 힙플 : 그럼 매체들이 일리네어를 많이 원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실질적으로 대외적인 활동이 많아졌잖아요. 여기에 대한 감회가 있다면? D : 그것도 부업과 비슷한 것 같아요. 미국을 보면 ‘티아이(T.I)’가 앨범으로 엄청 돈을 많이 버는데 자기 옷 브랜드를 만들고 빅션 같은 경우 저스틴 비버 타이틀곡에 참여를 하기도 하는데 사실 빅션은 자기 음악만 해도 잘 먹고 잘 사는 엄청 유명한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런 식인 것 같아요. 심심할 때 하는 취미 같은? 힙플 : (웃음) 그렇지만 그런 거에 대해서 뿌듯함이랄까 어떤 소회도 있으시겠네요. D : 뿌듯함은 있죠. 왜냐면 저희가 구린걸 안 하고 그쪽에서 부름을 받는다면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니까요. 세상이 이제 많이 바뀌었다 라는 걸 실감하죠. 아직 바뀔 건 많긴 한데 좀만 더 기다리면 일리네어가 한 3~4년 됐을 때는 더 좋은 세상이 오겠죠. 힙플 : 예전에 인터뷰할 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랩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랩에 전념하고 싶다는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는 정말 랩스타가 되셨잖아요. 그럼 이제 한국도 랩만 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보나요? D : 이제는 어느 정도 왔는데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길게 얘기하자면 항상 준비를 하고 있으면 기회가 왔을 때 준비한 사람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한국 랩퍼들은 인내심 없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니까 정작 기회가 왔을 때 모르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저희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세상이 그 기회를 주니까 우리는 그 기회에 맞춰서 가는 것뿐이죠 좋은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웃음) 힙플 : 일리네어를 시기하는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D : 계속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시기, 질투들 왜냐면 그걸 할수록 어차피 저희는 더 잘 될 테고 저희는 별로 신경 안 쓰니까 하고 싶으면 뭐 계속하라고 하고 싶어요. 그걸 해 봤자 밸런스로 따졌을 때는 그 사람들 정신건강만 안 좋아지고 저희는 잘살 거거든요. 힙플 : 10년이란 세월 동안 꾸준히 한국 힙합씬에서 독자적인 움직임을 펼쳐온 베테랑 뮤지션으로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 힙합씬을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면? D : ’Realest shit ever’ 그 곡 들으면 될 것 같아요.(웃음) 근데 저는 씬을 그렇게 별로 신경 쓰진 않아요. 씬의 그림이 요즘 참 좋다 라던지 분위기 참 안 좋다 라던지 그런 걸 신경 쓰진 않고 일리네어나 도끼 더콰이엇 분위기 좋다 빈지노 형 인기 좋다 이런 것만 신경 쓰기 때문에.. 힙플 : (웃음) 그렇다 해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도끼 씨가 힙합뮤지션이자 힙합 팬으로서 당연시 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는 뮤지션들의 힙합을 대하는 태도라던가 하는 D: 거의 98%가 그렇죠. 그거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힙합을 제가 10년 동안 한 베테랑 엠씨가 됐는데 그거이기 전에 힙합을 처음 들었을 때로 돌아가자면 저희도 힙합의 팬 이자나요. 근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98% 랩퍼 들이 힙합 팬이 아니에요. 아무도 새로 나온 노래를 모르고 아무도 새로 나온 조던을 모르고 요즘 힙합 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이 어떤지 관심이 없어요. 트위터 보면 연대별 힙합스타일 같은 사진 있잖아요. 80년대엔 아디다스 옷에 안경 쓰고 캉골모자 쓴 사진 2000년도엔 바지를 크게 입고 2010년엔 스키니 진 이런 흐름들이 힙합 팬이라면 거기에 맞춰서 걸어와야 되는데 그거를 안 하니까 왜 힙합 하는 사람들이 힙합 팬이 아니냐는 거죠. 힙플 : 순수함에 대한 이야기네요. D: 힙합 하는 사람들이 힙합 팬이 아니니까.. ‘Turnt up’ 가사 보면 그런 가사가 나와요. 자기가 유리할 때는 힙합인 걸 티 내고 불리할 때는 도망가는.. 마찬가지죠 방송 나와서 힙합인 게 유리할 때는 스웩~ 레고! 막 이러고(웃음) 아닐 때는 엄청 점잖게 목걸이 큰 거 사고 문신하고 조던 신고 그러는 것들이 마치 엄청 철없는 것처럼 대하니까 저는 거기에 섭섭한 거죠. 같은 힙합 팬이면 같이 그걸 좋아하고 서로 이야기해야 되는데 실제로 힙합 씬에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 없으니까.. 미국 인스타그램(instagram)을 보면 믹밀이나 릭로스나 다 똑같아요. 새로 산 조던 자랑하고 그 사람들한테 조던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거기에 아직 미쳐 있다는 거죠 왜냐면 그 사람들은 힙합 팬이니까 ‘버스타라임즈(Busta Rhymes)’ 같은 사람들도 보면 BET hip hop awards 같은데 나와가지고 다른 신인 랩퍼 들한테 얘기하는 거 보면 자기는 언제나 힙합 팬이라고 여러분들이 지금 잘하고 있는 거에 대해서 엄청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거든요. 그만큼 힙합의 팬이어야 되는데 한국 랩퍼들은 힙합의 팬이 아니에요. 우리가 잘하고 있고 일리네어가 잘되고 있는 거에 대해서 반가워하지도 않고 이용해먹으려고만 하니까 그게 저는 불만이에요. 서로 잘되는 걸 긍정적으로 잘 도와주고 축복해주면 서로 다 잘되는 건데 그게 아니니까 섭섭한 거죠. 힙플: 계속 이야기하셨듯이 패션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가사에 항상 등장하는 단골소재이기도 한데 도끼 씨가 평소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해 D : 지금은 많이 바뀌었는데요. 바지통은 엄청 많이 줄었고요.(웃음) 티셔츠 사이즈도 엄청 줄었어요. 지금은 그냥 현재 가지고 있는 돈과 밸런스 자기 위치에 맞게 쇼핑하는 걸 좋아해요. 돈이 많을 때는 비싼 거 사는 거고 돈이 없을 때는 청바지에 무지 티만 입고 다니는 그런 걸 중요시해요. 그게 어떤 게 됐든 조던이든 뭐든 자신의 위치를 표현해 줄 수 있는 패션을 추구해요. 힙플 : 일리네어의 옷들도 인기가 상당한데 패션사업의 계획도 가지고 있으신가요? D : 패션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데 일리네어 후디를 틈틈이 재발매 하고 있는 그 정도밖에는 없어요. 아직까지는 확장시키거나 뭐 매장을 열거나 이런 계획은 없어요. 힙플 : 가장 많은 올라온 팬 질문인데요. ‘마이크로 닷(Micro)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chwjq2, jmy94, fuck123 외) D : (웃음) 딱히 잘은 모르는데 일단 한국에 ‘산체스 (Sanchez of Phantom)’ 형이 ‘팬텀(Phantom)’으로 엄청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한국에 한 3~4개월 동안 들어와서 쉬고 있는 것 같고 본적은 딱 한번 밖에 없어요. 마이크로 닷이 오자마자 제가 미국에 가서 2~3주 있다가 왔기 때문에 근황은 모르겠어요. 한국에서 음악 하거나 그럴 계획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한국말이 예전보다 더 서툴러 졌어요.(웃음) 저는 옛날부터 마이크로 닷이랑 영어로만 대화를 했었는데.. 그래야 회사 뒤에서 회사 욕을 할 수 있거든요.(웃음) 사람들이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회사 욕하느라고 영어로 많이 대화를 했었는데 지금도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고..그 정도밖에는 딱히 근황은 모르겠네요. 힙플 : 알겠습니다. 그러면 많이들 알다시피 ‘jay park(jay park a.k.a 박재범)’과는 서로 shout out도 하면서 교류도 많고 활동도 함께 많이 해왔는데 jay park과 일리네어와의 관계에 대해서 한번 짚어 볼게요. D : 그렇죠 jay park과 일리네어의 관계는 거의 뭐 jay park이 일리네어 소속은 아니지만 일리네어라고 할 정도로 일리네어와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우리가 같이 안가는 해외 무대에서도 일리네어 레프리젠트(represent)를 엄청 많이 하고 있고 그냥 엄청 친한 친구? 이런 느낌이랄까요. 힙플 : 아직 구체적으로 jay park과의 앨범이라던지 그런 계획은 잡혀있지 않고요? D : 그건 항상 계획은 하고 있는데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후에 가장 그림이 좋을 시기에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힙플 : 뮤직비디오 작업 같은 경우에는 총괄적으로 디렉터 SIN님과 같이 해 오셨어요. 디렉터 SIN님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 D : 신형은 뭐 한국 힙합에 킹왕짱 이라고 할 수 있죠.(웃음) 신형도 어떻게 보면 뮤직비디오 계의 일리네어라고 할 수 있어요. 메이저 뮤직비디오나 광고를 찍으려고 하지 않고 힙합만 듣고 저희 것만 연구하니까요. 힙플 : 그럼 거의 모든 작업을 특별히 함께하는 이유가 있나요? D : 신형도 부분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고 본인도 인정을 하기 때문에 서로 그걸 맞추고 있는 것 같아요. 리듬적인 면이나 신형이 모르는 부분들은 저희가 알려주고 저희가 모르는 그림적인 부분은 신형이 알려주고 하다 보니까 저희가 뮤직비디오 많이 찍으면서도 항상 딜레마였던 게 새로운 감독이랑 작업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같이 하던 사람이랑 계속 같이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근데 계속하다 보니까 처음에 비스듬히 걸쳐가 나오고 [die legend 3]가 나오고 [it’s gon’ shine] [they love who?] rapstar가 나왔는데 어쨌든 쫙 놓고 보면 비스듬히 걸쳐를 보다가 ‘rapstar’를 보면 확 좋은 게 있거든요. 그게 계속 맞추다 보니까 나올 수 있는 시너지(synergy)가 아닌가 싶어서 계속하고 있는 거죠. 힙플 : 그러면 다시 돌아가서 아까 처음에 말씀하셨던 믹스테입에 대해 말해볼게요. 이번 앨범자체가 믹스테입이란 포멧(format)을 가지고 나왔잖아요? 도끼씨가 생각하는 믹스테입이란 개념에 대해 D : 제가 생각하는 믹스테입은 그냥 믹스테입이랑은 좀 다른데 팬한테도 장난스럽게 맨션을 달아줬었어요. 부대찌개 같다고 부대찌개는 정해진 레시피(recipe)가 없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거 섞어서 맛있으면 맛있는 거고 믹스테입도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다 담을 수 있잖아요. 반면에 정규앨범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정해진 룰은 없지만 테마가 필요하고 전체적인 흐름과 비트초이스 같은 것도 필요하니까 믹스테입과는 좀 다르죠. 얘는 16마디가 나오면 16마디 있는 그대로 내고 어떤 곡은 훅이 안 나오면 훅 없는 데로 내고 이런 식으로 최대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게 믹스테입인 거 같아요. 패턴을 따지고 보면 한국 사람들은 앨범을 많이 안 내는 스타일이긴 한데 믹스테입 이라는 건 그냥 방학 같아요. 정규 내고 활동하다가 심심할 때 내는 힙플 : 가사에도 보면 ‘믹스테입 하나 없는 랩퍼가 어떻게 랩퍼가 되’라는 구절이 있잖아요? 도끼 씨가 생각하는 엠씨에게 믹스테입이란? D : 엄청 필수 요소죠. 요즘 같은 경우엔 미국에서는 http://datpiff.com 같은데 보면 믹스테입이 정말 쏟아져 나오는데 신인 엠씨에겐 첫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수단 이기도 하고 베테랑 엠씨들의 경우에도 믹스테입을 끝없이 내는데 릴웨인을 예로 들자면 릴웨인의 인기와 자산을 따졌을 때 한국 랩퍼들 모두 통틀어도 더 잘 나가는 사람이란 말이에요 근데도 아직도 믹스테입을 내요 반면 한국 랩퍼들은 그에 세 발에 피도 못 가는데 정규앨범이 아닌 랩은 절대 안내니까 그런 거에 불만이 있죠. 제가 항상 곡에 말하는 것처럼 믹스테입 하나 없는 랩퍼가 어떻게 랩퍼가 되냐고 한 말에 뿌리에 있는 뜻은 결국 랩퍼는 비정규적인 랩이 많아야 된다는 거에요. 리튼프리스타일 (Written Freestyle)을 시켰는데 앨범에 있는 랩이 아니라 다른 랩이 나온다던가 하는 진짜 랩퍼적인 면이 많아야 하는 것 같아요. 많이들 싸이퍼(cypher)를 찍는다고 해도 앨범에 있던 랩을 하고 그러는데 그건 좀 별로인 것 같아요. 힙플 : 최근에 살짝 이슈가 됐었던 건데 해외 인스트루멘탈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처음 시작하려는 랩퍼 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해외 인스트루멘탈을 이용한 믹스테입 작업이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 :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2008년도에 'THUNDERGROUND MUSIK VOL.1'을 해외 인스트루멘탈을 사용해서 냈는데 돈 받고 팔다가 중간에 정지가 됐었어요. 근데 지금은 2013도고 그건 불법이라니까 하면 안 되는 것 같고 저는 그 당시 그게 불법인지 몰랐었거든요. 근데 해외 인스트루멘탈에 랩을 하는 건 좋은 버릇인 것 같아요. 거기에 있는 훅을 따라 하던지 뭘 하던지 그건 좋은 버릇인 것 같고 그걸 무료공개하는 것도 좋은 현상인 것 같아요. 유투브에 혼자 올려서 한다 던지 많이들 유튜브에 커버송 올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기 곡이든 누구 곡이든 랩을 열심히 한다는 건 좋은 현상이니까요. 힙플 : 그럼 도끼 씨 비트를 인스트루멘탈 앨범으로 낼 생각은 없으신지? D : 인스트루멘탈 앨범은 항상 내려고 했었어요. 제가 앨범을 많이 냈는데 인스트루맨탈을 공개한 적이 별로 없으니까 근데 그건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힙플 : 공개하고 싶은 의사는 있으신 거고요? D : 네 공개는 하고 싶은데 공개를 했을 때 엄청 구린 랩퍼들이 이상하게 할까봐.. (웃음) 저는 그게 싫거든요. 힙플 : (웃음)그래도 내 새낀데 D : 네(웃음) 그런 게 약간 좀 불안해가지고 한국 랩퍼들이 이상한 것이 믹스테입 곡을 재해석을 할 때 말도 안 되는 유머를 섞어서 그게 재치인줄 알고 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는 그거를 별로 안 좋아해요. 인스트루멘탈 곡에 자극을 받고 이 곡이 좋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멋진 랩을 보여줘야 전체적으로 문화가 멋있어지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에도 a milli가 뜨면 ‘페볼러스(fabulous)’건 ‘더 게임(the game)’이건 누구든지 자기가 할 수 있는 랩을 최대한 쏟아서 공개를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장난 식으로 하는 그런 것들이 싫어요. 힙플 : 이 인터뷰가 나가고 후에 인스트루멘탈 앨범이 나온다면 도끼씨 비트를 사용하는 것에 많은 랩퍼들이 신중해지겠네요. 다음으로 일리네어의 계획,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2집을 포함한 도끼 씨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D : 일단 일리네어는 2013년은 진짜 바쁘게 지낼 것 같아요. 투어도 거의 두 배로 할 거고 콘서트도 많이 계획하고 있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이 할 거에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2집 같은 경우엔 천천히 준비해 가야죠. 이제 조금씩 2집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는 단계에요. 힙플 :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건 1집이 거의 10년 만에 나왔잖아요. 2집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들을 하는데 D : (웃음)제 작업량으로 봤을 땐 그건 아닌 것 같고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힙플 : 혹시 정해놓은 컨셉은 있나요? D : 컨셉은 Hustle Real Hard 2가 될 것 같아요. Hustle Real Hard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2집은 유에서 더 큰 걸 만드는 과정이죠. 부자에서 재벌이 되는 걸 바라보는 시야가 될 것 같아요. 힙플 : 정말 옛날 앨범부터 현재 앨범까지 들어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앨범 속에 도끼 씨가 무에서 유를 만드는 단계들이 다 보여요. 지금은 쉽게 말해서 부자가 되었는데 이제 유에서 더 큰 어떤 걸 만드는 과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D : 재벌이 되는 것밖에 없겠죠. (웃음) 근데 저는 재벌이라고 해서 통장에 50억이 있고 60억이 있고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사는 그런 걸 말해요. 지금도 돈이 있긴 있지만 그렇게 풍요롭진 않거든요. 가끔가다가 통장에 0원이 될 때도 있고요. 왜냐면 저희는 쇼핑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기 때문에 이제 그런 걱정이 없는 미래를 내다보는 거죠 아직까지는 뭔가 큰 소비를 해야 될 때는 고민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매년 차 보험을 내야 할 때 기분이 나쁠 때가 있거든요.(웃음) 차 보험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리고 저는 잘 살고 있지만 가족들은 아직까지 그렇게 부유한 건 아니니까 이제는 모든 면으로 가족들도 좋은 집으로 이사할 수 있고 부유할 수 있는 모두가 잘살 수 있는 그런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죠. 힙플 :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긴 시간 동안 수고 많이 하셨고 마지막으로 힙합 팬들 그리고 국내국외 수많은 일리네어 갱들에게도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D : 일리네어를 (빈지노 형은 모르겠는데) 너무 기존의 틀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콰이엇 형이나 제 앨범이나 저희의 신곡들을 발표하면 그거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기존 힙합을 듣는 귀로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메시지가 있어야 되고 감동이 있어야 되고 기억에 남아야 하고 근데 공연을 하려고 만드는 곡들은 공연을 했을 때 제일 멋진 노래만 나오면 되거든요. 요즘 힙합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로 ‘Turnt up’이라고 하는데 Turnt up 되는 곡들을 발표하는 게 저희의 목표니까 그냥 그 곡 듣고 신나면 좋은 거잖아요. 신난다고 해서 댄스음악처럼 신나는 게 아니라 힙합만의 신남을 목표로 저희가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듣고 너무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건 제가 공연에서도 이야기했었던 건데 일리네어 갱은 저희도 일리네어 갱이고 팬들도 일리네어 갱이에요. 한국에는 여러 가지 길들이 있잖아요. 아이돌을 좋아할 수도 있고 영화배우를 좋아할 수도 있고 무대를 좋아할 수도 있는 건데 굳이 우리를 선택해 주신 거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멋진 무리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너무 많은 일리네어 갱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일리네어 후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해외에서도 일리네어 후디를 사입고 일리네어 갱이라고 일리네어 사인 셀카를 찍어서 보내주시는 것들이 대중들은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저희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외국에 있는 일리네어 갱들은 자기 나라에도 좋은 뮤지션이 많고 우리만 해도 외국 뮤지션들을 좋아하는데 굳이 우리를 좋아해 주는 거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우리는 계속 여기 있을 거니까 많은 기대와 서포트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진행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 / HIPHOPPLAYA.COM 인터뷰 편집 | 차예준 (rapidj12@naver.com / http://www.facebook.com/nujeyyy) / HIPHOPPLAYA.COM 인터뷰 도움 | 이인혜 (ih0703@nate.com / http://twitter.com/inhye_inhye / http://www.facebook.com/inhye.lee.520 ) 사진 제공 | 일리네어 레코즈 (http://www.ILLIONAIRE.kr) 관련링크| 일리네어 레코즈 (http://www.ILLIONAIRE.kr) 도끼 트위터 (http://twitter.com/notoriousgonzo) * 인터뷰 참고 / 김봉현의 힙합초대석 - 5회: [SKRM]을 발표한 Dok2, 그리고 The Quiett과 함께(2013.01.25) - (http://kbhman.com/radio/2343 ) 도끼, 믹스테잎과 지드래곤 피쳐링에 대해(2012.08.27) -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9727) Love & Life, '도끼(DOK2)' 인터뷰(2012.03.14) - (http://hiphopplaya.com/magazine/8964) 'HUSTLE REAL HARD' 도끼(DOK2 AKA GONZO) 인터뷰(2011.04.23) - (http://hiphopplaya.com/magazine/7092) ill Project 'Flow 2 Flow', DOK2(도끼) & 더블케이(Double K) 인터뷰(2011.02.01) - (http://hiphopplaya.com/magazine/6669) THUNDERGROUND MIXTAPE VOL.2 'DOK2' 인터뷰(2010.04.290 - (http://hiphopplaya.com/magazine/5457) 'THUNDERGROUND EP' DOK2 (도끼) 인터뷰(2009.11.24) - (http://hiphopplaya.com/magazine/4871) 'THUNDERGROUND MUSIK', DOK2 a.k.a Gonzo tha Notorious kid 인터뷰(2008.09.08) - (http://hiphopplaya.com/magazine/3503) All Black' Dok2 & Microdot 인터뷰(2006.08.02) - (http://hiphopplaya.com/magazine/1970)
  201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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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이션 - '탑승수속' 인터뷰  [15]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안녕하세요, OKASIAN씨. 힙합플레이야 가족들께 인사 부탁 드립니다. 오케이션(이하 오):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 여러분, 오케이션입니다. 반갑습니다. 힙: OKASIAN이란 이름의 뜻과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시겠어요? 오: ‘오케이션’이에요. 오케이션이 원래 다른 스펠링으로 어떤 상황(occasion) 이런 뜻인데, 쉽게 말해 ‘어떤 성격’을 얘기하는 거예요. 주변 상황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요. “ok on Occasion” 이런 식으로요. 힙: Alexander Kim, 김지용이란 두 가지 이름을 쓰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오: 아, Alexander Kim이 서류상의 제 본명이에요. 김지용이 한국이름이고요. 미국에서 시민권자로 태어났다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쭉 자랐어요. 그러다가 한 15살쯤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고, 한국에 온 지 한 3년 됐어요. 미국 여기저기서 살았는데, 뉴저지(New Jersey)랑 뉴햄프셔(New Hampshire)랑 펜실베니아(Pennsylvania)에서 살았었죠. 힙: 그때부터 힙합을 듣기 시작하신 건가요? 오: 막 좋아한 건 고등학교 때인 것 같아요. 솔직히 뭐가 처음인지 기억 안 나요. 그냥 그때 당시에 패블러스(FABULOUS)랑 티아이(T.I) , 씨비 매스(CB Mass)랑 버벌 진트(Verbal Jint), 마스터 우(Master Wu) 그런 뮤지션들을 좋아했거든요. 한국 친구들이 미국에 있었고, 부모님도 한국에 계셨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자유롭게 놀러 갔고, 덕분에 한국 힙합도 접할 수 있었어요. 힙: 첫 번째 회원 질문인데요, pimpin(김효연)님께서 성조기 패턴의 옷을 자주 입으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셨어요. 오: 그런 거 전혀 없고요.(웃음) 그냥 생긴 게 예뻐서 입었어요. 힙: 한국에 와서 랩을 시작했어요. 한국에 오게 된 계기라든가,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오: 그런 건 없어요. 다만 제가 영어보다 한국말을 사용하는 게 더 편해요. 아무래도 내 생각이나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을 가사로 풀어내야 하는 직업이니까, 조금이라도 편한 말로 하는 게 더 자신 있었어요. 힙: 트위터 소개에 ‘공연부킹, 피쳐링, 작사, Show booking, Featuring verse, Ghostwriting’이라고 써 있어요. Ghostwriting(가사 등을 대필하는 것) 같은 경우엔 직접 하셨던 건가요? 오: 전에 해 본 적은 있는데 그게 돈이 오간 건 아니라 비즈니스가 성사된 적은 없어요. 그런데 기회가 있다면 할 거예요. 물론 사람마다 어떤 선이라는 게 있겠죠. 제 기준에서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고, 가격이 적당하다면 당연히 할 수 있어요. 힙: 성경 말씀을 리트윗한 경우도 많아요. 크리스천이신가요? 오: 네, 그런데 성경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웃음) 트위터 때문에 좀 많이 알게 됐어요. 원래 교회를 다니기는 하는데, QT니 조별 활동 같은 걸 절대 안 하고 예배 끝나면 바로 집에 가요. 또 지금은 책보는 걸 즐기지 않고요. 그래서 잘 몰랐는데 트위터는 어차피 보는 데 뜨니까요. 그러면서 좀 알게 됐죠. 그나마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힙: 옛날로 되돌아가 볼게요. 비프리(B-Free)의 곡 ‘Where you at’의 컴피티션으로 공식적인 데뷔를 하셨죠. 그때 참가한 곡 제목이 ‘Where the competition at’이었는데 어떤 곡이었어요? 오: ‘공식적인 데뷔’라는 말은 좀 웃기고 그냥 사람들이 저를 알기 시작한 때가 그 때인 것 같아요. 노래는 ‘컴피티션인데 컴피티션이 어디있냐’는 내용이었어요. 사실 불러 본 적은 거의 없어요. 훅이 ‘이건 랩 컴피티션인데 도대체 컴피티션이 어디 있냐? 이년들아(웃음) 그리고 너도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지만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뭐 그런 이야기였어요. 힙: 컴피티션 전에 [mixtape: Preseason #1]을 이미 만들었죠. 곡 수도 꽤 많았고요. 그럼 그 전부터 씬에 나올 준비를 미리 하고 계셨던 건가요? 오: 그렇죠. 얼마 안 되긴 했어요. 그런데 준비가 아니라 그냥 스스로 해야 할 것을 하고 있던 거였어요. 제가 데뷔를 준비하는 아이돌 연습생이 아니잖아요. ‘난 이제 준비가 됐다’ 그래서 데뷔하는 게 아니니까요. 힙: 지금 [mix tape: Preseason #1]을 구할 수는 없더라고요. 오: 아, 그건 사실 제가 내린 게 아니라 링크가 오래 돼서 내려졌어요. 유투브에서는 원래 저희 크루의 코홀트(COHORT) 채널이 있었는데요, 거기에서도 내린 이유는……. 뭐 그냥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런 간지?(웃음) ‘어 너 그거 알아? 그럼 너는 나의 시작을 알았구나!’ 그런 거죠. 다시 올릴 생각은 그다지 없어요. 아마 제 컴퓨터에도 없을 걸요. 제 컴퓨터 바탕화면이 꽉 차서 뭘 쓰고 싶으면 필요 없는 걸 찾아서 지워야 돼요. 어디 박혀있는지 모르겠어요. (전원 웃음) 힙: 그러면 컴피티션 이후, 하이라이트에서 어떤 이유로 뽑았는지 들은 거 있어요? 오: 아니요, 없어요. 저도 궁금하지 않았고요. 그냥 ‘내 음악이 제일 좋았나 보다’ 생각했어요. 힙: 그럼 하이라이트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거예요? 오: 대학교 때 프리(B-free)형과 팔로(Paloalto)형 노래를 제일 좋아했고,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친구랑 같이 홍대에서 놀다가, 큐브 앞에서 두 형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거죠. 그때 형들 음악을 되게 좋아한다고 하면서 잠깐 얘기를 나눴어요. 그 후에 믹스테이프를 만들러 분당에 갔는데 거기서 우연히 형들을 또 만난 거예요. 그래서 아이폰에 있는 제 노래 몇 개를 들려줬죠. 프리형은 뭐 “열심히 해” 이런 무덤덤한 반응이었는데, 팔로형은 좋게 들었나 봐요. 물론 따로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그러다가 재작년에 낙산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 공연을 보러 갔는데 형들도 마침 거기서 공연이 있었던 거예요. 그때 제가 믹스테이프 작업을 마친 뒤라 CD 50장을 들고 갔었거든요. 공연 끝나고 형들한테 CD를 줬죠. 그리고 컴피티션 이후 팔로형한테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하자고 해서 오케이 했죠. 팔로형이 어떤 이유로 뽑았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아마 랩 실력 자체보다는 그냥 저란 사람 자체를 높게 사줬던 것 같아요. 힙: 그때 자신이 들어갈 회사를 찾고 있었나요? 오: 찾고 있진 않았지만 막연히 ‘누군가가 만약 도와준다면 어떤 회사가 좋을까?’ 이런 생각을 혼자 해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그때 제일 가고 싶었던 회사가 하이라이트였어요. 다른 이유 다 떠나서 프리형, 팔로형 음악을 제일 많이 듣고 좋아했으니까요.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 힙: 특히 비프리씨와의 인연이 정말 깊을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어떤 사이인가요? 오: 프리형이랑 상수에서 같이 산 지 6개월 정도 됐어요. 지금은 친한 형이죠. 옛날에는 좋아하는 랩퍼였고요. 힙: 작년에 공연을 같이 하셨죠? 공연이 끝나고 프리형 덕분에 라이브가 많이 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오: 사실 연습은 별로 안 해요. 그냥 가사 쓸 때 계속 랩을 하니까 그게 연습인 거 같아요. 대신 공연 자체를 많이 하니까요. 그리고 프리형뿐만 아니라 팔로형, 헉피(Huckleberry P)형 등 하이라이트 형들은 다 공연을 잘하는 것 같아요. 각자 자기 스타일이 있고, 또 되게 멋있어요. 저는 뭔가를 빨리 배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형들 따라다니면서 같이 무대에 서다 보니까 많이 늘었어요. 힙: 하이라이트(HILITE)를 보면 멤버들 간의 끈끈함이 느껴져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해요? 오케이션에게 하이라이트란? 오: 가족 같은 사람들이에요. 또 동시에 비즈니스죠. 꼰대 같은 사람들이 없고, 쓸 데 없는 자존심 세우거나 집착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같이 가져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힙: 컴피티션에 뽑힌 다음부터 피쳐링 활동을 많이 하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오: 일단 컴피티션에 뽑혀서 프리형이랑 같이 작업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버벌진트 형이랑 했던 것도요. 버벌진트 형이 제게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아마 그게 저희 크루의 제이(JAY)형을 통해서였던 거 같아요. 제가 진태형한테 완전 빠져 살았던 때가 있었는데 되게 기분 좋게 작업했죠. 곡도 좋게 나왔고요. ‘우아한 년’이에요. 힙: 얼마 전 발표된 Dok2씨의 ‘Paranormal Raptivity’에도 피쳐링을 하셨어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오: 팔로형이 도끼랑 밥을 먹으러 간다고 해서 저도 밥 얻어 먹겠다고 따라 나갔는데, 거기서 도끼가 저한테 제의를 했어요. 힙: 그렇게 피쳐링과 싱글을 발표하다 드디어 앨범이 나왔습니다. 2012년 안에 앨범을 내겠다는 약속도 지키셨고요.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하신 기분이 어떤가요? 오: 사실 좀 밀리긴 밀렸어요. 더 일찍 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좋아요. 그런데 1년 전에 제가 이 앨범을 냈으면 좋아서 미쳤을 지도 몰라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와아!!’ 막 이런 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첫 걸음일 뿐이니까요. 5천 조각 짜리 퍼즐에 첫 조각을 놓은 거죠. 힙: 길게 보고 계신 거네요. 그럼 그런 이유로 이번 앨범에 대해서 EP라든지 1집이라든지 하는 명칭을 안 붙인 건가요? 오: 그런 건 아니에요. 맨 처음 앨범구상을 시작했을 때는 원래 EP앨범을 만들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과정에서 EP나 LP라는 이름, 또는 앨범에 실리는 곡 수에 따라 리스너들의 생각이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그럼 나는 내 스타일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다고 계속 그럴 건 아니에요. 앞으로 LP를 낼 수도, EP 이름을 달고 낼 수도 있어요. 다 제 마음이에요. 힙: 이번에 앨범 제목이 탑승수속이잖아요. 앨범 제목의 의미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오: 탑승수속. 이제 준비가 됐다는 거죠. 비행기를 타고 다음 레벨로 날아갈 준비가 됐다는 뜻이에요. 힙: 앨범제목 글씨체가 정말 특이해요. 직접 쓰신 건가요? 오: 네. 점 하나 찍힌 것까지 다 제 아이디어예요. 제가 포토샵이나 이런 걸 못 다뤄서 에이조쿠(Aeizoku)형이 다 도와줬고요, 사진은 김수린이라고 멋있는 사진 작가 친구가 도와줬어요. 그 친구가 뮤직비디오도 촬영을 해줘서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나올 거예요. 촬영은 그 친구가 맡았고, 저랑 양정환이라는 분이 같이 감독을 했어요. 힙: 어떤 노래의 뮤직비디오인가요? 오: ‘Lalala’라는 노래예요. 그 뮤직비디오도 하나하나 다 제 아이디어예요. ‘소문내’ 뮤직비디오도 그렇고요. ‘소문내’는 신(Sin)형이랑 작업을 했어요. 편집, 촬영 다 해주셨죠. 대신 그 씬의 로케이션은 다 제가 잡았어요. 물론 제가 구체적인 필름 커리어가 있는 게 아니라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어쨌든 저는 노래 가사뿐만 아니라 앨범의 하나하나를 다 저로 그리고 싶어요. 그게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힙: 앨범 표지나 뮤직비디오를 어디서 찍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오: 앨범표지는 공항에서 찍었어요. 제가 일본 가는 날 친구에게 연락해서 사진 찍자고 한 거죠. 그런데 그 친구가 제가 탑승수속을 해야 하는 시간의 거의 20분 전에 도착했어요. 말도 안되게. (웃음) 그래서 10분만에 후다다닥 찍었어요. 그리고 ‘소문내’ 뮤직비디오는 정릉에 있는 서경대학교에서 찍었고요. 힙: 원래 아트웍에도 관심이 많으세요? 오: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에요. 물론 어떤 앨범 자켓을 보고 ‘와 이거 진짜 돕(Dope)하다’ 이런 정도의 관심은 있었죠. 그렇다고 그걸 찾아보고 해보려고 할 정도의 관심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내 앨범이니까 다른 누구한테 맡기고 싶진 않았어요. 자켓 뒷면을 보면 다빈치 같은 그림이 있는데 그게 범고래 모양의 보잉 비행기예요. 코홀트에서 마스코트로 생각하는 게 범고래랑 코끼리거든요. 그 그림은 코홀트 크루의 ‘오스카’라는 친구에게 그려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제가 그림은 못 그리거든요. 물론 이런 기술까지 배울 생각은 없고, 대신 제 앨범은 뭐든지 제가 총 지휘를 해야 돼요. 힙: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쓴 앨범의 초판이 빠른 시간 내에 품절됐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오: (갑자기 박수를 치며) 박수치는 기분이에요. 오래 살고 건강해지는 기분! (전원 웃음) 사실 예상은 안 했었어요. 희망은 했죠. 그런데 다 팔리니까 너무 좋죠. 욕심이 또 나더라고요. 500장이 팔리니까 ‘어 그럼 뭐 한번 1000장, 1500장까지 팔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힙: 그럼 이제 앨범에 대한 얘기 좀 해볼게요. 곡 제목에도 순서가 있어 보여요. 혹시 앨범 구성에도 본인의 의도가 들어가 있나요? 오: 네, 신경을 쓴다고 썼어요. 그런데 솔직히 앨범 구성적인 면에서 100% 만족스럽진 않아요. 앨범 시퀀싱에 있어서는 첫 앨범치곤 크게 나쁘지 않은 거 같지만요. 어쨌든 정말 좋은 노래들이고, 또 많이 배운 거 같아요. 힙: 그럼 처음 싱글 앨범을 제작할 때부터 앨범 구성을 다 생각했던 거예요? 오: 아니에요. ‘All in’, ‘Good night’이 나올 때 같이 나왔잖아요. 그거까지는 앨범에 넣을 생각이 있었는데 그 노래가 앨범 어디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앨범을 발표하기 얼마 전에 나온 싱글들 같은 경우에는 좀 생각을 했었어요. 힙: 사람들이 앨범에서 스웨거의 느낌이 많을 거라고 추측을 했어요. 그런데 ‘FLY GIRL’, ‘연착’, ‘Goodbye MJ’ 같은 오케이션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어요. 오: 맞아요. 정확한 표현이에요. 누구나 여러 가지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힙: ‘연착’ 같은 경우는 일종의 스토리텔링 곡입니다. 이건 회원 질문인데요, Nascall(김재천)님께서 곡 제목과 분위기가 신선한데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는지 궁금하다고 물어보셨어요. 오: 실화인데 실화가 아니죠. 그게 한 명의 여자 이야기처럼 나왔는데 사실 여러 명의 얘기예요. 그걸 한 이야기처럼 엮어놓은 거죠. 물론 내가 직접 겪어 본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간접적으로 근처에서 본 것도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 담긴 여러 명의 여자들이 모두 정말 다른 삶을 살고 있거든요. 1차원적으로 삶의 질만 놔두고 얘기했을 때, 63빌딩 꼭대기에 있는 사람도 있고 지하 63층에 있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그 사람들 모두 결국에는 비슷한 고통을 느끼고, 비슷한 쾌락을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구성한 거예요. 힙: ‘연착’에서 노래도 하셨어요. 또 ‘막지 못해’에서도 그렇고요. 힘들지 않으셨나요? 오: 아, 힘들었어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 같긴 한데, 녹음을 받아 주는 사람은 어떤 생각하고 있는 지 모르겠네요.(웃음)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보컬 작업을 할 거예요. 그런데 제가 노래에 뜻이 있어서 열심히 하려는 건 아니에요. 한 작품이 완성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있을 때, 내 목소리든 다른 사람의 목소리든 그때 그때 필요한대로 작업할 거예요. 그리고 멜로디 라인도 제가 다 짰거든요. 앞으로 다른 사람이 보컬을 맡는다 해도 멜로디 라인은 제가 짤 거예요. 아, 그런데 자이언티(Zion.T)가 맡은 ‘Fly Girl’의 맨 뒤 코러스 부분은 자이언티가 직접 한 거예요. 힙: 타이틀곡은 ‘소문내’인데 다른 곡들도 반응이 꽤 좋아요. 본인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 저도 동의합니다. (전원 웃음) 힙: 그럼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오: ‘소문내’ 힙: 소! (전원 웃음) 오: 서울이에요.(웃음) 그게 ‘소문내문내’ 한 다음에 서울인데 근데 그냥 소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상관없어요. 소나 서울이나. 힙: 서울이란 단어를 많이 쓰시는데, 오케이션이 생각하는 서울 사람, 서울은 어떤 느낌이에요? 오: 너무 포괄적인데, (웃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너무 돌아다녀서 ‘어디 한 군데가 집이다’ 이렇게 마음 붙이는 데가 얼마 없는데, 그나마 저한테 제일 집 같은 곳이에요. 서울에는 제가 이곳을 집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는 곳이거든요. 서울을 어떤 복지적인 차원에서 보고, 브레이크 다운해서 보자면 솔직히 좀 뭐 같은 도시인 것 같아요. 사람들도 전체적으로 차갑고 아프고요. 그런데 아마 많은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인 거 같은데, 어떤 나쁜 여자한테 빠졌던 경험이 있을 수 있단 말이에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고요. 지금의 기분을 얘기하자면 서울은 그런 느낌이에요. 아무튼 내 심장 안에 돌고 있는 피가 서울 사람이니까. 힙: 애증의 관계 같은 거네요. 오: 그렇죠 뭐. (웃음) 힙: 그럼 다음 얘기로 넘어가서 보너스 트랙이 있었잖아요. ‘Goodbye MJ’. 어떤 곡인지 설명해 주세요. 오: ‘Goodbye MJ’는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 헌정 곡으로 만든…… 노래는 아니고요. (전원 웃음) CD를 사는 사람들에게 좀 더 기분 좋을 수 있는 걸 하나씩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너스 트랙은 CD에만 수록하게 된 거예요. ‘Goodbye MJ’는 사실 어떻게 보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곡이기도 하고, 지금 제 상황으로 보면 제 친한 친구들이 들으라고 만든 노래이기도 해요. 듣고 무슨 내용인지 아는 사람들은 알고, 모르는 사람들을 모르는 거죠. 힙: 네, 그럼 이번엔 탑승수속에 참여한 프로듀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번 앨범에 비트메이커 분들이 다양하게 참여했습니다. 특별히 프로듀서를 선정한 기준이 있었나요? 오: 네. 홀리데이(Holyday a.k.a Syren), 250, 키드애쉬(Kid Ash), 빌리언(Billon), 디제이 시가(DJ Shigga), 젠틀맨(Gentleman), ID Labs 이렇게 참여했는데요, 다 너무 좋은 비트들인 거 같아요. 선정 기준은 없었어요. 그냥 제가 듣다가 꽂히는 거. 힙: 이건 좀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는데요, 얼마 전에 외국 O.S.T에 대한 참여가 불발됐다고 들었어요. 이 일에 대해서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시는데요, 이기적(hipho) 회원님께서도 질문을 올려주셨어요. 영화에 신곡이 수록되는 건지, 아니라면 왜 취소가 된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오: 아, 영화요. 전혀 민감하지 않은 소식이에요. 저보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더 민감해하는 거 같아서 좀 그래요. 처음에 프리형의 노래가 맘에 들어서 연락이 왔는데, 그 노래를 어떤 이유에 의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됐어요. 원래 거기서 끝나는 거였는데, 프리형이 ‘이런 노래들도 있으니 한 번 들어봐라’하면서 푸시 해줬어요. 그 중에 제 노래를 고른 거예요. 그런데 또 저작권 협회랑 관련된 문제가 생긴 거예요. 너무 복잡한 문제라 저도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런데 그게 영화사의 수지타산과 안 맞아서 참여하지 못하게 된 거죠. 힙: 막상 본인은 되게 담담하신 거 같아요. 오: 아, 그때 당시엔 아쉬웠죠. 그렇다고 막 ‘오!’ 이런 건 아니잖아요. ‘아, 아깝다’정도? 약간 좀 짜증나고 그랬는데, 지금은 몇 주나 지난 일이니까 괜찮아요. 힙: 다음에도 동일한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죠? 오: 당연하죠. 너무 좋은 일이죠 그건. 그리고 그 사람들이 고른 게 한국에서 개봉할 영화에 들어갈 한국 버전의 사운드 트랙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극장에 가서 봐도 그 노래가 나오는 거였어요. 힙: 의미가 있는 일이었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오: 비즈니스가 원래 예술을 망치는 것 같아요. 힙: 혹시 이번 앨범을 듣는 분들이 이 부분을 좀 중점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는 가이드 라인이 있다면 알려주시겠어요? 오: 공연장에서 제가 “Put your hands up(손을 들어)”이란 말을 하잖아요. 하지만 Put your hands up 안 해도 돼요. “If you have fun.” 본인이 재미있게 놀고,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으면 제가 시키는 거 안 해도 되는 거예요. 그걸 알고 제 앨범을 들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어디에 있건 어떤 사람들이랑 있건 항상 자신이 자신으로서 살 수 있다는 걸요. 음악을 즐길 때도 사람들이 제가 노는 걸 보러 온 게 아니라, 저랑 같이 놀려고 온 거잖아요. 모든 관객들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힙: 컴피티션 전부터 코홀트 크루 활동을 했다고 알고 있어요. 이번 앨범이 오케이션의 첫 번째 앨범일 수도 있지만 크루의 첫 번째 하드 커버 앨범이기도 하죠. 오케이션에게 따라다니는 두 가지가 하이라이트와 지금 말한 코홀트(THE COHORT)입니다. 코홀트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오: 코홀트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모든 걸 포괄해요. 제가 어떤 인터뷰에서는 그냥 “우리 같이 노는 친구들이에요” 이랬고 또 어떤 인터뷰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네임”이라고 그랬는데 둘 다 맞는 얘기에요. 왜냐면 우리는 같은 걸 공유하고, 같은 걸 좋아하고,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앞으로 제 앨범에는 크루가 함께 하게 될 것 같아요. 힙: 코홀트가 만들어진 지는 얼마나 됐나요? 오: 한 3년 넘었죠. 그런데 모든 멤버들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친분으로 늘어나긴 했는데, 그냥 많이 본다고 친한 건 아니거든요. 마음이 통하고, 같은 걸 바라보고, 같은 거에 즐거워하는 그런 사람들이에요. 힙: 코홀트와 미래에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오: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거 보다 비즈니스가 될 거예요.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비즈니스가 되는 게 목표예요. ‘코홀트는 비즈니스다, 코홀트를 가지고 엄청 많은 돈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게 목표지 우리가 비즈니스맨이 되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힙: 코홀트의 특징 중 하나가 패션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해서 옷 잘 입는 집단으로도 볼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코홀트 크루 네임으로 클로딩(Clothing) 브랜드 런칭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계획이 있나요? 오: 생각을 하고 있다기 보단 이미 브랜드예요. 사실은 저의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소소한 부분에서 친구들과 저의 생각이 갈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어찌됐든 저는 지금 코홀트를 입고 있잖아요. 판매는 아직 몇 번밖에 안 해봤지만 옷은 계속 나올 거예요. 정식적인 루트가 없고, 아직 사업자 등록도 안 했거든요. 저는 그냥 내가 입고 있으니까 이미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아니라는 사람들은 상관 안 할 거예요. 코홀트는 이미 브랜드니까 사업자 등록이 됐다고 해서 크게 들뜨지도 않고요. 우리가 이미 하던 것, 매일 하는 Everyday Life. 그거예요. 힙: 코홀트 의류는 어디서 구할 수 있어요? 오: 지금은 구할 수가 없어요. 만약 저희와 사람 대 사람으로 아는 사이이고, 정말 원하고, 옛날부터 우리에 대해서 잘 알고 지지해주는 사람이면 ‘주진 않고’ 팔 순 있어요. 근데 그렇지 않고는 어디서 살 순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 디스트리뷰션(Distribution; 배급)을 할 생각이 있어요. 언제 어디라고 딱 말할 순 없지만, 맞는 시간과 맞는 때와 맞는 장소에서요. 힙: 그걸 좀 연결해서 얘기해 볼게요. 코홀트의 일원으로서 오케이션 또한 옷 잘입는 뮤지션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케이션에게 패션이란 음악하고 연관이 있는 것인가요? 오: 네, 그렇죠. 그런데 저는 음악을 만들지 않았을 때부터 매일 음악을 들었단 말이에요. 그것처럼 옷도 사실 별 거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옷을 입어야 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나는 기왕이면 멋있는 노래, 좋은 노래,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거고, 내가 좋아하는 옷, 멋있는 옷을 입을 거고, 그냥 그거예요. 너무 큰 뜻을 부여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매일매일 하는 거. 그게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돼서 내가 누군지를 만드는 거니까요. 힙: 그럼 이제 패션 얘기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고, 음악 얘기로 돌아와 볼게요. 요즘에 즐겨 듣는 음악이 있나요? 힙합이든 아니든. 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많이 들었고, 프리형의 희망도 자주 들었고, 디아필러스 런던 (Theophilus London)도 좋아했었어요. 그리고 에이샵라키(ASAP Rocky) 좋아해요. 더 많이 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힙: 회원질문 중에 jinlee(jw9023)님께서 “오케이션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가 독특한 음색과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랩 스타일 때문인데요, 본인 랩 스타일에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라고 하셨어요. 오: 저는 제가 듣는 모든 랩퍼에게서 다양한 영향을 받거든요. 많이 듣고, 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제가 만들어졌고, 또 그래서 제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 음악을 진지하게 시작한 다음부터는 어떤 한 명한테 깊이 빠져서 한 아티스트의 팬이 되지는 않았어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 점점 그렇게 변해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은 음악을 듣는 것 같아요. 굳이 한 명을 얘기하자면 칸예 웨스트요. 칸예 웨스트랑 프리형. 그 정도인 것 같아요. 힙: 롤모델이 없다고 알고 있어요. 정말 인가요? 오: 네, 한 사람이 딱 정해져 있는 거 같진 않아요. 특히 뮤지션 중에 롤모델은 앞으로도 없을 거 같고요. 롤모델이 굳이 있다면 뭐 저는 빌 게이츠 이런 사람들이 아닐까. (전원 웃음) 힙: 오케이션 랩을 듣고 외국힙합의 느낌이 난다는 의견도 있고, 따라 하는 게 아니냐는 평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 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기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각자의 세상이 있으면, 그게 겹쳐서 교집합이 조금 생길 수도 있고, 더 생길 수도 있고, 하나가 될 수도 있어요. 그냥 저는 제 세상과 겹쳐서 제가 하는 걸 존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살고 있어요. 그렇다고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아예 귀를 막는 건 바보짓인 거 같고, 전 다 들어요. 다 듣고 참고할 거는 참고하죠. 힙: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힙합이란 음악을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걸로 생각하고 존중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도 힙합 음악을 하면서 힘들 때가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떤가요? 오: 특별히 음악 때문에 ‘앞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 ‘주저앉고 싶다’ 이 정도로 힘들었던 적은 없어요. 가사에도 나오지만 ‘내 팬이라는 사람이 이만큼 생겼고 CD가 이만큼 팔리는데 왜 돈은 이거밖에 못 벌까’ 이런 고민은 하죠. 시스템 때문인 것 같아요. 솔직히 한국에서 랩 하기에 안 좋은 어떤 상황들이 있는데, 아까 말한 것처럼 okasian, ‘ok on occasion’이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힙: 시스템 얘기를 하셨는데, 비프리씨도 그랬지만 오케이션씨도 음원정액제에 반대해서 음원 서비스를 안 한다고 선언하셨어요. 그에 대한 생각을 설명해주세요. 오: 사실 원래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프리형이랑 같이 살면서 형이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또 얘기를 하다 보니까 이게 맞는 말이더라고요. 100원이고, 100만원이고가 문제가 아닌 거죠. 도둑이 우리 집에 문 따고 들어와서 내 지갑에서 돈 빼가는 걸 가만히 보고 있는 거랑 똑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가만히 보고 있을 사람이 아니니까 그렇게 하기로 한 거예요. 힙: 그런데 올해부터 음원료를 2배 인상을 했어요. 그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 나쁜 건 아니죠. 그런데 거기서 얼마만큼의 지분이 아티스트에게 돌아오느냐가 중요한 거지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뭐, 2배 됐으면 조금은 늘어났겠죠. (웃음)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요. 힙: 오케이션 씨는 힙합플레이야에서 뉴웨이브라는 인터뷰에서 씬을 대표할 루키로 뽑혀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죠. 그리고 지금 첫 번째 앨범을 내서 두 번째 인터뷰를 했고요. 오케이션 씨 외에도 그 때 인터뷰를 했던 다른 루키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씬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변하는 거 같아요. 오케이션이 느끼기에는 어떤가요? 씬이 바뀌는 것 같아요? 오: 네, 보여요. 그게 자연스러운 거고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힙: 뉴웨이브 인터뷰 때 존경의 의미로 존경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 사람들이 누군지 얘기해 줄 수 있나요? 오: 팔로알토, 비프리, 마스터 우, 도끼, 빈지노(Beenzino)요. 우리 크루의 레디(Reddy)형, 키드애쉬 이런 사람들도 정말 재능 있고 진짜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직 증명해 낸 게 많지 않기 때문에 빼놓고 얘기하고요. 힙: 혹시 기대하거나 바라는 거 있어요? 오: 저는 꼭대기에 있고 싶어요. 옥상에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옥상 위에. 힙: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오: 날짜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하이라이트 컴필레이션 앨범이 멀지 않은 미래에 나올 것 같아요. 진짜 좋은 앨범 될 거예요. 하이라이트 안에서도 각자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밸런스 있게 한 군데 잘 융화가 시켜서 한 앨범으로 만드는 거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그 앨범을 기대해 주시면 좋겠고, 또 저랑 코홀트 안에서 3명의 멤버가 같이 프로젝트가 될지 그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그건 완전 돕한 앨범이 될 거예요. 그리고 다른 인터뷰에서도 했던 말이긴 한데, 저희 아빠가 재혼을 한지 얼마 안 되셨거든요. 새 가족이 생겼어요. 그 아줌마랑 아줌마의 딸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진짜 좋은 사람들이에요. 아빠가 외롭게 사셨는데, 이제 좀 행복해지신 거 같아서 보기 좋아요. 진행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 HIPHOPPLAYA.COM 편집 | 김현우 / HIPHOPPLAYA.COM 자료제공 | 하이라이트 레코즈 (http://hilite-music.com) 관련링크 | 오케이션 트위터 (http://twitter.com/RealOkasian)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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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8
  Primary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인터뷰  [11]
#Primary [|praɪmeri] - 형용사:: 초급의, 초보의;(순서・단계상으로) 최초[초기]의, 기본적인 힙플(이하 힙)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 회원분들께 인사 부탁합니다. 프라이머리(이하 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프라이머리입니다. 힙 :프라이머리(Primary)란 이름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프 :이름은 처음 음악을 공부할때 나오던 용어인 primary dominant에서 따왔습니다. 그 의미 역시 너무 마음에 들었었고요. 힙 :상자를 캐릭터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또 상자 제작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프 :그당시에 littergram이란 이름으로 작품을 만들던 yoonhyup(윤협)군이 만들어준 캐릭터입니다. 당시에 윤협 군은 재활용품으로 작품을 만드는 콘셉트의 작업을 했는데그 콘셉트가 당시 저의 밴드 primary skool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어요. 빈티지스럽고, 도시에서 흔히 볼수있는 요소로 작품을 만드는 점에서요. 그래서 윤협 군에게 캐릭터를 부탁했었고, 재활용품으로 그 박스 캐릭터가 만들어진겁니다. 처음엔 신비주의같은 의도는없었고요, 단지 캐릭터를 활용한 자켓디자인이었고, 10년, 20년이 지났을때도 인물이 아닌 캐릭터라면 세월의 흐름을 안 탈 것 같았죠. 또 인물보다는 훨씬 기억되기 쉬울 것 같았어요. 힙 :재미있는 말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니홈피, 트위터, 앨범에 대한 공지, 심지어 노래 제목(ex.거기서거기읾)에서도 프라이머리만의 특색이 느껴져요. 일명 프라이머리체라고도 하던데, 어떻게 쓰게 된 건가요? 프 :그냥 별 생각없이 쓰다보니 나만의 버릇이 생겼어요. 사실 처음엔 귀찮아서 막 쓴 건데, 그러다보니생긴말투죠. 한 일본 팬분이 제 글은 한글 번역기에 돌려도 번역이 안 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힙 :간혹 가수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빈지노(Beenzino)설이나, 자이언티(Zion.T)설도 있었죠.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아요. 프 :아 처음엔 좀 황당했는데요, 지금은 그냥 재미있어요.기자님들이제대로 안알아보시고 기사를 쓰셔서 더더욱 프라이머리 자이언티설, 빈지노설 등이 전파된거같아요. 가끔씩 트위터로 "목소리 진짜 예술이에요."라고 보내주시는 분들 캄사. 힙 :아이돌 음악이나 광고, 영화 음악에도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알고 있어요. 프 :광고, 영화음악은 예전에도 관심이 많았고 생계를 위해 많이했었는데요, 요새는 음반작업위주로 작업을 하고있어서 잘 하지 않습니다. 아, 최근 나이키와 진행한 프로젝트 '난리good' 싱글이 광고음악에 속하겠군요. 조금 놀란 것은 최근에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음반 제작자분들께서 아이돌 음악을 많이 의뢰해주셨다는 거예요. 그중 몇몇 일들을 진행중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나올 음반들을 편견없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1990년대, 2000년대 아이돌 가수 때 만들어진 이미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아이돌가수는 노래를 못한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요즘 아이돌은 그렇지 않은것같습니다. 힙 :아메바컬쳐(amoebaculture)로 들어간 후 달라진 점은 무엇이 있나요? 프 :가장 달라진점은 마케팅이나 제작에 있어서 예전과는 다르게 큰 서포트를 받고있다는 것 입니다. 제작비 걱정 없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자체제작이 아니라 메이져레이블이고 많은 서포트를 받기 때문에 음악에 있어서도 그에 부합하는 작업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작업할 때 여러가지 신경을 쓰게되더군요. '대중성' 이것이 레이블에 들어온 후 제 음악에서 제일 달라진점 같습니다. # Messenger [|mesɪndƷə(r)] - 명사:: 1. 사자(使者), 전달자, 전령; 우편[전보] 배달원 힙 :이번 앨범은 어떤 의도와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어졌나요? 프 :개인적으로는 대중들과의 소통과 공감대에 포커스를 둔 음반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무겁지않고 캐쥬얼한 주제들을 선정했던 것 같아요. 또 장르를 힙합에만 국한시키고 싶지않았어요. 그러면서도 힙합의 뿌리는 남겨두려고했죠. 균형을 지키려고 꽤 노력했었던 것 같습니다. 힙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프 :모든 곡이 애착이 가지만, 많은분들이 좋아했던 ‘씨스루’가 저를 세상에 알려준 것 같아서 애착이가네요. 사실 곡을 만든 날짜가 제 생일인 1월31일이어서 저에게는 생일선물같은 곡입니다. 힙 :그럼 이번 앨범에서 가장 힘이 들었던 곡은 무엇인가요? 프 :작업할때 힘들었던 곡은 이센스(E-Sens)가 피쳐링한 '독' 이었던 것 같아요. 분위기와 감정을 잡는것이중요한 곡인데, 최대한 분위기를 잘 잡게하려고 새벽에 녹음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전 아침형인간이라 잠이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새벽까지 스튜디오에서 혼자 담요꺼내서 자다가 폐인상태로 녹음했던 기억이 나네요. 힙 :이번 앨범의 제목처럼, 피쳐링한엠씨와 보컬들은 프라이머리의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져라고 볼 수 있겠죠? 많은 사람과의 작업이니 그만큼 많은 시간과 조율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프 :네, 시간조율이 꽤 필요했었죠. 하지만 이런일에 꽤 익숙한 편이라 어려움은 없었어요. 독촉하는걸 은근히 잘하는편이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전화를 잘 안받으시더라고요. 그런식으로 해서 빠진곡도 있습니다. 시간내에 작업이 완료가 안돼서요. 힙 :‘2주일’의 구성이 재미있어요. 제작이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프 :리듬파워와의 첫 작업이었는데요, 정말 그냥 놀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찌질한(!) 에피소드들을 막 얘기하고, 훅이나 랩 가사도 같이 만나서 '토크' 하며 만들어진 곡입니다. 이런 식의 곡 작업은 처음이라 굉장히 신선했어요. 힙 :작곡에 개코나 자이언티(Zion.T)가 참여하기도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작업했나요? 프 :작업할 때 멜로디 라인 메이킹을 한경우입니다. 자이언티와 개코형은 멜로디 메이킹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힙 :자이언티(Zion.T)는 요즘 많은 주목을 받는 뮤지션 중 하나인데요, 프라이머리와의 작업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의 작업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프 :‘click me’를 통해 자이언티를 처음 접했었는데 함께 작업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있다가, 싸이먼디(Simon.D)를 통해서 만난 후에 바로 작업을 하게 됐어요. 처음 작업했던 곡이 '만나' 였죠. 뭔가 작업할 때도 잘 맞는 편이라서 아직 발매 안 된 많은 곡들을 같이 만들었어요. 자이언티 앨범에도 수록될 것 같고, 다른 음반에서도 함께 한 트랙들을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힙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와 인연이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 어떻게 만났나요? 프 :처음엔 TBNY의 얀키(Yankie) 형 소개로 만났어요. 그때가 다이나믹듀오1집을 작업할 때였는데, 저에겐 큰 기회였던 것 같아요. 그 후에 자주 저를 찾아주셔서 많은 작업을 같이했어요. 힙 :예전 앨범 인터뷰에서 가사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밝힌 적이 있어요. 어떻게 가사를 주문하고 참여하는지 궁금해요. 프 :곡 가사를 의뢰할 때, 만나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건 이런가사내용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가보는게 어떠냐?’이렇게요. 서로 회의해서 아이디어를 내려고 하는편이죠. 이번 앨범에서의 포커스는 공감대와 소통이었기 때문에 좀 더 공감대가 형성될만한 주제를 선정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네요. 힙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가사집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프 :사실 판매용이 아닌 홍보용 앨범에는 가사집이 수록되어있어요. 판매용 앨범에서 가사집을 뺀 이유는 제가 정규앨범을 내기 전에도 글로컬브릿지(Glocal Bridge*)라는 캠페인을 진행했었고, 이번에도 그 연장선으로 재활용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거든요. 앨범에 들어간 노트도 재활용지로 만들어진 것이었고요. 그래서 크게 눈에 띄진 않았겠지만 홍보용 포스터를 안 만든다든지, 가사집을뺀다든지 하는 등의 것으로 그러한 메시지를 보여주려고 했던 거였어요. *글로컬브릿지(Glocal Bridge) –아메바컬쳐의 문화지원 프로젝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되었다. 힙 :앨범수록곡‘말이야’에서 MC메타가 사투리 랩을 시도했죠. 예전부터 MC메타는 사투리 랩을 해보고 싶어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프라이머리 앨범에서 실현됐어요. 프 :정말 영광이에요. 사실 사투리랩은‘무까끼하이’로 많이 알려졌지만, 메타형님이 제 앨범에서 처음으로 사투리 랩을 시도했던 것 같아요. 메타형님의 아이디어였고요, 굉장히 재미있는 콘셉트였던 것 같네요. 힙 :이센스(E-Sens)의 ‘독’이 많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인가요? 프 :처음에는 단지 고조되는, 평범하지 않은 구성의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곡을 만들다 보니 진정성 있는 가사가 필요하게 되었죠. 그래서 곡을 만들다가 이센스에게 부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힙 :‘독’의 오케스트라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프 :그냥 컴퓨터 시퀀싱 프로그램으로 집에서 만든 거에요. 오케스트라 녹음을 하려면 정말 많은 돈이 들어가거든요. 하지만 나중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진짜 오케스트라를 섭외해서 한번 해볼까 말까 엄청 고민을 하다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엔 집에서 만든 사운드로 가기로 했죠. 힙 :‘독’의 뮤직비디오 또한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물음표의 뮤직비디오콘셉트도 신선했고요. 영상, 미디어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앨범의 뮤직비디오나 아트웍(Art work)에 어느 정도 참여했나요? 프 :얘기를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에요.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엔 ‘이 감독이랑 하면 좋겠다.’란 식으로 제의를 하기도 하고요. 제가 아트웍하시는분들이나 뮤직비디오 감독님들께 굉장히 피곤한 존재일듯하네요. 힙 :앨범마다 일상의 친근한 것들에 관한 관심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 같은 소재들이 반복되는 걸로 보이는데요, 일부러 넣는 주제인가요? 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특히 지하철은 도시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인 것 같아요. 힙 :‘거기서 거기읾’은 준(準)단체곡처럼 보이는데 어떤 곡인가요? 프 :네 단체곡이에요. 단순히 처음에 재미로 시작한 곡인데, 정규 앨범을 끝으로 앞으로 하게 될 또 다른음악적색깔을 맛보기로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힙 :또‘거기서 거기읾’은 CD로만 들을 수 있도록 했죠. 그 이유가 궁금해요. 프 :보너스트랙 같은 곡 입니다. 앨범의 다른 곡들과 전혀 다른 콘셉트이고 온라인으로 음원을 듣는 경우, CD와는 다르게 듣고 싶은 곡만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CD에만 수록했어요. 이 곡이 다른 곡들과 어울렸을 때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힙 :AmoebaTV 영상을 보니 이센스(E-Sens)와 그 자리에서 벌스를 쓰는 것 같았어요.‘거기서 거기읾’의 벌스를 정말 즉석에서 쓰게 된 건가요? 프 :아 사실 다른 곡에 들어갈 벌스였는데 그 곡이 캔슬되면서 ‘거기서거기읾’ 가사에 그 곡 가사의 일부분을 채용한거에요. 그 자리에서 쓴 건 아닙니다. 힙 :이번 앨범에서 대부분의 세션을 혼자 진행하셨죠. 유일한 세션은 키보드의 ‘서진아’라는 분뿐이었어요. 그렇게 진행한 이유가 있나요? 프 :제가 할 줄 아는 악기는 그냥 혼자 하는 게 편하더라고요. 키보드 같은 경우엔 제가 대충쳐놓고 좀 더 전문적으로 잘 치는 사람이 다시치는식으로 진행을 한 건데요, 진아는 프라이머리스쿨(Primary Skool)키보디스트인데, 편한사이라 자주 세션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힙 :이번 앨범에는 샘플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퀀싱으로 작업할 계획인가요? 프 :그때그때하고 싶은걸 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시퀀싱이나 연주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또 어떤걸 하고 있을 지 모르겠네요. 힙 :타이틀 곡은‘물음표’였는데, 혹시 후속곡도 있나요? 프 :없습니다. 사실 타이틀곡 자체가 의미 없는 형태의 음반이었어요. 원래 음반발매, 인터뷰, 공연 이외의 활동은 안 하려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갑작스럽게 방송을 하게 되면서 타이틀곡으로만 활동을 하게 되었죠. 힙 :앞으로 보게 될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멤버가 있나요? 마음속에라도? 프 :물론 있습니다만, 나중에 음반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힙 :얼마 전 발표한‘난리 Good’의 반응이 좋습니다. 인터뷰 초반에도 잠깐 얘기하셨는데요, 간단한 소개와 작업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프 :나이키 ‘air force1’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이었죠. 과거의 올드스쿨함과 미래의 조합이 콘셉트인 곡이에요. 사실 이 제의를 받은 건 발매 3주 전이었던 걸로 기억되네요. 그런데 곡 작업, 녹음, 심지어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3주 만에 이 모든 것을 다해야 하다 보니 시간활용을 엄청나게 잘해야 됐어요. 뮤직비디오제작, 가사작업, 녹음할 시간 등을 계산했을 때 곡이 3~4일 만에 제작돼야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거기다가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축하공연 때문에 다이나믹듀오 형들과 홍콩에 가야 하는 스케줄도 있었어요. 정말 숨 가쁘게 움직였던 거 같아요. 홍콩에서 공연 끝나자마자 새벽에 한국에 돌아와서 그날 바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거든요. 모든 게 초스피드로 작업 됐죠. 힙 :앞으로 나오는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 앨범에도 참여하셨겠죠? 또 아메바컬쳐(amoebaculture)에서 프라이머리가 참여하는 다른 앨범 준비 소식이 있을까요? 프 :네, 물론있죠. 가장 빨리 발매될 음반은 아마 자이언티가 아닐까 합니다. 힙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 ‘딥(Deep)’한 음악에 대한 욕망(?)도 아직 남아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보다 더 ‘딥’한 음악도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프 :물론이죠. 좋아하니까요. 어떤 형태로 어느 시점에 할지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제 음반이 아닐 수도 있고요. #Primary [|praɪmeri] - 형용사:: 주된, 주요한 힙 :리스너, 대중들의 반응이나 의견은 주로 어디서 듣는 편인가요? 프 :SNS에서 주로 보는 편이에요. 신경 안 쓰는 척 하지만 언제부턴가 음원 사이트 순위차트를 가끔 확인하고 있어요. 힙 :퀸시존스가 프라이머리를 극찬하기도 했고, MTV에서는‘한국 힙합의 실력파’로도 소개됐어요. 앞으로 외국진출이나 외국 뮤지션과의 작업 계획은 없나요? 프 :예전에는 해외아티스트들과의 작업에 관심이 상당히 많았어요. 최근에 해외아티스트들에게 작업 섭외 메일을 가끔 받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어서 뒤로 미루게 되더라고요. 좀 여유가 생기면 꼭 해보고 싶어요. 힙 :재즈에도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어요. 요즘에 즐겨듣거나 관심이 가는 재즈 뮤지션이 있나요? 프 :최근에는 딱 재즈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즉흥적인 요소를 가진 jam 밴드 음악을 많이 들었었는데요. Big boss man의 'Full english beat breakfast'를 자주 들었습니다. 힙 :이전에는 Skool, Score 등의 프로젝트 앨범을 냈었죠. 멤버들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프 :Score는 현재 가수 윤하의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고요. Skool 멤버들은 주로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나 싸이먼디(Simon.D)의 라이브 밴드 세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또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에서도 세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힙 :이후에도 프로젝트 계획이 있나요? 프 :네, 아직까지는 구상 중입니다. 힙 :랍티미스트, 마일드비츠와 같이 하기로 한 앨범 계획은 아직 유효한가요? 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는데요, 아직까지는 유효하겠죠. 다들 살아있으니(웃음). 힙 :예전에는 프로듀서보다 컴포저가 되고 싶다고 하셨어요. 당시엔 역량이 부족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지금까지의 행보는 확실히 프로듀서로 보입니다. 프라이머리를 스스로 평가해보자면 어떤가요? 프 :아직까지는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프로페셔널한모습보다 좀 더 야생에 가까운 것 같네요. 물론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듀서는 모든 걸 포괄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프로페셔널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힙 :음악을 들을 때, ‘이건 프라이머리 느낌이다.’ 싶을 때가 있어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프 :저의 취향과 습관이 곡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많이 프라이머리를 기억해주시는 것 같고요. 힙 :요즘 음악 외에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프 :맛집탐방, 기계들, 여행이요. 힙 :음악 프로듀서를 처음 접하고, 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프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건 우선 경험인 것 같아요. 그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질러보세요. 힙 : 마지막 질문에 앞서 힙합플레이야 회원분들께서 남겨주신 질문을 드려볼께요. 이번 LP instrumental 공개하실 예정이신가요? - qlever 프 :계획하고 있습니다! 노래도 랩도 잘하실 것 같은데, 혹시 직접 프로듀싱한 곡을 부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 kds5570 프 :노래도 랩도 못합니다(웃음). 아직까지는 부를 생각이 없네요. 저랑 작업하는 극소수의 분들만이 제 노래를 들어봤네요. 'Primary And The Messengers' 시리즈 2, 3, 4는 글로컬브릿지 캠페인으로 CD를 무료배포하셨는데, 혹시 음원만으로도 수익이 생겼는지 여쭙고 싶네요. ‘물음표’만큼 잘 됐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당시에도 어느 정도 차트 순위에도 올리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 ckha1220 프 :저도 자세히는 아직 모르겠지만 음원이 생각보다 훨씬 잘 됐기 때문에……. 수익이 생겼겠죠? 작업하실 때 막히거나 영감이 안 떠오르시면 어떤 행위를 하시나요? - gengar 프 :TV를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등등 간접경험을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안되면 놀러 나가는 편 이에요. 힙 : 마지막 질문입니다. 사람들이 앞으로 프라이머리를 어떻게 기억해 주기를 바라나요? 프 :계속 진화하는 뮤지션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진행 | 김현우 ( furiorn2@naver.com / http://www.twitter.com/ssatyagraha / http://facebook.com/satyagraha629 ) 편집 | 김현우 / HIPHOPPLAYA.COM 자료제공 | 아메바컬쳐 (http://www.amoebaculture.com) 관련링크 | 프라이머리 트위터 (http://twitter.com/mrPRIMARY) 아메바컬쳐트위터 (http://www.twitter.com/amoeba2004) [참고자료] 2012.12.03 [F.OUND] Primary │ 프라이머리의, 프라이머리에 의한, 프라이머리를 위한 http://foundmag.co.kr/Interview/54068 2012.11.22 [네이버 뮤직] 11월 4주, 이주의 발견 : 국내 - 프라이머리(Primary)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21122 2012.11.16 [스타뉴스] 프라이머리 "힙합, 상상에 날개를 달아줘요"(인터뷰)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2111609330397332&type=1&outlink=1 2012.11.03 [블로그] Mythical Dimension - 프라이머리 인터뷰 모음~! http://roflol.tistory.com/405 2012.11.01 [네이버 뮤직] 뮤직 스페셜 "프라이머리, 2년 간의 완결판" 정규앨범 참여 뮤지션 셀카 인터뷰 공개 http://music.naver.com/promotion/specialContent.nhn?articleId=3426&page=6 2012.04.05 [네이버 뮤직] 뮤직 스페셜 "실력파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두번째 싱글" 박스 가면 속 숨겨진 프라이머리와 그의 음악 http://music.naver.com/promotion/specialContent.nhn?articleId=2904&page=31 2011.10.19 [HIPHOPLE] [Music Salon] 프라이머리 (Primary) http://hiphople.com/?mid=musicsalon&page=2&document_srl=157871 2008.03.27 [HIPHOPPLAYA] 'Back Again' [Primary & Mild Beats]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3105 2007.11.30 [HIPHOPPLAYA] 포스트 밀레니엄 음악 스타일 'Primary Score' 와의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2892 2006.11.06 [HIPHOPPLAYA] 밴드 음악의 시작! Primary Skool http://hiphopplaya.com/magazine/2146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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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rry.K - 'TRUE SELF' 인터뷰 with 김봉현  [3]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정규 2집 'TRUE SELF'를 가지고 돌아온 제리케이(Jerry.K http://jerrykmusic.com)를 대중음악 평론가 김봉현(http://kbhman.com)이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제리케이는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 "김봉현의 힙합초대석"의 1회 게스트로 출연하여 자신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본 인터뷰는 팟캐스트 방송의 일부 내용과 몇 일 후에 진행된 추가 인터뷰 대화를 통하여 완성되었다. 김봉현(이하 ‘김’): 먼저 앨범 제목에 대한 질문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앨범은 많다. 나는 지금까지 수없이 그런 앨범을 보아왔고 [Myself]나 [Me, Myself and I], [Alter Ego]같은 앨범 타이틀을 많이 보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그런 앨범 타이틀은 일견 성의 없어 보이고 이제 좀 식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면에서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Trueself]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제리케이(이하 ‘제’): ‘나에 대해 이야기할 거니까 이런 앨범 제목으로 가야지’라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한창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던 시즌이 있었는데 그 때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열심히 들었다. 거기서 심리학 용어로 ‘Trueself'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자기 안의 여러 모습 중에서 진짜 모습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그걸 듣는 순간 바로 앨범 타이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유의 비슷한 제목은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이걸 제목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김: 풀렝쓰-앨범에 대한 뮤지션들의 생각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단순한 작업물 모음집이라고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교한 흐름과 배치를 완성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앨범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번 앨범은 어떠한 의도와 기획으로 탄생한 것인가? 제: 일단 수록곡 중에는 1년 이상 된 곡도 있다. ‘Victorious’의 1절은 회사 다닐 때 쓴 것이다. 처음부터 ‘이 앨범은 이런 콘셉트로 갈 거야’라고 생각한 건 아니고 일단 곡을 많이 모아놓았다. 그 후 [Trueself]라는 콘셉트에 맞는 곡을 추렸다. 콘셉트에 안 맞거나 좀 아쉬운 곡은 다 믹스테잎에 싣거나 싱글로 발표했다. 김: 그렇게 믹스테잎에 실은 곡으로는 무엇이 있나? 제: 주로 야한노래 같은 것들(웃음). 김: 내 생각엔 그게 제리케이의 진짜 모습인 것 같은데. 제: 그 말을 듣고 보니 넣을 걸 그랬다. 김: 가장 중요한 걸 빠뜨렸다. 앨범의 치명적인 오류다. 제: 아쉽다. 김: 그런데 어떤 곡이든 사실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내 생각엔 가져다 붙이기 나름인 것 같은데, [Trueself]라는 콘셉트에 맞고 안 맞고와 관련한 자신의 기준이 있었다면? 제: 완성도였다. 비트, 가사, 랩의 완성도 다 포함해서 말이다. 믹스테잎의 ‘각성’, ‘The One and Only'같은 곡은 완성도가 아쉬워서 정규앨범에서 뺀 것이다. 완성도 때문에 아직 하드에 잠자고 있는 곡들도 있다. 김: 앨범 타이틀이 타이틀인 만큼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 이것은 어쩌면 언더그라운드의 태도와 관련 있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작업할 때 ‘내 이야기를 난 하겠으니 마음에 들면 듣고 아니면 말아라’라는 식의 태도로 작업한 것인가? 제: 그렇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로서는 그렇다. 그게 아니면 난 가사를 쓰지 못한다. 김: 그런데 뮤지션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경우 무언가 ‘다큐’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 ‘팩트’를 흡수한 후에는 즐겨듣게 되는 포인트를 발견하지 못할 때가 있다. 다행히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을 보면 공감한다, 감동했다. 롤모델이다, 등등의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은데. 제: 공감을 자아내기 위해 무엇을 일부러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냥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멋있게 해내면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이건 너무 내 이야기라 듣는 사람들이 공감을 잘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봤다. 그런데 듣는 분들이 내 이야기는 그냥 소재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노래의 주제를 따로 받아들이더라. 사실 한국힙합 소비층이 좀 어리다 보니까 어린 친구들이 이번 앨범을 받아들이기 좀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동년배는 동년배대로 받아들이고, 어린 친구들은 또 자신의 상황과 시기에 맞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느꼈다. 김: 어린 여성분들이 ‘You’re Not A Lady’를 들으면서 ‘나도 이런 여자가 되어야지’라는 트윗을 본 적이 있다. 제: 그런 반응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그 곡을 듣고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여성 엠씨들에게 ‘You're Not A Gentleman'을 만들어보겠다는 제안도 받았다. 기회를 보고 있다. 김: 윤종신은 이별 가사를 쓸 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도 하지만 때로는 그럴 듯한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한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것에는 무엇이 있나? 제: ‘처음엔 다 그래’같은 경우 디테일한 소재는 내 경험이 아닌 것이 있다. 친구가 좋은 여자를 만났다며 들떠 있는 것을 본 건 내 경험이 맞지만 구체적인 소재는 다른 곳에서 듣거나 지어낸 것이 많다. ‘Who Killed’Em’ 역시 소재 자체는 뉴스를 직접 검색해 기사를 찾아보고 쓴 것이지만 구체적인 가사 내용은 상상을 가미했다. 김: 에서도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Dust 2 Dust' 관련해 소울컴퍼니의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달라. 제: 마지막 베스트 앨범을 만들 때 사실 많은 멤버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난 오로지 소울컴퍼니만 생각했다.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모두가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그렇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되게 힘들었다. ‘Nobody But Me’의 가사도 이런 맥락에서 쓴 것이다. 끝까지 책임진 게 나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잘 마무리를 했고 그래서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보면 소울컴퍼니의 해체는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중에 멋없이 패망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다. 겉으로 보이는 거랑은 좀 달랐다. 김: 위나라였다가 까딱하면 엄백호군으로 망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이야기만 듣기로는 가장 멋질 때 해체해서 다행이다. 그리고 에서 많이 못한 이야기가 참여 프로듀서들에 대한 것이다. 일단 프리마비스타(Prima Vista)가 가장 많은 참여를 했다. 제: 프리마비스타는 나와 가장 친한 뮤지션이다. 지금은 현역으로 군대에 가 있다. 양양에 있다고 한다. 김: 양양은 삼국지 맵에서 24번 아닌가? 신야가 23번이고. 제: ...아무튼 중국은 확실히 아니다. 프리마비스타는 네이트온에 24시간 늘 있다. 집 밖에 잘 안 나가고 집에서 작업하고 음악 듣고 일본드라마 보고 이런 스타일이다. 프리마비스타에게 가장 많은 비트를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것이 가장 많이 나왔고 앨범에도 가장 많은 곡을 싣게 되었다. 특히 이번 앨범의 사운드 콘셉트와 맞는 비트가 많았다. 김: 그 사운드 콘셉트란 무엇인가? 제: 샘플링 위주이되 밴드로 구현이 가능한. 믹스테잎을 발표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곡들이 이런 곡들이었다. 프리마비스타의 비트 중에 그런 것이 많았다. 김: 쇼케이스는 이번 제이콜(J. Cole)의 락더벨스(Rock the Bells) 무대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적 있는데, 앨범의 사운드 콘셉트는 이미 그 전부터 생각해왔다는 이야기인가? 제: 그렇다. 일단 내가 루츠(The Roots)를 워낙 좋아한다. 그러다가 제이콜의 무대를 보고 ‘이거다’한 것이다. 또 제이키드먼(Jay Kidman)의 경우, 일면식도 없었지만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연락을 해서 비트를 몇 개 받았고 그 중에 하나를 골랐다. 사실 결과적으로 제이키드먼의 비트는 ‘증명’으로 완성되었지만 원래 ‘증명’의 비트에는 ‘Who Killed’Em’의 가사를 썼었다. 그런데 ‘Who Killed’Em’ 가사를 쓰기에는 ‘증명’의 비트가 너무 신났다. 마침 프리마비스타가 새로운 비트를 보내줬고 그 비트에 ‘Who Killed’Em’의 가사를 입혀 완성한 곡이 ‘Who Killed’Em’이다. 지슬로(G-Slow)같은 경우는 일단 그 친구가 자기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 친구네 가서 이것저것 비트를 들어보고 있는데 ‘이건 앨범에 넣으려다 말았어요’라면서 들려준 비트가 ‘Dreamer'다. 듣자마자 바로 내가 쓰겠다고 했다. 그 곡에 그럴듯한 기타 반주가 나오는데 그게 실제로 연주한 게 아니라 시퀀싱으로 다 찍어서 기타의 손맛까지 다 구현해놓은 것이다. 김: 에서 힙합의 멋을 모르고 음악을 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연장선에서 질문하자면, ‘다내꺼’를 가리켜 ‘힙합을 깊게 들은 분들이 좋아할만한 곡’이라고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 보통 사람들이 ‘힙합은 왜 그렇게 자기자랑을 많이 해’라거나 ‘왜 그렇게 말장난을 해’라는 식으로 말을 하지 않나. 이런 것들을 내가 잘 모르고 음악을 했던 것 같다. 자기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고 그 멋을 표현하는 것이 힙합에서 멋있는 것이라고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표현방식 중에서 워드플레이(word play)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다내꺼’를 들으면 대체 뭔 소릴 하고 싶은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힙합의 이러한 면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곡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김: ‘다내꺼’의 소제목이 ‘The Winner'인데 이걸 보고 제이지(Jay-Z)의 ’Roc Boys (And The Winner Is...)‘가 떠오르기도 했다. ’Fight Music‘은 제목이 인상적이다. ’무슨무슨 뮤직‘같은 이런 식의 제목 짓기가 힙합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미국힙합에도 이런 제목이 많지 않나. 알앤비에도 'Baby Makin' Music'이라는 노래도 있고. 즉 노래의 주제나 의도를 아예 대놓고 제목에 드러내버리는 방식 말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사랑 노래‘같은 제목들. 제: 느낌이 좋았다. ‘무슨무슨 뮤직’같은 제목의 어감이 좋았다. ‘Fight for Your Life'나 ’주먹‘같은 제목보다는 지금 제목이 느낌이 더 살았던 것 같다. 인생과 싸우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음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 ‘We All Made Us'에서 팔로알토(Paloalto)의 랩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제: 먼저 가이드를 받아서 들어본 뒤 정식 녹음 버전을 받아서 수록한 것이다. 가이드를 듣자마자 난 ‘우오’ 이랬다. 달라진 스타일이 좀 낯설긴 했지만 난 좋았다. 그 벌스를 가지고 안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다. 김: 개인적으로 팔로알토의 가사 중 ‘내가 하는 일은 여러 개라 정신없지/ HI-LITE 우리 팀원 중엔 병신 없지’ 부분이 인상 깊었다. 어떤 의미에서 올해 최고의 펀치라인이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제: 나 역시 팔로알토의 랩을 듣고 이거 간만에 파워힙합이 좀 느껴지는데 싶었다(웃음). 사실 팔로알토가 이제는 좀 그런 파워힙합 같은 가사는 어린 친구들이 하는 게 더 멋지다고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전야제]같은 앨범도 낸 걸로 안다. 그런데 좀 빡치는 게 생겨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런 가사를 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격앙된 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김: ‘You’re Not A Lady’의 멜로디는 자이언티(Zion T) 본인이 만든 것인가? 제: 그렇다. 이 곡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사실 자이언티 외에 다른 보컬리스트가 한명 더 참여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사정에 의해 그 분은 빠졌다. 처음에 그 두 명에게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멜로디 가이드라인을 보내준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곡이 완성되었다.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멜로디 스타일로 갔다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다(웃음). 자이언티는 녹음실에 와서 즉석으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드는 스타일이다. 그게 다 하루 만에 끝이 났다. 단 중간 브릿지 부분은 다른 날에 한 번 더 와서 작업하고 갔다. 되게 신기한 타입이다. 그냥 ‘음~ 음~’ 거리면 멜로디가 나온다. 난 원래 그렇게 준비 없이 작업하러 오는 걸 싫어하는데 자이언티는 그래도 된다는 걸 느꼈다. 김: 준비해놓고 안 준비한 척하는 게 아닐까? 이미 1번부터 10번까지 머릿속에 다 있는데 연기한다고 생각은 안 해봤나? 제: 좋은 음모론이다. 한번 제기해보겠다. 김: 물론 농담이다. ‘You’re Not A Lady’의 멜로디를 제외하고는 앨범에 들어간 멜로디를 모두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다. ‘Martini Talk'도 물론이고. ‘Martini Talk'는 직접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그런데 프로듀싱 자체는 예전부터 해왔지만 이런 스타일의 노래는 잘 만들지 않았다는 느낌인데. 제: 그렇다. 감성이 좀 돋았던 날 만들었던 것 같다(웃음). 어찌 보면 우연히 발견한 사운드이기도 하다. 악기를 만지작거리다 우연히 이런 사운드를 발견했고 그 후로는 작업이 순조롭게 풀렸다. 김: ‘Martini Talk'의 후렴이 지닌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제: 곡의 기본 콘셉트는 바에 혼자 가서 거기에 있는 삶에 지친 한 여성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여성의 괴로워하는 눈빛이 다 보이고 그러면서도 그걸 이겨내고 싶어 하는 그런 표정이 나는 다 보인다, 뭐 이런 의미다. 그리고 지금 당신의 모습이 어쩌면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또한 그 여성이 나 자신일 수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곡이랄까. 김: 이 곡을 듣고 드레이크(Drake)가 떠올랐다. 그런데 이런 스타일이 한편에서는 비판받기도 한다. ‘게이힙합’이라는 소리도 있고(웃음). 최근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 대선이 오바마의 승리로 결정되었을 때 돌던 한 트윗이었다. 대략 ‘Mitt Romney is probably listening to drake right now.’라는 내용이었는데 일단 웃기기도 웃기지만 미국에서 드레이크의 음악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기도 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 나는 드레이크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런 스타일이 나온 덕분에 힙합이 할 수 있는 감성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생각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서 봐야하지 않을까. 김: 커먼(Common)과 드레이크의 비프도 있었다. 그 비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드레이크의 인-하우스 프로듀서 격인 보이원다(Boi-1da)의 반응이었다. 보이원다가 커먼에게 “당신도 90년대 후반에 발표한 [One Day It'll All Make Sense]에 수록된 몇몇 곡으로 ‘힙합이 아니다’, ‘힙합을 더럽혔다’ 등등 지금 드레이크가 욕먹는 것과 비슷한 욕을 먹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 당사자가 이제 와서 드레이크를 똑같은 맥락에서 공격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뭐 이런 식의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 일단 난 그 비프를 재미있게 봤다. 커먼도 이해가 갔고 그 반대 반응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전자 입장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시상식에서 좀 어정쩡하게 화해한 건 좀 별로였다. 마지막이 흐지부지된 느낌이랄까. 그래도 커먼은 좋아한다(웃음). 김: 커먼도 옳고 드레이크도 옳고 사람들 말도 옳고..마치 황희 정승 같다. 그러면 이제 ‘월요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김박첼라의 곡이다. 제: 가사를 쓰고 이건 김박첼라 형한테 곡을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첼라 형은 곡을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같이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라 곡을 함께 만들어갔다. 기대대로 내가 원하던 느낌을 잘 구현해주었다. 김: 이 곡을 타이틀로 한 것에 만족하나? 제: 일단 만족이 더 크다. 반면 에서 말했듯 내 또래들이 더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월요병’을 타이틀로 한 건데, 정작 또래들이 이 곡의 가사를 피로하게 느껴서 잘 듣지 못하겠다는 부분도 있다는 걸 듣고 아차 싶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앨범의 색을 유지하면서 완성도나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곡으로 ‘월요병’만한 곡이 없다는 생각이다. 김: 혼자 레이블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해외 팬을 염두에 두고 가사나 앨범소개 글을 영문으로도 첨부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직접 쓰는 건가? 최초인 것도 같은데. 제: 영문번역을 도와주는 친구가 있다. 혼자서 한국힙합을 소개하는 영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이다. 최초라고 하기에는 좀 불확실하지만 아마 전곡 가사를 영문으로 동시에 띄운 건 최초일 것이다. 김: 우리끼리 최초라고 하자. 제: 좋다. 나는 그게 되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나는 힙합엘이(http://hiphople.com)를 보면서 미국힙합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내 음악을 더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지는 않지만 종종 해외 팬들이 나에게 멘션을 보내온다. 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 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노벨문학상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한국어의 맛을 온전히 살리면서 영문으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글 가사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점이 중요할 듯한데. 제: 일단 내가 영어실력이 충분하다면 직접 했겠지만 그럴 만큼의 능력도 시간도 안 되다 보니 다른 분에게 맡기게 됐다. 그리고 완성된 번역문이 내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의도한 뉘앙스가 100% 완벽하게 담기진 못했구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한다. 그렇지만 지금 힙합엘이의 번역도 그런 뉘앙스를 100% 완벽하게 살리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니 지금은 일단 시도만으로 타협한 것이다. 당연히 번역이 나쁘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웃음). 그리고 실제로 번역된 걸 보면서 내가 조금 고친 부분도 있다. 김: ‘Nobody But Me'에 ’꼬맹이들의 놀이가 돼버린 이 판에‘라는 구절이 나온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면? 제: 나이나 외모의 차원이 아니라 힙합적인 감성의 깊이에 대한 문제라고 할까?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랩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단지 인기를 끌고 연예인 놀이를 하고 싶어서 랩을 하는 친구들도 많고. 되게 꼬맹이 같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멋있지 않다.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 ‘정신적인 꼬맹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말처럼 들린다. 제: 그렇다. ‘Childish Ego'(웃음). 김: ‘You’re Not A Lady’에 나온 ‘애매하게 적어놓은 대화명’의 적절한 예로는 무엇이 있나? 제: ‘오늘 내 마음 맑음’이나 ‘다시 시작’, ‘봄 again' 이런 거 있지 않나(웃음). 내가 경험한 바는 아닌데 아는 사람이 그런 것 때문에 헷갈려죽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김: 소위 ‘얼빠’라고 불리는 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제: 소리헤다 표현으로는 그런 분들에게 한국힙합 뮤지션들은 ‘만질 수 있는 빅뱅’같은 존재라고 하더라. 일단 나에게는 그런 팬들이 별로 없어서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심한 분들은 극성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꼭 그렇게 구분 지을 필요가 있는가도 싶다. 음악을 좋아해서 팬이 되었든 얼굴이 잘 생겨서 팬이 되었든 어떤 경로로든 팬이 되어서 음악도 들어보고 그 뮤지션에 대해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알아가게 된다면 그 걸로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음악을 듣고 팬이 된 사람과 얼굴을 보고 팬이 된 사람 사이에 음악을 듣는 깊이랄까, 그런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굳이 나쁘게 바라보는 편은 아니다. 나한테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인가(웃음). 김: 트위터에 ‘제리케이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제: 롤모델까지는 아니지만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같은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 그가 지닌 위치나 영향력이 다른 뮤지션들보다 좀 독특하지 않나. 김: ‘제리케이처럼 귀여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있었다. 제: ‘제가 왜 귀엽죠?’라는 답을 드리고 싶다(웃음). 김: 동감이다. ‘마왕님은 사랑입니다’라는 멘션도 있었다. 왜죠? 제: 글쎄. 일단 난 단 한 번도 내 스스로 나를 가리켜 마왕이라고 칭한 적이 없다(웃음). 내가 마왕이기 때문에 [마왕]이라는 앨범을 낸 게 아닌데. 김: 마왕처럼 악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한 말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2012년 올해의 한국힙합 싱글’ 하나를 꼽는다면? 제: ‘씨스루’다. 듣는 순간 완전히 매료됐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도 가지고 있으면서 마니아들이 봐도 흠잡을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빈지노의 ‘아쿠아맨’도 좋았고 팔로알토&이보의 ‘서울’도 좋았다. Photo by Boobagraphy [관련기사] [FROM ARTIST]힙합뮤지션이 말하는 Jerry.K 『 TRUE SELF』 http://hiphopplaya.com/magazine/10030 제리케이, '우성인자2' 무료 배포 http://hiphopplaya.com/magazine/9808 [관련링크] Jerry.K https://twitter.com/JerrykMusic http://jerrykmusic.com http://www.youtube.com/user/jerrykloq 김봉현 https://twitter.com/kbhman http://kbhman.com [팟캐스트 - 김봉현의 힙합초대석] 1회: [Trueself]를 발표한 Jerry.K와 함께 http://kbhman.com/radio/1577 진행: 김봉현, 기린 초대: Jerry.K 편집: 김봉현
  201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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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Soulscape - 기획 인터뷰 [포드 사운드 오브 퓨전 프로젝트]  [6]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는 묵직한 베이스 드럼 소리로... 자동차의 파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강렬한 엔진음은 몽환적인 테크노 뮤직의 배경 사운드로... 전자 경고음은 다양한 피치의 신디사이저 음으로 변신한다. 소리들이 만나 음악이 되고, 퓨전은 악기가 된다.”    어느 순간, 우리 주위에서 수입 자동차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 강남 한복판으로 드라이빙을 나서는 날에는, 앞, 뒤는 물론 양 옆까지 수입 자동차들에게 포위 당하는 경험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팔리고 있는 자동차 열 대 중에 한 대가 수입자동차라고 하니, 바야흐로 수입차 대중화 시대다. 보다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수입차 브랜드의 노력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겨울, 상당히 새로운 시도가 있다는 소식을 HIPHOPPLAYA가 입수했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 포드에서 자신있게 내놓는 2013년형 올-뉴 퓨전 출시에 맞춰 음악/영상 분야의 대중 문화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운드 오브 퓨전(Sound of Fusion)’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 게다가 그 예술가는 우리에게 특히 친숙한 뮤지션인 DJ 소울스케이프라는 것이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악이라던지 클래식 등, 소위 주류 고급 문화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을 한 사례는 많았지만, HIPHOPPLAYA 독자들이 사랑하는 팝 문화와의 접목 시도는 수입차 가운데에서는 최초 사례로 기록될 만큼, 포드가 대단히 색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드라고 하는 브랜드가 이렇게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문화 취향과 음악적 다양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질 만큼 젊고 신선한 브랜드였는지에 대한 새삼스러운 궁금증마저 생긴다. 문득, 울퉁불퉁 머슬카의 대명사인 머스탱 역시 바로 포드에서 만들고 있다는 데에까지 생각이 미치며 이 “100% 오리지널 아메리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묘한 친근감마저 새록새록 든다. 어쨌든, 수입차와 뮤지션이 만나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배경과 뒷얘기를 듣기 위해 HIPHOPPLAYA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DJ 소울스케이프를 만나 ‘사운드 오브 퓨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미니인터뷰 with DJ Soulscape > Q. 안녕하세요, 힙합플레이야 입니다.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j soulscape입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올해 여름에 했던 단독 공연 'sample-a-delic'이후로 다음 앨범을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방배동에서 rm360이라는 레코드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얼마전 7주년을 맞이한 360 sounds의 파티/전시 등을 기획 준비하며 지냈습니다. 올해 studio 360이라는 레이블을 시작해서, second session이라는 3인조 훵크 소울 밴드의 앨범을 제작하였고 활동전반을 같이 기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Q. 지금도 레코드 판을 많이 모으세요? 하루에 음악은 얼마나 들으시나요? 매년 미국 각지를 돌면서 약 3-4천장정도의 컬렉션을 모으고 있습니다. 동시에 샵을 운영하기 때문에 샵을 통해서도 매년 약 만장 이상의 레코드를 접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는것은 일상이지만, 요즘은 샵과 스튜디오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진지하게 앉아서 음악을 들을 시간이 예전보다는 많지 않은듯 합니다. Q. 360 Sounds 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의 360 Sounds 의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주신다면? 얼마전 7주년 기념 파티를 했습니다. 사실 360 sounds의 모든 멤버들이 각자 자신의 활동들을 병행하고 있기에 그전처럼 활발하지는 못하지만, rm360을 기반으로 했던 윤협, 기린의 전시라던지 7주년 기념 믹스셋, 스투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각도로 재미있는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Q. 흑인 음악 장르를 떠나서 최고의 프로듀서, 최고의 DJ, 소리의 장인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닙니다. 이런 수식어들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느껴지나요? 예전에 잠깐 들었던 과찬이고 이제는 다시 백지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 앨범을 발매한지도 오래되었고 프로덕션 면에서 최근에 레이블 문제라던지 기획력 부족 등으로 작품들을 발표하지 못한지가 오래되어 상당히 뒤쳐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로서도 그렇고 디제이로서도 아직은 좀 정리가 더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Q. 한국의 옛 음악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탐구는 계속 되고 있나요? 주로 해외에서의 디제잉이나 인터뷰 등은 전부 이런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더라도 계속 공부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보다 알려지지 않은 캬바레 경음악 레코드라던지, 연주음악들, 혹은 80년대 초중반의 모던소울/디스코/부기/뉴웨이브 쪽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참고자료] - The Sound of Seoul - More Sound of Seoul Q. 힙합 DJ와 프로듀서로서 여러 문화 영역과의 공동 작업에 활발한 편입니다. 이런 작업들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가요? 특별히 관심이 많다기 보다는 제가 관심 갖는 부분에 있어서만 움직입니다. 다른 영역에서의 서로 다른 요소들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운드 오브 퓨전 ‘사운드 오브 퓨전’은 포드코리아와 DJ 소울스케이프, 미디어 아티스트 신정엽 등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국내 팝 아티스트의 협업을 통해 ‘올-뉴 퓨전’이 가진 디자인, 예술성이라는 자산을 다양한 소리와 빛 이라는 요소를 융합해 예술 작품을 창출해 내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의 음악 부분은 우리나라 최고의 DJ 겸 프로듀서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맡았다. 차 문을 여닫는 소리, 와이퍼 작동 소리, 각종 전자 경고음, 음성으로 차량의 기능을 작동시키는 싱크(Sync) 사운드 및 운전자가 일상에서 접하게 될 다양한 퓨전의 소리 샘플을 채집하고, 이를 작곡 및 믹싱 작업을 거쳐 세련되고 펑키한 음악으로 재탄생 시키게 된다. 특히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음악은 미디어 아티스트 신정엽씨를 통해 퓨전의 도시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결합되어 영상으로도 표현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자동차와 음악의 콜라보레이션 수입차 브랜드가 기존 클래식이나 고전 미술 등의 영역의 예술가들과 협업한 사례는 있었지만, 자동차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이용하여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내는 시도는 사운드 오브 퓨전이 국내 최초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티스트 DJ 소울스케이프는 “수 만개의 부품들로 이루어진 자동차라는 대상은 대단히 많은 소리를 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의 재료이며, 이를 악기 삼아 음악을 창조하는 과정은 아티스트에게 있어 매력적인 도전”이라며, “사람들로 하여금 단순히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올-뉴 퓨전이 가진 고유한 느낌과 메세지 역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덧붙였다. Q. 처음 제안을 받았을때 든 생각은 무엇인가요? 이런 식의 사운드 작업은 다양한 방면에서 전개되어 왔던 것이라서 식상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소재가 자동차라는 것이 끌렸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데, 차안에서 음악을 듣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특히 처음 타는 차의 경우에는 차에서 나는 엔진소리부터 기계음까지 모든 부분을 좋아합니다. 제가 주로 플레이하는 7" 훵크 레코드 중에 LTD in motion이라는 곡이 있는데, 포드사의 60년대 주력 모델 중 하나였던 LTD를 소재로 한 음악입니다. 때문에 21세기에 이런 프로젝트를 제안받음으로서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른 형식이지만 어느 정도 이러한 기록물에 대한 오마쥬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Q. 포드 측에서 특별히 요청했던 것이 있었나요? 전혀 없이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비트를 만들어줄 것을 원했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Q. 퓨전의 소리 샘플은 어떻게 채집되었고, 어떻게 가공되었나요? 이 프로젝트의 전체 음악 감독인 박세준 음악감독님의 지휘 아래 자동차의 모든 파트에서 발생하는 소리들을 담았습니다. 저는 레코드에서의 샘플링만을 다뤄왔기 때문에 녹음된 소스들을 가공하는 것들도 그런식으로 잘라서 샘플화 하였습니다. Q. 음악을 작업한 방식에 대해서 소개해 주신다면? 각각의 파트에서 나는 소리들을 제 기호에 맞게 분류하고 다듬었습니다. 디제이 믹서나 DAW상에서 이퀄라이저나 다른 이펙트등을 만지고, maschine상에서 스케치하여 mpc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시 DAW로 녹음하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가능하면 원래 소스에서 너무 큰 변형을 하지 않으면서 특징을 살리고자 하였습니다. Q. 영상을 작업한 미디어 아티스트 신정엽씨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신감독님과는 안애순 무용단의 '불쌍' 작품을 같이 하면서 작업을 해본 바 있었습니다. 매핑이라는 부분에서 다양한 요소들이 샘플링과 비슷한 알고리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Q. 만들어진 음악과 포드 퓨전의 공통점은?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왜나면 처음 본 퓨전은 굉장히 얌전해 보이고 실용성 강한 감성이었지만,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주행감이랄지 코너링이라던지, 무게감이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남성적이었기에 그런 부분이 음악에 녹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느낌은? 이런 프로젝트가 더 다양한 다른 아티스트들과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산업화를 상징하는 공학기술의 결정체인 예술작품이기 때문입니다. Q. 포드 퓨전(자동차)을 한마디로 설명해 본다면? 미국의 저력! Q. 요즘 즐겨듣는 한국 힙합 앨범이 있나요? 굉장히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앨범들을 다 듣습니다만, 최근의 simo, mood schula의 (공개되지 않은) 작업물들은 시대를 앞서 있어서 오히려 발매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리고 rm 360을 기반으로 발매될 비트메이커 som def과 dclat의 작업중인 앨범은 내년을 더 재밌게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언제 발매될지 모르겠지만, 요즘 제일 좋아하는 곡은 masta wu형의 새 싱글인데 정말 몰래 뺏어서 틀고 싶을 정도입니다. 기린의 리믹스 앨범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림도 좋아하는데 이번 전시때 한국에 없어서 구입하지 못한것이 아쉽습니다. Q. 요즘 관심있게 지켜보는 신인 뮤지션이 있나요? (Rapper, DJ, Producer 상관없이)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프로듀서/디제이로 dom kennedy와 활동하고 있는 drew byrd가 생각납니다. Q. 지금 바로 생각나는 사랑하는 음반 1장은? 그 이유는? 두장 안될까요? second session의 첫 앨범과 otakhee - smoked jazz ※ [참고자료] - second session : http://thesecondsession.wordpress.com/about/ - OTAKHEE - SMOKED JAZZ EP RELEASE‎ : http://musimdang.blogspot.kr/2012/08/otakhee-smoked-jazz-ep-release.html Q. DJ Soulscape 와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재밌습니다. 한번 해보세요! 제대로 하면 정말 재밌습니다. Q. 앨범 소식은 있나요? 올 여름에 했던 공연에서 다음 앨범에 수록될 곡들을 공연한적이 있었습니다. 이젠 뭐 별로 물어보는 사람도 없어서 나올때가 되면 나오는 걸로 하겠습니다~ Q. 앞의로의 계획을 포함하여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턴테이블을 사고 레코드를 사기를 권합니다. 디제이가 아니더라도요. 씨디도 사고 공연도 보러 다니고 파티도 즐기세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서포트해주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비난하세요. 생각보다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 DJ soulscape “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의 기술력으로 재탄생한 올-뉴 퓨전을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들 통해 대중에게 먼서 알리고자 사운드 오브 퓨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다음 달 초 출시 이후에도 다양한 대중 문화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퓨전과 연계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해 내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해 나갈 것” - 포드코리아 정재희 대표 이사 젊은 감각의 문화 광고 캠페인 수입차 브랜드가 기존 클래식이나 고전 미술 등의 영역의 예술가들과 협업한 사례는 있었지만, 자동차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이용하여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내는 시도는 사운드 오브 퓨전이 국내 최초이다. 포드는 이미 지난 5월, 미국에서도 본사가 위치한 미시건주 디어본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테크노 뮤직 아티스트들과 퓨전을 이용해 동일한 형태로 작업하여 만들어진 음악을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소셜 네트워크에서 공개하고,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에도 출품하면서, 틀을 벗어난 혁신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퓨전의 인쇄 광고 역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중형 세단 중 퓨전만 돋보인다’는 컨셉으로 제작된 이 광고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아닌, 길에 주차된 차량에 페인트로 배경 이미지를 차 위에 그려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일일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메이킹 필름은 SNS를 통해 공개됐다. http://www.facebook.com/photo.php?v=350795645017548 이어 최근 공개된 퓨전의 새로운 광고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투팍(Tupac Shakur)의 시(詩) ‘콘크리트에서 자라난 장미(The Rose That Grew from Concrete)’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으로 퓨전이 기존 차들의 퍼포먼스, 스타일, 혁신을 틀을 깼다는 메시지를 상징화하는 등 포드는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퓨전의 주요 타깃엔 젊은 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GEnzJklNecw All-new 2013 Ford Fusion Commercial - "A Rose"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되는 최종 음원과 영상은 12월 올-뉴 퓨전 런칭 행사를 통해서 미디어와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포드코리아는 공식 페이스북(http://www.fb.com/fordkorea)을 통해 이번 ‘사운드 오브 퓨전’ 작업의 첫 번째 메이킹 영상을 금일 공개하며, 12월 공식 출시 전까지 제작 관련 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갈 계획이다. [관련링크] 포드코리아 FACEBOOK : http://www.facebook.com/fordkorea DJ Soulscape Official Blog : http://djsoulscape.wordpress.com/ DJ Soulscape wikipedia : http://ko.wikipedia.org/wiki/디제이_소울스케이프 포드자동차 (Ford Motor Company) 소개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는 미국 미시건주 디어본(Dearborn)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현재 6대륙에 진출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65여 개 공장에 약 17만 2천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포드(Ford)와 링컨(Lincoln)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포드 크레딧(Ford Motor Credit Company)을 통해 자동차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드 홈페이지(http://corporate.ford.com)를 방문하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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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 랩으로 말하다 '앤덥' 인터뷰  [13]
힙플: 먼저 두 번째 EP '20' 앨범 발매 축하합니다. Bootleg 앨범 'I Keep Going' 발매 이후 1년 반 정도 흐른 후 나온 앨범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Andup(앤덥, 이하:A): 일단 고3이 돼서 입시 공부를 나름 했고요. 그 후엔 공연하면서 학교 다니고 새내기 생활 맘껏 했어요. 술술술술술술 숙취 (웃음) 힙플: 그 사이에 소지섭씨의 '북쪽왕관자리' 앨범에 참여하셨어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A: 우연하게 건너건너 'Blue Brand' 앨범 기획하신 김건우 작곡가 형님을 뵙게 됐는데 '이거 한 번 해볼래?'해서 받아서 써본 곡들이었어요. 처음 가요 일 하는 거치고는 너무 큰 건이어서 채택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제작사랑 소지섭 형님 쪽에서 오케이가 돼서 작업을 들어갔어요. 일본 콘서트도 스텝으로 가게 돼서 덕분에 '20' 앨범 제작비가 단숨에 마련됐어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소간지느님 (웃음) 힙플: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에 가장 큰 차이가 성인이 되고,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것 같아요. 느낌이 어때요? A: 일단 전 제가 보고 겪는 환경에서 곡 주제를 정하니까요. 생활, 일의 바뀜에 따라서 곡의 주제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죠. 고등학교 때는 항상 간섭받고 무엇을 하든 제약도 너무 많고 음악 하면서도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도 동시에 받고 있었고 해서 어두운 곡들이 많았는데 대학 오고 나니까 수업 듣는 시간 외엔 내 맘대로 스케쥴 조정하고 하고 싶은거 보고 싶은거 쓸 돈만 남아있으면 거의 다 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어머니께서 스무 살을 기점으로 저를 완전히 놓아 키우시기 때문에 (웃음) 재밌는건 다 하고 지낸거 같아요. 과팅도 해보고 술 먹고 학교에서 자기도 하고. 상당 부분 허락되기 전에 해봤던 것들이 많아서 즐거움이 덜하긴 했지만 (웃음) 힙플: 연기 과에서 청소년 학과로 전공을 바꿔 진학하였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영화도 좋아하고 연기에 관심이 많긴 했었는데 대학을 간다는 게 4년간의 세월과 등록금을 기회비용으로 쓰고 그 이상 뭔가 얻어야 하잖아요. 근데 고등학교 때 연기를 배워 보고서 제가 연기를 배운다고 해서 실제로 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어요. 업으로 삼는 분들에 비해서 열정도 떨어지고 재능도 떨어지고 그런데 단순히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로 연극영화과를 진학하는 건 시간 낭비 돈 낭비일 것 같았고요. 제 적성을 생각해봤을 때 경험상 여러 지역, 여러 전공, 다양한 성적, 여러 성향의 친구들을 많이 만나면서 청소년기를 보냈었고 10대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내고 나서 오는 피드백에서도 느낀 게 있었고요. 입시준비 중에 E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쿠바의 소년원 퇴소 청소년들을 힙합 음악을 가르치면서 교화하는 센터를 봤어요. 현역에서 은퇴하고 나서 저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하는 음악 일과 상담 지식을 합치면 한국에서 저런 일을 해볼 수 있겠다 생각해서 알아봤더니 청소년학과 가 있더라고요. 청소년 심리를 비롯한 상담, 지도에 필요한 걸 배우는 학문인데, 그 후로 지금 다니는 과만 생각하고 공부했어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웃음) 힙플: 음악을 전문으로 배우는 학과로 진학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셨나요? A: 제가 작곡을 한다면 고려해 봤을 것 같은데 랩이 배운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있을까 생각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학비나 시간을 다 투자할 만큼 얻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실제로 제가 아는 어떤 형도 랩 전공으로 학교를 들어갔는데 교수보다 학생이 잘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직접 부딪히고 듣고 해보면서 배우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았어요. 시퀀싱은 조만간 배워볼 생각입니다. 힙플: 올해 초 공개된 두메인 싸이퍼 영상이 큰 호응을 얻었어요. 벅와일즈, 두메인 두 크루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크루 근황 소개 부탁해요. A: 벅와일즈는 제이통형이 부산을 기점으로 주변에 실려있고 눈에 띄는 뮤지션들을 쭉쭉 흡수한 크루고요 (웃음) 두메인은 저 인터넷에서 아마추어 활동할 때부터 같이 하던 형들로 시작해서 그냥 같이 어울려서 놀던 사람들끼리 뭉친 크루에요. 딱히 설명보다 각자 앨범이나 공연, 믹스테이프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곧 다 알게 되실 거에요. 힙플: 싸이퍼 영상같이 또 다른 크루 활동을 준비하시고 있는 게 있으신가요? A: 올해 말에 공연 얘기가 있었는데 안 하게 된 것 같고요. 벅와일즈 컴필레이션 앨범도 아직 각자 앨범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서 당장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일단 각자 준비하고 있는 게 앨범이든 믹스테이프이든 쭉 쌓여있는 상태라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계획이 없을 것 같습니다. 힙플: 이제 앨범 이야기를 해 볼 게요. '20' 특별한 컨셉을 가진 앨범인 것 같은데 중점을 두고 작업한 부분이 있나요? A: [The Speaker of Teen] 작업할 때랑 같은 생각으로 작업을 들어갔어요. 지금의 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가사들을 쓰려고 했고요. 음악을 하고 있지만, 딱히 제 생활이 남들과 구분되게 달라질 정도로 유명한 게 아니라서 멋 부리는 가사나 음악 한다는 걸 특별히 부각시키는 별로 멋없을 것 같았어요. 다른 뮤지션 형들이 하는 것보다 제가 해야 더 와 닿을 얘기를 하고 싶어서 1학기 다니면서 계속 주제나 아이디어를 모아 놨었어요. 힙플: The Quiett, 김박첼라, J.Sin, Vida Loca, Giriboy Jayrockin' 등 많은 뮤지션이 프로듀서로 참여했어요. 구성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일단 앨범 작업 때 곡을 먼저 받고 구성을 하기보다는 주제와 구성을 정해놓고 설명을 드리면서 곡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먼저 주제를 정해놓고 한국힙합곡들을 계속 뒤져보다가 바이브의 접점이 느껴지는 형들한테 부탁을 드렸어요. 콰이엇형 같은 경우는 '20'가 '상자 속 젊음 pt.2' 에서 이어지는 맥락이 있기 때문에 꼭 콰이엇형하고 하고 싶었고 Jayrockin’ 형은 긱스 형들의 '어딜가나' 에서 접점을 찾아서 부탁드렸고 다 프로듀서 형들의 전작과 제 아이디어의 접점을 찾아서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힙플: 더불어 BrotherSu, Crucial Star, Hwaji, DJ Dopsh, Lovey 등 여러 뮤지션이 피처링으로 참여했죠. 섭외 기준점이 있었나요? A: 제가 소화 못 하는 부분을 채워주실 형들한테 말씀드렸죠. 특히 '지금 이대로' 같은 경우 멜로디를 제가 짜서 불러봤는데 너무 쳐지고 힘겨워서 (웃음) 음악들 디깅 하던 중에 브라더수 형 목소리가 어울릴 것 같아서 말씀드렸었고 돕쉬형은 작업할 때 마침 돕쉬형 앨범 많이 듣던 때라 당연스럽게 돕쉬형한테 말씀드렸고 거의 피쳐링진을 누굴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곡마다 떠오르는 분들한테 연락을 드렸어요. 힙플: '지금 이대로'의 가사를 보면 '넥타이 안 매는 젊음' '못 하는 거 빼곤 다 할 수 있는 지금 나이' 이런 식으로 이전과는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어요. 뮤지션의 입장으로 10대와 20대 크게 변한 부분이 있나요? A: 넥타이 안 매는 젊음. 제가 좋아하는 구절인데요. (웃음) 넥타이 안 메던 초등학교 땐 좀 자유롭고 자기 시간도 많잖아요. 대부분 학교에서 규제도 많지 않고. 근데 중학교 들어가면서 넥타이가 교복에 들어가고 두발규정 성적, 교복 규정에 엄청나게 옭아매잖아요. 본격적으로 전교 석차라는 게 통지되고 그러다가 대학생 땐 또 자유를 찾고. 취직하고 나면 다시 먹고 사는 일에 매여서 살게 되니까… 넥타이를 안 매고 있는 시기가 최고인 것 같아서 그렇게 썼어요. (웃음) 네 뭐 방금 말씀드린 그대로예요. 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그냥 내 몸 움직이는 데만 해도 가로막는 일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제 다 제 맘대로에요. 나쁜 짓만 안하면 되잖아요. 가끔 우울하고 걱정 많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즐기면서 지내고 있죠. 힙플: Jayfactory와 함께한 '지금 이대로'의 뮤직비디오가 재치 있는 영상으로 완성되었어요. 독특한 기획만큼 촬영 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뭐 특별한 설정을 안 잡고 자연스럽게 잡는게 기획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집에서 놀고 인터넷 서핑하고 파티 가서 놀다가 공연하고 내려오고 술 마시고 엄마차 끌고 홍대 가고 그랬어요. (웃음) 아 한강에서 친구들이 싸우는 설정이 있는데 그게 실화를 재연한 거에요. 한강에 오줌싸다가 얼굴에 튀어서 맞붙을뻔한 사건 (큰 웃음) 힙플: 어떻게 보면 팬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에요 (웃음) 'That girl' 실화인가요? A: 실화가 아닌데 실화라고 해야될 것 같아요. 전 맘에 드는 여자 뒤따라가 본적이 없고요. 우리 학교 동기들이 자주 그러더라고요. '대학영어 그녀' , '831 버스 그녀' 맨날 바뀌면서 실패하는데 (웃음) 그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제의 that girl을 대입시켜서 만든 그런 노래에요. 힙플: 그럼 지금 'That girl'과는 관계는 어떻게 되었나요? (웃음) A: 훈훈하게 아이엔쥐 (웃음) 힙플: '20' 트랙 인트로에서 '어쩌면, 이건 세 번째 이야기'라고 나지막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처음 곡을 구상할 때부터 '상자 속 젊음 pt.2'의 뒷이야기로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대학생만 되면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한 고민들. 청소년기에 갇혀서 지냈기 때문에 이어지는 고민들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또 이 얘기가 '상자 속 젊음' 원곡하고는 전혀 이어지지 않아서 pt.3 라고 하기는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인트로에서만 암시를 줬어요. pt.3 라는… 이 곡은 콰이엇형 LA 출국 직전에 비트를 받아서 입국하신 지 이틀 만에 믹스에 착수한 아주 빡센 역사를 가진 곡입니다. 많이 들어주세요 (웃음) 힙플: 앤덥씨 음악에는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한 동경이 음악 속에 묻어 있는 것 같아요. 앤덥씨의 롤 모델이 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모델이라기보다 기존에 나온 음악들을 교과서로 썼던 것 같아요. 라임 쓰는 방식에서는 팔로알토 형이나 버벌진트 형 많이 참고했었고요. 가사적인 면에서도 팔로형, 또 콰이엇형. 스타일 적인 면은 T.I , 투팍 많이 따라 했었고 요즘엔 모르겠어요. 이번 앨범은 mac miller, wiz khalifa 노래 많이 들으면서 작업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vibe. 힙플: 앤덥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청자들과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풀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 특별한 과정이 있나요? A: 그냥 공감할 주제를 찾는다기보다 제가 생활이 그냥 음악 안 하는 보통 친구들하고 크게 다르지가 않아요. 여가 시간에 게임 안 하고 랩하고 음악 듣는 거 뿐이지. 학교도 다니고 아직도 고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쓸데없는 얘기 많이 하고. 물론 보통 학생들이 안 하는 생각이나 경험도 많이 하겠지만. 뮤지션간지랄까 그런 느낌은 이미 형들이 멋있게 해놔서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잘 안 들어요. 나중에 잘되고나서 앨범에선 공감대가 없는 제 얘기만 할지도 모르겠어요. 힙플: 딥플로우 - Heavy Deep 리믹스 버전을 준비 중 이 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쯤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얼마 전에 딥플로우형도 만나서 '야 너 그거 왜 한 개밖에 안 해?' 하더라고요. 사실 두 곡 공개했는데 비트가 빡빡한 곡이 많아서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웃음) 요즘 유난히 가사가 잘 안 써져서 언제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진짜 언젠가 전곡에 다 할거에요 제 트위터(http://twitter.com/andupindahouse)나 페이스북에(http://facebook.com/andupindahouse)를 주시하시면 한 곡씩 간헐적으로 올라올 것 같습니다. 힙플: 올해 초 'Fuck away'란 트랙을 공개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일침을 가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트랙을 작업해서 공개할 생각이신가요? A: 딱히 언젠가 일침? 을 날려야지 하고 품고 있진 않아요. 어린꼰대에서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에 (웃음) 뭐 항상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나오면 나오는 거고 아니면 아닌거겠죠. 힙플: 이어서 질문해 볼 게요. 그럼 플레이어로서 느끼는 현재 한국 힙합 씬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공연 구경 다닐때가 6년 전인데 일단 공연시장이 그때보다 말도 안되게 성장했고요. 5년 전에 공연진 중 가장 많이 받던 팀의 페이랑 제가 요즘 받는 페이가 같아요. 시장이 엄청 커진 거죠. 그리고 씨디 시장은 가요시장에서의 붕괴를 생각하면 힙합이 붕괴한 게 아니라 그냥 한국 음악시장 자체의 붕괴인 것 같아요. 음원 수익도 가격 정상화가 문제지 힙합이 가라앉았다고 보기 힘들고요. 긱스, 버벌진트형들이 멜론 차트 1위를 찍는게 놀랍지 않아지고 큰 시상식의 신인상을 슈프림팀형들이 받고 대학 들어가서 친구들한테 받는 질문이 '너 바스코랑 친해? 팔로알토랑 친해? 마이노스랑 작업했다면서?' 이러는데… 이게 소수 매니아 들한테 받는 질문이 아니라 그냥 보통 대학생 친구들이 이렇게 물어보거든요. 예전부터 힙합 좋아했으니까 아는데 예전엔 보통 친구들은 다이나믹듀오 라도 멤버 이름 알고 있으면 많이 아는 거였어요. 근본적인 시장구조의 문제지 힙합 씬의 시장이 작아졌는지도 모르겠고 좋은 앨범들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제가 그냥 팬입장으로 들을 때도 한국힙합 너무 재밌고 멋있어요. 전 전혀 모르겠어요. 그리고 한국힙합 죽어간다 흥한다 하는걸 일부 게시판 유저들이 진단하고 선언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힙플 게시판에 글 안 올라오고 이슈 안 터진다고 죽어간다고 하기엔 제가 대학 가서 마주친 대중들이 보는 힙합에 대한 인식은 몇 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아졌어요. 그냥 가요듣는 선배들 친구들 다 영화관 가듯이 가끔 공연장도 가고 그러더라고요. 전 6년째 계속 힙합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혀 동의 못해요. 4/4 분기에만 제이통, 프라이머리, 크루셜스타, 오케이션, 비프리, 소리헤다 형 앨범에 일리네어 싱글들만 내내 돌려도 충분히 귀 호강인 것 같은데 (웃음) 힙플: 이전 인터뷰에서 '힙합 팬을 비롯한 대중들까지 모두를 휘어잡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신가요? A: 그건 나중에 거시적인 목표고요. 많이 알려져야 잘나가는거니까 (웃음) 당장은 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제 영역을 구축하고 싶어요. 힙플: 10년 뒤인 2022년에 '30'이란 앨범을 기대해도 될까요? (웃음) A: 제 계획상 그때가 제대 직후일 것 같은데 씁쓸한 앨범 하나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웃음) 힙플: 앞으로의 계획 포함해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A: 이런저런 재밌게 작업할 수 있는 믹스테이프 곡들 모으고 있고요. Bootleg 형태로 나올 앨범 작업도 슬금 슬금 시작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뜸했고 발전이 더디었던 면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내년부턴 공백없이 쭉 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HIPHOPPLAYA.COM 관련링크 | 앤덥 트위터 (http://twitter.com/andupindahouse)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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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프리 - '희망' 인터뷰  [19]
힙합플레이야(이하 힙) :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인 만큼 힙플 회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비프리(B-Free/이하 비) : 안녕하세요. 비프리입니다. (웃음) 힙 : 이번 앨범을 상당히 오랫동안 작업한 걸로 알고 있어요. 총 작업 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비 : 정확한 기간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한 2년 정도 소요된 것 같아요. 비지(Bizzy)형과 함께한 싱글 ‘Coffee Break’ 발표할 때 처음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거든요. 힙 :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 한 앨범이 '음원 정액제 서비스 거부' 결정으로 많은 음원 사이트를 통해 소개되지 못했어요. (* '희망' 앨범은 현재 멜론, 네이버뮤직, 엠넷, 올래뮤직, 달뮤직, 다음뮤직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다.) 발매 직후 진행한 리드머 인터뷰를 통해서도 말했지만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계기를 다시 한번 말해 준다면? 비 : 앨범 작업하는 내내 생각했어요. 이번 앨범은 음원 정액제로 서비스가 안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앨범 완성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그 생각이 굳혀졌죠. ※ 리드머 인터뷰 : 비-프리 - 음원정액제 판매 거부 선언 '이건 돈이 아닌 자존심과 태도에 관한 문제!' http://board.rhythmer.net/src/go.php?n=11047&m=view&s=interview&c=24 힙 : 사실 그런 결정을 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제작자인 뮤지션이에요.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요? 비 : 후회는 없어요. 사실 제가 대중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액제로 앨범을 서비스해도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짜 제 팬들은 제 음악을 제 값 주고 듣거나, 음반을 사서 들을 거고 그렇게 해서 생기는 수입이 다른 사람한테 부당하게 돌아가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정당하게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거라 후회는 없죠. 힙 : 그럼 앞으로 더 나쁜 결과가 나온다 해도 이와 같은 선택(음원 정액제 반대)을 할 생각인가요? 비 : 작업물마다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싱글을 발표한다면 우선 홍보가 제일 큰 목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싱글과 같이 작은 단위의 작업물은 기존처럼 정액제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할 생각에요 하지만 앨범 단위 작업물은 지금과 같이 정액제 서비스를 반대할 생각이에요. 단, 그만큼 가치 있는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고요. 사람들이 싱글들을 듣고 괜찮았다면 앨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거잖아요. 그러면 제 앨범을 제값을 주고 구매하겠죠. 그래서 제 목표는 좋은 싱글을 만들고 그다음 앨범을 더 좋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제값을 주고 들어도 안 아까울 만큼 좋은 앨범을 만드는 거예요. 힙 : 네 알겠습니다. 그럼 홀드백(Hold back)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 : 저는 홀드백 제도라는 게 정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마치 어린아이가 징징거리니깐 사탕 주면서 입을 막는 것 같은 임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목표는 홀드백 제도 같은 주먹구구식의 제도가 아닌 음원 정액제 폐지가 목표에요. 내년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언제 다음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지금은 선거 기간이기도 하니깐 저희 같은 사람 말도 들어주는 척하지 언제 또 저희 이야기들 들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라는 생각이 들죠. 저는 방금 말했던 것처럼 홀드백 제도가 아닌 음원정액제가 없어지는 걸 바라고 있어요. * 홀드백 제도란 제작자가 음원을 일정기간 정액제 상품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개정한 제도. 2013년 1월 1일부터 실시된다. 힙 : 그럼 음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런 사실을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비 : 아니요. 전혀 없어요. 전 사람들이 이미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직업은 뮤지션이지 운동가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음악이 아닌 방법으로 이 부분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이런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파하고 싶죠. 더 좋은 음악가가 되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면, 자동으로 제 뜻에 동참해주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힙 : 네. 팬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원하시는 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지켜보고 서포트하는 게 팬, 듣는 사람의 역할인 것 같아요. '음원 정액제 서비스 반대' 결정하고 나서 많은 동료 뮤지션을 비롯한 많은 팬이 응원해줬어요. 그 결과 앨범 초판이 빠른 시간 만에 완판이 되었잖아요? 그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비 : 사실 전 초판이 1,000장인 줄 몰랐어요. 초판이 완판되었다는 말을 듣고 500장 다 팔았구나 했는데, 팔로 형이 그때 1,000장 찍었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팔로 형은 제가 음원 정액제를 반대 했으니 음반 쪽으로 수익이 더 나겠다는 예상을 해서 초판 숫자를 1,000장으로 늘리셨대요. 전 몰랐죠. 그래서 뭔가 더 놀랐죠. '와 내가 1,000장을 팔았구나.' 그래서 정말 팬들에게 고마웠어요. 이 모든 게 팬들 덕분이니깐 요.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죠. 그래서 최근에 돈을 많이 썼어요. '난 1,000장 파는 래퍼야' 이러면서. (웃음) 이거 사고 저거 사고 그래서 지금은 돈이 없어요. 음원 정액제 반대는 후회 안 하지만 충동 구매한 것들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어요.(웃음) 곧 카드값도 나올 때가 되었는데 정말 두려워요. 힙 : 그러면 이제 다른 주제로 넘어가도록 할게요. 첫 앨범이였던 '자유의 뮤직' EP부터 이번 앨범 전 마지막 앨범 단위의 결과물인 'How To Make A Mixtape'까지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에 다작을 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는 큰 활동이 없었는데 이유가 있었나요? 비 : 'How To Make A Mixtape'은 말 그대로 믹스테이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믹스테이프였어요. 제가 봤을 때는 많은 사람이 시간을 끌면서 결과물이 허접한 믹스테이프를 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진짜 믹스테이프다 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죠. 그리고 그 때까지 작업물은 제 스타일이나 라임, 실력인 부분에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How To Make A Mixtape' 작업을 끝내고 좀 더 의미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작업이 오래 걸렸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잠깐 듣는 음악이 아닌 시간이 지나도 들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갰다는 생각을 해요. 힙 : 그렇게 해서 발표한 앨범 타이틀이 '희망'이에요.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을 것 같은데. '희망'이라고 짓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나요? 비 : '희망'이라는 제목은 앨범 막바지 작업 때 결정하게 되었어요. 앨범 완성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앨범 타이틀을 뭐라고 할까 고민했죠. 근데 생각해보니 제가 이 앨범 하나 때문에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더라고요. 이 앨범을 끝내야 내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가 끝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지금 이 음악들이 나에게 '희망'이 된다는 의미로 짓게 되었죠. 힙 : 앨범에 공을 들인 만큼 꽉 찬 앨범이 되었어요. 웃긴 질문일 수도 있는데, 트랙을 꽉채워서 발표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비 :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미국도 한국처럼 음반 판매량이 줄었고 현실적인 부분이 대부분 비슷해요. 그래도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아직도 앨범을 꽉 채워서 만들어요. 그 사람들 직업은 뮤지션이니깐 당연한 거죠. 하루 종일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팬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싶고, 팬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많은 트랙을 듣고 싶을 테고. 그런 이유로 앨범을 꽉 채웠죠. 근데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은 너무 게으른 것 같아요. 게으른 데다 대충하고, 재능까지 없다 보니 한 곡 한 곡 만드는 게 정말 힘든 거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전 판매자 입장으로 최고의 물건을 팔고 싶어요. 팬이 앨범을 구매했을 때 최고의 앨범을 구매했다는 생각이 들게요. 사실 저도 대충 했던 적이 있어요. 'How To Make A Mixtape' 만들 때는 당시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급하게 만든 부분도 있죠. 그래서 지금 후회를 많이 하고 있고 다시는 그렇게 앨범을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고요. 전 앞으로도 만들 앨범에도 가능한 많은 트랙을 넣을 거에요 CD가 한계까지. 힙 : 앨범 트랙이 많은 만큼 트랙 배치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나요? 비 : 아니요. 큰 신경이나 목표는 없었어요. 그냥 초반에는 좀 신나게 가다가 뒤에는 좀 진지하게 가고 싶었어요. 힙 : 첫 번째 팬 질문을 해볼게요. '비트 메이킹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죠? (hyunki61 외)' 비 : 제 원래 꿈은 프로듀서였어요. 처음 시작은 고등학교 졸업하기 직전, 한국 학력으로는 고3쯤 일 거에요. 비트 메이킹 프로그램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죠. 그 때는 유튜브도 없고 알려줄 사람도 없으니깐 혼자 비트를 만들었고, 한국에 와서도 아는 사람도 없고 밖에 나가면 갈 곳도 할 것도 없으니깐 집에서 비트만 만들었죠. 진짜 일어나서 잘 때까지 하루 종일 비트만 만들었어요. 그러다 군대에 가게 되었고 마침 저희 내무실에 컴퓨터가 있었어요. 근데 그 컴퓨터가 정말 오래된 컴퓨터였죠. 윈도우 98 (웃음) 그게 겨우 돌아갈까 말까한 컴퓨터에게 프로그램 깔고 거기서 옛날 가요 시디 이용해서 샘플링하면서 비트를 만들었어요. 그 컴퓨터라도 있어 버텼던 것 같아요. 군 시절 작업들이 도움돼서 지금에 비트들이 탄생하였죠. 힙 : 그렇군요. 그런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이번 앨범을 통해 선 보였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비 : 방금 말했듯이 제 원래 꿈은 래퍼가 아닌 프로듀서였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비트를 찍어 왔으니깐 그 능력을 이번 앨범에 활용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었죠. 사실 작업하는 동안 많은 프로듀서에게 곡을 의뢰했지만 비트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죠. 제가 곡을 달라고 하면, 답변이 없었어요. 우리나라 프로듀서들은 래퍼보다 더 게으른 것 같아요. 래퍼들은 그나마 랩은 꾸준히 하는 것 같은데 일부 프로듀서라는 사람들은 일 년에 3~4곡 만들까 말까 한 수준인 것 같아요. 직업이 프로듀서라면 매일 작업할 거 아니에요. 근데 게임하기 바쁘고 연애하기 바쁘고 누구나 바쁘죠. 저도 똑같이 바쁜데 저는 랩도 해야 하고 비트도 만들고 일도하고 운동도 하면서 다 진행하고 있었는데 저한테 주기 싫었던 건지 답이 없으니 답답하고 짜증이 났죠. 그래서 저 혼자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사실 지금 작업하고 싶고 비트도 많은 프로듀서들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 구성상 이유로 함께 못한 분들도 많아요. 다음에 같이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저장해 놓은 것도 많죠. 힙 : 앨범 프로듀서 중에 조금은 낮선 이름이 있어요. 바이브비츠(Vybebeatz), 베이스먼트 프로덕션(Basement Productions)소개해 준다면. 비 : 바이브비츠라는 프로듀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에요, '자유의 뮤직'을 들었던 사람을 알겠지만 제가 꾸준히 바이브비츠의 비트를 썼어요. 그 사람이 미국 언더그라운드에서도 나름 이름 있는 프로듀서이고 유명한 뮤지션이죠. 티페인(T-Pain), 루페피아스코(Lupe Fiasco) 하고도 작업하고 정말 많은 뮤지션들이 그 사람 비트를 믹스테이프나 앨범에 수록했어요. 작업 방식은 지난 인터뷰 통해서 말한 적 있는데요. 그 사람은 인터넷 사이트에 자기 비트를 올리고 돈을 주면 파일 받고 그 비트를 이용하는 거죠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 ※ 2009.08.28 '자유의 뮤직' 8월의 신인 [B-FREE] 인터뷰 http://hiphopplaya.com/magazine/4547 베이스먼트 프로덕션이란 친구들은 미국 피치버그쪽에서 활동하는 백인 친구들이에요. 제가 인터넷 검색을 해서 비트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비트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죠. 정말 충격받을 정도로 좋은 비트여서 바로 이메일을 보냈어요. 제 뮤직비디오 음악 이런 것들을 첨부해서 난 비프리고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당신들의 비트를 사용하고 싶다. 그러니깐 생각지도 못하게 그쪽에서 너무 긴 장문의 환영 메일을 보내줬어요. 너의 스타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앞으로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 이였죠. 너무 좋았고 예상도 못 했는데, 그렇게 교류하면서 이름도 알게 되고 서로 친해지게 되었어요. 앞으로 자주 작업할 것 같아요. 힙 : 개인적으로 김박첼라와 함께한 트랙을 좋게 들었어요. 외부 프로듀서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했고, 색깔이 다른 두 뮤지션이 만나 신선한 음악이 완성되었어요. 비 : 함께 하게된 계기는 앨범 작업에 편곡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제가 비트를 만들지만, 편곡까지 하기에는 실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했기 때문에 함께할 사람을 찾게 되었죠. 그러던 중 'LOCO2'에 들어가는 기타 샘플을 제가 만들어서 비트에 올렸는데, 그 샘플이 리얼 연주였으면 진짜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김박첼라형께 부탁을 했고 그 계기로 편곡을 함께 하였죠. 말해주신 대로 김박첼라 형은 저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인데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다 아시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작업하기 편했죠. 제가 몇 번 설명하면 김박첼라형이 알아서 만들어 주시고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비트가 탄생하는 거예요. 함께 하면서 느낀 건데 김박첼라형은 진짜 천재인 것 같아요. 실력도 뛰어나고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김박첼라형이 바쁘시겠지만, 앞으로 계속 함께 작업을 하고 싶어요. 힙 : 지난 앨범이 원초적인 분노 표출이라면, 이번 앨범은 그런 부분을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감정 변화가 있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비 : 지난 앨범 작업 기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우울증과 불면증도 생기고, 단적인 예로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밥 먹어야 하는데 밥 먹을 돈도 없고 이런 상황이 겹치니깐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제가 디스를 하거나 힘들게 했던 것들이 다시 돌아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힘든 상황에서 상처 되는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의 얼마나 더 아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통해 여러 사람을 응원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사실 그 모든 말이 그냥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그 당시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이 스스로 저를 세뇌시킨 거죠. 근데 정말 힘들어서 바닥을 치니깐 느낀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이 앨범을 만들게 되었죠. 힙 : 앨범 중간마다 독특한 스킷들이 있어요. 택시에서 녹음된 음성 같은데 수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비 : 저는 스킷을 좋아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도 스킷을 많이 넣어야겠다 생각했죠. 사람들과 대화하는 스킷을 생각하고 있었고. 처음 만난 사람과 갑작스럽게 무거운 대화를 하면 어떨까 했죠. 그러던 도중 제가 택시 기사님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녹음기를 켜고 대화를 했죠. 그런 부분이 나중에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앨범에 들어간 기사님들 이야기가 모두 특별했어요. 삶이 서로 다른 사람이 우연하게 만나 서로 삶이 통하는 부분 이런 게 재미있죠. 앨범에 안 들어간 스킷들도 몇 개 있어요. 하이라이트의 프로듀서겸 뮤직비디오 디렉터인 에이조쿠(Aeizoku)형과 제가 두 시간 동안 토론한 것도 있었는데 시간이 안 돼서 못 넣었고. 다른 기사님과 이야기한 것들 스킷에 못 넣었지만 정말 특별한 게 많아요. 앞으로 계속 그런 스킷을 넣을 생각이에요. 힙 : 이제 앨범 주요 구절을 이야기하는 라인 바이 라인(Line by Line) 인터뷰를 해볼게요. 첫 번째 트랙인 ‘Talk to me'부터 해볼게요. 내 이름과 얼굴 아는 사람들이 늘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들과 고민들만 늘었어 – Talk to me 비 : 사람들이 자신이 유명해 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고 그만큼 돈도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제가 보기에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이제 슬슬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요. 예를 들어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절 계속 째려봐요. 그 사람이 그런 의도가 없는데 전 째려본다고 느껴져요. 저는 그게 싫어요. 그래서 뭘 쳐다보느냐 물어볼 때도 있고, 눈싸움할 때도 있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제 팬인 경우도 있고요. 제가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땀에 쩐 옷차림으로 집으로 가고 있는데, 누가 비프리다 이런 말을 해요 그럼 전 창피하거든요. 사람들은 홍대 나오려고 몇 시간을 꾸미고 멋있게 하고 오는데 저는 땀에 절고 허름한 모습이 거지 같아 보일 것 같거든요. 그리고 유명세가 높아질수록 고민이 느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에요. 유명세에 돈이 따라가면 괜찮은데 저는 나름 유명해 졌는데, 삶은 똑같거든요. 알바하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근데 사람들은 제가 이만큼 유명하니깐 돈이 많을 줄 알아요. 그래서 제 모습을 보고 비프리는 유명한데 왜 아직도 지하철 타고 다니지? 왜 버스 타고 다니지? 이런 생각을 할 것 같고 거기에 대한 고민이 늘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 최성호랑 뮤지션 비프리에 대한 갈등이 많아요. 최성호 비프리 이 두 명이 하나여야 되는데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이니깐 짜증이 나고, 고민이 생기게 되죠. 가끔은 평범한 사람들이 좀 부러워 난 – Highs And Lows 2 비 : 평범한 사람들은 일하고 월급 받고 그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살지만, 막상 돈은 없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 다니는 사람들과 분리화가 되어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마주 보는 사람과 저는 정 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런 게 부럽죠. 저도 많은 사람처럼 일 끝나면 여자 친구와 데이트 하고 커피 한 잔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저는 그럴 수가 없으니깐 부럽죠. 어떻게 오천 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만원이 넘는 식사를 할까 어떻게 부담 없이 택시를 타고 생활할 수 있을까.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절약해서 돈 모아서 차 같은 거 사는 사람들이 부럽죠. 저는 내일 뭐를 먹을까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는데 사람들은 미래를 보고 있잖아요. 힙 : 음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은데. 비 : 당연히 많이 하죠. 힙 : 그럼 어떻게 그런 생각들을 이겨 냈어요? 비 : 전 운명을 믿어요. 음악이 제 운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신이 저에게 준 산이 음악이고, 제가 이것을 해야만 제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저는 하고 싶은 걸 해야만 행복한 사람이구나 라는 걸 크게 느꼈죠. 그들은 또 다시 다칠까 두려워서 마음의 문을 꽉 닫는다 이중으로 된 문을 열쇠로 잠궈 열쇠를 버린뒤엔 다시 비밀번호 바꿔 – What’s love 비 : 이 구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요. 주변에 혼자 사는 여자들을 봐도 겁이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겁이. 문 잠그는 것만 봐도 비밀번호가 엄청나게 길고, 열쇠도 많고 전 이런 부분이 사람들과의 접촉이 두려워서, 결과적으로 다 관계에 대한 상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 수 그 상처들이 쌓여서 마음 열기가 쉬워지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부분이 분노로 변해 음주를 과하게 하거나 그런 식으로 자기 파괴 같은 나쁜 쪽으로 가는 걸 몇 번 본적이 있어 그런 가사를 쓰게 되었죠. 힙 : 비프리씨도 그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나이가 들면서 많이 느끼고 있어요? 비 : 다행히도 저는 큰 상처가 없어요. 사실 상처를 받을 기회 자체가 없었죠. 왜냐면 저는 상처 받기가 두려워서 미리 남에게 상처를 주고 도망가는 겁쟁이 같은 성격이라서 상처를 받을 일이 없었죠. 그런 저를 여태까지 지켜봐 준 여자 친구가 있어서 나름 힘든 시기를 상처 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힙 : 행복하시겠네요. 비 : 네 나름 좀 행복해요 쓰라린 안타까움을 음악으로 치료해 내가 항상 듣는 음악이 또 힙합이기에 하필 듣는 노래 마다 자기 자랑 뿐이네 – Aww Sh*t 비 : 아 그냥 그건 정말 그대로인거 같아요. 그냥 뭐 제가 뭐 나름 스트레스 풀거나 그럴 때는 다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으로 풀고 작업하죠. 또 근데 또 작업하다보면 이렇게 힙합이라는 장르가 정말 좀 겉멋과 이제 멋이 정말 중요한 장르이기 때문에 멋을 부려야 하는데 형평상 정말 잘나가는 사람들과 비교가 되고. 그럴 때면 안 멋지다는 생각이 많이 들죠. 나는 힙합아티스트인데 왜 거지 같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구절을 썼어요. 힙 : 요즘 보면 자신의 위치나 모습을 모르고 가짜 스웩(swag)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마치 유행처럼 따라 하는 그런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요? 비 : 그런 사람들은 그냥 병신 같아 보여요. 솔직히 어른이 덜된 사람으로 보이죠. 저도 월세도 못 내면서 제가 신고 있는 신발에 대해서 자랑하고 그런 적도 많죠. 근데 지금에서야 느끼는 게 스웩이나 멋은 겉모습이 아닌 가슴, 심장과 머릿속에 통해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도 그런 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떻게 생겼거나 뭐 입거나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는 행동과 말들이 그 사람을 멋있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힙 : 그러면 한국 힙합씬에서 그런 스웩을 가장 잘하고 있고 표현하고 있고 어울린다 하는 뮤지션들이 있나요? 비 : 일리네어(ILLIONAIRE RECORDS)와 하이라이트(HI-LITE RECORDS) 그리고 굳이 지금 언급 안 해도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제이통(JTONG), 이센스(E-SENS), 쌈디(Simon D)형 등 자기만의 멋을 아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도끼(DOK2)가 벤츠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스웩이 아니라 제이통이 추운 겨울에 얼어 죽을 거 같아도 슬리퍼만 신고 다닌다든지 그냥 각자 멋을 성격에 맞게 드러내는 것이 스웩인것 같아요. 다시 말하지만 자기의 멋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기회만 기라리다가는 너도 지각해 시간은 계속 흘러가 너도 어서 시작해 – Good Time 비 : 그 구절은 제 친한 친구에게 하는 말이에요. 그 친구가 부모님 압박 같은 주위 시선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평범하게 직장생활 하다가 결국엔 스트레스로 몸과 정신이 망가졌어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니깐 자기 자신도 행복하지 않고요. 그래서 자신이 뭘 하고 싶나 생각해 보니 작가 같은 글쟁이가 되고 싶대요. 근데 현실이 있으니깐 꿈을 실행에 옮기기가 두려운 거죠. 저는 그 친구에게 말을 해요 네가 하고 싶은 게 특별한 여건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냥 하면 되는 거다. 근데 최대한 빠르게 실행하는 게 좋은 거다. 이런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그리고 친구 외 듣는 사람 모두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지금 당장 움직이세요. 빨리 움직이고 그 상황에 맞서 이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도 누군간 흘리고 있는 진땀 실력 떠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진짜 – Do Your Thing 비 : 지금까지 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이 진짜고 어떤 사람이 가짜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제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가짜라고 생각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가짜는 말만 하고 행동을 안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정말 이 세상 씬에 필요 없이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제는 제 취향에 안 맞아도 어떤 정말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멋있고 축복해주고 싶어요.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이잖아요. 세상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힙 : 그러면, 이제 누군가를 디스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졌겠네요. 비 :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희망' 작업을 하면서 그 부분들을 참고 있었던 거죠. 그러니깐 인내심을 키웠던 것 같아요. 남을 공격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보자 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제 취향과 달라도 그 사람에 취향과 그 사람이 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존중해 주기로 했어요. 개인의 취향은 다 다를 수 있잖아요. 우린 다 똑같은 인간이 아니고 한국 사람이라고, 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다 같은 색깔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 나름 최대한 존중을 해주기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 제 예술을 누가 겉에서 대충한다면, 그건 못 참을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분노가 없어진 건 아니고 참고 있는 거에요. 지금은 더 이상 참지 못해 다시 올라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발표할 작업물은 다시 분노를 이용한 작업물들이 나올 것 같아요.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난 믿어 너는 할수 있으니까 – Anything 비 : 제 공연에 오는 대부분 관객이 고등학생들이에요. 그 고등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응원해 주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너무 불쌍하거든요. 너무 자신감 없어 보이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 그들을 응원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죠. 그러면서 저 자신을 돌아봤죠. 제가 고등학교 때는 나름 자신감도 많았지만 필요했던 부분이 부모님의 응원, 멋진 형의 응원이였는데 없었죠. 그래서 저와 같은 아이들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거예요. 어려운 게 아니잖아요. 그런 말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에요. 나도 알아 인기는 다 그때뿐이야. 내가 여기 설 수 있는 것은 니 덕뿐이야. – 넘어가 비 : 사람들이 자기가 유명하니깐 자신이 잘 나간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인디 뮤지션들도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밥을 먹는 것도,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결국에는 팬들이 해준 거죠. 여기서 팬은 저를 응원해주는 친구들, 동료 뮤지션들, 모든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 때문에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인기라는 건 정말 한때라고 생각해요. 아시잖아요. 요즘은 몇 개월만 활동 안 해도 금방 잊혀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착각을 안 하기 위해 그런 가사를 썼어요. 힙 :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게 방금 말한 팬에 대한 표현 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비 : 사실 예전에는 팬들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해달라고 하면, 그 모습이 가식적으로 보였어요. 사인해 주세요, 사진 찍어주세요, 이름 써주시고, 하트 그려주세요. 그리고 사진 찍을 때 웃어야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요구를 하니깐 짜증이 났었죠. 제가 나름 성격이 더러운 사람이니깐 솔직히 피곤하거나 외모에 자신이 없을 때 사진 찍어달라고 하거나 사인해달라고 하면, 대충 해줬던 적도 있고요. 근데 뒤돌아보니 그 사람들이 매번 공연장에 절 보러온 제 진짜 팬이라 는 걸 믿게 되었죠.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어요. 누가 왜 나를 좋아할까? 가식이 아닐까? 그때는 정말 믿기 어려웠죠. 근데 어떤 여성 팬이 와서 제 1집 음악을 듣고 팬이 되었다고 말했어요. 저는 뭔가 마초적인 음악을 했고 또 그걸 좋아했거든요. 남자들만 위해서 음악을 했지 여자가 제 음악을 들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근데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공연장을 가도 여자 팬들이 늘어가는 거에요. 처음에는 안 믿어지고 신기하고 저한테 사인받고 저 보러왔다고 하면 ‘거짓말 하네, 다른 사람 보러왔으면서 나한테도 사인해달라고 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정말 이 사람들이 제가 했던 한 마디 한 마디에 감동해서 제 앨범을 사고 공연을 오는 사람이더라고요. 근데 또 그 와중에 헛갈리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생겼어요. 팬들과 나의 관계를 어떻게 둬야 할까? 아무도 이런 걸 가르쳐 주지는 않잖아요. 어떤 사람은 우리는 뮤지션이고 아티스트니깐 팬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해 멀리서 멋있다 이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팬은 가족과 같아 항상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결국, 제가 느낀 것도 팬은 우리와 정말 친한 사람이고 함께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앨범작업 하면서 느꼈죠. 왜냐면 그 팬들이 결국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거든요. 요즘에는 힘들 때 친구들도, 가족들도 아니고 팬들이 많이 생각나요. 그래서 팬들한테 항상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힙 : 그러면 앞으로 팬들이 사인 혹은 함께 사진 찍어달라는 요청이 오면 항상 웃으면서 할 생각인가요? (웃음) 비 :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웃으면서 산적이 별로 없어서 아직도 웃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대하고 있어요. 힙 : 그런 팬들과의 관계들이 SNS가 발달 하면서 더 가까워진 부분도 있어요. 혹시 기억 남는 팬이 있나요? 비 : 너무 많죠. 매일 오는 메시지와 멘션들 하나하나가 감동적이고 감사해요.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조금 특별했던 사연이 있는데, 어떤 한 친구가 제 앨범을 사고 멘션을 주었어요.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 산 앨범이라고. 그 말을 들으니깐 기분이 너무 좋았죠. 저도 첫 앨범을 샀을 때 그 기분을 제가 아니깐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을 샀다는 기쁨 마음도 있는 한편, 앨범이 좋아야 하는데 라는 걱정 있는 그런 느낌. 어쨌든 저 앨범이 그런 기분을 주었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였어요. 그 외에도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죠. 항상 감사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끔 잊는 건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있는 것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크는걸 - New Years Eve (사람들이 잊는것) 비 : 그 노래, 그 구절은 저 개인적으로 너무 울컥하게 하는 부분이에요.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나라가 웃긴 게 뭐냐면, 어른들은 항상 맞고 옳고 우리가 모르는 걸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행동하고 사는 것 같아요. 이 노래 작업하면서 저는 저의 부모님은 물론 사회 속에 있는 어른들을 집중해서 관찰했어요. 결과적으로 그 사람들도 우리같이 똑같은 인간이고 어른들도 아기였고 어린이였고 아이들이었죠. 그냥 세월이 흘러서 외적인 모습만 어른이 된 거에요. 주름이 많고, 머리가 흰 것뿐이지 우리와 다를 게 없었어요. 그러면서 잘 못된 게 뭐냐면, 나이만 먹고 어른다운 행복을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겉으로만 어른이고 나이만 먹었지 생각하는 건 아직도 어리고 위로받고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거든요. 가족을 책임지지 못하는 아버지가 있고,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아이를 통해 이루려는 어머니가 있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이만 먹었지 저랑 마음이 똑같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과 생각이 그걸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게 너무나 안타깝고 원망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노래를 작업하면서 제가 어른이 되고 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것만 안다면 앞으로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제 모습 중에 분명히 나쁜 부분이 있겠죠. 근데 저는 그 모습을 설명하고 고쳐갈 거에요. 나도 완벽하지 않고 문제가 있어서 이러는 거지 너를 덜 사랑해서 이러는 건 아니라는 부분을요. 그리고 최대한 아이 앞에서는 그런 나쁜 면을 안 보여 줄 거고요. 사람들은 아이가 부모의 모습을 보고 행동하는 건데 '너는 왜 그래', '너만 왜 그래'라며 아이 탓만 해요.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착각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면서, 아이들에게는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죠. 너는 너의 환경에 맞춰 자라나는 거고 행복하기 때문에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힙 : 음악으로서 사람을 치료하고 계몽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비 : 열심히 하는 거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잘하는 게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뮤지션이 아닌 인간으로서 말을 하는 거죠. 결국, 제가 하는 말을 지키고 나름 느껴왔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뱉은 대로 행동하자 라는 생각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힙 : 알겠습니다. 마지막 트랙인 'Leaving'에 대해 물어볼게요. 'Leaving'은 영어가사로 된 트랙이에요 곡의 소개와 설명을 해준다면. 비 : 그 트랙 전에 스킷에 택시기사님께서 하시는 말이 나의 꿈은 죽기 전에 미국 여행을 하는 거라고 해요. 그분은 영어를 공부로만 잘 한 거지 정작 미국을 가본 적이 없으시대요. 그것처럼 'Leaving' 노래는 제가 한국을 떠나는 것을 여자와 이별하는 모습을 비유해서 만든 노래에요. 그래서 마지막 곡이 되기 적절했던 것 같아요. 한국은 너무 가끔 저에게 진짜 나쁜 년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나쁜 엄마, 이기적인 어른, 나쁜 사람 내 모든 걸 빼앗지만 정작 저한테 해주는 건 하나도 없거든요. 저의 돈을 뺏고, 시간을 뺏고, 청춘을 뺏고, 제 혼을 뺏으면서 이 빌어먹을 도시는 저에게 해주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너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거죠. 한국은 저한테 잔소리만 하는 것 같아요. 군대 가라, 이거 나쁘니깐 하지 말고 저거 나쁘니깐 하지 마라 우리 부모님께서 세금도 내고 저도 나름 다 잘하고 있는데 군대 가기 전에는 여행하기도 너무 힘들고 예비군 안가면 협박, 고발당하고 너무 많은 게 협박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너무 싫은 거에요. 자유가 너무 없다고 느껴지죠.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그럼 너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났었으면 좋겠냐?”라고 물으시는데 그런 말이 아니라 그냥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자유로워야 하는데 한국은 그런 게 좀 부족하지 않나 라는 마음으로 쓴 거죠. 내용이 영어라서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데 요즘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깐 그러지 못했어요. 언제가 할 텐데 기다려 주세요. 힙 : 아직도 영어로 랩 하는 게 더 편한가요? 비 : 요즘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떤 생각, 구절들은 영어가 훨씬 편한 부분이 있어요. 사실 많은 사람이 영어를 덜 했으면 좋겠다 하는데, 저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돼요. 지금의 저를 만든 거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에요. 제가 자란 동네 하와이라는 섬 그 안에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여기까지 오게 해준 거거든요. 그리고 저는 해외 팬들도 많아요. 그래서 갑자기 어느 날 영어를 안 쓰는 건 너무 이기적이고 실례하는 거 같아요. 왜냐면 저는 음악을 처음 했었던 이유가 뭐냐면 하와이에 있는 친구들이 들었을 때도 오 이거 괜찮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저는 앞으로도 영어를 쓸 거에요. 우리가 영어를 모른다고 해서 그것을 두려워하고 거부 반응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진짜 맞서야 하고 배워야 해요. 모른다면 배워야 하는 거지, 그냥 자기가 모른다고 그게 틀린 건 아잖아요. 세상은 정말 우리만 빼고 정말 다 연결 돼 가고 있어요. 정말 인터내셔널하게 생각할 때가 온 거예요. 이미 너무 지금 와서 하기에는 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빨리해야죠. 힙 : 그럼 한영혼용에 대한 거부감은 없겠네요?? 비 : 거부감은 없지만,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쓸데없이 쓰는 건 열 받죠. 저의 영어가사들은 정말 쓸데없는 것들이 아니에요. 힙 : 두 번째 팬 질문이에요. "이번 앨범 자켓이 캔드릭라마(Kendrick Lamar)의 [good kid, m.A.A.d city]와 비슷한데 보고 영감을 받으셨나요?" (wooki509 외) 비 : 아니요. 웃긴 게 뭐냐면 저는 켄드릭라마의 앨범 자켓을 보지도 못하고 자켓을 완성했어요. 작업할 때는 인터넷 할 시간이 없었죠. 앨범 작업이 끝날 때쯤 커버를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했고, 마침 제가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지금 집은 정말 좋거든요. 예전에는 반지하, 허름한 1층에 살았는데 지금은 정말 좋아요. 그래서 그런 평범하고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해서 에이조쿠 형이랑 카메라를 들고 그냥 찍었죠. 그리고 이 사진들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던 도중에 그냥 사진첩처럼 앨범을 만들자 했는데 거기에 문제가 생겼죠. 그러다 제 방 벽에도 앨범 커버들이 다 붙여져 있고, 소리헤다형 작업실 한편에도 옛날 사진들이 되게 예쁘게 붙어져있는 모습을 보고 진짜 멋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옛날 사진들을 모아서 저도 팬들도 추억을 뒤돌아볼 수 있는 자켓을 만들자 해서 완성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켄드릭라마의 자켓을 보게 되었는데,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위대한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제가 앨범 '자유의 뮤직'에 'I''mma Die Legend'란 트랙이 있어요. 그 노래 훅이 타이거제이케이(Tiger JK)형님의 'Die Legend' 훅과 똑같은 거예요. 저는 깜짝 놀랐죠. 그래서 혹시나 제가 따라 했다고 생각하실까 봐 제이케이형님께 이메일을 보냈어요. 따라 한 게 아니라 작업을 하다 보니 똑같은 훅이 나왔다. 곧 앨범이 나올 텐데 혹시나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죠. 그러니깐 제이케이 형님이 충분히 이해한다는 답변을 주셨죠. 정말 위대한 사람들은 위대한 생각을 비슷한 시기에 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어요. 힙 : 알겠습니다. 마지막 팬 질문입니다. "도깨비즈나 각설이즈로서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zyaez, s1157783 외) 비 : 전혀 없을 거 같아요. 각설이즈 같은 경우도 너무 억지스럽게 만들어졌던 거고. 심지어 저는 그 동생(Kikaflo)에게 나쁜 감정이 없어요. 근데 얼마 전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었죠. 제 옆을 스쳐 지나갔고 그 친구도 저를 분명히 봤을 텐데, 저도 아는 척을 하려고 어~어~ 이러고 있는데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가 아는 척하는걸, 싫어하는 구나 생각하고 있고 저도 그 친구랑 앞으로 마주치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함께 활동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 같아요. 힙 : 그렇군요. 하이라이트가 탄생하고 2년이 지났어요. 많은 작업물을 하이라이트 통해 발표했는데 생각이나 마음이 처음과 바뀐 부분이 있나요? 비 : 아니요. 마음이나 생각이 변한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그냥 너무 바쁘게 생활했고 저희 하이라이트가 그렇게 계획적으로 일하지 않거든요. 그 부분은 저희랑 함께 일하는 사람도, 팬들도 다 알 거에요. 나름 노력하고 계획을 세우려고 하지만 저는 충동적으로 하는 사람에 가까워서 마음가짐은 처음과 똑같아요. 그냥 멋있고 멋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서울과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대표하고 싶고, 뒤돌아 봤을 때 역사적으로 우리는 진짜 멋있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힙 : 그러면 반대로 비프리에게 하이라이트란? 비 : 제가 느끼는 하이라이트는...(잠시 생각) 정말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저 외에 다른 멤버들을 봤을 때도 우리는 문화, 우리의 힙합 음악이라는 거 하나 때문에 돈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팔로 형이나 이 사진(앨범 자켓 사진)에 있는 사람들만 봐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정말 이 사람들은 역사에 남을 사람들이고, 지금도 다 알아주긴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기억에 남을 사람들이고, 역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힙 : 그럼 하이라이트가 준비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서 살짝 말해준다면? 비 : 일단 저희 목표는 컴필레이션 앨범이에요. 멤버 모두 힘을 합쳐서 정말 멋있고 역사에 남을 컴필을 만드는 게 목표고, 그다음에는 각자 개인의 목표가 다 달라요. 저는 하이라이트가 아니라도 제 개인 목표가 있어요. 공연문화가 있잖아요. 그 공연 문화를 길거리와 연결하는 거예요. 왜냐면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형들, 동생들은 길거리에 있는데 사실 그 사람들이 공연장에 오질 않거든요. 왜냐면 공연장이라는 곳이 낯설고 소녀 팬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은 밖에 유행하는 가요는 안 듣고 오로지 힙합만 들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음악과 우리의 음악을 맞춰서 미국에서도 볼 수 없는 진짜 미친 공연장 분위기를 만듦으로써 멋진 문화를 만드는 거죠. 진짜 축제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힙합이 얼마나 멋있는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거예요. 그게 나름 우리의 큰 목표인 것 같아요. 힙 : 방금 말했던 것처럼 하이라이트 공연을 직접 느껴본 사람들은 팬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다른 공연과는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요. 공연 할 때 다른 공연과 차이점이나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비 : 모르겠어요. 저희가 여태까지 보여준 게 그냥 다 열정이고, 그 모습 자체니깐 앞으로 공연 오는 사람들은 정말 뭔가를 느끼고 가고 저 사람 잘생겼다. 멋있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와서 진짜 재미있었고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공연을 보여주고 싶고 정말 미친 듯이 놀다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저희가 할 일이기 때문에 그런 공연을 만들 거고, 저희 공연에 왔을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남는 게 하나도 없이 다 줄 예정이에요. 힙 :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어는 한쪽에서는 '한국힙합이 죽어간다.', '들을 만한 노래가 없다.'라는 말을 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비 :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저희도 느꼈으니깐요. 솔직히 하이라이트가 짱이다 그럴 수도 없는 거고, 각자 취향이 다 있잖아요. 누구는 하이라이트 음악 듣고 별로라고 말할 수도 있고, 누가 누가 짱이다 말할 수 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지금 씬에 다양성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새로운 걸 듣고 싶거든요. 뭔가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현재 래퍼들은 진짜 많은데 영향받을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요. 하는 친구들도 힙합을 너무 쉽게 보고 연예인 놀이같이 생각하는 것 같고, 너무 가볍게 랩을 하는 거 같아요. 요즘 친구들은 공연도 안보고 랩도 안 듣기 때문에 당연한 것 같고 그만큼 죽어가는 것 같긴 해요. 그래서 저희가 열심히 하다 보면 그거에 영향받는 친구들이 더 생길 거고 저희 모습이 소문이 나면 저희 음악, 공연을 통해 힙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이렇게 된 부분이 저희 탓도 있어요. 왜냐면 우리가 직접 가지 않고 너무 홍대에서만 공연하니깐 지방사는 사람들은 버스를 혼자 타고 와서 공연장에서 기다리다가 공연 보고 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든 문제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처럼 음원 정액제 반대를 해서 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게 하는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몫에 최선을 다할 거에요. 자신이 맡은 것만 잘하고 우리가 다 뭉치면 큰 그림이 되어서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역할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죠. 다른 사람들도 자신 것을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우리가 다 같이 큰 그림이 되는 거죠. 우리나 여러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 힙합에 대한 희망은 있는 것 같아요. 힙 : 방금 말했던 것처럼 플레이어들이 많아졌죠. 그 중에서 아직 수면 위에 올라오지 않았지만 눈여겨보는 루키가 있나요? 비 :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한 명도 듣기 싫고, 한 명도 듣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루키라고 할 수 없는 애들이 너무 많단 말이에요. 벌써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왜 앨범이 안 나오는지를 모르겠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홍대에서 그냥 형들이랑 너무 놀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힙 : 그렇군요. 그럼 준비하고 있는 개인 작업물이 있나요? 비 : 얼마 전에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