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짜 -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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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19 00:57:31
나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으로
도무지 이런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어딜 가나 따라오는 필수조건
그게 밥을 먹어줘? 그냥 꼴리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뭐
이게 맘에 안 들면 귤이나 까 잡숴
이런 말 하면서 나도 모르게
욕먹기는 싫으니까 기본은 해
요즘 세상이 워낙 각박해
미친놈이 판치는 세상에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살아가겠어?
먹고 싸기만 했더니, 어느새 스물일곱
쪽팔려서 시골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시간제 알바를 나가는데
어떤 놈들은 월급날에
뭣 같다고, 기분 좀 내자고
빨간 등불을 찾아, 돈을 써
계란값이 올라서, 하루에 한 끼 밖에
못 먹는 내가 봤을 땐, 참 웃긴 소리네
나한테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그래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아
하루를 쉬면, 다음날 난 죽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해?
답은 간단해, 너와 다른 곳에 사는 거야 난
사람들이 날, 병신으로 볼까 봐.
그래 솔직히 그게 틀린 건 아닌데
내 정체가 들키는 게 무서운 거지
구제불능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거울 속에 있을 때
뭣 같은 기분을 너희가 알아?
솔직히 몇 놈은 알잖어 ?
답정너, 쓰레기, 패배자
또, 뭐가 있을까.
표현할 단어가.
현재이면서, 가까운 내 미래가.
거울 속에 떡 하니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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